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등림의

WB-ST-1꿈속의 소년 시절

사이드 스토리브릿지2023-07-28

양현, 웨이 옌우, 태부, 링 등 사람들이 총웨의 이임 준비를 위해 옥문에 모였다. 리와 와이후도 와이틴푸이의 행방을 찾기 위해 그곳에 도착했는데, 바로 이때, 린 위시아가 성 밖에서 화를 입은 재앙정보전달자 소대를 발견한다.

등장 오퍼레이터: , 총웨, , 와이후, 치우바이, 좌락, 지에윈,


둘째 오빠, 심심해서 나를 불러 바둑을 두는 건 그렇다 쳐도, 꼭 바둑돌로 이 한가할 '한'자를 만들어 나를 놀려야 했어? 진짜 너무한 거 아니야?

평소 네게 가르쳤던 바둑의 이치를 전혀 헤아리지 못한 것 같군.

진짜 너무하네. 내가 바둑을 제대로 배운다고 오빠의 상대가 되기라도 한다는 거야?

바둑판에 있는 이 글자는 확실히 네가 쓴 글자보다 못하다.

딱히 바둑 둘 마음도 없는 것 같은데, 다른 즐길 거리나 찾아보시지 그래? 유람을 한다던가, 악기를 배운다던가. 정 안되면 내가 서예라도 가르쳐 줘?

대국은 재미없지만, 수를 두면서 상대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게 재미라면 재미라고 할 수 있겠지.

호오? 그렇다면 오빠는 이번 대국에서 내 생각을 읽은 거였어?

그래……



용문 여행객

주인장, 드라마가 왜 이래? 왜 17화에서 20화로 바로 건너뛴 거야?

객잔 주인

디스크가 고장 난 바람에 몇 화는 재생이 안 됩니다. 대충 보십쇼.

용문 여행객

아, 지금 중요한 대목인데. 전 화에서는 척청추랑 심비백이 끝장을 볼 기세로 싸우더니, 둘이 왜 또 갑자기 같이 싸우는 거야?

술 마시던 단골

중간 그 세 편에서는 척청추가 심비백이 자기 사부를 죽인 원수라는 걸 알고는 그와 싸우러 가려 했지.

술 마시던 단골

하지만 막상 옥문에 도착했더니 심비백은 이미 군에 입대했고, 심지어 계급도 낮지 않다는 걸 알게 됐어.

술 마시던 단골

하지만 지금은 외적이 침범해 온 터라 척청추는 밤잠을 이룰 수 없었어. 나라의 적이 자신의 원한보다 크다는 걸 깨달은 척청추는 종사님 휘하에 들어가 함께 적에 대항하게 되었지.

술 마시던 단골

스토리는 단순하지만, 19화의 그 절벽논검은 정말 명장면이었어!

용문 여행객

세상에, 몇 번이나 봤길래 그렇게 자세히 기억하는 거야?

객잔 주인

이 옥문에서는 꼬맹이 아무나 붙잡고 물어봐도 《옥문풍운》의 스토리를 줄줄 외울 겁니다.

객잔 주인

그런데 이 손님께서 빼먹은 부분이 있습니다. 척청추는 군에서 심비백을 만난 뒤, 바로 원한을 내려놓지는 못했죠.

객잔 주인

그때 마침 그 종사님이 나서서 심비백 대신 척청추의 복수를 받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렇게 그 절벽논검이 성사된 겁니다.

객잔 주인

그 당시, 먹구름이 짙게 깔리고 바람이 세차게 부는 게 마치 천지 만물이 그 비무의 산증인이 되는 듯했습니다. 눈 깜짝할 새에 두 사람이 검을 뽑아……

사르곤 옷차림의 여행객

(약간 서툰 염국어로) 헛소리, 헛소리야! 완전, 헛소리야!

사르곤 옷차림의 여행객

그 드라마, 액션은 좋지만, 디테일은 완전 꽝이야.

객잔 주인

하석안, 또 왔구나. 염국 말도 제대로 못 하면서 드라마 내용이 뭔지 이해는 했어?

