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츠빌링슈튀르메의 가을

ZT-7협주곡 '부활'

사이드 스토리작전 전2024-04-30

비비아나는 코라를 죽이게 되고, 페데리코는 여황 탑 위에서 연주하고 있는 아르투리아를 발견한다. 아르투리아는 위치킹의 죽음을 목격한 모든 사람의 마음에서 '위치킹의 유언'을 맞춰 연주하게 된다. 그러자 신비한 공간이 열리고, 위치킹의 탑이 다시 세상에 드러나게 된다.

등장 오퍼레이터: 에벤홀츠, 레싱, 비비아나, 이그제큐터 디 엑스 포에데레, 비르투오사, 베이스라인


아르투리아

츠빌링슈튀르메 하늘의 구름이…… 자유롭게 움직이고 있네.

아르투리아

이게 당신이 마지막 순간에 보고 싶었던 거야, 코라 씨?

'코라'

맞아.

'코라'

네 연주 덕분에 보게 됐네, 정말 신기하지. 이 장면들은 내 눈을 통해 머리에 들어온 게 아니라, 내 마음속에서 스스로 자라난 거나 다름없어.

아르투리아

당신의 바람대로 내가 비비아나에게 힌트를 줬어.

아르투리아

비비아나는 진정한 가족 곁에 머무르길 간절히 바랐지만…… 아쉽게도 마지막까지 자신의 마음속 깊은 곳에 있는 가장 강렬한 감정에 따라 움직이지 않았어.

'코라'

아니야, 친구여.

'코라'

모든 사람에 대한 감정 때문에, 비비아나는 날 죽이기로 결심한 거야.

아르투리아

……이제 만족해?

'코라'

그러지 않을 이유가 있나?

'코라'

사랑하는 사람이 지켜보는 가운데 죽음을 맞이했으니.

'코라'

아쉬워할 필요 없어. 나 같은 죄인에게 이건 최고의 결말이니까.

'코라'

네 덕분에 나와 비비아나는…… 더 먼 곳으로 가게 될 거야.

아르투리아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당신의 감정도 완전히 사라지겠지.

아르투리아

마치 곡이 끝나도 진동하고 있는 현이 소리를 남기는 것처럼, 하지만 그마저도 서서히 사라져 결국은 정적이 되고 말겠지.

'코라'

아르투리아, 구름을 붙잡을 수 있는 사람은 없어.

'코라'

사람의 마음은 여리고 쉽게 사라지지. 아무리 강렬한 감정이라도, 아무리 원대한 소원이라도 각자의 종점에 도착하기 마련이야.

아르투리아

가장 강한 마음이라도…… 안 될까?

'코라'

너는 그걸 위해 온 거잖아?

'코라'

내 모든 감정과 기억은 네게 남겼어. 너는 네가 원하는 걸 찾았어?

아르투리아

글쎄, 어쩌면…… 나도 곧 알게 될지도 몰라.

'코라'

그럼 안녕, 아르투리아.

'코라'

선율 속에서 답을 얻을 수 있기를 바랄게.

아르투리아

코라 뢰벤슈타인, 상냥하면서도 완강한 내 친구여…… 이번 여정에 당신이 함께해줘서 정말 기뻐.

아르투리아

우리가 원하는 미래가 이루어지도록 내가 노력할게.

아르투리아

그리고 우리는……

아르투리아

……반드시 선율 속에서 다시 만나게 될 거야.


비비아나

코라 씨가…… 사라지고 있어요?!

게사츠슈베이터

코라에게서 떨어져라!

비비아나

브란트…… 씨……

비비아나

코라 씨는……

게사츠슈베이터

설명할 필요 없다.

게사츠슈베이터

너는 스스로 판단했고, 그 판단을…… 행동으로 옮겼다.

게사츠슈베이터

그리고 나머지는……

게사츠슈베이터

……나머지는 너도, 나도 지금은 말할 수도 없고 말해서도 안 된다.

