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3조용한 산책로
이기적인 마을 주민들이 본인들만의 안위를 위해, 조르디를 재판소에 넘기려고 하자, 티아고는 어쩔 수 없이 조르디를 도와 도망가도록 한다. 한편, 명흔이 나타나자, 카르멘, 켈시와 헌터들은 경계심을 곤두세운다.
등장 오퍼레이터: 엘리시움, 울피아누스, 글래디아, 스펙터, 스카디, 켈시, Mon3tr, 스펙터 디 언체인드, 루멘
보고 받은 대로군. 어떤 생물일지 정말 궁금했네.
(경고성 낮은 울음소리)
워워…… 화내지 말거라. 꼬마야, 넌 사람 말을 알아듣는 거 같구나.
이 시테러들의 몸에 있는 기생물…… 지금껏 육지에서는 본 적이 없어요.
이베리아인은 저걸 '명흔'이라고 부른다네.
고요함 이후, 이베리아의 바닷가 주민들은 이따금 바다에서 빛이 나는 현상을 목격했다고 하네. 보고에 따르면 70년 전에 최초로 발견되었다고 하더군.
과학자들은 이런 현상이 모종의 플랑크톤 무리가 폭발하면서 나온 결과물이라고 한다네.
그럼, 이 기회를 빌려 물어보고 싶은 것이 있네만…… 에기르인은 이런 걸 보면 불안해 하나?
에기르에선 과거에 이런 현상을 거의 볼 수 없었어요. 하지만 형광색 식물을 말하는 거라면, 과학원의 화려한 정원에 이런 종류의 관상품이 많죠.
에기르인도 '감상'이라는 것이 뭔지 아나 보군.
명흔…… 이 이름만큼은 정확히 지었네요. 이러한 현상은 바다와 육지의 접촉에 의한 거예요.
하지만 이렇게 만연한 '명흔'은 본질적으로 살비엔토에서 봤던 시테러와 별반 다를 게 없죠.
오…… 이런 자연 현상도 '시테러'와 같은 일종의 생물 형태라는 건가?
이베리아 생물학자들의 노력이 부족했나 보군요.
……상황이 생각했던 것보다 복잡하긴 하지만, 최악의 경우는 아닌 거 같군.
재판소에서 목격, 사살, 포획했던 시테러의 종류는 거의 매달 바뀌고 있네.
가장 짧았던 주기는 3번 해안선에서 4~5일이 지나고 발생한 건데, 완전히 다른 종류였네.
내가 말했던 것처럼 바다가 자기만의 방식대로 육지를 침범하고 있는 거야.
이제, 난 로도스 아일랜드의 오퍼레이터를 구하러 가야겠어.
저도 같이 가죠.
아니, 너와 헌터들은 최대한 빨리 위협을 제거해 주는 게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야.
……전 이베리아가 좀 더 신중하게 켈시 선생님을 대할 줄 알았어요.
켈시는 반드시 신중히 대해야 하는 대상이네. 하지만 현재 우리에겐 더 확실한 적이 있지.
어떻게 할 생각인가, 에기르의 집정관님? 우리가 에기르의 오만에 대해 계속 논쟁해야 하나?
10분만 주시죠. 이 모든 골칫거리를 해결한 뒤에, 헌터들과 합류할게요.
그 후에 저 등대에 어떻게 갈지 논의하죠.
그럼 난 여기에 남겠네. 이 예배당에는 율법이 사라진 지 오래지만, 다행히 누군가가 윤기 나게 닦아놨더군.
저것은 이번 전쟁의 유일한 빛일세. 이베리아의 재판소가 이곳을 지키겠네. 나 혼자라도 말일세.
이봐, 무슨 일이지?
티, 티아고 씨! 어디 갔다 오는 거예요?!
심해 신도들이 갑자기 나타났어요! 그리고 괴물…… 많은 괴물도 같이요!
아…… 그리고……
그리고 뭐? 그 녀석들은 왜 마을을 습격한 건가?
아…… 아마이아는? 괴물들이 너희를 공격한 건가?
