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L-8사랑의 노래
화산이 분화하기 직전, 돌리는 떨어지는 돌을 막아 에이야퍄들라 일행을 구해낸다. 그리고 에이야퍄들라는 자신이 입은 어머니의 방호복이 바로 '모피'의 답이라는 걸 알아차린다. 에니스는 여동생을 구하려다 탈진해 기절하고, 행인들은 걸음을 멈추고, 시에스타 사람들은 옛 시에스타와 작별 인사를 한다.
등장 오퍼레이터: 바이슨, 슈바르츠, 스노우상트, 실론, 스와이어, 에이야퍄들라 더 크비트 아스카, 스와이어 디 엘리건트 위트, 브라이오피타
후…… 딱 좋은 온도야. 온천도 재미있지만 온도가 너무 미적지근하단 말이지.
이런 온도에 있으면 머리가 맑아져서 아주 중요한 문제를 생각하는 데 도움이 돼.
예를 들면…… 세상에는 마그마가 먼저 있었을까, 아니면 암석이 먼저 있었을까?
가장 최초의 최초에, '마그마'는 '마그마'가 아니고 '암석'도 '암석'이 아니었어. 물질은 순환하고 전환되는 가운데 다른 모습이 되었고, 각기 다른 이름이 지어졌지.
사람들은 언제나 확실한 언어로 묘사할 수 없는 세상의 본질을 한정하려고 해. 마치 그래야만 자신들이 편히 잘 수 있는 것처럼 말이지. 이것도 지혜가 부족하다는 걸 드러내는 거야……
이봐, 조심해. 마그마를 여기저기 털어내면 안 돼. 아주 위험하다고. 그럴 일은 거의 없지만 혹시라도 사람이 지나가면……
어라? 왜 이렇게 시끄럽지…… 정말 우리와 함께하고 싶은 사람이 있나?
발밑에 있는 거대한 괴물의 숨소리는 더욱 묵직해졌고 주위의 온도도 또 꽤 높아졌다. 분화구에서 튄 마그마가 빠르게 냉각되며 단단한 돌이 되어 밑으로 굴러떨어졌다.
칸 선배님, 켈러 선생님…… 여기는 너무 위험해요…… 일단 여기를 벗어나요……
아델, 너는 먼저 가. 난 반드시 이 인간의 변명을 들어야겠으니까!
칸, 어리석게 굴지 마!
네가 두 분을 우나 화산에 버렸을 때, 그분들은 이것보다 더 무시무시한 광경을 마주했을 거야……
양심이 있기는 해, 켈러? 자신의 죄를 인정하는 게 죽음을 마주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거야?
……!
칸 선배님…… 어서 가요……
또 흔들리면 버티지 못할 거예요……
뒤를 조심해!
아델은 아츠 스태프를 들어 올렸다. 하지만 낙석이 빗방울처럼 떨어져 아델의 오리지늄 아츠는 그것들을 미처 녹이지 못했다.
동료를 안전하게 지키는 데 몰두한 아델은 옆 사람의 경고와 뒤에서 다가오는 위험한 소리를 듣지 못했다.
……!
……
요 며칠 동안 계속 네가 보였는데 다른 사람은 널 못 보는 것 같아.
네가 어디서 왔는지는 모르지만 나와 함께 있어 주는 건 너밖에 없구나. 너도 딸기 맛 아이스크림을 좋아하지?
(고분고분하게 엎드린다)
봐, 우리가 원래 살던 집은 저 화산 아래 있어. 그런데 곧 사라질 거야.
사실 나도 다 알아. 난 저기에 버려졌고, 헤일리와 에니스가 데려왔다는걸.
내가 왜 버려졌는지는 모르겠지만, 내 진짜 아빠랑 엄마가 돌아와서 날 찾으려고 한다면 찾을 수는 있을까?
하아…… 아빠도 떠났고 에니스도 곧 떠나겠지. 양아, 우리 집은 대체 어디일까? 예전에 나랑 같이 딸기 아이스크림을 먹던 그 친구는 또 어디 있을까?
(불만인 듯 킁킁거린다)
야……
바다는 대답 없이 예전과 같은 모습으로 두 시에스타 사이를 가로지르고 있다.
