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장진주

IW-2찾을 곳이 없다

사이드 스토리작전 전2022-07-29

리와 오랜 친구인 양현은 즐겁게 대화를 나눈다. 그러나 크루스는 용문에서 로도스 아일랜드와 만난 적 있는 태합과 미스터리한 소년을 만난다. 쉬기 위해 방으로 돌아간 리, 그러나 생각지도 못한 손님이 그를 기다린다.

등장 오퍼레이터: , 크루스, 우요우, 와이후, 좌락, 크루스 더 킨 글린트


이른 봄.

아직은 쌀쌀한 봄 날씨가 지난날을 떠올리게 했다. 함께 공부하고, 장사하고, 무공을 익히고, 정치에 입문하던 때.

그 세월 동안 우리는 그림자처럼 거의 붙어 지냈다. 곁에는 좋은 스승과 친구들이 있었고, 각자 포부를 갖고 큰 뜻을 펼치고 싶어 했다.

지금은?

푸른 벽돌은 긴 세월 동안 청소되지 않았고, 봄은 찾아왔지만, 백옥 같은 하얀 눈이 여전히 남아있다.

문이 닫히면 문 뒤의 사람이 무슨 생각하는지 모른다. 그러나, 문이 열리면 알 수 있는 건 그 사람이 당신에게 알리고 싶어 하는 것뿐.

남자가 고개를 들자, 대문이 끼익하는 소리와 함께 열렸다.

과묵한 남자

……

뱃사공

양대인.

……양현, 오랜만이야.

양현

오랜만이구나.

양현

오느라 고생 많았다, 리.

먼 길인데 고생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지. 그런데 우리 양대인께서는 허세를 좀 작작 부리시지, 고작 이 자그마한 물건 때문에 나를 이토록 고생시키는 건 아니지 않나?

양현

시간 날 때 자초지종을 설명해 주지.

양현

신 사공, 자네도 고생했네. 이른 봄이라 강에 손님들도 많을 텐데.

뱃사공

별말씀을. 양대인께 약속드린 일이 당연히 최우선이죠.

뱃사공

손님을 모셔 왔으니…… 저는 이만 나루터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뱃사공

참, 아까 도시에서 작은 소동이 있었는데, 구체적인 건 리 씨한테 물어보십시오.

양현

……소동?

뱃사공

양대인께서도 조심하셔야 합니다.

뱃사공

그럼 전 이만. 나루터 쪽에 일손도 부족할 테니, 어서 가서 도와야죠.

양현

그래, 수고했네.

“쟁산 나루터를 통해 상촉에 들어와, 신 씨 성을 가진 뱃사공을 찾아라.”

우리 양대인도 참 대단하셔. 이 한마디 말로 온 지 얼마 안 된 타향인에게 이런 일을 시키다니.

양현

자네 상촉에 처음 오는 건 아니지 않나.

그런데 저 신 사공은 어떤 사람이야?

양현

믿을만한 뱃사공일 뿐. 경험 많은 베테랑 뱃사공이라면 누구보다도 믿을만하지.

일리 있네.

양현

그런데 이분들은……

우요우

(아, 이제야 알겠네요. 양대인이라면 상촉의 지방 장관이라는 거죠!?)

크루스

(너의 늦은 반응에 난 이미 익숙해졌어. 그런데 정확히 어떤 거야?)

우요우

(음, 시장이죠!)

크루스

(……염국 관직으로 따지면, 웨이 옌우보다 훨씬 낮아야 하는 거 아니야?)

이 두 분은 나의…… 파트너야.

우요우

양대인,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츄……

우요우

우요우입니다.

크루스

난 크루스야~ 로도스 아일랜드 제약회사에서 온 작전 오퍼레이터. 지금은 미스터 리와 협력하는 관계고~

크루스

그런데 이번에는 상촉에서 우연히 만난 것뿐이고~ 아무튼 폐를 끼치게 됐네, 양대인~

양현

우연? 나는 두 분이 자네가 용문에서 데려온 전달자인 줄 알았는데……

네가 '전달자'라는 직업이 있다는 걸 알고 있다면, 내가 아니라 전달자에게 심부름시켰어야지.

