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P-7역사로부터
미스터리한 시본이 도시에 나타났다. 켈시 일행은 심해 교회의 기원과 시본에 대한 더 많은 진실을 알게 된다. 글래디아는 도시로 돌아왔지만 울피아누스를 붙잡아 둘 수는 없었다. 울피아누스는 시본의 소굴이 돼버린 비콘탑을 도시와 분리시켜 함께 바닷속으로 가라앉게 된다.
등장 오퍼레이터: 글래디아, 울피아누스, 켈시, 아이린, 스펙터, 스카디, Mon3tr, 스펙터 디 언체인드, 언더플로우
켈시, 넌 오래 대지를 달려왔다. 하늘의 격변을 눈치채지 못했을 리 없지.
시본이 머리를 살짝 들었다. 비록 이제는 눈이 없지만 본능적으로 위를 올려다보는 듯했다.
돔의 위, 끝없는 바다의 위, 아득히 먼 곳의 무언가가 그의 주의를 끈 듯했다.
알려다오. 그 찢어진 공동이 봉합되려면 얼마나 걸릴까?
……그런 거였군.
에기르의 판단이 틀리지 않았어. 시본이 바다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육지로 진출한 건 확실히 명확한 목적이 있었어.
너희들은 차단층의 변화를 눈치채고 이곳에 온 거야.
해안에 있던 위매니의 눈이, 목격한 것을 내게 전해줬다.
하늘이 물결을 일으키며 영원할 것 같았던 막이 찢어졌다고.
생존이라는 본능이 환경 속의 모든 미세한 변화…… 그리고 그 변화가 예고하는 위험을 파악하도록 재촉하는 건가.
위험? 그래.
역시. 켈시, 너는 정말 예리해. 네 계획은 꽤 순조롭게 돌아가고 있지.
우리의 소통은 아주 효과적일 거다.
……
테라에 드리운 재앙, 우리를 응시하는 눈이 하늘의 변화를 포착할 수 있을까? 아니면, 그것은 이미……
켈시, 넌 테라를 알고 테라가 직면한 위기도 알고 있다.
너라면 할 수 있다. 아니, 해야만 한다. 위매니가 이해할 수 있도록, 진화하도록 도와다오.
- 켈시, 내가 잘못 들은 거 아니지?
- 우리가 여기에 온 목적은 너희들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는 거야.
켈시 선생님, 지금의 주제가 시본의 일방적인 바람일 뿐 당신들 사이의 어떤 공감대는 아니길 바랍니다.
집정관님, 이 녀석의 말을 끝까지 들어 보자고.
마지막 기회가 사라지고 있다. 테라의 바다는 너무나 좁아.
더 다양한 지식, 더 많은 영양분, 더 많은 공간. 위매니는 속도를 내야 한다, 위매니는 도움이 필요하다.
- 너희들은 단순히 육지로 올라오려는 게 아닌 건가?
- 설마 우주로 날아갈 셈인가?
날개를 자라나게 하는 건 어렵지 않지. 하지만 그걸로는 부족하다. 하늘을 뚫으려면 종족의 본질적인 변화가 필요해.
켈시, 넌 충분한 지식을 지니고 있다. 너는 위매니가 모든 걸 이해하도록 도와라. 그렇다면 우리는 재앙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기원이 특별하다고 해도, 시본은 결국 본능에 의해 움직이는 비지적 생명체일 뿐이야. 심해 교회는 시본에 많은 망상을 투영한 어리석은 사람들에 불과하지.
하지만 네가 알고 있는 것은 이 둘이 접촉할 수 있는 한계를 훨씬 넘어섰어. 어떻게 된 거지?
켈시, 우린 같다. 종족과 너는, 같은 사명을 가졌지.
질문을 바꿔야겠군……
시본은 왜 지금의 모습으로 진화했지? 너와 카이룰라 아버의 폭주에는 대체 무슨 관계가 있는 거지?
그 답이 네게 중요한가?
내게 일어난 모든 일을 네게 말해줄 수 있다. 그게 내 의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200년은 늦은 질문이군요.
마르투스, 그 실패한 탐사 임무 뒤의 진실은 뭐죠? 당신은 도대체 왜 지금 이 모습이 된 겁니까?
실패? 아니. 그건 가장 큰 성공이었다.
우리는 처음으로 맨틀 유적군의 최하층까지 들어갔지.
선인류는 암층 전체를 파헤쳐 미로 같은 복잡한 복합체를 만들었다. 개조의 흔적은 지하 맨틀층까지 이어졌지. 우리는 수천 년 동안 발굴을 했지만, 여전히 암층의 외곽만을 발굴했을 뿐이다.
맨틀 유적군은 에기르 문명의 원점이지. 우리는 그 깊은 곳에 더 많은 유산, 더 많은 비밀, 더 많은 답이 묻혀 있을 거라 여겼다.
