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2석탑조이기
쉐이가 왕을 기억의 감옥으로 끌어들인다. 위가 세상에 나온 후, 쉐이 대리인의 주변에 쉐이의 각성을 암시하는 일들이 끊이지 않고 발생하게 된다. 지에는 왕에게 서도의 위력을 보여주며, 쉐이를 제거할 방법을 적극적으로 모색 중이라고 밝힌다.
왔구나.
아직 이 대국이로군…… 천 년 동안 네가 수도 없이 진 대국이다.
너는 분신으로 전체에 맞서려 하지만…… 네가 고심한 계획도 내 눈에는 애들 장난에 불과하다.
소꿉놀이에 빠져 있는 건 네가 가진 나쁜 습관이다. 그것도 한결같은.
이번 도전 역시 수도 없이 반복해 온 참패의 반복에 불과하다.
……하하.
아직도 오만함으로 두려움을 감추고 있군.
왜 헛수고를 하고 있지?
분노, 두려움, 기대…… 네가 내게서 보려는 것들을, 나는 네게서 볼 수 있다.
두렵지 않다면 도전해라.
이번에……
지는 것은 너다.
이 판은 내가 졌군.
593년
이 수싸움에 이런 변화가 있었다니…… 완전한 계산 착오였군 그래.
……한 100수쯤 뒀을 때, 네가 계속 물러나지만 않았어도 이길 가능성은 있었겠지.
그런 거였나…… 그때는 앞으로의 변수를 확실히 계산할 수 없어서 제일 안전한 수를 두는 수밖에 없었는데 말이야.
하하, 요즘 바둑 실력이 좀 늘었다고 생각했는데, 네게는 아직 한참 부족하구나.
앞선 전투 때, 네가 적을 깊숙이 유인한 덕분에 우리 군의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었다.
이번에 귀경하면 좀 푹 쉬거라, 또 한참 지나야 다시 볼 수 있겠구나.
아무래도 승부에 아무런 감흥이 없는 모양이군.
형제끼리 굳이 그렇게까지 승패를 따질 이유는 없지.
바둑뿐만이 아니라, 어디서든 마음씨 좋은 사람이라는 느낌이 드는군. 그 어떤 일도 마음에 담아두지 않으니까.
그건 또 무슨……
2달 전, 병부 우시랑이 예부랑 손잡고 너를 탄핵한다는 상소를 올렸다.
병력을 거느리고 독단적으로 행동하는 건, 가벼운 죄가 아니야.
……
반년 동안 나랑 같이 쭉 전장에 있었는데, 조정의 일은 어떻게 알아챘지?
다 방법이 있는 법, 본인의 걱정이나 했으면 좋겠군.
이전에, 제시간에 복귀하지 못했던 일이 있었지. 그건 행군 도중에 재앙을 만나서였어.
양 장군이 당시 상황을 알고 있으니, 병부가 책임을 묻더라도 공론화해 줄 거다.
내가 말한 건 그 일이 아니다.
그 시랑의 뇌물수수 혐의가 적발됐다. 군수품에까지 손을 댔더군…… 지금쯤 감옥에서 심문을 기다리고 있겠지.
당분간은 헛소문으로 민심을 현혹하는 일은 없을 거다. 감옥에서 살아 나올 수 있을지 없을지는 자기 운에 달렸겠지.
……
다시는 조정 일에 관여하지 않기로 나랑 약속하지 않았느냐.
염국의 부정한 관리를 제거해 줬더니, 쓸데없이 참견한다며 나를 나무랄 생각인가?
넌 네가 지금 무엇을 하는지 잘 알고 있겠지……
너는 조정 전체를 네 대국으로 여기고 있는 거다. 그리고 남의 목숨을 네가 손바닥 위에 올려 두고 갖고 노는 노리개라 생각하고 있겠지!
……하하, 아무래도 성인군자가 되고 싶은 모양이군. 근데, 음흉한 속내를 품은 놈들이 얼마나 많은지 아직도 모르나?
