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테라밥

DT-5회음도

사이드 스토리작전 후2025-03-10

산꼭대기에서 묵량과 친해진 라이오스는 묵량의 체액을 사용한 살구 주스, 잼, 과실주를 만드는 방법을 알아냈을 뿐 아니라, 그림의 진상에 관한 실마리도 잡았다.

등장 오퍼레이터: 라이오스, 마르실, 센시, 칠책,


마르실

나는 파린의 뒤를 따라 그 동굴에 들어갔어.

마르실

거기서 파린이 정령을 기르는 비법을 알게 됐지……

마르실

그리고 생태계란 무엇인지에 관한 것도 배웠고.…… 그때 처음으로 내가 공부가 부족하다는 걸 깨달았어.

마르실

그날은 나와 파린이 친해진 날이기도 해.

라이

“단 한 명의 참된 친구를 얻는 것만으로 인생의 가치는 충분하다. 그 외에 무엇이 더 필요한가?”

라이

파린 양은 당신에게 정말로 소중한 존재인 것 같네요.

마르실

응, 가장 소중한 친구.

라이

그렇다면 당장 구하러 가야 하는 게 아닌지?

라이

확실히, 말씀하신 대로라면 레드 드래곤에게 잡아먹힌 그녀를 되살릴 방법이 있겠죠.

마르실

레드 드래곤……

마르실

……응. 성공하면 꼭 같이 이 마을로 만나러 올게!

라이

기대되네요.

라이

음, 오늘은 좀 많네요.

마르실

……설마, 라이오스가 뭔가 사고 쳤나!?

마르실

보고 올게!

라이

……

라이

하아…… 내가 할 수 있는 건 이 정도려나.

라이

라이오스 씨. 당신 동료들은 당신을 많이 의지하는 것 같네요.

라이

무슨 일이에요? 마르실.

마르실

뭔가 이상해. 분명 종이 울렸는데, 묵량들이 공격해 온 게 아닌 것 같아.

마르실

라이오스도 아직 안 돌아왔고……

라이

……에?


라이오스

자~! 살구가 먹고 싶은 놈은 뛰어라!

라이오스는 한 움큼 따낸 살구를 쥐고 멀리 집어던졌다. 그러자, 크고 작은 다양한 동물형 묵량들이 살구를 쫓아 달려갔다.

묵량들이 살구를 두고 다투는 모습을 보며 라이오스는 내심 흐뭇해하고 있었다. 그는 이 묵량들에게서 자신이 기르던 개들의 모습을 떠올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야말로, 누사, 아노토리드, 보프, 후치, 걸레, 무이무이처럼 보였다.

멍하니 있는 묵량

카오……!

라이오스

서두르지 마. 너희들 것도 있으니까!

물론 라이오스는 이 나무늘보 같은 묵량들에게 싸움을 붙이는 짓은 하지 않았다.

묵량의 취향은 이미 파악하고 있었기 때문에, 많은 과일을 따와서 묵량들이 마음껏 먹을 수 있도록 쌓아놓았다.

그렇게 배를 채워 뒹굴거리는 묵량은 점점 등 색깔이 변해가고 있었다.

배가 불룩 나와 있는데도 과일을 더 집어넣으려 애쓰는 묵량들을 보며, 라이오스는 과연 이들을 싫어할 사람이 세상에 존재할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늘어져있는 묵량

아아아……

라이오스

걱정 마라. 내가 너희들을 잊을 리가 없잖아?

거북이 형태의 그것은 지금 라이오스가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는 묵량이다. 실제로 그 위에 앉아보기 전 까지는, 그 묵량을 단순히 큰 바위라고만 생각하고 있었다.

이 묵량은 거북이와 매우 비슷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가장 흥미로운 점은, 배불리 먹이면 등 쪽의 바위 부분에서 물이 흘러나온다는 것이다.

멀리서 천둥소리가 울려왔다.

천둥소리를 들은 묵량들은 하나둘 일어나려 했다.

