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테라밥

DT-1원석충 농장

사이드 스토리작전 후2025-03-10

오해가 풀리고, 일행은 이곳이 빅 밥이 만든 원석충 농장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원석충을 사용한 맥주와 요리는 대체 어떤 맛일까?

등장 오퍼레이터: 마르실, 라이오스, 센시, 칠책, 케오베


라이오스

그런데 생각해 보면 뭔가 이상하단 말이지……

마르실

이 와중에 무슨 생각이야!? 여기 숨었다고 오크한테 안 잡힐 거라 생각하면 오산이라구! 또 쫓아오면 어쩌려고 그래!?

마르실

제발 긴장 좀 해라! 이런 낯선 장소에선 지금까지 써먹던 지식 따위 아무 짝에도 쓸모없으니까!

라이오스

그 벌레들 아무래도 껍질에 따라 습성이나 공격성이 다른 것 같았단 말이지……

라이오스

그나저나, 어째서 오크 비슷한 덩치 큰 생물과 같이 움직이는 거지? 혹시 길들일 수 있을 정도의 지능을 가졌다던가……?

칠책

쉿, 조용! 아까 그 오크가 또 왔다구.

센시

……

마르실

……

마르실

(작은 소리로) 바, 바로 앞까지 왔어……!!!

마르실

(작은 소리로) 으잉? 벌레를 공격하는데……? 한 패거리 아니었어!?

마르실

(작은 소리로) 설마 눈에 보이는 생명체는 닥치는 대로 공격하는 건가……!?

라이오스

……기다려봐, 좋은 생각이 있어.

마르실

라이오스, 뭘 어쩌려고?

라이오스

……저, 저기요?

마르실

엥……!?

정체불명의 오크?

……응?

마르실

……

칠책

……

센시

……

마르실

아 몰라! 이렇게 된 이상 싸울 수밖에 없잖아!

센시

마르실! 멈추게!

마르실

파린을 위해서라도! 이런 데서 정체도 모르는 오크 따위에게 죽을 순 없다고!

정체불명의 오크?

엥?

정체불명의 오크?

무슨 소리야? 죽이다니…… 그럴 리가 없잖아!

정체불명의 오크?

……내가 그렇게 무서운 놈으로 보였나?

마르실

……! 간다!

정체불명의 오크?

어이쿠. 조심하라고!

정체불명의 오크

이걸로 정리됐군. 정말이지 이리저리 도망 다녀서 애먹었네.

라이오스

역시 예상대로네! 넌 무차별로 사람을 공격하는 난폭한 오크가 아니라…… 단지 이 벌레들을 진정시키고 싶었을 뿐이었던 거야!

난폭하지 않은 오크

……응?


마르실

……

칠책

……

센시

……

난폭하지 않은 오크

하하, 여기 처음 온 거라면 뭐 그럴 수 있지.

난폭하지 않은 오크

여기는 작지만 내 농장이다. 저 오두막은 동료들과 함께 지은 거고, 원석충을 관리하기 위해 꽤 공을 들였지.

빅 밥

아, 나는 빅 밥이라 불러줘. 너희들은…… 어디서 온 떠돌이들인지 모르겠지만 황야에서 지내는 건 여의치 않을 테니 여기서 쉬어 가도록 해.

마르실

떠, 떠돌이라니…… 나름 모험가라고……

빅 밥

……그거 떠돌이와는 다른 건가?

마르실

다, 당연히 다르지!!

센시

그렇군, 저 생물은 원석충이라는 건가.

빅 밥

어이, 농담이지? 원석충이란 이름을 처음 듣는다는 말투인데?

라이오스

아, 그러고 보니 자기소개를 아직 안 했던가? 나는 라이오스야. 그리고 이쪽은 센시. 얼마 전에 알게 된 동료지. 저쪽에 있는 사람은 마법사 마르실과 열쇠사 칠책이고.

빅 밥

독특한 옷차림인데. 떠돌이가 아니라면, 너희들은 랭크우드의 배우인가 뭔가 하는 사람들인가?

센시

그건 또 뭔가?

빅 밥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너희들은 내가 뭘 물어보는지조차 모르고 있는 듯하니……

빅 밥

그렇다고는 해도, 그렇게 나올 줄은 몰랐어. 그 정도로 많은 원석충을 봤다면 웬만하면 도망쳤을 텐데, 굳이 다가오다니 말이야. 그 녀석들은 너희를 침입자로 간주하고 공격했던 것 같아.

라이오스

그렇군…… 이 농장은 원석충을 사육하기 위한 거였구나! 너 정말 대단한데!

