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T-3연습곡 '기우'
페데리코는 아르투리아가 학교에 숨어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걸 알게 된다. 비비아나는 화가가 남긴 초안에서 위치킹의 잔당 다음 목표가 학자일 수도 있다는 걸 알아낸다. 같은 시각, 이 학자는 에벤홀츠를 겨냥한 의식을 중단시킨다.
등장 오퍼레이터: 비비아나, 에벤홀츠, 이그제큐터 디 엑스 포에데레, 베이스라인
페터 루카스 남작은 올해 73세이다.
3년 전, 그는 큰아버지로부터 작위를 이어받았지만, 루카스 가문 대대로 전해지는 고탑의 유지비용이 너무 비싸 반년 뒤 그는 어쩔 수 없이 이사했다.
그는 카를 슈미트의 음악을 매우 좋아하지만, 지금의 이 같은 이름을 가진 이 거리는 매우 싫어했다.
햇살과 꽃향기, 젊은이들의 그라피티, 그리고 멀지 않은 술집에서 흘러나오는 재즈 음악까지, 그는 이 모든 것이 견디기 힘들었다.
그는 시종에게 커튼을 치고 오리지늄 축음기를 틀게 했다. 그러자 방안에는 순식간에 첼로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는 그 산크타가 정말 뛰어난 음악 재능을 가졌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녀가 라테라노 사람인 걸 용서하기로 했다.
남작도 11가지의 악기를 다룰 줄 알았다. 그중 10개는 위치킹 시대에 배운 것이었다.
위치킹의 기원의 탑에 최고의 선율을 선사하기 위해, 재능 있는 젊은이들은 한 곳에 갇혀 밤낮없이 창작에 시달렸다.
남작은 그중에서도 바이올린 연주자를 가장 좋아했고, 그녀의 가늘고 긴 손가락에 난 점마저 사랑했다.
남작이 처음으로 빅토리아를 방문했을 때, 왕립극장에서 고향의 음악이 연이어 울려 퍼지자, 그는 눈물을 흘렸고 처음으로 그녀에게 키스했다.
이것이 바로 우아하고 심오한 라이타니엔이다.
남작은 그 시절이 너무나도 그리웠다.
……
민가를 파괴하고 그 기회를 틈타 도망치려는가?
황금 선율 앞에서 비천한 네놈들이 숨을 곳은 없다.
윽…… 크윽!
네놈이 마지막이구나.
가면을 벗고 라이타니엔의 의지에 항복해라. 그러면 더 이상 영혼이 타는 아픔을 견디지 않아도 된다.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야.
게사츠슈베이터, 위치킹 황실악단의 연주를 들어본 적이 있나?
아인발트의 검은 숲, 포르츠가르트의 호수와 항구, 슈투름란트의 폭풍까지…… 당신이 상상할 수 있는 라이타니엔에 관한 모든 것을 그 선율 속에서 느낄 수 있어.
위치킹은 연주도, 지휘도 하시지 않았어. 그분은 그저 그 안을 걷고 있을 뿐이었지.
그분의 악사로서, 우리는 그분의 시선을 따라 그분의 발걸음을 따라 전진해야만 했어. 뒤떨어지는 순간…… 그 웅장하고 아름다운 선율에 찢겨 버릴 테니까.
그건 위치킹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형벌이지. 자신을 섬길 자격이 없는 약자를 응징하는 형벌.
하지만 난 따랐지.
나는 그 상상을 초월한 선율의 일부분이 되었어. 그 이후로 나는 평범한 인간을 위해 연주하는 걸 더 이상 견딜 수 없게 됐지.
너희들은 자신을 뭐라고 생각하나? 위대한 선율의 연주자? 이상을 품은 전복자?
아니.
내가 본 건 가면 뒤에 숨어서 무고한 라이타니엔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고, 조화로운 질서를 파괴하는 죄인…… 그리고 위치킹의 잿불에 머리나 파묻는 무능한 광대뿐이다.
황금 선율이 너희의 목숨을 끊어버릴 것이다.