그…… 그 녀석들은……
그 녀석들은 아무나 공격하지 않았어요. 단지…… 한 명의…… 재판관하고만 싸웠어요.
……
아무도 재판소에 밀고하지 않았어요! 티아고 씨! 정말이에요!
광장에서 괴물 사체를 발견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재판관이 나타났어요. 지금 생각해보니 어쩌면 그들이 한 짓인지도 모르겠어요…… 아.
왜 그래? 아저씨…… 앗! 안녕하세요.
표정이 왜……
조르디, 날 따라오거라.
아저씨?
아무 소리도 내지 말고.
티, 티아고 씨, 정말 우리가 그런 게 아니에요…… 우리가 아무리 빨리 달려도 그렇게 짧은 시간 안에 재판소까지 갈 수 없잖아요.
……안다. 지금은 조르디를 지키는 게 우선이야. 일단 어찌 된 일인지 확실히 알아야 해.
어쩌면 일주일 전, 아니 한 달 전에 이미 누가 갔을지 어떻게 알겠나. 사교도의 유언비어가 퍼진지 이미 오래거늘.
아, 아니에요! 적어도 전 아니에요! 제 남편도 아니고요!
설마 후안 씨? 재판소에 들킨 건가?
……당신……
후안이…… 심해 교회의 사람이란 걸 알고 있었어? 언제부터 안 거야?
조르디! 가자!
아…… 응.
티아고 씨!
으윽…… 벌써 가버렸군.
무시해. 마을 상황은 어때?
모, 모르겠어. 재판관과 그 외지인들이 괴물들과 싸우고 있어. 우린 도움이 안 돼.
윽…… 재판관은 괴물들을 처리하고 나면, 우릴 심판할 거야.
서, 설마 아니겠지…… 잠깐만, 너 무슨 생각하는 거야?
가장 좋은 건 재판관이 저 괴물들과 같이 죽는 건데……
잠깐!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생각해 봐. 몇 년 동안 시테러가 노동자들을 공격했다는 소식은 별로 없었어…… 하지만 재판소는 우리에게 얼마나 큰 피해를 줬는데.
그, 그렇긴 하지만……
나중에 재판소에서 따지면, 네가 심해 신도가 아니란 걸 어떻게 증명할 건데?
……그럼 우리 어떡하지?
……만일 재판관이 정말 저 많은 시테러들을 전부 해치운다면…… 우린…… 가장 수상한 사람을 재판소에 넘겨야만 혐의를 벗을 수 있어.
예를 든다면, 심해 교회와 관계가 있는 에기르인이라던가.
크아……
……다른 사람은 다 무사히 철수했어. 근데, 아마이아가 보이지 않아.
재판관 외에, 어비설 헌터스는 아마이아한테서 몇 마디 들은 게 다야.
하지만 여기는 육지야. 놈들은 재판관만큼 위협적이지 않아.
아마이아를 찾아서 데려간 뒤, 저 어비설 헌터스들의 발을 묶는 거야.
가자. 다른 형제자매들은 이미 무참히 당했고, 우리가 마지막이야. 절대 재판소에서 더 많은 동족을 해치게 둘 순 없어.
(맞장구치듯 고개를 돌린다)
조르디, 서둘러라!
아, 알았어……
(거리가 어떻게 이 지경이 됐지…… 저…… 저것들도 시테러인가?)
재판소다.
……!
대재판관이 온 걸 수도 있다. 동료도 없이 혼자서 심해 신도의 소굴로 올 정도라면, 보통내기가 아니겠지.
그란파로에 시테러와 사교도들이 나타난 이상, 뭐라 변명해도 소용이 없을 거다.
잘 간직하거라. 그리고 네 아버지가 남긴 등도 잘 간직하고.
난……
넌 이제 다 컸단다, 조르디 폰타나로사. 그래서 너에게 모든 걸 말해줬던 거란다. 이건 네가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는 마지막 기회야.
난…… 그동안 너에게 모든 진실을 말해주고, 될 수 있는 한 네가 떠날 수 있기를 바랐다. 다만 나는……
알아, 티아고 아저씨…… 하지만 아저씨는 내 아버지 같은 분이고, 그란파로는 우리의 집이야. 그래서 여기를 떠나면…… 난 모든 걸 잃게 되는 거라고.