빅 밥

뭐, 별 거 아냐. 이 주변엔 그 작은 친구들이 잔뜩 있거든. 녀석들을 상대하는 것보단 어떻게든 키워보는 게 낫지.

빅 밥

지금은 마침 놈들 활동 시기라서 나도 이 오두막에 묵으러 왔지. 설마 너희가 먼저 깨워서 저 난리를 만들어놓을 줄은 몰랐지만.

빅 밥

하는 수 없이 한 마리씩 기절시켜서 데리고 왔다만.

마르실

아, 미안……

빅 밥

하하, 마음에 두지 마!


라이오스

그런데 농장에서 키운다는 건, 그 원석충들이…… 식용이라는 건가!?

마르실

……응!? 뭔 소리야? 아까 걔들한테 습격당한 거 벌써 잊었어!?

마르실

그리고 지금 한가하게 먹을 거나 생각할 때가 아니잖아! 우린……

빅 밥

아, 그래. 원석충은 식용으로도 쓸 수 있어.

라이오스&센시

정말이야?

칠책

생긴 건 살벌한데……

라이오스

혹시 특별한 진미 이런 느낌으로 먹는 건가?

빅 밥

아니, 맛이라기보다는…… 으음. 말로는 설명이 잘 안 되는군. 이 원석충으로 요리를 대접해 볼 테니까 일단 먹어봐. 그러면 이해가 될 거야!

센시

그렇다면 나도 돕겠네.

마르실

에엥……?

마르실

먹는다고? 이 벌레를!? 싫어! 안 돼! 싫다구!

센시

빅 밥, 냄비는 준비해 뒀네. 이 벌레를 어떻게 조리하는지 한 수 보여 주게나.

빅 밥

좋아! 우선 한 가지 말해 두는데, 잡은 지 얼마 안 된 원석충은 그대로 먹을 수가 없어. 뒤집어서 물에 담근 다음에 5일 동안 굶겨서 위장을 비워야 돼.

칠책

뭐야, 그럼 5일 후에 오라는 거야?

빅 밥

그렇게 오래 기다리면 너희가 굶어 죽겠지. 미리 준비해 둔 걸 가져왔으니 잘 봐둬. 조리할 때는 반드시 장갑을 착용하고, 원석충을 물에 가볍게 끓여 줘. 그러면 살이 수축하면서 껍질 벗기기 좋은 상태가 되지.

마르실

……안 끓이고 벗기면 안 돼?

빅 밥

아, 몸 안의 점액을 깨끗이 빼내기 위한 작업이야.

빅 밥

오래 끓일 필요는 없고, 어느 정도 익으면 꺼내서 껍질을 벗겨 불순물을 씻어내는 거지. 이 점액 보여?

마르실

윽…… 슬라임 같아……

빅 밥

슬라임?

마르실

엥? 슬라임을 몰라?

마르실

슬라임 정도는 미궁 상층에서 자주 보일 텐데……

빅 밥

자 다음으로, 원석충의 속살을 꺼내고 나면 껍질은 다시 물에 넣고 가열해 두는 게 좋아.

마르실

아 진짜! 내 말 좀 들어줘!

빅 밥

살에는 아직 점액이 많이 붙어 있으니까…… 소금을 넣고 강하게 주물러서 점액을 모두 씻어내야 돼.

빅 밥

내장을 제거하고…… 외막을 벗기고…… 이 과정을 다섯 번 반복해서 주물러 씻어내.

라이오스

내장과 외막은 못 먹는 거야?

빅 밥

내일 해가 뜨는 걸 보기 싫다면 먹어도 돼.

칠책

야, 이 얘기 못 들었으면 진짜 먹으려고 했냐?!

센시

이렇게까지 손질이 필요하다니…… 내가 아는 식재료 중에서도 이렇게 여러 번 신경 써서 씻어야 하는 건 많지 않네.

빅 밥

이건 원석충이니까. 여느 생물보다 위험도가 높으니, 이 과정을 생략할 순 없지.

빅 밥

내 농장에서 생활환경이 관리된 양식 원석충이라도 마찬가지야. 꼼꼼하게 씻어야 해.

빅 밥

앞으로는 야생 원석충을 보더라도 절대 먹지 마. 그건 백 번을 씻어도 못 먹는 놈이니까.

마르실

너무 번거롭고 귀찮아 보이는데…… 좀 더 빨리 끝낼 순 없어? 조금이라도 시간을 단축할 방법이라던지……

센시

대충 해선 안 되네. 이런 식재료를 다룰 땐 충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하지.