양현

중요한 일이기도 하고 길도 먼데 도저히 마음이 놓이질 않아서 말이지.

내가 하면 마음이 놓이고? 나 좀 봐주라, 갑자기 도적이라도 만나면 어떻게 도망치라고?

양현

그렇게 귀찮으면 답장을 보내 거절하면 됐을 텐데.

됐어. 그 물건을 손에 넣을 기회는 한순간뿐이었으니까. 너의 편지가 도착하자마자 그 밀수꾼들이 용문에 도착했더라고.

다른 사람에게 의뢰하라고 답장을 쓸 겨를이나 있겠냐? 당장 사람 보내서 조사하고, 내친김에 밀수범들의 소굴을 박살 내지 않으면 안 됐으니까 말이지.

하아, 다행히도 우리 사무소 사람들이 유능하니까 네 일을 도울 시간이 난 거야.

크루스

(와이후가 한 것 같은데…… 리는 용문에 있으면 할 일이 더 많을 테니까 핑계를 대고 도망친 걸 테고……)

양현

두 분도 리의 파트너라니까 입구에 서 있지 말고 어서 들어오게. 마침 저택에 여분의 객실도 있으니까.

상촉 지부 대인께서 직접 대접해 주시다니, 그럼 기꺼이 호의를 받아들이지.

양현

두 분도, 이쪽으로.

우요우

……감사합니다, 양대인.

우요우

은인님, 안 그래도 어디서 묵을지 고민했는데, 약속 시간까지 아직 여유도 있겠다 여기서 잠깐 쉬었다 가는 게 어떻습니까?

크루스

……응.

우요우

은인님?

크루스

아니야…… 내가 좀 피곤했나 봐~

크루스

미스터 리, 아까 있었던 일 양대인한테 말할 거야?

……그래야죠.

하늘에 구름과 안개가 낀 걸 보니, 밤에 비가 오려나……





……

양현

……? 왜 그러나, 리?

……아니야.

갑자기 머릿속에 어떤 광경이 스쳐 지나가서. 상촉에 너무 오랜만에 와서 그리웠나 봐.


길거리 청년

……두 소저, 어떻게 됐습니까?

두 소저

뭘 어떻게 돼, 영감한테 된통 혼났지.

길거리 청년

그럼 우리는……

두 소저

내가 그랬지, 계속 걔네들의 말을 들으면 안 된다고.

두 소저

하라는 대로 했다간 우리한테 미래는 없을 거야.

두 소저

내 말대로 해.

길거리 청년

알겠습니다. 그럼 애들을 불러오겠습니다.

두 소저

그래.

길거리 청년

그럼 그 용문인은 어떻게 처리하실 겁니까?

두 소저

……직접 만나러 가야지.

두 소저

터놓고 해야 하는 말도 있으니까.


한잔 어때?

양현

……아니다, 할 일도 남았고.

먼 길도 마다하지 않고 술잔을 가져왔는데, 가볍게 한잔도 안 하겠다고?

이 술잔을 손에 넣느라 내가 얼마나 고생했는데.

양현

술은 일을 그르친다.

술은 일을 그르친다라……

예전에 너는 이 말을 입에 달고 살았는데. 지금도 네가 주량이 약하다는 걸 알게 돼서 기분이 아주 좋아.

양현

자네의 그 말로 쏘아붙이는 재주도 여전하다는 걸 알아 나도 기쁘군.

양현

행유객잔의 일은 조사하라고 사람을 보냈어.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닐걸. 정말 아무것도 모른다면 괜히 나서지 마. 결국은 강호의 일이잖아.

그냥 내가 상촉을 떠나 멀리 가버리면 다 끝날 일이야.

양현

……

술잔이 괜찮은지 확인 안 해? 길에서 흔들림이 심해서 내가 실수로 깔고 앉았을 수도 있잖아.

