스토리사세행

TA-10양축머리

사이드 스토리작전 후2026-07-16

링과 쥔은 술, 시, 악기로 꿈을 엮어 쉐이가 깨어나는 것을 늦추고, 나머지 가족들도 도움을 보탠다. 한편 첸은 서도로 '천위'를 펼쳐 옥문성의 포격 프로그램을 중단시킬 시간을 번다.

등장 오퍼레이터: 니엔, , 총웨, , , 좌락, , , , 레이즈 더 썬더브링어, 첸 더 던스트릭, 레코드키퍼


크윽……

왕?

불쌍하구나…… 예상했던 것과 전혀 다르지 않은 결말이야.

왕?

내 오락거리로서는 꽤 훌륭한 존재였다.

왕?

하지만 그것도 여기까지다…… 그래도 네가 건넨 이 중요한 선물에 감사하다는 인사는 남기도록 하마.

왕?

지금 이 상태에서 네 힘까지 더해진다면, 나는 완전히 깨어나 너희 모두의 힘을 삼킬 수 있겠지.

왕?

너희 모두가 천 년 동안 모았던 것들은 나의 양분이 될 것이며, 나는 천 년 전보다 훨씬 큰 힘을 얻게 될 것이다.

왕?

나는 진정한 신이 되어 이 대지의 모든 것을 다스릴 것이다. 또한, 벌레처럼 나약한 모든 생명을 이끌고 별을 가로막은 장막 너머, 궁극의 어둠을 넘어설 것이다!

왕?

너와 동일한 이 권능으로…… 나는 그 미래를 계산할 수 있다.

왕?

그리고 너는 나의 일부가 되어 나의 눈으로 보게 되겠지.

헛소리…… 집어치워……

왕?

……어째서 저항하지? 너는 네가 여동생이라 부르던 그 의식처럼, 네가 본래 있어야 할 곳으로, 최초의 혼돈으로 돌아갈 것이다.

왕?

너희 12명의 의식이 그토록 추구하던 꿈은 모두 혼돈 속에서 실현될 것이다.

왕?

견디기 힘든 고된 수련도, 심혈을 기울인 계산도, 건드리면 부서져 버릴 그 자유로움도 필요 없다.

왕?

너는 내가 될 것이고, 우리가 될 것이다.

막대한 공포가 무자비하게 대리인의 마음을 파고들었다. 심장 박동이 빨라졌고, 식은땀이 뚝뚝 떨어졌고, 몸이 제멋대로 움찔거렸으나, 눈동자조차 움직일 수 없었다.

은총이었다.

분열된 의식이 이제 곧 본래의 몸으로 돌아갈 것이다. 인간에게는 흡사 고문과 같은 은총이었다.

왕?

고통받고자 하는 욕망을 버려라. 쓸데없는 집념을 버려라. 혼자 짊어진 책임을 버려라. 하찮은 인간을 보고 배운 서툰 감정을 버려라.

왕?

너를 갉아먹는 것을 버리고, 너를 채워줄 것을 받아들여라.

왕?

고통은 사라질 것이다. 너는 나의 방대한 의식 속 하나의 기념할 만한 구간이 될 것이다. 헛된 발악이었지만…… 그래도 존경할 만한 과거가 될 것이다.

고통이…… 사라지는 걸까?

고통은 피부에서 뼛속으로 스며들었고, 공포가 척추를 타고 온몸으로 퍼졌다. 대리인의 눈앞이 점점 흐려졌다.

왕?

눈을 감아라.

그래, 눈을 감아라. 네 눈으로 볼 필요 없다. 내 눈은 곧 너의 눈이니까.

어째서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거냐…… 너도 처음부터 그렇게 생각했던 게 아니었나?

이 인간 세상이란 것이 네 형제자매가 말했던 것만큼 그리 재미있지 않다고……

……훗, 이따위 반항심조차 손쉽게 없앨 수 없는 건가?

뭐, 상관없다. 질긴 의식이 하나 늘어났을 뿐이니 천천히 소화시키면 그만이다.

드디어 천 년의 꿈에서……

……깨어날 때다.

아니……

……뭔가 이상해!

쉐이는 분신의 의식을 깨뜨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120년 전 흩어져 나간 힘이 자신에게 돌아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어째서…… 어째서 아직 내가 꿈속에 있는 거냐!


