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론 트레일

CW-2흔적도 없이

사이드 스토리작전 후2023-11-07

이프리트와 로즈몬티스는 함께 놀고 있었고, 사일런스는 선생님을 찾았지만 실의에 빠지고 만다. 틴맨은 로도스 아일랜드에 군부를 저지해달라고 의뢰한다. 이프리트가 사건에 휘말릴 수도 있다는 걸 알게 된 사일런스는 마음이 착잡해진다.

등장 오퍼레이터: 사일런스, 이프리트, 틴맨, 뮤엘시스, 로즈몬티스, 도로시, 오올헤약, 사일런스 더 패러디그매틱, 마운틴


로즈몬티스

네가 말을 안 하니까…… 엄청 조용하네.

이프리트

별로 말하고 싶지 않아…… 왜, 심심해?

로즈몬티스

아니, 그냥 좀 적응이 안 돼서.

방에 돌아온 뒤, 정확히 말하자면 사리아와 헤어진 뒤로 이프리트는 계속 얼굴을 찡그리고 있었다.

테이블 위에는 아주 정교하게 만든 기하학 부품이 흩어져 있었다. 호텔에서 선물한 트리마운츠의 도시 모형이다.

로즈몬티스와 이프리트는 각자 소파 한쪽 구석에 앉아 띄엄띄엄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당신은 두 소녀를 바라만 보았고 방해하지는 않았다.

이프리트

같이 '트리마운츠' 조립할래? 꽤 어려워서, 시간 좀 걸릴 거야.

로즈몬티스

이미 두 번이나 했어.

이프리트

……아, 벌써?

로즈몬티스

이미 기록했어…… 공책에. 엄청 어려운 단계들도 있어. 구역마다 건물 밀도가 아주 높고, 죄다 비슷하게 생겨서 헷갈리기 쉬워. 하지만 다 기록했어.

이프리트

넌 뭐든지 다 기록해?

로즈몬티스

응, 안 하면 잊어버리니까.

이프리트

뭘 기록했는지 알려줄 수 있어?

로즈몬티스

박사, 아미야, 닥터 켈시, 블레이즈, 위디……

로즈몬티스

그리고 더 멀리 있는 사람들과 일……

기나긴 복도…… 길을 잃었다.

오빠들은 나이 차가 별로 안 나지만 아주 믿음직했다. 그들은 금방 찾아와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무서워하지 말라고 한다.

오빠들의 머리 뒤에도 비슷한 상처가 있다. 마치 이름을 구분하지 못하는 내가 어제 화초에 일일이 표기를 한 것처럼……

오빠들……?

이프리트

뭔가 안 좋아 보이는데…… 그만 생각해, 긴장 풀고.

이프리트

난 너보다 조금 낫긴 하지만 엄청 나은 건 아니야…… 기억도 직접 선택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프리트

계속 삑삑거리던 기구, 그리고 온통 하얀색으로 칠해진 방이 생각나. 겹겹이 쌓여 있는 게, 사람을 놀리려고 일부러 그렇게 지은 것 같아. 생각만 해도 짜증나네……

이프리트

그런데 또 사일런스와 사리아가 내게 했던 말과 행동은 제대로 기억하고 싶단 말이지!

로즈몬티스

그럼 방금 일 때문에 기분이 안 좋은 거네. 사리아는……

로즈몬티스

네가 다칠까 봐 걱정한 게 아닐까? 닥터 켈시도 박사한테 같이 '아크 1호'를 찾으러 가자고 하지 않았잖아.

선택지
  1. ......
— 분기 합류 —
이프리트

사일런스는 나를 사리아와 못 만나게 하고, 사리아는 내가 따라가서 돕지도 못하게 하고……

이프리트

내가 방해될까 봐 걱정하는 건 아닐 거야. 예전에 날 지켜주지 못해서, 어쩌면 날 아직 어린아이로 보고 투정 부리는 거라 생각하는 거겠지.

이프리트

둘 다 이해는 가.

이프리트

하지만 난 이런 느낌이 너무 싫어.

로즈몬티스

왠지, 알 것 같아……

로즈몬티스

응. 로도스 아일랜드를 떠날 때 블레이즈랑 위디가 계속 날 말렸어. 블레이즈는 편지를 태워버릴 뻔했어.

