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W-3무대 위, 무대 아래
라인 랩 밖에서부터 안까지, 군부와 메이랜더는 부통령을 둘러싼 큰 싸움을 벌인다. 광활한 지하 공간에서 퍼디낸드의 속마음이 낱낱이 드러난다.
그만 꾸물거리고 빨리 좀 가자고. 내일 모든 언론에서 부통령의 라인 랩 방문이 헤드라인을 장식할 텐데, 사진이 별로면 편집장님한테 욕먹을 거라고.
잠깐만, 출입증이 어디 갔지……
그럼 어떡해?! 못 들어갈 거 아냐!
먼저 들어가서 자리부터 잡아. 나는 돌아가서 찾아볼게!
사람이 왜 이렇게 많지……
1층 카페에 가서 아침밥 좀 사려 했는데…… 들어가지도 못하겠네.
부통령의 회사 방문을 생중계까지 한다니까 각 신문사 기자들이 다 모였잖아. 길이라도 안 막힌 게 어디야.
……
로즈몬티스, 그거 알아?
뭘?
처음에는 그 공장, 다음은 라인 랩, 트리마운츠는 툭하면 어느 곳에 문제 생길 때마다 그곳을 봉쇄해.
라인 랩은 그 공장이랑 다르지 않아? 라인 랩으로 통하는 주요 도로만 통제했는데. 아마 부통령이 지나가야 하니까, 보안상 그런 거겠지……
그러니까 다른 거리에 사람이 점점 더 많아지잖아.
봉쇄한다고 남들이 못 보겠어? 아주 멍청하고 꼴사납네.
……응.
박사, 뭘 보고 있어?
- 오늘 비가 오려나?
오늘 날씨 엄청 맑아! 나올 때 호텔 TV에서 마침 일기예보가 나왔잖아. 박사는 기억력도 안 좋네.
게다가 여기는 지금 우기도 아니니까.
확실히 맑은 날이다.
트리마운츠의 도시 설계는 매우 잘 되어있다. 눈앞엔 고층 빌딩이 즐비했지만, 빌딩마다 해도 가리지 않게 서로 어긋나게 지어져, 초겨울에도 따스한 햇볕이 모든 거리를 고르게 비춰준다.
당신이 고개를 들자 먹구름 한 송이가 눈에 들어왔다. 바람은 구름 쪽으로 불었고, 구름은 도시에서 점점 더 멀어져 갔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그 구름이 자꾸 눈에 밟혔다.
그리고 번잡한 사거리, 정체된 교통, 높은 곳에서 반짝이는 빛과 함께 교묘하게 위장한 '행인'들도 눈에 들어왔다……
당신은 아무런 티도 내지 않았고 그저 두 아이를 재촉했다.
박사, 뭐라도 발견했어?
- 메이랜더의 스파이 같아.
- 군부의 특수요원 같아.
- 얼른 가자, 뮤엘시스가 기다리고 있어.
안심해, 박사. 우리가 널 지켜줄 테니까.
- 오늘 임무를 잊지 마……
알았다고, 박사. 나오기 전부터 계속 잔소리했잖아.
이 몸이 한 약속은 반드시 지킨다. 무조건 박사 지휘를 따를게.
도착한 거 같은데.
{@nickname} 박사, 또 만났네.
이번에도 기다리게 만들었네.
- 지각한 건 아니잖아.
- ……
- 오히려 1분 일찍 도착했잖아.
어머, 그러게 누가 나보다 늦게 도착하래? 난 당신 메시지 받고 바로 준비했다고.
- 애초에 너네 회사잖아……
아무튼, 이건 당신이 요청한 것들이야…… 라인 랩 빌딩의 건축 도면이랑 당신과 두 꼬마 조수의 통행증.
내가 생태과 인맥으로 임시 권한을 주는 거야. 오늘 하루만 빌딩 대다수의 곳을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고, 관련 정보도 열람할 수 있을 거야.
