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R-7계류장
메이랜더의 음모에 맞서 연구원, 테스터, 심지어 기업 대표까지 단합하여 사이언스 파크를 탈환에 나선다. 한편, 내스티는 포위를 뚫고 '나무' 앞에 도착하고, 이미 '나무'와 하나가 된 양모를 만난다.
어떻게 된 거야, 교란 장치와 예비 기폭 장치가 왜 작동 안 됐지?
회신된 신호대로라면, 모든 장치는 정상적으로 작동됐고, 목표 캡슐 9곳의 메인 엔진은 이미 멈췄어.
이유는 모르겠지만, 수신 신호가 대단히 혼란스러워. 발신기가 설치되지 않은 캡슐에서도 신호를 보내고 있어……
한 팀을 보내 사고 원인을 조사해. 1단계 작전 때 설치하면서 남긴 모든 흔적을 깨끗이 지우고, 발신기도 회수해.
대장…… 그건 작전 실패 선언이나 다름없잖아.
메이랜더의 규칙을 잊었어? 실제 상황이 계획을 크게 벗어나는 경우, 즉시 작전을 중단한다. 우린 랭크우드 첩보 영화 속의 영웅 놀이를 하고 있는 게 아니라고.
아무래도 당신은 상업 영화에 대해 편견이 있는 것 같군요.
우리에겐 재촬영의 기회가 없으니까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는 건 아니죠.
목표 캡슐을 확인할 필요는 없습니다. 아마 밴시가 추락해야 했을 '장난감'을 주문으로 통제했을 겁니다.
하지만 내스티는 감옥에 있잖습니까.
제가 말한 밴시는 내스티가 아닙니다.
주문의 영향으로, 현재 부유층 시설의 연결 방식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수신기의 신호 지점이 뒤죽박죽인 것도 딱 그 점을 증명하고 있죠.
……부유층의 에너지 파이프라인 구조가 주문으로 연결되어 있고, 전기 신호 발신을 통해 명령을 동기화한다고요? 말도 안 됩니다.
이 파크 전체의 파이프라인은 내스티가 설계한 겁니다. 게다가, 내스티가 라인 랩 TOP 10 엘리트에 들 수 있었던 건, 비단 엔지니어링 방면의 뛰어난 재능 때문만은 아닙니다.
다만, 지금의 상층 에너지 공급망을 이용한다면, 엔진 하나만 터뜨려도 부유층 전체를 추락시킬 수 있죠.
부유층 저, 전체라면……
그 말씀은……
25분 후에 파크와 특별구가 연결됩니다. 저희는 그때를 노려 '프로펠러 파라다이스'에 거꾸로 터지는 불꽃놀이를 선물할 겁니다.
계획을 변경합니다. 상층부에 인원을 집결시켜 부유층 바깥쪽의 서브 플랫폼에도 범용 에너지 공급 파이프라인을 연결하세요. 그리고 하층부는 낙하지점을 계산한 뒤에 언제든 사람들을 대피시킬 준비를 하세요.
구스타브 쪽은 제가 연락하죠, 행정부 사람들의 협력를 구하고, 개막식 연설을 미룰 겁니다.
그리고, 감옥에 사람을 보내 내스티의 동향을 확인하고, 엘리베이터 광장 및 기타 모든 올라갈 수 있는 통로에 엘리트 소대 최소 3팀을 배치하세요. 내스티가 부유층에 돌아오는 건 시간문제입니다.
장관님은 함께 안 가십니까?
아, 저는 이따가 제 후배를 지도해야 해서요. 알다시피, 메이랜더의 평가 제도는 너무 귀찮으니까요. 일이 끝나면 곧바로 합류하도록 하겠습니다.
각 소대, 출발하세요.
……
거대한 생방송 화면이 공중 레스토랑에 달려 있었다. 선명하고 과장된 기업 로고와 신기한 부유 장치들의 영상이 화면에서 끊임없이 돌아가는 와중에, 오클리의 격앙된 목소리가 스피커를 타고 흘러나왔다.
