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1일청이백
레이즈를 따라 백조에 도착한 블레이즈는 자신의 출생에 관한 진실을 찾아 나선다. 때마침 백조는 백진연을 준비 중이었고 도시에는 뭔지 모를 불안한 기운이 감돈다. 블레이즈는 어느 작은 식당에서 익숙한 맛의 디저트를 먹게 된다.
등장 오퍼레이터: 블레이즈, 레이즈, 블레이즈 디 이그나이팅 스파크, 위
주인장, 계산.
바빠!
면 한 그릇이잖아? 그냥 내가 대접한 셈 치지!
그건 안되지……
돈은 테이블 위에 두겠네, 가지.
그래! 또 와!
이렇게 건장한 젊은이가 점심을 이것밖에 먹지 않는다니, 말이 되나?
너무 많은 색은 눈을 멀게 하고, 너무 많은 맛은 미각을 상하게 만드는 법. 욕심이 과해서는 안 됩니다.
선생님도 면 한 그릇을 드셨을 뿐이잖습니까?
흥, 벌써 다섯 그릇째라고.
저는 선생님과 달리 이런 담백한 맛을 좋아합니다. 음식에 절대 양념을 쓰지 않죠. 소금, 식초, 고추, 파, 마늘 같은 향신료는 절대로 안 넣어요.
음식을 먹는다는 건 재료 본연의 맛을 느끼는 것이고, 재료가 신선하지 않다면 저는 바로 알아챕니다. 혀는 속일 수 없는 법이니까요.
그나저나, 그 관복 차림을 보아하니 선생님은 혹시 대리사의 소경이십니까? 그렇다면 선생님의 혀도 천하제일의 판관이시겠군요.
하하하, 말 한번 잘하는군.
나중에라도 혹시 억울한 일을 당하면 나를 찾아와. 내 이름은 우징이야.
……번거롭게 할 일은 없을 겁니다. 일개 예부 봉례랑이 억울한 일 따위가 있을 리가요.
그렇다면 면이라도 대접해 주지. 자네, 이름이 뭔가?
……고전이라고 합니다.
강 씨, 주문!
갑니다 가요! 유 씨, 오늘은 뭘 주문하려고?
평소대로. 오늘은 뭐가 신선한가?
지금은 감이 제철이야. 오늘 막 들어온 밤도 있어, 생으로 먹으면 아삭하고, 익혀 먹으면 달콤하고 쫀득한 느낌이 나지…… 그럼 계피 향 곶감과 밤을 곁들인 고기조림 어때?
뭘 좀 아는군. 좋아, 자네 말대로 하지.
그런데 말이야, 일전에 자네의 식당 간판을 고쳐줬던 게……
걱정 마, 주방장이 이번 식사는 공짜로 주라고 했으니까.
최근 식당 수리를 모두 손님 덕에 해결했으니, 식사 몇 끼 대접하는 건 일도 아니지.
하하하…… 인심 한 번 후하군!
정말이지, 주방장의 솜씨는 천하제일이라 할 만해. 다른 식당에서는 이 맛이 안 난다니까.
전에 진심을 담아서 작은 나무 팻말을 선물했던 적이 있는데, 쑥스러운지 받지 않더군.
아이고…… 칭찬이 과하네.
우린 작고 평범한 식당일 뿐이야. 많이들 찾아 준 덕에 겨우 먹고 사는 것뿐이지, '천하제일' 같은 칭호는 과하다고.
참, 꼬마 주방장 어디 있지? 오늘은 밖에서 손님들과 이야기 나누는 모습을 못 봤는데.
말도 마, 오늘 아침부터 난리가 났다니까.
최근에 꽤 유명해진 음식 평론가, 알지? 그 있잖아, 백진연을 운운하며 도시에 잘 알려지지 않은 작은 가게들을 찾아다니며 신문에 평가와 평점을 매긴다던 사람.
아아, 나도 들었지. 그자가 백조에서 유명한 식당과 술집을 평가했고, 백조의 과거와 현대의 모든 훌륭한 요리법을 수집한 책을 썼다더군.
책 이름이 '방랑 싱주' 였던가?
포부가 대단하던데, 백조에 있는 술집은 수없이 많은 데다, 장사를 해온 세월도 아주 길잖아. 책을 쓰려면 아는 것도 많아야 하고 많은 음식을 소화할 배도 필요하겠어.