하지만 우리가 기대했던 건 아무것도 없었다. 깊은 곳에 묻혀 있던 건 오직 작은 희망뿐이었지.
……계속해.
내 대원들은 모두 길을 잃었고, 오직 나, 나만이 길의 끝에 도달했다.
그곳에서 난 봤다……
거대한 것을. 그것은 깊고 푸른 나무 그늘 속에 잠들어 있었지.
그분의 모습 전체를 볼 수는 없었다. 하나의 작은 촉수 마디만으로 내 시야가 가득 찼지……
그분의 촉수는 투명한 밀폐 격벽에 붙어 있었다. 계속 그 자세를 유지한 채로. 어쩌면 한 번의 접촉을 기다리고 있었을지도 모르지. 아니면……
정신을 차려보니 난 이미 그분의 앞에 서서 손을 내밀고 있었다.
격벽은 차가웠지만, 난 그분의 체온을 느낄 수 있었지. 그리고 파도와도 같은 광경들이 내 주위를 휘감으며 날 삼켰다.
베헤모스가 너와 시야를 공유한 거군. 무엇을 본 거지?
추락하는 도시, 낮게 드리운 하늘, 불타는 대지, 꺼진 스타게이트, 부서진 별의 고리, 끊어진 도로망……
그건…… 고대 문명의 멸망인가?
그래. 에기르는 고대 문명 멸망의 원인을 증명해내지 못하고 있었지. 하지만, 그 순간 파멸의 장면이 내 눈앞에서 재현됐다.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다. 그 후에도 계속해서 장면들이 그려졌지…… 내 인지의 경계를 훨씬 벗어나는 장면들이.
영원히 흩어지는 입자와 더 이상 파도치지 않는 모래 바다……
차갑고 빛없는 황무지와 끝없는 어둠……
불타며 무너지는 별들과 무한히 팽창하는 블랙홀……
그곳에 익숙한 것들은 전혀 없었다. 난 감각을, 모든 감각을 잃었지. 아니, 나와 시각을 공유한 베헤모스조차 자신의 존재를 인식하지 못했을 수도 있지……
그곳은 완전히 낯선 곳이었다…… 생명도, 의미도, 정보도 없는……
시본이 갑자기 말을 멈췄다. 그의 투명한 머리를 통해 기묘한 색의 핵 모양 물질들이 모였다 흩어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시본은 생각 중인 듯했으며, 그 핵들이 움직이는 궤적이 바로 그 생각의 과정인 것처럼 보였다.
켈시, 넌 분명 그 장면들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을 거다.
……그 장면들이 보여 주는 위기는 모든 것을 파괴하고, 구체화할 수도 없으며, 현존하는 언어의 어떤 단어로도 묘사할 수 없어.
그건 고대 문명의 결말이자 곧 테라가 직면하게 될 재앙이다…… 모든 것의 끝이지.
내가 손을 놓자 그 끔찍한 장면들은 사라졌다. 대신 다른 장면이 나타났지. 단편적이고 흐릿하며 혼란스러운 장면들이.
그분과 그분의 후손들이 모든 생명을 삼키고, 모든 별과 달을 분해했다. 산 자와 죽은 자 모두 그분의 양분이 되었고, 그분은 시간의 끝자락에 있는 어둠 속에서 중얼댔지……
존속.
계속해서 반복했지, 오직 존속만을.
혼돈, 중얼거림…… 그 베헤모스는 깨어나지 않은 건가?
그분은 깊은 꿈에 빠져 있었다. 꿈, 변화 그리고 사명이 멈췄지. 그분은 그 깊고 푸른 동굴 속에 갇혀 있다.
그래서, 나는 반드시 그분을 깨워야만 했다.
……카시아!
아비투스 선생님.
너와 네 동료들이 갑자기 사라진 건, 해양 순찰대의 방어가 가장 약한 순간을 기다렸다가 내부에서 도시를 완전히 파괴하기 위해서인가?
선생님, 지금 피하셔야 해요.
해양 순찰대가 이미 널 찾았어, 카시아. 지금 널 조사하고 있다고.
선생님께서 제 걱정을 이렇게 하시는 이유는 부화실에 제가 남긴 그 작은 배아가, 선생님의 과거를 떠올리게 했기 때문인가요?
전 그저 좀 궁금했어요. 당시 본인의 결정을 후회하시나요?
지금은 그런 걸 논할 때가 아니야.
어쨌든, 시본은 이미 밀리아리움에 침입했어. 멈춰, 카시아. 멈추지 않으면, 도시 전체가 한순간에 무너질 거야.
그런 말씀을 하시기엔 너무 늦었다고 생각하지 않으세요?
왜 너는……
왜 에기르를 배신했냐고요?
전 이미 말씀드렸어요. 시본의 재앙으로 에기르의 근본적인 취약성이 드러났고, 생존의 욕구를 되찾기도 전에, 사람들은 가치의 붕괴에 짓눌리겠죠.
