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7장례
양육 신전에 끌려온 산크타 외의 종족은 라테라노가 자신들에게 광륜을 부여할 것임을 통보받는다. 일부는 거부했지만, 강제로 광륜이 생겨나게 된다.
등장 오퍼레이터: 모스티마, 엑시아 더 뉴 커버넌트, 피아메타, 산크타 믹사파라토
도착했습니다. 잠시 쉬고 계세요.
……아르투리아 씨의 탈옥에 관한 조사는 공증소나 대성당에서 할 줄 알았어요.
두 분을 모시고 온 총기사는 일이 있어 먼저 갔습니다. 아르투리아의 일은 걱정하지 말라고 하시더군요.
랜든 수도원에 계신 분들께서는 지금껏 최선을 다해 신성한 도시를 지켜주셨어요. 탈옥 사건 하나에 과도한 책임을 묻지는 않을 겁니다.
휴우. 그럼 정말 다행이에요.
두 분을 모신 건, 따로 상의해야 할 일이 있기 때문이에요.
이곳엔 온통……
조용한 곳으로 옮길까요?
아뇨. 제 말은 이 육아실에…… 왜 온통 리베리뿐인 거죠?
힐데가르트가 앞을 바라봤다. 다양한 옷차림의 리베리들이 말없이 서거나 앉아 있었고, 위로의 종소리만이 일정하게 울리고 있었다.
수백? 아니면 천? 그것도 아니면 만? 힐데가르트는 셀 수 없었다. 도시 전체의 리베리가 다 모인 것 같았다.
이 육아실이 그 정도로 컸던가? 아니, 도대체 무슨 상황이길래 이렇게 많은 리베리를 모아둔 것일까?
보육사님, 혹시 방 전체가 페로인 방, 그리고 전부 필라인인 방, 그리고 전부 루포인 방도 따로 있는 건가요……
예리하시네요.
타천사와 살카즈의 방도 준비돼 있답니다.
……아, 정말 솔직하시네요.
양육 신전에 떳떳하지 못할 일이 있는 것도 아니니까요.
탄생 의식의 마지막에 교황청은 산크타가 모든 종족에게 광륜을 나눠줄 것이라고 선언했어요. 종족별로 진행하는 게 가장 편리할 거예요.
……
……
선생님, 정말 저희도 광륜을 얻을 수 있다는 말씀인가요? 산크타처럼 서로 감정을 공유할 수도 있고요?
당신이 탄생 의식에서 아버비스트의 심장 소리를 느낄 수 있던 것과 같습니다.
왜죠?
네?
제가 왜 광륜을 가져야 하죠?
그러니까, 날 여기 데려온 게 반니니 때문이 아니라…… 내가 리베리이기 때문이라고?
그렇다네.
나한테도 곧 자네 머리 위에 달린 형광등이 생긴다는 겐가?
들어가게나, 파가니니.
이런, 아무래도 거절할 권리는 없는 것 같군. 게다가 좋은 일인 것처럼 들리는데?
적어도 자네의 눈에는 좋을 거라네.
어디 좋기만 하겠는가!
나한테 광륜이 있었더라면, 지아를 라테라노에서 추방하는 자네의 그 철판 머리통에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알 수 있지 않았을까?
자네가 날 원망하고 있다는 건 알고 있다네, 파가니니.
잘 알고 있구먼.
그 일이 없었더라면, 자네도 지금처럼 되진 않았겠지.
라테라노의 수천 년 역사 속에서, 많은 이들이 고서에 기록된 그 무시무시한 대구경 회전식 유물 총을 복원하려고 했지만…… 성공한 건 자네뿐이었다네.
사용자가 일반 총기 반동의 5배를 견딜 수 있다고 생각한 디자인이라니, 천재적이면서도 미친 짓이었지……
됐네. 자네는 총기사 갑옷을 입기도 전에 그걸 성공적으로 해냈잖는가. 타고난 총기사인 걸 자랑하는 겐가?
난 그저 내가 자네와 타고난 파트너일 것이라 생각했다네. 자네, 나, 지아는 어릴 때부터 대학교 때까지 쭉 가장 친했으니까.
하지만, 정식으로 총기사가 되고 맡은 첫 임무는 지아를 라테라노에서 추방하는 거였지……
그 후로, 자네는 총기사 전담 제총사 직책을 내려놓았고, 내가 모르는 곳에서 조그만 공방을 차렸지. 게다가 지금은……
나는 내가 원해서 은퇴한 거였네, 어쩔 텐가? *라테라노 비속어* 같은 '제총 성당'에서 산크타들이 감자칩 만들 듯 총기를 찍어낸다는데, 내가 굳이 끼어들 일이 있겠는가?
