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9해석
율법의 본체가 기계라는 사실을 알게 된 아르투리아는 떠나기로 결심하고, 페데리코와 안도아인은 앞으로 나아가 율법을 마주한다. 반항자들은 곳곳에 장애물을 설치하고, 엑시아도 최초의 성도를 공격하지만, 순례 행렬은 막을 수 없었다.
등장 오퍼레이터: 모스티마, 엑시아, 피아메타, 이그제큐터 디 엑스 포에데레, 엑시아 더 뉴 커버넌트, 비르투오사, 그레이스베어러, 산크타 믹사파라토
(크윽……)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건 응급 처치 정도입니다.
안도아인, 무절제한 광학 오리지늄 아츠 사용 때문에 시신경이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손상됐습니다.
저에게는 이런 부상을 치료할 자격도, 능력도 없지만…… 가능하다면 바로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상관없어.
길은 이미 발밑에 펼쳐져 있어. 보이지 않아도 계속 갈 수 있어.
바닥에 있는 빛의 표식을 따라가…… 미궁이 너무 복잡한 탓에 내 오리지늄 아츠로는 오래 못 버틸 거야.
……
갑시다.
여기야.
재이의 시작점이 이곳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문 뒤에 답이 있을지도 몰라.
따라오세요, 아르투리아.
페데리코는 대답을 듣지 못했다.
양육 신전 밖에서부터 아르투리아를 쫓아갔을 때까지, 아르투리아는 페레리코에게 협조적이었다.
하지만 지금, 흑발의 산크타는 몇 걸음 떨어져 선 채 우아하게 첼로를 만지작거릴 뿐, 따라올 생각은 없어 보였다.
이번엔 정말로 탈옥해야겠어, 페디.
안도아인은 다쳤고, 넌 혼자잖아. 지금보다 더 좋은 기회가 있을까?
아르투리아, 우리는 이미 진실의 문 앞에 있습니다. 무의미한 행동이라는 걸 아실 텐데요.
진실…… 의미……?
……글쎄.
페디, 넌 가장 훌륭한 집행자이자, '걸어 다니는 율법', 그리고 교황을 제외하고 처음으로 성도에 오른…… '이그제큐터'야.
네 '이성' 그리고 '냉정함', 심지어 그 사이에서 의심하는 모습조차도 율법의 존속을 가리키고 있어.
신성한 도시 자체가 본래 그런 존재라면, 그것의 말을 알아듣는 건 너뿐일지도 모르겠네, 하하.
……
그리고 안도아인…… 미안해. 일부러 그런 건 아니지만, 아까 당신이 오리지늄 아츠를 시전하는 동안, 당신의 마음이 들렸어.
정말 복잡하더라. 내가 아는 그 어떤 사람보다 더 복잡했어. 하지만…… 특별하진 않았어.
지나치게 편집적인 주선율은 모든 것을 같은 곡의 편곡, 또는 같은 곡의 반복으로 바꿨지. 그리고 그것들이 말하려는 건……
당신의 시작과 끝이 모두 라테라노에 있다는 거야.
다만, 그때가 되면 혼자일지도 몰라.
아, 무례했다면 사과할게.
(고개를 끄덕이며) '무례'라니. 아르투리아, 오히려 내가 색다른 고해성사를 한 거 아닐까?
네 마지막 말은 축복으로 받아들이고 싶어…… 내가 정말로 끝에 도달했다는 뜻이니까.
하하. 재밌는 대답이네.
아르투리아가 돌아섰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다 라테라노의 '진실'과 '의미'에 그렇게 집착하는 건 아니야.
최소한, 나는 전혀 흥미를 느끼고 있지 않거든.
아까 그것의 일부가 보였어. 문 뒤에 있는 건…… 기계야, 그렇지?
맞아.
그렇다면, 정답도 분명 재미없겠네.
우리가 츠빌링슈튀르메에서 겪었던 걸 떠올려봐, 페디.
그때와 같은 수준의 재이가 도시를 덮치고 있어. 사람들은 그 속에서 길을 잃고 몸부림치고 있지…… 지금 라테라노에는 귀 기울여야 할 소리가 아주 많아.
……
아르투리아. 지금 혼자서 미궁 속의 적을 상대하겠다는 뜻입니까?
어차피 누군가는 저 녀석들을 유인해 줘야 하잖아?
