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장진주

IW-7난국

사이드 스토리작전 전2022-07-29

지게꾼은 소원대로 과거를 청산하기 위해 정 사장과 결투를 벌이고 되었지만, 뜻밖에도 전세에 합류하는 사람이 점점 많아진다. 난투 중에 술잔은 절벽 아래로 떨어지고 리는 위험을 무릅쓰고 잔을 찾으러 나선다.

등장 오퍼레이터: 좌락, , 우요우, 크루스, 크루스 더 킨 글린트


……으윽.

머리가 아프네…… 그런데 왜 이리 소란스럽지…… 음?

아…… 바둑 두는 소리구나. 탁, 탁.

바둑 한판 끝나고 나니 세상이 바뀐 줄 몰랐고, 꿈에서 깨어난 게 몇 년…… 몇 년…… 몇 년 만인가.

윽……

……술은 왜 또 없나.

이게 무슨 고생인가.


상총은 목에 붙인 파스를 만졌다. 이건 그의 습관이다.

십 년을 하루와 같이 멜대를 메고 산을 오르내리는 것도 그의 습관이다.

취강봉은 너무 높고 너무 가파르다. 인적이 없을 정도로 높고, 고요할 정도로 가파르다.

상촉에서 맞이한 몇 번째인지도 모르는 봄이다. 그는 고개를 들어 바라보았고, 발자국조차 없는 산길 저편에 한 사람이 나타났다.

그가 오랫동안 기다렸던 그 사람이다.

지게꾼

……드디어 만나게 됐군.

정 사장

얼마 전에 만나지 않았나?

지게꾼

그땐 당신은 칼이 없었기에 만났다고 할 수 없지.

정 사장

이번엔 가지고 왔네.

지게꾼

……분명히 말해두겠는데.

지게꾼

당신에게 잘못이 없다는 걸 알아. 그 비 오던 날 밤, 죽은 게 내 아들뿐이 아니라는 것도 알고.

정 사장

당연하겠지.

지게꾼

당신이 죽은 그 녀석의 딸을 입양했지? 그 아인 지금 어떻게 지내는가?

정 사장

……내 뒤를 잇게 할 생각이네.

지게꾼

표국을 물려 줄 생각인가, 아니면 당신이 요 몇 해 했던 것처럼 조용하게 장사하는 사장 자리를 물려줄 것인가?

정 사장

어느 쪽이라도 좋아, 걔가 좋아만 한다면.

지게꾼

마음에 둔 임자는 있다는가?

정 사장

아직.

지게꾼

그것참 안됐군.

지게꾼

딸이 시집가는 날까지 살 수 없게 되었으니.

정 사장

……서로 죽일 필요까진 없지 않은가?

지게꾼

설마. 난 당신을 잘 알아. 당신은 자책을 하고, 난 원망을 하지.

지게꾼

십 년이나 원망했어.

정 사장

……그래서?

지게꾼

그래서, 당신은 애초에 날 이길 생각이 없잖아. 객잔이든 찻집이든 어느 것 하나 당신 딸을 위한 퇴로가 아닌가?

지게꾼

표국 일은 미움 사는 일이란 걸 당신은 알고 있지. 당신이 없으면 표국이 어떻게 될지도 잘 알고 있을 거고.

정 사장

잊지 말게. 자네는 칼을 버리고 떠났어. 이건 규칙을 어긴 거야. 사정이야 다들 이해할 수 있다만, 이치로 따지면 자넨 배신자거든.

지게꾼

그날 밤 이후, 당신이 만약 그 죄를 짊어지고 계속 표국을 이끌어나갔다면 내가 어찌 표국을 배신했겠나?

지게꾼

내 아들이 나름 각오하고 표국에 들어간 걸 내가 어찌 모르겠나? 하지만 당신이 객잔이나 식당 따위를 차렸고, 그건 그들의 죽음을 짓밟은 것과 다를 게 뭐가 있나?

지게꾼

당신 말이야! 한 번 좌절했다고 과거로부터 도망치고 있을 뿐이지!