산크타는 죄가 없다고? 지아는 쫓겨나고, 나는 광륜을 뒤집어쓰게 생겼다네…… 라테라노에서 편하게 살 수 있는 리베리는 없는 겐가?
그 일은 지아가 리베리라는 것과 상관이 없었다네. 지아는 광석병에 걸렸던 거야. 설령 지아가 산크타라고 해도 라테라노는……
헛소리 지껄이지 말게!
늘 말하던 그거 아닌가? '라테라노의 질서', '라테라노의 순결' 어쩌고 하는 것들 말일세, 내가 자네한테서 한두 번 들은 줄 아는가?
그런데 그 말을 믿나? 지아가 왜 밖에서 홀로 죽었는지 생각해 보게. 자네는 *라테라노 비속어* 그걸 정말로 믿는 건가?
……
나도 인정하겠네. 나도 믿었던 적이 있다네, 파트리치온. 그때까지는 말이지……
우리는 한때 함께 실컷 술 마시고, 함께 총을 만지고, 함께 웃고 울었지. 라테라노에서 우리만큼 잔을 힘차게 부딪칠 수 있는 사람은 없다고 큰소리치지 않았는가.
하지만 지아는 황무지 속으로 사라졌고, 자네는 내 옆에서 뒤돌아서서 라테라노로 돌아갔다네. 난 그제야 알아차렸지……
우리는 진심으로 소통한 적이 없었다는 걸.
힐데가르트 수녀님, 광륜은 나쁜 게 아니에요. 라테라노가 우리에게 내린 축복입니다.
저도 알아요.
버든비스트를 따라왔던 유랑민 시절부터 리베리는 산크타에게서 생활 습관과 사고방식을 비롯한 모든 걸 배워왔어요.
리베리는 아름다운 삶을 동경했고, 신성한 도시의 일부가 되길 갈망했죠.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저도 알아요.
얼마 전에 아르투리아 씨와 그 역사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거든요.
하지만 산크타의 머리 위에 있는 광륜만큼은 리베리가 습득할 수 없는 것이었죠.
바로 그 때문에 산크타와 라테라노에 거주하는 다른 종족들 사이에는 언제나 풀리지 않는 갈등이 있었어요.
여러분은 산크타의 교감에 함께할 수 없었기에, 신앙의 뿌리가 없는 건 아닌지 고민했고, 라테라노의 냉담함과 거리를 두는 듯한 느낌에 의문을 품었죠……
힐데가르트 수녀님께선 전에 랜든 수도원의 재정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라테라노에서 자주 자리를 비우셨던 만큼, 이런 상황에 대해서는 잘 모르실 겁니다.
다른 리베리에게 물어보세요……
저도 알아요.
이곳에 거주하는 많은 이종족이 당신들의 교감을 부러워한다는 건 알고 있어요.
그래서 이제부터 모두와 공유하려고 해요. 더 이상 서로 오해하지 않고, 갈등을 겪지 않을 거예요. 우리는 서로를 진심으로 이해하게 될 거고, 갈등과 장벽은 사라질 거예요……
리베리는 이제 라테라노의 떼어낼 수 없는 일부가 되는 거죠.
……
속상하다는 생각만 드네요.
네?
저는 어릴 때부터 이 도시에서 자랐어요. 어느 가게의 디저트가 덜 달콤한지, 어느 골목의 떠돌이 클라우드비스트가 호박을 좋아하는지, 어느 건물의 옥상이 별을 보기에 좋은지 알고 있죠.
랜든 수도원에서 지내면서 산크타 수녀님들과 함께 맥주와 빵을 만들었고, 투자를 받으러 각자 다른 나라들을 찾아다녔고, 돌아온 뒤에는 다 같이 모여 술을 진탕 마시기도 했죠……
수녀님들이 잠들었을 때, 날개가 의자 등받이 밖으로 튀어나온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몰래 찍기도 했어요. 제가 몰래 외출했을 땐, 주교님이 좀 더 주무실 수 있게끔 수녀님들이 성당에 자장가를 틀어 주기도 했고요……
하하. 힐데가르트, 아직도 기억나요.
사실 주교님은 진작 알고 계셨습니다. 단지 혼내고 싶지 않으셨던 거였죠.
보육사님, 저는 라테라노 사람이에요. 저는 이곳이 정말, 진심으로 좋아요.
보육사님 말씀이 맞아요. 저 혼자 겉돈다는 느낌을 많이 받기도 했어요. 동료의 장례식에서 왜 산크타들이 울다가 웃으면서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는지 알 수가 없었죠……
하지만……
제 아버지는 사냥꾼이셨어요. 매년 겨울이면 다른 동료와 함께 산으로 사냥을 떠나셨죠.