하지만, 그들은 자신이 일어설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그 이유는 바로……

너무 많이 먹어서 배가 터질 지경이었기 때문이다!


센시

올해는 풍작이겠군.

마을 주민

센시 님, 당신 덕분이죠.

마을 주민

당신이 없었다면 절반도 어려웠을 거야!

센시

뭘, 가진 지식을 활용했을 뿐이네.

마르실

센시, 좀 도와줘!

센시

무슨 일인가?

마르실

라이오스가 묵량을 찾겠다고 마을을 뛰쳐나간 지 며칠이 지났는데 아직도 안 돌아와!

센시

라이오스가? 그 친구는 워낙에 탐구심이 강하니 말이네. 마음대로 하게 두는 게 낫지 않겠나.

마르실

그뿐만이 아냐. 요 근래엔 묵량들이 마을을 습격하는 일도 없고……

마르실

라이오스한테 무슨 일이 있는 게 아닐까!?

센시

음…… 어차피 우리는 앞으로도 이곳에 머무를 생각이니 조금 더 기다려 봐도 괜찮겠지.

마르실

……

마르실

아냐, 그렇지 않아. 애초에, 여기에 있으면 안 돼!

마르실

그새 잊은 거야? 우린 레드 드래곤을 쓰러뜨리고 파린을 구해야 한다고!

센시

……으음?

센시

……

센시

마르실, 우린 언제부터 여기 있었던가?


묵량들

카아……!

라이오스

또 배가 고파졌나?

라이오스

하하, 정말 잘도 먹는구나.

라이오스

좋아, 오늘도 마음껏 먹게 해 주지.

라이오스

다만 오늘은 좀 다른 걸 시도해 볼까나.

멍하니 있는 묵량

카각……카아?

유쾌한 묵량

우칵?

늘어져있는 묵량

가아……우으……

라이오스

저기 산 정상이 보이나?

라이오스

저기에 너희들이 좋아할 만한 걸 잔뜩 두고 왔어.

라이오스

원한다면 스스로 가서 얻어내라! 이것이 자연의 섭리다!

묵량들

카아아아아!

라이오스

자 간다! 3, 2, 1……

라이오스의 외침과 동시에 묵량들은 앞다투어 산꼭대기를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거북이처럼 생긴 묵량을 제외하고.

늘어져있는 묵량

아아아……

라이오스

음? 설마 등에 올라타라는 건가?

라이오스

하하, 정말 똑똑하네. 경쟁하는 것보다는 내 기분을 맞추는 게 더 빠를 거라고 생각한 건가?

늘어져있는 묵량

우으…… 카아……

라이오스

그래그래, 모두가 먹을 만큼 준비해 놨으니까.

산속에는 세월의 흐름이 없으니.

천둥이 치면 묵량들이 마을을 공격한다는 사실은 이미 파악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것은 절대적인 규칙은 아니며, 묵량들의 습성이 우선시 된다.

그렇다면, 묵량들을 가능한 한 마을에서 멀리 떨어뜨려 놓는 건 어떨까?

이것이 바로 라이오스가 지금 계획하고 있는 일이었다. 산꼭대기에서 산기슭까지의 거리는 산 중턱에서 뛰어내릴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멀기 때문이었다.


칠책

크으…… 꺼억…… 이 술 끝내주네……

칠책

그래서, 아직 패배를 인정 못하겠다는 건가?

마을 주민

이…… 인정 못 하네!

칠책

그럼 한 잔 더.

마르실

칠책!

칠책

어, 마르실. 왜?

마르실

한가하게 술이나 마실 때가 아냐!

마르실

라이오스가 돌아오질 않고 있다구!

마르실

최근에는 묵량들도 잠잠하고……

마르실

분명 라이오스가 뭔가 하고 있는 게 분명해!

칠책

뭐 알아서 하라지. 난 여기서 술이나 마시고 있을 테니까.

센시

역시 칠책도 우리와 비슷한 상태가 돼 버렸군.