로즈몬티스

결국 아미야와 닥터 켈시가 동의하기는 했지만, 내가 컬럼비아로 돌아오는 걸 원치 않는 게 보였어…… 엄청 걱정했거든. 사리아도 똑같을걸?

이프리트

어른들은 다 똑같아.

로즈몬티스

하지만 난 내가 잊은 것들을 다시 기억하고 싶어. 더 많은 걸 잃는다 해도……

로즈몬티스

난 돌아와야 했어…… 이게 내가 확신하는 유일한 일이니까.

로즈몬티스

넌 나보다 기억력이 좋으니까 네가 뭘 해야 하는지 더 잘 알 거야.

이프리트

내 말이 바로 그거야!

이프리트

우리가 자발적으로 컬럼비아에, 이 트리마운츠에 돌아온 건 우리도 해야 할 일이 있기 때문이라는 거지.

이프리트

후우, 기분이 많이 나아졌어! 로즈몬티스, 일이 끝나면 우리 둘이 박사한테 휴가 내고 여기저기 놀러 다닐까?

이프리트

트리마운츠의 하늘은 늘 흐린데, 요즘은 날씨가 좋아. 내가 가이드 해 줄…… 아, 아니다. 넌 이미 '트리마운츠'를 두 번이나 조립했으니까, 나보다 더 잘 알겠네……

로즈몬티스

응, 좋아.

이프리트

어, 켈시가 돌아왔나? 내가 문 열게.

이프리트

너는……

이프리트

단숨에 초대형 핫도그를 네 개나 먹던 그 틴맨이잖아!


사일런스

……드디어 13구역을 벗어났다.

사일런스

야라 주임이 준 최신 장비 덕분이야. 그런데 드론의 프로펠러는 어떤 초성능 광학 재료로 만든 건가? 은신 효과가 훨씬 좋아졌네. 감지 범위도 2배로 늘었고……

사일런스

이제 뭘 해야지?

전달물질

……

사일런스

이게 유일한 단서인데…… 뭐, 어디로 통하든 진실에만 다가갈 수 있으면 돼.


사일런스

9구역에 접근한 뒤로 전달물질의 반응이 더 격렬해졌어……

사일런스

저 앞은, 내 기억으론 저 공업 단지는 정부 계획 문제로 사용이 중지된 곳인데……

전달물질

……


은빛의 불규칙 기하학 물체가 윙윙거리며 공중에서 천천히 이동하고 있었다.

그것 또한 전달물질이지만, 손에 있는 것과는 뭔가 달라 보였다. 사일런스도 구체적으로 표현할 수 없었다.

방 한가운데, 한 연로한 카프리니가 고개를 끄덕이자 전달물질은 부름이라도 들은 듯, 공중에서 커다란 원을 그리며 가볍게 그의 어깨에 떨어졌다.

파르비스

오랜만이네, 사일런스. 아주 활기차 보이는군.

사일런스는 손에서 날뛰는 전달물질을 품에 넣고 천천히 다가갔다.

사일런스

……선생님.

파르비스

359호 기지부터 여기까지 쭉 찾아온 건가? 예전보다 많이 용감해졌군.

사일런스

그런데, 여기서, 선생님을 만나게 될 줄은…… 몰랐네요.

파르비스

도로시를 많이 도와줬다고 들었네. 아주 잘했어.

파르비스

퍼디낸드는 너무 성급하고 도로시는 너무 고집불통이라, 자네가 없었으면 사건이 지금처럼 끝나긴 어려웠을 걸세.

사일런스

선생님……

파르비스

궁금한 게 많다는 건 알고 있네.

파르비스

일단 저쪽에 있는 결정 유닛을 가져다주게.

사일런스는 옆에 있는 실험 기기를 챙겨 파르비스가 가리킨 곳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결정 유닛을 단말기의 입력 포트에 연결했다. 파르비스는 이미 모니터 앞에 앉아 있었고 더는 그녀를 바라보지 않았다. 모니터에서는 복잡한 방정식이 빠르게 연산 되고 있었다.

몸을 일으키려는 순간, 사일런스는 그제야 파르비스가 너무나 자연스럽게 명령을 내렸고, 자신 또한 너무 자연스럽게 따랐다는 걸 깨달았다.

