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T-12그란파로
모든 것이 끝난 후에, 좌절의 잔해 속에서 쓸모 있는 진리를 주워 든다. 진리는 건축 자재가 되고, 그녀들은 다시 전쟁을 준비한다.
등장 오퍼레이터: 켈시, 글래디아, 아이린, 스펙터, 엘리시움, 울피아누스, 스카디, 스펙터 디 언체인드, 루멘
푸하……
올라오세요!!
어서! 제 손을 잡아요!
작은 배 한 척이다.
여기에서 이베리아의 눈은 얼마나 멀까? 그란파로에서는 얼마나 멀까?
하아…… 아, 알았어……!
아이린이 조르디의 손을 잡았다.
에기르인의 손은 리베리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윽…… 죄, 죄송해요…… 제가 힘이 약해서……
괜찮아……
멀리서 저 배가 폭발하는 걸 보고…… 깜짝 놀랐어요! 다들 괜찮으세요?!
무사하면 됐어요. 호흡을 가다듬으세요. 수영은 할 줄 알죠?
다행히 지금은 파도가 잦아들었네요.
하아…… 하아…… 다른 사람은?
……확인할 일이 좀 있어요.
방금 거긴…… 에기르야? 이렇게 가깝다고? 스툴티페라 나비스가 계속 에기르의 도시 위에서 맴돌고 있었던 거야?
우린 어떻게든 방금 그 도시로 돌아가서 상황을 살펴보면 되겠지만, 당신은 버틸 수 없을 것 같네요.
게다가, 대장님도 우리가 이렇게 들뜬 기분으로 집에 돌아가는 걸 허용하지 않겠죠. 도시가 육지와 이렇게 가까울 리 없어요. 제 기억에도 저런 도시는 없고요.
……콜록…… 하……
그래서, 당신들은 그 도시로 돌아갈 거야?
아니요. 글래디아가 여긴 시본의 영지이기도 하다 했어요. 그곳은, 여기까지 피난 온 사람들의 도시인 거예요.
뭐라고?
당신들에게 섬 주민이라 불리는 에기르인이 바로, 육지와 가까운 도시가 붕괴된 후 탈출한 피난민들이에요.
……우린 저 사람들을 도와줘야 할 것 같은데.
두 가지 알아낸 것이 있어요.
울피아누스는 죽지 않았지만, 우리와 동행하는 것 또한 거절했어요.
이 부근에 다른 시본들이 있어요. 그들은 지난번 그 진화에 이끌려왔죠. 종족 전체가 한시도 가만있지를 않네요.
이 기회를 틈타 도시 안으로 다시 들어갈 수 있겠지만,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거예요.
……우리가…… 드디어 고향의 도시를 만나게 되었는데, 지금 또다시 그 도시를 떠나야 한다는 건가요?
……
글래디아는 아무 말 없이 스카디를 힐끗 쳐다보았다.
스카디는 아주 잘 감추고 있었다. 모든 것이 고요한 순간, 그녀가 목덜미를 쓰다듬을 때처럼 잘 감추고 있다.
……우리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 같네요.
어째서?!
여기에는 도시가 있을 수 없어요.
우린…… 해안으로 돌아가 전열을 재정비해야 해요.
우리의 소임은 에기르를 지키는 것이지,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에요.
……
넌 대체 어떻게 한 거야?
어, 앗, 저 말인가요? 어떤 걸 말씀하시는 건가요?
이 배는 우리가 타고 온 배보다 더 초라한데, 우리 위치를 어떻게 알았지? 바다가 이렇게나 넓은데 말이야.
……제…… 제가 '스툴티페라 나비스'에서 신호를 보낼 때마다 위치를 비교해봤는데요…… 일부 규칙을 발견했어요. 그래서 저는, 음…… 운에 맡겨보기로 했어요.
운? 그 규칙의 궤적 오차는 어느 정도야?
음, 이삼백 해리 정도요?
그건 규칙이라 말할 수 없어. 만약 네 예측이 틀렸더라면, 네가 우릴 따라잡을 가능성은 거의 없었고, 넌 바다에서 죽을 수도 있었어.
