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등림의

WB-1변방에 찾아온 봄

사이드 스토리작전 전2023-07-28

재앙정보전달자가 살해당한 것은 모두의 경각심을 불러일으켰고, 태부는 '베헤모스 신도'가 옥문에 해가 되는 계획을 꾸미고 있을 것이라 한다. 다들 모여 대책을 상의하고 있을 때, 웨이 옌우를 노린 암살이 벌어진다.

등장 오퍼레이터: 총웨, 와이후, , ,


옥문 수비군 A

옥문에 들어왔으니 이제 안전할 겁니다.

린 위시아

방심해선 안 돼.

린 위시아

우선 데이터를 흠천감으로 보내고, 그다음에 좌 장군에게 성 밖의 일을 보고해.

옥문 수비군 A

알겠습니다.

린 위시아

훗, 말 끝내기 무섭게 일이 터지네.

옥문 수비군 A

매복이다! 린 특사가 철수하도록 보호해라!

린 위시아

그럴 필요 없어. 우린 이미 포위됐으니까.

옥문 수비군 B

감히 옥문에서 관군을 가로막는 놈이 누구냐?!

정체불명의 악당

……

옥문 수비군 B

린 특사님, 조심하세요!

정체불명의 악당

모래와 자갈을 유리로 만들다니…… 아주 기묘한 아츠구나.

린 위시아

성 밖에서부터 뭔가 수상했단 말이지……

린 위시아

너희 목표는 재앙 관측 데이터지? 전달자 소대를 죽였지만, 데이터를 찾지 못해서 도적의 약탈 현장처럼 꾸민 거였군…… 졸렬하네.

정체불명의 악당

저 여자부터 죽여, 저 여자가 갖고 있는 게 틀림없어. 오리지늄 아츠를 조심하고.

린 위시아

머릿수가 많다 이거지? 훗……

갑자기 공중으로부터 둔기가 떨어지며 린 위시아 앞의 악당들을 날려버리더니, 바닥에 깔린 석판까지 산산조각 냈다.

평범해 보이는 망치였지만, 얼마나 오랫동안 두드렸는지 거친 표면이 반들반들해질 정도였다.

그리고 한 사람이 나타나더니 망치를 주워 들고 린 위시아 앞을 막아섰다.

그 사람은 평범한 도공이었다. 얼굴은 불에 그슬린 듯 벌겋고, 모래바람에 갈린 듯 주름이 잔뜩 잡혀 마치 버려진 북처럼 거칠지만, 여전히 강인해 보였다.

???

건방진 것들!

정체불명의 악당

……

두요야

아저씨, 내가 쫓아갈게!

맹철의

됐어, 우선 병사들의 상태부터 살펴보거라.

두요야

……알겠어.

맹철의

놈들의 수법이 지독한데, 다친 데는 없는가?

린 위시아

……

린 위시아

저 녀석들 정도론 날 해치지 못해.

두요야

병사들 몇이 다쳤는데 목숨에는 지장이 없어. 기절했을 뿐이야.

두요야

도시 안에서 대놓고 관군을 건드리다니, 대체 어디서 나타난 놈들인지.

두요야

아저씨, 한 명 잡아 와서 심문해 보면 되는데 왜 막은 거야?

맹철의

아직 놈들의 내막을 모르니…… 경솔해서는 아니 된다.

맹철의

옷차림은 옥문 사람이 아닌데, 옥문 수비군의 호위를 받는 걸 보니 평범한 사람은 아니겠군. 아가씨는 어떤 연유로 놈들에게 노려진 건가?

린 위시아

관청의 일이니, 참견할 필요 없어.

두요야

너……!

린 위시아

당신들은 누구지? 왜 여기 나타난 거야?

맹철의

도시 남쪽에서 도검방을 하는 맹철의라고 하네. 이쪽은 막 상촉에서 도착한 두요야고……

두요야

옥문 최초의 물류회사인 '행유물류'의 사장이야.

