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츠빌링슈튀르메의 가을

ZT-ST-2간주 '미완의 푸가'

사이드 스토리브릿지2024-04-30

페데리코는 헌병 대장의 유언에 따라 그의 집으로 찾아갔고, 피아노 연주를 통해 아르투리아가 아직 목적을 이루지 못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걸 깨닫는다. 한편, 연로한 리치는 '속세의 음'을 가져갔지만, '기원의 뿔'을 소환해 내지는 못한다.

등장 오퍼레이터: 비비아나, 에벤홀츠, 레싱, 이그제큐터 디 엑스 포에데레, 비르투오사, 베이스라인


비비아나

……솟아오른 우르티카 밀실이 루트비히스 대학이 있는 섹터를 파괴했고, 헤르쿤프트쇼른의 술식 영향으로 현재 학교는 정상적인 운영이 어렵습니다.

비비아나

지금은 여황의 목소리가 헌병대로부터 정리 임무를 넘겨받은 상태입니다. 영향을 받지 않은 교사와 학생들도 학교에서 가장 가까운 오슈텐도르프호프 섹터로 옮겨졌습니다.

비비아나

정리 작업은 약 한 주 정도 필요하고, 정리가 끝나면 다시 학교로 돌아……

???

그럴 필요 없다. 루트비히스 대학 도서관은 신 레오폴트 구로 옮겨 제국 박물관의 관할로 들어갈 것이고, 남은 건물은 바흐 구의 제국 아츠 아카데미와 합병될 거다.

???

우르티카 소속의 옛 섹터는 게사츠슈베이터들이 책임지고 파멸할 것이고.

비비아나

그렇게 되면 루트비히스 대학이……

그리마흐트

루트비히스 대학은 역사가 되겠지.

비비아나

……폐하.

그리마흐트

많이 놀랐나?

비비아나

알현할 때 저는……

그리마흐트

리젤로테가 올 줄 알았나 보구나.

비비아나

죄송합니다.

그리마흐트

그래도 잘 마무리해서 리젤로테가 너를 높이 평가하더군.

비비아나

감사합니다, 폐하. 어제 폐하께서 직접 오지 않으셨다면……

그리마흐트

다 끝난 일이다. 그 얘기는 그만.

비비아나

……폐하, 한 가지 더 있습니다.

그리마흐트

음?

비비아나

아르투리아…… 이번 사건에 연루된 산크타 말입니다. 전에 만난 적이 있는데 제게 아버지 얘기를 했었습니다.

비비아나

그 사람이 아버지의 사인과 연관이 있는 건지 알고 싶은데, 혹시 제가……

그리마흐트

말했을 텐데, 호흐베르크.

그리마흐트

위치킹의 잔당이 귈데네스게사츠 사본을 훔친 사건은 종결됐다.


에비게그나데

브란트.

게사츠슈베이터

폐하, 폐하도 와 계셨군요.

에비게그나데

코라를 찾으러 왔나?

에비게그나데

코라는 귈데네스게사츠 리허설 중이다. 위치킹의 잔당 건 때문에 오랫동안 지체돼서, 다들 내일 연주를 걱정하고 있으니 말이야.

게사츠슈베이터

걱정하지 마십시오. 악장은 언제나 완벽합니다.

에비게그나데

코라도 그렇게 말했다만, 두 사람 너무 오랫동안 못 쉬었지? 축제가 끝나면 같이 휴가라도 다녀오는 게 어떻느냐?

에비게그나데

함께 슈투름란트에 돌아가 보는 것도 좋겠군. 황실악단의 조율사와 게사츠슈베이터가 아닌, 코라와 브란트로 말이지.

게사츠슈베이터

……

에비게그나데

이건 포상이다, 벌이 아니야. 위치킹의 잔당을 소탕하기 위해, 너희 둘과 비비아나가 얼마나 노력했는지는 나도 다 알고 있다.

에비게그나데

다만…… 기회란 무한하지 않아. 할 말이 있으면 얼른 하거라. 나중에 늦었다고 후회하지 말고.

게사츠슈베이터

……충고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폐하.