선생님께선 한때 열정이 넘치는 학자셨어요. 하지만 지금은, 이 도시에서 무엇을 하고 계시죠?
선생님께선 제 정체를 진작에 알아채셨어요, 그렇죠? 일이 이 지경까지 오지 않도록 막을 기회가 많았어요. 언제든 절 해양 순찰대에 고발하실 수 있었죠.
하지만 아비투스 선생님, 당신은 아무것도 하지 않으셨어요. 그저 기다리며 모든 일이 일어나는 걸 지켜보기만 하셨죠. 마치 눈먼 린수처럼 소용돌이 속에서 맴돌기만 하셨어요.
당신이 밀리아리움에 온 이유는 그저 파멸을 목격하고, 자신의 절망을 확인하기 위해서였나요?
아니야…… 내겐 아직 널 멈추게 할 기회가 있어.
인간의 생명이 어떤 가치에 매이게 되면, 어느 순간에 무의미하게 무너지게 되어 있어요. 생명 자체만으로도 생존의 이유가 되기엔 충분하죠.
우리는 사람들의 가장 기본적인 생존 욕구를 일깨워, 지금까지 숭배해 온 가치를 다시 돌아볼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에기르에선 더 이상 절망한 사람들이, 더 이상…… 선생님 같은 분들이 생기지 않을 거예요.
난……
조심하십시오!
(흥분해서 높고 강하게 윙윙거림)
……
음…… 카시아는 도망쳤군요.
이곳 연동 장치는 역시 파괴됐군요. 중앙 통제실의 시스템이 반응하지 않은 이유가 있었어요!
지휘관님, 여긴…… 여기는 저한테 맡겨 주세요.
시본이 이미 가까이 접근했습니다.
재판소에 들어간 이후로, 선생님께서 아츠를 조금 가르쳐 주셨어요…… 이 분야에 딱히 재능은 없었지만요.
그 여자가 시설관리소 직원이었다면, 도시 유닛 프레임을 어떻게 파괴하는지 잘 알겠죠……
용기 내주셔서 고맙습니다, 조르디. 이 구역을 통제할 수 있는 인원을 최대한 빨리 보내죠. 카시아는 제가 직접 쫓겠습니다.
(빠르게 익막을 펄럭인다)
아, 어, 어떻게 이렇게 빨리?!
아비투스 씨, 언제까지 바닥에 누워 계실 건가요?
자신의 학생은 이미 사라졌다. 아비투스는 갑자기 눈앞에 나타난 젊은이를 바라보았다. 조르디의 눈빛에는 두려움이 역력했지만, 그래도 떨리는 손으로 들고 있던 등불을 밝힌다.
조르디……
두 분의 대화를 모두 들었습니다.
선생님께선…… 완전한 악인은 아닙니다. 그래도, 전 선생님께 매우 실망했어요. 정말 실망했습니다.
……
설마 이 도시와 함께 여기까지 온 이유가, 그저 귀항할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인가요?
대체 무엇을 기대하시는 거죠? 죽음인가요?
당신은 진작 육지로 돌아갔어야 했어요, 조르디.
우리의 주변을 보세요. 시본은 곧 도시 유닛 사이의 장벽을 넘을 겁니다. 이 모든 건 끝이 날 거예요, 마치……
제 질문에 단 한 번도 제대로 대답하지 않으셨어요!
저도 에기르를 떠나게 되겠죠. 제가 한때 품었던 많은 동경과 상상을 포기하게 될 거예요. 하지만 그건 절대…… 에기르가 멸망하기 때문이 아니에요.
선생님께선 제가《삶의 죽음》을 읽었다는 걸 아시죠. 그 책은 제 질문에 답을 주지 못했어요.
비록 선생님의 예감이 현실이 된다 하더라도, 언젠가 미래에 우리 고향이 그 책에 묘사된 결말을 맞이하는 걸 지켜볼 수밖에 없겠죠. 마치 그 수다스러운 남자처럼요.
하지만 한 문명의 멸망이 정말 한 도시, 한 가정, 한 사람이 무너져 가는 것보다 더 무거운 일일까요?
이해가 안 돼요…… 하…… 이해가 안 됩니다……
……
선생님께 말을 할지 말지 계속 생각했어요……
선생님의 반려자가 아이를 양육하려는 계획을 포기하고 결국 실망에 빠진 채 세상을 떠났다고 하셨죠. 하지만 그 사람을 실망시킨 건 정말 에기르의 미래였을까요? 아니면……
당신이었을까요?
……
젊은 에기르인은 온 힘을 다해 시본을 향해 등불을 세게 휘둘렀고, 흔들리는 불빛에 시본은 흩어졌다.
그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얼굴에 땀방울이 가득했다. 아비투스는 그의 팔이 떨리는 걸 눈치챘지만, 자신이 그보다 더 당황하고 있음을 느꼈다.
……옆을 조심해요!