맹철의

우리는 성문에 사람을 마중하러 가던 길이었네.

두요야

상촉에서 온 두 부하가 처음으로 옥문 호송 일을 맡았는데, 그것도 재앙정보전달자를 호송하는 큰일이라, 당연히 마중 나가야지.

두요야

아저씨, 지금쯤이면 들어왔을 시간인데……

린 위시아

재앙정보전달자……

린 위시아

아무래도, 갈 필요는 없겠네.


웨이 옌우

……

좌선료

귀공이 또 내 막사의 무슨 무기를 마음에 담아둔 것일까?

좌선료

뭐, 어차피 나한테는 쓸모가 없으니 원한다면 무기고 통째로 용문으로 옮겨가도 되겠소.

웨이 옌우

평숭후께선 농담도 잘하시는군요. 당신에게 필요 없는 무기더라도 옥문에 남겨둬야죠.

좌선료

내 기억하기로, 10년 전에 귀공이 나와 내기해서 내가 막 손에 넣은 명검을 가져갔소. 5년 전에는 귀공이 술에 취해 천사부에서 내게 선물로 준 활을 가져갔고.

웨이 옌우

그럼 오늘도 술 마시며 내기를 하시죠. 이제 그만 봐주시고 이기셔도 됩니다.

좌선료

농담이오. 그동안 용문은 한 번도 빠짐없이 우리 옥문에 물자를 공급해 줬잖소. 그 점을 봐서라도 내가 귀공에게 선물을 하는 건 당연지사요.

웨이 옌우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좌선료

그런데 귀공은 용문 총독으로서 안 그래도 바쁠 텐데…… 오늘 특별히 옥문까지 찾아온 건 공적인 일은 아닌 것 같소만?

웨이 옌우

사적인 일이라 할 수 있겠군요.

웨이 옌우

웨이 총독이 며칠 자리 비운다고 용문에 무슨 소동이라도 일어나겠습니까. 그 틈에 이렇게 옛친구를 만나는 것도 나쁜 일은 아니지요.

웨이 옌우

곧 종사님이 이임할 날이니, 제가 당연히 배웅해 드려야죠.

좌선료

종사님의 이임은 참으로 까다로운 일이 아닐 수 없소.

좌선료

그 검을 어떻게든 잘 처리해야 될 터이니.

총웨

흠, 얘기하다 보니 까다로운 문제란 게 결국 내 얘기였군.

웨이 옌우

종사님, 링 씨, 오랜만입니다.

총웨

확실히 오랜만이군.

앗!

오늘 옛 친구들이 다시 만났으니 술을 실컷 마셔야 하는데, 좌 장군이 술상을 차렸으려나?

좌선료

링 씨가 옥문을 위해 애써줬는데 마땅히 함께 마셔야지.

좌선료

그러나 오늘 술자리는 조금 더 기다려야 할 것 같소.

좌선료

종사께서 비무를 통해 우승한 자에게 그 검을 주기로 했다고 들었소만?

총웨

무공은 기본일 뿐, 검을 맡겨도 될지는 따로 시험해야 할 것이 있지.

총웨

귀공은 진즉에 알고 있을 줄 알았는데.

좌선료

지난번에 이 건을 얘기할 땐 오늘과 상황이 달랐잖소.

총웨

하지만, 난 상황이 아니라 사람을 보고 검을 맡길 것이오.

좌선료

종사가 생각하기엔 군이나 조정 안팎, 혹은 주변에 검을 맡길 만한 자가 아무도 없단 말이오?

총웨

……

???

아주 북적거리는구먼.

좌선료

멀리 마중 나가지 못해서 죄송할 따름입니다, 태부.

웨이 옌우

오랜만에 뵙는데 여전히 기운이 넘치시는군요.