마르실

맞아, 자기도 이 마을 사람이 됐다고 착각하는 것 같아.

마르실

……칠책, 우리 여기 온 지 얼마나 됐는지 기억해?

마르실

우리 목적이 파린의 구출이라는 건?

마르실

네가 제일 싫어하는 마물이 미믹이라는 건?

칠책

……윽, 머리가.

마르실

생각났어!?

센시

칠책, 괜찮나?


라이오스

카가각, 각? (그래서, 너네 이름은 뭐야?)

멍하니 있는 묵량

카각!!!

유쾌한 묵량

우웃!

늘어져있는 묵량

아아아……

라이오스

카각! 우웃! 아아아…… 라이오스! (아야오, 샤오차오, 그리고 터우시엔이구나. 나는 라이오스야!)

아야오

우우각, 카각!

샤오차오

카가각!

터우시엔

후우……

라이오스

카가우가우가각! (그래, 우린 당연히 좋은 친구야!)

추위가 끝나도 세월 가는 줄 모르니.

라이오스는 이미 천둥이 치든 말든 신경 쓰지 않았다.

묵량들과는 이미 완전히 친해져서, 함께 먹고 자는 것은 물론이고 매일같이 과일을 따거나 숲 속을 뛰어다니며 놀고 있었다.

그리고 이제는 묵량들의 언어조차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센시

라이오스가 정말로 여기 있는 건가?

마르실

모르겠어…… 하지만 묵량들이 이 쪽에서 왔으니까.

마르실

라이오스가 묵량을 조사하고 있다면 분명 여기 있을 거야……

칠책

가령 네 말대로 라이오스가 여기에 온 뒤로 묵량들의 공격이 상당히 줄어들었다고 한다면……

칠책

설마 그 녀석이 묵량의 공격을 막고 있는 건가……?

칠책

하지만 그냥 묵량이랑 놀러 다니고 있을 것 같은 느낌도 들고……

마르실

음…… 아무튼 어서 라이오스를 찾아보자!


라이오스

후……

라이오스는 이 마물들과 긴 시간 생활해 보면서, '묵량'이라는 '생물'에 대해 깊이 이해하게 되었다.

라이오스

……슬슬 돌아가서 모두에게 진실을 전해야겠어.

라이오스

틀림없이 놀라겠지. 여하튼……

아야오

카각?

라이오스

카가오! (같이 가자. 내 동료를 소개할게.)

샤오차오

우가……

라이오스

우우가각! (걱정 마라. 다들 좋은 사람이니까, 너희를 다치게 하진 않을 거야.)

터우시엔

우우……

라이오스

칵…… 칵…… (그래, 걔네도 너희를 마음에 들어 할 거야!)

마르실

라이오스, 널 구하러……

마르실

왔어.

마르실

……엥?

동료를 구하려고 서둘러 달려온 세 사람의 눈에 이상한 광경이 보였다.

그들이 필사적으로 찾고 있던 라이오스는……

야생 동물처럼 네발로 기어 다니며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언어로 묵량들과 소통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들은 마음속에서 뭔가가 부서지는 것을 느꼈다.

라이오스

우가각! (아, 마침 잘 왔네!)

마르실

뭐라고……?

라이오스

아, 미안. 계속 얘들 언어로 말하다 보니까 순간적으로 사람 말이 안 나왔네.

칠책

……

센시

……

마르실

……미안합니다, 방해했네요.

라이오스

잠깐만, 가지 마! 중요한 사실을 발견했으니까 들어줬으면 한다고!

마르실

아뇨, 됐습니다. 저희는 자력으로 여기서 나갈 방법을 찾을게요. 당신의 행복한 생활을 방해 안 할 테니까요.

라이오스

여기서 나가는 방법과 관련 있는 얘기야!

마르실

……무슨 소리야?

라이오스

잘 봐.

라이오스

자~ 식사 시간이다!

