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퍼레이터

산크타 믹사파라토 Sankta Miksaparato

★★★★★★디펜더라테라노LT32

총기사 산크타 믹사파라토, 항상 떠들썩한 곳을 찾아다닙니다.

저기, 뒷짐 지고 어린 오퍼레이터들이 그림자를 밟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자가 바로 그 사람이다.

CV: 중국어 Bin Liu · 일본어 토비타 노부오 · 한국어 민응식 · 영어 Andres Williams

기본정보

[코드네임] 산크타 믹사파라토
[성별] 남
[전투 경험] 54년
[출신지] 라테라노
[생일] 12월 26일
[종족] 산크타
[신장] 210cm
[광석병 감염 상황]
의학 테스트 보고서 참고 결과 비감염자로 확인.

종합검진

[물리적 강도] 우수
[전장 기동력] 표준
[생체 인내도] 표준
[전술 계획력] 우수
[전투 기술력] 월등
[오리지늄 아츠 적응성] 표준

프로필

파트리치온, 현재 라테라노에서 재직 기간이 가장 긴 총기사, 라테라노 공민으로서 제1항부터 13항에 해당하는 권익을 누린다. 모든 종류의 총기를 능숙하게 다룬다.
현재는 라테라노 교황청과 로도스 아일랜드 간의 우호 협약에 의거, '산크타 믹사파라토'라는 코드네임의 오퍼레이터로서 로도스 아일랜드에 협력하고 있다.

임상 진단 분석

방사선 검사 결과 본 오퍼레이터는 내장 기관의 윤곽이 선명하며, 비정상적인 음영이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 순환계통 내 오리지늄 입자 검사 결과 이상 없음, 광석병 감염 증세 없음. 현 단계로서는 광석병 비감염자로 확인.

[체세포와 오리지늄 융합률] 0%
오퍼레이터 산크타 믹사파라토에겐 광석병 감염 흔적이 없음.

[혈중 오리지늄 결정 밀도] 0.10u/L
몸에 여러 흉터가 있지만, 모두 세심한 치료를 받았다. 몇 가지 운동 테스트에서는 총기사라는 이름에 걸맞은 훌륭한 신체 능력을 보여주었는데, 데이터상으로는 오히려 다수의 젊은 외근 오퍼레이터들보다도 뛰어났다.

과거 왼쪽 고관절에 불가역적인 손상이 생겼던 기록이 있어. 아무래도 나이가 많은 데다 뼈도 약하니까, 심각한 잠재적 위험이 있다는 것을 고려해 수술로 해당 부위를 교체하길 권할게. 마침 다음 달에 여유가 있으니까 내가 집도해도 괜찮아.
——Mon3tr
“난 좀 걱정돼. 어쨌든 총기사가 로도스 아일랜드에 왔다는 건 우리에 대한 라테라노의 믿음을 나타내는 거잖아. 하지만…… 오퍼레이터 Mon3tr는 사람을 상대하는 데 있어서 켈시 선생님처럼 빈틈없진 않으니……”
“걱정 마, 방금 오퍼레이터 Mon3tr가 파트리치온 씨의 휠체어를 밀면서 함교를 나는 듯한 속도로 지나가는 걸 봤거든. 영감님이 아주 신나게 웃으시던데.”