[CG: 70_i12]

시인은 손에 든 술을 들어 올렸다. 그것은 하늘을 기리기 위한 것이 아닌, 땅을 적시기 위함이었다.

술이 땅에 떨어지자, 해묵은 황토가 튀어 먼지로 흩날렸다.

상촉에서의 이별 후 어느새 또 계절이 뒤바뀌었구나.

그 이후로 난 너와 관련된 꿈을 꿀 겨를도 없었어. 이 인간 세상에 너보다 더 값진 것들이 많았기 때문에.

하지만 너는……

……하하.

꿈, 상상,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로 사람을 굴복시키려 하는 건가? 너나 그 녀석이나, 제대로 된 적수를 만났구나. 끼리끼리……

그런데 너희의 대국에 내 이야기가 많이 엮여 있는 것 같던데?

……누가 알았을까, 술에 미쳐 살던 이가 이제는 변해 술에 슬퍼하는 이가 되어버릴 줄은.

좋은 시이긴 한데, 지금 같은 때 쓰기에는 격조가 떨어지네.

하나 다른 거로 지어줄게, 잠깐만……

비 온 뒤 흩날리는 꽃잎의 수를 알고 있으니…… 취기에 기대 자유로운 몸을 얻어 볼까?

어때? 동생.

시구도 멋지고, 분위기도 좋은데, 언니가 너무 초연하게 읊어서 꼭 남의 일을 대하는 것처럼 들려.

하하. 너, 나, 지에, 시, 우리 넷은 항상 의견이 다르다니까.

그럼 네가 목청껏 우리 모두의 '나'를 위해 노래 한 곡 불러줄래?

싫어.

아직 그 약속을 깨고 싶지 않은 거야?

지에가 돌아오지 않았잖아.

하지만 악기는 연주해 줄게.

살벌했던 전장은 어느새 고요해졌다. 물결이 일렁이며 떨리더니, 거대한 눈동자의 형상이 되었다.

수중에 있는 그 눈은 여전히 흉악하고 고통에 젖어 있었으며, 거의 광기 어린 시선으로 주위의 모든 것을 노려보고 있었다.

악사가 가볍게 현을 쓰다듬었다.

그 노래구나.

우리 동생이 술을 안 좋아하는 건 아닌데, 단지……

……

두 뺨이 취기로 붉게 물든 시인은 강 속에서 악기 소리에 맞춰 술잔을 들었다.

그녀의 시는 가락에 맞춘 노래가 아닌, 낭랑하게 읊는 시였다. 하지만, 맑고 청아한 악기 소리와 아주 잘 어우러졌다.

하늘을 잔뜩 수놓은 별들이 연주와 낭송을 하는 두 사람을 따라 빙글빙글 돌다가 맑은 물에 녹아들었고, 물에서는 약간의 씁쓸함과 그윽한 술 향기가 배어 나왔다.

동그랗게 뜬 눈에도 약간 취기가 돌았다.

이 술을 한 잔 더 마셔봐라……

언제부턴가 높았던 악기소리가 점차 잦아들었고, 처음에는 거의 들리지 않던 소리가 점점 물속에 맴돌며 사라지지 않는 저음으로 변해갔다.

악기 소리는 여전히 고풍스러웠지만, 더 이상 청아하고 구슬프진 않게 되었다. 악기는 마치 줄 한 가닥, 그리움 세 가닥, 비통함 세 가닥, 결연함 세 가닥만으로 이루어진 듯했다.

하지만 시인이 낭송하는 소리는 점점 더 가벼워졌고, 높아졌다. 마치 귓속말처럼, 위로처럼, 아무리 손으로 털어내도 옷자락만 더 적시게 될 뿐인 빗줄기처럼.

하나는 낮게, 하나는 높게, 하나는 절도 있게, 하나는 거침없게.

사람의 목소리와 악기 소리가 한데 얽혀, 베헤모스를 기나긴 잠에 들게 하는 꿈을 짜냈다.

이 술을 한 잔 더 마셔봐라……

……그 길을 따라나선다면, 다시는 옛 친구를 볼 수 없을 테니……


왕?

네놈들…… 네놈들이……!

왕?

감히…… 감히 이런 속임수로 나를 우롱하다니!

광분한 베헤모스가 고개를 쳐들고 소리의 출처를 찾으려 했지만 소용없었다.