빅 밥

이 작업이 끝나는 대로 향초, 그러니까 저기 가시가 있는 식물의 가지랑 잎을 냄비에 넣고 같이 끓여줘.

마르실

또 끓인다고?

빅 밥

거 안달하지 마, 귀 긴 아가씨! 이것도 넣어야 원석충의 흙냄새가 사라지고 살이 부드러워진다고.

빅 밥

뭐, 흙냄새가 나도 된다면 향초는 생략해도 되겠지만.

마르실

그럼 넣어줘……

빅 밥

그래. 그럼 이번에는 고추도 듬뿍 넣어보도록 하지. 먹으면 불을 뿜을 정도로. 그럼 이제…… 장작을 좀 더 채우고 강불로 변경!

빅 밥

이제 특별히 남은 건 없어. 몇 가지 조미료를 넣고 향이 날 때까지 볶아서, 그다음엔 자른 원석충 고기를 넣고 끝부분이 말려 올라갈 때까지 강불로 볶아. 너무 많이 볶아서 질겨지지 않을 정도로만.

빅 밥

됐어, 끝부분이 말려 올라갔군.

빅 밥

아, 깜빡했군. 원석충 맥주를 한 번 둘러줬어야 했는데.

마르실

아 됐어, 이걸로 충분하니까!

마르실

드디어 완성이지? 그럼 팍팍 먹어치우자고! 후딱 먹고 후딱 출발! 더 이상 공 들이지 않아도 되니까!

빅 밥

……뭐 됐나. 크게 문제 될 건 없겠지.

빅 밥

자 됐다. 매콤 원석충 볶음!

빅 밥

그나저나 너는 뭘 하려는 거지?

센시

나도 실험을 좀 해볼까 하네.

센시

이 껍질은 깨끗이 닦은 것이지?

빅 밥

그래.

마르실

뭘 하려는 거야……?

칠책

글쎄……

센시

깨끗이 씻은 벌레 고기를 껍질 안으로 다시 넣는다. 마늘을 다지고, 소량의 버터와 후추, 소금을 섞고…… 그다음, 이번에는 원석충 맥주를 한 번 둘러서……

센시

껍질 안쪽에 다진 마늘을 한 꼬집 넣고……

센시

그쪽 면을 위로해서 불에 올리고 구우면……

원석충 껍질이 불에 그을려 향긋한 밀 냄새를 피워냈다.

지글지글 끓는 기름 위로 달구어진 마늘향이 풍겨졌다.

그러고는 아주 작게, 기쁨의 소리가 울렸고……

……뚝!

센시

완성! 좋아, 불 위에서 내려 주게.

빅 밥

하는 김에 팬케익도 완성했어! 자 먹자!

[CG: 54_i2]
라이오스

맛있어!!

마르실

……

빅 밥

원석충 고기를 빵에 올리고 고추랑 같이 먹으면서 맥주를 들이켜는 거야. 자 먹어 봐!

마르실

……

빅 밥

이 팬케이크도 꼭 먹어봐! 파울비스트 알로 풍미를 더했으니까 분명 맛있을 거야.

라이오스

위에 얹은 알록달록한 건 사탕인가? 달콤한 게 맛이 사는데!

마르실

……

마르실

나, 나도 먹어 볼래……!

마르실

이건 뭐지?

빅 밥

원석충 더듬이야.

마르실

……

마르실

우와, 맛있어! 씹는 맛도 엄청나고…… 근데 매워어! 센시가 만든 거랑은 완전히 다르긴 한데…… 이것도 맛있어!

칠책

음……맥주를 넣고 구운 원석충은 잡내가 없네. 근데 매콤 볶음은 아직 좀 흙냄새가 나는걸.

센시

역시 정성을 들여 만든 요리는 맛도 좋아지지. 뭐든 서두르면 일을 그르치는 법이야.

센시

사소해 보이는 과정일지라도 정성을 다해야 얻을 수 있는 성과, 그게 바로 요리의 매력이지. 마르실, 자네가 서두른 덕분에 난 그걸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네.

마르실

그러려고 한 건 아니었는데……!

마르실

나도 서두르다 중요한 걸 놓치는 타입은 아니거든! 그냥 너희가 너무 여유로워 보여서 불안해진 것뿐이야!

마르실

다들 너무 태평하다고 해야 하나, 빨리 돌아갈 마음이 없어 보인달까……

칠책

이 맥주도 맛있네! 여태껏 먹었던 것과는 달리 보리 향이 독특해.