아버지께서 말씀하셨어요. 십년지기 친구도 같은 사냥감 앞에서 서로 다른 생각을 하기도 하고, 심지어 싸우기도 한다고요.
원래 모든 사람은 서로 다른 거예요. 광륜이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니에요.
그런데 좀 전에 보육사님께서는 제가 광륜을 얻으면 라테라노의 진정한 일원이 될 수 있다고 하셨죠.
그렇다면 약 20년이라는 시간 동안, 저는 진짜 라테라노 사람이 아니었다는 말씀인가요?
그게 아니면, 제 삶이 완벽하지 않은 모방에 불과하다는 건가요?
네, 그렇습니다. 힐데가르트 수녀님.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수녀님과 다른 리베리를 부정하는 것은 절대 아니에요.
이건 라테라노에 대한 확신을 가지기 위해 꼭 필요한 요소일 뿐입니다.
보육사님. 전 부정이나 인정 같은 거엔 관심 없어요.
저 자신과 제 삶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을 뿐이에요.
그리고 제게 그 '축복'이라는 걸 받아야 하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지도 않고요.
……
이건 라테라노의 결정입니다, 힐데가르트 수녀님.
그게 내가 처음으로 이별을 경험한 날이었지, 파가니니.
……기분이 좋진 않았다네.
……
쯧, 그리고 그때부터 내 인생이 꼬이기 시작했지.
《전기톱맨》 시리즈나 《블루 카운티의 다리》 시리즈 같은 킬링타임용 영화처럼 말일세. 하하. 명장면이 생기면, 그 장면만 계속 우려먹는 거일세.
지아 다음은 자네였고, 그다음은 가장 신뢰하던 제자였네. 모종의 이유 때문에 그 아이를 내 손으로 라테라노에서 추방했지.
그리고 피아도 딱히 마음 놓을 수 없었고……
왜, 손녀마저 도망가서 독거노인이라도 될까 봐 걱정하는 건가?
자네들 모두 나름대로의 문제가 있었다네. 난 이것저것 시도해 보긴 했지만, 아무것도 하지 못한 것 같군.
흥.
그걸 시도라고 하나? 아니면 혹시 스스로를 속이고 있는 겐가? 그것도 아니라면 스스로를 위로하고 있나?
전부 다일 수도 있겠군.
하지만 자네가 한 말 중에 틀린 게 하나 있다네. 모두에게 광륜이 있길 바라는 건, '신성한 도시의 질서와 순결'만을 위해서가 아니야……
그렇게 말하면 꼭 라테라노가 종족 차별주의 국가인 것처럼 들리지 않는가.
광륜을 공유한 라테라노는 비로소 진짜 하나가 되는 거라네. 그렇게 되면 테라 전역을 위협하는 상상 이상의 재이도 해결할 수 있겠지.
그런 라테라노라면, 우리가 마주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지. 심지어……
자, 속마음을 털어놓는 시간은 여기까지 하지.
*라테라노 비속어*, 드디어 끝났군.
자네의 그런 궤변을 듣고 있자니 정말 역겨웠단 말이지.
파가니니, 들어가게나.
싫다면?
나는 자네의 머리 위에서 빛나는 물건 따위 갖고 싶지 않다네. 자네의 고충을 이해할 생각도 전혀 없고.
파가니니는 총기사를 향해 총을 겨눴다.
조금만 더 기다려 주게나.
뭐?
자네가 천재 제총사라는 건 인정하지만, 자네는 리베리라네, 파가니니.
자네는 자네가 직접 만든 총을 사용할 수 없다네. 자네의 손에 있는 그 총은 그저 명함일 뿐이야.
나한테 그 정도로 불만이 있고, 정말 총을 쏘고 싶다면, 의식이 끝난 뒤에 하게나.
그때가 되면, 광륜이 생겼을 테니 총을 사용할 자격이 있지 않겠는가……
파가니니는 총기사의 갑옷에 총을 힘껏 내려쳤다. 파편이 이리저리 튀었고, 부러진 개머리판이 멀리 날아가며 내는 둔탁한 소리가 복도에 울려 퍼졌다.
……
……
파가니니, 들어가게나.
만국 전달자 모스티마, 그리고 '감시자' 피아메타.
고생하셨습니다. 라테라노를 위한 헌신에 감사드립니다. 이제 이쪽으로……
사람들로 가득 찬 육아실로 가라고?
의식이 곧 시작됩니다. 대주교님께서 라테라노에 오래 거주했던 리베리에게 먼저 축복을 내리실 거예요. 그리고 타천사의 부서진 광륜과 날개도 복원될 겁니다.
자, 서두르시죠. 제가 길을 안내하겠습니다……
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