언젠가 너는 떠나야 한다. 젊은이들은 모두 떠나고 싶어 하는데, 왜 넌 안 그런 것이냐?
됐다. 내가 같이 가주마. 시테러가 아주 위험하긴 하지만, 난 어떻게 상대해야 하는지 알고 있으니. 재판관의 눈앞에서 빠져나갈 기회는 지금뿐이다……
무슨 소리지?
……문 쪽인가?
음…… 응?
……네놈…… 네놈들! 시테러도 사람을 안 먹거늘, 네놈들이 오히려 거리낌 없이 사람을 먹으려 하다니……!
대답해라! 페드로! 마누엘! 밖에 있는 건 네놈들 아니냐! 이 해초 같은 겁쟁이 놈들……!
티, 티아고 아저씨, 왜 그래?
저놈들이 우릴 완전히 가둬놨구나.
뭐라고? 하지만, 왜?
왜냐고? 그건 네가 에기르인이기 때문이지.
분명히 이곳을 포위했을 거다. 다락방으로 올라가서 지붕을 타는 것이 좋겠어.
저는, 당신을 알고 있나요?
로렌티나…… 당신의 모습을 봐요. 수녀복이군요? 정말 잘 어울려요.
아, 당신은 돌아가야 할 곳을 찾은 것이로군요. 다른 어비설 헌터스들이 당신을 발견하였고, 이젠 당신을 집으로 데려가려는 거죠?
로렌티나…… 로렌티나는 제 이름이에요.
만물의 주인이 가진 이름이기도 하죠.
만물의 주인은 뭔가요?
바다, 또는 바다를 대표할 수 있는 자예요.
당신의 정신 상태가 불안정한 것 같네요. 이러면 안 되…… 아, 혹시 정신이 든 적 있나요? 예를 들어서 퀸투스를 죽였을 때라던가.
퀸…… 투스……?
당신은 바다를 한 번 접한 적이 있음에도 바로 에기르로 돌아가지 않았던 거군요? 전 당신들이 항상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줄 알았어요.
아니면…… 육지에 당신들을 인도하고, 또 계획을 세워 같이 움직여 주는 사람이 있는 건가요?
로렌티나, 우린 왜 이런 상황에서 만났을까요?
당신의 손, 매우 차요.
과거에 우리는 서로 뭐든지 얘기했어요. 정말이에요.
하지만 지금은……
스펙터!
……언젠가 제 이름이 기억나고, 지금 이 순간이 떠오른다면, 저를 만나러 와주세요.
전 이미 마음속으로 결심했어요. 만일 당신이 맑은 정신으로 절 찾아와 준다면, 당신에게 모든 진실을 말해주겠다고요.
안녕, 로렌티나.
……아.
……
……저 사람은 누구야?
저도 몰라요…… 저 여자는…… 절 알고 있는 거 같았어요.
……저 여자에겐 냄새가 안 나. 적어도 퀸투스 같은 시본은 아닌 거 같아.
저 사람을 신경 쓸 여유가 없어.
시테러를 모두 처리하고, 제2대대장과 합류하러 가자.
이봐, 이 근처에는 시테러가 출몰 안 하는 거지?
아, 안 해…… 이 근처에는 괴물의 시체만 있을 뿐, 매우 조용하다고. 이젠 재판소에서 괴물들을 다 처리하지 않았을까?
그러면 더 좋지, 와서 좀 도와줘. 저들을 안에 가둬야 해. 이봐, 누가 재판관한테 갈 거야?!
조, 좋아…… 이미 꽉 막고 있어! 그런데 여기는 난장판이야, 우리가 왜 티아고 촌장을 이런 식으로 대해야 하지?
일이 잘 풀리지 않으면, 재판관의 칼날은 우리한테로 향할 거야…… 예배당 쪽이 어떻게 됐는지 보고, 재판소의 사람 좀 불러와 줘.
나, 나보고 가라고? 괴물이 어딘가에 숨어 있기라도 하면……
응? 지붕 위에 웬 사람이야?