사르곤 옷차림의 여행객

물론, 했지! 《옥문풍운》은 50년 전 실제 사건이야. 수많은, 강호 협객들이 원한을 내려놓고, 그 종사님과 함께 외적에 대항했어.

사르곤 옷차림의 여행객

나 그것도 알아, 드라마의 여러 씬은 이 객장에서 찍었어!

객잔 주인

'객잔'이야, 객잔.

사르곤 옷차림의 여행객

……

용문 여행객

이 외국 분은 염국의 역사에 대해 잘 아시네요.

사르곤 옷차림의 여행객

당연하지. 그 종사님이 나 무공 가르칠 때 직접 알려줬어, 사르곤에서.

사르곤 옷차림의 여행객

종사님은 검 하나 있어. 그 검이 너무 특별해서, 절대 뽑으면 안 돼.

객잔 주인

또 시작이네. 네가 정말 종사님의 제자라면 어제 연무대에서 그 필라인 아가씨한테는 왜 진 건데?

사르곤 옷차림의 여행객

필라인 아가씨가 뭐, 그 사람 무공이 대단해. 네가 뭔데 사람 무시해?

용문 여행객

사르곤 형씨, 염국 말로는 그게 그 아가씨를 무시한다는 뜻이 아닌데……

함께 있던 사람들

하하하하하……

용문 여행객

그나저나, 드라마가 실제 사건을 각색한 거라면, 옥문엔 정말 강호인과 군대가 연합해서 외적에 대항했던 역사가 있다는 건가?

용문 여행객

“자고로 협객은 나라를 위하고 백성을 위한다.” 강호를 자유롭게 누비면서도 나라를 지키고자 하는 포부를 갖다니, 역시 옥문이네. 생각만 해도 멋져.

술 마시던 단골

TV에 나오는 건 결국 이야기이니 어느 정도는 미화했겠지. 하지만 역사가 어떨지, 겪어본 사람이 아니고는 누가 확실하게 말할 수 있겠어.

술 마시던 단골

게다가 이제는 전장에서 창칼을 들고 싸우는 시대가 아니니까. 정말 나라를 위하고 싶다면 오리지늄 아츠를 잘 배워서 천사가 되는 편이 낫지.

술 마시던 단골

옥문 같은 이런 변방의 요새 도시에 이렇게 많은 일반인들이 여기 살면서 도시의 운영을 유지하지 않고, 다른 도시의 보급에만 의존한다면 얼마나 많은 자원을 소모해야 하는지 알아?

술 마시던 단골

당시 도시를 세울 때, 식솔들을 데리고 이 멀고 추운 땅까지 이주해 온 사람들, 그리고 지금까지도 여기 남아있는 사람들 중에, '나라와 백성을 위한다'라는 말에 걸맞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어?

술 마시던 단골

그러고 보니, 드라마 속 유일한 실재 인물인 그 종사님마저 지금은 떠나려고 했지.

???

잠시 실례.

우람한 남자

약을 가져왔다.

객잔 주인

고생하셨습니다. 거기 두시면 이따 점원에게 옮기라고 할게요.

우람한 남자

의사 선생님이 조제한 타박상, 화상 약이 다 들어있다. 이번 달에는 보급이 부족해 약선을 만들 재료는 남지 않았어.

객잔 주인

약값입니다. 번거롭게 해드려 정말 죄송하군요. 이건 최근 객잔에 들어온 물자들인데, 의원에 가지고 가십시오.

객잔 주인

아, 물건이 좀 많군요. 잠깐 기다리세요. 점원에게 같이 들어다 드리라 하겠습니다.

우람한 남자

됐어.

객잔 주인

짐이 한 수레 가득인데 그냥 이렇게 메고 가는 건가?

객잔 주인

의원은 어디서 저런 직원을 구했는지, 힘이 장난이 아니군……

객잔 주인

어, 내려오셨습니까.

며칠 묵으면서 보니, 일 층 홀은 비어 있을 때가 없더군요.

객잔 주인

얼마 전 옥문이 용문과 도킹하면서 보급 물자를 받고 있는 와중에 하필이면 재앙이 일어날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두 도시가 급하게 분리하는 수밖에 없었죠.