여자아이는 문득 눈앞의 평온했던 해안선이 가까워진 걸 깨달았다. 바닷물이 조금씩 마른 땅을 적시며 발아래까지 왔다.
어라……?
리브!
갑자기 주위가 조용해졌다.
들끓는 마그마와 굴러떨어지는 바위가 모두 고요해져 마치 시간이 멈춘 것 같았다.
아델은 보청기가 망가진 건지 아니면 또 꿈속에 빠진 건지 확신할 수 없었다. 그저 포근한 이불에 떨어진 듯 보이지 않는 열량에 둘러싸인 것만 느껴졌다.
불쌍한 녀석, 놀랐나 보네. 하아, 왜 하필 이럴 때 화산에 온 거야?
돌리 씨? 여기 계셨군요!
이미 떠나신 줄 알았어요…… 켈러 선생님과 칸 선배님는 어디 있어요? 쪼꼬미양들 때문에 화산의 이상 반응이 생긴 건가요? 전…… 전 이미 죽었나요……?
이봐! 진정하라고. 궁금한 게 많은 건 알겠는데 차분히 하나씩 물어봐.
넌 아직 멀쩡히 살아 있어. 같이 온 동료들도 마찬가지고. 하지만 그 사람들한테 내 모습을 보여 주지는 않을 거야. 깨어나면 그저 꿈을 꿨다고 생각하겠지.
산 위에 있는 이상한 설비들은…… 정말 미안해. 난 애들한테 조심하라고 했어…… 이번에는 진짜야!
하지만 녀석들이 신나게 놀 때엔, 절대 내 말을 듣지 않아…… 이것도 진짜라고.
화산에서…… 논다고요?
그럼! 내가 말했잖아. 두 번째로 즐거운 일이 바로 화산에서 서핑하는 거라고!
아델은 고개를 들어 멀리 바라보았다. 분화구의 마그마는 불규칙적으로 넘실대고 그 안에서 활발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어렴풋하게 보였다. 그리고 더 많은 생물이 즐거워하며 분화구 쪽으로 힘차게 달려갔다.
산 곳곳에 가득한 흰색 솜털은 마치 하늘에서 떨어진 구름처럼 산비탈을 빼곡하게 뒤덮었다.
돌리 씨, 이 양들은, 그저 분신이 아니군요……
오, 눈치챘구나.
전에 말한 것처럼 기나긴 지난 세월 속에서 난 재미있는 사람을 많이 만났어.
아, 오해하지 마. '영혼' 같은 건 아니니까.
사라진 생명은 원래 남겨둘 수는 없어. 난 그저 그 사람들의 모습을 본떠서 저 작은 생물을 만든 거야…… 개인 소장품이랄까? 너희들이라면 좋아할 줄 알았는데.
왠지 좀…… 잔인한 것 같아요……
얘기를 나눠 보니 마지막 '모피'도 이미 찾은 것 같구나. 음…… 정말 못 본 지 오래되었네.
낡은 방호복 위에 방금 또 상처가 생겼다.
제가 알아맞혔어야 했어요……
아주 명확한 비유였지? 동물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두꺼운 모피가 필요해…… 인간도 마찬가지고.
여기 서 있는 널 보니, 내 옛 친구 두 명을 보는 것 같아. 나도 그 친구들이 너무 그리워.
아, 그래도 네가 그 두 사람의 위대한 의지를 이어받았다고 칭찬하진 않을 거야. 다만, 너도 두 사람이 그리울 거라고 생각할 뿐이지. 불쌍한 녀석, 왜 시원하게 인정하지 않는 거야?
무리할 필요도, 스스로를 너무 옭아맬 필요도 없어. 네 또래의 아이가 슬퍼하거나 두려워하는 걸 허용하지 않을 사람은 아무도 없을 테니까. 넌 너무 무리하지 않는 걸 배워야 해.
지친 것 같으면 멈춰서 쉬거나 펑펑 울어도 돼.
돌리 씨, 이 '보물찾기 게임'은 그저 게임일 뿐인가요?
미스터리한 수수께끼 같은 건 아니야. 난 그저 네가 즐겁게 놀길 바랐어, 아델.