커다랗고 충혈된 눈은 우선 아직 땅에 묶여 있는 대리인을 바라보았다. 잠깐의 침묵 후, 베헤모스는 이 꿈에서 그렇게 쉽게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쉐이는 그것이 이곳에 있는 대리인의 남은 힘인지, 아니면 이곳에 없는 대리인의 간섭인지 분별할 생각이 없었다.

그것의 눈은 바깥세상에서 링과 쥔이 엮어낸 꿈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두 사람 또한 그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실제로 일어나지 않은 대결 속, 두 사람은 쉐이의 행동, 수법, 약점, 심리를 꿰뚫어 보았고, 쉐이 역시 모든 것을 꿰뚫어 보았다.

비열한 수단, 무의미한 발악이다……!

염국에 복수하기 전에…… 너희부터 죽여주마!

……이제 네게 그럴 기회는 없다.

지금부터는 너를 향한…… 나, 우리의 복수만이 남았을 뿐.

왕?

황당하구나…… 참으로 웃기는구나!

왕?

네 동생들이 꿈으로 나를 속여 네 족쇄에 작은 틈을 하나 만들었다 한들, 설마 느끼지 못하는 건 아니겠지? 이제 막 속박에서 벗어난 네 몸이 얼마나 허약한지!

왕?

이번에는 너희와 너희의 하찮은 그 속임수까지 전부 갈기갈기 찢어주겠다!

쉐이가 분노에 휩싸인 순간, 산과 맞먹는 거대한 체구가 조금 움직였다.

공간 전체가 무너져 잔해 더미가 되었다. 쉐이를 진압하기 위해 만들어진 구조물도 점차 무너지기 시작했다……


당황한 마을 주민

사람 살려요…… 사람 살려요!

당황한 마을 주민

또 나타났어요. 백 년 전의 그 괴물이 또 나타났다고요!

포 선생

다들 진정해라…… 동요하지 말고, 질서 있게 천천히 움직여……

포 선생

왜 아직도 말을 안 듣는 거냐! 이건 대체,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냐……

운청평

포 선생!

운청평

아직 대피하지 못한 마을 사람들이 이렇게 많습니까?

린 칭옌

아직 이렇게나 많은 창괴가……

포 선생

천사님,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포 선생

저들은 쉐이 능묘의 이변으로 생겨난 창괴가 아니라, 원래 마을에 살고 있던 '주민'입니다……

린 칭옌

모두…… '기물학당'의 학생입니까?

포 선생

이 늙은이의 학생이라고 할 수 있지요…… 저 친구들이 죽는 걸 도저히 볼 수가 없어 두 분께 도움을 간청하는 바입니다……

린 칭옌

……노천사께서 아직 산길 입구를 지키고 계세요. 저 혼자서는 모두를 보호할 수 없을 것 같아요.

린 칭옌

저는 날뛰는 창괴를 잡겠습니다. 운청평, 당신은 포 선생이랑 같이 사람들을 데리고 떠나세요.

운청평

린 소경, 설마 혼자서……

폐장 시간은 아까 지났는데, 왜 이렇게 사람이 많아?

운청평

이 선생님?

나를 기억하네? 다들 정원에서 정신을 잃어서, 이미 나를 잊어버린 건 아닌지 걱정했는데.

더 말할 필요는 없겠지. 너희들 역시 만물을 사랑하는 마음을 갖고 있으니 그것만으로도 나와 인연이 있다고 할 수 있어.

이 어르신을 도와 사람들을 호송해 줘. 여기는 나 혼자서도 충분해.

린 칭옌

이 선생님, 대리인들의 능력이 엄청나다는 건 알지만, 지금 상황은 꽤 심각합니다.

린 칭옌

……조심하세요.

걱정하지 마. 이런 것들조차 길들일 능력이 없었다면, 계원의 주인이 될 수 없었을 테니까.

그리고, 그…… 녹무관 친구?

먼 길 와줬는데, 주인으로서의 도리를 다하지 못해 정말 아쉬워. 훗날 또 기회가 있다면 다시 한번 찾아 줘.

하지만 만에 하나 여러분이 계원의 마지막 손님이 된다면…… 이곳 계원의 풍경을 여러분의 붓으로 기록해 주길 바랄게.

운청평

……물론입니다.