객잔 주인

너무 갑작스레 일어난 터라, 많은 상인과 관광객이 옥문에 남게 되었어요. 덕분에 최근 객잔들은 전부 만실이지만.

객잔 주인

그래도 접대할 사람이 많으니 마음 졸일 일도 많습니다. 다들 기분파인지라 자칫하면 말썽이 일어날 수도 있으니……

장사가 잘된다는 건, 동종업자들이 부러워할 행복한 고민거리가 아닙니까?

뭐, 제 구멍가게도 용문에서 장사가 이렇게 잘 된다면 골치가 아프기는 하겠네요.

객잔 주인

오늘은 우선 차를 한 주전자 드릴까요?

네. 알아봐달라고 부탁드렸던 건……?

객잔 주인

자, 보십시오. 반년 치 옥문 연무대 방의 순위 변동 현황입니다. 찾으시는 그 '무림 고수'가 여기 없다면 저도 따로 방법이 없습니다.

옥문이 지금까지도 연무대 비무 같은 전통을 지키고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확실히 무도인들의 덕망이 높은가 보군요.

객잔 주인

평숭후께서 워낙 군을 엄격하게 다스리긴 합니다만, 지금은 사람들이 전선에서 외적을 상대할 필요가 없으니, 이렇게 연무대를 남겨두어 무도인들이 몸을 풀게 하는 거죠.

객잔 주인

어쨌든, 급하지 않으시다면 며칠 더 머물러 보시죠. 오가는 손님들이 많으니 찾으시는 사람을 만날지도 모릅니다.

객잔 주인

참, 성 남쪽의 도검방에 가서 알아보는 것도 좋겠군요.

객잔 주인

그곳의 주인은 베테랑 강호인입니다. 옥문에서 날고 긴다는 무도인들이나 표국 호송원들이 그곳에서 잘 모이죠.

감사합니다…… 역시 낯선 곳에서는 일 처리가 힘드네요.

객잔 주인

괜한 참견이긴 합니다만, 무엇 때문에 그렇게 열심히 찾으십니까? 은혜, 아니면 복수? 설마 빚이라도 졌나요?

굳이 따지자면 그 사람이 저에게 엄청나게 큰 빚을 졌죠……


이번에는 얼마나 걸려?

와이틴푸이

모르겠소.

돌아는 올 거야?

와이틴푸이

일을 마치면 바로 돌아올 거요.

3일 후면 와이후의 생일인 거 알지? 저승에서 제수씨가 알게 되면 뭐라고 하겠어?

와이틴푸이

나는 좋은 아비도 좋은 남편도 아니오.

와이틴푸이

이번 생에 한 가지 일만 해낼 수 있다면, 난 그것만으로도 충분하오.


객잔 주인

빚 독촉입니까? 그건 어려울 수도 있겠군요. 염국 땅은 무척 넓습니다. 이 옥문만 해도 인구가 10만이 넘죠. 정말 마음먹고 숨는다면 어떻게 찾을 수가 없습니다.

……

객잔 주인

서두르실 것 없습니다. 차는 준비됐으니 차나 마시면서 옥문 특색 요리인 버든비스트 조림을 드셔보는 건 어떠신지요?

하하, 그럼 잠깐 쉬면서 우리 집 아가씨의 경기가 끝나기를 기다려야겠네요.

객잔 주인

자, 얼마 전에 막 들여온 용문 춘차입니다. 이렇게 신선한 찻잎은 저희도 몇 년에 한 번 겨우 마실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제게 이렇게 귀한 걸 내주시다니, 아무래도 아깝네요.

객잔 주인

무슨 그런 말씀을.

……

그런데 맛이…… 이 시기의 용문 춘차라면 이런 떫은맛이 날 리가 없는데……

냉담한 여인

……네가 왜 여기 있지?

냉담한 여인

여기서 만나자고 한 적은 없는데.

어…… 저기 실례지만?

냉담한 여인

아니…… 네가 아니야……

객잔 주인

두 분 아는 사이십니까? 마침 자리도 없는데, 합석하시는 건 어떠십니까?