화면 왼쪽 아래에는 중앙 조종실에서 송출된 실시간 영상이 떠 있었고, 위치 지도에는 '프로펠러 파라다이스'를 나타내는 빨간색 점이 특별구를 향해 깜빡이며 이동하고 있었다.
구름 같은 카펫 위, 아무도 없는 의자를 향해 카메라 2대가 설치되어 있다…… 마치 고든을 기다리는 피고석처럼.
늦었군.
……꼴이 그게 뭔가? 개막식 연설이 20분 후면 시작이라 자네에게 새 옷을 준비해 줄 시간이 없어.
관리국에서 지급한 유니폼은 넥타이가 숨이 막힐 정도로 꽉 조여서요.
훗, 6년 전 자네가 관리국 정규직이 되고 새 유니폼을 받았을 때, 내가 직접 자네의 옷매무새를 다듬어 줬지. 그때는 미칠 듯이 기뻐했는데.
그때는 그 유니폼에 걸맞은 사람이 되려면 배워야 할 게 많다고 말씀하셨죠. 그 후로 저는 말단 자리에서 6년을 버텼습니다.
경위서 쓰는 법부터 터득하는 신입은 자네밖에 없었을걸. 자네의 유니폼을 정돈해 준 것을, 후회한 적도 없진 않아.
그럼, 지금은요?
이 '프로펠러 파라다이스' 사고 책임자라는 옷은 누가 저한테 입혀준 겁니까?
아, 눈치챘나?
밀수가 들킨 그날 밤, 제 화물 상자 2개를 압수하셨죠. 저는 장물 처리를 도와주는 줄 알았는데, 아까 보니 그게 국장님과 메이랜더 사람들 손에 있더군요.
국장님, 이 사과용 연설문도 그날 밤에 작성한 건 아니겠죠?
계속해 보게.
컬럼비아 밖에서 오리지늄 장치를 들여온 건, 관리국 규정에 명백히 어긋나는 일이고, 장치의 안정성에 문제라도 생긴다면 저는 파크 전체의 죄인이 되겠죠.
그래서 자네는 이게 아직도 우리의 개인적인 원한 때문이라고 생각하나?
아닙니까? 국장님 눈에 비친 저는 그저 슬럼가 출신 건달에, 규칙도 모르고 교양도 없는 놈이잖습니까. 그리고 지금은 제힘으로 출세했으니, 더욱 눈에 거슬릴 것이고……
자네 힘으로? 징계도 받고, 경위서만 수백 장 남긴 폐급 녀석이, 정말 본인 힘으로 그 부유 사이언스 파크에 부임했다고 생각하나?
네……?
정말 실망이군, 현 상황에 대한 통찰력이 아직도 이렇게 얄팍하다니.
자네가 '프로펠러 파라다이스'에 발을 들인 순간부터, 자네의 직함, 자네의 투자, 그리고 자네의 모든 업적과 성과는 모두 내가 자네에게 '선물'한 거야.
고든 타넨, 자네는 어째서 타국의 오리지늄 제품을 그토록 순조롭게 구매할 수 있었는지, 단 한 번도 의심해 본 적이 없나?
제 사업을 진작 알아채고 있었다는 말인가요……
자네가 들여온 물건은 전부 내가 엄선한 것들이야.
라이타니엔의 트라이던트 아츠 유닛은 게사츠슈베이터가 군사 훈련용으로 쓰는 비밀 장치지.
카시미어 출정 기사들의 전용 동력 방패는 세 부분으로 쪼개서, 이미 자네가 세 회사의 전시품 속에 끼워 넣었더군.