운청평

이 선생님, 몸조심하세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쯧, 정말 엄청난 진동이네. 그리고 이 원기는……

천 년 묵은 원한과 분노, 약간 밖으로 흘러나왔을 뿐인데도 이 정도나 되는데, 둘째 형이 안에서 마주하고 있는 건 대체 어떤 광경일지……

하지만 이 지경에 이르렀는데도 쉐이는 아직 깨어나지 않았어…… 계원에서의 계획이 효과가 있었구나.

안타깝게도 쉐이 능묘의 내부 구조는 거의 다 파괴됐겠지…… 힘을 더 나눠서 제압해야겠어.

……둘째 형도 참 말썽꾸러기라니까.

아…… 이 창괴들은 네 노여움이 형상화된 것들이겠지.

이렇게 고상하지 못한 것들은 상대할 흥미도 없고 수집할 생각도 없는데 말이야…… 솔직히 말하자면, 다루기 어렵기도 하고.

대리인은 시선을 옮겨 평화롭던 산 아랫마을을 바라보았다. 마을은 온통 상처투성이가 되어 있었다.

참는 데도 한계가 있는 법이라고…… 이곳을 이 지경으로 만들다니, 그냥 넘어갈 수는 없지.

형, 이 빚은 형 몫으로 좀 달아둘게……


내키지는 않지만, 그 빚은 제가 형님 대신 갚는 걸로 하죠.

[CG: 70_i17]

지 형?

……둘째 형님한테 쫓겨났습니다. 딱히 갈 곳도 없어서 도우러 왔습니다.

하하하하하…… 그거 정말이야?

정말이고 자시고, 그게 무슨 상관인가요.

지 형에게 이렇게 큰 도움을 받다니, 꽤 큰 빚을 지겠네……

당신, 내게 빚을 져놓고 신경이나 썼던 적은 있나요?

에이, 그게 아니지. 지 형은 너그러운 사람이니까 굳이 빚을 받아내려고 동생들을 쫓아다니지 않는 거잖아.

흥……

쉐이 제압을 도와야 하나요, 아니면 망산 마을을 지켜야 하나요?

일단 이 창괴들을 해치우고 나서 망산 마을을 지켜줘. 그 후에 쉐이를 제압해도 늦지 않을 거야. 둘이니까 서두르면 다 해낼 수 있어.

욕심이 많군요?

내가 욕심 많은 게 하루이틀 일도 아닌데 뭐.

그렇긴 하네요. 만약 오늘 제가 오지 않았더라면, 당신이 힘들게 모은 이 특이한 화초, 좋은 나무, 괴상한 돌멩이가 전부 먼지로 변해버렸을 겁니다. 정말 아까웠을 거예요.

뭐…… 형한테 또 달라고 하면 되지 않을까?

금빛의 비단실을 따라 푸른색과 분홍색의 불꽃이 번졌고, 탁한 새카만 색의 창괴가 불타올랐다.


이 녀석들, 장난 아니네. 오자마자 끝도 없이 튀어나오고 있어. 퉁퉁 불은 국수 면발처럼 불어나는 것 같아……

태부, 뒤로 가서 좀 피해. 난 싸움을 잘 못하거든, 하마터면 몇 번이나 다치게 할 뻔했잖아.

약간 설익긴 했지만, 그래도……

???

어이 꼬맹이, 또 무슨 맛있는 것 타령이나 하고 있냐?


[CG: 70_i13]
니엔

네 국수 면발에 양념을 좀 쳐줄게. 고마워할 필요는 없어!

니엔

보자…… 첫째 언니, 둘째 언니, 꼬맹이, 끝인가? 여덟째는 뭐 없어도 그렇다 쳐도, 지 오빠는 어딨지? 그쪽에도 자극을 좀 줘야 하는데……

니엔

뭐 됐다. 현극거병, 내 지시를 따라라!

니엔

양자폭죽, 양자 연발폭죽, 양자 지뢰폭죽, 양자 로켓폭죽, 목표는 꼬맹이 반경 30m 밖……

니엔

자유 발포, 전탄 발사!


니엔

발사!!

니엔

발사!!!

[CG: 70_i13]

아 진짜! 시끄러워!

현극거병은 또 뭐야? 이상하잖아!

그리고 네가 이런 이상한 것들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해서 나랑 슈 언니가 돕겠다고 한 거였잖아!

니엔

어차피 오성 십이루에서 하는 거랑 비슷하잖아, 게다가 이건 전쟁이라고. 원래 전장에서는 적을 속이는 법이야, 그 바둑꾼이 제일 좋아하는 거라고.