당신은 수호총을 잃어 기본적인 방어 도구조차 없습니다.
어쩌면, 저 녀석들을 내 청중으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긴장하지 마, 페디. 나도 라테라노에서 지정한 위험인물이잖아.
……
현재 위험 수준 높음, 생존 확률 낮음. 집행자의 판단에 따라…… 행동을 허가합니다.
하하.
시간은 우릴 기다려주지 않아. 만약 돌아설 생각이 없다면 작별 인사는 됐어.
그럼, 안녕. 내 사랑하는 동생.
……그러니까, 교황청을 도와달라고?
이해가 빠르네.
거절한다.
응?
우리에게 그럴 의무는 없어, 모스티마.
네 앞에 있는 사람들 중 절반이 교황청에서 직접 라테라노 밖으로 추방한 사람들이야. 타락 또는 광석병이 그 이유였지……
그리고 나머지 절반은 제 발로 라테라노를 떠난 사람들이야. 실망을 했거나, 의구심을 품었거나…… 구체적인 이유는 다르겠지만.
참나, 그러면 왜 이 타이밍에 돌아온 거야?
광륜이 부서졌잖아. 이게 이해하기 어렵나?
우리는 이제 라테라노 사람이 아니야. 이단자지.
이게 자의든 타의든, 결국 우리와 이 도시의 연결은 끊어졌어. 그런데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이 도시의 변화는 우리에게 영향을 주고 있어, 끝도 없이……
*라테라노 비속어*, 이 망할 광륜!
공증소의 집행자를 전부 불러와도, 너희의 불만을 해결할 수 없어 보이네.
그래서 끝장을 보려고 돌아온 거야!
내가 너희한테 누굴 구하라고 하진 않았잖아?
응?
나는 집행 임무를 수행하다 사고로 타락했어. 그 후 만국 전달자가 됐지, 가장 큰 이유는 쭉 라테라노에 있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었어.
나 역시 이 나라에서는 완벽한 이단자야.
너희의 심정을 나보다 더 잘 아는 사람은 없어.
……
어쩌면 광륜의 이상이 라테라노를 향한 반감을 자극해서 너희를 돌아오게 만든 것일지도 몰라……
원망, 고통, 실망 때문에 돌아온 거라면…… 더더욱 나와 함께 저 행렬을 막으러 가야 해.
왜냐하면 너희의 마음속에 원망, 고통, 실망을 심은 사람들은 전부 저 행렬 안에 있거든. 폭탄도 좋고, 총알도 좋으니 무슨 수단을 써서든 복수해!
……말만 번지르르하게 하네, 모스티마.
아앗, 티 났어?
그래도, 뭐라도 좀 해봐야지…… 어쨌든 돌아왔잖아, 안 그래?
이봐, 누에다.
무슨 일이죠?
이 골목을 따라 쭉 가, 그리고 빈집을 찾아서 숨어. 혼자서 이렇게 많은 애들을 데리고 돌아다닐 상황이 아니잖아.
여긴 그 행렬이 이동하는 방향에서 어느 정도 떨어져 있으니까, 괴물이 여기까지 오진 않을 거야.
파티아, 당신들도 라테라노를 구하러 가시나요?
흥, 패스파인더는 그렇게 고상하지 않아.
하지만 우리의 리더가 이 재앙의 가장 깊은 곳으로 들어갔으니, 가만히 있을 순 없잖아?
자기가 가는 곳은 많은 사람이 가기에 적합하지 않은 곳이라고 했으니까,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해야지.
그리고 수녀, 당신은……
저는 아이들을 지킬게요. 라테라노에서 온 아이들도, 볼리바르에서 온 아이들도요.
(간절히 기도한다)
계시의 석탑 종소리가 멈추기만 하면, 온 사방에서 저 녀석들의 웅얼대는 소리가 들려…… 짜증 나!
백날 광고해도 소용없어, 광륜 같은 건 필요 없어!
(간절히 기도한다)
젠장, 점점 더 많아지잖아……
피아메타, 3초 줄게. 지금 당장 철수해.
3초?! 잠깐, 3초라니 그걸 어떻……
어때. 나 빠르지!
……정말로 모든 사람이 너처럼 빠르다고 생각해?
하아, 됐어. 앞쪽 상황이 심각해. 계시의 석탑 종소리도 울리지 않아, 에클레시아 구역은 완전히 먹혔다고 봐야지.
