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W-1자욱한 안개
오올헤약은 군부보다 먼저 어떤 물건을 회수했고, 뮤엘시스는 로도스 아일랜드에 협력을 제안한다. 사리아와 틴맨은 동행하고, 사일런스는 봉쇄 구역에 잠입한다. 그리고 이프리트의 이야기는 무언가를 암시하는 것만 같다.
음, 시간 딱 맞췄네.
고층 빌딩의 옥상에 오른 리베리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 희미하게 들려오던 날카로운 소리는 높은 곳의 강풍에 감춰졌지만, 그녀 눈동자에 비친 흐릿한 빛은 점점 커져만 갔다.
리베리는 굵은 꼬리를 살랑살랑 움직였고, 발밑의 도시를 향해 손짓하며 보이지 않는 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어디 보자, 이 '별'은 과연 트리마운츠 어디에 떨어질까?
3구역과 5구역은 주택가, 11구역의 새 공업 단지는 아직 시공 중이고……
중앙 구역은 안 되겠네. 빌딩들이 마트에 쌓인 통조림처럼 빼곡한 데다, 오늘은 평일이라 사람도 많으니까……
당신은 낙하지점까지 이미 계산했을 텐데……
아니면, 저게 얼마나 큰 소동을 일으키든 전혀 신경 쓰지 않겠다는 건가?
뭐가 됐든 당신의 계획이 여기까지 진행된 걸 보니 점점 더 흥미로워지네…… 크리스틴.
13구역의 트리톤 공장…… 확인 완료.
리베리는 고층 빌딩에서 뛰어내렸다.
- 하암……
- ……
- 윽…… 누가 커튼을 연 거야?
입이 찢어지게 하품하는 걸 보니 잠을 제대로 못 잤나 보네?
당신도 깨어나면 천장을 멍하니 보고 있나 보네.
지금 시간이면 라인 랩 직원들은 이미 출근한 지 한 시간은 지났을걸.
- 이 호텔은 고객의 프라이버시에 대한 보장이 없나?
- 라인 랩 주임은 원래 손님을 이렇게 대하나?
그냥 보고 싶어서 왔어.
당신이 기동 장갑에서 날 구해줬으니 아침이라도 챙겨주려고 온 건데, 그렇게 이상해?
라인 랩 1층 카페에서 파는 아침 메뉴야. 매일 100인분 한정이라고.
- ......
그래, 알았으니까, 그렇게 쳐다보지 말아 줄래? 아침부터 웬 짜증이야.
- 사리아를 찾고 있어?
사리아 씨랑 연락이 끊긴 건 사실이지만, 사리아가 없으면 당신한테 부탁해도 마찬가지잖아……
일단 이것부터 봐.
시민 여러분, 오늘 아침 13구역에 있는 트리톤 제3화학 공장에서 폭발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폭발의 구체적인 원인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나, 관련 부서는 연구원의 오조작으로 인한 시공 기계의 폭발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트리톤 제3화학 공장에는 대량의 촉매제와 중간제품이 저장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화학 원료의 누출로 인한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군부는 정부와 협력하여 현장에 대한 긴급 정리를 진행한 상태입니다.
현재, 13구역 전체가 임시 통제로 출입이 엄격히 제한되오니, 이 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또한 13구역의 임시 통제가 트리마운츠에서 이어지는 잭슨 부통령의 일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유관 부서에 문의했으나, 아직 답변은 받지 못한 상태입니다.
- 설마 또 다른 359호 기지 사건?
- 이것도 라인 랩과 관련 있어?
자세한 건 나도 잘 몰라.
하지만 박사 당신, 또는 로도스 아일랜드가 트리마운츠에 있는 이상, 이렇게 큰 뉴스를 놓치고 싶지는 않을 거야. 사리아 씨는 당신들을 엄청 믿고 있으니까.
아무튼, 박사, 새로운 손님이 왔어…… 우리 곧 다시 만나게 될 거야.
- 역시 분신이었군.
- 새로운 손님?
박사, 해가 중천에 떴어!
- 이프리트…… 네가 어떻게?
오랜만이야, {@nickname} 박사.
프틸롭시스는 엘레나와 함께 본함으로 돌아가서 기능 검사와 치료를 받고 있고, 메커니스트는 새로운 임무를 진행 중이야. 앞으로, 너는 나랑 함께 움직인다.