파일 자료 1

[파트리치온의 일과]
05:00 기상. 1시간에 걸쳐 총기사의 갑옷 세트를 착용한다. (파트리치온은 호위대에서 시종을 선택하는 것을 거절하고, 갑옷을 스스로 입고 벗는 것을 고수함)
06:00 경문 낭독. 보통 1시간을 소모하지만, 그중 10에서 50분가량을 그날 갑옷 위에 걸칠 영대를 고르는 데 소모하는 것 같다. (단, 선택 범위에서 이반젤리스타 11세 재위 기간 동안 반포된 경문은 제외)
07:00 출근. 광륜 증폭기(또는 투구 내장형 보조 광륜 라이트)를 착용 후, 담당하는 호위대 분대를 이끌고 지정된 지역의 거리를 순찰한다. (라테라노 가이드북에는 '어려운 일이 생긴다면, 사람들 속에서 가장 밝은 광륜을 찾으세요. 그분이 당신을 도와줄 겁니다.' 라고 쓰여 있음)
13:00 동료와 교대. 성벽에 올라 특수 탄약을 채워 넣은 수성포로 라테라노 항로 위의 장애물을 제거한다. 라테라노는 이러한 방식으로 항로를 관리하는 유일한 이동도시이며, 라테라노인 중에서도 오직 총기사의 정밀한 사격 아츠만이 거대한 장애물(일반적인 경우, 과도하게 증식한 오리지늄 결정)을 분쇄할 수 있는 동시에, 항로가 지나는 지표면의 평탄성을 확보할 수 있다. (이건 일과 중에 파트리치온이 가장 좋아하는 업무임)
17:00 동료와 교대. 사격장에서 연습하거나 호위대 신병을 훈련시키며, 주위에서 구경하는 라테라노 시민들에게 대형 총기의 조작법을 보여준다. 구경하는 시민들이 계속 있기 때문에 이 업무에 소모되는 시간은 대개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기기 마련이지만, 파트리치온은 가르침을 바라는 시민의 요청을 절대 거절하지 않는다.
19:00 이반젤리스타 11세 알현. 라테라노의 방위 업무를 보고하고 라테라노의 율법에 대해 토론한 뒤, 함께 선인장 타르트를 나눠 먹는다. (앞의 업무에서 예상보다 훨씬 많은 시간이 소모되는 바람에 늦게 도착한 파트리치온은 종종 이반젤리스타 11세와 마지막 활동만 함께한다고 함)
20:00 퇴근. 이반젤리스타 11세의 업무 계정을 차단하고, 자신의 개인 계정을 차단 목록에서 제외, 미확인 메시지에서 영화 티켓이 첨부된 것만 골라 답장하고 단말기를 끈다.
20:30 이반젤리스타 11세와 같이 영화 관람.
22:00 취침 시도 (보통은 바로 잠들지 못하고, 단말기를 켜 이반젤리스타 11세의 개인 계정에 메시지를 보낸 뒤, 상대의 차단 알림을 받게 됨)

[음성 기록]
“왜 답장 안 해? 처음 율법에 이끌려 꿈에 들어갔을 때, 그가 사라졌다는 걸 알아차린 건 당신뿐이었잖아? 사이가 꽤 좋아 보이던데.”
“크흠…… 그때 내가 똑똑히 기억하는 건, 내게 선인장 타르트나 먹는 괴벽을 심어준 늙다리가 있다는 것뿐인데, 어째서인지 그게 누군지 도통 생각이 나지 않았어. 단지 그뿐이다! 그나저나 피아, 내가 보기에는 너도 모스티마와 꽤 사이가 좋은 것 같은데, 너는 어째서 답장해 주지 않는 거냐?”
“……”

파일 자료 2

반년이 걸려서야 피아메타는 로도스 아일랜드에서 오퍼레이터 산크타 믹사파라토를 겨우 만날 수 있었다. 그 후, 그녀는 산크타 믹사파라토의 임무 기록 열람을 신청, 이 '라테라노 밖에서 쉬기 좋은 곳을 찾길 바라는' 총기사가 고작 반년 만에 수차례 외근 임무에 자원했으며, 임무 외에도 피아메타가 경이롭다고 느낄만한 활동을 여러 차례 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로베르타의 소개를 받은 산크타 믹사파라토는 랭크우드의 액션 블록버스터인 《무법자의 나라》 촬영에 참여한 적이 있다. 그 당시 산크타 믹사파라토가 마침 타이밍 좋게 나타났다고 한다. 제작진은 '거대한 체구에 특제 갑옷을 입고, 화염을 내뿜는 대형 무기를 든 슈퍼 빌런'을 찾기 힘들어 캐스팅 작업에 난항을 겪고 있었는데…… 산크타 믹사파라토는 특수 효과도, 커스텀 의상도 필요 없었고, 소품팀이 총기사 갑옷을 칠하기만 하면 됐었다. 게다가 오디션 때 모두를 놀라게 만들었다. 산크타 믹사파라토 본인이 영화에 대해 엄청난 집중력을 보여준 데다, 심지어 연기 수준까지 상당해서 대다수의 씬에서 한 번에 OK 사인을 받은 것이다. 이에 제작자는 “산크타 믹사파라토의 합류는 이 작품이 영화사를 장식할 명작으로 되는 마지막 한 개의 퍼즐이었다.”라고 평가했다.
또한 산크타 믹사파라토는 컬럼비아 황야에서 개최된 모터사이클 랠리에도 참가했다. 그의 덩치와 갑옷을 감당할 수 있는 전용 탈것을 만들기 위해 클로저와 키아베의 절대적인 도움 아래, 엔지니어링부는 장장 1달을 분주히 보냈으나, 산크타 믹사파라토가 받은 성적은 처참했다. 경기 도중 그의 상대가 될 사람은 아무도 없었으나, 탈것에 성능 문제가 있었던 것이다…… 거구의 총기사는 결국 거대한 모터사이클을 끌면서 끝까지 완주했고, 저물어가는 햇빛을 맞으며 결승선에 마지막으로 들어왔지만, 오히려 '총기사와 모터사이클 정비의 예술' 시리즈 사진은 도시 간 네트워크에서 열띤 토론을 불러일으켰다.
……
엔지니어링부의 갑판 정비 작업 참여' 또는 '염국 오퍼레이터를 따라 경공 학습' 같은 기록은 너무 밋밋했기에, 피아메타는 빠르게 넘겼다.