비비아나

흑염이 코라 씨를 데려갔어요. 루트비히스 대학에서 봤던 거랑…… 너무 비슷해요.

게사츠슈베이터

헤르쿤프트쇼른의 술식이긴 하지만, 완전히 똑같은 건 아니야.

게사츠슈베이터

그때의 술자는 억지로 술식을 발동한 모방자였지만, 지금 내려오는 이 힘은 마치 그 사람 본인인 것 같다.

검붉은 힘이 구름 속에서 넘실거린다.

그것은 다급하게 찢거나 삼키거나 퍼지지도 않고……

그저 구름 사이에 있는 탑 꼭대기 옥좌 위에서 천천히 둘러보며 기다리고 있었다.

'위치킹의 여음'

봤나?

'위치킹의 여음'

위대한 헤르쿤프트쇼른께서 우리의 부름을 들어주시고 알현을 허락해 주셨다!

'위치킹의 여음'

그분께서는…… 우리에게 영원의 탑으로 가는, 기원의 뿔로 향하는 계단을 내려주셨다!

위치킹의 신도들이 소리 높여 웃고 있었다.

그들은 잇따라 악기를 집어 들고 가장 날카로운 소리를 내며, 그것을 자신의 목구멍으로 향하게 했고 또 자신의 가슴에 꽂았다.

구름 속의 검은 빛은 마치 그들에게 호응이라도 하듯 그들을 향해 몇 가닥을 내밀었다.

죽어 가는 신도들은 왕이 내민 손에 입을 맞췄고, 흑염과 하나가 되어 하늘로 날아가 쌍둥이 탑 꼭대기를 맴도는 먹구름의 일부가 되었다.

그리고 선율을 이루지 못한 거대한 소리가 공중에서 터져 나왔다.

라이타니엔의 가장 무섭고 막강했던 군주, 헤르쿤프트쇼른이 그의 백성들에게 칙령을 내렸다.


에벤홀츠

……헤르쿤프트쇼른, 정말 돌아왔네.

레싱

힘들어지겠군.

레싱

악장 자체의 속박 때문에 사람들은 연주를 멈추지 못하고 있어. 게다가 변조한 귈데네스게사츠는 도리어 헤르쿤프트쇼른의 힘을 강화하고 있고.

레싱

……지금 뭘 한 거야?

에벤홀츠

내 아츠로 저 구름을 공격할 수 있는지 시험해 봤어.

레싱

지금은 정신줄을 놓을 때가 아니야.

에벤홀츠

내가 정신줄을 놓는다고? 그럴 리가 있나. 레싱, 내가 이 순간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알아?

에벤홀츠

내 머릿속에 저놈의 잡음이 들어갔을 때부터…… 아니, 태어날 때부터 나는 그렇게 해야 할 운명이었어.

에벤홀츠

너는 나에게 싸우라 하고, 나 자신의 책임과 죄를 마주하라고 했지. 네 말이 맞아. 헤르쿤프트쇼른은 내가 짊어져야 할 죄고, 저놈을 마주하는 게 바로 내 책임이야.

에벤홀츠

어떻게든 저놈을 하늘 궁전에서…… 어디서든 끌어내야 해.

???

아니면, 제가 위로 보내드릴까요?

에벤홀츠

뭐……

투명한 실이 갑자기 공중에서 내려와 에벤홀츠의 목덜미에 닿았다. 부드럽고도 차가웠다.

다음 순간, 실은 급속도로 당겨졌다.

에벤홀츠

으악……!

에벤홀츠

누구야?!

???

방금 목숨을 구해준 사람한테 호통치는 건, 좀 예의가 아니지 않나요?

에벤홀츠

흑염이…… 내가 섰던 자리에 떨어진 건가?

???

레싱 말대로 저 구름에 맞서지 않는 게 좋습니다. 좀 무뚝뚝하긴 해도 믿을만한 구석이 있는 녀석이니까요.