양현

자네가 먼저 말을 꺼내지 않았다는 건 술잔이 무사하다는 거겠지.

……하하.

그래도 한번 봐, 용문에서 공수해 온 귀한 물건이잖아.

양현

……이게 바로……

정말 궁금해서 그러는데, 이 술잔이 대체 어디가 특별하다는 거야? 밀수 상인의 경매에선 이 술잔의 가격이 그냥 증정품이나 다름없던데.

유일하게 눈여겨볼 만한 거라고는 밀수꾼들 사이에서 전해지는 소문뿐이야. 가장 처음 이 술잔을 발견한 마을에 괴담이 전해지고 있다더군.

양현

얘기해 봐.

이 술잔은 주위의 기물에…… 생명을 불어넣는다더군.

양현

……증거라도 있나?

괴담에 증거가 있으면 그건 사건 아닌가? 나도 들은 얘기라니까.

양현

그럼 밀수꾼들은?

다 근위국으로 잡혀갔지.

양현

……그럼 다행이군.

양현

사실 자네한테 의뢰하고 싶은 일이 하나 더 있어.

그렇겠지. 일부러 용문에 있는 날 불러왔는데 한 가지 일만 시킬 리가 없지.

하지만 지금은……

양현

……훗. 아무래도 한잔 마시지 않으면 날 놓아주지 않을 기세군.

양현

그럼 그 일은 다음에 얘기하고. 자넨 하나도 안 변했네. 여전히 여유롭군.

앉아.

양현

어째 자네가 주인인 듯한 말투인데?

양현

용문에서 지내는 건 어떤가? 거기서 사설탐정을 하고 있다지?

맞아…… 무공밖에 모르는 그 녀석 딸내미도 나와 함께 있지.

양현

아, 그래서 갑자기 그자의 행방을 찾아달라고 했던 거군.

사실 와이후를 돌봐준 지 꽤 됐어. 대학교 졸업식도 내가 갔고. 나중에 시집갈 때도 설마 내가 가족석에 앉아야 하지 않을까 싶어.

와이후는 착한 아이야. 하지만 아빠라는 작자가 그리 좋은 사람이 아니지.

양현

그자의 딸도…… 벌써 그렇게 컸나.

세월이 참 빨라, 양현.

양현

……그러게.

네가 벼슬길에 올랐다는 소식은 들었어. 아마 네 성격이면 틀림없이 큰 활약으로 성공했을 거야. 그런데 설마 헤어진 후 이렇게 오랫동안 만나지 못할 줄이야.

양현

자네가 다시 기운 차린 걸 보면 다들 기뻐할걸.

기운 차렸다기 보다는 어떤 일은 오래 고민하다 보니까 지지고 볶는 것보다 더 성가시더라고.

양현

……자네의 요리를 먹어본 지도 참 오래됐군.

넌 이제 백성들의 부모관이잖아. 힘들게 지냈던 우리의 지난날은 이제 그만 잊어.

그것보다 재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파묻힌 훌륭한 젊은이들이나 더 신경 써줘. 이건 당시 네가 가장 많이 화났던 일이 아니었나?

양현

……그렇지.

훗, 그래도 다행이야. 여자랑은 인연이 없는 게 여전해서 말이야.

이번에 상촉에 와서 네가 가정을 꾸린 걸 보면 어떡하나 걱정했거든. 그러면 난……

상냥한 여성의 목소리

……양대인, 혹시 손님이 계십니까?

……

양현

……크흠.

양현

저기, 영 소저…… 지금은 형편이……

……어려울 게 전혀 없습니다. 저는 전달자일 뿐이니까, 곧 떠날 겁니다!

영 소저

……안녕하세요, 양대인. 그리고 이쪽은…… 전달자 선생님?

……하하, 그렇습니다.

양현

……

(설명 좀 해 봐.)

양현

(같이 일하는 동료다.)

(이 시간에 일이라고?)

양현

(저녁 시간이 지난 지 얼마 되지 않았나.)

영 소저

……저기.

