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T-6왈츠 '가면'
위험을 무릅쓰고 아르투리아와 만난 비비아나는 모든 음모의 열쇠가 여전히 귈데네스게사츠란 걸 알게 된다. 여황 축제가 시작될 무렵, 비비아나와 페데리코는 귈데네스게사츠의 연주를 막아보려고 했으나 실패하고 만다.
……
창턱 두드리지 마, 사인이라도 보내려는 건가?
보다시피 내 첼로는 아츠의 사용이 금지되어 연주할 수 없어. 뭔가…… 너무 낯설어서 그래.
아니면, 나랑 수다라도 좀 떨어줄래?
그건 불가능하다.
좋아, 그럼 다른 손님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겠네.
……경거망동하면 아츠로 손과 발을 모두 묶어버리겠다.
저기…… 그리마흐트 폐하께서 그 누구도 아르투리아를 만나지 못하게 하셨습니다.
여황의 목소리도 안 되나요?
예외는 없습니다.
그럼, 에비게그나데 폐하의 전속 밀사는…… 어떤가요?
……에비게그나데 폐하께서 보내셨습니까?
분명히 말한 것 같은데요.
흥미롭네.
처음 날 만나러 온 게 당신이라니.
두 번째 만남이네요, 아르투리아 씨.
음, 그뿐이 아닐걸……
우리는…… 음악 속에서도 몇 번이나 만나지 않았어?
당신의 말은 당신 본인이나 당신의 연주처럼 신비롭군요.
그런가?
어쩌면 그 반대로 나는 대다수의 사람보다 더 진실할지도 몰라.
규율에 따라 행동하는 여황의 목소리가, 심지어 여황의 밀령을 위조하여 위험한 중범죄자를 만나러 왔다는 건…… 뭔가 상당한 결심을 내렸다는 건데.
에비게그나데 폐하가 보낸 게 아니란 걸 눈치챘나요?
그 여자는 나한테 궁금한 게 없으니까. 하지만 비비아나 씨, 당신의 얼굴엔 의혹이 가득해. 과거의 적이었던 내게 뭐가 그렇게 궁금할까?
……
내가 한 번 맞춰 볼까…… 어디 보자, 아버지가 죽은 진짜 이유를 알고 싶은 거지?
맞아요.
하지만 난 다른 사람 의문에 답해주는 게 익숙지 않아.
교환의 조건으로 뭔가 필요한 게 있나요?
교환이라…… 비비아나 씨, 나에게 마음을 열어 내가 당신의 속마음을 살펴보는 건 어때?
그건 좀……
아, 무례를 범했다면 미안.
그렇다면 평소처럼 함께 이야기나 할까.
옛날에 폭풍의 중심에 있는 고탑에 한 아이가 살고 있었어.
아이는 태어날 때부터 탑의 작은 방에서 지내다가, 아홉 살이 되어서야 거길 떠났지.
당신은 저를……
나를 볼 필요 없어. 말했다시피 이건 우리가 함께하는 이야기니까.
자신이 이 이야기 속에 있다고 상상하면서, 자신을…… 느껴 봐.
……알겠습니다.
그 고탑이…… 아이에게 가장 인상 깊었던 건 뭔지 알려줄 수 있을까?
창문이요.
그건…… 아주 작은 방이었어요. 창문도 작았고. 손을 내밀면 축축하고 서늘한 구름이 만져졌어요.
음, 슈투름란트는 폭풍이 멈출 때가 거의 없었지?
네, 시커먼 번개가 늘 창문을 두드렸죠. 그럴 때마다 어머니는 저를 꼭 껴안아 주며 제게 이야기나 시를 들려주셨어요. 다정한 목소리로요.
아버지는?
아버지는…… 매주 정해진 밤에 많은 책을 들고 제가 사는 고탑에 오셨어요. 그리고 악기 연주법도 손수 가르쳐 주셨고요.
당신은 아버지와의 만남이 매우 기대됐어. 그래서 약속 시간이 되면 늘 방을 나와 계단에서 아버지를 맞이했고. 맞지?
어릴 때는 그랬어요. 하지만 나중에는 무서워서 나갈 수 없었죠.
무슨 일이 있었지?
그날은…… 매우 어두웠어요. 아버지는 오랫동안 절 보러 오지 않으셨고, 어머니도 없었고, 양초는 다 써버렸어요. 저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찾으려고 좀 먼 곳까지 나갔어요.
그리고 아주 밝고 넓은 방에서 수많은 어른과 아이들을 봤어요. 다들 큰소리로 웃고 떠들었고, 음악 소리도 아주 컸어요. 심지어…… 천둥소리마저 덮을 정도로.
당신은 모든 아이가 당신처럼 방에만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됐지. 다른 아이들은 부모님의 손을 잡고 마음껏 춤을 추고 노래도 불렀고.
……맞습니다.
그 사람들 중에서 당신은 아버지를 보게 됐구나? 그래서, 아버지를 만나러 갔어?