냉담한 여인

모르는 사이야. 나는 잠깐 있다가 갈 거야.

네, 괜찮습니다.

객잔 주인

알겠습니다. 편하신 대로 하시고, 필요하신 게 있으시면 말씀하십시오.

절 누군가와 착각하신 거 아닙니까?

냉담한 여인

비슷하게 생겼을 뿐이야.

오랫동안 만나지 않은 옛 친구분인가 보군요……

냉담한 여인

그런 셈이야…… 차나 계속 마시도록 해.

아가씨께 한잔 대접하겠습니다.

냉담한 여인

내가 누군지도 모르면서 차를 대접한다고?

잘못 만난 건 사실이지만, 이런 만남도 일종의 인연이니까요.

하루빨리 옛 친구분을 찾으시길 바라는 뜻도 있고요.

냉담한 여인

빨리 만나도 재미없어. 때가 되면 자연스럽게 찾게 되겠지.

일리가 있는 말이군요. 오랫동안 못 만난 사람일수록 답은 그 사람이 아니라 그 사람을 찾는 시간 속에 있기도 하니까요.

냉담한 여인

원래 아무한테나 그렇게 말이 많아?

그럴 리가요……

벌써 가시게요?

냉담한 여인

잠깐만 있다가 간다고 했잖아.

별일이군……


태합

공자님, 모처럼 돌아오셨는데 먼저 장군님을 뵈러 가지 않으시는 겁니까?

좌락

아버지는 군의 일 때문에 바쁘실 테니, 방해하지 않는 게……

태합

괜한 참견일지도 모르지만, 상촉의 일은 숙정원에서 이미 결론이 났고, 공자님은 정정당당하시니 장군님께 부끄러워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좌락

전 그저……

좌락

집에 돌아가도 별달리 할 일이 없으니 우선 도시의 상황을 보려고요. 태부께서 이번에 저를 옥문에 보내신 건 뭔가 변고를 예견하셨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사전에 살펴봐야겠어요.

태합

공무 때문이시라면 저 또한 기꺼이 함께하겠습니다.

좌락

태합 아저씨도 옥문은 오랜만이시니 감회가 새로우시겠어요.

태합

방금 오면서 보니 사람들의 생활이 제가 떠날 때와는 많이 달라졌더군요.

태합

북쪽 국경은 전쟁이 끊이질 않는데, 옥문 백성들이 편하게 살 수 있는 걸 보면 장군님의 군 통솔력과 정무 처리 능력이 정말 감탄스럽습니다.

좌락

저 연무대는 여전히 사람들로 북적거리네요.

좌락

방금 태합 아저씨의 이름이 연무대 방의 5위에 올라 있는 걸 봤어요.

태합

허명일 뿐입니다. 하루빨리 뛰어난 청년이 나타나 저를 순위에서 밀어내는 것이야말로 기쁜 일이죠.

태합

지금 겨루고 있는 저 두 아가씨는……

태합

……

좌락

왜 저를 뚫어져라 보고 계십니까?

태합

공자님의 무공이 연무대의 저 두 아가씨에 비하면 어떨지 생각하는 중입니다.

좌락

크흠……

좌락

태부께서는 지촉인의 직책이 밝은 불로 베헤모스의 그림자를 몰아내고, 사직에 문제가 없는지 살피는 거라 하셨습니다.

좌락

가장 중요한 건 사명을 마음 깊이 새기고 일을 영리하게 처리하는 것입니다. 무공은 그다음이죠……

태합

공자님 말씀이 맞습니다.

좌락

……

좌락

……그런데, 태합 아저씨가 보시기에 연무대의 저 두 아가씨와 비교하면 제 무공은 어떤가요?

태합

솔직히 말씀드리면, 공자님은 경공은 뛰어나시지만, 정면으로 싸우게 되면 승률은 3할 정도일 겁니다……


연무대의 두 사람은 벌써 열 합이나 겨뤘다.

미처 숨을 돌리기도 전 또다시 습격.

필라인 소녀는 몸을 일으켜 달려들었다. 섬세한 주먹질은 연달아 폭발음을 내면서 상대의 무기 든 손을 확실하게 제압하고 있었다.