“파트리치온, 이게 당신이 말한 휴양인가요? 어째 라테라노에 있을 때보다 더 바쁜 거 같은데.”
“설마 내가 매일 로도스 아일랜드 갑판에 누워 햇볕이나 쬐는 모습을 상상했던 게냐?”
“……”
“뭐, 곧 있으면 은퇴할 늙은이에게 딱 어울리는 모습이긴 하지만, 평생을 총기사로 살아온 내가 그동안 경험한 게 많은지 적은지 잘 모르겠더구나…… 그래서 마침 여유가 있을 때 다른 삶을 경험해 보는 거야. 얼마나 좋아?”
“거참, 저도 딱히 뭐라 하는 게 아니거든요!”
“피아야, 나는 더 이상 네 삶에 간섭하지 않을 거란다. 그러니 너도 내 삶에 간섭하지 말았으면 좋겠구나…… 내 남은 삶이 그리 길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가능성은 무한하지 않느냐.”

파일 자료 3

피아메타와 파트리치온의 관계를 정의하긴 어렵다.
우선, 그들은 평범한 의미의 가족이 아니다. 피아메타가 7살 때 파트리치온은 이 호위대의 고아를 자기 집으로 데려왔고, 전우가 남긴 뜻을 위해 피아메타를 누구라도 자랑스러울 만한 라테라노인으로 키우겠다고 맹세했다. 하지만 피아메타를 데려온 당일에 바로 두 사람의 첫 번째 '전쟁'이 시작되었다. 파트리치온은 슬픔을 드러내지 않으려는 이 고집 센 리베리를 영화로 달래주려 했지만, 결국은 애써 자신의 영화 취향을 변호하는 것으로, 그리고 실패로 끝났다(파트리치온은 어찌 됐든 피아메타가 슬픔을 잊을 수 있었기 때문에 자신이 승리한 것이며, 그것이 자신의 원래 목적이었다고 주장함). 공증소의 입양 문서에는 두 사람의 관계가 '할아버지와 손녀'로 기재되어 있지만, 두 사람이 서로 그렇게 부르는 걸 본 사람은 거의 없는 데다, 둘이 함께 있는 시간도 거의 없다. 게다가 두 사람은 흔히 말하는 '서로 디스하는 사이'다. 어쩌다 한자리에 모이기라도 하면 상대의 전투 스타일, 취미, 언행, 심지어 식습관과 일상까지 '조롱'하고, 만족스럽게 각자의 생활로 돌아간다.
게다가 두 사람은 평범한 의미의 사제 관계도 아니다. 인사부가 수집한 자료에 따르면, 파트리치온은 피아메타의 스승이다. 학교, 또는 진로를 선택하는 인생의 중요한 순간마다 언제나 파트리치온의 추천이나 서명이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정작 피아메타 본인의 말에 따르면, 이 스승은 자신의 인생에서 단 3가지 경우에만 진지하게 자신의 역할을 했다고 한다. 하나는 확고한 태도로 피아메타와 함께 유탄발사기를 업그레이드한 것, 다른 하나는 확고한 태도로 피아메타에게 총기사가 되라고 격려한 것, 마지막 하나는 확고한 태도로 영화 예술에 대한 피아메타의 미적 감각을 교정하려고 한 것이다…… 파트리치온은 이에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피아메타가 랭크우드 영화에 어느 정도 편견을 갖고 있음을 강조했다.