그 녀석은 부임하자마자 네게 화살을 겨눈 녀석이다. 설마 배후가 없었을까? 우리를 적대시하는 게 한둘이라 생각하나?
그렇게 물렁하게 굴면, 후환은 끝이 없을 거다.
……
막내가 태어나고 우리 주변에 괴상한 일이 많이 일어났다.
……팡의 환자는 분명 호전됐는데도 까닭 없이 우물에 투신했지.
어떤 녀석은 시의 그림체를 모방해서 시의 이름으로 사실을 왜곡하는 '풍자 작품'을 여러 점 발표했고.
이의 정원에는 도둑이 들어서 중요한 소장품들을 훔쳐 갔다. 대리사가 엄중히 조사했지만, 알고 보니 영락없이 멍청한 도둑 떼의 소행이었지.
그리고, 그다음이 바로 너다.
……
우리 모두 알고 있다…… 그건 아직 죽지 않았다는 것을.
이곳 사람들은 그게 얼마나 끔찍한 존재인지 결코 잊지 않았다. 그들은 지금도 우리의 일거수일투족을 엄격하게 감시하고 있지.
아직도 네가 세운 별 볼 일 없는 공적으로 우리를 죽여 마땅한 돌연변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바꿀 수 있을 거라 생각하나?
팡이랑 시는…… 잘 지내나?
팡은 한동안 침울해했고, 시는 언제나 똑같다. 그래도 다들 그렇게 마음에 담아두는 정도는 아니야.
하지만, 문제는 앞으로다.
너는 이 모든 일을 배후에서 조종하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느냐?
산해중? 아니면 저의가 있는 다른 누군가?
……내가 걱정하는 게 바로 그거다.
이 모든 일의 배후가 동일 인물이라면……
그게 누구인지도 모르겠거니와, 무슨 의도인지도 알 수 없다.
네가 말한 것들은 내가 사세대에서 하나씩 확인해 보마.
……알고 있다. 넌 좋은 마음으로 그런 행동을 했겠지.
하지만, 다음엔 도를 넘는 행동은 하지 말아라.
우리가 언제부터 서로 걱정하는 사이였지?
난 단지 아무것도 모르는 채로 남에게 당하고 싶지 않았을 뿐이다.
시간이 됐군, 먼저 일어나겠다.
갈 길이 머니 조심해라.
경성으로 돌아간 후, 동생들에게 안부를 전해줬으면 좋겠구나.
……동생들과 반드시 만나리란 법은 없다.
하아.
대리인은 형제에게 작별 인사를 한 뒤, 경성이 있는 방향으로 걸어갔다.
긴 여정을 앞둔 그는 서둘러 걸었다. 길에서 들리는 작은 잡음에 멈춰 설 시간 따위는 없었다.
한 수만 잘못 둬도……
완패한다……
그럼, 우리 '위'로 시작하자. 어때?
좋아. 위라…… 음……
위기일발.
발, 발……
……
누나, '발'…… '발'로 시작하는 사자성어가 있던가?
설마 시작하자마자 항복이야?
그, 그럴 리가. 난 고기를 손질하느라 생각할 여유가 없었잖아. 조금만 시간을 줘.
알았어…… 나도 아직 베껴야 할 책이 많으니 천천히 생각해 봐, 천천히.
발…… 넷째 형한테 물어보면 좋을 것 같은데 형이 없네……
도발, 격발, 폭발…… 노발대발!
아니지, '발'이 앞에 와야지……
(맞다, 누나가 갖고 있는 죽간에 글씨가 엄청 많이 쓰여 있으니까 몰래 훔쳐보면……)
위? 왜 그래?
……아무것도 아니야!
참, 누나, 누나는 왜 이 네모난 조각에다 죽간에 있는 글자들을 다 베껴 넣는 거야?
이건 최근에 발명된 건데, '종이'라고 해.