에비게그나데

그래. 내일 축제에는 적어도 20명의 게사츠슈베이터가 필요하다.

게사츠슈베이터

네?

게사츠슈베이터

그리마흐트 님 쪽에서는 알고 계……

에비게그나데

매년 여황 축제는 황실악단의 귈데네스게사츠 연주로 시작해서 나와 힐데가르트의 합주로 끝났지.

에비게그나데

올해도…… 사람들이 우리의 공연을 좋아해 줄까?

게사츠슈베이터

……물론 그럴 것입니다. 폐하.

에비게그나데

브란트, 내 질문에 대답해 줄 수 있나?

게사츠슈베이터

말씀하십시오.

에비게그나데

만약 네가 가장 아끼는 물건에 금이 갔다면, 너는…… 뒤돌아서서 모르는 척할 건가?


미하엘

벌써 츠빌링슈튀르메를 떠나려고요?

페데리코

아르투리아가 제압됐으니 우선 라테라노로 돌아가서 교황님께 보고할 겁니다. 그 후에 우리는 정식으로 라이타니엔에 법적 절차상의 협력을 요청할 것입니다.

미하엘

알겠습니다. 제 말은…… 내일이 여황 축제인데……

미하엘

츠빌링슈튀르메도 볼거리가 아주 많을 거예요. 다른 주, 심지어 다른 나라에서 온 수많은 젊은이들이 축제에 참여하거든요.

페데리코

예, 저도 거리에 사람이 많아진 걸 느꼈습니다.

미하엘

그래서 말인데…… 집행자 씨, 하루만 더 있다 가면 안 될까요?

페데리코

그 이유를 말해주시죠.

미하엘

음…… 아르투리아도 잡았고, 도난당한 귈데네스게사츠의 사본도 되찾았고, 위치킹의 잔당도 일망타진했으니 사건이 모두 해결된 건 맞지만, 왠지 모르게 자꾸 불안해서요.

미하엘

옛날부터 제가 위험에 대한 감지 능력이 유난히 뛰어나다고 그리마흐트가 말한 적이 있거든요…… 물론, 제 노파심일 수도 있고.

페데리코

라이타니엔 내부의 일은 당신의 여황과 함께 의논하는 게 더 좋을 것 같습니다.

미하엘

오늘 하루 동안 저를 만나줄 겨를도 없었는걸요.

페데리코

그래서 저를 배웅할 시간이 남은 겁니까? 저는 또 공무상의 요청인 줄 알았습니다만.

미하엘

공무상의 요청이라니…… 그쪽을 감시할 필요도 없는데요.

미하엘

게다가, 음, 그래도 츠빌링슈튀르메까지 왔는데, 좀 더 머물고 싶어질 만한 새 친구나 새로운 경치 같은 건 없나요?

페데리코

친구와 풍경 말입니까……

미하엘

뭘 보고 있는 건가요…… 카페?

페데리코

떠나기 전에 로리스 씨가 추천한 음료 정도는 마셔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고집이 센 학생

사, 산크타 씨!

페데리코

당신은 율리아 씨의 남동생 얀 씨군요. 당신도 여기서 일하고 있습니까?

고집이 센 학생

네, 학비를 더 모아서 다른 나라에 가 보려고요. 산크타 씨를 다시 만날 줄은 몰랐네요.

고집이 센 학생

라테라노 공증소의 집행자는 라테라노 시민을 대신해 유언을 집행해 준다고 들었는데, 진짜인가요?

페데리코

그렇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고집이 센 학생

사건 해결도…… 가능해요?

페데리코

계약에 포함된 내용이라면 최선을 다해 이행합니다.

고집이 센 학생

다행이다! 로리스가 죽기 전에 열쇠를 남겼는데, 집에 제 누나 사건과 연관된 단서들이 있다고 했어요.

고집이 센 학생

저는 사건을 어떻게 조사해야 할지 모르겠고, 그래서 열쇠를 누구한테 줘야 하나 난감했거든요!


페데리코

여기가 로리스 보르딘 씨의 거처군요.