시에스타에서 노는 동안 정말 즐거웠어.
이해가 안 가요. 왜 그렇게 저한테 신경 써 주시는 거죠……?
아주 간단해. 이 세상에 너처럼 귀여운 여자아이는 흔하지 않거든.
언제나 불행이 널 찾아오지만…… 네가 가진 사랑은 다른 사람보다 조금도 적지 않아.
사실 아주 오래전에 라이타니엔에서 널 봤었어.
작은 고탑 안에서 늘 열심히 공부하는 여자아이가 있었다.
천재 학자 부부의 아이로 기대를 모았고, 재능 있는 캐스터이자 학자로 여겨졌다.
이렇게 훌륭하고 뛰어난 인재는 언제나 재능에 걸맞은 성과를 낼 거라는 기대를 받는다. 불치병에 감염되어도 사람들에게는 그저 강인한 본보기로 여겨질 뿐이다.
아델, 네 소원이 뭔지 물어본 사람 있어?
……
봐, 세상에는 수많은 사람과 다양한 인생이 있어. 넌 화산을 잘 알지만, 화산 밖에도 재미있는 게 아주 많아. 그런데 왜 보러 가지 않는 거야?
감사해요…… 돌리 씨. 요 며칠 정말 즐거웠어요……
반쯤은 거짓말의 냄새가 나네. 반을 넘지는 않는 것 같으니, 일단 넘어갈게.
시간이 거의 다 됐네. 너에게도 용암 서핑을 초대하고 싶지만, 인간의 몸은 너무 약하니까 뭐.
너희를 안전한 곳으로 데려다준 다음 난 화산 놀이동산의 개막을 맞이하러 가야겠어.
잘 가, 아델.
감사해요, 돌리 씨…… 또 만날 수 있을까요?
아마도…… 아니, 우리는 언젠가 다시 만날 거야.
다음에 만날 때는 진심으로 행복한 아델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할게.
약속하는 거다?
네!
보들보들한 생물은 몸을 떨며 앞쪽으로 몇 걸음 나아갔다. 그리고 여자아이의 뺨에 가볍게 뽀뽀를 했다.
아! 깜빡할 뻔했네. 네가 세 가지 물건을 찾았으니 나도 보상을 줘야지.
……
돌리 씨, 제 부모님의 죽음에 대해…… 더 아는 게 있으세요?
음……
어 그게…… 네가 계속 찾던 거, '화산경보꽃' 아니었어?
말씀하신 보상이 화산경보꽃이었어요?!
까…… 깜짝 놀랐지?
전 또……
원래 시에스타 화산 산비탈에는 수많은 화산경보꽃이 자라고 있었어. 예쁘고 맛도 좋아서 꼬마 녀석들이 꽤 많이 먹어 치웠거든.
난 뒤늦게 이대로 가다가는 얼마 지나지 않아 꽃이 다 사라질 거라는 걸 깨달았어. 그래서 어린 양들 몰래 은밀한 곳에 조금 심어뒀지.
화산경보꽃은 멸종된 게 아니었군요. 그것참 좋은 소식이네요……
그럼 지금 남은 꽃들은 어디에 심어 두셨어요?
아, 화산 뒤편의 산비탈에 있어.
……
곧 분화하는 이 화산에요……?
……
음…… 맞아.
에니스?
에니스…… 떠난 거 아니었어……?
(숨을 헐떡인다)
왜 혼자…… 여기 있는 거야……
난 에니스가…… 다시는 안 돌아올 줄 알았어……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
탐험대는…… 같이 행동한다고 얘기했잖아……
집에 가자.
바닷물은 이미 발목까지 잠겨, 걷는 것도 힘들어졌다.
……어서!
처음에는 그저 시야의 끝에서 어렴풋이 보이던 파도가 순식간에 눈앞까지 다가왔다.
에니스는 여동생을 단단히 보호했다. 파도가 그리 건장하지 않은 등을 치자 에니스는 휘청거렸다.
또 더 높은 파도가 밀려왔다.
(도저히 안 되겠다……)
(해봐야겠어……)
에니스는 몸 안에 있는 '돌멩이'를 느끼려고 노력했다. 돌멩이는 심장 아주 가까운 곳에 있었다. 심장이 뛸 때마다 그 단단한 질감이 느껴졌다.