맞다, 실험 재료의 운반을 위해 빌딩의 지하에 커다란 비밀 공간이 있는데, 한 명은 그쪽을 조사해 보는 게 좋을 거야.
- 그럼 너는?
나야 물론, 부통령의 라인 랩 참관에 동행해야지.
지금은 크리스틴도 없고 10과 주임도 전부 출석하지 못하는데, 사람이 너무 적으면 실례잖아.
그럼 박사, 일이 다 끝나면 내가 따로 사례할게.
- 왜 항상 분신으로 나랑 대화하는 건지……
- 이프리트, 이번엔 단독 행동이야.
비버, 사직서를 봤어. 갑자기 이러는 이유가 뭐지?
……정말 죄송합니다, 야라 주임님.
제가 어제, 뭔가를 발견했는데요.
말해 봐.
에너지과 층에는 조명이 38개, 통풍구가 21개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쓰는 카펫도 전부 똑같아 보이지만, 체크무늬 수량과 가장자리 무늬가 약간씩 다릅니다. 사실상 3가지 스타일인 거죠.
비버, 언제부터 인테리어 디자이너가 되기로 한 거야?
자신이 참여한 프로젝트가 어떻게 될지도 모르고, 매일 하는 일이 어제 작성한 보고서를 다시 보는 거라면, 아마 당신도 이렇게 될 겁니다.
고생이 많아. 아래 사람을 달래야 하고, 겉으로는 또 아무 일 없는 척해야 하니까.
야라 주임님, 솔직히 말해서 고생은 아무렇지도 않습니다.
각 부서는 원래 독립적인 편인데다 연구 자체도 모듈화로 진행되잖아요. 359호 기지에 사고가 발생하고, 퍼디낸드가 갑자기 그만둬도 사람들은 평소처럼 할 일을 합니다.
어차피 아래 사람은 아는 것도 거의 없고, 그저 이번에도 평소와 별다를 바 없다고 생각하겠죠…… 뭐, 과학 기술 회사니까 이런 '연구 사고'는 금방 해결되겠지 싶으니까요.
하지만 이번은 다릅니다……
총괄이 증발한 데다 퍼디낸드까지 갑자기 그만두는 바람에, 저는 매일 마음을 졸이며 살고 있어요. 에너지과를 인수인계하러 오는 사람도 없고,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려주는 사람도 없고. 제가 뭘 할 수 있겠습니까.
오늘도, 부통령이 방문한다는데, 그 기대에 가득 찬 눈빛을 상상만 해도 위가 아파요.
그래서 볼보트 코친스키의 그 헤드헌터를 찾은 건가? 이름이…… 소냐였지?
네…… 맞습니다.
나무라는 게 아니야, 비버.
라인 랩에서 네 위치는 일반 직원보다 더 많은 걸 볼 수 있지만, 그렇다고 다 알 수 있는 건 아니지. 누구라도 불안할 거야. 지극히 정상이지.
내 생각이 짧았어. 에너지과 직원들을 안정시키라고 하면서 정작 네 감정은 무시했네.
당신 탓이 아닙니다. 제가 흔들린 겁니다……
비버, 부통령이 갑자기 라인 랩을 방문하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해?
그건……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부통령이 오면 우리 내부 사정을 다 알게……
사실 며칠 전에 있었던 발표회는 라인 랩에 관련된 거였어.
……정말입니까?
지금 당장 네게 알려줄 수 있는 건 이게 다야.
이렇게 하지. 한 달 동안 유급 휴가를 줄 테니까, 그동안 마음 잘 추스르고 와.
물론, 한 달 뒤에도 그만두고 싶다면 나도 말리진 않을 거야.
……
라인 랩이 설립해서부터 지금의 10과로 발전하기까지, 동시에 백여 개의 대형 프로젝트를 운영하면서 지금보다 더 불안했던 적도 많았어.
그래도 정말 무너진 적은 없잖아?