그 오리지늄 엔진과 아츠 유닛의 핵심 부품들이 죄다 타국의 군사 장비에서 나온 거란 말입니까? 파크가 그것 때문에 폭발이라도 한다면……
머리는 나빠도 보는 눈은 있군. 물론, '프로펠러 파라다이스'는 거대한 실험장이다. 하지만, 여기서 실험하려던 건 하늘을 나는 장난감 따위가 아니야.
10여 분 뒤면, 자네가 '하늘 열풍'을 위해 붙인 불꽃은 '외국 스파이'에 대한 컬럼비아 대중들의 분노로 변할 걸세.
하늘을 나는 수만 개의 전시품 부품들과 그 부품을 만든 핵심 기술은 모두 외적에 대항하는 군사적 비축이 될 거야. '프로펠러 파라다이스'는 자연스럽게 군비 실험 기지가 될 것이고.
군비…… 적어도 당신이라면 관리국의 이익을 생각할 줄은 알았습니다.
“컬럼비아를 대표함에 있어서, 우리는 언제나 한 몸이다.” 이 말의 핵심은 언제나 '컬럼비아'였다네.
이번 공개 사과는 자네의 새 보직에 좋은 디딤돌이 될 거야. 내가 국방부에서 자네에게 괜찮은 자리를 하나 마련해 줄 수도 있고 말이야.
저한테 이렇게 솔직해도 됩니까? 제가 일부러 연설을 망칠까 걱정되지는 않습니까?
연설문을 들고 이곳에 왔다는 건, 이미 현명한 선택을 했다는 거겠지.
솔직히, 처음에는 자네가 쓸 만한 체스말이 될지 확신이 없었네. 하지만 지금 자네 옆에 있는 저 장난감 괴물이 그 답을 대신 해주었어.
마치 부자들이 시가나 시계를 좋아하는 것과 같아. 그들은 그런 사소한 취미가 주는 우월감을 즐기고 있을 뿐이니까.
……054는 '하늘 열풍'이라는 취향에 맞추기 위한 존재가 아니에요.
하지만 자네도 더 이상 발명과 개조에만 관심을 가지던 풋내기가 아니지 않는가.
관리국은 자네를 원활하게, 처세에 능숙하게, 모든 것이 자네가 정한 '규칙'안에서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게 만들었어. 결국, 나처럼 만든 거야.
……
가서 자네의 그 장난감 괴물이나 꾸며주게. 이따 공개 사과 자리에 데리고 나가도록.
그 녀석은 '프로펠러 파라다이스'의 상징이 되기에 아주 알맞아…… 약삭빠르고, 속물적이고, 쓸모없고, 극도로 낭비적이지.
……
고도계의 눈금이 매우 안정적이야. 부유 캡슐도 계속 추락하는 것 같지 않고, 엔진도 이상한 소리가 안 나…… 이제 안전해진 거겠지?
50미터……'럭키 치스티비스트'의 부유 캡슐이 아래로 50미터나 추락했어요……
뭐라고 말했어, 애스펜?
반년 전 제가 입주 절차를 밟을 때, 등록 센터는 사람들로 가득 찼어요. 저는 맨 앞에 섰고, '럭키 치스티비스트'를 위해 가장 눈에 띄는 부유 캡슐을 선택했죠.
사람들은 별깍지에 가까울수록 행운이 따른다고 생각했거든요. 심지어 힘겹게 얻은 캡술이 옆에 것보다 겨우 10cm만 높이 올라가도 매우 만족스러워했죠.
하늘에 더 가까운 자리를 위해 밤새 줄을 서고, 전시회 참가 자격을 얻기 위해 100명에 가까운 테스터들을 고용했고, '럭키 치스티비스트'를 유지하기 위해 금지품 밀수에도 가담했어요……
……
펀 씨, 저는 당신이 이런 경쟁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걸 알아요. 하지만 이게 바로 '프로펠러 파라다이스'의 가장 기본적인 법칙이에요. 해설원으로 일하고 게셨을 때 느꼈겠죠.