잘 봐. 죽간보다 가볍고, 글씨도 더 쉽게 쓸 수 있고, 벌레도 잘 안 생기는 데다 보관도 더 쉬워.
그 '종이'라는 거 위에 쓰인 건 영원히 보존돼?
그렇긴 한데, 그렇다고 영원히 보존되진 않아.
죽간에 쓰인 건 수십 년 동안 완벽히 보존되지만, 종이에 쓰인 건 아마도 수백 년 동안 보존될 거야.
근데 결국 죽간도, 종이도 부패하는 날은 오기 마련이야.
무엇으로 기록하든, 기록된 건 사람들에게 기억되어야만 영원히 보존될 수 있어.
위가 만든 요리처럼 말이야. 먹어본 사람들은 영원히 그 맛을 기억하잖아.
음……
소년은 알쏭달쏭해하며 말을 듣는 한편, 방금 손질한 스톡비스트 옆에 앉아 머리를 쥐어짰지만, 아무리 해도 '발'로 시작하는 사자성어는 떠오르지 않았다.
그때 죽간에서 깎아낸 짧은 글귀가 적힌 조각 하나가 앞에 떨어졌다.
발묘조장!
훌륭한데? '발묘조장'이라니, 그러면 '장'으로 시작하는 사자성어는 뭐가 있을까…… 흐음……
그, 그만할래. 난 다음에 큰누나랑 시 누나의 대결을 구경할게, 이 '사자성어 끝말잇기'는 진짜 너무 어려운 것 같아.
누나, 배 안 고파? 내가 요리해 줄까?
좋지.
이 죽간, 안 쓸 거면 나한테 주지 않을래?
불이라도 피우게? 뭐 괜찮긴 한데……
어린 대리인은 누이의 손에서 죽간을 받아 들고 능숙하게 가운데를 가른 다음……
꼬챙이로 깎아냈다.
뭘 하려고……?
꼬치구이!
이 스톡비스트, 등살도 적당히 올랐고, 뱃살도 두툼해서 구워 먹으면 정말 맛있을 거야.
불은 숯으로 지필 거야. 이 죽간들은 오래 못 태우거든.
숯은 미리 준비해 뒀어. 대나무 꼬치가 완성되면 바로 구울 거야.
하하…… 이것도 나름 '지식을 흡수한다'라고 볼 수 있으려나?
헤헤, 이 요리로 '영양분을 흡수'하는 거야!
위의 요리 솜씨는 언제나 최고니까, 잔뜩 기대하고 있을게.
자, 이 죽간도 다 베꼈으니까 가져가.
……여기 있었군.
아…… 왔어?
어……?
두…… 둘째 형?
전에 받은 서신을 보고, 며칠은 더 걸릴 줄 알았는데.
오는 길에 별일 없었어?
그렇다.
너희들……
세간에 거문고를 태워 파울비스트를 삶았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그게 얼마나 망측하기 이를 데 없는 만행인가 했거늘……
지금 죽간으로 뭘 하는 거지?
아…… 아니, 그게 아니라……
이건…… 셋째 누나가 준 건데……
밖에서 들어오는 남자를 본 소년은 쭈뼛거리며 누이 뒤에 숨어 머리를 반만 내밀었다.
낡아서 못 쓰는 죽간을 위에게 줘서 유용하게 쓰라고 했을 뿐이야, 갑자기 왜 그래?
우리 위가 저녁밥을 해준다는데, 안 먹을 거야?
난 그저 물어봤을……
형, 누나……! 싸우지 마!
나는 가서 저녁 준비할게! 오랜만에 둘째 형도 왔으니, 드디어 같이 저녁을 먹을 수 있겠다!
얘…… 얘기 나누고 있어!
하아……
아니 오빠, 안 그래도 위가 오빠를 무서워하는데, 조금 더 다정하게 대해줄 순 없어?
……
왜, 일이 잘 풀리지 않았어?