정 사장

맞아…… 알고 있네. 그런데, 우리 얘기가 너무 길어진 게 아닌가?

정 사장

행유표국 총표두, 문상객 정청월.

지게꾼

……상가 곤법의 상총.

이른 봄, 저녁 무렵, 나무 그림자가 나풀거리고 은빛의 눈이 흩날린다.

바람이 일면서 칼이 내리 베었다.

정 사장

……으윽.

지게꾼

정청월, 너무 오래 쉬었나 보군.

정 사장

……내가 오래 쉰 게 아니라, 자네가 산을 너무 타다 보니 실력이 더욱 연마된 것 같군.

지게꾼

그런가.

정 사장

하지만 자네 같은 영웅호걸도 후반생은 걷지 못하게 될 테니 참으로 애석하군.

지게꾼

……칼이 너무 빠르고 눈이 너무 부셔 바짓가랑이를 살짝 긁혔을 뿐인데, 내가 걸을 수 없게 될 거라고?

정 사장

다음 칼은 막지 못할 거네. 자네가 손에 든 건 자네의 가보가 아니라, 그냥 나무 막대기에 불과하니까.

지게꾼

……

정 사장

……

두 소저

……아빠!

정 사장

두요야!? 네가 어떻게……

지게꾼

……역시 네가 두요야였군. 눈 깜짝할 사이에 훌쩍 커버렸구나…

지게꾼

음.

두 분은 한가하신가 봅니다. 날도 저물어가는데 여기서…… 무공이나 연마하시고.

지게꾼

너구나. 여긴 어쩐 일로?

솔직히 말할게요. 당신 허리춤에 찬 그 술잔을 찾아오라고 친구한테 부탁을 받아서요. 정자를 찾고 있었던 것도 이 술잔과 관련이 있어서입니다.

도검엔 눈이 없으니 두 분께서 대련하시다가…… 실수로 술잔이 부딪치기라도 한다면 어떡합니까.

지게꾼

……

두 소저

아빠, 지금 뭐 하는 거야……!

정 사장

……아가야, 난……

지게꾼

10년 전 행유표국이 큰 의뢰를 맡았었지. 그런데 길을 가다가 폭우가 쏟아져 내렸고 황무지에서 도적들의 습격을 받았다.

지게꾼

물건을 지키기 위해 정청월이 동료들을 포기하는 바람에 열 몇 명의 형제들이 비명에 죽었어. 그중, 내 아들도 있고 네…… 생부도 있었다.

지게꾼

정청월은 죽어가는 형제를 구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결국은 물건도 지켜내지 못했고 표국의 명성도 지켜내지 못했지.

두 소저

난……

지게꾼

심지어 나중에는 망해가는 표국을 외면한 채 실패를 직시하지 않았어, 알아?

지게꾼

그 뒤로 네 어머니도 상촉을 떠나 친정에 돌아가 버렸지.

지게꾼

두요야…… 이 사실을, 너는 정말로 알고 있었나?

두 소저

……

정 사장

아가야, 이건 너랑 상관없는 일이다. 나는……

두 소저

당신은…… 상 씨잖아.

두 소저

아니.

두 소저

배신자 상총이지.

지게꾼

……

두 소저

당신이 날 뭐로 보고? 그저 온실에서 곱게 자란 멍청이 같아 보였나?

두 소저

내 생부모에 관한 일은 다 알고 있어. 정 영감이 그동안 무엇을 했는지, 어떻게 했는지 당신보다 훨씬 잘 안다고.

지게꾼

……

두 소저

그러니까, 지금 당신들에게 바로 알려줄게……

두 소저

……표국이든 객잔이든, 언젠가는 다 두 씨 것이 될 거야.

두 소저

두 분에게 부탁하는데, 날 방해하지 마.

정 사장

……

지게꾼

……자네 비키지 않으면 쓴맛을 보게 될 텐데.

두 소저

……!

저기, 말로 합시다……

지게꾼

……동전검?

지게꾼

웃기시네. 지금 내 앞에서 무슨 술법이라도 뽐낼 생각인가?