나는 매일 업데이트된 기업 목록과 신생 회사 10여 군데의 자료를 받았어. 비로 전날까지만 해도 내게 과거의 비참한 삶에 대해 불평하던 사람들은 다음날이 되면 다시 그 삶으로 돌아갔지.
당신은 불과 1달 전에 '프로펠러 파라다이스'에 왔습니다. 당신에게 이곳은 가볍게 구경하는 관광지일지 모르겠지만, 우리에게 이곳은 미래로 향하는 유일한 길이고, 여기서 살아남는 건 극소수일 뿐입니다.
지금은 그저 궁지에 몰린,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병자가 미친 소리를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 부유 플랫폼과 수백 수천 개의 캡슐이 하늘로 솟아오를 때, 우리 모두 이유 모를 흥분을 느꼈습니다. 그렇죠?
저는 '럭키 치스티비스트'에 제 모든 걸 걸었어요. 저는 반드시 이겨야만 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역시, 장치나무를 기준점으로 삼고 단계별로 계산해 보니, 주문이 공학 에너지 공급 파이프라인을 통해 여러 플랫폼과 캡슐을 연결할 수는 있어도, 범위에는 한계가 있어.
바리언, 스카이 팀에 우리가 에너지 연결 방식의 규칙을 찾았다고 신호 보내.
바리언……
윽……
역시 과학자는 머리가 잘 돌아간단 말이야. 목표물 위치를 찾아줘서 고마워.
우리 쪽 공학 전문가들한테 그만 찾아도 된다고 연락해. 내가 서 있는 플랫폼을 중심으로, 외곽에 배치된 인원들은 즉시 예비 전원을 차단하고 다른 방식으로 에너지 공급 파이프라인 연결을 시도해.
그리고, 라인 랩 쪽에서 이미 우리 계획을 눈치챘을 가능성이 커. 4번 부유 플랫폼에서 연구원 2명을 발견했고, 이미 처리했다.
순찰 속도를 올려. 그들을 발견하는 즉시 위치를 보고하고. 스튜디오의 동료들이 카메라를 전환해서 우리에게 시간을 벌어줄 거야.
서둘러.
하아…… 하아……
*컬럼비아 욕설*, 끈질기게도 쫓아오네. 메이랜더 놈들은 날개라도 달렸나? 왜 없는 데가 없어?
아까 그 녀석을 따돌렸기 망정이지. 그런데 여기는 지키는 사람이……
이런!
17번 서브 플랫폼에서 테스터 5명, 라인 랩 직원 2명 발견, 모두 처리 완료. 5분 후 아래층으로 압송한다.
수색 작전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저쪽은 인원이 많지 않고,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각자 전문 분야가 다른 법이지. 게다가 저쪽에는 통신 장비도, 지휘하는 사람도 없잖아?
내스티는?
10분 전, 하층 감옥에서 탈출한 걸 확인했고, 아직 라인 랩 직원들과 접촉한 흔적은 없습니다.
내스티는 파크의 구조를 너무 잘 알고 있어. 시간도 없는데, 우리에게 유리한 상황은 아니군.
하지만 숨바꼭질은 혼자 하는 게임이 아니지.
저희는 계속 순찰하겠습니다. 테스터와 연구원 몇 명으로는 작전에 큰 영향이 없을 겁니다.
신중하게 행동해, 제때 보고하고.
……방금 여기, 사람이 1명 더 있었던 거 같은데?
후우, 눈치채지 못했네요…… 도와줘서 감사해요, 스카이 씨.
고맙긴요. 괜찮아요?
솔직히, 다른 사람들이 순식간에 쓰러지는 걸 보니까, 다리가 살짝 떨리긴 해요.
계속 뛸 수 있겠어요?
그럼요.
그러면 찢어지죠.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에요.
선배님, 저 왔습니다.
(파이프를 닦으며) 이 한 모금만 피겠습니다, 머시.