물론, 자신을 버리고 위치킹의 부하가 된 순간부터 너희는 이미 죽은 사람이나 다를 바 없었겠지만.
으윽…… 하…… 하하하!
그렇다면 당신은 어떻지? 잊지 마, 당신도 가면을 쓰고 있어.
당신이 사용하는 오리지늄 아츠, 게사츠슈베이터에게 대대로 전해지는 그 아츠…… 황금 선율, 라이타니엔의 빛, 귈데네스게사츠를 지키는 힘……
그것도 결국…… 더 위대한 의지의 손에서 나온 선율의 부속물 아닌가?
아무리 위대한 개체의 의지일지라도 라이타니엔 자체와 비견될 수는 없다.
그렇다면 지금 이 순간…… 내게 죽음을 선고하는 것은……
과연 라이타니엔의 황금 선율일까, 아니면 당신 자신일까?
그게 네가 찾은 변명인가? 설마 너는 그런 무기력한 옛 선율로 정말 게사츠슈베이터의 의지를 흔들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냐?
가소롭군.
변명? 내게 변명이 왜 필요하지?
애초에 난…… 당신을 만나기 위해 선택받은 사람이야.
'수석'이 여쭤보라고 하더군…… 방금, 23년 전의 과거가 당신의 귓가에서 울려 퍼질 때……
치명상을 입은…… 당신, 그리고 당신의 지원을 받지 못한 에른스트 호흐베르크……
억지로 선제후 자리에 올라 우울해하며 결국 세상을 떠난 그의 동생 베르너를 봤지?
……
이중 오리지늄 아츠에 위치킹 잔당의 몸이 먼지가 되어 흩어졌다.
마지막 먼지와 함께 게사츠슈베이터를 덮친 건 그녀의 유언이었다.
브란트 라이너.
선택에서 영원히 도망칠 수는 없어.
23년 전에 아버지는 어머니를 만나지 못하셨어요.
서로 엇갈린 거야.
그날 오전, 루신다는 화실에 나오기 전에 먼저 향료 시장에 갔었어. 며칠째 기운이 없어서 디퓨저를 바꾸고 기운을 내려고 했거든.
그때 루신다는 자신과 사랑하는 사람 사이에 아이가 생겼단 걸 몰랐어.
……
그 후에 어머니는 결국 슈투름란트로 가셨군요.
루신다는 너와 베르너를 무척이나 사랑했어. 그리고 츠빌링슈튀르메에 남으면 혼자서 널 돌볼 수 없었겠지.
그때 베르너가 이미 다른 사람과 결혼한 걸 알았지만, 다른 선택지가 없었지.
하지만 아버지에게는 원래 기회가 있었을 거예요.
10분. 만약 베르너가 10분만 더 기다렸다면, 루신다를 만날 수 있었을 거야. 루신다를 만났다면 기꺼이 함께 맞서 싸우고 싶어 한다는 걸 알았겠지.
그 10분이…… 베르너에게 평생의 아쉬움이 되었어.
……저도 알아요.
아버지는 한 번도 제게 말씀하신 적 없지만, 저도 다 알고 있어요.
금잔화와 달은…… 애초에 관련이 없어요. 이것은 단지 꿈이고, 깨어있는 사람이 스스로를 위로하기 위한, 아득히 멀리 있는 꿈일 뿐이죠.
네 아버지를…… 탓하지 않는 거니?
못해요.
저와 아버지는 너무나 많이 닮았으니까요.
다들 아버지가 시인이 되길 꿈꾸셨다고 했죠.
하지만 제 앞에서는 한 번도 시를 읊으신 적이 없어요.
라이타니엔으로 돌아온 뒤에야…… 저도 이해했어요. 한 사람이 현실을 마주할 힘이 없을 때는, 과거에 희망을 품게 했던 것들이 오히려 상처가 되어 사람을 아프게 한다는 걸요.
……비비아나.
네 아버지가 떠난 뒤로 슈투름란트에서 츠빌링슈튀르메까지 너는 계속 바쁘게 지냈어.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슬픔을 얼마든지 드러내도 상관없다는 거야.