미하엘

……여긴 츠빌링슈튀르메의 집인데요! 보르딘 씨랑 알고 지낸 지 얼마 안 됐죠? 그런데 당신한테 이 집을 남겼다고요?

페데리코

집을 남긴 게 아니라 사건의 단서를 남겼을 뿐입니다.

페데리코

여기 보세요…… 벽, 책상, 서랍 안까지, 곳곳에 있습니다.

페데리코

이 단서들은 모두 율리아 쉴러, 십여 년 전의 실종 사건에 관한 단서들입니다.

페데리코

그리고…… 편지 한 통.

페데리코

……

페데리코

로리스 씨는 실패를 받아들였다고 말했지만, 사실은 수사를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미하엘

당신이 사건 해결 기계라는 걸 깜빡할 뻔했네요. 아마 당신에게 백작 작위를 수여하고, 쌍둥이 탑 구역의 고탑을 준다 해도 눈 하나 깜빡하지 않을 것 같네요.

페데리코

그 가설은 성립되지 않습니다. 라테라노의 성도가 다른 나라의 작위를 받은 선례도 없으니까요.

미하엘

라테라노의 성도가 당신이랑 무슨 관계…… 아니, 그러니까 당신, 설마 집행자 씨에게 '성도' 칭호가 있다는 거예요?

페데리코

그렇습니다.

미하엘

도시를 세운 사람이나 교황 같은 그 '성도'요?

페데리코

당신이 말한 그 '같은'이 어떤 걸 말하는지 모르겠지만, 명의상으로는 그렇습니다.

미하엘

……그렇다면 당신에 대한 감시 필요성을 재검토해야 할 것 같네요, '성도' 씨.

페데리코

여황 곁에 있는 '집행자'로서, 당신이 저에 대한 정보를 다 알고 있는 줄 알았습니다만.

미하엘

저도 그렇게 생각했어요.

페데리코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제게 '성도' 칭호가 있든 없든, 이번에 라이타니엔에 온 것과는 무관합니다.

페데리코

아르투리아를 체포하는 건 집행자로서 제 임무이고, 라테라노 시민을 대신해 유언을 집행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페데리코

아르투리아 사건도 일단락되었으니, 이제 로리스 보르딘 씨의 유언을 집행하는 게 제 다음 임무입니다.

페데리코

……

미하엘

어…… 망설이는 건가요? 이런 모습은 처음인데요!

페데리코

아르투리아 사건에 대해 아직 의문이 남아 있어서 그렇습니다.

미하엘

무슨 의문이요?

페데리코

아직 정리할 시간이 필요합니다.

페데리코는 방 한쪽에 있는 피아노로 눈길을 돌렸다.

대부분의 라이타니엔 가정처럼 로리스의 집에도 악기가 있었다. 다만 피아노 의자에 놓인 수많은 서류로 미루어 볼 때, 이 피아노는 별로 사용되지 않은 것 같았다.

어떠한 순서에 따라 검은색과 흰색 건반을 누르면 바로 선율이 울려 퍼진다. 이러한 반응은 당연하다. 많은 의문은 싹이 터도 답을 얻지 못하고 흐지부지 끝나는 것들이 수두룩했으니.

[CG: 44_i08_1]
미하엘

방금 연주한 건…… 어제 루트비히스 대학에서 울렸던 곡이 아닌가요?

페데리코

《위치킹의 죽음》입니다.

페데리코

아르투리아는 로리스 보르딘 씨와 브란트 라이너 씨, 그리고 위치킹의 죽음을 목격한 다른 사람들의 마음속 가장 강렬한 감정을 음표로 삼아 이 곡을 만들었습니다.

페데리코

아르투리아가 그 사람들 마음의 소리를 통해 뭘 찾았는지 알고 싶습니다.

미하엘

음표는 같은데 뭔가 감정이 너무 다른 것 같아요.

미하엘

집행자 씨, 정말 아르투리아랑 친족이 맞나요? 악기를 멋대로 연주하는 것도 범죄 행위라면, 당신은 문을 나서자마자 잡혀갈 거예요.

페데리코

저는 한 음도 틀리게 연주하지 않았습니다.