우선 저기 감시 모니터를 확인해도 좋습니다.
머시아는 벽에 걸린 10여 개의 모니터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화면은 고공 엘리베이터, 부유 플랫폼, 케이블카 승강장…… '프로펠러 파라다이스'의 거의 모든 구역을 비추고 있었다.
기발하고 화려한 비행 시설들이 화면에서 튀어나올 듯했고, 그것들은 이 어두침침한 방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았고, 머시아는 자신이 포스트모던 아트 전시회를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여기는……
여기요?
……아니에요. 그냥 '프로펠러 파라다이스'에 이렇게…… 폐쇄된 공간이 있는 줄은 몰라서요.
왜, 우리 취조실이 생각났습니까?
……그래서, 절 부르신 이유가?
오른쪽 위 모니터를 보세요. 조금 전의 폭발음은 당신도 들었을 겁니다. 라인 랩의 저 '나무'에 연결된 10개 남짓한 부유 캡슐은 지금쯤 황야의 고철이 돼야 했습니다.
머시, 당신이라면 아마 잘 알 겁니다…… 어떤 힘이 저것들을 아직 공중에 붙잡아 두고 있는지.
……주문이죠. 그 사실을 숨기고 있었습니다, 선배.
하아, 비상관리 감독 협회의 동료들이 폭발물 제조범을 이제 막 제압했는데, 이번엔 우리 식구의 실수까지 수습해야 하네요.
당신도 봤다시피, 밴시의 주문이 부유층 전체의 연결 방식을 바꿔버렸습니다. 또 다른 사고가 나면, 그 피해는 부유 캡슐 9개에서 끝나지 않을 겁니다.
상황이 매우 심각합니다.
선배님……
비서로서든, 메이랜더의 특수요원으로서든, 상사에게 이런 식으로 말하는 게 옳지 않다는 걸 압니다. 하지만 저는 적어도 제 동료들을 이해하고 있고 협회의 업무 규칙도 숙지하고 있어요.
조금 전 화면에서도 동료들은 여전히 솜사탕을 먹고 있었어요. 정말 심각한 상황이라면 이렇게 효율 떨어지는 위장은 금지되었겠죠.
저는 '프로펠러 파라다이스'에 와서 고든 장관과 각 과학기술 기업들을 감시하고, 그들이 숨긴 비밀을 파헤치는 제 임무를 모두 완수했어요. 하지만 지금 보니……
그런 임무들은 애초에 전시회의 순조로운 진행을 목적으로 한 게 아니었어요.
최초의 비밀도, 조금 전의 폭발도, 그리고 이후에 있을 '또 다른 사고'도…… 전부 선배님의 계획 안에 있는 거죠?
하하, 예리하군요. 합격입니다.
……
이게 도대체……
앉아서 얘기하죠.
앉아! 앉아!
셋 모두 예의를 차리세요.
이건 메이랜더의 배신자에 대한 심판인가요, 아니면……
아니면, 제가 드디어 시간을 내서 후배의 귀찮은 평가를 처리하러 온 것일지도 모르겠군요.
걱정하지 마세요. 그저 한 늙은이가 전도유망한 후배에게 조언 몇 마디 해주려는 것뿐이니까요.
어떤 조언일지 정말 궁금하네요.
음, 분명 당신의 미움을 살 만한 억지일 겁니다. 머시.
1년 전, 라인 랩이 특별구에 스텔라리아 기술 유산의 심층 개발 프로젝트에 관한 신청서를 제출한 적이 있는데, 당시 스트리트 의원이 즉석에서 아이디어를 내어 그걸 전국 단위의 대규모 프로젝트로 확대하자고 제안했죠.
그의 비서가 밤새 슬라이드 한 세트를 급히 만들었는데, 거기엔 스트리트 의원이 트리마운츠의 하늘이 찢겨 나가는 걸 목격한 뒤 며칠 동안 꿈에서 본 장면이 담겨 있었다고 합니다……
(머시아의 모자를 끌어안고 깨물며) 빌딩의 기반이 구름 위에 있었어!