너희들의 몸은 도시 외벽에 달라붙어 공격으로 파손된 궤적을 따라 침투한 뒤 다시 형태를 갖추는 건가. 흥, 그 기괴한 몸뚱이, 정말 편리하군.
시본.
(즐거운 듯 젤리 같은 몸을 떤다)
(흥분해서 작은 촉수들을 흔든다)
너, 여기 있다.
소굴. 우리 만났다. 소굴에서. 너 떠났다. 이해 못 한다.
울-피아누스. 동족. 너 여기서. 우리 기다렸다.
울-피아누스. 울-피아누스. 너 더 이상, 혼란스럽지 않나?
……
(고통스럽게 몸을 뒤튼다)
……
고통. 필요 없다.
개체의 소멸. 영원. 종족의 생존. 영원.
울-피아누스, 내가 안내한다. 새로운 개체. 또 태어날 것. 너를 위해. 너를 돕기 위해…… 나를 존속……
글래디아.
콜록 콜록…… 음, 울피아누스.
글래디아는 여전히 무표정하다. 그녀는 창을 비스듬히 쥐었고, 창끝은 무심히 바닥에 닿아 있었다.
아주 작은 동작이지만, 그것만으로도 글래디아는 몸속 가득 끊임없이 밀려오는 피로를 완화할 수 있었고, 오랜만에 만난 동료 앞에 서 있을 수 있었다.
당신의 '동료'는 이미 더러운 점액 덩어리가 되었지만, 방금 놈의 질문에 대답할 필요가 있어요.
……
이 분위기 파악 못하는 댄스 파트너들은 그저 덤벼드는 것밖에 모르는군요……
하아……
춤은 우아함을 보여주는 예술인데, 규모로 압도하려고만 하다니. 정말 흥이 깨지네요.
꿰뚫리지 않았어요.
여긴 시본이 개조한 산호였는데 지금은 두께도 가늠할 수 없는 '벽'이 되어버렸군요.
도시에서 온 경고, 시본의 이상 움직임, 수술의 비정상적인 결과…… 우린 빨리 여기서 빠져나가 밀리아리움의 상황을 확인해야 해요.
들어온 입구는 이미 사라졌나요?
아뇨, 우린 방향 감각을 잃고 있어요.
각화 현상…… 균담, 부화되지 않은 알, 게다가 파도까지. 우리 주변의 모든 것들이 굳어가고 있어요.
이대로라면, 곧 소굴 전체가 이 짐승들의 영양 저장고인 두꺼운 껍데기가 되어 틈 하나 남지 않겠죠. 우리 셋으론 방법이 없네요……
더 심각한 건, 점점 정체되는 환경 때문에 졸음이 더 몰려오고 있다는 거예요.
제2대 대장, 상어?
뒤를 조심해요……
(부드러운 윙윙 소리를 낸다)
정말 역겹군.
소굴. 완전해졌다. 곧, 전체 해역.
너는…… 동족. 해치지. 않는다.
종족이. 너를 받아들인다. 종족이. 널 보호한다.
이곳. 영양 풍부하다. 졸리면. 자면 된다.
……
졸음. 전투에 억눌렸던 졸음이 온몸으로 퍼진다.
두꺼운 껍데기가 파도를 굳게 하고 모든 것이 느려진다. 헌터들은 의식이 흐릿해지는 아득함을 느꼈고 영원히 끝이 보이지 않는 듯하다. 헌터들 귓가에 노랫소리가 들려왔다……
귓가에서, 각자의 몸 안에서……
“이샤-믈라.”
“우리가 겪는 고통은 영원하리.”
“우리가 갈망하는 삶은 영원하리.”
스카디 쪽에서……
울부짖음.
희미한 울부짖음이 머리 위쪽에서 들려왔다. 격렬한 포효소리가 귓가에서 울렸고, 멈춰있던 바닷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바다에는 끝이 없으나, 무거운 고치에 속박될 수 있다. 그렇다면, 그 속박을 풀 수 있는 힘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육지. 달. 밀의 냄새. 먼 고향.
그 힘은 이미 전설이 되었다. 그 힘은 한때 산맥을 부수고, 죽음과 시간을 깨뜨리고 유형과 무형의 모든 것을 박살 냈다……
그는 속박당하지 않을 것이다.
(높고 강한 울음소리)
……!
너. 종족. 비슷하다……
어디서……
크어어……
거대한 파도. 너희가 만들고. 너희가 굳혔다.
너희는 이곳을…… 땅으로 만들려는 건가?
허락하지 않겠다.
의미를 뒤집는다. 광야, 산천, 밀밭, 육지는 그저 육지일 뿐.
나는 찾고, 꾸짖고, 부순다.
저 사람은 전에 울피아누스와 동행했던…
후…… 오랜만이군요, 기사님.
너, 동족 아니다.
(분노의 포효)……!
(흥분하며 부드러운 촉수를 여닫음)
(흥분해서 주름진 익막을 펄럭임)
비켜!