파르비스

난 지금 몹시 바쁘지만, 자네가 기특하게도 여기까지 찾아왔으니, 궁금한 게 있으면 다 대답해 주겠네.

사일런스

다들 전달물질을 사용하고 있는 건가요?

파르비스

그렇네.

사일런스

대체…… 전달물질로 뭘 하는 거죠?

파르비스

전달물질은 미세한 진동에도 아주 예민하지.

파르비스

신경 신호를 수신하고 인코딩까지 할 수 있어. 도로시는 전달물질이 전통적인 아츠 유닛을 대체하는 새로운 매개체가 되어, 그것과 연결된 사람이 완전히 평등한 개체가 되길 바랐던 것일세.

파르비스

하지만 퍼디낸드는 이러한 '초개체'의 특성을 이용해, 거리의 개념을 뛰어넘은 초정밀 무기 발사 장치를 만들려고 했지.

사일런스

선생님은 사실 359호 기지의 일을 알고 계셨던 거네요?

파르비스는 대답하지 않았다.

사일런스는 선생님의 표정을 자세히 관찰했다. 그는 외면하지도 귀찮아하지도 않았고, 그저 대답할 가치도 없는 질문이라고 여기는 것 같았다.

사일런스

처음부터 그 연구를 알고 있었다면…… 선생님은 어느 쪽이었나요? 도로시? 퍼디낸드? 아니면 총괄?

사일런스

그것도 아니면 정말로 회사 탕비실에서 도는 풍문처럼, 구조과 주임은 그저 미소나 지으며 처세술로 먹고사는 늙은 염소인 건가요?

파르비스

난 그 누구의 편도 아닐세, 사일런스.

파르비스

내가 그들을 도운 건, 퍼디낸드든 도로시든, 그들은 모두 열심히 일하고 다들 꿈과 열정이 가득한 젊은이이기 때문이지. 자네도 마찬가지고.

파르비스

그럼에도 누구의 편도 되지 않는 건, 그래봤자 다들 평범한 과학자에 불과하기 때문이지. 물론 나도 마찬가지지만.

파르비스

우리 모두 이 평범하고 나약한 시대를 뛰어넘을 순 없다네.

사일런스

그럼 선생님은요? 전달물질로 뭘 하시려는 거죠?

파르비스

자, 사일런스, 그 질문은 이미 자네의 인지 범위를 넘어섰네. 대답하기 싫어서가 아니라, 너무 바빠서 처음부터 설명해 줄 시간이 없어서 그런 걸세.

파르비스

하지만 여기 남아있어도 좋네. 자네는 내 가장 훌륭한 학생 중 한 명이니까.

파르비스

곧 우리는 가장 이상적인 실험 환경을 갖게 될 걸세. 모든 필요한 재료와 촉매 조건도 갖춰질 거고…… 그러는 동안에 우리는 반드시 준비를 마쳐야 하네.

파르비스

그건 역사상 가장 파격적인 실험이 될 걸세. 진정으로 위대한 성과의 탄생을 목격하게 되는 거지.

파르비스

그 실험은 더 이상 편협하지도 나약하지도 않고, 그 실험은 모든 한계를 뛰어넘어 날로 평범해지는 이 모든 걸 구하게 될 것이네.

파르비스

이것이야말로 과학이 이루어야 할 것이지.

사일런스

359호 기지의 개척자들, 그리고 트리톤 공장의 노동자들…… 선생님, 당신들의 연구는 이미 수많은 무고한 사람을 해쳤어요.

사일런스

계속 이렇게 더 많은 사람을 해칠 건가요?

파르비스

그게 과학일세, 사일런스. 과학자로서 우리가 고민할 건 단 하나야.

파르비스

어떻게 목표를 달성하느냐, 그것뿐이지.

파르비스

그것 하나만으로도 우리에게는 충분히 버거우니까.

파르비스의 말투는 매우 담담했다. 정확히는 조금 무심한 정도였다.

모니터의 방정식은 아마 전달물질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파르비스는 모니터를 뚫어지게 바라보며 사일런스를 향해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분노. 사일런스는 지금 자신의 기분을 확실하게 느꼈고,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틴맨

……

틴맨

그렇군요, 어쩐지 사리아 씨와 켈시 씨랑 연락이 안 된다 했습니다.