나도! 나도 있어! 그리고……
- 로즈몬티스.
- 켈시, 설명이 필요할 것 같은데.
구름처럼 몽실몽실한 필라인 소녀가 어느새 방에 들어왔고, 홀로 창가에 조용히 서서 당신과 당신의 방을 훑어보고 있었다.
그리고 소녀 뒤의 창밖에는 새하얀 구름이 트리마운츠의 맑은 하늘을 날고 있었다.
박사, 화내지 마.
내가 닥터 켈시한테 데려가 달라고 부탁한 거야. 어떤 사람한테서…… 초대를 받았어.
자세한 건 나중에 설명하지…… TV를 켠 걸 보니 13구역의 상황은 이미 알고 있겠네.
그 폭발의 원인은 연구원의 오조작이 아니라, 하늘에서 떨어진 낙하물 때문이다.
- ……
- 제대로 확인할 필요가 있겠네.
맞아. 사리아는 조사를 위해 먼저 사고 현장으로 갔다.
그리고 네가 지금 해야 할 일은, 당장 일어나서 씻고 오는 거지.
우리 집이 이 안에 있는데 왜 못 들어가게 하는 거야?
아니, 이렇게 멋대로 봉쇄하는 게 어디 있어. 이거 합법적인 거 맞아? 공문서 있어? 너희들이 긴급 사태라고 하면 다야?
10분만 들어갔다 나올게요!
프로젝트 계획서를 가져와야 해요. 고객이 회의실에서 기다리고 있다고요!
죄송하지만, 임시 전자 통행증을 보여주십시오.
……
재미있네. 남아서 사리아의 움직임이나 살펴볼까 했는데, 예기치 못한 작은 새가 날아 들어왔는걸.
……그러고 보니, 저 아이는 '다이아볼릭 사태'의 그 연구원이지.
드론은 사각지대에서 정찰시키면서, 정작 본인은 인파에 섞여 기회를 노린다…… 제법인데.
하지만 군부가 길목마다 병사를 잔뜩 깔아놨는데, 어디 그 통제선이 쉽게 뚫리겠어?
음……
네가 뭘 하고 싶은지는 모르겠지만, 저 나쁜 녀석들을 성가시게 할 수 있을 것 같으니 내가 좀 도와줄게.
뭘 그렇게 중얼거려?
아무것도 아니야. 물건을 회수했으니 바로 배달해야지.
다들 방송은 들었잖습니까……
사고가 난 건 공장인데 왜 13구역 전체를 봉쇄해?
정말 화학 원료 누출이 걱정된다면, 왜 방독 장비를 착용하지 않아? 왜 너희들만 들어갈 수 있는데! 그런 말을 누가 믿겠냐!
이 프로젝트는 첨단 기술 공업 단지 전체의 업그레이드 계획과 연관되어 있는데, 일을 그르치면 당신들이 책임질 거예요?
빨리 들여보내 줘요!
밀지 마십시오!
어, 내 팔이, 왜 갑자기 안 움직이지……
통제선을 뚫고 들어온 자가 있다…… 왜 통신도 먹통이야?
……
통행증을 보여주십시오, 사리아 씨.
날 아나?
라인 랩 전 방위과 주임, 트리마운츠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죠.
그래서 나도 13구역에 못 들어간다는 건가?
당신만 그런 게 아닙니다.
통행증이 없다면 이만 돌아가십시오.
당신……!
진정하시고, 무기를 내려놓으세요.
당신 얼굴이, 손이, 당신……
다른 부위도 마찬가지입니다. 무섭게 보여도 그냥 외골격일 뿐이에요.
저는 메이랜더 역사 협회에서 일합니다. 지금은 잭슨 부통령의 수행 비서를 맡고 있죠. 이건 제 아이디고.
사리아 씨는 우리가 초청한 전문가죠.
……
메이랜더 재단. 그쪽 사람들은 다들 하나같이 이상하네요.
상급자에게 확인해 주세요. 우리는 13구역에 들어가서 상황을 살피려는 겁니다.
잠시만 기다리십시오.
이 차림은…… 슬슬 방패를 포기하려나 보네요?
아니, 이제부터 더 과감하게 움직여야 한다고 판단했을 뿐이다.