영 소저

혹시, 양대인께서 오늘 제가 온다는 걸 잊으신 겁니까?

양현

아니요, 그건 아닙니다만……

……그럼 두 분 말씀 나누세요. 저는 갑자기 볼 일이 떠올라서요.

양대인, 물건은 여기 두겠습니다. 제게 더 시키실 일이 있으면…… 음, 볼일부터 보시고 다음에 말씀하시죠.

양현

잠깐, 리……


……얘 큰일 나겠네.


크루스

……우요우, 그냥 밥 먹을 곳을 찾는 건데 이렇게까지 복잡하게 굴 필요 있어?

크루스

그냥 아무 데나 가서 시간 때우면 되잖아. 어차피 니엔도 없어서 시끄럽게 굴 사람도 없는데~

우요우

그건 안 되죠! 은인님, 낮에는 정말 죄송했어요. 은인님을 위해 좋은 식당을 찾아 사과드리고 싶어서 이러는 겁니다.

크루스

그렇구나~ 그럼 왜 사람 그림자도 안 보이는 골목으로 온 건데?

우요우

헷, 은인님은 잘 모르시겠지만 모든 염국 사람은 자기만의 단골 가게가 몇 곳씩 있거든요. 웬만한 유명 식당보다 훨씬 맛있는 곳이죠.

우요우

추억을 맛보고 감성을 느끼는 곳이죠. 음……

크루스

넌 상촉 현지인도 아니잖아~ 근데 무슨 감성이 있다는 거야?

크루스

여행 잡지나 덮고 얘기해.

우요우

아, 알겠습니다.

크루스

네 주머니에는 무슨 책장이라도 들어있어? 어째서 매번 신기한 책들이 나오는 건지……

크루스

……일부러 골목으로 가는 건, 낮에 우릴 습격한 사람을 끌어내려는 거지?

우요우

양대인께서 우리 뒤를 봐주시는데 겁먹을 거 없잖아요.

우요우

그리고 그들도 진짜 나쁜 사람 같지는 않았어요. 우릴 찾아올 때까지 기다리느니 다른 사람들과 합류하기 전에 일을 완전히 해결하는 게 낫죠……

크루스

……가장 안전한 건 얌전히 양지부에 있으면서, 가까운 사무소에 상촉까지 와 달라고 연락하는 거야~ 응……

우요우

전부터 궁금했는데요, 로도스 아일랜드에 염국 사람이 많나요?

크루스

그러고 보니 특별히 많은 건 아니지만, 어딜 가나 염국 출신들을 만난단 말이지~ 참 신기해~

로도스 아일랜드? 로도스 아일랜드……

흠.

감염자 주제에 도시에서 멋대로 돌아다닌다고?


우요우

……은인님, 조심……

크루스

으윽……

우람한 남성

그 짧은 순간에도 이런 반응이라니.

우람한 남성

정말 의외군.

우요우

무슨 짓입니까?

우요우

……!

우요우의 사고는 빨랐고 움직임은 더 빨랐다. 무공을 익힌 자라면 대부분 그렇다.

다만, 이번에는 건장한 사내의 칼이 우요우의 사고와 움직임보다 더 빨리 목에 닿았다.

우람한 남성

경거망동하지 마라.

크루스

……우요우! 그만해!

우람한 남성

자넨 이 동행자가 누군지 알고는 있나? 감염자 조직의 한 명이라는 걸 아나?

우요우

하하…… 은인님,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전 반격하지 못할 것 같아요……

우요우

게다가 이 사람은…… 관리입니다.

우람한 남성

짧은 병기, 기괴한 부채. 솜씨는 좋지만, 아직 전쟁터는 경험하지 못했는가.

우람한 남성

그러나 분수는 알고 있군.

크루스

우리 어디서 만난 적이……

우람한 남성

없다.

우람한 남성

그렇지만 그 대리사 소경은 자네들과 관계가 있는 것 같더군.

크루스

……레이즈?

크루스

맞다! 전에 작전 기록에서 본 적 있어, 넌……!