태부

자네들은 모두 염국을 도와 변방을 지켜준 공신이네. 비범한 자들이 한데 모여 있으니 나도 눈이 번쩍 뜨이는구먼.

태부

다만 오늘은 급선무가 있기에 한가로이 수다나 떨 시간은 없겠군.

태부

다들 모였으니 좌우를 물리시게, 좌 장군.

태부

오는 길에 성 밖에서 복귀한 순방영 척후를 만났네. 그자의 상황 보고부터 들어보게나.

순방영 수비군

두 시진 전, 성벽의 수비군이 멀리에 있는 구조 신호를 발견했습니다.

순방영 수비군

현장에 가 보니…… 3일 전에 나갔던 재앙정보전달자 소대가 살해당해 있었습니다.

좌선료

……!


맹철의

요야, 이건 네가 설계한 표국 깃발인데 왜 걷는 것이냐?

두요야

……

맹철의

이만 손을 떼려는 게야? 아니면 대제, 소제를 보낸 게 후회돼서 그러느냐?

두요야

내가 동행하지 않은 게 후회돼서 그래.

맹철의

너도 아까 그 관리의 말을 들었잖느냐. 소대원 10명 중에 생존자가 아무도 없다. 구조 신호를 받고 지원하러 갔지만, 복귀하는 길에서도 공격당했고.

맹철의

상대는 도적이 아니다. 네가 한 명 더 있었다고 뭐가 달라졌을 것 같으냐?

두요야

……아저씨는 이런 일을 수도 없이 겪어봤나 봐?

맹철의

어떨 것 같으냐?

두요야

……

맹철의

행유표국은 10여 년 전에 옥문으로 몇 번 표국 호송을 왔었다. 그때 네 아빠랑도 알게 되었지. 요 몇 년간 왕래가 뜸했지만, 결코 가벼운 친분이 아니야.

두요야

아빠도 아저씨 얘기를 자주 했어.

맹철의

2주 전, 네가 도검방에 찾아와서 물류회사를 차리고 싶다고 했지.

맹철의

십몇 년밖에 안 지났지만, 지금은 시대가 다르니 젊은이가 자립하려는 것도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지.

맹철의

게다가 넌 길을 찾는 능력이나 야외 생존에 관한 지식도 베테랑 못지않으니, 역시 문상객의 딸내미답다고 생각했어.

맹철의

그래서 널 받아들인 거다. 내가 요즘 물류는 잘 모르지만, 옥문에서 오래 지냈으니 너한테 기회를 만들어 줄 수 있을 것 같아서.

맹철의

그런데 지금은 아무래도 내가 네 친구를 해친 꼴이 됐구나……

두요야

그 둘을 옥문에 데려온 것도 나고, 재앙정보전달자 호송에 보낸 것도 나야.

두요야

이건 내 책임이고 나 또한 피하고 싶지 않아.

맹철의

그런 각오가 되어있다니 걱정할 필요는 없겠구나.

맹철의

표국이든 물류든 근본은 같은 것이다. 사람 목숨을 걸어야 하고, 지키는 것 또한 사람 목숨이지. 이 업계에서 이름을 내려면, 어깨에 짊어진 무게를 알아야 한단다.

맹철의

요야, 네가 앞으로 이 길을 계속 가든 안 가든, 지금의 심정을 영원히 기억하길 바란다.

두요야

……응, 당연히 그래야지.

두요야

하지만 이번 사건의 범인도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


오늘 하루도 힘들었지? 얼른 쉬어.

요리 남겨둔 게 있어서 데워 오라고 했어.

이 객잔 주방장은 솜씨가 참 좋아. 나도 배우고 싶을 정도라니까.

와이후

배 안 고파요…… 안 넘어갈 것 같아요.

못 미더운 아버지도 찾아야겠지만, 밥도 먹어야지. 아니면, 네 아버지를 만났을 때 무슨 힘으로 때릴 건데?