아니, 그럼 그런 수법을 나한테 쓰자는 건 도대체 누구랑 전쟁하겠다는 건데?!

슈 언니, 뭐라고 좀 해 봐!

니엔, 네가 전에 했던 말이랑 다르잖아. 끝나고 사과하는 거 잊지 마.

니엔

헤헤, 미안 미안……

그래도 폭죽 소리를 들으니까 대황성 생각이 나네……

신농제 때는 그래도 조금 덜하긴 하지만, 다들 새해가 되면 방금 네가 한 것보다 더 심하게 터뜨리니까……

니엔

그래, 가족끼리 모이는 거잖아. 당연히 시끌벅적한 게 더 좋……

방금 그건 쐈으면 위 바로 옆에 떨어졌을 거야.

너는 이제 좀 쉬고, 시도 조금 갖고 놀게 해줘, 한참 기다렸으니까.

내가? 난 이런 걸 갖고 놀 생각이 없었……

니엔

그럼 나 계속한다?

내놔.

계속 그렇게 무차별적으로 쏘게 뒀다가는 다들 귀가 먹어버릴 거야!


슈 누나, 니엔 누나, 시! 왔구나!

니엔

이야, 오랜만이네 꼬맹이. 오늘 저녁밥은 준비해 뒀어?

저기, 아직 중요한 일도 다 안 끝내놓고, 벌써 막내가 해주는 밥부터 생각하는 거니?

니엔

각자 할 일이 있는 거잖아!

니엔

그러고 보니, 말도 없이 이렇게 다들 모였는데…… 태부가 혼내지 않을까?

태부

비상시인 만큼, 비정상적인 수단이 필요한 법.

태부

자네들이 힘을 합쳐 눈앞의 창괴를 해결하면, 자연히 공이 되겠지.

니엔

역시, 너는 보이는 것처럼 고지식하지 않을 줄 알았다니까!

태부

……

니엔

태부, 우리와 염국의 이번 거래는 만족스러운 편이야?

태부

염국에게는 아마 단순한 거래 이상일 걸세.

태부

어느 때든, 친구 하나를 사귀는 것이 거래 하나를 성사시키는 것보다 훨씬 중요한 법이지.

니엔

하하, 어르신이 그렇게 말해주니, 다음에 공부의 그 영감들이 또 트집을 잡아대도 반박할 명분이 생겼네.

니엔

올 사람은 다 왔겠지? 어디 세어보자. 아직 안 온 사람이……


???

우와, 이게 염국의 '새해' 분위기인가요?

???

선생님께서 염국은 새해가 되면 등불을 달고 폭죽을 터뜨린다고 하셨는데…… 등불은 안 보이지만, 이렇게 많은 폭죽은 처음 봐요……

???

좋아, 착륙합니다!



니엔, 내 머리 위로 뭐가 날아갔어. 그쪽으로 떨어질 것 같으니까 조심해!

니엔

아이쿠, 뭐야, 넌 누구야?

니엔

차림새를 보니……

풍서

안녕하세요. 저는 풍서라고 합니다! 사르곤에서 왔고, 선생님의 제자이고, 평소에는 선생님 대신 버든비스트 수레를 몰아요!

풍서

참, 선생님 존함은 팡이세요.

니엔

역시 열째였군. 참나, 근데 그렇게 내성적인 애한테 이렇게 명랑한 제자가 있다니.

니엔

나는 아홉째인 니엔이고, 팡의 누나야.

니엔

덧붙여 소개하자면, 저기 서서 대화 중인 사람들은 여섯째인 슈 언니랑 막내 위, 현극거병에서 창괴를 없애려고 먹물을 뿌려대는 애는 내 여동생 시야.

니엔

일곱째랑 여덟째는 아마 저 산에 있을 거고, 첫째 언니랑 둘째 언니는 술 한잔 하더니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네.

니엔

그리고 우리 발밑에는 둘째인 왕 오빠가 있는데, 오늘 이 판은 엄밀히 말하면 그 오빠가 짠 거야……

니엔

아니, 이게 아니지. 가족 소개한다고 정신이 없었네. 너도 여기에 왔는데, 열째 본인은 어딨어?

풍서

오긴 오셨는데, 음…… 이걸 전해달라고…… 부탁하셨어요.

니엔

……대저울이네?