태합

숙정원 부감찰어사, 태합이다.

우요우

수, 숙정원……!?

태합

감염자, 상촉에는 무슨 일로 왔나?

태합

구오성 밖에 무슨 일이 생겼나? 시가 왜 멋대로 산을 떠났나?

태합

이 일은 로도스 아일랜드와 또 어떤 관계가 있나?

우요우

(은인님, 지금…… 시 아가씨 얘기를 하는 겁니까?)

크루스

……

태합

할 말이 없는가?

크루스

로도스 아일랜드를 떠볼 필요 없어. 우리는 절차를 밟았으니까~ 감염자로서 말이지~

태합

……

크루스

하지만 우리 오퍼레이터의 사생활을 묻는다면, 난 해줄 말이 없어.

크루스

실제로도 모르니까~

태합

……오퍼레이터?

태합

쉐이의 화신이 회사 직원이라니, 그야말로 전대미문이군.

태합

아무래도 로도스 아일랜드에 대해 대리사 쪽에서 직무를 게을리한 것 같군.

크루스

……우리를 쫓아온 거야?

태합

그건 아니다.

크루스

어쨌든 놔 줄 생각은 없다는 거지?

태합

자네들이 조사에 협조하는 걸 봐서. 물론, 판단은 내가 한다.

크루스

……

젊은 남자의 목소리

태합 아저씨, 그렇게 몰아붙이시면 안 됩니다.

크루스

……!


[CG: 25_i02]
태합

좌 공자.

친절한 소년

다른 지촉인을 통해 사정은 들었습니다. 이분들은…… 로도스 아일랜드와 관련된 분들이지만 지금은 상촉 지부의 손님이랍니다.

친절한 소년

회제산 일에 꽤 깊이 연루되어 있지만, 무례를 범하려는 것 같지도 않으니 괜히 손을 댈 것까지는 없어요.

태합

……

친절한 소년

죄송합니다, 두 분. 태합 아저씨는 평소에 과묵하신 분이지만, 오늘은 왠지 좀 흥분하신 것 같습니다.

좌락

저는 좌락이라고 합니다. 음…… 궁정 전달자, 이렇게 이해하셔도 무방합니다.

크루스

……로도스 아일랜드 오퍼레이터, 크루스야~

우요우

로도스 아일랜드 오퍼레이터, 츄 우요우입니다. 정식 입사는 아직이지만.

좌락

크루스 씨, 우요우 형님, 실례가 많았습니다.

좌락

태합 아저씨가 먼저 실례를 범하긴 했지만…… 충고 한마디 드리겠습니다.

좌락

만약 두 분이 그 자매와 깊이 연관되어 있다면, 적당히 하시는 게 좋을 겁니다.

크루스

니엔은 내 친구이자 동료고, 시는 내 친구의 골치 아픈 여동생이야~ 이 정도면 '적당'하다고 할 수 있을까?

좌락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미 늦었다'라고 해야겠죠.

크루스

충고 고마워~

좌락

……훗.

좌락

크루스 씨는 역시 실력에 자신 있으니 배짱도 좋으시군요.


좌락

저와 태합 아저씨는 공무가 있어서 이만 실례하겠습니다. 다음에 또 뵙죠.

태합

로도스 아일랜드 건에 대해 양지부가 숙정원에 답변을 줬으면 한다.

태합

그럼.

크루스

……으윽……

우요우

은인님! 괜찮으세요?

크루스

하하~ 아까 놀라서 발을 삐끗한 것뿐이야~

크루스

……우요우.

우요우

……예.

우요우

숙정원 부감찰어사한테 시종이나 다름없는 '전달자'를 맡기다니, 너무 허무맹랑한데요. 번번이 사람을 바보로 보네요.

우요우

게다가 상대방은 구오성 회제산, 그러니까 며칠 전에 우리가 조우했던 그 사건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고 있는 것 같아요……

우요우

그 자매의 신분이 심상치 않다는 건 바보도 알 수 있겠지만, 이건 좀…… 뭐랄까,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입니다.