가고 싶었어요. 하지만 어머니가 붙잡았어요. 제 귀를 막고 눈까지 막으려고 했어요…… 조금 아팠지만 말할 수 없었어요.
어머니는 당신을 작은 방으로 데려갔지. 가는 동안 당신은 고개를 들었어?
아니요. 저는…… 눈을 감고 있었어요. 어머니의 울음소리가 들렸지만…… 차마 고개를 들고 볼 수 없었어요.
볼 수 없었어?
……네. 그 뒤로 계단을 내려갈 수 없게 되었고, 아버지를 찾으러 갈 수도 없게 되었어요.
나중에 어머니가 병으로 돌아가시고, 아버지가 절 고탑 아래까지 배웅해 주실 때도 저는 고개를 들지 못했죠.
왜?
아버지는 선제후였고 어머니와는 혼인 관계가 아니었으니까요. 제 출생은 비밀이었고, 다른 사람에게 들키면 어머니가 가슴 아파하실 거고, 아버지도 난처해지셨을 테니까요.
아니, 내가 묻고 싶은 건 당신 자신이야. 당신의 마음속은 도대체 어떤 기분이었을까?
제…… 기분이요?
고탑에 갇힌 사람은 당신이고, 사람들 앞에서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는 것도 당신이며, 어머니가 슬픔에 지쳐 죽는 걸 본 것도 당신이고, 먼 타향으로 쫓겨난 것도 당신이야.
카시미어에 도착해서 '기사'가 되었을 때, 아마 당신은 마음속에 작은 기대를 품었을 거야.
왜내하면, 어렸을 때 읽은 기사와 관련된 이야기가 당신에게 큰 위로가 되었을 테니.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당신은 자신이 상업연합회의 꼭두각시에 불과하다는 걸 알게 되었지.
심지어 당신이 고탑에서 보낸 어린 시절마저도 '라이타니엔인'이라는 꼬리표가 되어, 이국적인 정서를 지닌, 양국 시장을 향한 아리따운 간판이 되었어.
그 후에 당신은 상업연합회의 미움을 사서 경기장을 떠나게 됐고, 드디어 평온하게 살 줄 알았는데, 바로 그때 아버지의 편지가 당신을 라이타니엔으로 불러들였지.
다시 한번, 당신의 운명은 타인에게 결정되었어. 사생아, 스포츠 기사, 여황의 목소리, 그 어느 신분도 당신 스스로 선택한 게 아니야.
그리고 이 모든 건 그 계단에서, 그 고탑 안에서 시작됐고.
……맞아요.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전 때때로…… 제가 아직 거기에 있는 것 같아요.
저는 한 번도 내려온 적이 없는 걸까요?
다시 한번 기억 속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을 떠올려 봐.
그날, 아버지가 당신의 손을 잡고 그 끝이 없을 것만 같은 계단을 내려오는 동안…… 당신은 고개를 들지 않았어.
고개를 들 수 없었어요.
고개를 들면 아버지가 제 얼굴에 난 눈물 자국을 봤을 테니까요. 그리고 제 눈빛 속의……
분노도.
“난 이미 어머니를 잃었는데, 왜 아직도 나를 밀어내려고 하지?”
맞아요, 제게는 이미…… 아무것도 없었어요.
왜 저를 버렸을까요?
왜 저는 어머니를 잃은 동시에 아버지마저 잃어야 했을까요?
왜…… 그때 금잔화 골목에서 조금 더 기다리지 않은 걸까요?
왜 제게 돌아오라고 편지까지 써 놓고, 제가 기대에 부풀어 돌아오기도 전에, 또다시…… 저를 떠난 걸까요?
아르투리아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곁에서 비비아나의 호수 같은 눈망울에서 일어난 물결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침묵도 소리에 기반한 일종의 표현이라면, 선율 없이도 그녀들의 감정은 충분히 공명을 이룰 수 있다.
분노, 분함, 고통. 똑같은 감정이 아르투리아의 눈에도 비쳤다.
아르투리아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며 가장 부드러운 말투로 기억에 잠긴 사람을 불렀다.
이야기 시간은 끝났어.
비비아나 씨, 베르너 선제후는 내 친구야.
우리의 만남은 아주 평범했어. 너무 평범해서 얘기할 가치가 없을 정도로. 대귀족이라는 신분을 제외하면, 베르너도 섬세하고 낭만적인 예술가였어. 우리는 음악에 대해 자주 교류했지.
몇 달 전, 베르너는 사자를 보내 여행 중인 나를 찾아왔어.
그때 베르너는 자신에게 남은 시간이 별로 없다는 걸 알고 있었어. 그가 원했던 것은 그저 내 첼로 소리에 잠겨…… 사랑하는 사람을 다시 만나는 것뿐이었어.
어머니를 만나고 싶어 했나요?
루신다뿐만 아니라 당신도.
루신다와 서로 사랑한 시절을 추억하기도 했지만, 베르너는 고탑의 작은 방에 머물러 있을 때가 더 많았어.