내 말이…… 근데 그 사람이 집필 중인 《백조식진록》이라는 책은 4대 명루의 주방장들조차 감탄을 금치 못했다고 하더라고. 그 사람이 쓴 평론은 유명 주방장들도 납득할 수밖에 없다고 해.
항간에 떠도는 소문에 의하면, 그 대단한 사람이 오늘 이 동네로 온다는 얘기가 있어.
근데 그 정도까지 심각할 문제인가? 자네 주방장의 솜씨라면 아무리 대단한 평론가라도 흠잡을 수 없을 텐데?
주방장의 성격은 잘 알고 있잖아, 평가가 좋든 나쁘든 자기 요리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하는 것 자체를 듣질 못해.
(작은 목소리로) 말로는 누가 누구보다 요리를 잘하네 어쩌네 같은 소리를 듣기 싫은 거라고 하지만, 실은 누군가의 요리 솜씨가 본인보다 더 좋을까 봐 걱정되는 거겠지……
……자, 여기까지!
하하, 난 이 식당이 유명해져서 우리 같은 단골이 못 오는 건 아닐까 걱정이야.
덕담인 셈 칠게. 이런, 또 손님이 왔네.
이야, 두 사람은 이제야 식사하러 온 건가.
아무래도 이 식당은 대리사 맞은편에 있으니, 대리사 전용 식당이 되어버렸군.
이 식당이 아니었으면, 진작에 그만두고 고향으로 돌아가 농사를 지었을 거예요!
또 그런다. 우리가 맡은 일이 그렇게 마음대로 그만둘 수 있는 일이긴 해?
왜 그래? 다들 표정이 좋지 않은데?
백진연 때문이죠. 매년 이맘때가 되면 대리사 전체가 정신없이 바쁘다니까요. 한 달 내내 제대로 잠도 못 잤어요, 이걸 누가 버틸 수 있겠어요?
조심한다고 나쁠 건 없잖아…… 지금 높으신 분들이 얼마나 많이 이 백조에 와있는데? 작은 실수라도 생기면, 뒷감당을 어떻게 하려고?
하아, 근데 아무리 조심해도 이렇게 중요할 때일수록 사건은 꼭 일어난단 말이죠.
자자, 음식이 나왔으니 일 이야기는 그만하자고. 밥맛 떨어지는 얘기는 하지 말아야지.
쳇, 누군 좋아서 이러는 줄 아나.
근데 그러고 보니…… 정풍루 사건, 들었어요?
무슨 사건인데? 그냥 말해, 뭘 그렇게 감추려고 하는 거야.
괜히 그러는 게 아니라, 이 사건은 정말 이상하다니까요.
지난달 15일, 정풍루가 눈코 뜰 새 없이 바빴을 때, 백여 개의 화구가 아침부터 밤까지 쉴 새 없이 돌아갔다고 해요.
결국 밤에 한 화구에서 갑자기 큰불이 났는데, 아무리 애써도 불을 끌 수가 없었대요! 결국 요리사 네다섯이 모두 부상을 입었다고 해요!
오리지늄 에너지 파이프에 문제가 생긴 건가? 그게 뭐가 이상하다는 거야?
감정과 조사관들이 현장 조사를 했는데, 그 에너지 파이프에 누가 손을 댔는지 알 수 없었다고 하더라고요……
주방에 드나드는 사람이 수백 명인데, 누가 무슨 짓을 했는지 어떻게 알겠어요……
정풍루는 백조에서 제일 유명한 식당이고, 백진연을 주관하잖아요.
더 이상한 건, 이 사고가 하필 15일 밤에 벌어졌다는 점이에요. 그리고 불이 난 화구는 하필 100호 화구였고요. 그리고 그 불구덩이에서 사람의 형상을 봤다는 사람도 있어요……
자자 그만, 사건 얘기를 할 거면 사건 얘기만 하자고. 그런 근거 없는 얘기는 하지 말고.
아니! 제가 이런 거짓말을 해서 어디에 쓰겠어요! 현장에서 많은 사람들이 봤다니까요!
흠, 당신들이 하는 대리사 업무는 꽤 흥미진진한 것 같네. 사건 내용이 마치 소설책에서나 나올법한 얘기 같아.
전혀, 우리가 무슨 찻집의 이야기꾼인 줄 아나. 사건이 몇 주 동안이나 풀리지 않으면 매일 밤 악몽까지 꿀 정도야.
흐음…… 말이 나와서 말인데, 사실 나도 기이한 사건을 들었어.
초자연적인 일 같은 건 아니고, 그냥 기묘하고 황당한 사건이야.