과감하게 움직인다…… 라인 랩 전 방위과 주임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오니 뭔가 박력이 넘치는군요. 역시 일반인과는 천지 차이예요.
제가 타이밍을 잘 맞춰서 왔나 봅니다.
마지막으로 만난 건 하이든 제약 때였지? 틴맨 탐정.
그때는 일 얘기만 하느라 당신과 뮤엘시스한테 생맥주를 대접하는 것도 깜빡했네요.
메이랜더 재단이 불가사의한 힘을 가진 건 알고 있었지만, 켈시의 메시지를 받고 확실히 놀랐어…… 두 사람은 어떻게 알게 된 거지?
그냥 오랜 친구입니다.
이번 일에서 메이랜더 재단은 무슨 역할이지?
사리아 씨, 정치를 좋아하십니까?
……좋아한다 할 정도는 아니야.
그렇다면 제가 그 질문에 꼭 대답할 필요가 있을까요?
대령님은 부통령님을 만나러 가셨습니다. 신분이 확인되어 대령님께서 두 분의 13구역 진입에 동의하셨습니다.
그러나 현재 화학 원료의 누출 위험을 긴급 조사하는 중이라, 두 분은 사고의 핵심 구역인 트리톤 제3화학 공장에는 접근할 수 없습니다.
또한, 저희 쪽에서 두 분께 사람을 붙여서 필요한 도움을 드릴 겁니다.
……
그래요, 협조하겠습니다.
후우…… 들어왔다.
이제, 드론 2대를 100미터 정도 띄워서 정찰시켜야겠네.
저 앞쪽은 트리톤 공장 같은데. 로도스 아일랜드에서 배운 잠입 작전이 유용하길 바라야지. 천천히 접근해 보자……
그런데 여기에 정말 전달물질의 단서가 있을까?
전달물질 일부가 행방불명이랬나?
맞아. 정확히 말하자면 전달물질이 포함된 실험 물자야. 원래는 다른 물질과 같이 본부로 운반됐어야 했는데.
누군가 중간에서 가로챘구나.
게다가 라인 랩 내부 사람일 가능성이 매우 커.
사일런스 씨가 트리마운츠에 가서 이 일을 조사해 줬으면 좋겠어.
내가?
난 359호 기지에 남아서 군부 조사에 협조해야 하니까, 당분간은 여길 떠날 수 없어.
군부랑 교섭하려고?
걱정하지 마. 내가 이런 거 싫어하지만, 그렇다고 못 한다는 건 아니야. 이래 봐도 라인 랩의 주임이잖아.
그것보다 전달물질이 다른 사람의 야망을 자극할까 봐 더 걱정이야.
그래서, 도와줄 수 있어?
하지만……
사일런스 씨, 당신은 파르비스 주임의 제자였지만, 359호 기지에 나타났어.
처음에는 조금 의아했지만, 이제야 알았어. 당신은 내 도움이 필요해서 찾아온 거야.
아니면, 오리지늄 아츠 응용과 주임이 믿을만한 사람인지 알고 싶은 거겠지.
……미안.
사과할 거 없어. 내가 하마터면 큰 사고를 낼 뻔한 것도 사실이니까. 오히려 난 당신에게 고마워하고 있어, 사일런스 씨.
그래서 당신에게 부탁하는 거기도 해. 당신은 자신의 원칙을 고수하며 자신만의 답을 찾고 있으니까.
그래도……
내가 부탁하지 않더라도, 어차피 당신은 트리마운츠에 돌아갈 생각이잖아?
……맞아.
……
젠장, 왜 갑자기 순찰대가 한 팀 더 늘었지?
빌어먹을, 그쪽엔 있어?
여기 두 골목을 다 뒤져 봤는데 안 보여.
부통령님과 관계가 틀어지면 안 되니 그 두 사람을 들여보내긴 했어도, 반드시 꼭 붙어있어야 했는데. 어쩌다 놓친 거지?!
그 두 사람은 계속 한가롭게 돌아다녔어. 그런데 담장을 지나면서 신발 끈을 묶고 있는 사이에 사라져 버렸지.
아까 그 깡통 녀석을 너무 얕본 거 같아. 메이랜더 사람은 다 신출귀몰하잖아.
내가 위에 상황을 보고할 테니까 넌 계속 찾아봐.
맞다, 공장 근처로 병력을 더 지원해.