묵량들

(기쁜 듯이 다양한 과일을 향해 달려간다)

마르실

이, 이거…… 과일로 묵량을 길들인 거야?

아야오

카아……

칠책

뭐야? 갑자기 색이 변했어!

라이오스

이게 아야오의 특징이야. 배가 부르면 색이 변해.

마르실

얘 이름이 아야오야?

라이오스

맞아. 저 쪽에 강아지 같은 애가 샤오차오고, 거북이 같은 애는 터우시엔이야.

마르실

라이오스가 붙인 이름?

라이오스

얘네가 가르쳐 줬어.

마르실

……?

아야오

카가…… 꺼억……

마르실

우왓, 너무 많이 먹어서 토하잖아! 색깔도 엄청나고, 징그러워……

칠책

……응? 이거 왠지…… 술 냄새 같은데……

마르실

잠깐, 센시! 그거 마물이 토한 거라구!

센시

과실주와 비슷한 향이 나는군. 흠…… 제대로 발효된 모양이야.

센시

……맛도 나쁘지 않아.

마르실

입에 막 넣지 말라고!

라이오스

진정하고, 일단 이 소리를 들어 봐.

마르실

이건?

라이오스

배에서 출렁출렁 소리가 나지? 이 쪽 내용물은 술이고, 그쪽에 들어있는 건 잼 같아.

마르실

그래서?

라이오스

그리고 이걸 봐봐.

센시

과일을 다 먹은 뒤에는 튀어나온 등 부분에서 물이 흐른다…… 흠! 이 산뜻한 맛은…… 과일 주스로군!

마르실

근데 그게 여기서 나가는 방법이랑 무슨 상관이야?

라이오스

금방 알게 될 거야.

라이오스

센시, 잼이랑 음료를 담을 통은 있어?

칠책

아, 내가 가지고 있어. 요즘 매일 마을 녀석들이랑 술을 마시고 다녀서 몇 개 들고 있지.

마르실

설마 싶은데……

마르실

설마 싶은데……!!

센시

통은 그거면 되겠지. 하지만 잼은 설탕을 좀 넣어서 맛을 조절하는 게 좋겠네.

센시

이쪽 주스는…… 산뜻한 맛이긴 하지만 약간 심심한 것도 사실이고.

센시

이렇게, 잘 어울리는 다른 주스랑 섞어서……

센시

설탕으로 맛을 조절하고, 균일하게 저어 주면……

센시

……마지막으로 병에 담아서 과일을 곁들이면…… 완성이네!

센시

내가 개량한 묵량 잼과 와인, 그리고 주스라네. 먹어 보게.

[CG: 54_i6]
칠책

헤에, 이 과실주 향이 상당히 독특한데.

센시

하지만, 그 대신에 분명 당분 과다일세. 오늘은 평소보다 몸을 많이 움직여서 에너지를 써야겠군.

마르실

……마물이 토한 걸 먹는 사람들과는 대화하고 싶지 않은데……

센시

벌꿀도 꿀벌이 토한 것이라네, 마르실.

센시

골렘 등에 나 있던 야채도 미궁에 오는 사람들의 배설물을 뿌려서……

마르실

아니…… 듣고 싶지 않아!

칠책

라이오스, 왜 그래? 아까부터 말이 없는데.

라이오스

아까 얘기했던, 중요한 발견에 대해 할 말이 있어.

라이오스

전에 저기 점이 있는 묵량을, 마을 밖까지 쫓아갔었는데, 쟤네가 공격을 안 하고 몰래 과일을 먹으면서 좋아하는 모습을 봤어.

마르실

그게 어쨌는데……?

라이오스

마물이 인간을 공격하는 건 선천적인 공격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라이오스

대체로는 더 확실한 원인이 있어. 예를 들어 영역이 침범당했다거나, 무슨 이유로 화가 났다거나.

라이오스

혹은 굶주려서 마을을 습격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면 식사할 때 이렇게 평온할 리가 없지. 보다시피 얘네는 순종적이고 사람을 잘 따르거든.