당신네 모녀와 서로 의지했던 그 나날이 베르너가 선제후를 막 이어받은 초기, 가장 고통스러웠던 시절 속에서의 유일한 위로였지.
그게 내가 당신의 고탑 이야기를 잘 알고 있는 이유고.
그렇다면……
내 오리지늄 아츠 때문이 아니야.
베르너의 마음속 소리를 통해 난 이미 당신을…… 수도 없이 만났어.
분명 많은 사람들이 당신과 베르너는 많이 닮았다고 말했을 거야.
그건 이미 알고 있어요.
하지만 당신을 직접 만나고 나서야 깨달았어……
당신은 그저 흔들리는 나약한 촛불이 아니야.
그냥…… 촛불이 아니라고요?
당신은 촛불보다 더 굳건하고 훨씬 강해.
……
자, 내가 알려줄 수 있는 건 이 정도야.
베르너 선제후는 귈데네스게사츠 사본 때문에 죽었어. 이 점에 관해서는 내가 아는 것과 당신이 아는 것에 별 차이가 없지.
……아까 당신이 아버지는 자신에게 남은 시간이 별로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고 하지 않았나요?
맞아.
귈데네스게사츠 사본을 지키는 건 베르너가 쌍둥이에게 한 약속이자, 슈투름란트 선제후의 책임이었으니까.
그 악장을 옮겼든 잃어버렸든, 슈투름란트는 책임을 피할 수 없어.
악장을 위해 목숨을 바쳐야만 베르너는 사랑하는 사람과 호흐베르크 가문을 지킬 수 있었고, 동시에 언젠가는 터질 이 위기를 자신의 영지 밖으로 내던질 수 있었으니까.
그럼, 이 모든 게 악장 때문이라는 건가요?
대충…… 알겠어요.
맞다, 한 가지 작은 조언을 해줄게. 나에 대한 믿음과 성의에 대한 보답이라 생각해.
당신을 처음 봤을 때, 난 당신 뒤에 있는 그림자를 봤어.
그리고 지금…… 그 그림자는 점점 퍼져나가 바깥의 계단 전체에 깔렸지.
……
안녕히 계세요, 아르투리아 씨. 제게…… 답을 줘서 고마워요.
가엾고도 존경스러운 비비아나……
당신은 과연 그 그림자에 삼켜질까?
하하, 늦진 않았네요.
에리히 님, 너무 빨리 걸으셔서 하마터면 못 쫓아올 뻔했잖습니까.
죄송합니다, 제가 너무 흥분했나 봐요. 원래는 슈투름란트를 못 떠날 줄 알았는데, 여황의 목소리 방문이 연기될 줄이야.
하아, 위치킹이 재위할 때를 빼면, 선제후의 계승 의식을 이렇게 오랫동안 미룬 적은 거의 없었는데……
걱정은 그만하시고! 츠빌링슈튀르메까지 왔는데 두 폐하를 뵙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 뭐가 있겠습니까?
더 서둘러야 해요. 다른 사람들이 도착하기 전에 쌍둥이 탑에서 가장 가까운 자리를 골라야죠…… 어라, 저 앞에 있는 사람은 왜 움직이지 않지?
저기요!
……
당신도 여황 축제에 가는 길인가요?
그렇다고 할 수 있지.
그런데 왜…… 악기는 가지고 있지 않나요? 나중에 합주할 때 어떡하시려고요?
……합주?
귈데네스게사츠 합주 말이에요! 축제의 하이라이트잖아요. 황금의 선율에 푹 빠져 라이타니엔의 가장 찬란한 빛을 느끼는 거죠!
우리 백작께서는 여황 축제가 처음이라, 백작님의 플루트는 호위인 내가 대신 보관하고 있어.
아, 그렇겠죠. 저희가 실례했군요. 그런데, 어느 주에서 오셨습니까?
그게 무슨 상관이지?
하하, 오해하지 마세요. 같은 주에서 온 사람끼리 더 가까이 서는 게 관례라서요.
그렇군, 그렇다면 두 사람은 먼저 가. 우리는 뒤따르면 되니까.
정말입니까? 아니, 그러니까 제 말은,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마흐트 폐하의 위엄과 에비게그나데 폐하의 은총이…… 햇살처럼 당신을 감싸기를!
……
쌍둥이 여황 탑은 처음이야?
순백의 드레스, 에비게그나데 , '영원한 은총'.
심흑의 칼날, 그리마흐트, '무자비한 권위'.
이 두 탑은 그녀들의 이미지와 거의 똑같군.
츠빌링슈튀르메의 이름은 '쌍둥이 탑'에서 유래됐어. 대부분의 라이타니엔 사람들은 그걸 자랑스럽게 여기지.
아무리 화려하고 웅장해도 정성스럽게 만든 감옥일 뿐이야.
이것 참 드문 일이군. 나도 그 비유에 동의해.