탐정 씨의 순발력과 은폐 수단은 실로 놀랍군.
과찬입니다. 따돌릴 방법이 있다면, 굳이 직접 손볼 필요는 없으니까요.
도착했다. 앞쪽이 바로 트리톤 제3화학 공장이야.
주변에 통제선을 치고 완전 무장한 병사들이 지키고 있어서, 더 이상 접근은 어려울 것 같군요.
이 정도면 충분하다. 아주 잘 보여.
사리아의 시선은 병사들을 넘고 바리케이드를 넘어 뒤에 있는 공장으로 향했다.
반듯했던 공장은 이미 초토화됐고, 바닥에는 까맣게 탄 흔적이 수두룩했다. 연속된 폭발로 벽이 전부 날아갔는지, 공장 건물은 기본적인 골격만 남아 오히려 더 잘 보였다……
그리고 그 건물의 한가운데는, 무슨 커다란 설치 미술을 방불케 하는, 거대한 고리 모양의 기계가 지면을 비스듬히 파고 들어가 있었다.
그게 바로 폭발의 근원이었다.
뭐 알아낸 게 있습니까?
낙하물의 외형으로도 역학 구조로도, 저것의 용도를 밝힐 수는 없겠지만, 지상 시설에 쓰는 장치는 아닌 것 같군.
하늘에서 떨어진 겁니다.
……
너무 멀어서 자세한 파악은 어렵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저기에 라인 기술의 흔적이 있다는 거다.
정확히 말하자면, 크리스틴이 참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지.
……
'프로젝트 호라이즌 아크'군요.
뭐라고?
라인 랩에서 당신의 지위와, 크리스틴과의 관계를 생각하면, 이 이름을 모른다는 게 놀랍군요.
……
안 들켜서 다행이다……
……진짜 여기에 전달물질이!
사라졌네……
도로시의 말이 맞아. 전달물질은 서로 반응해. 나한테 준 전달물질로 잡으면 어렵지 않겠어.
하지만 수량이 너무 적은데. 도로시가 얘기한 거랑 전혀 안 맞아. 주변에 더 있나?
잠깐……
여기는…… 트리톤 공장?
거대한 폐허.
이곳에서 얼마나 많은 사상자가 나왔을까? 하지만 사일런스는 뉴스에서 관련 수치를 언급하지 않은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
359호 기지 사건이 또 떠올랐다. 눈앞에 보이는 것처럼 그때도 이런 처참한 모습이었다.
저건, 사리아? 옆에는 누구지……
……
사리아…… 이번 일에도 관련이 있는 거야?
우리 어디로 가는지 알아?
(고개를 젓는다)
트리마운츠에 있는 사리아의 거점으로 갈 거다. 이미 약속된 사항이야.
사리아! 못 본 지 정말 오래됐는데.
그런데 켈시가 사리아랑 만나면 엄청 바빠서 나랑 얘기할 시간도 없으려나?
너랑 로즈몬티스는 박사 곁에서 얌전히 있어.
……
- 이프리트, 방금 어디까지 얘기했지?
- 이프리트, 오는 길에 있었던 일을 계속 얘기해 줘.
아, 맞다…… 그 별이 떨어질 때, 예전에 사일런스가 들려줬던 이야기를 로즈몬티스한테 해주고 있었어.
잊어버린 거 아니지? 그땐 기록 안 했잖아……
응, 기억하고 있어.
그날 밤, 온 도시 사람들이 왕비의 기도 소리를 들었고, 줄줄 흐르는 눈물이 모래 속에 스며드는 소리를 들었어…… 결국 왕비는 궁전의 축대 앞에서 기절했지.
왕비의 정성에 감동받았는지, 별 하나가 드넓은 하늘을 뚫고 국왕의 앞에 떨어졌어.
국왕은 끝없는 빛에 파묻혀 평생 본 적도 없는, 상상한 적도 없는 광경을 보게 됐지.
다음 날 아침, 깨어난 왕비는 궁전에 커다란 구멍이 난 걸 발견했고, 이미 죽어버린 국왕을 발견했어…… 국왕의 입가에는 아직도 미소가 걸려 있었지.
그 별은 정말 왕비가 간절히 기도한 결과였을까?
별은 왕비의 소원을 이루어 주었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데려가 버렸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