(머시아의 리본에 매달려) 비가 오든 맑은 날이든, 모두 우리 발밑에 있었어!
(머시아의 머리카락을 잡고 활공하며) 여행단은 줄줄이 별깍지를 떠나고, 쌍둥이 달 위엔 컬럼비아 국기가 빽빽했어!
……대개 이런 것들이었죠. 이후 연합 의회는 새로운 프로젝트에 대한 투표를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273 대 65, 80%가 넘는 의원이 찬성표를 던졌어, 쳇.
게다가 정부는 그런 백일몽에 물과 비료를 주지 못해 안달이었습니다.
이후, '프로펠러 파라다이스'가 공개되고 얼마나 많은 과학기술 기업과 테스터들이 입주 권한을 두고 다퉜는지는, 머시, 당신이 더 잘 알 겁니다.
셀 수 없을 정도였죠.
컬럼비아 절반에 가까운 기업들이 하늘과 관련된 사업부를 신설했고, 심지어 에어프라이어를 만드는 작업장조차 제품 정보란에 '구름'이란 키워드를 덧붙였습니다.
틴맨, 주식 이야기도 있어!
하늘에 관한 테마주만 약 200개 넘는 종류가 있었고, 유효 기간이 300년인 것도 있었지, 하하하~
기업들은 기준금리보다 몇 배나 높은 이자율의 상업 대출까지 받으면서, '프로펠러 파라다이스'의 한구석에 자리 잡으려고 했지……
이건 제가 고든 사건과 관련된 파일에서 본 건데, 애스펜이라는 자가 점검을 통과하려고 부득이하게 고든으로부터 금지품을 구매한 내용이 있더군요.
그건 그가 법을 몰라서가 아니라, 이미 이혼하고 전재산을 다 팔고, 산더미 같은 빚을 져서 이미 퇴로가 없기 때문입니다. '럭키 치스티비스트'는 그의 인생을 건 도박이나 다름없었던 거죠.
안타깝게도.
……안타깝게도?
그 애스펜이란 자는 한때 특별구 항로 근처의 작은 마을에서 잡화점을 운영했습니다. 아마 지금도 그가 판 도구를 쓰는 사람이 있을 거예요.
하지만 그가 여기서 만든 발명품, 그 '사람은 돌아도 술은 돌지 않는다'라는 컨셉의 부유 회전바는…… 원수에게 술 사주는 것 말고, 저의 이 양철 머리가 닳도록 생각해도 다른 용도가 떠오르지 않더군요.
마치 시험지에 선생님께 아부하는 말만 열심히 적어, 자신에게 만점을 달라는 수험생 같았습니다.
하지만 만약 미래가 정말 시험이라면, 그 시험관은 누가 될까요? 저? 당신? 국방부? 특별구 의원들?
아니면, 얼마 전 모든 출정 기사를 기동 장갑으로 무장시킨 카시미어? 이제 막 모든 학교 시간표에 '아츠 작전 기초' 수업을 추가한 라이타니엔?
그것도 아니면, 군대를 집결 중인 우르수스나, 그들의 광맥을 죄다 비워버릴 만큼 위대한 힘? 포화를 퍼부으며 이베리아 근해를 쓸어버리고 있는 에기르나, 그들이 폭격한 바다 괴물?
그들 중에 부유 회전바를 찾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건, 아마 그 바다 괴물들일 겁니다.
선배님, 그 말은 하늘을 향한 컬럼비아인들의 열정이……
아무 의미도 없다는 건가요?
이 시대에 벌어지고 있는 다른 일에 비하면, 아마도요.
당신이 말한 그 '열정'은 언제나 이 컬럼비아라는 나라의 내부 추진력이었습니다. 머시아, 당신의 출신을 생각해 보면 누구보다 잘 알 수 있을 겁니다.