크루스

우선 양지부로 돌아가 볼까~

크루스

지금 한가하게 돌아다닐 때가 아니야. 최대한 빨리 그들과 합류해야 해……

크루스

……어라?

우요우

왜 그러세요?

크루스

설마…… 뭔가 작은 동물은 아니겠지.


양현

……하아.

영 소저

한숨 쉬다니, 전혀 당신답지 않군요.

영 소저

……아니면, 저와 만나는 게 기분이 언짢으신가 봐요?

양현

아니……

양현

그렇지 않습니다.

양현

무슨 일입니까?

영 소저

별일 없으면 오면 안 되나요?

양현

……그게 아니라.

영 소저

언제 시간 되면 연극 보러 산에 가지 않겠습니까?

양현

아직은 날이 찹니다. 요즘 영 소저의 몸이 안 좋다고 들었는데, 산에 가는 건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영 소저

이른 봄엔 늘 이런 날씨죠. 오히려 수주봉의 따뜻한 차가 그리워지는걸요.

양현

네. 그럼 시간이 되면 함께 가시지요.

영 소저

아까 그분은 당신의 손님이죠? 당신은 전달자와 수다를 떨 분이 아니시잖아요.

영 소저

“물건은 거기 둬. 일을 방해하지 말고.” 전달자라면 이렇게 말씀하셨겠죠.

영 소저

아니, 어쩌면 뒤의 반 마디는 안 할 수도 있겠네요. 양현 양대인께서는 가장 예의가 바르신 분이니까요.

양현

……영 소저의 눈은 속일 수가 없군요.

영 소저

어디 사람이에요?

양현

용문입니다.

영 소저

그렇게나 먼 곳에서 오셨다니! 아……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찾아오셨는데, 제가 방해하면 안 되는 거였죠?

양현

아닙니다. 그런 거에 신경 쓸 사람이 아니에요.

영 소저

어머…… 신기해라. 설마 양대인께서 그렇게 말씀하시는 사람도 있다니?

영 소저

모든 사람에게 적당히 거리를 두는 태도를 보이시는 줄 알았는데.

양현

……크흠, 제가 언제……

영 소저

그분은 무슨 일로 오셨는데요?

양현

제가…… 부탁한 일이 있어서.

영 소저

……

영 소저

무슨 부탁이죠?

양현

사소한 일입니다.

영 소저

먼 길도 마다하지 않고 옛 친구를 부른 게 사소한 일 때문이라……

양현

……

영 소저

양대인께서 말씀하기 싫으시면 저도 캐묻지 않겠습니다.

영 소저

다만 세상에는 수많은 일이 있습니다. 양대인께서 모든 일에 지나치게 신경 쓰고 따지신다면……

영 소저

너무 피곤하지 않으세요?


어라?

여긴 양대인께서 제게 쉬라고 내어준 객실인 것 같은데요?

멋대로 들어온 건 둘째치고, 어찌 제 차까지 내오셨습니까?

두 소저

그건 양대인의 차야, 네 차가 아니라.

두 소저

이 두 소저께서 네 것도 내왔으니 그걸로 만족해.

두 소저는 계속 저한테 따질 생각입니까?

두 소저

……내가 어떻게 할 것 같은데?

저택의 경치가 이렇게 좋은데, 두 소저가 그렇게 대담한 일을 할 리가 없을 것 같은데요.

일단 말씀해 보세요. 무슨 일로 여기 왔죠?

두 소저

아주 여유롭네? 나랑 수다 떨 시간도 다 있고.

차까지 타왔잖습니까.

두 소저

……뭐, 좋아.

두 소저

단도직입적으로 말할게. 네 도움이 필요해서 찾아왔어.

그러죠.

두 소저

뭐?

두 소저

이상하네, 태생적으로 의심이 많은 사람인 줄 알았는데, 이렇게 잘 통한다고?

양현이 당신을 들여보내 줬는데, 걱정할 게 뭐 있습니까?

둘이 아는 사이인가요?