조만간 미카엘리온 구역으로 들이닥칠 거야…… 바리케이드를 한 발로 무너뜨릴 수 있는 괴물이라면, 공증소 방어 시설도 별 소용이 없겠지.
길을 막는 건 소용없어. 더 효과적인 방법을 준비하지 못한다면, 아마 한 발짝도 막지 못하겠지.
맞아.
네가 말한 지원군은?
시작해 보자고, 친구들.
다들 미카엘리온 구역은 와봤을 거야. 총기 공방에 가든, 공증소에 가든.
너희 중 많은 타천사가 라테라노에서 추방당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했던 일이 바로 여기로 끌려와 수호총을 반납하는 거였겠지.
그렇다면 총기 공방 문 앞에 총을 들고 있는 성상들을 봤을 거야…… 아, 공증소 앞에는 포신을 들고 있는 성상이 2개 있지.
잠깐만. 우리한테는 성상의 발포를 제어할 권한이 없잖아……
그건 르무엔한테 맡기자고.
친구들, 성상들을 전부 쓰러뜨리고 성상의 손에 있는 총으로 거리를 조준해!
그동안 듣지 못한 총성을 한 번에 들어보자고!
으윽……
세상에, 총알을 막을 수 있는 피부라니, 정말 두껍구나!
참나. 모든 총으로 해봤는데, 흠집조차 내지 못하다니……
전에도 이런 적 있었어. 사장님이랑 게임을 할 때였는데, 사장님이 몰래 난이도를 최고로 올려놓은 바람에 밤새 깨지 못했지…… 진짜 마음이 꺾일 뻔했다니까!
당신이요? 그럴 리가요. 광륜이 부서져도 전혀 흔들리지 않던걸요……
자, 제 어깨에 서서 보세요.
어?
계시의 석탑에서부터 미카엘리온 구역의 공증소까지 이어진 가로등이 전부 켜졌어요……
새로 태어난 동포들이 도시를 점차 밝히고 있는 거죠.
마치 수천만 년 전에 있었던 여정과 정말 닮았군요.
진정한 고향을 위해서 가장 위험한 협곡, 가장 척박한 황야를 지나 잠들어 있는 은빛 산맥을 찾으러 갔었죠.
그때와 다른 점은, 이번엔 그분께서 그곳에 계시다는 확신이 아주 강하게 든다는 거예요.
구원은 필연적인 결말입니다. 라테라노가 어둠으로 추락하는 일은 영원히 없을 겁니다.
지금 이 순간, 라테라노에 남은 유일한 선택지는 전진입니다.
하지만 당신은 여전히 홀로 모든 행렬과 종족, 도시를 막고 싶은 거죠?
……
드디어 마음이 편해지는 소리가 들리네. 그래, 이게 라테라노지!
저기, 내가 정말로 혼자라면, 이 폭발음은 어디서 들리는 걸까?
함께 싸우는 사람이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괴물 처리는 걔네한테 맡겨야겠네. 이제 내가 해야 할 건……
너랑 끝장을 보는 거야!
……
대체 뭐가 재이고, 뭐가 미래라는 거야?
네가 뭔데 멋대로 결정해? 왜 네가 지금 하고 있는 게 구원이고, 유일한 선택지라고 단정 짓는 건데?
음. 도와줘야 할까요?
괜찮네. 버릇없는 꼬맹이로 보이는 게 다일 테니.
누가 행진을 방해하는 거지?
모스티마와 피아메타가 갓 라테라노로 돌아온 사람들과 손을 잡았습니다. 현재 안도아인과 페데리코 일행의 위치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습니다.
……피아.
다시 한번 소중한 사람과 등을 지게 되어버렸구먼…… 역시 인생은 언제나 뜻대로 되지 않는 법이지.
파트리치온 님?
자네 일에만 집중하면 된다네, 벨리브.
저는 이미 은총을 받은 생물들과 관계를 구축하고 길을 알려주었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교감은 점점 더 강하고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점점 더 교감 같지 않게 느껴집니다……
대주교…… 아니, 성도님의 말씀처럼 교감 본연의 역할이라네.
성도님께서 보여주셨던 게 전부 사실이었습니다. 재이는 정말 존재했고, 이런 극단적인 방법을 통해야만 라테라노가 구원을 얻을 수 있는 거였어요.