변방 수비군

목표 베헤모스가 임계 위치에 도달하기 직전입니다! 계속 다가오고 있습니다!

변방 수비군

다른 도시의 지원군을 기다릴 시간이 없습니다. 베헤모스가 한 발 더 나오면 선제공격하겠습니다!

변방 수비군

우리는 천 년 전에 이미 저것들에게 승리했던 적이 있습니다. 여기서 물러설 수 없습니다!


긴 잠에서 깨어난 거대한 고대의 존재는 혼란과 분노를 안은 채 비틀거리며 전진했다.

그는 돌연 자신의 발톱 아래에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존재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

깡마른 소년

더 다가오진 말아 주세요, 이만 돌아가시죠.

거대한 고대의 존재

(의아한 듯) 크르르르르……

깡마른 소년

알고 있습니다…… 그 바둑꾼이 당신을 불렀다는 것을요.

깡마른 소년

형님을 욕할 생각은 없습니다. 아마 당신들을 헛되이 이용하거나 죽게 할 생각은 하지 않았겠죠.

거대한 고대의 존재

(하찮은 듯) 크르르르르!

깡마른 소년

많이 다친 모양이군요, 저라면 당신을 치료할 수 있습니다.

깡마른 소년

하지만, 그럼에도 계속 앞으로 오겠다면, 전 당신에게 고통을 줄 수도 있습니다. 천배, 백배의 고통을 말이죠…… 물론 그렇게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깡마른 소년

돌아가세요…… 당신을 치료해 드리죠, 그리고 새집을 찾는 것도 돕겠습니다.

깡마른 소년

……이 이상 피해를 일으키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풍서

그리고 선생님은 저에게 대저울을 주셨고, 저더러 빨리 가라고 하셨어요. 그런데 선생님은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고…… 이 방향을 보고만 계시더라고요.

니엔

아, 알았어. 팡이 못 왔던 건, 이번 만남이 마지막이 될까 봐 무서웠던 거야. 근데 또 한편으로는 우리를 위해서 바둑꾼에게 힘을 보태고 싶었던 거지……

니엔

그래서 복잡한 마음을 안은 채 일단 너를 이곳으로 보낸 거고, 자기는 아무것도 안 보이는 산꼭대기에 숨어서 기다리겠다는 거네.

니엔

하여튼, 우리 가족은 정말…… 정말 이상하다니까.

니엔

그나저나, 그 비실비실한 열째도 그렇게 멋진 말재주를 익혔을 줄은 몰랐네. 네 고향 쪽에서 배운 거야?

풍서

그건 아니고요……

니엔

아깝다! 나도 말재주를 좀 배우고 싶었거든. 그래야 최소한 다음에 영화를 찍을 때 투자자랑 주연배우가 중간에 겁먹고 도망가는 일은 없을 텐데……

니엔

무슨 일이야…… 이 타이밍에 누가 전쟁을 일으키려는 거지?

모두가 동시에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곳을 바라봤다. 그곳에서 도시 하나가 느리지만 멈출 수는 없는 속도로 그들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니엔

소수 인원이 일을 벌이는 걸 보고만 있을 수는 없는데…… 현극거병이랑 옥문을 부딪치게 해볼까?

니엔

안 될 건 없지만…… 그렇게 싸우게 되면 좀 예의가 아닌 것 같단 말이지.

???

내가 하지.

니엔

어, 너…… 너는…… 첸이잖아!

어, 나를 알아?

니엔

영화 캐스팅 때 네가 서브 여주였거든! 아쉽게도 그 뒤로 너를 찾을 수 없었고, 다른 배우들도 모두 어딜 떠나는 바람에, 내 영화가 무산됐지만 말이야.

아…… 라바가 말한 그 영화인가?

니엔

라바가 말했어? 그것 참 잘됐다. 지금 돈 제일 많이 잡아먹는 현극거병도 있겠다, 거기에 너도……

니엔

너…… 언니가 남긴 물건을 받았구나.

이것 때문에 온 거야.

니엔

저 도시를 어떻게 멈출 건데?

검으로.

본의 아니게 옥문에 머물면서 옥문의 구조와 약점을 조금 파악했거든.

니엔

검술의 고수들에게는 '사물' 말고 '약점'과 '빈틈'만 보인다고 들었는데, 너도 그 정도 고수야?

……그렇게까지 대단하진 않아.