레싱

에르망가르드, 너무 갑작스럽게 등장했네.

에르망가르드

뭐, 제 일정표라도 공유해 줄까요? 이래 봬도 카즈델에서 급하게 돌아온 참입니다. 제 큐브도 바람에 너무 닳아 실밥이 다 터져 나왔는데 말이죠.

에르망가르드

하아, 모자도 더러워졌네. 그 뿔에 좀 닦아도 될까요?

레싱

안 돼.

에르망가르드

재미없네요.

레싱

……내 뿔을 만질 생각은 하지 마. 그나저나, 그쪽 상황은 어때?

에르망가르드

무척, 매우 심각합니다.

에르망가르드

주술로 측정할 필요도 없어요…… 이 공간에는 여기 있어서는 안 될 실로 가득 차 있어서, 리치조차도 정리할 수 없을 정도예요. 비가 온다고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죠.

에벤홀츠

너도 리치였나?

에르망가르드

그렇게 안 보이나요?

에벤홀츠

나는 분명……

에르망가르드

리치라고 뭐 죄다 긴 수염을 기르고, 머리부터 꼬리까지 로브만 고집하며, 손에는 해골 스태프나 들고 있는 백발 할아버지인 줄 알았나 보죠?

에벤홀츠

……분명 리치들은 언어에 대한 예술적인 조예가 좀 더 뛰어날 거라 생각했어.

레싱

맞다, 할아버지는?

에르망가르드

선생님의 성격은 잘 알고 있잖아요? 당연히 구름 속으로 바로 날아가 버렸죠.

에르망가르드

헤르쿤프트쇼른이 옥좌에서 눈을 뜨자마자 선생님은 라이타니엔 국경에서 한걸음에 돌아왔어요.

에르망가르드

맞다, 게다가 우리 모두의 실을 잡아당긴 바람에, 카즈델에 있는 리치들도 선생님이 야단치는 걸 들을 수 있을지도 몰라요.

레싱

얼마나 왔어?

에르망가르드

올 수 있는 사람은 다 왔죠.

에르망가르드

다들 얼마나 고생했는지 알아요? 생각해 보세요. 어제 막 이사 간다고 해서 스크롤이며 법기며 모두 정리해서 차에 실었는데, 오늘 갑자기 원래 살던 집을 날려버린다고 하니. 이게 말이 되나요?

에르망가르드

하아, 당신들 라이타니엔 사람들은 사실 하루라도 우리 리치에게서 떠날 수 없는 거 아닌가요?


에비게그나데

리치들이 돌아왔어.

그리마흐트

……상황이 심각해졌네.

그리마흐트

'기원의 뿔'이…… 강림하고 있다.

미하엘

그리마흐트 폐하, 바이올린입니다……

그리마흐트

그래.

그리마흐트

……리젤로테, 우린 한동안 합주를 하지 못했었군.

에비게그나데

응, 악장 연주도 거의 끝났으니, 관례대로라면 우리 차례가 맞아.

그리마흐트

헤르쿤프트쇼른은…… 라이타니엔의 숙명적인 재난이다.

그리마흐트

우리는 이미 한 번 이겼으니……

그리마흐트

……두 번째도 이긴다. 의심할 필요도 없어.


게사츠슈베이터

여황의 선율이다.

비비아나

그리마흐트 폐하와 에비게그나데 폐하가…… 나섰네요.

게사츠슈베이터

비비아나, 넌 네가 할 일을 해.

게사츠슈베이터

……우리도 마찬가지다.

게사츠슈베이터의 검과 갑옷에서 금빛이 뿜어져 나왔다.

그의 모습은 이 금빛 속에 거의 녹아들었고, 동시에 다른 게사츠슈베이터도 여황들의 선율에 호응했다.



곳곳에서 아츠의 빛이 나타나 하늘을 향해 날아가며 서로 가까워지고 서로 연결되었다.

하늘은 이미 검은색으로 뒤덮였지만, 더 눈부신 구름이 지상에서 솟아오르고 있었다.