빅 밥

그렇게 말해주니 안심이 되는군. 이 원석충 맥주는 브랜드로 만들어서 팔 생각이라서 말이지. 올해 꽤 많이 만들었으니까 수익이 상당히 날 것 같아.

칠책

그러고 보니까, 원석충 맥주라니…… 아까 그 벌레로 만든 건가? 도대체 어떻게 만들었대?

빅 밥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만…… 깨끗한 보리 껍질을 쌓아둔 곳에서 키우면 그 껍질이 달라붙어서 나중에는 원석충의 등에 보리 향이 나는 껍질이 자라게 되지.

빅 밥

그렇게 자라난 껍질을 홉과 같이 양조하면 이런 맥주가 만들어지는 거야.

빅 밥

다만 들은 바로는…… 다른 데선 또 다른 방법을 쓴다고 하던데. 원석충에게 홉을 먹여서 그 점액을 뽑아 술을 만든다 하더라고.

빅 밥

뭐 그렇게 하면 또 다른 풍미가 나겠지만…… 여하튼 난 내가 직접 만든 맥주 맛이 제일 좋아.

빅 밥

아까 너희가 먹었던 팬케이크도 맥주랑 비슷한 과정으로 만든 거야. 반짝반짝하는 작은 원석충에게 과일을 먹이면, 그 껍질이 달콤해지거든.

라이오스

으음~ 꺼억.

빅 밥

너희에게도 인정받았으니까 한 시름 놓고 맥주를 팔 수 있을 것 같군……

라이오스

진짜 다 맛있었어……

라이오스

……사실 마르실이 그렇게 서두른 데는 좀 이유가 있어서. 그…… 우리가 실수로 헤매다가 여기로 와버렸을 가능성이 있어서 그래.

빅 밥

……?


빅 밥

……

빅 밥

과연. 하나도 모르겠다!

라이오스

하아…… 하는 수 없지. 다른 데 가서 물어볼까……

빅 밥

하지만 고향이 그리워지는 건, 인간이라면 당연한 거지! 다른 건 잘 이해 못 했지만 그 부분만큼은 나도 알겠어.

빅 밥

그렇다고 해도…… 아무것도 모르는 너희가 지리도 모르고 여행하도록 둘 순 없지…… 이걸 가져가.

빅 밥은 방금 손질한 원석충 고기와 맥주를 재빨리 포장하고, 작은 책자를 넣어 라이오스에게 건넸다.

라이오스는 책자를 펼쳐보았지만, 알아볼 수 없는 구불구불한 글자들만이 적혀 있을 뿐이었다.

라이오스

……이게 뭐지?

빅 밥

자, “밥의 미식 가이드”다! 지금까지 내가 본 것들이 먹을 수 있는지 여부를 다 이 노트에 기록해 놓았지.

빅 밥

갖고 가서, 새로운 것을 발견했을 때는 이 기록을 참고하도록 해. 길 가다 굶어 죽거나 독성이 있는 걸 함부로 먹지 않도록 조심하고.

마르실

……완전 라이오스가 좋아하는 거잖아.

칠책

안 봐도 무슨 표정인지 알겠네.

빅 밥

그러고 보니 너희들 고향을 찾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사람들이 생각났어. 거긴 미…… 이상한 놈들이 많거든.

빅 밥

걔들은 그 무서운 빨간 눈 여자랑도 상대할 수 있는 사람들이니까, 너희 문제도 분명히 해결해 주겠지.

마르실

진짜? 그게 어딘데?

빅 밥

로도스 아일랜드야.

빅 밥

걔네 사무소는 여기저기 외진 시골 마을에도 있으니까 찾는 건 그다지 어렵지는 않을 거야.

라이오스

로도스 아일랜드…… 메모해 두자.

센시

(작은 소리로) ……희한한 이름이군. 새인가……?

칠책

(작은 소리로) 바다를 건너야 한다던가?

빅 밥

로도스 아일랜드에 도착하면 머드락이란 친구한테 안부나 좀 전해 줘.

빅 밥

그럼 무사히 로도스 아일랜드를 찾아낼 수 있도록 기원하지.

마르실

……고마워, 큰 형씨!

빅 밥

유쾌한 애들이구만.

빅 밥

빨리 그 뭐냐… 미궁? 을 발견해 내면 좋겠다만.

빅 밥

그건 그렇고, 일이다 일!

빅 밥

엥……? 요리가 아직 남아 있었을 텐데……

빅 밥

설마 다 먹어치우고 간 건가? 흐음……?

???

……꺼억.

???

원석충이라는 거, 삶아 먹으니 맛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