여황 축제…… 명목상 모든 라이타니엔 사람들의 축제라고는 하지만, 사실상 이 노천극장에서 합주할 자격이 있는 건 귀족들에 불과해.
축제라기보다는 공연을 빙자한 아츠 의식이랄까.
아츠 의식?
저기 탑 사이 스카이브릿지가 보여?
매년 축제 때 쌍둥이 여황은 저기서 합주를 해. 파이프 오르간과 바이올린 소리가 건물 각 층을 통해 서로 공명하며 츠빌링슈튀르메의 구석구석까지 울려 퍼지지.
일종의…… 술식이군.
할아버지 말로는, 예전에 헤르쿤프트쇼른도 그랬대. 비엔 구의 시계탑을 중심으로 당시의 베두니엔을 거대한 아츠 장치로 개조한 거지.
그리고 쌍둥이 여황은 위치킹의 술식을 지워냈을 뿐만 아니라, 그것을 기반으로 한층 더 업그레이드시켰어.
위치킹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두 사람은 쌍둥이 탑을 공명의 중심으로 하고, 도시 전체의 음을 정함으로써, 쌍둥이 탑에 대한 그 어떤 외부 습격도 거의 불가능하게 만들었어.
그 말인, 즉 여황을 습격하려면 쌍둥이 탑을 포함한 궁궐 전체를 파괴하거나, 아니면 쌍둥이 탑 내부에서 손을 쓸 수밖에 없다는 거야.
……꼭 네가 그 습격을 계획한 반역자인 것처럼 말하는데?
……
너 설마……
호위 씨, 이따 헌병이나 여황의 목소리를 만나면 미리 알려줘. 당신보다 먼저 도망가고 싶으니까.
……쉿.
여황 축제가 시작됐어. 사람들도 많아지니까, 인파에 숨어. 아까처럼 멍하니 서 있지 말고.
합주가 시작되면 어떻게 해야 하지? 우리는 악기가 없잖아. 그 검으로 연주할 건 아니겠지?
그건 합주가 순조롭게 시작되고 나서의 얘기야.
당신의 친척을 만나고 왔어요.
당신 예상대로 흔쾌히 제게 중요한 단서를 주더군요.
어쩌면 우리가…… 정말 그들이 의도적으로 만든 환각에 빠졌을지도 모릅니다.
만약에 위치킹의 잔당이 귈데네스게사츠를 통해 위치킹의 유산을 얻으려는 게 아니라…… 위치킹의 힘을 이용해 귈데네스게사츠에 무언가를 하려는 거라면요?
만약에 처음부터 끝까지 그 목표가 바뀌지 않았다면……
……비비아나 씨, 왜 여기 계십니까?
츠빌링슈튀르메에 남은 여황의 목소리는 소집령을 받고 모두 포타워 극장에 갔을 텐데요.
아, 네, 저도 지금…… 가려던 참이었어요.
하지만 여긴 흉악범을 가두는 격리실이고, 극장과도 꽤 거리가 되는데요. 제가 그리마흐트 폐하의 측근에게 연락을……
그만두는 게 좋을 겁니다.
산크타?! 왜 산크타가 여기에?
비비아나 씨, 함께 저 산크타를 잡읍시다. 저자는 흉악범 아르투리아와 결탁하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윽?!
……미안해요.
어떻게 처리할 생각인지 물어보려던 참이었습니다.
아니면, 직접 처리했겠죠?
제 신분으로 이곳에 나타난 건 의심할 여지도 없는 외교 조항 위반입니다. 위반 사항이 하나인지 여러 개인지는, 사후 처리를 할 때 얼마나 번거로울지 정도의 차이에 불과하지만요.
그러나 당신은 여황의 목소리입니다. 미하엘 씨로부터 당신의 상황을 간단히 들었습니다.
신경 써줘서 고맙군요.
……네?
하지만 아르투리아 씨를 만나러 간 건 제 결정이었어요.
저는 아버지의 죽음을…… 무의미하게 만들고 싶지 않아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계속 고개를 숙이고 싶지 않아요.
전 뭐라도 얻어내서 운명을…… 제 손에 쥐고 싶어요.
……아르투리아한테 마음의 소리를 연주하게 했습니까?
아니요.
그 선율은…… 원래 제 마음속 깊은 곳에 있었어요. 계속 울렸지만, 과거에 제가 계속 외면했던 것뿐이었죠.
페데리코 씨, 저는 아르투리아 씨가 거짓말한 게 아니라고 믿어요. 문제의 핵심은 역시 귈데네스게사츠였어요.
귈데네스게사츠의 사본은 여황의 캐스터가 회수해 갔습니다.
그런데 저번에 아르투리아에게 긴밀하게 연락하는 동료가 있는 걸 발견했습니다. 모든 단서를 종합해 봤을 때, 그 인물이 꼭 루트비히스 대학 사건의 주모자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만.
음…… 위치킹의 잔당이 이미 사본의 술식을 손에 넣었다고 가정해 보죠.
곧 만 명이 넘는 사람이 포타워 극장에서 귈데네스게사츠를 합주할 거예요.