다만 지금……
아무래도 꿈이 무너져버렸으니 말일세.
지금의 혼란은 일시적인 것뿐일세. 계속 가게, 이제 우리는 멈출 수 없다네.
성도가 대성당에 도착해야만 중단된 '탄생 의식'을 다시 이어갈 수 있다네.
아직 더 나은 라테라노를 세우고…… 우리를 가로막는 모든 문제를 해결할 시간이 있을 걸세.
(치…… 치직……)
……
무슨 일이죠?
오랜만이야, 노인네.
멈추는 게 좋을 거야. 네 목을 조준하고 있거든.
오랜만이군…… 아우렐라.
대성당의 가장 깊은 곳이자 미궁의 끝자락에서 마지막 문이 페데리코와 안도아인을 향해 열렸다.
문 너머, 한가운데에 있는 플랫폼에 차가운 고리 모양의 기계가 우뚝 서 있었다. 그곳에서 나오는 기괴한 붉은빛은 방 구석구석을 비추고 있었고, 선명한 기계음을 내고 있었다……
그건 '연산'의 흔적이었다.
……
……
교황님?
……
플랫폼 바로 아래에는 노인이 말없이 서 있었다.
먼지가 두껍게 쌓인 법복 차림의 그는 두 눈을 질끈 감은 채 서 있었다. 그는 마치 듣지도 보지도 못하는 바위처럼, 페데리코와 안도아인이 접근해도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오로지……
갈라지고 벗겨진 입술만이 떨리고 있었다. 무언가 중얼거리고 있었지만, 명확한 음절을 뱉진 않고 있었다.
……
현임 교황 이반젤리스타 11세는 신 앞에서 침묵했다.
실어증과 신경 퇴행 증상이 뚜렷합니다. 지금으로서는 교황님의 체력과 의식이 붕괴 직전인 걸로 판단됩니다.
도시를 뒤덮은 꿈은 이미 무너져 내렸는데, 어째서 교황님은 깨어나질 못하신 걸까요?
어쩌면 교황도 우리와 같은 목적으로 여기에 왔을지도 몰라.
다만 구하던 해답을 아직도 찾지 못한 거지.
31번째 인터랙티브 시뮬레이션이 실패했습니다.
긴급 대응 시스템 실행, 실패.
적격자 명단을 검색합니다:
이반젤리스타 11세…… 삭제되었습니다.
페데리코 잘로, 안도아인 아가탄겔로스…… 신호가 안정적입니다.
전환 프로그램 수행 보조 능력이 있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적격자'?
네가 성도라서 그런 건가? 그렇다면 나는 왜……
적격자란, 연산 모듈의 경계에 있는 특수한 개체를 의미합니다.
샘플로서 인터랙티브 시뮬레이션에 참여하고 모듈의 완성도를 검증해야 합니다.
제 성도 신분에 관해 교황님과 여러 차례 대화를 나눴지만, 언제나 말끝을 흐리셨습니다.
어쩌면 교황님은 성도의 진정한 역할을 잘 모르셨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율법이 우리를 '적격자'로 판단하고 명확한 책임을 부여한 거라면…… 성도 신분과 상관없이, 우리 모두 이 순간 율법에 책임을 져야 합니다.
인터랙티브 시뮬레이션 권한이 개방되었습니다.
기본 데이터 영역 권한이 개방되었습니다.
PCS 권한이 개방되었습니다. 접속을 허가합니다.
페데리코 잘로, 안도아인 아가탄겔로스.
PCS가 필요한 사전 정보를 동기화할 예정입니다.
가까이 오십시오.
기계음은 일정하고 안정적이었고, 어떠한 감정의 파동도 느껴지지 않았다. 성별조차 가늠할 수 없는 소리였지만, 형용할 수 없는 위압감이 느껴졌다.
결국 그것에게 해답을 구해야 하는 건가……
어쩌면 그것이 우리에게 답을 구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특수한 개체'이자, '샘플'이니까요.
현재 상황 평가 불가, 위험 수준 평가 불가. 집행자의 판단에 따라…… 집행을 시작합니다.
두 산크타는 어깨를 나란히 한 채 이반젤리스타 11세를 지나, 차가운 기계를 향해, 반짝이는 두 개의 단말을 향해 걸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