……
조금 쉬고 싶네요.
잠깐이면 돼요.
코라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떠나면서 커튼을 쳤다.
어둠은 마치 이불처럼 비비아나를 감싸안았다. 코라는 비비아나가 어떤 환경에서 가장 안심할 수 있는지 너무 잘 알고 있었다.
비비아나는 어둠 속에 파묻힌 그림을 하나씩 바라보았고, 그림 속의 금빛으로 찬란했던 세월도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다행히 첼로 소리의 오리지늄 아츠가 비비아나에게 실질적인 상처를 주진 않은 것 같네.
하지만 우리처럼 베르너와 관련된 과거를 떠올렸으니, 분명 우리보다 더 힘들었을 거야.
너, 다쳤군.
그런가?
아…… 전투 때문이 아니라, 비비아나를 쫓아 내려가다가 부딪혀서 이렇게 됐나 봐.
왜 내가 컬럼비아에서 사 온 재활 기기를 쓰지 않는 거지?
브란트, 내 눈은 어제 다친 게 아니야. 20여 년 동안 이리저리 부딪히면서도 잘 버텨왔잖아?
그것보다…… 당신 목소리가 조금 이상한데. 아까 그 적들, 만만치 않은 상대였어?
그럴 리가 있나.
방금 말투, 정말 당신답네.
그래도…… 가끔은 투구를 벗고 숨도 좀 돌렸으면 좋겠어. 아무리 대단한 악기라도 계속 사용하면 언젠가는 파손되고 말 테니까.
내게 쉴 자격은 없어.
헌병대가 오고 있어. 헌병들이 현장을 처리하고 다친 사람들을 도울 거다.
거리를 봉쇄하기 전에 얼른 떠나라.
지금? 하지만 우리는 진실에 가까워지고 있는데.
아직 라이타니엔의 미래를…… 시력 잃은 조율사와 은퇴한 스포츠 기사에게 맡길 정도는 아니야.
잔당들이 위치킹의 유산을 찾고 있어. 프리다와 로리스는 모두 그날 밤의 목격자고. 베르너…… 호흐베르크 가문도 그 쿠데타에 참여했지.
만약 잔당들이 목격자를 죽임으로써 어떤 의식을 완성하는 거라면, 분명 다음 목표를 찾아 나설 거야.
그러니까 내 말을 들어라. 조사는 그만두도록.
……
그럼 당신은, 브란트? 쿠데타 당일에 현장에 있었다면, 당신도……
난 라이타니엔 의지의 수호자다. 위치킹 잔당은 날 어찌할 수 없지.
게다가, 놈들이 이 골목에 매복한 걸 보면 너희들을 목표로 한 게 틀림없어.
우리가 꼭 올 거란 걸 어떻게 알았을까? 설마 비비아나의 추측처럼, 프리다의 그림에 중요한 단서가 숨겨져 있다는 걸까?
아마도 그런 것 같아요.
브란트 씨, 조사를 계속해도 될까요? 시만 부인이 뭘 남겼는지 알 것 같아요.
그 손에 든 건…… 프리다의 마지막 작품의 초안인가.
'유감'입니다.
이건 화가의 인생에서 가장 강렬한 감정이자 가장 깊은 갈망이에요.
생명의 마지막 순간에, 부인은 이 그림을 몇 번이고 반복해 그렸어요.
본인의 붓을 통해 다시 한번 마음속의 신을 만나고 싶었기 때문이죠.
그저 난잡한 붓칠이 아니란 건가?
맞아요. 난잡해 보이는 건 이 그림에 계속해서 그렸기 때문이에요.
위치킹이 죽던 그 장면은 아직 이 초안에 숨겨져 있어요.
비비아나, 그림을 바닥에 내려놔.
네.
브란트, 그림에 대고 '연주'해 봐.
언제 멈출지 알려 줘.
그림이 악기처럼 진동하고 있네요.
……맞아.
그림을 그릴 때마다 프리다가 사용한 물감은 미세한 차이가 있어.
나는 볼 수 없지만, 내 오리지늄 아츠가 각 층에 그려진 물감의 주파수를 '들려'주지.