만약 군중 속에 위치킹의 잔당이 섞여 있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상상도 할 수 없어요.
우선 현재까지 발견한 것들을 미하엘 씨에게도 공유하겠습니다.
네, 미하엘 씨가 그리마흐트 폐하를 설득해 볼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걸로는 충분하지 않아요. 두 폐하의 동의를 얻지 못하더라도…… 우리는 행동해야 합니다.
뢰벤슈타인 씨, 모든 악사와 악기가 준비됐습니다.
알았어. 먼저 나가 봐, 나는 다시 한번…… 이 확성용 술식을 확인할게.
아멜리에, 왜 돌아왔어? 뭐 놓고 갔니?
긴장하지 않아도 돼. 네가 악단에 들어온 후의 첫 공개 연주지만, 악기를 바로 잡고 선율에만 집중하면 돼. 다른 사람의 시선은 신경 쓰지 말고.
어머…… 너구나.
저쪽에 있는 아츠 유닛의 방향 좀 움직여 줄래? 반시계 방향으로 15도…… 아니, 17도로 하자.
그래, 이 소리가 나와야 맞지. 그런데 왜 지금 날 찾아왔니? 에비게그나데 님이 연주에 대해 걱정하시는 거야?
……뢰벤슈타인 씨, 다른 악사들은요?
다들 극장에 갔어.
이제 10분 뒤면 귈데네스게사츠 연주가 시작돼. 황실악단이 여황의 지휘 아래서 잘 출발해야 할 텐데.
10분밖에 안 남았어요?
여황의 최측근 기상 캐스터가 오늘의 일몰 시각을 예측했어. 관례대로 귈데네스게사츠 연주는 마지막 빛이 사라지기 전에 끝나야 하니까.
다들 연습하느라 고생 많았어. 그래도 조금만 더 버텨줘. 오늘 저녁이 지나면 우리도 한동안 푹 쉴 수 있을 거야.
너도 그래, 비비아나. 요즘 계속 생각해 봤는데…… 일이 끝나고 나서, 네가 여황의 곁에 남을 거라면, 츠빌링슈튀르메에서 더 오래 머물 곳을 찾아야 하지 않겠니?
네……
그렇다면…… 나랑 같이 살지 않겠니?
바흐 구역에 작은 정원이 있는데 얼마 전에 벽을 칠했거든.
브란트가 초록 덩굴을 심었는데, 벽이랑 색이 잘 어울린다고 했어. 그런데 내가 믿을 수가 있어야지. 네가 대신 봐주면 좋겠지만……
뢰벤슈타인 씨…… 코라 씨.
무슨 일이야?
귈데네스게사츠의 연주를 멈추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왜 그런 걸 묻니? 귈데네스게사츠 연주는 여황 축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야. 23년 동안 그래왔고. 탑 앞의 노천극장에서 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는데……
이 모든 참극의 배후에 있는 진실을 거의 찾았거든요.
적의 음모는 분명 귈데네스게사츠와 관련이 있을 거예요. 그들의 뜻대로 되게 해서는 안 돼요.
어디서 얻은 정보야? 에비게그나데 님에게는 말했니?
저도 믿어야 할지 모르겠지만…… 자꾸 저도 모르게 누가 아버지를 죽였는지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설마 폐하들을 의심하는 거니? 비비아나, 넌 여황의 목소리야!
거기, 누구야?
제 친구입니다. 대신 경계하는 거예요.
여황의 캐스터가 왔습니다.
……이렇게 빨리?
저들을 제압하는 데는 10분 이상이 걸릴 것 같습니다.
귈데네스게사츠의 연주도 곧 시작됩니다.
정면으로 충돌하면 안 돼.
……
비비아나, 네가 뭘 하든 내가 함께해 줄게.
절 믿어주시는 거예요?
그건 문제가 아니야. 게다가 난 널 위험에 빠지게 할 수 없어.
황실악단의 귈데네스게사츠 연주를 막으려는 거지? 날 따라와.
……꺼졌네.
뭐?
계단에 있는 양초 말이야. 방 안이 어두워진 것 같지 않아?
또 무슨 수작을 피우려는 거지? 문에서 떨어져.
문밖의 사람도 줄었네.
다들…… 그 귀여운 여황의 목소리를 쫓아간 건가?
호흐베르크 씨는 너에게 현혹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황 축제가 무사히 끝날 때까지 우리가 그녀를 통제할 거다.
그녀를 너와 만나게 둔 건 내 실수였어.
실수…… 라고?
새로운 여황의 목소리는 선제후의 딸이고, 에비게그나데로부터 깊은 총애를 받고 있어.
이 어두컴컴한 그리마흐트 고탑에서 일하는 것보다 너는 저 하얀 고탑에 더 관심이 많지.
여황의 총애를 받는 사람에게 잘 보이기 위해 너는 확인도 안 하고 그녀를 들여보냈어.
지금…… 무슨 헛소리를 지껄이는 거냐!