[의료부 녹음]
“뭐, 딱히 못 할 말도 아니긴 하지…… 난 항상 이렇게 생각했다네. 나라는 '스승'의 의미는, 피아에게 구체화된 '라테라노'를 가르쳐 주는 것이라고 말이야. 어린 나이에 부모를 잃은 리베리에게 낙원은 그녀가 성장하며 마주하는 여러 의문에 답을 해줘야 했다네. 하지만 이런 의문들은 공증소의 문서, 또는 라테라노인이라면 누구나 입에 달고 살지만 그렇다고 명확하게 설명할 수는 없는 '신앙'으로 해결할 수 없지. 피아의 눈에 나는 총기사이자 '율법'을 해석할 자격이 있는 사람이자, 진정으로 대화할 수 있는 라테라노라네…… 그리고 나도 마찬가지야. 지아는 신성한 도시를 떠났고, 파가니니도 이젠 나와 연락하지 않는다네. 같은 시공간에 살고 있는 리베리와 진정한 교류를 해본 적이 없음을 알게 되었을 때, 나 역시 라테라노를 의심했고, 대화할 수 있는 '라테라노'가 필요했지. 바로 그때 피아가 나타난 거야. 그래서 피아가 나를 떠날 수 없던 건지, 아니면 내가 피아를 떠날 수 없던 건지는 설명하기 어렵다네……”
“알겠습니다. 하지만 파트리치온 씨, 당신은 현재 심각한 관절염 때문에 당분간 의료부에 머물러야 합니다. 게다가 겨우 피아메타가 돌아왔는데, 어째서 이 일을 알리지 않으려는 겁니까?”
“됐네, 병상에 누워있어야 하는 늙은이로 피아의 기억 속에 남고 싶진 않다네.”

파일 자료 4

[엽서 한 장]
친애하는 할머니께:
저는 곧 졸업합니다. 하지만 할머니 몰래 충동적으로 결정한 건 정말 죄송합니다. 이유라면…… 할머니께서도 짐작하셨겠지만, 최근 4년 동안 전 율법을 읽으면 읽을수록 무력감을 느꼈습니다. 저는 여전히 어렸을 때의 이상이 옳다고 생각하고 있고, 총기사로서 할 수 있는 일이 수도사로서 할 수 있는 일보다 많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방학에는 집에 돌아가지 않고, 바로 견습 총기사 자격을 신청하려 합니다. 어쩌면 훈련과 시험 과정이 길어질 수도 있겠지만, 나중에 반드시 갑옷을 입고 찾아뵙겠습니다.
파트리치온

[통지서 한 통]
존경하는 파트리치온 포초님께:
먼저 유감스러운 소식을 전해드려 죄송합니다. 귀하의 조모이신 고 마리온 포초 여사의 유해가 본 성당에서 보관 가능한 최대 기한에 도달하였음을 알려드립니다. 귀하와 연락이 닿지 않아, 본 성당은 율법에 따라 유해를 화장하였습니다. 귀하는 언제든지 본 성당을 방문하여 유골을 수령하실 수 있습니다.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스테보누스 위령성당

[허가증 한 장]
교황 기사의 이름으로 지금 파트리치온 포초에게 라테라노를 떠나는 장거리 육지 함선 '트윈플라워'호와 그 부속 차량 행렬의 일정을 감독할 권한을 특별히 부여한다.
이 일정은 율법에 따라 광석병에 걸린 라테라노 공민을 경외로 추방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매우 중요한 일이므로, 파트리치온 포초에게는 함선의 모든 인원의 행동을 감독하고, 필요한 경우 일정을 취소 혹은 변경할 권한이 있다.

[고지서 한 통]
라테라노 공민 지아 로페즈, 현재 귀하는 광석병에 감염된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율법에 의거해 귀하는 7월 21일 자로 장거리 육지 함선 '트윈플라워'호에 탑승해 라테라노를 떠나야 합니다.
일정 동안 귀하는 관리에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하며,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육지 함선 아래층의 감염자 선실을 벗어나면 안 됩니다. 구체적인 수칙이 적힌 문서를 동봉하오니, 출발 전에 잘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추천서 한 통]
교황 성하께:
저, 파트리치온 포초는 성하께 견습 총기사 아우렐라를 추천합니다. 아우렐라는 시험 과정에서 매우 우수한 성과를 보여주었습니다. 비록 자부심이 지나친 면이 있긴 하지만, 적절한 가르침을 받는다면 새로운 세대의 총기사 중에서 가장 유능한 인물이 될 것이라고 사료됩니다.
파트리치온 포초

[거부 편지 한 통]
교황 기사 파트리치온 포초에게:
나는 라테라노 교황의 신분으로 그대의 사직 신청을 거부하겠다. 아우렐라의 일은 그대에게 전적으로 책임을 물어선 안 되는 일이고, 그대는 이 자리에서 아직 할 수 있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만약 어떻게든 사직하고 싶다면, 사직서를 하나 더 쓰게나.
이반젤리스타 11세