아이린 님!
계속 찾고 있었어.
죄송해요, 전……
클레멘티아 집정관이 보낸 통신을 받았어? 닥터 켈시 일행이 항구로 향하던 중인데 아까부터 갑자기 통신 연결이 안 돼……
우리는 즉시 이베리아의 눈으로 돌아가 여기서 일어난 모든 변화를 카르멘 님께 알리고, 재판소와 징벌군을 도와 방어선을 구축해야 해.
잠깐만요, 좀 더 기다려야 해요.
왜지?
도시로 침입한 대부분의 시본이 아직 비콘탑 근처에 억눌려 있어요. 비콘탑이 있는 도시 유닛을 떼어내면……
밀리아리움이 완전히 함락되지 않고 효과적인 반격을 할 수 있을 거예요.
하지만 심해 교회 사람들이 연동 장치를 파괴해 비콘탑이 분리되는 걸 막으려 해요……
해양 순찰대가 이미 이 구역의 시본을 소탕하고 있어. 우리도 눈앞에서 이 녀석들을 놓칠 수는 없지.
내가 상대할게. 그 무슨 연동 장치라는 건…… 네 공학 기술을 써먹을 수 있는 거야?
……
할 수 있어요!
고칠 수 있어요!
좋아, 네 말대로 하자.
난 너와 아비투스 씨 앞을 지킬게. 여기 문제만 해결하면 바로 육지로 돌아가자.
이베리아의 눈에서 우리가 협력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호흡이 잘 맞았으면 좋겠네.
하지만 이 깊은 바다에서 온 시본들은 내가 전에 육지에서 상대했던 녀석들과는 완전히 달라. 내가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어.
아비투스 씨, 해야 할 말은 다 했어요. 아직 여력이 있으시다면 와서 도와주세요!
……
알겠습니다.
서둘러, 조르디!
서두르자, 조르디 폰타나로사!
당신이 비콘으로 우리에게 경고를 보냈군요…… 우리가 잠들기 직전 마지막 순간에. 거대한 등대에 모습을 나타난 저 기이한 기사가 껍데기를 깨뜨렸어요.
울피아누스, 당신이 그를 부른 건가요?
자아를 잃은 광인은 바다를 적으로 삼고 모든 규칙이 된 이상을 적대하며 자기 자신도 적대하지.
저런 존재를 이용할 수 있는 사람은 없어. 난 그저 우연히 동행했을 뿐이야.
너 혼자 돌아온 건가?
나머지는 아직 오는 중이에요.
소굴의 껍데기를 깨고 시본 떼를 뚫고 돌아오다니…… 놀랄 만큼 빠르군. 하지만 여전히 늦어, 글래디아.
이미 밀리아리움의 급격한 변화를 봤겠지. 위매니는 에기르를 이용했고 밀리아리움은 시본의 육지 침략을 위한 발판이 되고 있지.
급격한 변화라고요?
제가 항구로 돌아와 들은 첫 번째 소식은, 어비설 헌터스의 울피아누스가 비콘탑 중앙 통제실에 침입해 항로 계획의 무기 기술 고문을 살해했다는 거예요.
확실한 증거군요. 블란두스의 시체가 아직도 당신 뒤에 쓰러져 있으니까요.
……
침묵인가요.
블란두스에 대한 얘기가 나오면, 더 뼈아픈 발언을 할 거라 생각했습니다만.
네 반응을 보니 녀석의 일에 대해 이미 알고 있었나 보군.
지금 우리에게 한 명의 타락자와 배신자에 대해 이야기할 시간이 충분한 것 같지는 않군…… 녀석이 우리의 가장 친한 동료였다 해도 말이야.
그 젊은이가 해냈나.
연동 장치가 복구됐어. 그럼……
비콘탑을 밀리아리움에서 분리하려는 거군요…… 현명한 결정이에요.
돌이킬 수 없는 상황까지 온 건 아닌 것 같네요.
몇 분 후면 이곳은 해저로 가라앉을 거야…… 냄새가 나지 않나?
미친 듯이 퍼지는 악취…… 위에 있는 시본들이 벌써 이 탑의 변화를 알아차렸어. 놈들은 이 마지막 기회에 봉쇄를 뚫어 밀리아리움의 다른 구역으로 침식하려 들 거다.
지금 여기를 떠나라, 글래디아.
울피아누스, 에기르로 돌아오세요. 이건 마지막 기회입니다.
아직 밝혀내지 못한 일들이 있다. 여기서 물러설 순 없어.
고대 문명의 광기와 종말, 시본 종족의 기원과 향방, 눈앞의 재앙과 하늘 너머의 파멸……
어렴풋이 아는 것만으로 상황을 뒤집기엔 역부족이다. 더 자세한 정보를 얻어야 해.
만약 시본에게 기억이 있다면, 난 그 기억의 모든 세부 사항을 파악해야 한다.