어, 아뇨, 아닙니다. 저는 근접전에 약합니다…… 다만……

지게꾼

이 물건 원한다면 가져가, 자.

……!

정 사장

……어림없다!

지게꾼

정청월! 감히 한눈을 팔아?!

두 소저

……아빠한테 손대지 마!

지게꾼

흥, 거치적거리네!

두 소저

윽!

정 사장

아가야!

정 사장

상총, 너 이 노망 난 녀석아, 어린애한테 손을 대다니!

지게꾼

……!

'챙'하는 소리가 났다.

상총은 멜대를 휘둘러 칼을 내리눌렀다. 그러나 의도와는 다르게 정청월의 칼은 다른 곳으로 향했다.

술잔은 너무나도 단단했다. 그러지 않고서야 세상에 어떤 도자기가 정청월의 칼에 맞고서도 멀쩡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칼은 칠흑같이 시커먼 술잔을 멀리 날려버렸다.

……술잔!

두 소저

여긴 됐으니까, 넌 할 일이나 해!

그런데 당신은……

두 소저

이건 집안일이야!

……알겠습니다!

조금만 버티시면 사람들이 곧 올 거예요.

정 사장

아가야, 저 녀석을 가게 두면 안 돼!

두 소저

저 녀석이 아빠의 목숨을 노리는데, 아빤 저따위 물건이나 신경 쓰고 싶어?

지게꾼

맞는 말이다. 10년 전에도 당신은 절벽에서 이 술잔을 잃었지? 지금 똑같이 당하니까 기분이 어떤가?

정 사장

상총……!

지게꾼

내가 비켜주기를 바란다면 방법은 간단하다.

정 사장

쳇.

태합

여기까지!

좌락

정 선배님!

정 사장

……술잔이 벼랑으로 떨어졌습니다. 그 용문인이 찾으러 갔으니 두 분도 서둘러야 합니다!

좌락

감사합니다, 선배님.

좌락

태합 아저씨.

태합

알겠습니다.

두 소저

……쳇.

좌락

……두 소저, 지금 뭐 하자는 겁니까?

두 소저

넌 가면 안 돼.

좌락

……어째서입니까?

두 소저

……양대인과 리, 그리고 딱 봐도 정이 없는 두 조정의 특사.

두 소저

둘 중에 골라야 하는 거잖아. 나는 그저 그걸 결정했을 뿐이야.

두 소저

게다가, 나는 리 씨랑 약속했거든. 강호에서는 일낙천금이 있잖아, 이것도 규칙이야.

좌락

……

정 사장

아가야! 방해하지 마!

지게꾼

……시끌벅적하군.

지게꾼

이렇게까지 많은 사람이 올 필요는 없는데. 그래도 뭐, 상관없다……

지게꾼

끝장을 보는 거라면 당신과 나만 있으면 충분하니까.

정 사장

……쳇!

좌락

두 소저, 당신은 우리가 공정하게 일을 처리한다는 걸 아실 텐데요?

두 소저

별로 '공정'해 보이지도 않은데?

좌락

비켜 주십시오.

두 소저

싫어.

좌락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두 소저

……

우요우

자, 잠깐만요. 사내대장부가 아가씨한테 손을 대는 건 좀 아니지 않나요?

좌락

……리엔 가문의 음청선이군요. 역시 가공할 무공이시군요.

우요우

……!

태합

기어오르지 마.

태합

공자님, 괜찮습니까?

좌락

……괜찮습니다.

우요우

윽, 아파파파. 이렇게 커다란 돌을 아무렇게나 내던질 수 있다니…… 정말 무섭네요……

태합

좋은 말로 할 땐 안 들으니 할 말이 없다.

정 사장

석궁! 누구냐?

지게꾼

……

크루스

여기야~ 그쪽이 아니라~

정 사장

당신은……

지게꾼

방해하지 마, 토끼.

좌락

로도스 아일랜드는 사세대에 협조하지 않을 생각인가요?

크루스

맞아.

크루스

너희도 나름대로 도리가 있겠지만, 나는 니엔과 알고 지낸 지 오래됐어. 니엔이 어떤 사람인지도 잘 알고.