……정말 기적이긴 하네.
그러게요……
……저…… 질문이 하나 있는데요…… 재판관님, 절 비웃지 말아 주세요.
웃을 상황도 아니야.
……지금 저는, 위대한 사람인가요?
조르디, 너의 조부모와 부모님, 두 세대에 걸친 그란파로 사람들은 모두 이 계획을 위해 노력해왔다. 원래라면 영원히 위대한 이들로 기억됐어야 했지.
……훗.
그렇게는 말할 수 없어.
넌 그저 행운아였을 뿐이야.
하하…… 그런가요?
선생님…… 그리고 재판소의 다른 동료로부터 이런 얘기를 들은 적이 있어.
희생자만이 '위대하다'는 말을 들을 자격이 있다. 우리가 열심히 살아남고, 이베리아를 위해 싸우는 매 순간, 우리는 모두 막중한 책임을 짊어지고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보통 사람일 뿐이다.
재판관들이 자신을 비하하는 것을 좋아하는 건 아니야. 우리가 가장 잔혹한 방식으로 이베리아를 대하는 것은, 방심한 순간 우리가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지.
하지만 그전에, 사람의 의지로 이 등불을 밝힐 수만 있다면, 우리는 서로 다르지 않다고 생각해.
마치…… 자기 나름의 방식대로 고군분투하는 시민들처럼. 착한 마음을 갖고, 고향의 부흥을 위해 기꺼이 희생하는 전사들처럼.
……옛 그란파로의 노동자들처럼.
……
……조르디, 행운이 언제나 네 편일 수는 없어. 만약 네가 또 재판소와 접촉할 기회가 있다면…… 음, 내 말의 뜻은, 우리와 협력한다면……
……넌 기회가 있을 거야.
……하하…… 음, 사실 저는…… 순간 궁금해서 물어봤을 뿐이에요.
여러분은 스툴티페라 나비스에서 불멸의 지식을 가져왔어요. 여러분이야말로 진정한……
넌 한 번에 세 명의 어비설 헌터스를 구했어. 에기르인으로서, 집정관의 표창을 받을 수도 있을 정도지.
……
……헤엄쳐서 돌아가려면 아주 힘들 텐데. 더군다나, 놈들의 소굴 위라니, 어떤 일이 발생할지 아무도 모르잖아.
그란파로에서 태어난 당신이 대체 어떤 집념을 가졌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잘하셨어요.
에기르인으로서도…… 이베리아인으로서도, 그렇게 생각해요.
……네.
그럼, 돌아가죠!
……
돌아온 걸 환영하네, 헌터들이여. 그리고 아이린.
대재판관님은……
……알고 있었는가?
……
유품은 이미 다 정리했네. 등대 아래에서 전사한 동지들 것도 같이.
징벌군이 도착하기 전까지, 우리가 유품을 처리할 수 없을 테니 말이야.
하등 생물 시테러는 대재판관 다리오를 꺾을 수 없네. 하지만, 이베리아의 눈을 지키기 위해 다리오 본인이 생명으로 시간을 끌었던 걸세.
재판관에겐 슬퍼할 시간이 없네, 아이린. 다리오는 그대에 대한 기대가 컸네. 그대가 계속 나아가길 바랐지.
……네!
……다만.
다리오의 등불은 전혀 망가진 곳이 없었기에, 그곳에 놔두었네.
올라가 보게.
네……
아무래도 징벌군에 곤란한 일이 있었나 보군요. 이베리아가 자랑스러워하는 해상 군사력이 전혀 보이지 않네요.
……'스툴티페라 나비스'가 침몰했네. 우리가 예상했던 게 이런 결과는 아니었지.
맞아요. 우리에게 이건 분명 좌절이에요.
……하지만, 우린 더 많은 정보를 얻게 되었어요. 그리고……
우린 에기르의 도시를 발견했네.
켈시가 본인이 있는 위치를 내게 공유했네. 그대도 들어봐야 할 것 같군.
재판소에선 아직 모든 걸 통제할 수 있다고 굳게 믿고 있네. 살비엔토에서부터 스툴티페라 나비스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이베리아의 영광을 조금씩 되찾을 걸세.