그리고 넌 곧 그 위험을 깨달았지. 어디 보자, 비비아나가 여길 떠난 후 신분에 부적절한 일을 했겠지?
그래서 너는 지금 매우 두려워하고 있어. 그리마흐트와 그녀의 처형자는 절대 이런 실수를 용납하진 않으니까. 승진은 고사하고, 오히려 감옥에 갇히게 될지도 몰라.
그런데도 두 번째 실수를 저지르려 해?
뭣…… 윽! 첼로 소리, 어째서 첼로 소리가 나지?
그리마흐트 폐하, 제…… 제발 요, 용서해 주십시오! 안 돼, 들으면 안 돼……
이미 늦었어. 라이타니엔의 악기는 너무 많거든. 너희들의 아츠 유닛은…… 각자의 마음과 마찬가지로 내 눈앞에 드러나 있어.
네놈이 두…… 두드리는 게……
너희는 악기를 들고 나를 만나러 올 수 없기에 일부러 문밖에 두고 있었지. 하지만 이번에는 당황한 탓인지 너는 배리어 아츠를 시전하지 않았더군.
그런데 잊었어? 진동은…… 전달되잖아.
내가 현을 조금이라도 떨게 할 수 있다면 너에게 바로 내 연주를 들려줄 수 있거든.
내 왕관 좀 정리해 줄래?
알았어.
손이 왜 이렇게 차가워.
미안. 이제 괜찮아졌나?
네가 종일 검을 들고 있다니, 참 신기하네. 덕분에 손도 검처럼 차가워졌지만.
……시간이 다 됐다. 스카이브릿지로 가야 해.
힐데가르트……
왜 그래?
나 오늘 예뻐?
……
언제나처럼.
그리마흐트!
……에비게그나데.
네 새끼 늑대가 찾아왔네.
먼저 가 있어, 리젤로테. 사람들이 너무 기다리겠다.
우린 늘 함께 브릿지에 올라갔잖아.
영원히 변치 않는 건 없어.
연주가 시작되기 전에 찾아갈게.
여긴 어쩐 일이지? 너는 밑에서 어슬렁거리는 걸 더 좋아할 줄 알았는데.
긴급하게 보고드릴 게 있습니다.
내 바이올린을 챙겨라. 기왕 왔으니, 가면서 얘기하지.
안 돼요!
부디 축제를 중단해 주세요. 위치킹의 잔당이 인파에 숨어 있을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놈들이 아마 전례 없는 규모의 습격을 준비하고 있을 거예요!
증거는?
……제게 조금만 시간을 주시면 찾아내겠습니다.
미하엘, 넌 지금까지 이렇게 경솔하진 않았다. 설마 그 무모한 산크타의 영향을 받은 건가?
페데리코…… 그 라테라노 집행자가 추측하기로는, 앞으로 더 큰 혼란이 벌어질 것이며, 분명 아르투리아 씨와 연관되어 있을 거라고 했습니다. 저희가 그녀를 심문하게 해 주세요!
그 여자가 귈데네스게사츠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고, 배후의 조력자가 누구이며, 또 동료들과 무엇을 꾸미고 있는지, 폐하께서 귈데네스게사츠 연주만 미뤄주신다면 제가……
여황 축제가 그저 그런 이벤트라 생각하나 보군.
그……
최초의 '여황 축제'는 23년 전, 우리가 위치킹을 죽인 날이었다.
그때는 축제도 없었고 여황도 없었다. 오직 격전에서 전사한 장병들과 지치고 공포에 떠는 민중들뿐이었지.
우리는 동틀 무렵에 위치킹을 처치했고, 또 몇 시간에 걸쳐 잔당을 소탕했다. 그리고 해가 지려 할 때, 나와 리젤로테는 위치킹 탑의 피로 물든 계단에서 내려와……
……합주로 이 전쟁의 승리를 선언했고.
그리고 오늘, 이 합주에 참여하려고 수만 명의 사람들이 라이타니엔의 각 주에서 찾아왔다.
모든 라이타니엔 사람들, 그리고 라이타니엔의 우방과 적들도 이 쌍둥이 탑을, 그리마흐트와 에비게그나데를 주목하고 있지.
그런데 너는, 라이타니엔에서 숱한 문제를 일으킨 라테라노 집행자의 추측을 믿고, 내게 합주를 미뤄달라는 것도 모자라, 멈출 것을 요구하는가.
……
아무래도 내가 너를 과대평가한 것 같구나.
너는 내게 묻기 전에 이미 내 답을 예상했어야 했다. 만약, 자신의 판단이 틀리지 않았다고 굳게 믿는다면 즉시 그렇게 움직였어야 했고.
그 점에선, 베르너 폰 호흐베르크의 딸이 너보다 훨씬 의지가 확고하지.
……네?
미하엘, 네가 나를 따른 지 얼마나 됐지?
7년 됐습니다.
이제 널 보내줘야 할 때가 됐구나.
갑자기 왜 그런 말씀을 하시는 거죠?!