와이후

(묵묵히 젓가락을 집어 든다)

손이……?

와이후

오늘 비무하다가 실수로 부딪혀서……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에요! 옥문의 연무대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열리는데 오늘 꽤 많은 고수가 올라왔거든요. 그래도 결국 제가 이겼지만!

그래서 객잔에 상비약이 그리도 많았던 거군…… 내가 가져올 테니까 기다려.

자, 손 이리 내.

꼭 이럴 때만 네가 역시 와이틴푸이의 딸이라는 생각이 떠오른다니까.

와이후

전 그 사람이랑 달라요!

와이후

다 큰 어른이 책임감도 없이 멋대로 모든 걸 내팽개치고 도망갔잖아요.

와이후

저 혼자서도 잘 살 수 있지만, 그 사람이 집을 떠날 때 전 미성년자였어요. 그것만으로 법을 어긴 거라고요!

네 말이 맞아. 그러니까 찾으면 바로 근위국으로 송치하자.

와이후

……

와이후

리 선생님, 그 사람이 정말 옥문에 있을까요?

1년 전에 옥문에서 녀석을 봤다는 사람이 있어. 양현이 내게 준 정보야. 내가 유일하게 믿는 사람이지.

와이후

정말 옥문에 있다면 성문 입구의 연무대 방에서 제 이름을 봤을 거 아니에요. 그게 아니더라도, 그동안 용문을 지나다가 겸사겸사 절 보러 들를 수도 있었는데……

와이후

저를 보고 싶기는 한 걸까요? 아니면 일부러 피하는 걸까요?

아버지가 자식에게 어떤 마음을 품었는지는 내가 대답해 줄 수 없겠구나.

하지만 피는 물보다 진해. 이 말은 영원히 변하지 않아.

나는 너희 부녀가 언젠가는 다시 만날 거라 믿는다. 문제는 만난 뒤 각자가 원하는 답을 얻을 수 있느냐겠지.

와이후

사실…… 전 아직도 만날 준비가 됐는지 확신이 안 들어요.

그럼 이렇게 한번 생각해 봐. 지금 막 객잔을 나섰는데 거리에서 딱 마주쳤다. 그럼 넌 어떻게 할 거야?

와이후

……

와이후

턱주가리를 힘껏 걷어찰 거예요.


순방영 수비군

상황은 말씀드린 대로입니다. 재앙 데이터는 이미 흠천감 관측대에 보냈고, 측정 결과에 따라 조정된 새 항로가 나왔습니다.

순방영 수비군

부상병은 모두 병원으로 이송됐고, 사건은 린 특사가 계속 조사 중입니다.

웨이 옌우

음……

좌선료

알겠으니 이만 물러가라.

좌선료

재앙을 앞둔 중요한 시점에 옥문에 이런 일이 생기다니, 다 내 불찰입니다.

태부

그런 말은 됐네.

태부

중요한 건 성안에서 설치고 다닌 놈들의 신분이네. 평숭후는 짚이는 게 있는가?

좌선료

……'산해중'.

좌선료

20년 전에 일망타진했어야 했던 놈들입니다.

태부

천 년 전, 베헤모스를 사냥하면서 녀석이 염국 땅에서 설치던 시대가 막을 내렸지만, 거대한 녀석을 추앙하는 사람들의 마음은 사라지지 않았어.

태부

늘 베헤모스의 강력한 힘을 숭배하는 자들이 나타나 그놈을 신처럼 모셨다네. 게다가 베헤모스 신도라는 이름으로 한데 뭉치면서 베헤모스의 흔적을 찾아 나섰지.

태부

사세대가 줄곧 이런 불법 조직의 동향을 추적해 왔지만, 그 죄인이 반란을 일으킨 뒤로 역적 무리는 뭔가 느낀 바가 있는지 갑자기 움직임이 활발해졌어.

태부

그자들은 '산해중'이라 자처하며, '온 천지를 주인에게 돌려주리'라고 외치고 있지.