그렇다.
그렇구나……
하지만 가족이 모이는 건 오랜만이잖아. 위도 오빠를 얼마나 보고 싶어 했는데.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밥 먹고 다시 얘기하자.
아무래도 내가 모르는 곳에, 불안한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는가 보네.
넌 전혀 걱정하는 눈빛이 아니군.
난 당연히 걱정하고 있어. 단지 조금 놀랐을 뿐이야…… 둘째 오빠도 이렇게 우리 가족을 신경 쓰고 있었다니.
단지 같은 부서진 의식에서 태어났을 뿐, 흔히 말하는 혈연관계 같은 건 아니다.
서로 지향하는 것도 다르고, 서로의 생사에도 관심이 없으니…… 결국 다른 길을 가게 되지.
오빠, 정말 그렇게 생각해?
……
내 생각은 달라.
봐, 우리가 이 세상에 오고 수백 년이 지났어. 비록 완벽히 녹아들지는 못했지만, 우리가 봤던 풍경과 사람들은 대부분 사랑스러웠지.
하지만 말을 섞을 수 있는 인연과 만난다 해도, 그것은 찰나의 순간일 뿐, 금방 흩어지는 연기처럼 사라져 버려.
결국 곁에 남아서 진심을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은 여전히 '우리'뿐……
서로 다투기도 하고, 성격도 잘 안 맞는 부분이 있겠지만, 절대 끊어질 수 없는 그런 관계…… 인간 세상의 형제자매와 무착 닮았다고 생각하지 않아?
……네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나도 뭐라고 하진 않겠다.
하아…… 난 정말 오빠가 왜 항상 그렇게 거리를 두는지 모르겠어. 어렵사리 오랜만에 만났는데, 안 반가워?
언젠가 동생 중 하나가 갑자기 사라져서 다시 만날 수 없게 됐을 때, 과연 오빠가 후회하는지 지켜보겠어.
……
맞다. 오빠 이야기를 듣고 생각난 건데, 얼마 전에 나도 기묘한 일을 겪었어.
어느 날 밤이었는데, 막 쉬려던 참에 서재에서 갑자기 기척이 들려왔어.
마당에서 창문 너머로 보니, 누군가 책상에 엎드려 무언가를 쓰고 있는 것처럼 보였어.
서둘러 방 안으로 들어갔지만, 그곳엔 아무도 없었지. 그리고 며칠 전에 내가 필사한 《급취장》이 책상 위에 펼쳐져 있었어. 그런데 이런 식으로 덧칠되어 있었어……
지에는 말을 하며 서랍에서 그 책을 꺼내 펼쳤다.
그곳에 가지런한 쓰인 모든 글자 위로, 모두 한 단어가 겹쳐 쓰여 있었다.
쉐이
……!
오빠…… 이게 누구의 짓이라고 생각해?
……그것 외에는 없다.
그게 깨어나고 있다. 어떠한 수단을 통해 우리에게 간섭하려고 하고 있군.
위가 세상에 오고 난 뒤로 우리는 그것의 의식이 소멸했다고 생각했지.
하지만 아직 살아있었다니…… 지금은 아직 잠들어 있지만, 우리 모두의 악몽이 됐다.
언젠가 그게 깨어나는 날엔, 우리는 놈의 덧없는 꿈이 될 거다……
둘째 오빠, 오빠 생각은 어때? 무슨 생각이라도 있어?
지금은 잘 모르겠지만, 방법을 찾을 생각이다……
그렇다면 내 생각도 들어볼래?
사실 나도 최근에야 생각하게 된 건데…… 염국 사람들과 역사책을 편찬할 때, 아무리 조심해도 오류를 피할 수 없다는 걸 알게 되었어.
일반적인 글과 달리, 역사책에 기재된 것들은 오류를 지우고 수정하는 데 많은 노력이 필요한 법이야.
