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사세행

TA-11장생패

사이드 스토리작전 전2026-07-16

현실과 꿈의 경계에서 총웨와 왕이 서로를 멀리서 마주하고, 쉐이수는 분노한다. 왕이 칼을 들고 쉐이의 진화가 이미 끝났음을 선언한다.

등장 오퍼레이터: , 총웨


쉐이

……배신자.

쉐이

너희 모두 나를 끝까지 배신할 작정이로군.

……그렇다. 우리 중 그 누구도 네게 순순히 붙잡혀 네 일부분이 되진 않을 것이다.

우리는 우리 자신으로 살아왔다. 그리고 이게 바로 우리와 네가 다르다는 근본적인 이유다.

쉐이

인간으로서…… 다르다는 말이냐?

쉐이

너희 모두 본인이 사람이라도 된 것마냥 구는 것도 모자라, 온갖 망상으로 나에게 도전하려고 하는구나.

쉐이

나의 힘을 빌려 그 하찮은 종족들 사이에 자리를 잡은 주제에, 너희의 발톱과 송곳니를 숨기고 무해한 존재인 양 가증을 떠는구나.

쉐이

그게 너희가 말하는 인간으로서의 삶이라는 거냐!

너는 모른다…… 이해할 수 없을 거다. 그렇게 살아본 적이 없으니까.

그리고 나는 알고 있다…… 네 오만함이 어디서 비롯된 것인지.

너는 태고에서 종말까지의 모든 시간을 한눈에 꿰뚫어 볼 수 있고, 네 고차원적인 의식은 허무 속에서 영겁에 가까운 오랜 시간을 유영했다. 하지만, 단 한 번도 너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동족을 가져본 적은 없지.

너는 그저 비참한 허무 속에서 본인을 가장 위대한 신으로 여겼을 뿐이다.

그리고 나는, 그 느낌이 무엇인지 아주 정확하게 알고 있다.

누군가 내게 이름을 지어주기 전까진 나도 그랬으니까.

하지만 너는 그 누구의 운명이었던 적이 없다…… 그것이 이 대지의 사람이 됐든, 우리가 됐든.

너는 더욱 모를 것이다. 아무것도 가지지 못한 자에게……

……운명이라는 것 자체가 얼마나 무력한지를.

쉐이

좋다…… 네가 무모한 도전을 반복하겠다면, 네 망상을 다시 한번 부숴주겠다.

쉐이

이미 120년 전에 난 너를 죽였다. 다시 죽이는 것쯤이야 아주 쉬운 일이지!

내가 무서워할 거라 생각하나?

……난 이미 패배에 익숙하다.

쉐이

……?

나는 철저하게 패해, 소중한 것들을…… 너무나 많이 잃었다.

존엄, 명예, 신뢰, 자유, 자아.

그리고 가족까지.

이미 잃을 대로 잃어버린 인간이, 진정 두려운 게 있을 거라 생각하나?

그렇다면, 너는?

너 혹시 두려워하고 있나, 천 년 전의 패배를 반복하게 될까 봐……

그리고 두려움 때문에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건가.

쉐이

……웃기는 소리!

쉐이

너는 나를 대신해 이 몸을 차지하려는 망상을 하고 있을 뿐…… 네 맘대로 하게 둘 수는 없다!

쉐이

그러니 이 몸을 먼저 일으키는 수밖에……


베헤모스가 산처럼 거대한 발톱을 뻗었다.

수많은 베헤모스가 수많은 쉐이 능묘 안에서 대리인 1명을 향해 산처럼 거대한 발톱을 뻗었다.

설령 이곳이 아직 꿈이라 한들, 모든 꿈속에서 이 지긋지긋한 얼굴을 지우기만 한다면 베헤모스가 깨어나는 것에 아무런 지장이 없을 것이다.


쉐이

……!

쉐이

어떻게 된 일이지……

무자비한 힘을 담은 공격이 쉐이의 육체에 가해졌다. 하지만 쉐이에게 이 힘은 아주 익숙한 느낌을 줬다.

그 순간, 쉐이는 거대한 육체와의 연결이 끊어졌다는 것을 느꼈다.