미하엘

하지만 아무런 감정도 느껴지지 않잖아요! 법률을 암기하는 방식으로 음악을 이해하면 안 돼요. 일단…… 음, 곡이 묘사하는 감정을 상상해 보세요.

미하엘

로리스 보르딘 씨를 예로 들자면, 당신은 그 사람이 되어서 위치킹의 탑을 향해 돌격하는 그날 밤을 상상해야 해요. 그 사람이 어떻게 영웅이 됐는지, 또 율리아 사건 때문에 얼마나 실망했을지도요……

페데리코

……

[CG: 44_i08_2]
로리스

당신이 나처럼 어쩔 수 없이 자신을 의심하게 되고, 막막하고 흔들린다는 느낌이 들 때…… 힘이나 이유가 필요하다는 걸 깨달을지도 몰라.

로리스

그때가 되면 율법이 당신을 인도하지 못한다는 걸, 당신도 알게 되겠지.

클레망

왜 갈등은 늘 존재할까요? 정녕 사람과 사람은 서로 이해할 수 없는 운명인가요?

클레망

조금의 혼란만으로도 표면상의 질서는 붕괴로 치닫게 되고, 한번 혼란에 빠지게 되면 사람들은 서로에게 상처를 주게 되죠……

이반젤리스타 11세

어느 시대나 갖가지 곡절과 시련을 피할 수 없다. 우리는 그저 최대한 모든 준비를 하는 수밖에 없고. 확실한 건, 그게 너를 선택했다는 것은 네가 그 미지의 재난에 대처할 능력이 있다는 증명이라는 것이지.

이반젤리스타 11세

너 말고도 산크타 중에 매우 특별한 인간이 있다는 걸 너도 잘 알 것이다.

이반젤리스타 11세

가능하면 내게 데려오거라. 직접 만나야겠으니.

아르투리아

페디, 어려서부터 너만 보통 사람과 달랐어.

아르투리아

너는 정말…… 내가 연주를 통해 본 모든 게 보이지 않는 거니?

페데리코

……

미하엘

세상에, 그리마흐트께 감사를. 드디어 제 귀와 영혼이 구원받은 기분이네요.

미하엘

잘 안되죠? 그럼 노력할 필요 없어요. 음악적인 재능이 없는 사람도 있다는 걸 인정해야 하니까요……

페데리코

네, 저는 로리스 씨나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이해할 수 없고, 음악이 만들어낸 환각도 보이지 않습니다.

페데리코

하지만 방금, 감정도 일종의 정보라는 걸 느꼈습니다.

미하엘

그게 무슨 말이에요?

페데리코

당신이 말한 것처럼, 아르투리아의 연주는 확실히 저와 다릅니다. 순서대로 음표를 조합한다고 의미가 있는 게 아닙니다. 감정이 더해져야만 우리가 사랑하는 음악이 되는 것이죠.

페데리코

그렇다면, 제 이해에 따르면 감정도 하나의 부가적인 정보입니다.

페데리코

아르투리아가 로리스 씨나 다른 이들의 마음속 소리를 연주한 것은, 그들의 가장 강렬한 감정 속에서 그들조차 찾을 수 없는 정보를 얻기 위함입니다.

페데리코

그건 아르투리아만 할 수 있는 일입니다.

페데리코

아르투리아는 아직 목적을 이루지 못했으니 얌전히 잡혀 있을 리 없습니다. 며칠 안에, 아마도 더 큰 혼란이 일어날 듯합니다.

미하엘

……확실해요?

페데리코

시간을 들여 당신에게 더 자세한 논리를 설명할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당신이 제 사고방식을 '공유'하기엔 어려울 것으로 판단합니다. 따라서, 제 결론을…… '직감'이라 생각할 것을 추천합니다.

미하엘

집행자 씨, 그 사람을 찾아가면 됩니다. 그 사람이라면 당신을 도울 수 있을 거예요.


축하한다, 곧 나한테서 벗어나겠구나.

왜, 이런 말을 하면 안 되는 건가? 무슨 말이 듣고 싶은 거지? 조롱, 분노, 저주? 아니면 소설에 나온 것처럼 기고만장한 적이 퇴장하기 전의 비참한 애원?