이 금빛의 가호 아래, 파이프 오르간 소리는 쌍둥이 탑 밑에 있는 사람들을 부드럽게 감싸안았고, 바이올린의 맑고 격앙된 소리는 날카로운 검이 되어 요동치는 구름을 향해 날아갔다.

그리고 수십 개의 또 다른 손에서 수천 가닥의 실이 나와 하늘과 바람 속의 선율을 튕기자, 그것들은 더욱 선명하게 보였다.

쌍둥이 여황, 게사츠슈베이터, 리치.

라이타니엔의 수호자들이 모두 힘을 합쳐 허공에서 돌아온 옛 라이타니엔의 왕에 대항하고 있었다.



페데리코

혼란은 점점 심해지고 있습니다.

비비아나

헤르쿤프트쇼른에 대항할 수 있는 건 여황들의 선율뿐이에요.

페데리코

선율……?

페데리코

파이프 오르간과 바이올린의 소리 외에 첼로 소리도 있습니다.

비비아나

저는 안 들리는데요.

페데리코

잡음의 일부인지라, 전통적인 음악 소리와는 차이가 큽니다.

페데리코

당신들은 음악을 감상하는 데 익숙하지만, 저는 무차별적으로 모든 소리를 받아들입니다.

페데리코

결론은 확실합니다……

페데리코

아르투리아, 그녀가 탈옥했습니다.

'위치킹의 여음'?

(날카로운 잡음)

에벤홀츠

……이건 뭐지? 떨어진 흑염이…… 사람이 된 건가?

에벤홀츠

오리지늄 아츠의 피조물인가, 아니면……

에르망가르드

안타까운 사실이에요.

에르망가르드

제가 방금 주술로 살펴봤는데, 저 아츠 에너지 속엔 아직 인간의 감정이 조금 남아 있네요.

레싱

설마, 어떤 형태로든 아직 살아있다는 건가?

에르망가르드

물론…… 그건 말도 안 되죠.

에르망가르드

늘 죽음을 상대하는 우리조차도 육체와 영혼이 모두 파멸하면 계속 살아남을 수 없는데.

에르망가르드

우리가 본 건 생전의 잔류일 뿐입니다. 그 정신 나간 신도들의 말을 빌리자면…… '여음'이라고 하죠.

에벤홀츠

……그렇다면 저들은 소원을 이룬 셈이네.

에르망가르드

그렇다고 마냥 축하할 일은 아니죠.

에르망가르드

유사한 '여음'은 종종…… 음, 어떻게 설명할까? 한마디로, 우리의 육체나 다른 유형물이 존재할 수 없는 공간에만 나타난다는 거죠.

에르망가르드

그 공간에는 '삶'과 '죽음'의 개념이 없고, 시간도 흐르지 않아요. 오로지 정보만 남을 수 있죠.

에르망가르드

'여음'이란 바로 그 정보의 흔적입니다. 일반적으로, 현실에서는 그저 정체된 환각일 뿐이지만요.

에르망가르드

하지만 제가 아까 흑염 속에서 만진 감정은 아직 움직이고 있었어요.

레싱

결론만 말해.

에르망가르드

이런 석두 같으니라고, 인내심은 손톱만도 없네요.

에르망가르드

뭐, 당신들은 리치가 아니니까 그렇다 치죠. 아무튼 공간의 침식이 가속되고 있어요. 게다가 헤르쿤프트쇼른은 그 공간을 아주 성공적으로 개조해서, 아마 지금까지도 자신의 의식을 그 안에 보관하고 있을 거예요.

에벤홀츠

……아까 위로 데려다 줄 수 있다 그랬지?

에르망가르드

그럼요.

에르망가르드

그런데 정말 가려고요? 아까도 말했지만, 헤르쿤프트쇼른 말고는 아직 들어가 본 사람이 없어요.

에벤홀츠

그놈이 '존재'할 수 있다면, 나도 시도해 볼 수 있지 않겠어?