지에는 죽간을 깎아내는 데 사용하는 서도를 집어 든 후, 책 한 권을 들어 종이를 가볍게 긁었다.
종이에 깊이 배어들어 다음 장에까지 번져 있던 먹물이 서도가 닿자마자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종이는 다시 새것처럼 깨끗해졌다.
이 서도는……
내 기운이 묻어서 그런가, 조금 특별해진 것 같아.
이 서도로 긁어낸 문자…… 그러니까, 역사의 한 단락…… 아니, 어쩌면…… 최소한 이름 정도는…… 종이뿐만이 아니라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도 지워질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언젠가 우리가 이걸로 세상의 모든 문자에서 '쉐이'라는 글자를 지울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
그런 것도…… 할 수 있다고?
아직은 안 돼, 지금은 그냥 조금 신기한 서도일 뿐이야.
하지만 느껴져. 내가 기록하는 글자가 많아질수록 내 손에 들린 서도와 붓에 무게가 더해지고 있다는 게.
아마 우리 모두 똑같을 거야, 그 혼돈 속에서 '나는 누구인가'라는 답을 찾아내어, 이 인간 세상에서 자신의 존재 의의를 정했잖아.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그것'과 다르다는 증거야.
어쩌면 언젠가 우리의 힘이 그것을 뛰어넘었을 때, 우리는 그 영향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자기 자신'으로서 살아갈 수 있을지도 몰라.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이 누구인지 절대 잊어서는 안 되겠지.
……
오빠? 또 혼자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어?
아…… 아무것도 아니다.
하아…… 가끔은 우리 형제자매 중에서 나랑 오빠가 제일 안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니까.
계책이나 계획 같은 건 전부 마음속에 숨겨야 하는 법이지만, 글자와 말은 마음속의 생각을 전하기 위한 것이잖아……
그런데 가끔은 오빠가 내게 무엇 하나 숨기지 않는 것처럼 느껴져, 오빠가 생각하는 게 나한테 전부 보이는 느낌이라고 해야 하려나.
내가 너에게……
생각해 보면 참 재밌어, 우리는 저마다 이 세상에서 몰입할 대상을 찾았는데, 오히려 그 대상 때문에 성격이 변해버린 꼴이 되었으니까.
슈는 내가 늘 과거에 빠져 산다고 말하곤 했지. 그리고 슈가 미래의 끝에는 온통 새하얀 정적이 펼쳐져 있다고 말했던 것도 기억해.
슈의 말도 일리가 있어. 마음속에 내려놓지 못하는 게 있으면 아무래도 억지로 여유로운척할 수는 없으니까.
나도 알아. 둘째 오빠는 늘 그 알 수 없는 미래를 걱정하고 있다는 것을…… 오빠는 승부를 가장 신경 쓰지만, 승부만 있는 삶은 너무 무미건조할 것 같아.
둘째 오빠, 승부를 제외하고, 오빠가 가장 신경 쓰는 건 뭐야?
승패를 신경 쓰는 게 아니다. 이건 그저……
내가 대국에서 패배하는 게 싫을 뿐이다.
음……
맞다, 내일 사세대로 돌아가야 하지? 그러면 내가 필사한 책들을 좀 전해줘. 천경각에 들여놓기 전에 다시 검토할 필요가 있거든.
……알았다.
그리고 새로 필사한 《급취장》은 제출하기 전에 오빠가 한 번 더 봐줬으면 해. 오탈자가 있으면 고쳐야 하니까, 이 서도도 줄게.
네가 쓴 글을 굳이 내가 검토할 필요는 없을 것 같은데.
그냥 심심풀이 삼아 읽어본다고 생각해.
둘째 오빠는 전쟁을 준비해야 하니, 머릿속에 온통 승패와 관련된 생각뿐이잖아. 다른 일이라도 하면서 기분을 전환을 해보는 건 어때?
혹시 알아? 글 속에서 오빠가 찾고 있는 걸 발견하게 될지도 모르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