샤오차오

카오?

칠책

……온 동네 침이나 질질 흘리고.

라이오스

그리고, 마을 사람들이 묵량의 습성을 전혀 모른다는 것도 상당히 이해가 안 돼.

라이오스

우린 이곳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 '과일을 준다'라는 방법을 깨달았잖아. 그런데 우리보다 훨씬 더 묵량들과 접촉이 많았을 마을 사람들이라면, 싫어도 이해하게 되는 게 정상이고 대책도 있었어야 하지.

라이오스

하지만 그러지 않았어. 마치 그럴 필요가 없다는 듯이.

마르실

시도했는데 잘 안된 거 아닐까?

라이오스

그렇다면 더 이상하지. 묵량이 습격하기도 하겠다, 살기 좋은 곳도 아닌데 여기를 떠나려고 하지도 않아. 그러면서도 우리처럼 공격하는 방법을 익히는 것도 불가능하다…… 라는 얘기가 되니까.

라이오스

그렇다면, 사람들은 어떻게 이 땅에서 계속 살 수 있었을까?

라이오스

다들, 묵량의 '서식지'를 하나도 발견하지 못했다는 건 눈치챘어?

라이오스

그리고, 묵량은 죽었다 살아나는 걸 계속 반복하고 있어. 마치…… 여기 있는 모든 것이 '가짜'인 것처럼 말이지!

라이

……흠, 재밌는 얘기네요.

마르실

라이 씨? 언제……?

라이

자세히 들려주실 수 있을까요.

라이오스

……원래 우리가 있던 미궁은 '미치광이 마술사'라고 불리는 인물이 자신의 방대한 마력을 써서 만들었다고 해.

라이오스

그리고 그 미궁에는 다양한 마물이 존재하고 있어.

라이오스

하지만, 마물들은 각각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게 아니고 서로 영향을 주고받게 되어 있지. 잡아먹고, 이용하고, 의존하거나 공생하는……

라이오스

다들 동일하게 생태계의 순환 속에 있는 거야.

라이오스

미치광이 마술사가 누구든 간에, 이런 걸 실현할 수 있다는 건 정말로 굉장하다고 생각해. 그리고 이 장소도 마찬가지고……

라이오스

이 정도로 진짜에 가까운 세계를 만들 수 있는 인물이라면, 틀림없이 커다란 힘을 지녔을 거라고 생각해.

라이오스

하지만……

아야오

(물어뜯으며 침을 흘린다)

라이오스

내 입장에서 보면…… 그 사람이 묵량을 만들면서 왜 더 완벽한 생태계를 구축하지 않았는가, 그게 의문이었어.

라이오스

서식지는 어떤 곳이며, 묵량은 어떻게 번식하는가? 외모가 다른 묵량끼리는 어떻게 서로 소통하는가? 이 마을 사람들과는 관계성은 어떤가?

라이오스

그런 부분들에 관심이 생겼지만 결과적으로는 아무것도 찾지 못했어. 그 사람은 왜 묵량을 만들었을까?

라이

……

라이오스

그리고 그것만 발견한 게 아니야……

라이오스

얘네는 산사나무가 들어 있는 바구니를 소중하게 숨겨 두기만 하고, 조금도 먹지 않았지.

라이

……산사나무?

라이

(작은 소리로) 산사나무라……

라이

(작은 소리로) ……몰랐어.

라이

아뇨, 그냥 혼잣말이에요.

라이

하지만…… 그렇군요.

라이

당신이 신경 쓰는 사물 간의 관계라는 건, 모든 것이 서로의 진실을 증명하는 거울이 된다. 그것이 바로 당신이 생각하는 '진실'이군요.

센시

두 사람의 대화가 무슨 소린지 전혀 이해가 안 되네만……

마르실

으음…… 음…… 나도 그렇게 말하고 싶기는 한데, 왠지 조금 알 것 같기도 해……

라이

……훗, 아하하하! 정말 재밌네요.