그러니까, 잘 생각해 줬으면 좋겠어……
소냐, 이번에도 번거롭게 했네.
하아, 불안한 시기라 직원들도 적당히 분출할 곳은 있어야지.
아마 비버가 마지막일 거야. 비버가 마음을 잡으면 에너지과도 당분간 별일 없을 거고.
그래, 시간 되면 같이 식사나 하지. 틴맨한테 고맙다고 전해주고.
후우……
들어와.
방금이 이번 주 몇 번째였습니까?
그건 당신이 신경 쓸 필요 없어.
만약 저들을 전근시킬 거면 부디 우리 비즈니스과는 피해주시길 바랍니다. 전 쉽게 동요하는 사람이 필요 없거든요.
저들도 당신처럼 모두 이 회사의 초석이야, 저스틴.
그리고, 내가 아무리 나이 들긴 했어도 에너지 역학 박사를 당신 밑에서 영업 뛰게 할 만큼 노망나진 않았지.
……곧 부통령이 도착해. 내 사무실에서 입 놀릴 시간은 없을 텐데.
아하하, 저는 보고를 하러 온 겁니다. 오늘 새로운 투자자와 미팅이 있거든요. 중요한 원격 회의도 몇 개 있고요.
부통령은 라인 랩의 과학 연구를 고찰하러 온 거니, 저 같은 집행 부서 사람은 굳이 끼지 않겠습니다.
……
부통령이 라인 랩 방문을 공개적으로 밝힌 날에, 우리 비즈니스과의 전화는 거의 터지기 일보 직전이었습니다. 그래서 부득이하게 사무실에 핫라인 두 개를 더 늘렸죠.
이거야말로 호재가 아닐 수 없죠. 트리마운츠의 금융권이……
아니, 트리마운츠나 금융권뿐만 아니라, 전 컬럼비아에서 투자를 좀 한다는 사람들은 죄다 우리 라인 랩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아까 그 비버도 꽤 많은 스톡옵션을 갖고 있죠? 제가 볼 땐 그자의 사직을 수리했어야 합니다. 나중에 회사 주식이 폭등하면 분명 다시 돌아오겠다고 빌 테니, 그때 월급을 팍 깎을 수 있잖아요.
저스틴, 라인 랩은 당신의 금융 놀이에 쓰일 장난감이 아니야.
그런 말은 좀 섭섭한데요.
오늘 제가 연락할 사람 중에는 벤저민 시장, 크리스 시의원, 필 보안관, 콜레트 중령, 심지어 대법관님도 있습니다……
그동안 제가 계속 이 친구들을 살뜰히 챙기지 않았다면, 크리스틴의 숨바꼭질도 이렇게 오래 버티지 못했을 겁니다.
꽤 많은 인맥을 움직였나 보네……
제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이니까요.
그리고, 아까 한 가지 잘못 말씀하셨어요…… 전 라인 랩의 초석이 아닙니다.
아무리 단단한 '초석'이라 해도 결국은 다른 사람이 나아가는 길에 깔리기 마련이죠.
전 당신처럼 크리스틴에게 진지한 감정을 품고 있지 않습니다. 제가 크리스틴을 선택했고, 라인 랩을 선택한 거니까요.
제가 크리스틴을 돕는 건 저와 모든 이의 운명을 제 손에 쥐고 싶기 때문입니다.
……이건 절대 놀이가 아니죠.
메이랜더 재단의 소식인가?
그렇습니다. 부통령님의 안전을 위해 이미 주변 구역에 방어 병력을 배치했습니다.
그래. 얼마나 남았나?
사거리 두 개만 지나면 라인 랩 본부 빌딩에 도착합니다.
걱정되시면 오늘의 참관 일정을 취소하셔도 됩니다.
메이랜더 재단도 믿을 수 없다면, 일정을 취소한다고 달라질 건 없어.