아……?
조르디와 티아고다! 도망가고 있어! 어서 쫓아! 어서!
어서 뛰거라, 조르디!
응, 알았어!
재판관이 널 발견하지 못하게 마을 밖으로 뛰어라. 그리고 저 양심 없는 것들한테도 잡혀선 안 된다!
알았어!
하아…… 하아…… 마을 밖까지 계속해서 뛰어라. 북쪽으로 가면, 전달자 휴게소가 있을 거다. 아직 사용할 수 있을지도 몰라……
알았어!
네 주머니에…… 하아, 하아…… 돈을 넣어놨다. 너는 다른 도시, 다른 국가로 가야 한다!
아, 알았어!
조르디!
듣고 있어!
티아고의 걸음걸이가 느려진다.
그는 필사적으로 달려가고 있는 막연한 에기르 청년의 뒷모습을 바라본다.
뛰어라, 뒤돌아보지 말고! 계속 뛰어!
그래, 그렇게…… 조르디. 그렇게 떠나라…… 뒤돌아보지 말고.
마을 밖을 못 벗어나게 해! 저 에기르인을 재판소에 넘겨야 한다고!
……네 말이 맞다, 조르디.
여기는 우리의 집이야.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아무리 원망할지라도 그 점만큼은 변하지 않지.
(에기르어) 잘 가거라, 조르디!
티아고! 그 에기르인은……?
비겁한 자식!
아…… 이 무슨 미친 짓이야! 빌어먹을! 재판소가 우리를 이단으로 볼 거야! 예전처럼 말이야!
너흰 재판소가 저 시테러보다 더 무서운 거냐?! 너희들의 동포가 저 괴물들보다 더 강할까 봐 무서운 거냐?!
재판소는 이미 우리를 한번 망가뜨린 적이 있어. 넌 그런 일을 또 겪고 싶어?!
윽…… 퉷, 약해빠진 주먹이군……
너…… 자, 잠깐만, 저게 뭐야…… 저, 저것들이…… 아직 있었어?!
(불길한 사르륵 소리)
안 돼, 어, 어서 예배당으로 돌아가야 해. 재판관 곁에 가면 안전할 거야……
하앗, 이 주먹은 겁쟁이한테 주는 선물이다!
……으엑, 콜록콜록, 너 미쳤어?! 저 시테러들이 안 보여?!
시테러가 뭐가 무서운가?
시테러가 그란파로를 먹어 치웠나? 아니, 바로 너희와 같은 인간이야…… 네 놈들이 고요함보다 더 무서운 것이다.
네 놈들의 이기심과 무관심이 배려의 숨통을 끊었다. 네 놈들은 천성적으로 자기의 나약함을 감추고, 재난을 에기르인 탓으로 돌린 거야!
……아, 아냐, 저 괴물들이 가까이 오고 있어…… 너 같은 미치광이하고는 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아!
물론 그러겠지, 죽을까 봐 벌벌 떠는 이 겁쟁이 녀석. 마린이 붙잡혔을 때도, 에기르 동료들이 붙잡혔을 때도, 네 놈들은 징벌군 깃발 아래에 서 있었지!
이 살인자 놈들!
……
……티아고, 너는 예전에 그 활발한 에기르 여자를 사랑했던 것뿐이야! 다들 너와 함께 미쳐줄 거라는 기대는 버려!
덤벼라, 겁쟁이 놈. 덤벼 봐라. 제대로 패줄 테니!
(거친 숨소리)
시테러가 사나운 기세로 지나가는 것도 무시한 채, 두 사람은 선혈이 낭자하도록 싸웠다.
두 사람은 서로 한 치의 양보도 없었다.
하아…… 하아……
티아고…… 티아고 아저씨?
하…… 하아……
티아고 아저씨……?
……하아…… 어쩐 일이지……
나…… 난 돌아가야 해……
(에기르어) 거기 서라, 에기르인.
아, 네, 네!
네가 바로 그란파로의 마지막 에기르인, 브레오간의 후손이겠군.
뭐…… 뭐라고요? 브레, 뭐요?