자유를 향한 열정이 없었다면, 80여 년 전의 개척지 반란이 없었을 것이고, 컬럼비아는 지금까지도 빅토리아의 군화에 짓밟히고 있었겠죠.
그리고, 부에 대한 열정이 없었다면 대대적인 개척 운동도 없었을 것이고, 컬럼비아의 절반에 가까운 영토는 지금까지도 가장 강인한 버든비스트조차 지날 수 없는 황야가 됐겠죠.
하지만 이번에는…… 그 열정이 아무런 힘도 못 쓰고 있습니다.
그래서, '프로펠러 파라다이스'가 책임져야 한다는 뜻인가요?
그럴 리가요. '프로펠러 파라다이스'는 이미 자기 사명을 아주 훌륭하게 완수했습니다…… 앞으로 한 걸음만 남았죠.
그것은 제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효과적으로 컬럼비아인들의 열정을 부추겼습니다. 그리고 지금 필요한 건, 그 열정의 방향을 '돌리는' 것뿐이죠.
그걸 파괴하는 방식으로요?
그게 '파괴되는' 방식으로.
누구한테요? 이 파크에 또 누가……
잠깐만요. 고든 장관의 그…… 카시미어, 라이타니엔, 사르곤 그리고 카즈델에서 들여온 밀수품들이……
그것들은 컬럼비아의 과학기술 성과를 파괴하고, 하늘을 날고자 하는 컬럼비아인들의 꿈을 짓밟기 위해 외국의 스파이가 몰래 들여온 무기로 둔갑될 겁니다.
그러면, 80여 년 만에 컬럼비아인들의 분노가 다시 타오르겠죠.
카시미어인들은 자신의 세금이 출정 기사의 갑옷에 쓰이는 걸 원치 않을 수도 있고, 라이타니엔의 아이들 역시 따분한 '아츠 작전 기초' 수업을 빼먹지 않을 거라고는 장담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컬럼비아인에겐 그들만의 열정이 있죠. 우리가 미래를 향해 나아갈 때, 언제나 수천만이 함께 발을 내디딥니다.
우리가 이 열정을 더 효과적인 길로 유도할 수 있다면 말이죠.
“모든 의지를 통합하고 모든 진리를 거두어들인다.”……
선배님이 과거 이야기를 한 번도 들려주신 적이 없어서…… 저는 선배님이 전쟁을 싫어하는 줄 알았습니다.
벌써 수만 년이 흘렀습니다. 제 손에 죽은 영혼들만 해도 한 전쟁의 희생자 수에 못지않습니다.
그때 제가 카즈델의 용광로에서 불에 타지 않았던 건, 단지 무의미한 희생을 싫어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군비 경쟁이 시작될지도 모르겠군요. 그리고 그것이 군비로만 끝나지 않는다는 걸 우리 모두 알고 있을 겁니다. 마치 대개척이 광석에서만 끝나지 않았던 것처럼.
그러니까, 컬럼비아가 그 경쟁을 위해 만들어내야 할 희생이, 이 사이언스 파크 하나로 끝나지 않을 거란…… 말인가요?
제가 뭐라고 했죠? 전부 억지일 거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메이랜더는 이걸 당신한테 설명할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친애하는 후배님. 하지만 당신은 언젠가 그걸 받아들여야 합니다. 설령 납득이 되지 않더라도.
……
머시아, 잊지 마세요…… 당신의 성은 '셀레네'입니다.
이건……
파크의 상하층을 연결하는 엘리베이터는 죄다 봉쇄되었고, '나무'로 통하는 유일한 케이블카 승강장 역시 운행이 중단되었다. 내스티는 이곳에 도착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기진맥진한 상태였다.