틴맨

그럼, {@nickname} 박사님, 당신에게 부탁해도 마찬가지겠군요.

선택지
  1. ......
— 분기 합류 —
틴맨

켈시 씨에게서 당신의 얘기를 들었습니다.

틴맨

세월 한번 참 빠르군요. 마지막으로 만났을 때가……

틴맨

아, 그런데…… 혹시 제 모습이 무서우신가요? 아까부터 계속 뚫어지게 쳐다보시는데요.

선택지
  1. 내장도 주석으로 된 건가, 아니면 배가 텅 비었나?
  2. 몸에 녹이 슬면 피부병이라 해야 하려나?
  3. 너도 관절염에 걸려? 윤활유를 계속 발라줘야 하나?
— 분기 합류 —
틴맨

……

틴맨

정말 많이 변했군요, 박사님.

틴맨

시간이 없으니 바로 본론으로 들아가죠. 게다가 지금의 당신과…… 회포를 풀기는 어려울 것 같네요.

틴맨

메이랜더 재단은 로도스 아일랜드가 군부의…… 부통령 암살을 막아주길 바랍니다.

틴맨

별로 놀라지 않는 것 같군요……

틴맨

우리도 방금 얻은 정보입니다만, 내일 잭슨이 라인 랩을 참관하러 갈 겁니다. 블레이크는 그때 손을 쓸 것이고요.

틴맨

켈시 씨가 아마 '프로젝트 호라이즌 아크'에 대한 정보를 얘기해 줬을 테니, 저는 더 이상 설명하지 않겠습니다.

틴맨

이번에 로도스 아일랜드는 메이랜더 재단과 같은 편에 서야 합니다. 이건 켈시 씨와 이미 약속했고, 로도스 아일랜드가 트리마운츠에 들어오는 조건이기도 하죠.

틴맨

메이랜더 재단과 협동해서 군부의 만행을 저지하는 겁니다. 이건 '명령'이라 생각하셔도 좋습니다.

선택지
  1. 메이랜더의 특수요원은 충분하지 않나?
  2. 넌 부통령의 경호원을 찾으러 온 게 아닐 텐데?
— 분기 합류 —
틴맨

……역시 매우 침착하고 예리하군요. 이 점은 제 기억과 비슷하네요.

틴맨

맞습니다. 메이랜더 재단은 최대한 잭슨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 이미 사람들을 파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만으론 부족하죠.

틴맨

라인 랩 참관은 발표회 이후의 일정 중 하나라, 당일의 모든 일정은 전부 생중계될 겁니다.

틴맨

만약 자객과 우리 요원이 대중들 앞에서 맞붙기라도 한다면, 암살에 성공하지 못해도 블레이크는 바로 긴급 사태를 선포하고, 트리마운츠를 즉각 통제할 것입니다.

틴맨

……지금의 13구역처럼 말이죠.

틴맨

저나 메이랜더 재단이나, 남의 승부수에 휘말리는 건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틴맨

그건 붕괴의 전조니까요.

선택지
  1. 켈시 의견을 더 물어보지 않아도 돼?
  2. ……
  3. 그냥 이렇게 나한테 맡긴다고?
— 분기 합류 —
틴맨

이건 메이랜더가 로도스 아일랜드에 하는 부탁이고, 당신은 로도스 아일랜드의 박사잖습니까. 켈시도 당신을 믿는다고 한 이상, 저도 의심할 여지가 없죠.

틴맨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박사님. 함께 잘해보시죠.

선택지
  1. 아무래도 켈시에게 연락해 봐야겠는데.
  2. 아무래도 사리아와 연락해 봐야겠는데.
  3. 메커니스트가 트리마운츠에 없는 게 아쉽네.
— 분기 합류 —
이프리트

박사, 나랑 로즈몬티스가 자객을 잡을게!

선택지
  1. ......
— 분기 합류 —
이프리트

켈시는 '아크 1호'의 입구를 찾고 있고, 사리아는 자료를 가지러 라인 랩에 돌아갔잖아. 박사, 지금 당장 움직여야 한다고.

이프리트

설마, 너도 사리아나 사일런스처럼 나를 어린애로 보는 거야?