다음 합에서 두 사람의 발이 맞닿았다. 그러자 상대인 이민족 차림의 소녀는 힘을 빌려 뒤로 물러났다.

와이후

그만!

와이후

당신은 이미 연무대를 벗어났어요.

와이후

연무대는 공간이 좁아요. 당신이 쓰는 원거리 무기에 불리하니, 제대로 힘을 발휘할 수가 없죠……

와이후

하지만 규칙은 규칙이죠. 당신의 패배입니다.

이민족 차림의 소녀

……

와이후

당신 무공은 정말 훌륭하네요. 전부 처음 보는 초식이에요.

이민족 차림의 소녀

(약간 서툰 염국어로) 지금 진 거면, 경기를 계속, 할 수 없는 거야?

와이후

무예를 익히는 사람이 승부에 너무 연연해서는 안 되긴 하지만, 지금 저도 꼭 이겨야만 하는 이유가 있어요……

이민족 차림의 소녀

너도 검을, 얻고 싶어?

와이후

검? 무슨 말이죠?

이민족 차림의 소녀

사람들 말로는, 연무대 방 1위는, 특별한 검, 얻을 수 있다고 했어.

와이후

아니…… 전 누군가가 제 이름을 볼 수 있도록 더 높은 순위를 얻으려는 것뿐이에요.

이민족 차림의 소녀

너, 31위야. 그 말은 네 앞에, 너보다 더 강한 사람이, 30명이 있다는 거지?

와이후

……엄밀히 따지면 그렇죠.

이민족 차림의 소녀

네 무공, 확실히 나보다 뛰어나.

이민족 차림의 소녀

(아무래도 이 방법으로는……)

와이후

앗, 벌써 가버린 건가요……

와이후

이번에 이겼으니 연무대 방의 첫 페이지에 이름이 나오겠네.

와이후

그래도, 그 사람이 봐주려나……


녹무관

총 열다섯 합, 천부장은 오른쪽 손목, 왼쪽 옆구리, 복부, 목 네 곳을 공격당했고, 치우바이는 공격당한 곳이 없으니 치우바이 승입니다.

천부장

하하, 졌네 졌어. 이게 전장이었으면 난 이미 치우 소저의 검에 세 번은 죽었겠지.

치우바이

비무는 무예를 겨루는 거고, 전장은 심성을 겨루는 거죠. 정말 생사가 걸린 전장이었다면 죽는 건 저였을지도 모릅니다.

천부장

치우 소저는 항상 종사님 곁에 있다 보니 무공과 식견이 일취월장한 것 같군. 진심으로 감탄했어.

치우바이

……영광입니다.

치우바이

종사님이 무공기록부에 달아 준 주석 좀 보여주세요.

녹무관

최근 기록은 다 여기 있습니다. 선생님은 바쁘신데도 사저의 경기에는 무척 관심을 두고 계셨고, 사저의 검술을 크게 칭찬하셨습니다.

녹무관

사저, 고민거리라도 있으신가요?

치우바이

그 사람이 말했던 '검의 뜻이 불순하다'라는 게 무슨 의미인지 생각하고 있었어요.

치우바이

그리고, 이런 검술로 언제쯤 그 사람을 꺾을 수 있을지도 생각해 봤죠.

녹무관

선생님이 구술하신 《무공전》에는 그런 내용이 없었습니다. 아마 그 말은 사저께만 하신 것 같습니다.

녹무관

그리고 '종사님을 꺾는다', 이 세상에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도 많지 않을 겁니다.

치우바이

당신도 제가 분수를 모른다고 생각하나요?

녹무관

전 본분대로 선생님의 곁에서 세상의 무공을 사실대로 기록하고 품평할 뿐입니다.

치우바이

……오늘 연무장에 사람이 많이 온 것 같은데, 왜 그 사람만 안 왔나요?

녹무관

좌 장군의 손님들이 오신 모양인데, 선생님도 성루에서 옛 친구분을 만난다고 했던 것 같습니다.

치우바이

그렇다면 먼저 갈게요.

녹무관

살펴 가세요, 사저.