당신의 판단을 부정하는 건 아니에요. 우린 이미 바다로, 에기르로 돌아왔죠. 진실에 가까워질 기회는 많습니다.
그건 네 방식이야. 네 판단에는 동의하지만, 방향이 더해지고 다양한 시각이 늘어나야, 우리의 승산을 높일 수 있다.
네 말처럼 난 이미 다른 길 위에 있다, 글래디아.
그래도 날 막을 건가?
제가 관찰한 게 맞다면, 제가 방금 죽인 시본은 당신을 위해 특별히 진화한 개체예요.
이건 시본이 당신을 받아들이려 한다는 뜻이자, 당신도……
맞아.
그렇다면 급격히 부화하는 소굴에 있는 것이 당신에게 지금 어떤 의미인지 잘 알겠군요.
대답하세요, 에기르인. 당신의 머릿속에 이성은 얼마나 남아 있죠?
남은 이성의 끈으로는 당신이 죽음을 선택하지 못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이건 이 쓰레기들로부터 신뢰를 얻기 위해 어쩔 수 없는 방법이야.
당신은 뛰어난 헌터이자 전문 연구원이지만, 의지력만으로 시본화 되는 것을 통제할 수 있다고 오만하게 생각해선 안 돼요.
자가 적응 접점 수술 같은 예외는 늘 발생하지 않아요.
난 당신이 파멸로 가는 걸 그냥 둘 수 없어요.
……네 체력은 이미 한계다.
우리 둘 다 싸움에 있어선 전문가야. 지금 싸운다면 넌 죽을 거다.
그럴까요?
날카로운 아치를 그리며 공중에서 휘둘러지는 긴 창. 울피아누스가 사슬을 풀고, 거대한 닻이 글래디아를 향해 날아갔다. 글래디아는 이 강력한 일격을 피하고자 어쩔 수 없이 몸을 날려 위로 뛰어올랐다.
순간, 건물이 가라앉는 굉음이 금속이 부딪치는 소리를 삼키고, 시본과 바닷물이 뒤섞여 중앙 통제실로 밀려들어왔다.
마지막 순간, 글래디아는 옛 동료가 꺼진 홀로그램 해도 앞에서 차분히 형형색색의 거대한 파도가 자신을 삼킬 때까지 기다리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네 설명에는 의문점이 많아.
베헤모스가 체내에서 독립적인 생태계를 배양하는 특성을 이용해, 이를 일종의 생물학적 방주로 개조하는 기술. 이런 기술의 실현 가능성은 탈로스에서 이미 검증된 바 있지.
프로젝트에 사용된 기술은 발전해 왔어.
프로젝트가 있던 복합체는 맨틀 깊숙이 위치하고 있었고, 이 행성의 심장에서 뿜어 나오는 에너지는 그 안의 시설을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오랫동안 가동하기에 충분하지.
프로젝트에 필요한 에너지는 충분했다는 거야.
그렇다면 왜 심해 아래의 프로젝트가 네가 말한 것처럼 '정체'되었다가 갑자기 통제를 잃고 시본을 대량 폭발시켰을까?
베헤모스의 존재적 본질은 내향적이지만 그분은 모든 것을 자신의 생존의 양분으로 삼아야 했다. 베헤모스는 본래 자신의 것이 아니었던 의미와 이름을 부여받았지…… 이샤-믈라.
그분들이 받은 개조는 더 대담하고, 과장되고, 야심차며, 절망적이었지. 그분들의 본질은 이미 당신이 말하는 '생물 방주'를 훨씬 넘어섰다.
하지만 그 후의 행동은 정해진 절차대로 진행되지 않았지……이유는 모른다.
그러니까, 프로젝트는 처음 계획한 방향대로 진행되지 않았고, 새로운 방향도 중단됐다는 건가?
완전히 중단된 건 아니다. 그분, 그분들은 여전히 자신의 체내에서 새로운 세대를 계속 부화시키고 있지.
하지만 베헤모스 체내에 갇힌 약한 생명체들은 세대교체도 진화 속도도 너무 느리다.
자손들은 해방되어야 한다. 베헤모스의 몸에서 떠나 더 다양한 환경에 적응하고, 더 많은 영양분을 얻어야 한다.
더 많은 영양분이 베헤모스에게 되돌아가야만, 그분이 진화를 가속시킬 수 있다.
일반적으로 베헤모스의 체내에서 자란 생명체는 그 몸에서 벗어나기 어렵지. 하지만 시본이 베헤모스의 몸 밖에서 보여주는 침략성은……
이 베헤모스들이 받은 개조는 인식을 뒤집는 것이었군.
마르투스, 그러니까 당신이 시본을 바다로 끌어들여 재해의 씨앗을 직접 뿌린 거군요.
재해의 씨앗? 아니지. 당시의 어린 시본은 아직 약했고, 그때의 에기르는 아직 강했다.