이프리트

박사, 그동안 날 데리고 수많은 임무를 완수했잖아. 몇 년만 더 있으면 내가 정예 오퍼레이터가 될 수도 있어. 아, 로즈몬티스는 이미 됐지……

이프리트

아무튼, 날 호텔 방에 남겨두기만 해봐……

선택지
  1. ……
  2. 너한테 어떤 임무를 줄지 고민하고 있었어, 오퍼레이터 이프리트.
— 분기 합류 —

행인

야, 앞 똑바로 보고 다녀!

행인

그렇게 다니다 차에 치인다!


뮤엘시스

떠나기 전에, 충고 하나 할게. 사일런스 연구원.

뮤엘시스

당신은 아마 앤소니 씨를 돕는 게 옳은 일이라고 생각하겠지.

뮤엘시스

하지만 사실 그렇지 않아.

뮤엘시스

사이몬 컴퍼니와 하이드브로의 경쟁에서, 사이몬 사가 순수한 피해자라는 건 터무니없는 소리지.

뮤엘시스

양측 모두 이미 상대방을 처리할 계획이 있었는데, 스미스 사이몬 쪽이 한 수 모자랐을 뿐이야.

뮤엘시스

그러니까, 사이몬 씨가 하이드브로 보다 앞서 손을 썼다면, 오늘날 벙커힐 시티에 온 가족이 자리 잡은 건 사이몬 일가가 아니라 하이드브로 일가였을 거다, 이 얘기지.

뮤엘시스

그렇다면 앤소니 씨는 정말로 그저 피해자일 뿐일까?

사일런스

하지만……

뮤엘시스

당신은 어떻게 생각해? 앤소니 씨.

앤소니

부인은 할 수 없겠군요.

뮤엘시스

하지만 이 세상에 만약이란 건 없는 법이지, 나도 알아.

뮤엘시스

사일런스 연구원, 내가 이런 얘기를 하는 건, 당신이 좀 알아줬으면 하기 때문이야……

뮤엘시스

만약 당신이 옳은 일을 하고 싶다면, 우선 무엇이 옳은 일인지 알아야 해. 그리고, 옳은 일이라 해서 대가를 치르지 않아도 되는 건 아니라는 것도 말이지.


도로시

에너지과와 오리지늄 아츠 응용과뿐만 아니라, 이 선이 어디로 이어지는지, 얼마나 많은 사람이 엮여 있을지는 나도 정확히 몰라.

도로시

하지만 분명한 건, 너는……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라인 랩과 만나게 될 거야.

도로시

'다이아볼릭 사태'든 359호 기지 사건이든, 넌 라인 랩이 더 이상 네가 광고에서 봤던 그렇게 훌륭한 회사가 아니라는 걸 이미 알았을 테고, 심지어 계속해서 너를…… 불편하게 할 수도 있어.

도로시

그러니까 필요하다면 나, 이 오리지늄 아츠 응용과 주임의 권한을 써도 좋아.

도로시

네가 그 권한으로 다른 일을 해도 난 모른 척할 거야.

사일런스

도로시 주임, 난 그럴 생각이 없……

도로시

사일런스 씨, 명심해. 당신의 임무는 359호 기지에서 잃어버린 전달물질만 회수하는 거야.

도로시

극복하기 힘든 장애물을 만나면 언제든지 포기해도 돼. 자신만의 답을 찾기 전까지 저항할 수 없는 것들도 있으니까.


파르비스

그게 과학일세, 사일런스. 과학자로서 우리가 고민할 건 단 하나야.

파르비스

어떻게 목표를 달성하느냐, 그것뿐이지.

파르비스

그것 하나만으로도 우리에게는 충분히 버거우니까.

파르비스

많이 침착해졌군. 하지만 눈빛은 아직 하이든 1호 실험실에 있을 때와 똑같아……

파르비스

아픈 아이를 위해 분노하고, 자질구레한 조작 문제로 나를, 심지어는 과학 그 자체마저 질책했지.

파르비스

자네에겐 예전에도 여러 번 말했지만……

파르비스

과학만이 변해야 하는 걸 변화시킬 수 있네. 과학은 시대의 발전을 이루지만, 과학 그 자체의 발전은 극소수의 손에 달렸지.

파르비스

이건 자연의 패러독스일세, 사일런스. 패러독스는 곧 비용을 의미하지.

파르비스

자네가 원하는 단서는 이미 다 알려줬네.