잊지 마라, 날 만나고 싶어 한 건 너야. 의문이 들 때마다 넌 자신도 모르게 내 연주 소리를 찾아왔지.

넌 나에게서 너에 대한 부정을 듣고, 그걸 구실로 나를 부정함으로써 스스로 하찮은 위로나 얻고 싶어 할 뿐이다.

나한테 네가 필요한 게 아니다. 너한테 내가 필요한 것이지.

우르티카의 핏줄, 프란츠, 에벤홀츠…… 내가 없어지면 네 미래는 어떻게 될까?

프레몬트

끝났다.

에벤홀츠

뭐가…… 끝났다는 거지?

프레몬트

네 머릿속에서 '속세의 음'을 꺼냈다.

에벤홀츠

하지만……

프레몬트

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이 말이 하고 싶은 건가? '기원의 뿔' 소환은…… 애초에 불가능하니까!

프레몬트

굳이 비유하자면, 한 무리의 사람들이 잔뜩 긴장해서 쌍둥이 탑을 폭파하기 위해 불을 지르려고 했는데, 결국은 하수도에서 너랑 비슷한 글룸핀서가 방귀 뀌는 소리를 듣는 정도랄까.

에벤홀츠

위치킹의 선율이 '기원의 뿔'로 통하는 문을 열 수 있다고 하지 않았나?

프레몬트

그것도 정확한 선율이어야 가능하지. 아무 열쇠나 다 문을 열 수 있는 건 아니야! 놈들이 네 머릿속에 집어넣은 쓰레기는 헤르쿤프트쇼른의 연구와 비교도 안 되지.

프레몬트

감염자를 폭파시킨 그 멍청한 것들은 아무것도 만들어내지 못했어!

프레몬트

'속세의 음'…… 이걸 가진 놈들은 무엇이 제대로 된 창작이고, 무엇이 식후에 하는 트림인지 똑바로 구분도 못 하는가?

프레몬트

게르하르트가 이걸 네 머리에 넣었다고? 내가 그놈을 땅에서 파내 두들겨 패면 될까?

에벤홀츠

하지만 그자들은 '속세의 음' 안에 위치킹의 분신이 있다고 했는데.

프레몬트

분신, 하하, 분신은 무슨.

프레몬트

그건 마치 내가 내 영혼을 공으로 만들어 포타워 극장에 던진 다음, 그 멍청한 새끼 양들에게 공놀이나 하게 하는 거나 마찬가지야. 그게 가능할 것 같나?

프레몬트

그만 칭얼거려라, 꼬마야. 난 지금 기분이 매우 좋지 않아, 최악이야. 그리마흐트를 도와 이 마지막 한 건만 해내면, 내 물건을 챙기고 이 거지 같은 곳을 떠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프레몬트

설마 내가 그 가면쟁이들에게 당할 줄이야…… 그것도 여러 번이나!

프레몬트

아무래도 에르망가르드에게 검사라도 받아야겠군. 리치는 나이가 들면 머리도 나빠지는지 말이야!

에벤홀츠

그 사람은…… '속세의 음'이 잡음이라고 했어.

레싱

'속세의 음'이 위치킹이 남긴 선율인 건 맞아. 문제는 게르하르트가 그 위력을 잘못 평가한 거지. 그건 위치킹의 유산을 찾는 열쇠가 아니야.

에벤홀츠

그럼 내 머릿속의…… 소리는?

레싱

아츠와 관련된 원리는 나도 몰라.

레싱

'속세의 음'은 해결됐지만, 간혹 두통이나 환청이 생길지 몰라. 그래도 앞으로는 훨씬 더 편할 거야.

레싱

혹시 모르니까 여기서 좀 쉬었다가 여황 축제가 끝나면 그때 츠빌링슈튀르메를 떠나.

에벤홀츠

그렇다면, 그 소리는 내 망상이었다는 거야?

에벤홀츠

이렇게 오랫동안 나름 저항했다고 여긴 게, 다 내 상상 속에서 벌어진 거였다니.