에르망가르드

아, 역시 젊은이는 패기가 남다르군요.

에르망가르드

카즈델에서 생기조차 없는 늙은이와 풀이 죽은 용병들을 오래 상대하다 보니, 라이타니엔 사람들이 이렇게 열정적이라는 걸 잊고 있었어요.

에르망가르드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리치도 산 사람을 그 공간에 들여보낼 방법은 없습니다.

에르망가르드

'기원의 뿔'에 들어가려면 두 공간이 안정적으로 연결되어야 합니다. 마치 제가 여기서 선생님을 부르면 선생님이 제게 응답하는 그런 느낌이랄까요.

에벤홀츠

훗, 그 미친 가면쟁이들이 부르는 소리가 정말 그놈을 깨웠단 말인가?

레싱

그건 절대 불가능해.

레싱

지난 10여 년 동안, 할아버지도 여러 방법을 시도해 봤어. 살카즈의 고대 주술부터 라이타니엔의 최신 술식까지, 영감은 모든 수를 다 써 봤지만, 결국엔 실패했지.

에르망가르드

그 사람은 말이죠, 리치의 성전을 츠빌링슈튀르메에 옮기려고 한 사람이에요. 다른 선생님들이 일제히 반대해서 그만 포기했을 뿐이죠.

레싱

에르망가르드, 문제의 근원이 어디 있는지 찾을 수 있어?

에르망가르드

당신들도 볼 수 있는데요…… 저기 쌍둥이 여황 탑이요.

에르망가르드

탑 안에는 사람들이 많을 텐데. 설마 두 탑을 한데 묶어서 추방하라는 건가요? 그건 어렵지 않아요. 츠빌링슈튀르메를 통째로 추방할 수도 있죠.

레싱

농담은 그만해.

에르망가르드

뭐, 정말 그때가 된다면 우리 리치가 나설 자리도 없겠지만요.

에르망가르드

당신네 게사츠슈베이터가 장막을 내렸어요. 만약, '기원의 뿔'이 통제를 벗어나고, 쌍둥이 여황도 돌이킬 수 없을 지경이 된다면, 과연 그들은 어떻게 할까요?

에벤홀츠

……쌍둥이 탑과 극장을 함께 날려버리겠지.

'위치킹의 여음'?

(날카로운 잡음)

레싱

또 들려.

에벤홀츠

훗, 위치킹의 잔당은…… 죽어서도 질척거리네.

레싱

여긴 나랑 에르망가르드한테 맡겨.

레싱

너는 쌍둥이 여황 탑에 가서 '기원의 뿔'에 들어가는 길을 찾아.

레싱

그리고, 이거.

에벤홀츠

이게 뭐야…… 천으로 된 매듭? 빌어먹을, 기념품 따위는 남기지 마. 필요 없으니까.

레싱

기념품이 아니라 특수한 통신기야.

레싱

이건 리치의 습관이야. 실을 이용해 서로 메시지를 전달하지. 나는 살카즈 주술을 모르니까, 이런 물체에 의지하는 수밖에 없고.

레싱

잘 봐, 이렇게 매듭을 가볍게 당기면 나랑 에르망가르드가 느낄 수 있어.

에벤홀츠

정말로…… 느낄 수 있으면 좋겠네.

에르망가르드

자자, 죽을 일은 없으니까 수다는 그만하고 출발해요. 기껏해야 중상일 거고, 여차하면 제가 금방 고칠 수 있으니까요.

레싱

에벤홀츠, 너는 마주해야 할 일이 있겠지만, 나도 이 밑에 지켜야 할 게 있어.

레싱

그리고, 누군가는 네 등을 지켜주고 퇴로를 확보해야 하잖아.

에벤홀츠

좋아, 살아서 돌아오도록 노력해 볼게.

레싱

너라면 할 수 있어.


에벤홀츠

……누구야?

에벤홀츠

산크타…… 그리고 여황의 캐스터?