언젠가 너도 라이타니엔의 내일을 위해 더 많은 책임을 져야 할 거다.
내 바이올린을 다오. 이제 브릿지로 가야 한다.
악단은 10미터 아래에 있어.
해가…… 구름을 붉게 물들였네요.
연주 시작까지 3분 50초 남았습니다.
제가 여기서 총을 쏘죠. 그러면 일부 악사들이 놀라 흩어지면서 연주를 방해할 수 있을 겁니다.
황실악단의 악사들은 모두 우수한 아츠 캐스터로, 실력이 여황의 목소리 못지않습니다. 만약 공격 의도를 보이면 우리는 즉시 오리지늄 아츠에 파묻힐 거예요.
그렇다면 여황의 목소리가 97명 있다 생각하면 되겠군요.
그리고 이쪽으로 오고 있는 두 캐스터 소대를 합치면 거의 120명입니다.
……제가 3분은 버틸 수 있습니다.
호흐베르크 씨, 당신이 남은 23초를 맡아 주십시오.
3분요? 만약 그게 유일한 방법이라면……
쫓아온 캐스터를 막아 주세요. 나머지는 전부 제가 맡을게요.
석양이 지면서 쌍둥이 탑의 그림자도 길어지고 있었다.
악사들의 그림자, 코라의 그림자, 그리고 비비아나 본인의 그림자가 차례차례 삼켜지고 있었다.
비비아나는 그 어느 때보다 자신의 힘이 해방된 걸 느겼다.
그녀는 고탑의 흔들리는 촛불이 떠올랐다.
촛불은 너무 작아 침대 머리맡의 한쪽 구석만 겨우 비출 수 있었다. 다른 구석과 나선계단의 아래, 그리고 고탑 밖의 밤은 모두 짙은 검은색이었다.
과거의 비비아나는 그 작은 촛불보다 불빛 아래의 어둠이 자기 눈에 더 오래 머물렀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했다.
……성공했어요.
제가 일부 악사와 악기의 연결을 끊었어요.
어떻게 된 거지? 누구의 아츠가 우리를 방해하고 있는데……
당신들…… 잠깐, 뢰벤슈타인 씨? 설마 인질로 잡힌 겁니까?
그렇게 생각해도 됩니다.
……아니.
아멜리에, 미안해.
당신들은 한 패였나요?!
난 이미 선택했어. 그리고 주저하지 않아.
잠시만…… 악기를 내려놓아 줄래?
쌍둥이 탑 아래에 아츠 에너지 파동이 느껴져…… 악단 쪽에 소동이 일어난 것 같은데.
위치킹의 잔당인가?
아마도.
이상하네. 관례대로라면 이 중요한 순간에 게사츠슈베이터가 황실악단의 주위를 지키고 있어야 하는데. 왜 한 명도 안 보이지?
……알겠다.
여황들은 곧 무서운 일이 벌어질 걸 알고 있었어. 필요하다면, 쌍둥이 탑과 이곳의 모든 것을 버릴 준비마저 되어 있을 거야……
저기요!
그쪽은 아까 그 슈투름란트의……
왜 그렇게 놀라세요? 곧 합주가 시작됩니다. 자, 제가 여분의 플루트를 얻었으니, 괜찮으시다면 사용하세요!
……플루트?
이 합주를 놓치면 분명 후회하실 거예요!
아니, 여기 있으면 안 돼.
당장 가! 이 극장을 떠나!
어, 더 좋은 자리를 원하시는 겁니까? 좁더라도 우리끼리 끼어 앉으면……
그게 아니라…… 이게 안 보여?
뭐가요?
주사위, 내 아츠 유닛 말이야!
너 왜 그래? 정체가 탄로 날 수 있어!
그딴 걸 신경 쓸 때가 아니야.
주위를 봐. 여기에 아마 만 명 넘게 있을 거야! 아니야, 사람이 얼마나 있든 가능한 한 명이라도 더 구해야 돼……
주변이 너무 시끄러워요!
뭐라고…… 하셨나요?
나를 봐.
내 아츠를 보라고…… 뭔가 떠오른 게 없어? 내 성은 우르티카야. 내 아츠는 그자와 뿌리가 같아. 빨리 나를 두려워하고 도망쳐!
멋지네! 들었나요? 여황의 악사들이 연주한 첫 음을!
귈데네스게사츠의 연주가…… 시작됐어요!
……
검은색 아츠 구체가 에벤홀츠의 손으로부터 떠올라, 허공에서 붉은빛을 띤 검은 그림자가 되어 터졌다.
그리고 곧 더 많은 찬란한 아츠 다발 속에 파묻혔다.
다양한 색의 오리지늄 아츠로 형성된 빛이 구름 속에 뒤엉켜 있었다.
선율과 아츠는 모두 지상의 사람으로부터 온 것이다. 모두가 집중해서 라이타니엔만의 악장을 연주하고 있었고, 손에 든 것은 악기이자 아츠 유닛이기도 했다.