너희들이 해야만 하는 일이 있고, 똑같이 내가 해야만 하는 일도 있어.

나를 믿어줘. 내가 너희를 믿듯이.

첸은 다가오고 있는 이동도시를 향해 몸을 돌렸다.

그녀는 성루에 세팅된 무기, 목표 지점을 관찰하는 병사, 미간을 잔뜩 찌푸린 천사를 보았다. 그들도 자신을 보았을 것이라 첸은 믿었다.

하지만 여기에 서 있는 것만으로는 아직 부족하다.

첸은 반걸음 정도 물러서서 이동도시 전체의 구조를 바라봤다. 캐터필러, 병풍위, 모래 방아, 감시탑, 성루.

이제 첸은 이 검을 어디로 향해야 할지 이미 알고 있었다.

[CG: 70_i19_1]

천위의 검……

밝혀야 할 땐 밝혀야 하느니.

첸의 손에 들린 서도는 옥문을 가리키지 않고, 하늘을 향해 곧게 솟았다.

[CG: 70_i19_2]

본래 단도였던 것은 장검으로, 가슴을 서늘하게 하는 황금빛으로 변해……

옥문을 덮치는 모래바람이 되었다.


옥문 수비군

모래바람?!

옥문 수비군

쉐이가 벌써 깨어났단 말인가?! 경계, 경계하라!

옥문 수비군

아니야, 이건……?



[CG: 70_i20]

천지를 휩쓴 모래바람은 전혀 거칠지 않았고, 마치 부드러운 황금빛 눈송이 같았다. 그것들은 수비군의 몸에, 손에, 얼굴에 내려앉았다.

눈송이가 녹아내리자, 사람들의 귀에 돌연 북소리가 들려왔다.

밀려오는 모래바람에 묻혀 있던 기억들이 갑자기 선명해졌다. 그들은 그날의 재앙을, 그리고 그 재앙 속의 사람들을 떠올렸다……

재앙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술을 마시며 노래하던 시인, 모든 것이 끝난 후 쓸쓸히 떠나던 뒷모습……

사람들은 그때 가슴속에서 끓어오르던 감정을 떠올렸다. 그들은 한마음 한뜻이었고, 같은 적을 향해 분노했다. 그 기억은 지금까지 억눌러왔던 혼란과 의문들을 잠시나마 잊게 해주었다.

그들은 하던 일을 멈추고 조용히 북소리를 들으며 북소리의 횟수를 세었고, 옥문이 겪어 왔던 크고 작은 재앙을 되새겼다……

18번째 출정의 북소리가 울렸을 때, 온갖 풍파를 겪어왔던 이 도시는 갑자기 회상에 빠진 노인처럼 천천히……

……천천히 멈춰 섰다.


좌락

하아, 하아…… 이대로 가다가는 발포를 완전히 막을 수 없겠어!

좌락

왜 갑자기 멈췄지?! 설마 포탄이 벌써……


좌락

정전인가?!

기진맥진한 지촉인은 다행스러움을 느꼈다.

갑자기 정전이 발생하면 대포는 예비 전원으로 자동 전환된다. 하지만, 짧으면서도 필수적인 여러 인증 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거쳐야 했다.

그리고 이것은 지금의 좌락에겐 가장 귀중한 시간이었다.

좌락

어떻게 지금 시간에 딱 맞춰 정전이? 설마 대리인들이 벌써 옥문성에……

좌락

……

기억에 실린 강렬한 감정이 좌락에게 휘몰아쳤지만, 그가 떠올린 일은 옥문에서 있었던 일이 아니었다……

어쩌면 앞으로 우리 형제자매의 생사가 좌 공자의 결정에 달려있을지도 모르겠군요.

이 좋은 날, 잠시나마 함께 대화를 나눈 것도 인연이겠죠…… 앞으로 좌 공자께서 저를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사람'으로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군요.

좌락은 자신이 아직 모르는 것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 당시 갖고 있던 의심과 의문은 지금 이 순간 논리로 설명할 수 없는, 무언가를 깨달은 후의 명료함으로 바뀌었다.

그렇지만 좌락은 재빨리 지금 자신을 홀가분하게 만드는, 온몸의 긴장을 확 빠지게 만드는 그 안도감을 억눌렀다.