비비아나

안녕하세요, 저는 비비아나 드로스테라고 합니다.

비비아나

여황의 캐스터들은 모두 스카이브릿지에서 여황들과 함께 헤르쿤프트쇼른에 맞서고 있어요. 설마 이 층에서 다른 사람을 만날 줄은 저희도 몰랐네요.

페데리코

……오퍼레이터 에벤홀츠.

에벤홀츠

지금…… 뭐라고? 잠깐, 너도 로도스 아일랜드 사람인가?

페데리코

저는 라테라노 공증소 집행자입니다. 로도스 아일랜드와는 집행 협정을 맺고 있죠.

페데리코

로도스 아일랜드에 있을 때,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일부 오퍼레이터의 개인 자료 열람이 허용되었습니다.

비비아나

로도스…… 아일랜드요?

비비아나

제 친구 몇 명도, 로도스 아일랜드와 깊은 관계가 있죠.

비비아나

그렇다는 건 우리가 함께 움직여도 된다는 거 아닐까요?

'위치킹의 여음'?

(날카로운 잡음)

에벤홀츠

……여기까지 쫓아왔나.

페데리코

들립니까?

페데리코

위쪽, 탑 꼭대기와 가까운 곳에……

비비아나

네, 점점 더 또렷해져요.

에벤홀츠

첼로 소리?

페데리코

맞습니다. 이건 아르투리아의 첼로 소리입니다.


아르투리아

……

테라스에는 연회색의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빗방울이 아르투리아의 현에 닿으려는 순간, 재빠르게 거꾸로 흘러 눈앞에서 구름이 되어버렸다.

……또는 동그란 연기 고리가 되어버렸다.

???

저 두 양의 방어 술식으로는 역시 내 연기 고리를 막지 못하네.

아르투리아

첫 번째 청중은…… 그 끈질긴 남동생일 줄 알았는데.

프레몬트

그만해, 산크타. 네 연주를 듣고 싶어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

아르투리아

프레몬트 씨, 당신도 줄곧 '기원의 뿔'에 들어가고 싶었던 게 아니었어?

아르투리아

그리고…… 그 '무자비한 권위'도. 다들 헤르쿤프트쇼른이 남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지만, 한편으로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다른 걸 갈망하고 있지.

아르투리아

그리마흐트는 더 강력한 힘을 원하고, 그리고 당신은…… 아, 이 얼마나 깊은 감정인지.

아르투리아

과거 위치킹의 가장 절친한 친구로서 철학적 도리의 충돌, 오리지늄 아츠의 융합…… 두 사람의 우정은 라이타니엔의 그 찬란한 세월과 함께했어.

아르투리아

그리고 동행 후의 갈림길은 옛 친구와의 재회를 더 기대하게 만들지. 아닌가?

프레몬트

허튼소리…… 지금 내 생각을 읽고 있는 건가?

프레몬트

마왕조차도 내 책을 멋대로 펼칠 용기는 없어. 자넨 천벌을 받을 게야.

아르투리아

당신 마음의 소리가 내 첼로 소리에 따라 공명하고 있거든.

아르투리아

나는 당신 마음의 소리를 선택적으로 무시할 수 없어. 대다수 사람들이 내 첼로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것처럼 말이지.

프레몬트

이게 다 네 수작이란 말인가?

프레몬트

너의 첼로 소리가 바로 그 열쇠였군. 헤르쿤프트쇼른의 선율은 개뿔. 그 녀석이 끄적거린 악보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거였어!

아르투리아

“배신자의 영혼이 잃어버린 '기원의 뿔'로 인도해 주리.”

아르투리아

시만, 로리스, 브란트, 게르하르트, 그리고…… 코라까지.

아르투리아

나는 그들 감정의 가장 깊은 곳에서 위치킹의 유언을 찾아냈어.

프레몬트

너도 그 녀석이 죽기 전에 뱉은 헛소리를 알아들을 수 있는 건가? 기가 막히는군.