태부

황당한 주장이지만, 꽤 많은 신도가 생겨났어. 산해중은 그 구성이 복잡할뿐더러, 베헤모스라는 이름으로 반역까지 꾀하고 있지.

총웨

천 년도 넘은 원한을 우리보다도 내려놓지 못하는 자들이 있다니.

좌선료

20년이 지났지만 놈들이 옥문을 공격한 건 이번이 두 번째요.

태부

옥문은 염국이 베헤모스를 이긴 기념비 같은 상징이니, 놈들에게 거슬리는 존재일 수밖에 없네.

좌선료

곧 옥문이 먼 길을 떠나야 하는 시점에 산해중이 재앙 정보를 노리고 일을 벌였다는 건, 놈들이 분명 옥문의 종착지를 알고 있다는 것이겠지.

태부

즉시 이번 일을 철저히 조사하게. 옥문의 평화에 한 치의 오차도 있어서는 안 되니.

좌선료

……

좌선료

20년 전에도 놈들은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지금은 더더욱 그럴 일이 없을 테고요.

태부

오늘은 원래 종사의 검을 어떻게 처리할지 논의하려고 자네들을 불렀네만.

태부

상촉 건을 겪고 보니, 그 죄인은 이미 다른 대리인과 접촉한 게 확실해졌네.

태부

종사의 검에는 쉐이 본체 의식 중 12분의 1이 봉인되어 있으니.

좌선료

그렇기 때문에 검을 맡기는 일에는 더더욱 장난을 칠 수 없잖소?

총웨

……

태부

지금 나머지 흑돌 180개의 행방을 알 수 없으니, 그자가 다음 수를 어디로 둘지는 아무도 예상할 수 없네.

태부

세상사를 바둑에 비교하자니 그자보다 더 멀리 내다본다고 단언할 수 있는 자도 없고.

태부

사세대는 그 죄인과 거리가 너무 가까우니, 사세대에서 보관하면 도리어 일을 망치게 될 걸세.

태부

이런 상대 앞에서는 무리수가 도리어 묘수가 될 수 있네. 적당한 외부인에게 종사의 검을 맡기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지.

총웨

내 아우가 여러분께 폐만 끼치는군.

좌선료

……태부와 종사의 뜻이 그러하다면 나 또한 다른 의견은 없소.

태부

종사.

총웨

무슨 일인가?

태부

평숭후를 도와 옥문의 산해중을 평정해 주게. 이건 사세대가 자네에게 의뢰하는 마지막 일이네.

태부

검을 맡길 만한 사람을 찾으면 조정은 자네가 염국 땅을 자유로이 거닐도록 허용할 걸세. 절대 간섭하는 일이 없겠지.

태부

아무리 옥문 백성들이 자네 이름을 모른다고 해도, 설령 백 년 뒤에 우리 모두가 세상을 떠난다고 해도, 사세대 장서각의 문서에는 자네가 염국을 위해 한 모든 일이 똑똑히 기록되어 있을 걸세.

총웨

곧 꿈에서 깨어날 건데 그런 게 중요할까.

총웨

다만 안타까워해야 할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결국 이 도시와 끝까지 함께 할 수 없게 되었군.

어라……?

태부

자네는 다른 의견이 있는가?

무슨 냄새가 나는 것 같은데, 꽃향기가……

복숭아꽃, 같은데?

좌선료

복숭아꽃……?

전장과도 다름없는 곳인지라 평숭후의 정원에는 복숭아꽃을 심지 않았다.

이 계절의 옥문에서는 복숭아꽃이 피어나지도 않는다.

그러나 자리에 있는 모두가 달빛처럼 창살을 통해 들어오는 자욱한 꽃향기를 확실히 맡았다. 그리고 새빨간 꽃잎이 천천히 떨어지는 것도 보았다.