거의 다 됐어…… 위에 덧칠한 오리지늄 물감만 걷어내면 보일 거야……
최초의 그림이.
봤어?
선명하진 않지만, 고탑의 내부가 보였어요. 무척…… 장관이었어요.
……위치킹 탑이야. 아무리 프리다라고 해도 극히 일부밖에 그려내지 못했을 거야.
그림 속 인물은 보여?
위치킹은 없어요. 옥좌 앞은 텅 비었고, 전투는 이미 끝나있는 것 같아요.
커튼 뒤에 숨어 있는 건 프리다 시만, 화가 본인이에요.
복도에서 한 병사가 들어왔는데, 그 리베리는…… 로리스 보르딘 씨?
그리고…… 음……
이 잔해를 치우고 있는, 아츠 유닛을 든 카프리니는 누구죠?
게르하르트 호프만.
아인발트 전역에서도 가장 재능이 뛰어난 캐스터 중 한 명이지. 전에는 우르티카 가문을 섬겼다.
위치킹이 죽은 후에는 교사가 되었지만.
늦었네요.
이 무법자들, 사람들의 목숨 따위는 안중에도 없어요…… 빌어먹을.
쿨럭…… 쿨럭, 쿨럭.
다쳤군요. 제가 지혈해 드리겠습니다.
고마워요.
여긴 루카스 남작의 거처죠? 그분은 지금 어떻습니까?
남작은…… 살아남지 못하셨어요.
하아, 남작은 진작에 이사 가려고 하셨지만, 최근 들어 한 산크타의 연주에 매료되어 이사를 망설이시더라고요. 그게 아니었으면 우리도 이렇게 재수 없는 일을 당하지 않았을 텐데!
그건 어떤 연주입니까?
들어볼래요? 남작께서 녹음하라고 하셨거든요. 그놈들이 축음기를 망가뜨린 건 아닌지 모르겠네요……
단서를 정말 찾긴 찾았네요.
로리스 보르딘 씨가 찾은 겁니다.
……
아르투리아의 연주가 맞나요?
그렇습니다.
어떤 선율이 사람이 연주한 건지 조각상에서 나온 건지 저로서는 분간할 수 없지만, 아르투리아의 첼로 소리만은 절대 착각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지금 위험한 거 아닌가요?!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녹음에는 오리지늄 아츠가 없고, 아르투리아도 이 근처에 없습니다. 몇 분 전에 누군가 이 거리에서 그 연주를 동시에 방송한 것뿐입니다.
그 오리지늄 아츠의 범위가…… 이렇게 넓다고요?
분명 옆에 조력자가 있을 겁니다. 라이타니엔의 아츠와 아르투리아의 아츠가 함께 작용하지 않으면 이런 효과를 나타낼 수 없으니까요.
고작 듣는 것만으로도 그렇게 많은 정보를 알아낼 수 있어요?
여기, 이 부분은 첼로가 낼 수 있는 소리가 아닙니다. 아마도 파이프 오르간일 겁니다. 그것도 심상치 않은 크기의……
대형 파이프 오르간이라……
아주 독특한 소리입니다. 츠빌링슈튀르메에 이런 악기가 있는 곳이 있습니까?
……루트비히스 대학이요.
대학교?
네. 거긴 원래…… 우르티카 가문이 대대로 학문을 탐구하던 고탑이었는데……
……
두통이 몰려온다.
비세하임에서 도망친 뒤로, 이렇게 극심한 고통을 느낀 적은 거의 없었다.
비명 지를 정도로, 구토하고 싶을 정도로, 눈물이 날 정도로 아팠던 때가…… 마지막으로 언제였더라?
그렇다……
그는 기억하고 있었다. 다만 떠올리고 싶지 않았을 뿐.
왜…… 아무 말 없는 거지?
날 비웃어도 좋아. 그렇게 오랫동안 너를 머릿속에 가둬놨는데, 마침내 날 이길 수 있게 됐군.