에벤홀츠

난 그 거물들의 계획과는 애초와 아무 관계도 없었던 거군.

에벤홀츠

미치기 전에 자결은 무슨…… 하하, 난 진작부터 미친놈이었구나.

레싱

너랑 그런 얘기할 시간은 없어.

에벤홀츠

……그렇겠지.

에벤홀츠

너희 영감이 내 머릿속의 쓰레기가 헤르쿤프트쇼른의 연구를 더럽힌다고 하던데, 굳이 나 같은…… 이 쓰레기를 상대할 필요가 있나? 어쨌든, 내 몸에 그자의 힘 같은 건 없었으니까.

에벤홀츠

난 손을 흔들어 재앙 구름을 소환할 수도 없고, 탑을 단번에 가를 수도 없는데……

레싱

그래서?

에벤홀츠

너희들은 '속세의 음'을 가져갔으면서, 왜…… 날 죽이지 않았지?

에벤홀츠

'속세의 음'은 열쇠가 아니고, 나도 쌍둥이 여황에게 쓸모가 없을 텐데. 왜 위치킹 시대의 실험 불량품을 태우는 것처럼 나와 관련된 것도 태워버리지 않는 거야?

레싱

그럴 필요까진……

에벤홀츠

……없으니까?

에벤홀츠

그렇다면 내 형제는? 심지어 아무런 죄도 없이 죽었어. 너희 말대로…… 글룸핀서의 '방귀'같은 멍청한 계획 때문에 말이야. 이 얼마나 듣기 거북하고…… 아이러니한지!

에벤홀츠

그 녀석은 죽기 직전까지도 고마워했는데…… 나와의 만남을, 스승이 첼로를 가르쳐 준 것을.

에벤홀츠

하지만 우리의 만남은 게르트루트한테 이용당한 거였어. 그 아이가 사모하는 스승도 위치킹의 잔당과 엮여 있었다고.

에벤홀츠

하하하, 그런데 이제 와서…… '속세의 음'이 오해라고?

에벤홀츠

그럼 우리의 삶과 죽음, 만남과 이별에는 대체 무슨 의미가 있었던 거지?

레싱

좋아, 답을 원한다면 알려 줄게……

레싱

맞아, 의미 없어.

레싱

우르티카의 성이 없었다면, 몸에 '속세의 음'이 없었다면, 너는 그저 자신의 불행을 한탄할 줄만 알고, 자포자기할 줄밖에 모르는 허울에 불과해.

에벤홀츠

그렇지, 이제 슬슬 본심이 나오는 건가.

레싱

아츠 유닛이나 집어 들어.

에벤홀츠

왜 붕대는 풀지 않지? 그래야 처형 효율도 올라갈 건데.

레싱

지금의 넌, 그럴 가치조차 없어.

에벤홀츠

이 순간마저도 나를 모욕하다니……

레싱

그럼 반항해 봐. 네 행동으로 내 말이 틀렸다는 걸 증명해 보라고.

에벤홀츠

윽……

레싱

너는 위치킹의 핏줄을 경멸한다면서, 한 번이라도 위치킹에게 상처받은 사람들을 찾아가 그들을 돕거나 속죄한 적 있어?

레싱

너는 우르티카 백작의 신분을 증오한다면서, 한 번이라도 영지 주민들의 안위나, 쌍둥이 여황과 위치킹의 잔당 사이에서 날로 쇠락해 가는 우르티카 영지를 신경 쓴 적이나 있냐고?

레싱

너는 자신이 유일한 생존자라고 한탄하지만, 여전히 눈앞의 삶을 소중히 여기지 않고, 늘 목숨을 위태롭게 하고 있어.

레싱

스스로 고탑에 갇혀 자유가 없다고 했지만, 우리 밖의 사람들에게 눈길을 준 적도 없는 놈이 도대체 누구라고 생각하는 거지?

레싱의 검은 피할 수 없을 만큼 빨랐다. 그가 단숨에 이렇게 길게 말하는 것도 매우 드물다.