사람 키만 한 흙과 돌이 우뚝 솟아나며 남매의 앞을 가렸고, 힘겹게 파도를 막자마자 순식간에 무너졌다.
명치에서 극심한 통증이 전해졌다.
에니스!
봐…… 내가 말했지…… 나는 마술을 부릴 수 있다고……
에니스는 얼굴에 있는 핏자국을 지우고, 여동생이 부서진 흙과 돌에 부딪히지 않도록 단단히 붙잡았다.
어서 내 뒤로 숨어!
한 마리, 두 마리……
흰 물보라가 변한 것처럼 수많은 복슬복슬한 생물이 먼 해안에서 뛰어와 겹겹이 쌓이며 벽과 둑을 이루었다.
복슬복슬한 둑을 때린 파도는, 다음 순간 모조리 흡수되었다.
드디어 내가 미쳤나 보구나……
이 녀석들은 뭐지……
바닷물을 가득 머금은 하얀 솜털은 더 불어났고, 위험한 파도와 두 사람 사이를 단단히 갈라놓았다.
얼마나 지났을까, 마침내 흔들리던 땅이 멈추고 파도도 차츰 고요해졌다.
사…… 살아남은 건가?
(몸을 흔들어 물기를 턴다)
고…… 고마워?
(즐거운 울음소리)
솜사탕이 물에 녹듯 작은 짐승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이게…… 주마등인 건가……
에니스!
밤이 깊어지고 언제부터인가 떠들썩하던 사람들의 소리가 차츰 조용해졌다.
누군가 기타를 꺼내 평온한 멜로디를 연주했다.
약속이나 한 것처럼 사람들은 같은 곳을 바라보았다.
분화구에서 천천히 회색 연기가 피어올랐다. 뒤이어 검붉고 거무스름한 것이 세차게 솟아오르며 땅이 미세하게 흔들렸다.
여기까지 왔으니 확실히 영향을 안 받겠지……?
하아, 결국 올 게 왔네.
아…… 정말 분화해 버렸어……
흑……
사람들은 약속이나 한 듯 곁에 있는 사람의 손을 잡았다. 부모는 아이를 꼭 끌어안았고 행인은 숨을 참았다.
매달려 있던 심장을 드디어 내려놓은 듯, 거대한 돌이 마침내 가슴을 짓누른 듯, 사람들 사이에서 낮은 대화 소리가 섞인 탄식이 흘러나왔다. 하지만 또 거리 전체가 더욱 조용해졌다.
그렇게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야 사람들은 눈앞의 광경으로부터 정신을 차렸다.
……
어렸을 때…… 부모님이 날 데리고 작은 산에 오른 적이 있었어. 그 산에는 내가 이름을 모르는 꽃과 나무가 가득했는데 매년 봄이 되면 한 그루, 한 그루가 유난히 향기로웠지.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는 아버지는 산밑에서 기다리셨고, 나와 어머니는 꽃가지를 꺾어 화환을 만들고 산에서 뛰어다니며 밑을 향해 손을 흔들었어……
……다시는 오지 않을 순간이야……
톰 할아버지……
괜찮아, 그냥 지나간 일이 떠올랐을 뿐이야…… 예전에는 매일 아이스크림을 팔면서 꽤 많은 꼬마를 알았거든.
내 아이들도 모두 컬럼비아에 있지만, 이젠 돌아오기에는 늦었지……
……
어르신, 자녀분이 외국에 있어서 시에스타의 화산이 오늘 분화한 걸 아직 모를 수도 있어요. 물론 오는 중일 수도 있고, 아니면 소포가 아직 운송 중일 수도 있죠……
사실 전 각 지역을 잇는 물류센터를 지어 지역 간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이곳에 왔어요.
어쩌면 앞으로는, 집에서도 각지에서 온 물건을 빠르게 받아보실 수 있을 겁니다. 어르신의 자녀분도 어르신의 근황을 더 빨리 알게 될 거고요.
다만 아직은 좀 먼 이야기라서…… 제가 뭘 할 수 있을지 생각해 봤습니다……
……뭐라고?