하지만, 우리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겠군. 지금의 상태를 유지하기만 해도 재판소를…… 곤란에 빠뜨리기엔 충분하다는 것을.
……
집정관님……
저 배 위에서 그대들은 뭘 보았나?
……등불. 이게 대재판관님의 등불이구나…… 까맣게 그을렸어. 그리고 시테러의 냄새가 나……
전…… 대재판관님……
선생님!
제가 재판소의 임무를 완수했어요!! 스툴티페라 나비스를 찾았다고요!!
스툴티페라 나비스는 불행히도 침몰했지만요! 하지만 배 위의 모든 이베리아인은, 모두 자기만의 방식으로 끝까지 싸웠어요!
대재판관님!
저는 이제…… 심판의 뜻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마주하는 적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제…… 망설이지 않겠습니다. 두려워하지도 않겠습니다!
이베리아의 존속을 위해, 이베리아의 적과 싸우기 위해, 이베리아의 순결과 덕행을 지키기 위해 검과 등불을 들겠습니다!
……알폰소가…… 어찌 그런!
60년이 넘도록, 이 대체 어떤 고통이란 말인가! 가장 잔혹한 형벌을 받은 범죄자조차, 1년을 못 버텼을 것을!
그 녀석은…… 그 녀석은……
카르멘은 점차 침묵에 잠겼다. 그는 허리를 구부려, 암초 위에 앉았다.
시테러의 시체가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여기에 더 이상 이종족의 흔적은 없고, 남은 명흔들만이 바다로 물러나, 해면에 은은한 푸른빛을 발산하며 하늘의 특권을 빼앗았다.
카르멘은 원래 승리했어야 했다. 재판소의 오랜 숙원을 이루어냈다. 징벌군이 곧 도착하여, 모든 것이 원만하게 진행될 터였다.
하지만 그는 계속 침묵하고 있었다.
침묵은 멀리서 요란스러운 경적이 들려올 때까지 계속되었다. 그리고, 징벌군이 이베리아의 눈에 도착했다.
여기서 마을의 모퉁이를 볼 수 있어. 내 기억에, 이 언덕을…… 재건의 언덕이라 불렀던 것 같아.
티아고 씨는 결코 평온하게 죽은 것이 아니야. 그게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여러분, 감사합니다.
신경 쓰지 마.
엄숙하고 경건한 장례식에서 영웅을 위해 연주한다는 건, 나쁜 일은 아니니까.
프로스트가 돌아온 것 같아.
응, 우린 금방 돌아갈 거야.
넌 어땠어? 요 며칠 고생 많았지, 이베리아인?
……
그란파로는 티아고 씨의 고향이에요. 에기르는 여러분, 그리고 제 어비설 헌터스 친구들의 고향이에요.
평소에 장난을 너무 많이 쳐서, 다들 잊으셨나 본데요……
이베리아는 제 고향이기도 해요. 솔직히, 지금은 뭐라 말할 수 없는 기분이에요.
그 의사가 너한테 아무것도 안 해준 거야? 넌 그 사람을 대신해서 일한 거잖아?
아뇨, 우린 이미 해냈어요. 그게, 제가 로도스 아일랜드에 남기로 한 이유기도 하고요.
다만……
……저 자신은 아직 아무것도 하지 않았죠.
서, 서둘러! 어서 물자를 창고 안으로 옮겨!
이봐, 텐트 수량은? 아까 그분이 당부했었잖아?! 흠……
……아.
조, 조르디? 너 돌아온 거야?
어떻게…… 재판소에서 널 붙잡아갔다가 다시 돌려보낸 거니? 너 어디 갔었어?
많은 징벌군이 우리를 데려갔었어. 우리는 놈들을 따라 다시 마을로 돌아왔고…… 놈들은 무언가랑 싸우고 있는 것 같았어. 지금은 우리한테 텐트를 치는 걸 도와달라고 해서……
그란파로는 어떻게 되는 걸까? 아, 그리고 티아고 못 봤니?
……
조르디 폰타나로사.
아…… 서, 성도님…… 그리고 재판관님!
……음.