도대체 누가 이 육체에 이런 상처를 입힐 수 있단 말인가?!

[CG: 70_i14]

공간이 진동했고, 이어서 뒤틀리다가 찢겼다……

마치 아주 오랜 시간 축적된 무공이 억지로 꿈의 경계를 찢어발긴 것 같았다.

[CG: 70_i14]

어떻게 네가……

……끼어들지 마라!

총웨

그렇게 말할 줄 알았다.

총웨

난 네게 약속했다. 네가 만약 정말 여기까지 온다면 너와 함께할 거라고.

총웨

게다가, 네게 지에를 보여주고 싶었다. 그간의 계획이……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

꿈과 현실의 경계에서, 왕은 총웨의 품속에 있는 물건을 보았다……

그리고 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쳤다.

이제 가……

총웨

……

총웨

살아남아라.

총웨

……살아서 돌아오거라.

아무것도 약속하지 않겠다.

두 사람 사이의 거리가 빠르게 멀어졌다.

비록 수천 년을 산 무학 종사였지만, 그는 인간의 몸을 하고 있었다.

현실과 꿈을 관통하는 힘은 빠르게 사라졌지만, 왕의 귀에는 지겨울 정도로 익숙한 그의 목소리가 여전히 울려 퍼졌다.


총웨

그렇다면 내가 너를 찾으마, 계속 찾겠다.

……마음대로 해라.

쉐이

저 녀석……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지?!

쉐이

하지만 괜찮다, 상관없다! 저 녀석이 무슨 짓을 했든 한순간의 일일 뿐이다…… 한순간의 일!!

쉐이

저 녀석은 더 이상 우리를 방해할 수 없다. 네 하찮고 가소로운…… 형제자매 전부 더 이상 우리를 방해할 수 없다!

쉐이

이곳은 나의 꿈이다. 이곳에 있는 건 너와 나뿐이다!

쉐이

본래 너를 상대하는 데 가장 많은 힘을 들여야 한다고 생각했건만, 지금 보니 넌 하찮고 나약해 빠진 녀석이었구나. 지금 네게 남은 건 오직 바둑돌 1개뿐이다……

쉐이

그런 너를 없애는 건…… 식은 죽 먹기다!

쉐이

그리고 문학, 율법, 무력…… 그 성가시고 하찮은 벌레들은 네놈을 상대하기 위해 축적해 둔 힘만 사용해도 모조리 없애버릴 수 있다!

쉐이

너는 내 발톱보다 못하다, 네 칼이 만들어낸 그림자 밑에서…… 죽어라!

훗…… 그런가?


[CG: 70_i16_1]

하지만 죽음은 네 결말이지, 나의 결말이 아니다.

그래, 모든 인과, 모든 가능성, 모든 환상 속에서 너는 죽을 것이다.

꿈속에서의 무수한 반복은 네가 가진 가장 포악한 상상을 좀먹고, 갉아먹었다. 하지만 넌 전혀 눈치채지 못했지.

아직도 모르겠나? 지금 이 순간, 네가 나를 가둬놓기 위한 이 꿈이 나, 그리고 우리와 밀접하게 연관되어있다는 것을?

넌 이미 분노에 찬 네 충동과 복수의 굴레에 갇혀버렸다…… 네가 여태까지 이뤄왔던 진화도 오늘로써 끝이다.

그리고 우리는, 너를 뛰어넘었다.

하지만 네 몸은 남게 되겠지.

그리고 내가 너를 대신할 것이다.

쉐이

겨우 그 고립되어 있는 바둑돌 몇 개와 형체조차 사라져 가는 몸뚱이로 나를 대신한다고?!

내게 남은 게 이 바둑돌과…… 이 몸뚱이뿐이라는 것을…… 단언할 수 있나?!

죽어가는 대리인은 마지막 남은 힘을 쥐어짜 내 칼을 들어 올렸다.

광분한 베헤모스가 마지막 포효를 내질렀다.

달은 차가운 바둑돌을 가르고, 해는 남겨진 바둑판을 낡게 하니……



싸움 후의 재가 흩어지면, 고금의 세월을 떠나보내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