두 소저

……후배로서 양대인께 부탁한 것뿐이야. 아빠는 줄곧 관청과 가깝게 지내거든.

그렇군요.

두 소저

저번에 만났을 때 내가 네 물건을 빼앗으려고 했지.

양대인의 물건이지 제 물건이 아닙니다.

성가신 일은 그에게 맡기면 됩니다. 전…… 그저 무슨 일이 있으면 대응만 할 뿐이죠.

두 소저

……정말 날 믿어주는 거야?

제가 굳이 아가씨한테 원한을 품을 필요는 없지 않습니까?

흠, 누구나 젊었을 때가 있죠. 허세를 부리며 체면이나 차리던 그런 시절.

두 소저

……누, 누가 허세를 부린다고 그래!? 그건……

혹시 사장님이랑 다투기라도 했나 보죠?

두 소저

……훗.

두 소저

너 정말 무서운 사람이구나.

두 소저

겉으론 산만하고 느긋하니 아무 일도 신경 쓰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속으로는 모든 걸 내다보고 있고…… 이런 사람이 제일 무섭지.

적어도 전 처음 만난 사람에게 의자를 걷어차는 그런 사람은 아닙니다.

두 소저

……

말해 보세요. 거래하러 왔으면 솔직한 게 좋겠죠?

두 소저

정 사장…… 아니, 아빠가 조정의 높은 분으로부터 너한테 있는 술잔을 빼앗아 오라는 의뢰를 받았어.

대충 그럴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전에는 아버지를 돕더니 지금은 왜, 마음이 바뀐 건가요?

두 소저

더 얘기하기는 그렇고, 아무튼 난 아빠가 이 일을 해내지 못했으면 좋겠어.

그래서?

두 소저

이유를 대지 않으면 믿어 주지 않을 건가?

답이 뻔한 질문은 하지 않는 게 상책이겠죠. 그래야 더 속이 깊어 보이니까요.

두 소저

이번 일을 해내면 내가 얼마나 도왔건 아빠는 공을 전부 내 앞으로 돌릴 거야.

두 소저

표국은 원수가 많아, 경쟁자도 많고. 게다가 지금 전달자 업계가 이렇게 발전했는데, 표국은 아직도 오래된 규칙에 얽매여 있어, 발전이 더욱 느려져 도태되기 쉽지.

두 소저

그래서 아빠는 늘 약점을 감추는 법을 배우라고 하셨어.

두 소저

부잣집 자제인 척 매일 방탕하게 살면 사람들이 그다지 신경 쓰지도 않아.

두 소저

그리고 조정을 도와 여러 부탁을 비밀리에 처리하지. 안면도 트고 부하들이 믿고 따르게 할 수도 있고.

두 소저

그래야 아빠가 안심하고 가업을 물려줄 수 있거든.

사장님은 역시 훌륭하시군요. 계획을 잘 세우시네요.

두 소저

하지만 그 계획에 내가 없어.

두 소저

표국을 이어받을 두요야든, 종일 먹고 노는 두 소저든, 그건 다 남들이 원하는 내 모습이야.

그 말인즉, 이번 기회에 정 사장이 손을 떼지 못하게 하면 본인도 사장을 맡지 않아도 된다, 이건가요?

두 소저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해.

두 소저

조정에서 표국에 의뢰하는 일은 아주 드물어. 이번 거래가 틀어지면 아빠가 표국을 이대로 내게 물려줄 리가 없어.

두 소저

그리고 나 같은 많은 젊은이들이 내가 새로운 길을 열어주길 바라고 있어. 그래서 나는 이렇게 말했지. 이번 건이 실패하면 표국은 자연히 젊은이들에게 돌아간다고.

그럼 아버지한테 물려받을 때까지 얌전히 기다려도 마찬가지 아닌가요?

두 소저

달라. 그건 우리더러 명령에 복종하게 할 뿐이야. 내가 물려받으면 난 반드시 규칙에 따라 일을 처리해야 한다고.

두 소저

게다가 '규칙'은 우리 아빠만이 아니야.