프레몬트

라이타니엔에 훈장이라도 수여해 주라고 할까? 그거나 받고 라테라노로 바로 꺼져버리지 그래.

회색 구름이 갑자기 아르투리아의 발밑에 나타났다.

그리고 구름은 즉시 폭발하면서 산크타와 그녀의 첼로마저 함께 삼켜버렸다.

아르투리아

미안하네, 프레몬트 씨.

아르투리아

난 멈출 수 없어.

아르투리아

난 헤르쿤프트쇼른을…… 만나야 해.

아르투리아

난 그의 마음을 연주하고 싶어. 난 느끼고 싶어. 그가 보낸 일생을, 죽는 순간의 생각을, 그리고…… 죽은 후에도 여전히 온 라이타니엔 상공에 메아리치는 강렬한 감정을.

아르투리아

난 그에게서 답을 얻고 싶어.

프레몬트

산크타, 이런 허울뿐인 아츠는 네 죽음을 앞당길 뿐이야.

'게르하르트'

선생님, 저는 열심히 했습니다. 고탑의 경전에서 답을 찾으려고 노력했습니다.

'게르하르트'

다른 사람들의 목숨은 너무나도 보잘것없어서, 잘못된 결정을 하는 것만으로도 멸망에 이를지 몰라요.

'게르하르트'

하지만 헤르쿤프트쇼른이 죽은 후에도 그 의지는 영원한 고탑처럼 굳건히 서 있습니다.

'게르하르트'

왜 헤르쿤프트쇼른은 그렇게 특별할까요?

'리젤로테'

헤르쿤프트쇼른을 정말 죽일 수 있을까?

'리젤로테'

나와 힐데가르트의 몸에는 그자의 술식이 있어. 우리 둘은 그자에 대항하기 위해 만들어진 병기야. 하지만, 인공 무기로만 빼앗을 수 있는 생명이 과연 평범한 생명이라고 할 수 있을까?

'리젤로테'

사람들은 당신이 헤르쿤프트쇼른에게 '영원'에 관한 비밀을 알려줬다고 말하고 있어. 그자는 이 대지에 존재하지도 않는 장막 뒤에 숨어 죽음의 시선마저 따돌렸지.

'리젤로테'

그건 도대체 어떤 공간일까?

'에르망가르드'

선생님, 수천 년 동안 우리 리치는 줄곧 그 '공간'을 연구해 왔어요…… 그게 정말 '공간'이라면 말이죠.

'에르망가르드'

하지만 우리는 아무도 들어간 적이 없어요. 오직 헤르쿤프트쇼른만이 거기에 발을 들여놓았고, 우리가 아는 것보다 훨씬 많은 진실을 파악했죠.

'에르망가르드'

음…… 선생님은 궁금하지 않나요? '기원의 뿔'을 빼앗아 리치의 것으로 만들고 싶지 않아요?

'에르망가르드'

우리는 그 안에 있는 지식을 모두 지상으로 가져올 수 있어요. 분명 살카즈에 도움이 될 거예요.

'에르망가르드'

위험이요? 우리가 쌍둥이의 말을 들을 필요는 없잖아요. 라이타니엔이 우리나라도 아닌데.

'프레몬트'

하지만 위험한 건 그 공간 자체야.

'프레몬트'

허공…… 무궁무진…… 데몬.

'프레몬트'

허공은 결코…… 빈 것이 아니다.

'프레몬트'

너무 많은 것이 있어. 미지의…… 위험한……

'프레몬트'

아니.

프레몬트

이제 충분해.

아르투리아

……방금 그 검은색은 무엇일까?

아르투리아

프레몬트 씨, 당신의…… 지난번 '죽음'인가?

아르투리아

당신은…… 허공을 들여다봤네.

아르투리아

그리고, 하마터면 삼켜질 뻔했고.

프레몬트

……

아르투리아

리치는 생명을 거의 무제한으로 연장할 수 있는 특별한 수단이 있다던데.