이 에기르인과 따로 얘기를 나눴으면 하네.
어, 물론이죠! 그럼 말씀 나누십시오!
저, 저 말인가요?
날 따라오게. 마을 산책이라도 하세나.
아이린은 돌아오는 길에 결심했다네.
……
겨, 결심이요? 어떤 결심이요?
원래 대재판관 다리오는, 아이린을 내게 맡길 생각이었나 보네. 아이린이 대재판관의 자리를 맡을 수 있을 때까지 내가 키워주기를 바랐지.
다리오의 죽음은 예상 밖이었네…… 언젠가 그날이 오겠지만, 다리오가 그렇게 빨리 운명을 받아들일 필요는 없었지.
……
하지만, 아이린은 결심했네.
재판관의 직위를 포기하기로.
……! 어, 왜? 어째서죠?!
이건 나 스스로 내린 결정이야. 나도 나만의 생각이 있어.
이건 너랑은 상관없는 내용이야. 계속 들어봐.
아, 네……
문제는 그대일세, 에기르인. 그대는 아는 게 너무 많아, 너무 깊이 파고들었어. 또한 이 마을의 에기르인은 모독이 지나쳤지.
……
……하지만 그대는 우리를 많이 돕기도 했네.
그 약함 때문에, 원래는 죽음도 모래알처럼 보잘것없는 것이었을 걸세. 하지만, 그대는 힘을 보여주었네. 설사 그것이 그대의 작은 불씨뿐이라 할지라도, 그건 실로 얻기 어려운 것이라네.
저…… 전 그냥…… 저 자신이 왜 살아야 하는지 생각했어요. 여러분처럼 고상하지도, 확고하지도 않아요.
조르디, 그대는…… 재판소에 합류한 최초의 에기르인이 될 걸세.
……
어? 네? 제가요? 재판소에 합류한다고요?
엄격히 말하면 그대는 거절할 기회가 없네. 그란파로는 더 많은 인력이 필요하고, 그대는 에기르인으로서, 큰 역할을 하게 될 게야.
그다음에는, 음, 어쩌면 젊은 서기 한 명이 더 필요할지도……
잠깐만요, 제가요? 재판소에 들어간다고요?
전, 그러고 싶지 않은데요……
네가 원하지 않다는 거 알아. 많은 재판소 사람들, 그리고 에기르에 편견이 심한 사람들도 원하지 않겠지.
하지만, 넌…… 이베리아가 그란파로와 티아고한테 약속했던 그 미래를 보고 싶지 않아?
……!
재판소에 들어가는 건 일종의 시련이야. 에기르인인 너로서는, 고행 혹은 고난이라 봐도 좋겠지.
착각하지 않도록 해.
……새…… 생각 좀 해볼게요.
응.
그럼, 재판관님은요? 당신의 선생님은……
……
재판관의 신분은 어비설 헌터스나 에기르와 접촉하는 데 불리해. 그래서 버리기로 결정했지.
지금까지 나를 지탱해준 신념이 있었는데…… 선생님이 불행하게 전사하신 후 그 신념을 버리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어.
지금은…… 깊게 묻지 말아 줘. 만약 다시 만나게 된다면, 그때 얘기해 줄게.
죄송해요……
다만……
아이린은 광장 중앙에 있는 조각상을 바라보았다. 그것은 이베리아의 눈을 축소한 것이다.
전란으로 난장판이 된 거리, 파괴된 가옥들, 임시로 설치된 텐트들.
저것은 줄곧 이 모든 걸 바라보고 있었다.
우리가 마주한 현실이 이미 율법의 범주를 훨씬 넘어섰다 할지라도, 이베리아는 반드시 이 모독을 청산할 거야.
우리는 반드시 승리할 거야.
프로스트, 감사를 표하도록 할게. 넌 조르디는 물론, 헌터들도 도와줬어.
별말씀을, 그냥 체력 단련을 했을 뿐이야. 파도의 방향을 바꿀 수 있는 건 저 말 안 듣는 나쁜 아이들만이 아니거든.
다음에, 공연이라도 보러 와.
그래.
그럼 난, 아야와 동료들을 찾으러 갈게.