어릴 때처럼 시험 보기 두려워 학교도 안 나가고, 이동식 채굴 플랫폼을 구경하러 갈 수는 없잖나……
컬럼비아의 부통령이 그렇게 제멋대로 굴어서 되겠나?
그럼, 일단 좀 쉬시죠. 오늘은…… 아마 여유가 없으실 겁니다.
어젯밤 연회에서 내가 트리마운츠를 어떻게 비유했는지 기억하나?
'컬럼비아 미래의 별'이라고 하셨습니다. 이 젊은 나라를 좋아하듯, 이 젊은 도시를 좋아한다고 하셨죠.
훗, 사실 난 이 도시를 하나도 좋아하지 않아.
여기는 버든비스트도 흩날리는 모래 먼지도 없고, '어리석은' 이유로 결투를 진행하는 일도 없고, 개척 정신마저 없어.
여기 있는 건 커피를 든 직장인과 하늘을 가르는 고층 빌딩밖에, 그리고…… (코를 쓱 닦으며) 당황스러울 정도로 깨끗한 공기밖에 없지.
듣기론 트리마운츠의 내부 순환이……
잠깐, 파바르, 원리 설명은 필요 없어. 이제부터 비슷한 소리를 많이 들어야 할 테니까.
혹시, 과학자를 상대하는 걸 싫어하십니까?
꼭 그런 건 아니야.
과학자들은 아주 단순해. 자기들의 제품이나 비전 또는 꿈을 끊임없이 소개하지. 어떤 것은 너무 과장되어 정신 나간 게 아닌가 싶지만, 대부분은 내가 이해조차 할 수 없지……
난 그저 잠시 딴생각을 하다 마지막에 악수하며 지지의 뜻을 나타내기만 하면 돼.
이런 일은 특별구에 있는 그 노친네들을 상대하는 것보다도 훨씬 수월하지.
부통령님은 이 나라를 대표하십니다. 민중은 과학을 지지하는 컬럼비아를 보고 싶어 하고요. 그리고 이건 부통령님의 정치적인 이미지와 앞으로의 선거에도 도움이 될 겁니다.
부통령 선거라, 확실히 컬럼비아 정계에서 가장 큰 이벤트이긴 하지…… 하지만, 솔직히 내가 이렇게까지 나서야 하는 건지는 모르겠군.
최근 몇 년간 부통령님은 뛰어난 공로를 세우셨고 여론 조사의 지지율도 낮지 않습니다……
부통령님을 지지하는 몇몇 의원들도 일전에 라인 랩의 그 처세술에 능한 불포 주임을 만났습니다. 사실 이런 과학 기술 회사의 지지를 받는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죠. 덕분에 부통령님도 어느 정도 우위를 차지하셨고요.
아니, 내 말은 마크 맥스보다…… 컬럼비아를 영원히 올바른 미래로 이끌 대통령에 비하면 말이야.
부통령 선거에 온 나라가 주목하다니 , 내가 보기엔 민망할 정도야.
이 모니터는 어느 구역이지?
……라인 랩 뒤편에 있는 긴급 운송 통로입니다.
앵글을 왼쪽으로 조금 돌리고 더 확대해…… 음, 이제 사각지대가 없군.
병사는 빠르게 손을 놀렸다. 하지만 대령이 아까부터 뒤에 서서 미간을 찌푸리고 있는 바람에, 병사는 잔뜩 긴장하고 있었다.
라인 랩 빌딩을 중심으로 주변의 다섯 블록은 이미 모두 감시 범위에 들어왔다.
여러 모니터 속에 인파가 북적였다. 정부가 주요 구간을 통제했지만, 여전히 주변에서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었다.
물론, 사람이 많으면 이들이 작전을 펼치기 더 유리한 건 사실이다.
병사는 눈도 깜빡이지 않고 모든 모니터를 하나하나 둘러보고 있었다.
현장 배치는 어떻게 됐나?
모든 매복 팀과 지원팀이 자리를 잡았습니다.
음, 아주 좋아.