치우바이

당신은 저보다도 종사님을 더 오래 따랐는데, 왜 자꾸 저를 사저라 부르는 거죠?

녹무관

선생님께서, 기록하는 자는 더더욱 남의 장점을 발견하는 안목이 있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녹무관

무공과 경력을 따지자면 사저가 모두 저보다 위이시고, 제가 배워야 할 것이 많습니다.

치우바이

……됐어요. 마음대로 하세요.


위엄 있어 보이는 남자

……

평상복 차림의 장군은 활시위에 화살을 얹었고, 굵은 조각 활을 당기자 그 모양이 마치 만월과도 같았다.

활을 든 손이 살짝 떨리면서 화살도 살짝 흔들렸고, 한 번 흔들릴 때마다 장군의 이마가 조금씩 찌푸려졌다.

철제 화살은 과녁을 반쯤 뚫어버렸지만, 중심을 약간 빗나갔다.

양현

장군님, 궁술이 뛰어나십니다.

좌선료

빈말은 됐소. 내 몸은 내가 잘 알고 있지.

좌선료

재작년까지만 해도 창검을 어느 정도 휘두를 수 있었지만, 올해는 활조차도 제대로 당길 수 없으니 말이야.

좌선료

아무리 전장에 나갈 필요가 없다지만, 환자에게 옥문 장수를 맡으라고 하는 건 아무래도 무리인 것 같소…… 내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양현

장군님 몸에 난 상처들은 그야말로 옥문을 수십 번이나 지켜낸 증거입니다. 그 공적은 조정의 그 누구도 잊을 수 없지요.

좌선료

이 몸은 아깝지 않으나, 아직 이루지 못한 몇몇 일들이……

양현

저도 이번에 태부님의 명을 받고 장군님을 도우러 온 것입니다. 옥문의 귀국 관련 사무를 저도 함께 맡겠습니다.

좌선료

태부 어르신이 '도우라'고 했단 말이오?

양현

장군님, 태부님의 뜻을 잘 아시잖습니까……

좌선료

양대인에게 부탁했던 상촉 건도 내가 고맙다는 인사를 못 했구려. 게다가 좌락 이 녀석이 아직은 어려서 일 처리가 어설픈 탓에 양대인에게 폐만 끼치게 됐잖소.

양현

장군님, 아닙니다.

좌선료

부모의 마음을 양대인은 아직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오.

좌선료

자식의 성과는 눈여겨보지만, 사소한 실수라도 할까 봐 걱정부터 앞선단 말이오. 게다가 좌락이 지금 짊어진 사명은 더더욱 실수를 용납할 수 없으니.

양현

좌공자는 젊은 준재인 데다 영리하기까지 합니다. 젊은이라 가끔 무모한 것도 당연한 일이지요. 장군님, 너무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좌선료

그럼 양대인이 보기에는 내 방식이 무모한 것 같소?

양현

……저는 장군님을 믿습니다. 분명 달리 생각하는 바가 있으시겠지요.

좌선료

양대인이 상촉의 수령으로서 정무에 힘쓰고 백성을 사랑한다는 건 나도 옥문에서 익히 들었소. 하지만 양대인은 전장에서 싸워본 적이 있소?

양현

몇 년 전, 상촉에 수적 떼가 출몰할 때 싸운 적이 있습니다…… 물론 장군께서 겪으신 전장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만.

좌선료

그렇다면 양대인도 잘 알겠구려. 장수가 전장에서 결정 내린다는 것은, 관리가 백성을 위해 정무를 결정하는 것과 확연히 다르다는 것을.

좌선료

전장에서는 상황이 순식간에 변하고, 수많은 병사의 목숨이 한 사람의 결정에 달려 있소.

좌선료

이럴 때 필요한 게 과연 결단을 내릴 수 있는 용기라고 생각하오, 아니면 이해득실을 따지는 계략이라고 생각하오?

좌선료

이번 쉐이 건은 이미 활시위에 화살이 얹혀 있는 거나 마찬가지요. 쏠 수밖에 없소.

양현

가르침을 받았습니다.