라이

그래요, 세상 만물은 다들 각자의 이치를 가지고 있어요. 그렇다면 그림 속에 그려진 것도 그에 맞는 일상이 있을 것이고, 당연히 묵량에게도 그 기원과 목적지가 있겠죠.

라이

하지만 묵량은 뿌리 없는 부평초 같은 것이라서, 자연스럽게 빈 틈이 나타나게 돼요.

라이

예전부터 지금까지, 여기가 단순히 그림 속이라는 걸 깨달은 사람이 없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이렇게까지 확신에 찬 발언은 오랜만에 들어봐요.

라이

이것도 어떤 의미로는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렇게 말하며, 라이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뒤돌아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라이

봐, 이것도 세상의 대단함을 깨달은 거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

……응?

???

이 그림, 어떻게 된 거지?

???

원래는 산수를 그린 그림이었는데 왜 이렇게……?

???

더러운 먹 자국에, 물도 튀었고. 빨간색과 보라색 얼룩까지…… 누가 내 방에 왔었나?

???

설마……

???

……

???

아냐. 이번엔 그 귀찮은 '언니'는 상관없어……

???

흥미롭군. 황야의 페이가 한 짓인가.


라이오스

우왁! 왜 갑자기 이렇게 큰 천둥소리가?

라이

어머나, 진짜로 화났나 보네……

라이오스

응? 누가 화났는데?

라이

뭐, 그럴 만도 하지. 이렇게나 많은 묵량이 유인당해서 심하게 취한 모습은 처음 보는 광경이니까.

라이오스

라이 씨는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마르실

저거 봐! 하늘에서 사람이 떨어졌어!

칠책

아니, 떨어진 게 아니라 날아오고 있어…… 화난 것처럼 보이는데, 저게 여기를 만든 마법사인가?

마르실

으아아아악! 라이오스가 이상한 소리를 해서 화난 거야!

라이오스

에엥? 난 별말 안 했다고!

라이

겁내지 마세요. 이건 그냥 조금 특이한…… 배웅 같은 거니까요. 당신들 목숨을 빼앗기 위한 건 아니에요.

라이

묵량은 저 사람의 잡념을 표현한 것. 잡념이기 때문에 그렇게까지 제대로 관리할 생각이 들지 않는 것도 이해합니다.

???

……

라이오스

이봐~! 살살해 줘! 다들 지금 배가 부른 상태니까! 그렇게 거꾸로 들지는 않았으면 좋겠어!

아야오

그웨에……

센시

아깝군! 어서 병에 담아야겠네!

???

너희들…… 여기서 나가!

라이오스

우와아아앗!?

라이오스

넌 왜, 그 검으로 그림을……


라이오스

그리……

라이오스

……으악! 어, 엉덩방아 찧었어……

마르실

꺄악!

마르실

뭐 어떻게 된 거야…… 다들 괜찮아?

칠책

웩, 쿨럭, 콜록…… 난 괜찮아……

센시

나도 문제없네.

센시

여기는…… 호수 냄새가 나는 곳이로군.

센시

해변으로 온 건가?

라이오스

모르겠어. 그래도 일단 그곳에서는 빠져나온 것 같아……

라이오스

아니, 잠깐! 아직 묵량들에게 제대로 작별 인사도 못 했는데!

마르실

결국 라이오스의 마물 사랑 덕분에 살게 되다니……

라이오스

응? 마르실, 너 입이……

라이오스

왜 그렇게 새카매?

라이오스

결국 못 참고 먹은 거야!?

마르실

으응? ……그건 너네도 똑같잖아!

마르실

풋, 퉤퉤퉤! 뭐야 이거, 무슨 맛이야?

마르실

우리, 아까까지 뭘 먹은 거야!?


……이 그림은 이제 필요 없어.

라이

하지만 아주 재밌는 사람들이었지. ……넌 안 먹어 봐? 그리고, 이 산사나무.

……

라이

저기, 한 입 먹어 볼래?

……필요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