퍼디낸드는 어디 있지?
통화 중입니다.
통화?
네. 제가 불러오겠습니다.
아니, 그럴 필요 없다.
퍼디낸드가 전에 언급한 방위과 동료들의 상황은 어떠한가?
우리가 이미 '접수'했습니다.
잘했네.
좌측 하단의 모니터에서 작은 그림자가 빠르게 지나갔다. 그러더니 더 많은 모니터에 똑같은 광경이 나타났다. 그건 차 앞부분에 꽂힌 컬럼비아 국기였다……
그리고 똑같이 생긴 검은 차량 몇 대가 앞뒤로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며 질서정연하게 나타났다.
작전 개시.
주의, 부통령 차량 포착. 즉시 작전을 시작한다.
잭슨, 즐거운 방문이 되길 바라지.
부통령님, 현재 13구역 트리톤 공장에서 발생한 폭발 사건이 라인 랩과 연관 있다는 소식이 있는데요……
이러한 여론이 한창 떠오르고 있을 때 라인 랩 방문을 선택한 건, 혹시 이 추측에 대한 반박입니까?
좀 지나갈게요.
현재 13구역은 임시 통제 상태입니다. 군부의 이런 행위를 사전에 알고 계셨습니까? 혹시 부통령님의 지시는 아닌가요? 그리고 13구역은 얼마나 더 지나야 통제가 풀리는 겁니까?
라인 랩의 총괄 크리스틴이 오늘 나타나 부통령님을 맞이할까요?
잠깐만요…… 부통령님, 앞으로 트리마운츠에서의 일정은……
……
여러분,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부통령님의 방문 일정이 끝나면, 여러분을 위해 별도의 취재 시간을 마련해 드릴 겁니다.
라인 랩에서 임시 프레스룸을 만들었으니, 저를 따라와 주세요. 직원들의 정상적인 근무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협조 부탁드립니다.
……아무도 없는데?
제기랄!
입 막아.
으욱……
무기를 녹음 장치에 숨기다니, 대단한데. 데려가서 다른 무기는 없는지 철저하게 뒤져 봐.
위조 신분증이네…… 프레스룸에 있는 기자들의 신분증을 다 확인해 봐. 너무 티 나게 하지는 말고.
이쪽은 해결됐어. 아무 일도 없어.
A1, A2, A3 신호가 끊겼다……
설마 우리의 위치가 다 들통난 건가?!
본진, 본진, 저격 계획을 계속 실행할지 확인 바……
끄윽……
이걸로 9번째야.
평소에 테러범을 상대하는 사람은 역시 다르네. 테러를 일으키는 방법도 아주 잘 알고 있고.
상황 보고를 부탁하죠.
라인 랩을 중심으로 사정 범위 내에 있는 모든 고지를 정리했습니다.
저격 지점은 총 9개이며, 현장에서 다양한 직업으로 위장한 자객 11명을 발견해 모두 제압했습니다.
라인 랩 주위를 계속 수색하십시오. 도로, 차량, 행인…… 그 어떤 수상한 자도 놓치지 마세요.
알겠습니다.
부통령이 빌딩에 들어갔습니다. 안쪽은 저희가 어떻게 할 수 없는데, 직접 움직이시는 겁니까?
……아니요.
동료한테 메시지를 받았으니, 먼저 다른 곳으로 가겠습니다.
수집한 정보는 로도스 아일랜드의 {@nickname} 박사한테 공유하고, 필요하다면 그의 지휘에 따르도록 하세요.
알겠습니다.
이걸로 7번째.
- 로즈몬티스, 괜찮아?
양산형 기동 장갑일 뿐인데 뭐……
힘을 너무 많이 쓰지 않을 거니까…… 걱정 마.
……
박사, 이게 방위과에서 잃어버린 자율 기동 장갑과 일련번호는 일치하지만, 수량이 안 맞아. 아직 5개나 부족해.