좌락

그건 당신들 일가의 생사뿐만 아니라, 우리 집, 옥문, 백조, 염국의 생사도 걸린 일입니다……

좌락

(쓴웃음) 게다가, 하필 왜 지금 이 생각이 나는 건지.

좌락

생사가 걸린 이 결단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좌락은 가슴속에서 끓어오르는 감정을 억누르고, 지고 싶지 않다는 마음가짐 하나로 마지막 남은 대포들을 향해 달려갔다.


……

하늘을 가득 메운 모래바람이 점차 흩어졌고, 빛이 사그라들었다. 그러자 장검으로 변했던 서도는 첸의 손안에서 평범한 모습으로 돌아갔다.

옆에서 그 장면을 본 위는 허리를 살짝 굽혀 눈처럼 부드러운 모래 한 줌을 집어 들고, 백 년 만에 다시 본 금빛 모래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의 머릿속에 떠오른 것은 백 년 넘게 만나지 못한 누이였고, 첸의 눈앞에 떠오른 것은 저 멀리 추운 북방에서의 이별이었다.

눈송이가 녹아내렸다.

순간, 선명해졌던 기억이 다시 점차 흐릿해졌고, 점차 시간에 마모된 모습으로 되돌아갔다.

그리고 그곳에 남은 건 탄식이었다.



막일

드디어…… 도착했다……

막일

이게…… 쉐이 능묘구나……

이미 어느 정도 알고 있었음에도 그 거대한 존재를 직접 보니 놀라움을 감출 수는 없었다.

도시는 혼란스러운 상태였고, 백조의 모든 병력은 이미 창괴와의 전투를 위해 이동한 후였다.

문의 반대편에 있는 것은 쳐다보기 두려운 심연이었다.

막일

이걸 가지고 오긴 했는데, 대체 어떻게 들어가야 하나……

막일

내가 빨리 가져다줄 수 있을 거라고 믿고 나한테 부탁한 건데, 결국 야한테 붙잡히는 바람에 늦었어. 게다가 그 지도를 완벽히 외우지도 못했는데, 십중팔구 내가 더 늦게 도착했을 거야……

막일

이제 어떡하지? 여기서 불러야 하나?

???

내게 맡기게.

막일

……!

막일

당신이…… 숴구나.

총웨

나를 그렇게 부르는 사람은 오랜만이군. 그쪽도 나의 오랜 친구인가?

막일

나는…… 당신의 학생과…… 친구 같은 사이인 사람이야.

막일

그리고……

막일

내가 전에 당신의 물건을 훔쳤거든. 지금은 돌려놓긴 했는데…… 어쨌든 미안했어.

총웨

……

막일

아, 방금 말한 게 이 물건은 아니야. 그건……

총웨

알고 있다.

막일

안다고?

총웨

이건 내 가족의 기운이다, 내가 모를 리가 없지.

남자는 눈앞에 선 사람의 행색을 슬쩍 살피더니,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총웨

이 세상의 무공이나 학문에는 본디 문파라는 것이 없어야 하거늘……

총웨

허나, 사람들 마음속의 선입견을 없애기 위해서는 나 자신부터 '누군가를 포용하는 마음'을 가져야 하는 법이지.

막일

……

막일

그 가르침…… 마음에 새겨둘게……

소녀는 조심스럽게 지에와 연관되어있는 그 증표를 내밀었다.

총웨

감사를 표하지.

총웨

이 숨결을 쉐이 능묘로 보내는 건 쥔의 생각이었겠지. 왕을 제외하면 지에와 가장 많이 교류한 건 쥔이었으니까. 설령 만들어진 것이라 한들, 쥔은 지에가 오길 바라고 있을 거다.

총웨

헌데, 그 아이가 아무래도 말수가 적어 자네에게 말하지 않은 모양이군. 우리 가족이 모이는 장소는 쉐이 능묘가 아니라 저 바깥의 황무지야.

막일

어?

총웨

하지만 결과적으로 나쁘진 않았군, 가족들과 만나기 전에 나와 함께 이 생기를 갖고 쉐이 능묘로 들어가지.

막일

설마 이것도 그 바둑꾼이 쉐이를 이기기 위해 사용할…… 포석은 아니겠지?

총웨

이 숨결은 왕이 목숨 걸고 인간 세상에 보낸 것, 내가 어찌 왕의 뜻을 거스르고 이것을 헛되이 사용할 수 있겠나.

총웨

난 그냥 왕이 안심하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