내가 죽으면…… 훗, 정말이지, 이대로 깔끔하게 죽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너처럼, 이미 이렇게 죽은 지 오래됐고, 뼈마저 재가 되었는데도 네 충실한 하인들에게 조각조각 끼워 맞춰져 다시 세상에 돌아오게 된다면…… 참으로 우스울 것 같군.
뭘 혼자 구시렁대고 있느냐?
게르하르트, 네 술식은 아직 가동하지 않았지?
아직이요, 선생님.
무척이나 괴로워 보이는데, 버틸 수 있을까요?
쯧, 아무리 그래도 헤르쿤프트쇼른의 핏줄이야. 이 정도 고통도 견디지 못한다면, 애초에 에비게그나데가 이놈을 일부러 쓰레기처럼 키운 거나 다름없지.
나이는 어리지만, 이미 많은 고통을 겪은 것 같군요.
이 아이가 술식을 감당하지 못해 속세의 음 연주가 끊기면, '기원의 뿔' 강림도 통제를 벗어나 루트비히스 전체가 영향을 받을 겁니다.
내가 있는 한 고탑은 무너지지 않아.
하지만 선생님은 폐하께 힘을 드러내지 않겠다고 약속하셨잖아요. 그렇게 많은 학생들에게 선생님의 정체를 들키게 되면, 폐하께서도 귀족들에게 해명하셔야 할 겁니다.
그렇게 되면 루트비히스 대학은 폐쇄를 면할 수 없게 되고, 선생님의 향후 이전 계획에 차질이 생길지도 모릅니다.
에르미가 편지를 보내고 돌아오면 분명 또 뭐라 할 겁니다.
……성가시군. 이 녀석의 목숨을 지키는 게 '기원의 뿔'을 되살리는 것보다 더 어려워.
레싱은?
밖에서 지키고 있습니다.
의식이 끝나기 전까지 절대 그들이 못 들어오게 하겠답니다.
알았다. 이 녀석의 의식이 산산조각이 나지 않게 하면 되잖아? 저번에 볼리바르의 그 미치광이를 위해 만들었던 아츠 장치는 어디 있지……
……
괜찮아요?
훗……
안심해도 돼요. 다들 잠깐 나갔어요.
너…… 는……
얼마 전에 만났죠.
밀림…… 공원……
맞아요. 원래 당신한테 알려주고 싶었는데, 레싱도 있어서 당신을 데리고 나갈 수가 없었어요.
레싱……
본성이 나쁜 녀석은 아니에요. 조금 고지식할 뿐이지.
저도 예전에는 레싱과 같았어요…… 하지만 사람은 용기만 있으면 얼마든지 바뀔 수 있죠.
……그래.
아직 힘이 남아있나요? 제 손을 꽉 잡아보세요.
게르하르트, 지금 뭐 하는 짓이냐?!
죄송합니다, 선생님.
이대로 헤르쿤프트쇼른의 핏줄을 이용하게 둘 수는 없습니다. 이 사람은 살아 있는 인간이고, 아직 빛나는 미래가 있습니다.
공간 방어 술식…… 빌어먹을, 내가 가르쳐 준 거잖아!
아무리 강력한 오리지늄 아츠라도 아쉬움을 메울 수 없다…… 이것도 당신이 가르쳐 주신 거죠.
그동안 저는 선생님께 배운 아츠로 많은 사람에게 상처를 줬습니다.
그 때문인지, 꿈속에서조차 저는 늘 스스로에게 반문하더군요…… 그때 제가 그렇게 하지 않았더라면, 계속 빛날 수 있었던 영혼들이 제 손에서 사라지지도 않았을 텐데.
그러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와 주변 사람들, 그리고 우리 자신도…… 더 나아지지 않았을까요?
그래서 저는 고탑 캐스터의 신분을 버리고 학자가 되기로 한 겁니다.
게르하르트,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냐?
그 녀석은 두고 가라, 잘못을 저지르지 마……
……잘못이요?
아니에요, 선생님.
제가 이 아이를 구하려는 건, 더 이상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저는 저와 선생님이…… 우리가 저지른 가장 큰 잘못을 만회하고 싶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