자율적인 생태 관리 시스템이 해저를 뒤덮었고, 조류를 먹는 어린 시본들은 번식하기도 전에 발견되어 제거됐지.
하지만 에기르는 막는 것이 아니라 도움을 줬어야 했다. 다행히 내가 인간 사회에서 가진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었지.
그때 발전계획소는 이미 맨틀 유적 제4조사대의 부고를 발표했어요…… 당신이 '죽음에서 부활한' 것은, 단지 동포들을 타락시키기 위해서였나요?!
포럼도 강연도 없었다. 단지 몇 번 진심 어린 이야기를 했을 뿐. 난 몇몇 사람이 문제를 발견하도록 도왔고, 답을 찾도록 도왔다.
그들은 시본에게 한 줄기 생명의 길을 열어 주었고, 그걸로 충분했다. 위매니는 스스로 활로를 찾을 테니까.
200년 동안 일어난 생태계의 붕괴, 도시의 함락, 동포들의 실종. 당신은 배후에서 그중 얼마나 많은 것들을 조종한 거죠?
지금 이 순간. 항로 계획이 간파당하고, 무기 시스템은 조작됐어요. 블란두스와 그 배후의 심해 신도들 역시 당신의 교사를 받은 건가요?
(두개골 속의 핵이 회전한다)
……너희들이 말하는 '심해 교회'는 엄밀히 말하면 조직이 아니다. 적어도 바닷속에서는 아니지.
기획자도, 선동가도 필요 없지.
조직이 없다…… 당신이 동포의 사상을 타락시키고 언행을 조종한 건 그저 신앙과 교리에 의한 것이었다는 건가요?
당신은 어떻게 그런 허무맹랑한 '신'이라는 개념을 동포의 의식에 각인시킨 겁니까? 에기르 사회에는 그런 터무니없는 개념이 존재하지 않아요.
원시적 숭배는 결코 문명에 의해 완벽히 근절되지 않는다. 그것은 과학의 끝에서 조용히 기다리고 있으면 언제든 깨어날 수 있지.
심해 신도라 불리는 에기르인들은 진실을 모르지만 각자 독립적인 사상과 이념을 따르고 있고, 서로 다른 수수께끼와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이기심과 이타심.
결함과 완벽.
자연과 문명.
합리와 초월.
힘의 강약과 육체의 한계.
도덕의 협소함과 인류의 미래.
만들어진 진리와 장엄한 순환……
- 너는 네 신도들을 속였어.
- 심해 교회는 처음부터 끝까지 사기극이었나?
(두개골 속의 핵이 회전한다)
사기극? 아니다.
원시적 숭배는 생명의 생존 본능에서 비롯되지.
모든 '신자'들, 그 모든 사고의 배경에는 단 하나의 근본적인 주제만이 존재한다. 어떻게 하면 더 잘 생존할 수 있을까.
신앙? 교리? 아니다, 오직 존속에 대한 갈망뿐.
너희들도 존속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잖나, 아닌가?
- 네가 에기르 곳곳에서 존속을 전파할 때……
- 신도에게 그게 누구의 존속인지 언급한 적 있나?
생명의 존속이지.
문명의 존속이 항상 더 많은 문명의 멸망을 동반하듯, 생명의 존속도 항상 더 많은 생명의 소멸을 동반한다.
어린 시본이 베헤모스를 위해 영양분을 모으는 긴 세월 동안, 이미 많은 종이 그 활동으로 멸종했다. 난 한때 그 숫자를 기록했었지만 지금은 잊어버렸지.
이샤-믈라가 마침내 소생한 그 순간, 그 미미한 숫자들은 이미 의미를 잃었기에.
새 생명의 울음소리와 죽어가는 자의 신음이 뒤엉켜……
노랫소리가 고요함을 가져왔다.
……
당신은 처음부터 '퍼스트본'을 깨운 결과를 알고 있었군요. 그건 전체 해양과 수많은 종족을 뒤흔드는 재앙이었어요. 하지만 당신은 전혀 후회하지 않는군요.
희생자의 수를 기억하는 것조차 포기했다니. 너무 많은 생명이 희생되니 무감각해졌나요?
마르투스, 무감각해졌다고 해서 당신의 죄가 씻어지는 것이 아니에요.
집정관이 앞으로 나아갔다. 의장검의 검날은 우아한 곡선을 그려냈지만 섬뜩한 빛을 내뿜으며 시본의 시선을 단호히 차단했다.
- 클레멘티아.
- 집정관님.
투지장. 당신이 직접 설계한 이 건물은 수많은 동포에게 깨달음을 줬죠…… 저 역시 많은 혜택을 받았어요.
그런데 지금 이 순간, 당신은 아무렇지 않은 듯 이곳에 서서 에기르를 돌이킬 수 없는 심연으로 빠뜨리는 과정을 담당하게 말하고 있군요.