아르투리아

그럼에도 불구하고, 육체의 멸망에 직면하게 되면 당신도 역시…… 공포를 느낄까?

프레몬트

너는 자신도 이해할 수 없고, 이해해서도 안 되는 걸 얘기하고 있다.

아르투리아

……왜?

아르투리아

우리의 생명은 이렇게나 짧은데, 왜 아무것도 모른 채 결말을 향해 가야만 하지?

프레몬트

금기는 멋대로 건드리는 게 아니야.

프레몬트

아르투리아, 네가 포기하지 않겠다면 여기서 죽는 수밖에 없다.

수천수만 개의 실이 리치 등 뒤의 허공에서 뿜어져 나왔다. 그 속도는 광풍보다 빨랐고, 그 수량은 폭우처럼 빽빽했다.

그것들은 아르투리아의 첼로를 휘감고, 그녀의 활과 현을 억누르고, 그녀의 양손과 몸마저 잡으려 했다.

'추방'.

리치는 애초에 아르투리아를 라테라노로 돌려보낼 생각이 없었다. 그녀를 완전히 지워버리려고 했다.

그러나 아르투리아는 미소를 지으며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활을 당겼다.

아르투리아

프레몬트 씨, 내 무지와 불경에 대해 용서를 빌게.

아르투리아

나는 당장 죽더라도, 허공에 떨어지더라도, 혼돈으로 변할지라도……

아르투리아

……절대 연주를 멈추지 않아.

마지막 음이 울려 퍼졌다.

끝없는 허공에 삼켜지기 전, 아르투리아는 이 연주가 완성됐다는 걸 알고 있었다.


레싱

……에르망가르드, 봤어?

에르망가르드

알려줘서 고마워요. 그런데 제 눈으로 똑바로 보기도 전에, 저렇게 많은 실 때문에 제 영혼이 튀어나올 뻔했거든요.

레싱

이게 '기원의 뿔'인가.

레싱

전설 속…… 위치킹의 탑과 많이 닮았네.

[CG: 44_i16]

먹구름이 갈려졌다.

마치 거대한 눈이 허공 속에서 천천히 눈을 뜨는 것 같았다.

그 눈동자의 깊은 곳에 비친 건 다름 아닌 바로 23년 전의 그 칠흑 같은 탑이었다.

심지어 그 탑은 당시 위치에, 지금의 쌍둥이 탑 사이에 있었다.

그렇다면, 기원의 탑이 정말 무너지긴 한 걸까?

위치킹 헤르쿤프트쇼른은 정말로 죽은 걸까?

또한, 라이타니엔 사람들의 마음을 뒤덮은 이 악몽은 되돌아온 게 아니라, 애초에 사라지지 않았던 게 아닐까?


페데리코

첼로 소리가 사라졌습니다!

페데리코

……아르투리아.

비비아나

잠깐만요, 페데리코 씨!

에벤홀츠

……매듭이 움직이고 있어.

에벤홀츠

레싱과 리치의 경고가 느껴져.

에벤홀츠

이 공간은 좀 이상하군. 드로스테 씨, 촛불을 꺼…… 다른 오리지늄 아츠도 사용하지 말고.

에벤홀츠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 나도 모르겠어……


비비아나

계단이…… 변했네요?

비비아나

이건 뭔가 특별한 아츠일까요?

비비아나

아르투리아 씨의 첼로 소리가 만든 착각일까요…… 아니면 다른 힘일까요?

비비아나

……에벤홀츠 씨?

비비아나

희미한 발소리만 들리는데……

이내, 발소리마저 사라졌다.

나선계단은 계속 늘어나고 있었다.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자신이 위로 올라가고 있는 걸까? 아니면 아래로 내려가고 있는 걸까?

비비아나는 망연자실했다.

그녀가 유일하게 확신할 수 있는 건, 계단을 걷고 있는 사람이 그녀뿐이라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