좌락

짐승의 마음도 종잡을 수 없는데, 어떤 사람인지 어떻게 알겠습니까?

크루스

잘 모를지도 모르겠지만, 적어도 나를 도와줬어.

우요우

저도 동의합니다. 시 아가씨는 저의 미혹을 풀어줬고, 또 제게 따끔하게 충고도 했었죠…… 저는 다소 현실에서 도피하려는 경향이 있긴 하지만, 적어도 은혜에 보답하는 건 잊지 않습니다.

태합

……리엔 가문의 음청선.

우요우

지난번은 당신한테 겁먹어서 감히 공격을 못 했는데, 이번에는 겨뤄볼 기회가 생겼군요.

태합

……으음……

지게꾼

너희들 술잔이 그렇게나 갖고 싶으면, 한쪽으로 썩 꺼져.

정 사장

이 술잔은 표국에 큰 의미가 있네. 이대로 외면한다면 나는 죽은 거나 뭐가 다른가?

지게꾼

당신은 지금 이미 죽은 사람과 다름없어.

정 사장

……

지게꾼

그래, 아주 좋아. 이제야 정청월의 눈빛 답군. 딸내미 때문인가? 아니면 표국의 체면 때문인가?

지게꾼

이제야 살고 싶어 하는 사람 같네, 이래야 우리의 승부가 의미가 있지.

두 소저

……상총.

두 소저

하늘에 있는 당신 아들이 당신이 한 짓을 알게 된다면, 그가 과연 기뻐할까?

지게꾼

그런 상투적인 말로 현혹하지 마. 내 아들이 살아 있고, 지금 여기 있다고 해도 걔는 자기 아비를 못 막는다!


양현

……신 사공, 왜 여기에?

뱃사공

그 사람들을 산꼭대기까지 데려다주고 내려왔습니다. 언젠가는 양대인을 만날 거라 생각했는데.

뱃사공

양대인께서도 역시 오셨네요?

양현

시간이 한참 지났길래 근처까지 보러 왔어.

뱃사공

그럼 영 소저 쪽은요?

양현

눈치챘어. 어쩌면 처음부터 눈치챘을지도 모른다.

양현

서재에 도둑이 든 것도 아마 영 소저의 뜻이겠지.

뱃사공

……양대인께서 영 소저를 설득하셨으면 합니다.

뱃사공

다른 사람은 몰라도 그 백 씨 도공은 절대 나서면 안 됩니다.

양현

백천사인가……

뱃사공

그가 천둥 번개를 세간에 뿌려버리면, 사세대와 예부의 관계는 분명 뒤틀어질 것이고, 천사부의 입지도 많이 곤란해질 것입니다.

양현

신 사공께 심려를 끼쳐드렸군.

뱃사공

하아…… 저는 일개 뱃사공인데 무슨 심려가 있겠습니까.

뱃사공

예전에 수년간 북쪽 국경을 지키면서 얼어붙을 추위에 딱히 할 일이 없었으니, 전우들과 나랏일을 이야기하며 지냈을 뿐입니다.

뱃사공

다만, 모두 한 마음으로 염국을 위하는 거라면, 사소한 일 때문에 큰 잘못을 저지르는 일을 막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양현

나라의 흥망은 필부의 책임이라.

뱃사공

저야 필부가 맞긴 하지만, 양대인께서도 필부입니까?

양현

땅은 넓고 만물은 자유로우니, 이 하늘 아래 모두가 다 필부거늘.

뱃사공

하아…… 양대인께선 제가 어떻게 하길 바라십니까?

양현

신 사공께서 상촉의 평화를 지켜주길 바랄 뿐. 여차하면…… 신 사공께서 영 소저와 그 다섯 사람이 움직이기 전에 선수를 쳐서, 사태를 막아주길 바라네.

뱃사공

진인사대천명이라 하지 않았습니까.

양현

유감스럽게도……

양현

내가 염국 조당에서 배운 첫 마디가 '천명은 사람에게 달렸다'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