좌선료

마침 양대인은 '옥문 참지'를 맡게 됐으니, 전장에 온 거나 마찬가지고, 우리 또한 동료임은 틀림없소. 앞으로 이 좌선료의 방식을 부디 이해해줬으면 좋겠구려.

양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리고 장군을 믿겠습니다.

양현

하지만 지금 염국이 직면한 베헤모스 문제는 백성을 위한 정무도 아니고, 전장의 살육도 아닙니다.

양현

저는 장군님의 결단을 믿습니다. 그러니 장군께서도 저의 판단을 믿어주십시오.

좌선료

음……

또 한 번의 사격, 이번에는 과녁 정중앙에 맞았다.

좌선료

양대인도 해보겠소?

좌선료

양대인은 글재주만 뛰어난 것이 아니라 검술과 궁술에도 일가견이 있는, 문무를 겸비한 인재라 들었소.

좌선료

다만, 이 옥문의 활은 꽤 무거운 편인데, 양대인이 당기실 수 있을지 모르겠구려.

양현

……

순방영 수비군

장군님, 용문의 웨이 총독께서 도착해 의사당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좌선료

그래, 알겠다.

좌선료

린 선생의 영애가 며칠 일찍 도착했으니, 대충 계산해 보면 웨이 총독도 도착할 때가 되었군.

순방영 수비군

그리고, 태부께서도 도착하셨습니다.

좌선료

……

좌선료

태부와 웨이 총독이 같이 온 건가?

양현

웨이 총독은 공적인 일로 오신 게 아닌 것 같습니다.

좌선료

공이든 사이든 오늘만큼은 두 귀빈을 동시에 접대해야 할지도 모르겠소.

좌선료

아무래도 나를 일깨워 주려는 게 양대인 만이 아닌 것 같군.

[CG: 35_i01]

오라버니.

총웨

어젯밤에 꿈을 꿨다.

총웨

꿈속에서 한밤중에 바람이 세차게 불어 창문을 열어보니 성 밖의 사막이 숲이 되어 있더군. 사시나무에는 새싹이 돋아났고, 심지어는 꽃이 핀 것도 있었어.

총웨

나뭇가지가 무척 길게 자라 그물처럼 엮이더니, 옥문 전체를 칭칭 휘감아서 움직일 수가 없었지.

사람은 작별을 고하지 않고, 꽃은 가지를 남기기가 어렵거늘.

오라버니는 아직 옥문을 떠나기 아쉬운가 보네?

총웨

저번에 네가 옥문을 떠나면서 뭐라 했었지? 기억이 안 나는구나.

밤이 고요하고 성안의 음주가무 소리가 걷히니, 지나가던 나그네는 이곳이 변방 끝자락인 걸 믿지 아니하더라.

총웨

새로운 시구 같은데. 못 본 새에 우리 동생의 심경에 또 변화가 생겼구나.


백 년이 긴 시간은 아니지만, 이곳을 꿈꿔서 다시 돌아온 것뿐이야.

총웨

하지만 내게는 그 '백 년'은 3만 개의 밤과 낮 이상이었다. 모든 순간이 긴급 보고였고, 척후병의 출정이자, 전달자의 귀환이었지.

총웨

네가 떠난 후 성을 지키던 병사들이 몇 번이나 교체되었고, 이 성벽도 몇 번이나 고쳐졌는지 모른다.

총웨

성벽이 아직 무너지지 않은 게 다행이지.

총웨

상촉에서 니엔이랑 시는 만났니?

만나긴 했는데, 전이랑 똑같아. 지금은 정착해서 놀 만한 곳을 찾았더라.

총웨

그럼 둘째도 만났겠구나.

우리 남매 중에 오라버니를 걱정시키지 않는 사람이 없다니까.

총웨

시는 섬세하고 생각이 많은 데다, 누군가에게 속마음을 터놓으려고 하지를 않아. 늘 자신만의 세상에 웅크리고 있으니 문제가 생길 법도 하지.

총웨

니엔은 자유롭고 소탈해 보이지만, 가장 외로움을 많이 타지. 뭔가 정신을 집중할 새로운 일이 없으면, 자신을 계속 괴롭힐 거야.