재미있는 이야기가 또 있다고? 얼른 들려줘.
이런 이야기는…… 함부로 꺼내기가 좀 그렇긴 해.
말을 하다 끊는 게 어딨어요! 그러는 거 아니에요 진짜!
약간 심각한 일이거든. 사건 발생 장소가 평범하지 않아……
전임 예부 상서, 영 대인의 저택에서 일어난 거야……
이건 내 스승님이 얼마 전에 맡았던 사건인데, 나도 대략적인 이야기만 들었을 뿐 구체적인 상황에 대해서는 스승님도 전혀 말해주지 않았어.
영 대인은 이미 오래전에 은퇴하셨고, 최근에는 수도를 떠나 고향인 강남의 옛 저택으로 거처를 옮기려고 준비 중이었지. 그런데 며칠 전, 영 대인의 저택에 이상한 도둑이 들었다고 해……
저택에는 없어진 물건이나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방에 걸려있던 신선 그림의 입에 누군가 꿀을 발라놓았다고 해.
솔직히, 영 대인의 저택은 경비가 삼엄한 곳이야. 하지만 도둑은 마치 저택의 구조를 훤히 꿰뚫고 있는 것처럼 행동했지……
게다가 그 도둑이 무예가 뛰어난 까닭인지 아니면 경험이 풍부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현장엔 어떤 흔적도 없었다고 해. 그래서 스승님 쪽은 지금 그 사건 때문에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처럼 바쁘다고 하더라고.
입에 당밀을 칠했다고요? 그건 조왕신의 전설 아닌가요? 조왕신이 좋은 말을 많이 하고, 나쁜 말은 적게 하도록 하는…… 그 도둑이 돈이나 귀중품을 노린 것도 아닌데 굳이 이런 짓을 한 걸 보면, 혹시 다른 의도가 있는 건 아닐까요?
다른 의도? 영 상서는 청렴하게 관직 생활을 했고, 예부에서 수십 년간 쌓아온 업적으로 조정 안팎에서 칭송이 자자한 사람이야. 누가 영 상서를 음해하려고 하겠어?
어쨌든, 영 상서는 조정의 중신이야. 그분의 저택에 누군가 무단으로 침입했다는 것 자체로도 이미 심각한 사건이지. 하물며, 요즘처럼 중요한 시기에……
하아, 걱정하는 일은 꼭 터지고 만다니까……
아, 맞다! 생각났어!
깜짝이야, 또 뭐가 생각났다는 거예요?
여러분의 열띤 대화를 듣다 보니, 며칠 전에 이 식당에서 나도 이상한 일을 겪었던 기억이 났어.
바로 3일 전, 여기서 밥을 먹고 있는데 가게에 이상한 사람이 찾아왔지.
꽤 나이가 있어 보였고 죄수복을 입고 있었어. 마치 대리사에서 막 풀려난 사람 같았지.
어깨에 힘을 잔뜩 준 채 가게로 들어와 앉더니, 요리는 안 시키고 쌀밥만 20그릇을 시키더라고. 게다가 단숨에 먹어 치웠어……
저기…… 이것만 먹을 생각이야?
밥만 먹으면 목이 멜 텐데, 요리랑 국이라도 조금 줄까? 그냥 주는 셈 칠게, 공짜로 말이야.
필요 없다.
이 대황성의 쌀은 깨끗하고 순수해서 절세의 맛을 자랑하지, 다른 요리는 필요 없다.
만족스러운 식사였군, 돈도 충분해. 여기 계산!
그 이상한 사람은 밥을 다 먹고는 빈 그릇 20개를 안고 식당 밖으로 나갔고, 곧장 맞은편 대리사 문 앞으로 향했어. 그리고 겹겹이 쌓은 밥그릇들을 대리사의 문 앞에 던지고는 큰 소리로 외쳤지.
“문서고의 불은 내가 질렀다!”
참, 깜빡했네. 그건 대리사의 일이니 분명 나보다 더 잘 알고 있을 텐데…… 그 사람은 도대체 누구야? 나중엔 어떻게 됐어?
……
아무리 식사 중의 잡담이라지만, 이건 말하면 안 될 것 같은데요……
그만, 옆 좌석에 외지인도 있어!
괜찮아, 아까 빅토리아어를 하는 걸 들었어. 아마 외국인 관광객이겠지, 못 알아들을 거야.
(유창한 염국어로) 여기, 주문이요!