처음에 에벤홀츠는 피할 생각이 없었지만, 오리지늄 주사위가 거의 본능적으로 튀어나왔다. 그 아츠는 분노와 함께 폭주한 것처럼 쏟아져 나왔다.

에벤홀츠

핏줄, 신분, 책임, 이건 다 운명이 내게 떠민 거야.

에벤홀츠

나도 노력하고 반항해 봤지만, 결국 모든 게 아무 필요 없었다고 말한 건 너희들이잖아!

에벤홀츠

어째서, 어째서 나는 아무것도 아니면서 이 모든 걸 겪어야 하지?

레싱의 검이 에벤홀츠의 목에 닿았고, 오리지늄 주사위는 바닥에 떨어졌다.

전투는 끝났지만, 승부는 처음부터 정해져 있었다.

에벤홀츠

우리가 저항하는 운명이 애초에 우리 것이 아니라면, 그로 인해 받는 고통은…… 도대체 뭔데?

레싱

나는 귀족 교육을 받지 못해서 '운명' 같은 말은 하지 않아.

레싱

내가 아는 건 모든 아픔이 진짜라는 것뿐이야.

레싱

나는 골목에서 헌병에게 두들겨 맞는 노점상을 봤고, 귀족에게 농지를 빼앗겨 길가에서 얼어 죽은 노인도 봤어.

레싱

위치킹이니, 쌍둥이 여황이니, 선제후니, 녀석들은 평생 이런 걸 볼 수도 마주칠 일도 없어. 운명이든, 고난이든, 녀석들은 애초에 이런 것의 의미를 생각할 수조차 없다고.

레싱

이게 바로 고탑의 그림자 속에서 살아가는 수많은 라이타니엔 사람들이야.

레싱

추상적인 개념을 이길 수 있는 사람은 없어. 복수를 원한다면 더 명확한 상대를 골라. 위치킹이든, 쌍둥이 여황이든, 아직도 살아 있는 잔당이든.

레싱

우리는 살기 위해서 싸워. 한순간도 멈추지 않고, 자신 또는 적의 피가 다 흐를 때까지.

에벤홀츠

살기 위해 싸운다……

레싱

위치킹이 남긴 유산을 아직도 못 찾았어. 만약, 어둠에 숨은 적들이 그걸 찾아내 이용한다면, 또 수천수만 명의 사람들이 고통받을 게 뻔해.

레싱

너는 이 고탑에 남아 계속 자신의 '운명'을 한탄할 수도 있어. 아니면 죽을 때까지 계속 나에게 도전할 수도 있지.

레싱

그게 아니라면…… 나랑 같이 위치킹의 유산을 찾아내고, 어떤 형식으로 살아 있을지 모르는 그 진정한 원흉을 끝내러 가든가.

레싱

선택해.

에벤홀츠의 목에 닿은 검에는 여전히 붕대가 감겨 있었다. 그게 아니라면 이미 피비린내를 맡았을 터.

물론, 그렇다고 레싱이 그를 죽일 수 없다는 건 아니다. 전사의 표정은 차가웠지만, 눈에는 분노의 불이 들끓었다.

왜 분노할까?

왜…… 자신과 같은 자에게 아직도 기대를 품는 걸까?

에벤홀츠

아츠 유닛을 줘.


비비아나

왜 여기에 없지?

헌병

저기, 뭘 찾고 있습니까?

비비아나

그 초안…… 프리다 시만 부인의 그림 말이에요.

비비아나

저랑 브란트 씨가 떠난 후로 이 방에 들어온 다른 사람이 있었나요?

헌병

음…… 수상한 사람은 없었습니다.

헌병

당신과 게사츠슈베이터 님이 떠나시고, 여황의 캐스터들이 골목 전체를 샅샅이 조사했습니다.

헌병

위치킹의 잔당 흔적도 없고, 위험한 술식과 물건도 없는 걸 확인한 후에 바로 떠났습니다.

헌병

찾으시는 그림이 무슨 중요한 사건과 연관된 겁니까?

비비아나는 그리마흐트의 말이 떠올랐다.

“위치킹의 잔당이 귈데네스게사츠 사본을 훔친 사건은 종결됐다.”