박사, 계속 찾을까? 비밀 통로에서 나오기 전에 모두 처치하는 거 맞지?
만약에, 만약에 정말 사람들 앞에 나타난다면…… 부통령을 해치지 못한다 해도 분명 엄청난 소란이 벌어질 거야.
- 고생했어, 로즈몬티스.
박사, 뮤엘시스의 권한을 이용해 방위과 장비 입출고 기록을 조사할 생각은 어떻게 했어?
- 마구잡이로 대입해 봤을 뿐이야. 한번에 정답을 맞힐 줄은 몰랐지만.
- 자객이 연구원으로 위장해서 부통령을 노릴 것 같지는 않았으니까.
그렇구나.
- 이상한 건, 이 녀석들의 움직임이 뭔가 보수적이야.
- 암살이라기보다는, 뭔가……
박사, 인기척이 들려.
- 기동 장갑인가?
아니. 이 시간에 비밀통로를 지나는 건……
- 로즈몬티스, 멈춰.
……
……
박사, 로즈몬티스…… 너희가 여긴 어쩐 일로?
그렇군…… 미안하다, 박사. 자료를 가지러 몰래 숨어 들어오느라 통신을 잠시 꺼뒀어.
그리고 켈시는, 어디 갔는지 나도 모른다.
나머지 자율 기동 장갑은……
너희를 만나기 전에 나도 발견하고 이미 5개를 처리했다. 방위과에서 사라진 건 총 12개니까, 수량이 맞아.
그리고, 누군가를 찾고 있었지.
기동 장갑에서 끌려 나오는 느낌을 다시 맛보고 싶지는 않을 텐데, 레지.
……
말해. 퍼디낸드가 대체 무슨 명령을 내렸지?
……그냥 자율 기동 장갑 몇 대만 빌릴 수 있게 편의를 봐 달라 했습니다.
퍼디낸드의 말은 믿을 게 못 된다.
……그럼 주임님은요?
본인이 정한 규칙을 계속 어기며 멋대로 라인 랩에 나타났다가, 또 모든 책임을 버리고 간 주임을 어떻게 믿어야 합니까?
주임님이 떠나있는 동안 퍼디낸드가 임시로 방위과를 맡았고, 우리에게 월급도 줬습니다.
심지어 우리의 이름과 취미를 다 기억하고, 선물까지 해줬습니다.
퍼디낸드가 진짜 못된 놈일 수도 있겠지만……
이거 하나는 꼭 아셔야 합니다, 사리아 주임님.
우리는 그 사람 덕분에 점심값이라도 낼 수 있었습니다.
지금 부통령이 라인 랩 안에 있다. 차질이 생기면 어떤 결과가 벌어질지 너도 잘 알고 있을 텐데.
우리는 퍼디낸드가 라인 랩에서 건드릴 가능성이 있는 모든 걸 조사해야 한다.
자율 기동 장갑 10대입니다. 맹세합니다.
- 10대?
내가 7개 부쉈고, 사리아가 5개 해치웠는데……
그건 말도 안 됩니다!
퍼디낸드는 제게 10대만 빌렸어요. 지령을 입력하는 걸 제 두 눈으로 똑똑히 봤다고요!
- 사리아, 네가 보기에 퍼디낸드는 어떤 사람이지?
독선적이고 자신이 남보다 위에 서 있다고 생각하는 인간이다.
하지만 놈이 다른 사람보다 뛰어나다고 인정하는 단 한 가지는……
헛소리만 하는 놈들과 달리, 퍼디낸드는 본인의 헛소리를 실행할 줄 안다는 점이지.
- 내 예상대로라면, 아마……
- 그 10대를 빌려 간 건 부통령 암살을 위해서가 아니야.
뭐라고?
- 그리고 나머지 2대는……
- 퍼디낸드와 군부는 서로 경계하고 있겠지.
- 퍼디낸드는 부통령이 라인 랩에서 암살되는 걸 원치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