당신의 영상을 본 적이 있어요. 부드럽고 사려 깊은 관찰자로, 약간 큰 안경을 쓴 탓에 습관적으로 안경을 고쳐 썼죠.
지금 당신의 모습을 보세요. 가장 풍부한 사고를 그 단순한 세포의 움직임으로만 전달할 수 있게 됐어요.
그 안경을 아직도 목에 걸고 있는 건, 당신이 추모할 자격 없는 옛사람들을 추모하기 위해서인가요. 아니면 당신이 조롱할 자격 없는 죽은 자들을 조롱하기 위해서인가요?
……
만약 당신이 마르투스, 에기르인이라면 여기서 타락자에 대한 판결을 내리겠습니다.
만약 당신이 시본이라면, 그 단계를 생략하겠습니다.
시본의 몸을 둘러싼 입자 모양 세포 기관들이 펼쳐지며 클레멘티아의 공격을 막아냈다. 의장검은 산호 모양의 단말기의 빛과 그림자 속으로 들어갔다.
으…… 으윽.
내가 투지장의 단말기를 제어하는 걸 차단했군?
(뜨거운 화염을 내뿜는다)
(분노에 찬 울음소리)
……
긴급 채널, 10번째 통신 시도……
시본이 비콘탑을 완전히 점령했습니다. '소굴화'를 막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누군가 비콘탑이 있는 도시 유닛의 분리 절차를 가동했습니다…… 큰 도움이 될 겁니다!
생체 신호가 계속해서 급증, 각 소굴 간의 거리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습니다……
경고, 시본이 몰려든다! 범위는 전체 대륙붕! 경고한다, 시본 몰려온다! 범위는 전체 대륙붕!
긴급 채널, 11번째 통신 시도……
……
집정관 클레멘티아가 밀리아리움 전 도시에 명령을 내립니다!
비콘탑이 있는 도시 유닛의 분리가 완료되면, 나머지 도시는 육지 방향으로 이동하여 시본의 포위망에서 빠져나오십시오!
이동 과정에서 도시 유닛 프레임 연동 장치를 재가동하여 구조를 재구성하고, 중력장을 전면 개방하여 육지로 몰려드는 시본을 차단하십시오!
제8군단, 제10군단 및 해양 순찰대 등 이동이 가능한 모든 함선은 교대로 출항하여 도시를 호위하십시오!
선현이 여러분과 함께하기를, 에기르가 여러분과 함께하기를!
너는 계속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에기르의 집정관.
너는 아주 고집스럽구나.
우리도…… 그랬지. 한때는…… 모두.
……
……
- ……
항로를 개방하려는 건 에기르인일까요, 아니면 시본일까요? 수치가 초마다 폭증하고 있어요. 시본이 끊임없이 밀려오고 있습니다…… 끊임없이……
이미 등대 시스템의 연산 한계치를 넘어섰어요!
성도님?
알겠네.
이제, 앞을 보게.
바다와 하늘이 만나는 곳. 그 짙은 색의 덩어리들이 모두 시본의 파도군.
바람 소리가 작아지고 있어…… 지금 이 순간, 놈들의 수와 규모를 추정하는 건 더 이상 의미가 없네.
경험이 데이터보다 유용할 때가 있지. 난 전에 이런 바다를 직접 본 적이 있네.
말씀하신 건…… 고, 고요함입니까?
……
이제부터는 징벌군과 재판관에게 맡기지.
보, 보고입니다!
두 대형 진지가 방어 배치를 완료했습니다. 에기르의 드론 대열이 우리의 방어 시설 조정에 협조하고 있습니다.
에기르……
성도님, 해수면 위로 파도가 일고 있어요…… 뭔가 올라오고 있습니다……
저건…… 에기르의 도시인가요?
밀리아리움. 그 심장을 버린 후, 홀로 수천 마일을 외롭게 항해한 에기르의 도시가 서서히 해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도시 유닛 프레임의 지탱을 받으며, 그 모든 기체가 재구성되고 있다. 보이지 않는 중력장이 해저와 하늘을 향해 마치 거대한 벽과 같은 구조물이 될 때까지 뻗어 나갔다.
거대 구조물이 해수면을 뚫고 나와 백 미터 높이의 거대한 파도를 일으켰다. 한편, 도시의 반대편에서는 진정한 광란의 파도가 순식간에 닥쳐왔다……
살아있는 파도, 다양한 형태의 시본들이 이미 바다와 하나가 되었다. 바다의 아이들은 곧 바다 그 자체이며, 심지어 바닷물의 색깔까지 바꿔버렸다.
심해에서 온 도시와 꿈틀거리는 광란의 파도가 동시에 몸을 펼치고 있다. 그들은 충돌하고, 서로를 껴안고, 그리고 맹렬히 물어뜯었다.
자연은 지치는 법이 없고, 문명은 이 순간에도 더더욱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
……
만물이 정적에 빠졌고, 어떤 바람 소리도 이 순간의 광경을 감히 말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