어르신, 다른 지역에 있는 가족에게 보내는 엽서라면, 며칠 동안 마운틴커머스 무역에서 무료로 보내드리겠습니다.
그분들이 엽서를 받거나, 받고 나서 돌아오려고 할 때가 되면 시에스타는 더 좋은 곳이 되어있을 거예요.
저도 최선을 다해서 이곳을 더 좋게 만들겠습니다…… 단순히 비즈니스가 아니라, 제 작은 소망이기도 하거든요.
고맙구나, 얘야.
가족에게 편지를 보낼 수 있다니…… 정말 좋네요.
컬럼비아에서 학교에 다닐 때, 가끔 한밤중에 갑자기 집이 그리울 때가 있었어요. 뭐라도 보내고 싶은데 국제 우편 비용을 낼 수가 없어서 이불 속에 숨어 몰래 울곤 했죠……
그럴 때면 예전에 배운 시구를 떠올렸어요. 어디에 있든 하늘 위에 떠 있는 달은 같은 것이고, 우리 모두 달을 바라보기만 하면 아무리 먼 거리도 사라진 것과 같다는 뜻이었죠.
시에스타에도 이런 비슷한 느낌이 나는 노래가 있나요……?
노인은 목을 가다듬었고 미세하게 수염이 떨렸다. 노인은 무언가 기억이 떠오른 듯 서툴게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점차 화산재가 퍼지며 하늘의 절반을 뒤덮었다.
난 매일 꿈의 곁에서 배회해♪
방향을 잃어버렸어, 날지 못하는 파울비스트처럼♪
난 그저 희망을 붙잡고 끝까지 나아갈 수밖에 없어♪
길 위에서 넘어질까 봐 걱정되고♪
내일의 태양이 보이지 않을까 봐 걱정도 되지만♪
난 먼 곳으로 갈 거야, 유랑이 아니라♪
……난 먼 곳으로 갈 거야, 유랑이 아니라♪
그곳은 내가…… 계속 찾고 있던 곳이야♪
아가씨.
슈바르츠! 네가 왜 여기 있어?!
로도스 아일랜드에 임무가 있어서 끝내자마자 서둘러 왔어요.
사람들 사이에서 한참을 찾았는데 드디어 만났네요. 가방에 아가씨가 좋아하는 홍차도 있으니까 돌아가면 드릴게요.
저도 돌아와서 마지막으로 보고 싶었어요……
두 사람은 기억 속 바위가 무너지고, 처음 보는 웅장한 저녁놀이 산에서 떠오르는 걸 보았다.
분홍색 먼지가 하늘을 절반 가렸다가 천천히 지면으로 떨어졌다. 볼 수는 없지만, 사람들은 자신들만의 추억이 순백의 화산재 아래 영원히 묻혔다는 걸 알고 있었다.
내 눈이 이상해졌나…… 화산 정상이 왜 흰색으로 변했지?
뭐라고? 난 안 보이는데……
시에스타는 결국…… 사라졌네.
새로운 탄생이라고 해야 맞는 것 같아.
앞으로 이날을 기념하는 게 좋겠어…… 화산의 날이라고 부르는 거 어때?
매일 밤 네가 평안하게 잠들기를♪
걱정하지 마, 초조해하지 않아도 돼♪
과거는 지나가고 미래는 약속한 듯 다가올 테니까♪
태양은 언제나처럼 떠오르고, 행복은 약속대로 찾아올 테니까♪
안녕, 시에스타.
안녕…… 시에스타.
……슬퍼하지 마세요, 아가씨. 내일은 또 새로운 하루가 될 거예요.
맞아…… 내일은 또 새로운 하루가 되겠지.
댐! 빌어먹을 양 새끼들……
마이 LP판에서…… 그 마우스…… 치워! 그리고 내 한정판 티셔츠도 그만 물어뜯어!
마그마 조심해! 댐잇, 고온은 LP판의 음질에 크리티컬하다고!
이런다고 바닥날 줄 알아, 내 인내심? 1만 년도 더 어울려 주지, 이 등신……
돌리! 네 분신들을 모조리 붙잡아서 늑대 먹이로 던져 주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