그러니까 저를 찾아온 건…… 음, 도움…… 이라기보다 같이 영화를 한 편 찍자는 거죠?

두 소저

그래.

두요야…… 는 당신의 이름인가요?

두 소저

그, 그건 왜?

고요한 늦가을의 아득한 밤, 마음이 처량하고 슬픔이 감돈다. 긴 밤, 아득한 밤이라, 좋은 이름이네요.

두 소저

그래도 난 해 질 녘에 밖에 나가 노는 게 더 좋은걸.

……자, 거래하는 이상 당신은 저를 위해 뭘 해 줄 겁니까?

두 소저

조정의 누군가가 네가 가진 물건을 원했지만 넌 주지 않았어. 이게 무슨 뜻인지 알아?

하지만 제 친구가 주란 말도 없었거든요. 제 친구 또한 조정의 인물인데요?

두 소저

양대인이 일부러 널 부른 건 다른 일 때문이 아니었어?

별일 아닙니다.

두 소저

마음대로 해, 난 관심 없으니까. 다만 일이 이렇게 된 이상, 네 계획이 무엇이건 넌 빠져나갈 수 없어.

두 소저

대신 내가 조력자가 되어줄게. 적어도 네가 무사히 용문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보장해 준다.

……일리가 있네요.

그럼 약속하는 겁니다.

두 소저

……그래, 약속한다.

두 소저

후훗, 생각한 것보다 말이 잘 통하는구나.

두 소저

안심해. 난 사장이 될 생각은 없지만, 기성세대에 불만을 가진 젊은이들이 많이 있어. 걔네들은 지금 다 내 명령을 따르고 있고.

……말로는 표국의 후계자가 되기 싫다고 하지만, 결국 지금 하고 있는 게 같은 일이 아닌가요?

두 소저

……시대가 달라졌잖아.

하긴, 그렇죠.

두 소저

뭔가 자꾸 말을 감추는 것 같은데…… 뭐, 됐어. 빨리 떠나야지, 들키면 곤란해지니까.

두 소저

……저기……

리라고 불러주세요.

두 소저

……그래, 리 씨, 다음에 또 보자!

……인자해 보이는 사장님한테 저런 딸이 있었다니……

……


와이후

……리 선생님.

응?

와이후

양 선생님을 찾아가실 거죠?

……맞아. 하아, 사실 멀리 나가기 싫은데……

와이후

그……

네 아버지 일은 내가 따로 신경 쓸 거야.

운이 좋으면 네 아버지를 잡아 올 수도 있고.

와이후

……네.

와이후

감사합니다.

……야야, 그러지 마. 그리고 큰 기대는 하지 말라고.

염국은 땅이 넓어서 숨으려는 사람을 찾는 건 쉽지 않아.

와이후

……

……와이후.

알잖아. 정말 네 아버지를 찾아서 원망하고 비난하고 따져 묻고 싶든, 아니면 과거의 감정은 다 잊고 그저 응석을 부리고 싶든, 네가 직접 가지 않으면 안 되는 거야.

정신 나간 네 아버지의 뒤를 쫓아가야지만 고개를 돌려 널 바라봐 줄 거야. 네 아버지는 원래 그런 놈이고.

와이후

……

당분간 상촉에서 지낼 거니까 소식이 있으면 바로 알려줄게.

네가…… 준비가 되면, 그때 날 찾아와.

와이후

전……

와이후

알겠습니다.


……후우.

양현 이 자식은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알려주지도 않고 손님을 이렇게 방치하다니……

음…… 차는 별로인데 주전자가 되게 예쁘네. 찻주전자가…… 확실히 예뻐.

……음…… 붓, 먹, 종이에 벼루까지…… 꽤 고풍스러운 느낌의 방이네. 양현의 미적 감각은 여전하군.

(하암)


……음. 먼 길을 왔더니 피곤하다, 피곤해.

잠깐 쉴까? 여기저기서 시달리느라 졸려 죽겠네……



……

……여기는?

신기한 물체

크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