웨이 옌우

참으로 이상한 일이군요……

웨이 옌우

……

총웨

조심!

갑자기 허공에서 칼이 나타났다.

칼끝은 웨이 옌우의 목구멍 바로 밑까지 다가갔다. 피부로 한기가 전해졌지만, 꽃향기는 가슴 속을 파고들었다.

냉담한 여인

……

냉담한 여인

맨손으로 내 칼을 받다니, 자랑스러워해도 돼.

총웨

무공 실력도 대단한데 왜 굳이 암살과 같은 비열한 짓을 하지?

냉담한 여인

나야말로 궁금하네. 그토록 강한 힘을 가졌으면서 왜 이렇게나 약해빠진 몸뚱어리로 바꾼 거지?

총웨

나를, 알고 있나……?

냉담한 여인

……

총웨

링.

알았어.

총웨

태부, 좌 장군, 다들 무사한가?

태부

괜찮네.

좌선료

이 세상에 웨이 총독과 종사의 연합 공격을 피하는 자가 있다니, 정말 놀랍구려.

웨이 옌우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종사님.

총웨

저 정도 실력이라면, 그저 무술뿐만은 아니겠지.

태부

종사, 수비군이 곧 도착하니 우선 자객부터 잡게.

총웨

다들 조심하시고.


참 고상도 하셔라. 정원에 꽃잎을 잔뜩 뿌려놓고 그냥 가려고?

연회를 망쳐놓으러 온 거 같으니, 좀 더 있다 가지 그래?

냉담한 여인

날 붙잡을 수 있을 것 같아?


냉담한 여인

꿈?

이게 꿈인 걸 아는 거야?

냉담한 여인

자신을 열두 개로 나눴는데도 이 정도 능력을 유지하다니……

오호? 나만 아는 게 아니라, '그자'도 아나 봐?

냉담한 여인

내가 만나려는 건 그자야…… 넌 그자가 아니지.

나야 당연히 나지. 그자는 왜 만나려는 건데?

냉담한 여인

꿈속이라 해도 너와 시간 낭비하고 싶지는 않아.

냉담한 여인

이런 헛된 꿈으로 날 붙잡아 둘 순 없어.


너도 꽤 오랫동안 꿈을 꿨나 보네, 훗.

꿈에서 깨어나 이 복잡한 속세로 돌아왔으니, 싸움은 피할 수 없겠어.

웨이 옌우

내 목숨을 노린 거라면 어떤 원한이 있는지 이 자리에서 시원히 말해보실까.

냉담한 여인

네 목숨을 가져가는데 원한이 필요한가?

웨이 옌우

원한이 없다면 수단이라도 괜찮겠군.

웨이 옌우

다시 한번 가르침을 청하도록 하지.

냉담한 여인

넌 그럴 자격이 없어.

여자가 뒤로 한 발 물러났다.

거세찬 검기가 바람처럼 풀밭을 갈랐으나 한 치가 부족했다. 검기는 힘을 잃었고 풀은 베어지지 않았다.

래트킹

높은 곳에는 바람이 거세니 눈에 모래가 들어가지 않게 조심하게.

냉담한 여인

너희들, 공격하기 전에 꼭 그렇게 한마디씩 하는 규칙이라도 있는 거야?

총웨

거기까지다.

총웨

이제 도망칠 곳은 없다. 얌전히 항복하게나.

냉담한 여인

참 많이도 왔네.

[CG: 35_i02]

여인이 손에 든 칼을 천천히 들어 올리자 칼날은 마치 달빛처럼 번쩍였다. 달은 본디 칠흑 같은 밤의 구멍이었고, 그 구멍에서 봄기운이 모조리 쏟아져 나왔다.

3월은 복숭아 숲이 한창 아름다울 때이다. 행인은 자취를 감추고 진한 꽃향기만이 남는다.

냉담한 여인

내가 가겠다는데, 누가 감히 막을 수 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