그리고 주위의 건물과 쌍둥이 탑이 완벽하게 공명했다. 이 순간, 두 여황 탑을 둘러싼 드넓은 땅이 진정한 노천극장이 되었다.
웅장한 선율과 함께 구름을 뚫는 빛은 끊임없이 변했다. 마치 하늘의 황혼을 연주하는 것처럼.
이것은 아츠가 엮어낸 시청각의 향연이고, 라이타니엔의 고전적 미와 아츠의 궁극적인 표현이었다.
츠빌링슈튀르메는 물론, 인근 도시까지도 이 웅장한 광경을 볼 수 있었다.
에벤홀츠는 갑자기 눈물이 나올 것 같은 충동에 사로잡혔다.
그는 우르티카 영지의 고탑 꼭대기에서 이동 섹터를 내려다보았던 기억이 떠올랐다.
우르티카 영지에는 시계 첨탑이 많았으며, 해 질 녘이 되면 모든 종루에서 일제히 음악이 울려 퍼졌다.
사람들은 일과를 마치고 크고 작은 공방에서 나왔고, 바퀴는 금속을 연결해 만든 도로를 달리며 연주가 울려 퍼지는 도시 전체와 함께 공명했다.
조금만 까치발을 들면 더 먼 곳에 있는 검푸른 들판이 보인다. 아인발트 주는 곳곳에 숲이 있어 계절만 되면 차량 행렬이 익은 과일을 도시로 실어 나른다.
농부들은 손님을 모으려고 일부러 아츠로 냄새를 퍼뜨린다. 높은 곳에 있는 에벤홀츠도 바람을 타고 온 과일 향을 맡을 수 있었다.
다른 귀족이 안 볼 때면 그를 가여워하는 시녀가 몰래 시장에서 과일 몇 개를 가져다주곤 했다.
과일은 매우 싱싱했으며, 낡은 긴 테이블에 놓인 시든 음식과는 차원이 달랐다.
그는 이제 기억도 잘 나지 않는다. 그 시녀는 후에 어디로 갔을까? 사랑하는 사람을 찾아 먼 남쪽으로 갔던가? 아니면 탑 아래의 악기 공방에서 새로운 일을 찾았던가?
그리고 우르티카를 떠날 때…… 자신은 뒤를 돌아봤던가?
“안개는 하룻밤 사이에 흩어졌고
대지는 아침 햇살을 맞이한다
라이타니엔을 칭송하리
자유를 갈망하는 자의 고향이여”
그렇다. 그도 마음속으로는, 이곳을 사랑했었다.
이것이야말로 라이타니엔, 감미로운 음악이 맴도는 땅, 수많은 아츠의 고향이니까.
결국 연주는 시작됐네요.
현악 파트가 없는데도 이렇게나…… 조화로울 수가 있군요.
확인해 본 적은 없지만, 오래전에 들었던 이야기가 있어.
귈데네스게사츠에는 라이타니엔의 의지가 담겨 있다고 해.
그것은 질서와 조화, 아름다움에 대한 인지를 상징하지.
아무도 쉽게 파괴할 수 없어. 황금 선율은 모든 라이타니엔인의 마음 깊숙이 뿌리박고 있으니까.
일종의 오리지늄 아츠처럼 들립니다. 법률과 어느 정도 비슷하지만, 적용 원리와 작용 대상이 다르군요.
그러니까…… 귈데네스게사츠 자체가 매우 복잡한 술식이고, 그 선율을 듣는 모든 라이타니엔인의 인지에 영향을 준다는 건가요?
그리고 우리 눈앞에 있는 캐스터는…… 만 명이 넘고요.
우리는 이미 연주를 방해하기 글렀나요? 그렇다면 적은…… 적들은 어떻게 하려는 걸까요?
적들의 생각은 틀림없이 우리와 반대일 겁니다.
그들은 분명 악장이 계속 연주되길 바랄 겁니다. 그렇다면 숨기에 가장 좋은 곳은 하나밖에 없죠.
뭐, 뭐 하는 거예요?
당신이 시키는 대로 첼로를 내려놓았잖아요!
저와 호흐베르크 씨는 악사가 떠나는 걸 막지 않았습니다.
당신의 동료들은 대부분은 호흐베르크 씨의 아츠에 저항하고 있거나, 뢰벤슈타인 씨가 우리 편에 서 있기 때문에 전투를 피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당신만은 여기에 계속 있었습니다.
……
네 말이 맞아, 산크타.
진정한…… 라이타니엔 악장이 울리는 걸 듣기 위해 나는 너무 오래 기다렸어.
나머지 위치킹의 잔당은…… 악사들 사이에 숨어 있는 건가요?
코라 씨, 그들에게서 떨어져 주세요!
……
왜 그러세요? 울고…… 있나요?
……응.
귈데네스게사츠를…… 듣고 있어.
네?
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이 선율이 내게 알려주고 있어. 내가 얼마나 라이타니엔을 사랑하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