……
……
'홍옥부유', '마라두부', '각황연옥', '문사추국', '조란옥체'……
그 손님이 주문한 건…… 이것들이야.
……
뭐야? 트집이라도 잡으러 왔나?
음…… 꽤 예의 있어 보였어. 메뉴를 보면서 이런 요리들을 주문했고, 동종 업계에서 트집을 잡으러 온 것 같지는 않았어……
혹시…… 《백조식진록》을 쓰고 있는 그 음식 평론가 아닐까?
어떤 평론가가 남의 솜씨를 평가하겠다고 두부 요리를 대여섯 개나 주문해?!
주방장…… 진정, 진정해.
가게 사정은 너도 잘 알고 있잖아, 입소문으로 관광객을 끌어올 기회가 이번에 달렸어……
힘들고 수고스럽겠지만…… 이 요리들은 절대로 실수하면 안 돼……
먼 길을 온 빅토리아인은 의자와 술 2병을 들고 대리사 관리 2명의 자리 옆으로 와서 앉았다.
그녀는 자연스럽게 관리들에게 술을 따라주었다. 술에서 나는 진하고 달콤한 향기가 금세 식탁 위를 가득 채웠다.
사양하지 마, 술은 함께 마셔야 더 즐겁잖아.
참, 그다음은? 그릇을 문에 던진 사람은 어떻게 됐어?
아가씨, 방금 들은 건 그냥 밥 먹으면서 가볍게 한 이야기야……
부탁이니, 여기저기 퍼뜨리지 말아 줬으면 해……
어? 보통 이런 상황에서는 '다음 회를 기대하세요'라고 하잖아?
우린 대리사의 관리들이야, 찻집의 이야기꾼이 아니라……
이런 우연이! 내 친구도 대리사에 있어.
대리사 사람들은 전부 잔뜩 굳은 얼굴에, 말도 잘 하지 않는 사람들일 줄 알았는데 말이야.
크흠……
우리 빅토리아에서 온 친구는…… 혼자서 염국에 여행을 하러 왔나?
너무 예의 차릴 필요 없어. 난 염국 이름도 있는걸. 어…… '황'이라고 해.
여행이라…… 하하, 뭐 그런 셈이지.
염국어를 이렇게 유창하게 하는 빅토리아인은 드문데, 염국에서 산 적이 있어?
하하, 그건 아니지만 100% 빅토리아인이라고 하긴 좀 그래. 우리 아버지가 염……
세 가지 규칙?
못 지키겠다면, 전 무슨 일이 있어도 당신을 백조로 데려가지 않을 겁니다.
알았어, 알겠다고. 할 말 있으면 빨리해.
첫째, 낯선 사람을 조심하고, 불필요한 행동은 함부로 하지 말 것.
내가 무슨 세 살배기 애라도 되는 줄 아나? 알았어, 다음은?
둘째, 자신이 감염자인 걸 절대 드러내지 말 것……
……그건 굳이 말 안 해도 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
셋째……
절대, 절대로 다른 사람들에게 당신 아버지와 관련된 이야기를 하지 말 것.
……알겠어.
블레이즈, 당신은 이번 사건의 핵심 증인이자 중요한 단서입니다.
당신의 협조가 필요해요, 당신의 안전은 제가 보장하겠습니다.
아버지가 뭐라고?
아, 아무것도 아니야. 이번엔 친척을 보러 왔어, 온 김에 여행하려고. 하하.
아가씨 딱 좋을 때 왔어, 백진연이 곧 시작될 때라 지금 백조의 모든 식당이 서로 경쟁이 붙었거든. 지금 여행을 오다니, 먹을 복이 넘치네.
정말? 그렇다면 추천할 만한 백조의 특색있는 요리나 식당이 있을까?
뭘 잘 모르는 거 같은데, 백조에 특별한 요리는 없지만 '먹는다'라는 것 자체가 백조의 특별함이지.
오, 도시 이름에 부엌이라는 의미인 '조'가 들어간 이유가 있었구나.
하하, 백성은 음식을 하늘로 여긴다는 말이 있지. 그래서 백조라고 하는 거야. 진룡께서 “천하의 모든 부엌을 보살핀다”라는 뜻을 담아서 이름을 지었기 때문이지.
이후, 또 어떤 사람은 “음식은 정성 들여 만들어야 한다”라고도 했어. 식사는 단순히 배를 채우는 것이 아니라, 몸과 마음을 수양하는 것이기도 하니까.