총웨

넌, 오히려 걱정되지 않는구나. 유일하게 걱정되는 건, 네가 술을 너무 즐기다 술값을 내는 걸 잊어서 점주를 곤란하게 만드는 것뿐이니까.

총웨

그래도 네가 큰언니이고, 딱히 공무도 없으니 동생들을 잘 보살펴 줘야 한다.

꼭 내가 언니 노릇 못 한다고 나무라는 것 같은데?

이 세상에 우리 같은 가족이 몇이나 되겠어? 내가 보고 배울 사람도 없으니…… 결국 스스로 깨닫는 수밖에 없지.

게다가 이 철없는 동생들이 이래저래 속내를 터놓지 않고 걱정을 사서 하는 걸 어쩌겠어.

총웨

걔네들 탓할 것도 아니다. 네가 걔네 입장이었으면 너도 이렇게 소탈하지 못했을 테지.

소탈하다고 해서 말인데, 아무래도 난 오라버니처럼은 안 될 것 같아. '나'를 완전히 버리고, 새로운 '나'를 찾다니.

총웨

……

총웨

'숴'라는 이름과 남아 있던 영혼은 모두 그 검에 봉인해 뒀어. 지금의 나는 그저 무술을 좀 하는 평범한 인간일 뿐.

'무술 좀 한다'는 인간치고 너무나 많은 무도인들의 앞길을 막은 게 아닐까?

총웨

하루 수련하면 하루의 무공을 쌓는데, 수백 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으면 이 '무술 좀 한다'라는 말조차 오만일 지도 모르지.

……

모래 방아는 쉬지도 않고 수천만 톤에 달하는 황사를 삼켰다 토해내며 옥문의 전진을 위해 장애물을 제거하고 있었다.

방대한 이동도시는 새로운 종착지를 향해 빠르게 달려가고 있다.

옥문을 떠나면 오라버니는 어떻게 할 생각이야?

총웨

남쪽으로 가서 경치나 구경하고, 중원의 소주도 마셔보고. 아니면 니엔과 시가 머물러 있는 곳에라도 가볼 생각이란다.

총웨

강호가 이렇게 큰데, 내가 갈 곳이 없겠느냐만.

총웨

……전에 함께 술 마시며 웃고 떠들던 사람들은 지금은 한 사람도 찾을 수 없겠지.

멀리서 사막의 뜨거운 열기가 솟구쳐 올랐고, 세상은 흐릿하고 거칠어져 보였다.

긴 바람이 불어왔지만, 성루에 도달했을 땐 이미 힘이 수그러들어 날려온 고운 모래가 뺨에 부딪히는 촉감이 부드러울 정도였다.

삼천 리 길을 달려온 황사였지만, 세월을 씻어내는 건 눈 깜짝할 사이로다.


옥문 수비군 A

……장비의 식별 코드를 보니 오늘 오전에 귀환해야 하는 재앙정보전달자 소대가 맞습니다.

옥문 수비군 A

현장에 강렬한 오리지늄 폭탄의 흔적이 있습니다. 시체는 아마도 분진이 됐을지도……

린 위시아

……잔류 오리지늄을 조심해.

린 위시아

여긴 도시에서 겨우 두 시간밖에 안 되는데, 대체 누가 감히 이렇게 가까운 곳에서 관청의 재앙정보전달자를 습격했을까?

옥문 수비군 A

보급 중에 값이 될 만한 물건은 다 가져갔습니다. 아무래도 도적 떼가 한 짓 같습니다.

린 위시아

……아니면 누군가 일부러 도적 떼 소행처럼 보이게 한 걸지도?

린 위시아

계속 수색해. 재앙 관측 데이터를 찾지 못하면 진짜 골치 아파지는데……

옥문 수비군 B

찾았습니다!

옥문 수비군 B

좀 떨어진 곳에 있는 부서진 갑옷 밑에서 찾았습니다.

옥문 수비군 B

형제들이 필사적으로 지켜낸 겁니다……

린 위시아

……

린 위시아

시간이 없어. 주변을 경계하고 데이터를 가지고 즉시 복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