잠깐 밖에 나왔을 뿐인데, 보이질 않네.
(불만을 표시하는 독주)
참, 켈시……
우리가 여기까지 온 이상, 그냥 갈 순 없잖아. 준비가 다 되면 얘기해. 우린 언제든 깨어날 준비가 되어 있으니까.
아야가 있었다면, 이렇게 말했을 거야.
……고마워. 언젠가 우리 사이에도 진정한 협력관계가 맺어지게 될 거야.
(이별을 의미하는 독주)
결국, 이게 바로 브레오간이 발견한 진실이에요.
'베헤모스', '리바이어던', 그들 간의 연결고리.
만약 오래전부터 바다에 이런 거대한 생물이 없었더라면, 그리고 그것들이 이런 형식으로 육지에서 살았더라면……
그렇지 않아, 글래디아.
염국, 사르곤, 사미 등 지역에선 모두 베헤모스가 문제를 일으켰었어.
하지만, 기억해둬.
바다의 이변은 그 무엇도 대체할 수 없는 특수성이 있어. 나도 아직 그 구체적 원리와 추이는 잘 알지 못해.
난 결과만 보고 미래를 추측할 뿐이야. 그리고 그건 결코 밝은 미래가 아니지.
뿐만 아니라, 내 생각에 브레오간은 다른 진실을 추론해냈을 거야. 그리고, 네 말대로 또 다른 한 어비설 헌터스가 살아 있다면……
리바이어던은 한 마리가 아닐 거예요. 우리가 죽인 건 그저 에기르 문명에 가려진 일부일 뿐이죠.
그리고……
너희들이 죽인 그 해신은 스카디의 몸 안에서 살고 있어.
그렇다면, 내 최악의 예측이 맞아떨어진 거였네. 네가 에기르로 돌아가지 않은 건 옳은 선택이었던 것 같아.
로도스 아일랜드가 이미 우리를 많이 도와줬고, 당신들도 나름의 임무가 있겠죠. 나머진, 저희 스스로 해결할게요.
……
로도스 아일랜드는…… 로도스 아일랜드만의 소임이 있어. 우리의 가장 훌륭한 오퍼레이터들이, 로도스 아일랜드의 운행을 이어갈 거야.
하지만, 수만 년 동안, 나도 나의 책무가 있었어.
난 에기르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려고 많은 시도를 했었지. 하지만, 에기르는 이 땅에서 혼자 멀리 동떨어져 있었어.
우리는 더 이상 지체할 수 없어.
바다는 이미 오리지늄과 동급으로 중요한 문제야.
만약 문명을 이어가려면, 우린 반드시 이번 재난을 이겨내야 해.
이 세상에 여전히 분쟁과 모순, 전쟁의 불길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어. 마치 스툴티페라 나비스의 이름처럼 말이야.
테라에는 병폐와 우매한 사람들도 많지만, 광기와 무질서 속에서도 이성을 찾는 성도들도 많아.
지금 넌 이미 진화의 근원을 알았고, 모든 추측을 검증받았어. 에기르의 도시는 이미 손만 내밀면 닿을 수 있을 정도로 코앞에 있고, 오만하던 이베리아도 자승자박을 포기했어.
총전쟁설계사님, 시작해 볼까.
……
(불만스러운 듯 목덜미를 흔든다.)
진정해라, 로시난테.
(목덜미를 더 세게 흔든다.)
……로시난테……
크르르르르!!!!!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하는 걸까?
머지않아 거센 파도가, 몰려오리라.
우리는, 거센 파도를 이겨내야 한다.
우리가, 곧 거센 파도가 되리라.
거센 파도는 바다에 물이 있는 한, 하늘에 달이 있는 한, 공중에 바람이 있는 한, 잦아들지 않을 것이다.
네가 광기 속에서 들여다본 것은, 그야말로 너무나도 웅장한 듯하군.
가자! (쉰 목소리로 포효) 가는 것이다!
(신난 듯 울부짖으며) 크르르르르!
(쉰 목소리로 포효)
바다여, 두 번 다시 잔물결을 일으키도록, 허락하지 않겠다!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