[부치지 못한 편지]
……지아.
오늘 정식으로 은퇴했어. 벌써 50여 년을 총기사로 지내왔지…… 이젠 충분해, 충분하고 말고. 하지만 부끄럽게도 난 아직도 총기사가 대체 무엇인지 모르겠어.
처음에는 총기사가 되면 모두를 지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
근데 시간이 지나고 나니, 총기사가 되었기 때문에 주변 모든 사람을 잃은 거라는 생각이 들어.
요즘 들어 무서운 생각이 계속 나를 괴롭히곤 해. 어쩌면 내 인생의 모든 굴곡은 총기사와 별 상관없었던 게 아니었을까?
신분이 나를 대신해 그런 선택을 했다기보다는…… 처음부터 나 자신이 그런 선택을 하기 싫었던 게 아니었을까? 사실 나는 일생을 통틀어 단 한 가지 선택만을 했고, 총기사가 된다는 것이 그 한 가지 아니었을까?
……어쩌면 나는 이제야 깨닫게 된 걸지도 몰라. 내 눈에 비친 총기사란, 그저 하나의 상징이자 이념, 당연한 정답이었던 게 아닐까?
하지만 총기사는 그래선 안 돼. 라테라노는 그래선 안 돼. 누구도 상징이나 이념만으로 자신을 대신해 인생의 모든 선택을 하게 해선 안 돼. 이것을 아이들에게 알려줄 기회가 아직 내게 있을까?
……혹은 처음부터 다들 나보다 더 잘 알고 있던 건 아닐까?
그렇다면 다행인 거겠지, 지아, 다행인 거겠지……

승진 기록

당신은 오늘 너무 바빴고, 늦은 시간이 되어서야 겨우 몸을 뺄 수 있었다. 당신이 상영관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영화가 시작된 후였다. 자리에 앉은 당신은 옆자리도 비어 있는 것을 발견했고, 마음이 조금 가벼워졌다. 어르신과의 약속에서 30분 지각한 것은 예의가 아니지만, 만약 그 어르신마저 늦는다면 그건 또 다른 일이다.
영화가 끝날 때까지 그 어르신은 오지 않았고, 당신이 집무실에 돌아가려던 순간, 누군가 당신의 어깨를 두드렸다.
“늦게 왔더군, 박사.”
고개를 돌린 당신은 파트리치온이 인사하는 모습을 보았다. 올해 겨울이 어찌나 추운지 그의 스카프는 거의 머리 꼭대기까지 싸맬 기세로 머리를 감싸고 있었다.
어쨌든 끝까지 나타나지 않은 사람은 그였고, 당신은 그에게 자신의 불만을 토했다. 이에 그는 한숨을 쉬며 당신에게 사과했다.
“뒤에 앉은 사람들이 계속 내 키가 너무 크다고 불평하는 바람에, 맨 뒷줄로 자리를 옮겼다네. 미안하군, 자네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걸 깜빡했지 뭔가.”
이제 불리한 쪽은 당신이 되었다. 당신은 눈을 깜빡였다.
“나는 매번 가장 늦은 상영 시간을 선택한다네, 사람이 적으면 다른 사람의 시야를 가릴 걱정이 없거든. 하지만 내가 운이 안 좋은 건지 항상 뒤에 다른 관객이 앉는다네. 결국에는 맨 뒷줄로 갈 수밖에 없게 되더군. 하지만 자네도 알다시피, 나는 나이 때문에 눈이 침침해서 뒤에 앉으면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네……”
파트리치온은 쉴 새 없이 이야기했다. 헤어지는 길목에 다다랐을 때, 작별 인사를 하면서 노인은 그제서야 당신이 한마디 말도 못했다는 걸 깨달았다.
“이런…… 너무 수다를 떨어버렸군. 귀찮아하지 않았으면 하네. 다른 사람과 같이 영화를 본 게 너무 오랜만이라 굉장히 즐거웠지 뭔가.” 그는 쑥스러운 듯이 고개를 흔들고는 몸을 돌려 떠났다.
파트리치온의 뒷모습이 모퉁이에서 사라지던 순간, 당신은 그를 불러 세웠다. 그리고 아이스크림이 하나 사고 싶다면서, 만약 같은 방향이라면 좀 더 같이 걸어가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