부유 캡슐의 외벽은 온통 균열투성이였고, 그 사이로 검은 연기가 새어 나오고 있었다. 그 연기는 핵심 동력 장치가 파괴됐다는 뜻이다. 원래라면 그것들은 지상의 잔해가 되어 있어야 했다.
하지만 모든 부유 캡슐은 구름 사이에 남아, 마치 보이지 않는 손이 떠받치고 있는 것처럼 아슬아슬한 길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내스티?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 일단 내가 내스티를 막을게.
특수요원이 내스티를 향해 달려드는 순간, 발밑 타일의 위치가 갑자기 바뀌었다.
으악!
목표 발견, 위치는 '플라잉 도넛 역'. 지원 요청 바람.
목표를 막으려 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여기 상황이 좀 이상하다. 우리는…… 으아악!
……(살카즈어) 무질서?
내스티는 밴시 협곡 입구의 강줄기를 떠올렸다. 그곳의 수면은 아주 평온해, 어린아이조차 안심하고 배를 띄울 수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나룻배 없이 들어온 사람에게는 양쪽의 숲이 마치 계속 움직이는 미로처럼 보였다. 또한, 저 멀리 있는 강둑은 짙은 안개에 가려져 있었다.
잠깐의 침묵 후, 내스티는 캡슐에서 나와 아무것도 없는 하늘로 걸어갔다. 그러자, 타일이 그녀의 발걸음에 맞춰 나타났다.
(살카즈어) 무질서.
주문으로 이어 붙인 길이네.
협곡의 밴시들은 늘 이런 방법으로 외부인을 거부하거나, 자기들만의 정원을 꾸몄다.
그리고 내스티 역시 같은 수법으로 고리형 실험실에 잠시나마 사리아의 발을 묶은 적이 있었다.
……이건 내스티만을 위해 깔린 길이었다.
……
내스티의 예상과 달리, '나무'를 중심으로 한 이 구역 전체는 분명 주문으로 구성되어 있었지만, '나무'의 가장 핵심 구역인 뿌리 사이에서 주문 사용자를 찾을 수 없었다.
오직 '나무'의 뿌리만이 여느 때와 다름없이 호흡하고 있을 뿐이었다.
권한을 인증해 주세요.
라인 랩, 엔지니어링과 주임 내스티 루노레이.
내스티는 나무뿌리로 달려갔다. 자신이 없는 동안, 이 장치에 이상이 생긴 건 아닌지 반드시 확인해야 했다.
이건 생태원의 마지막 유산이자, 라인 랩이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반드시 지켜야 했던 비밀이었다. 앞으로 파크의 혼란이 어떤 방식으로 끝나든, 이건 내스티의 유일한 카드가 될 터였다.
그녀는 나무뿌리를 어루만지며, 손가락으로 데이터를 흘려 넣어 허리에 있는 '나뭇가지'에 모이게 했다.
뮤엘시스는 그녀를 늘 '인간 컴퓨터'라고 놀렸고, 내스티도 그걸 칭찬으로 받아들였다.
생명공학과 밴시의 주술이 결합된 상황에서, 내스티의 몸은 최고의 데이터 케이블일지도 모른다.
순간, '나뭇가지'가 빠르게 떨리기 시작했다. 이건 장치 연산의 과부하를 의미했다. 거의 동시에, 내스티는 온도의 변화를 느꼈다…… 냉각액의 차가움도, 전류의 뜨거움도 아니었다. 그건……
체온?
내스티는 근거 없는 착각에 사로잡혔다. 지금 내스티는 더 이상 라인 랩의 엔지니어링과 주임으로서 장치의 작동 상태를 점검하는 게 아니라, 밴시로서 동족과 접촉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마치 몇 년 전, 그 사람이 자신의 손을 잡고 나뭇잎 피리를 부는 법을 알려줬던 때처럼.
내스티는 고개를 번쩍 들었다……
……
(괴로운 듯한 신음)
(기쁜듯한 혼잣말)
내스티, 사랑하는 우리 딸……
돌아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