파르비스

하지만 사일런스, 자네가 뭘 할 수 있지? 어디서부터 질문해야 할지조차 모르잖나.


파르비스의 실험실을 떠난 뒤, 사일런스는 9구역의 거리에서 반 시간이나 정처 없이 걸었다.

전달물질의 단서를 따라 여기까지 추적해 왔는데, 지금 그녀는 뭘 해야 할까? 또 뭘 할 수 있을까?

선생님을 막아야 하나? 아니면 총괄을 찾아 진실을 캐물어야 하나?

선생님의 말이 맞다. 어디서부터 질문해야 할지도 모르는데, 뭘 어떻게 막겠다는 말인가.

그녀는 분노했다. 하지만 분노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당황한 운전사

*컬럼비아 욕설*

당황한 운전사

거기 리베리, 빨리 비켜!

트리마운츠 9구역의 아주 평범한 길목, 기사는 초조한 듯 시간을 계속 확인하고 있었다.

남자는 반드시 10분 안에 목적지에 도착해야 했다. 그래야 까다로운 고객을 막을 수 있고 계약을 따낼 수 있으니까.

하지만 다음 순간, 남자는 갑자기 롤러코스터를 탄 느낌을 받았다. 허공에 보이지 않는 언덕이라도 있는지, 차는 위로 올라갔다 내려왔다 방향을 틀었다, 또 갑자기 회전하기 시작했다.



물.

불현듯 나타난 물이 쇠사슬처럼 차바퀴를 묶어버렸고, 통제를 벗어난 차량은 사일런스를 스쳐 지나가며 고막을 찌르는 마찰음을 냈다.

그리고 길바닥은 마치 비가 내린 것처럼 젖어버렸다.

운전사

괘, 괜찮아? 미안, 이게 대체 무슨 일인지……

뮤엘시스

사일런스 씨, 트리마운츠에 차가 얼마나 많은데, 그렇게 정신을 딴 데 팔았다가는 바로 사고 난다고!

사일런스

뮤엘시스 주임? 아까 그건……

뮤엘시스

마침 지나가는 길이었어. 감사 인사는 접어둬.

뮤엘시스

참, 대체 그 미친 여자는 언제 건드린 거야……?

뮤엘시스

그 여자 스타일이라면 더 직접적으로 나왔어야 하는데, 방금은 그저 공기로 장난친 것 같단 말이지.

사일런스

그게 무슨 소리야?

뮤엘시스

됐다, 그 정신 나간 여자가 무슨 짓을 해도 놀랄 게 없지.

뮤엘시스

오, 사일런스 씨, 새 옷은 또 언제 맞췄어?! 원단도 좋고 몸에 딱 맞는 게 완전히 다른 사람 같아. 하마터면 못 알아볼 뻔했잖아!

뮤엘시스

그러고 보니 이프도 못 알아볼 뻔했지. 옷도 바꿨고 키도 많이 컸더라!

사일런스

이프리트? 이프리트가 왜 트리마운츠에?

뮤엘시스

로도스 아일랜드의 박사랑 같이 있던데.

사일런스

박사도 왔어?

뮤엘시스

엥? 너희 같이 온 거 아니었어?

뮤엘시스의 놀란 표정이 너무나도 생생한 나머지, 사일런스는 단번에 그녀가 온 이유를 알아챘다.

물론, 뮤엘시스는 좋은 의도였다. 고위층의 갈등에 휘말리는 게 너무 위험하니까. 그래서 이 연구원을 라인 랩에서 최대한 멀리 떨어지게 하려는 거였다.

하이든 1호 실험실, 359호 기지, 트리톤 공장……

파르비스, 도로시, 야라, 뮤엘시스……

어떻게 여기까지 찾아왔는데, 앞으로 또 얼마나 더 많은 벽을 만나게 될까? 사일런스는 순간 처음으로 무력감을 느꼈다.

사일런스

이프리트랑 박사는 어디 있어?

오올헤약

원래는 블레이크를 좀 방해하려 했는데, 뜻밖에도 늙은 염소까지 찾아냈네……

오올헤약

엘프는 너를 구해서 어디로 데려가려는 걸까?

오올헤약

뭐, 됐어. 작은 새 한 마리 정도는 중요하지 않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