시테러는 널 죽이려 할 거고, 재판소에서는 널 감금하려 할 테지. 날 따라와라, 난 네가 필요하니까.
……당신도 그들의 일원인가요? 으윽, 혹시, 그 시테러의 배후자?
아니야! 나는 사라진 전설을 찾고 있다. 과거의 과학원마저 주목했던 전설을.
하지만 놈이 남긴 가장 중요한 보물은 등대도, 과장된 함선도 아니야, 바로 그의 후손이지.
어쩌면 너일 수도 있지. 네가 바로 마지막 단서인 거다.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네 부모는 뭐 하는 사람이었지? 네 조부모는? 그 티아고는 사람은 네 친아버지가 아니야.
제 부모님은……
그분들은…… 이베리아의 눈 때문에, 실종됐어요.
……안됐군. 그러나 잔인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이 말은 해야겠다. 이런 불행이 지금 네가 에기르를 구하는 계기가 될 거다.
날 따라와라, 동포에게는 폭력을 쓰고 싶지 않으니까.
전, 당신이 무슨 말 하는지 모르겠어요. 이렇게 갑자기, 뜬금없어서요……
따라와라.
저는……
으음.
왜 그러세요?! 무슨 일이세요?
조용히 해, 널 구해주려는 거니까.
가자.
연막 장치로, 잔꾀를 부리다니…… 역시 널 놓아주지 말았어야 했어.
저 꼬마를 데리고 도망간들 무슨 의미가 있지? 넌 아무것도 몰라, 리베리.
네 말이 맞다, 에기르인. 여기엔 의문투성이야.
……
그리고, 너는 율법을 어겼다. 만일 답하지 않으면 이곳에서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할 거다.
네가 이곳에 대해 좀 알았으면 좋겠군.
……쫓아오지 않는군, 잘 됐어. 재판관이 다가오는 틈을 노려 널 데리고 떠난 건,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어…… 저 사람들, 싸우지는 않겠지?
……
……정신이 좀 들어?
앗, 그, 죄송해요…… 저…… 전 마을로 돌아가야 할 것 같아요……
마을 안의 시테러들이 거의 사라지긴 했지만, 아직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 켈시 선생님과도 연락이 안 되고 있어. 불필요한 위험은 감수하지 않는 게 좋아.
그나저나…… 넌 여길 떠나려는 거야?
……저…… 아니요……
재판관이 마을에 왔다는 얘기를 듣고, 티아고 아저씨는 제가 잡혀갈까 봐 걱정했어요, 그래서……
……재판소라……
그럼 방금 그 사람은 왜 널 붙잡은 거야?
……
미안, 말하지 않아도 돼.
나한테 시간을 좀 줘. 나 혼자 마을에 몰래 들어가 켈시 선생님을 찾을지, 아니면 너와 같이 갈지 생각 좀 해볼게.
당신과 함께 갈게요, 엘리시움 씨.
……정말이야? 너의 아저씨는 분명 모든 수를 다 써서 너를 탈출시켰을 텐데.
……정말 그렇게 많은 재판소 사람들이 접근했다면, 저도 빠져나올 수 없었을 거예요.
너의 사명감이 목숨을 바칠 정도인 거야?
네? 무, 무슨……
넌 심지어 명확한 목표도 없어. 단지 사명감에 대한 동경 때문에, 그란파로로 돌아가겠다고?
장난치지 마. 최대한 빨리…… 이 사건에 휘말리기 싫어하는 마을 주민들을 데리고 어서 여기를 떠나.
우린 숲속에서 야영을 하다가, 원석충들의 습격을 받은 게 아니야…… 이런 말 하고 싶지 않지만, 일반인은 도움이 안 돼.
저는 그저…… 왠지 어렴풋이…… 어떤 사명을 마무리하지 못한 느낌이 들어요.
저는 이곳에서 해안선을 보며, 때로는 전설을 듣기도 하고, 때로는 부모님이 남긴 노트를 보면서 자랐어요. 이런 식으로 이곳과 작별 인사를 하고 싶진 않아요…… 전……
전 단지 이곳을 제 고향이라 생각할 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