비비아나

아뇨, 특별히 그런 건 아니에요.

비비아나

개인적인 사심 때문이에요. 시만 부인의 그림은 너무 아름다워서, 언제나…… 금잔화와도 같은 추억이 떠오르게 하거든요.

비비아나

다른 사람에게는 알리지 말아주세요. 제가 왔다는 사실을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싶지 않아서요.

헌병

물론입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헌병대는 절대 당신의 행방을 누설하지 않겠습니다.


'아르투리아'

정말 아름답네. 금잔화에, 햇살까지…… 아름다운 건 쉽게 영감을 주고 감정을 촉촉하게 하지.

'아르투리아'

그러니까 라이타니엔의 수많은 예술가들이 이 골목을 좋아하지. 베르너 폰 호흐베르크는…… 죽을 때까지 이 거리를 잊지 못했고.

비비아나

당신은…… 아르투리아 씨? 그리마흐트 님의 캐스터들이 당신을 데려간 게 아니었나요?

'아르투리아'

당연히, 나는 여기 없지.

'아르투리아'

당신도 그때 진짜로 당신의 아버지가 된 게 아니잖아.

'아르투리아'

이건 그저 당신의 상상 속에만 존재할 뿐이야.

비비아나

이것도 당신의 오리지늄 아츠인가요?

'아르투리아'

당신도 오리지늄 아츠를 잘 다루던데, 어떻게 생각해?

비비아나

전…… 이상한 점을 못 느끼겠어요.

'아르투리아'

사람들은 종종 내 오리지늄 아츠를 오해해. 사실 내가 하고 싶고, 할 수 있는 건 많지 않아. 단지 사람들은 자신의 속마음을 거의 알지 못하고, 또 알더라도 마주하지 않으려는 것뿐이지.

'아르투리아'

처음 만났을 때 내가 말했지. 내 선율은 사람들의 마음속 깊은 감정과 공명한다고…… 그리고 감정의 물결이 한번 일게 되면 더 이상 무시하기 어렵거든.

'아르투리아'

아버지의 운명을 바꾸고 싶었던 건 당신 자신이고, 지금의 당신과 대화하고 있는 것도 아마 당신 자신일 거야.

비비아나

……그런가요.

'아르투리아'

당신은 아버지의 사인을 밝히고 싶어 하니까.

'아르투리아'

당신은 위치킹의 잔당들이 꾸민 음모가 아직 끝나지 않았을 거라고 걱정하고, 그들이 일으킨 루트비히스 대학의 소동은 그저 속임수일 뿐이라고 의심하고 있어.

'아르투리아'

그리고 또…… 선제후를 죽인 건 여황들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지.

비비아나

아니에요.

'아르투리아'

앗, 봐봐, 당신은 지금 그 의혹을 억제할 수 없어.

'아르투리아'

만약 여기 서 있는 게 당신의 아버지라면, 어떻게 했을까?

비비아나

아버지는……

비비아나

……아무것도 안 하셨을 거예요.

비비아나

운명을 받아들이고 돌아섰을 것입니다.

'아르투리아'

그 후에 끝없는 고통과 후회 속에서 살아가게 되더라도.

'아르투리아'

그렇다면, 당신은? 당신도…… 그럴까?

비비아나

저와 아버지는……

비비아나

아르투리아 씨?

페데리코

저는 그 여자가 아닙니다. 아츠 유닛으로 저를 겨냥할 필요는 없습니다.

비비아나

……이 근처에는 모두 제국의 최정예 헌병뿐인데요.

비비아나

산크타 씨, 당신은 누군가요?

페데리코

저는 공증…… 미하엘의 협력자입니다.

비비아나

미하엘은 착하니까, 당신을 믿어도 되겠네요.

페데리코

……예상외로 순조롭군요.

페데리코

미하엘의 제안에 따라 아르투리아에 관한 단서를 제공하고 싶습니다만.

비비아나

무슨 단서요?

페데리코

아르투리아가 더 심각한 사건을 계획 중일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페데리코

비비아나 호흐베르크 씨, 저와 함께 협력하여 아르투리아를 막지 않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