절기마다 제철 요리가 있고, 지역마다 그곳의 특색 요리가 있어. 입에 음식을 넣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고, 요리라는 것은 하늘의 뜻과 인간의 교감이라고 해…… 여기엔 깊은 학문이 담겨있지.
외국에서 온 관광객에게 바람 그만 넣고, 식사나 하시죠.
자, 주문했던 요리야.
이 사람…… 두부를 정말 좋아하나 보네?
엥? 요리 이름은 달랐는데, 전부 두부 요리였다고?
나도 몰랐어…… 염국의 두부 요리법은 엄청 다양하구나……
뭐, 괜찮아. 같이 나눠 먹으면 더 맛있잖아…… 이건 '염국의 테이블 매너'에 어긋나지 않겠지?
하하…… 어긋나지 않아. 그럼 우리도 사양하지 않을게.
이상하네, 이 디저트도 내가 주문했던가?
……
음……?
음식은 나갔어? 반응은?
어…… 음식을 주문한 손님은 별로 먹지 않았고, 옆 테이블 손님들에게 나눠줬어.
쳇……
진정해…… 진정…… 어쩌면 이 식당의 식사 분위기도 평가의 일부일지 모르잖아……
일단 조급해하지 말고, 조용히 지켜보자……
그나저나 아까부터 말했던 백진연이란 건 도대체 뭐야?
염국어는 유창할지 몰라도 염국의 많은 전통에 대해서는 아직 잘 모르나 보군.
백진연은 매년 추석이 되면 염국의 진룡께서 백관들을 초대해 함께 국사를 논의하는 날이야.
이상하네, 조정의 회의인데 왜 미식 축제처럼 이름을 지었지?
백진연의 유래도 미담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지.
아주 오래전, 진룡께서 생일 연회를 열었고, 모든 관리는 선물을 바쳤어. 그들이 바친 선물은 염국 각지에서 온 진귀한 보물이었고, 종류도 다양했지.
그런데 그중 한 젊은 호부 시랑이 진룡께 요리를 바친 거야. '진주 비취 백옥탕'이라는 이름의 요리였지.
뚜껑을 연 진룡이 본 건, 맑은 탕에 들어있는 시들어버린 채소 몇 개와 쌀알 몇 개뿐이었지.
진룡께서는 크게 분노했고, 호부 시랑에게 이게 무슨 짓이냐 물었어. 그러자 호부 시랑은 강제에 수해가 발생해 곡식 한 톨 수확하기 어려운 상태고, 이 그릇 안에 담긴 것이 바로 그 지역 백성들이 먹는 음식이라고 대답했지.
옳은 말을 서슴없이 하는 게 관리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긴 한데.
그래도 진룡의 생일날 감히 그런 말을 하다니, 정말 간이 큰 사람이었네.
맞아. 하지만 진룡께서는 이 관리를 처벌하지 않았어, 오히려 크게 칭찬하며 용감하게 간언하는 태도를 문무백관에게 본받으라 명했지.
진룡께서는 조정의 각종 지출을 삭감하라 명하면서 구호와 재난 복구에 힘쓰도록 지시했어. 이후 하천 제방을 정비하면서 강제의 수해가 해결됐지.
맞아요, 그리고 이듬해에는 지부가 이를 본받아 진룡께 '복록탕'을 바쳤어요. 식재료는 매우 호화스러웠죠. 진룡께 자신이 관할하는 도시의 어업이 대풍작을 이뤘음을 보고하기 위해서였던 거예요.
……크흠.
그 결과, 이렇게 연회를 빌려 국사를 논의하는 것은 전통이 되었고, 이를 '백진연'이라 부르며 매년 추석에 열게 되었지.
이때가 되면 온 도시 백성들이 함께 성대한 축제를 즐겨. 백진연에서 선보인 요리는 식당들이 앞다투어 따라 하지, 사람들과 함께 즐기고 기쁨을 나누는 거라고 할 수 있어.
오…… 염국 사람들은 정말 음식에 진심이구나.
이 식당도 그래, 겉보기에는 평범해 보이지만 요리는 전부 맛있어! 두부를 이렇게 다양한 요리로 만들 수 있다니, 정말 대단해.
하지만, 이 디저트는…… 전에 먹었던 것과는 좀 달라. 맛도 예전 같지 않고, 아마 정통은 아닌 것 같아.
……
……
……
음? 왜 다들 조용히 있어?
너야?
내가 만든 요리가 별로라고 한 사람이 너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