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ST-3다시 발들일 수 없는 강
임무를 완수한 티티는 사르곤으로 돌아온다. 한편, 미노스에서는 제1신전 재건이 그저 시작에 불과했다……
등장 오퍼레이터: 티티, 팔라스, 퍼퓨머 더 디스틸트, 바르카리스
자, 이건 정기적으로 복용해야 하는 약이랑 억제제야. 로도스 아일랜드 사무소에서 가져왔어.
시정감독관 사무실에서 크산토스 사제에 대한 구금 명령을 철회했고, 네가 탈옥을 방조한 일도 추궁하지 않을 거라고 하던데.
네. 나중에야 알았는데, 리디아 님이 저희의 계획을 일찍이 짐작하고 제 편의를 봐주신 거였더라고요. 그러니 물론 사후에도 저를 추궁하지 않으시겠죠.
……
그래도 아테누스를 떠나 다른 곳으로 갈 거야?
네.
여기에 있어 봤자, 그 동창은 쓸데없는 걱정이나 할 거예요. 차라리 나가서 여러 사람을 만나고 더 많은 일을 하는 게 낫죠.
맞아요.
어머? 이렇게 솔직한 모습은 참 드문데, 리케이온. 네가 내 환자일 때도 그렇게 솔직했다면, 내가 널 지켜보겠다고 로도스 아일랜드 오퍼레이터를 셋이나 보낼 필요는 없었을 거야.
죄송해요. 전에는 폐를 끼쳤습니다……
크산토스 님이 제1신전에서 한 행동이 네게 꽤 큰 영향을 준 모양이네.
어때? 광석병과 영웅의 기개는 전혀 무관하다는 걸 인정하고 승복할래?
웃기지 마.
쳇, 입까지 돌처럼 딱딱한 녀석 같으니라고.
어서 출발해. 더 꾸물대면 나루터 배를 놓칠 거야. 뱃사공 대리는 크산토스처럼 친절하지 않아서, 늦는 사람을 기다려주지 않아.
이런, 리케이온, 얼른 가자……
레나 씨, 약 감사합니다. 또 봬요!
앗, 잔디밭으로 가지 마. 방금 정리했는데……
뭐, 됐어. 저 둘의 파괴력이 버든비스트 수십 마리보다 더 대단하진 않겠지.
녀석들이 밟아서 망가뜨린 꽃과 잔디도 아직 다 정리하지 못했는데. 연푸른 보로니아들이 너무 아까워……
흐흑…… 흑……
울지 마, 리디아……
언젠가 언니랑 스테로스 백부님이 살던 곳도 내가 살던 집처럼 누가 부숴버리면……
우리는 갈 데가 없어지잖아, 어떡해……
걱정하지 마. 이 집이 없어지거나 우리가 헤어지게 되더라도, 내가 너를 버리는 일은 절대 없을 거야!
참! 집에서 너무 멀어져서 돌아오는 길을 찾지 못할까 봐 걱정되면, 이 꽃밭을 찾아와.
꼬…… 꽃밭……?
응. 내가 연푸른 보로니아를 잔뜩 심어둘게. 그걸 보면 집에 돌아왔다는 걸 알 수 있을 거야.
마찬가지로, 네가 먼저 길을 찾으면, 너도 같은 방법으로 내게 길을 알려줘. 어때?
좋아…… 레나 언니, 약속한 거다……
한때 꽃과 허브가 잔뜩 심어져 있던 공공 정원의 잔디밭에는, 이제 버든비스트 떼의 발자국만이 어지럽게 남아 있었다.
정원은 예전의 화려한 모습을 잃고 엉망진창이 되었지만, 그 푸른 꽃잎들은 여전히 그 땅에 계속 남아있었다.
연푸른 보로니아를 이렇게나 넓게…… 너도 과거를 그리워하고 있었구나?
고마워, 리디아. 나 집에 돌아왔어.
카산드라 님, 올해의 사과를 가져왔어요!
신전에서 공물로 쓸 건 아래층 창고로 보냈어요. 이것들은 카산드라 님이랑 신전 분들 맛보시라고 제가 남겨둔 거예요.
감사합니다. 매년 신세 지네요.
저희가 사과를 이렇게 순조롭게 수확할 수 있었던 것도 다 아테누스의 모두와 신전의 도움 덕분이지 않습니까. 신세는 제가 지고 있죠.
오늘 기운이 넘쳐 보이시네요.
하하, 우리 과수농한테는 수확이 일등 관심사니까요. 풍작은 만족을 가져다 주죠.
네, 저희 신전의 관심사는 여러분의 정신입니다. 확실히 풍작은 정말 중요한 요소죠.
그럼 앞으로도 계속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저는 이만 가볼게요. 이제 곧 석류 수확 철인데, 오늘 가지치기 작업이 꽤 많이 남아서요.
사과 향은 가득하고, 햇살은 밝고. 참으로 아름다운 날이군요!
제1신전의 의식도 잘 끝났고, 아테누스도 풍작이고, 당신이 보살피던 뱃사공도 기운을 차렸네요.
모두의 정신을 보살피는 제사장님, 모든 게 다 좋은데 지혜로운 당신은 왜 그렇게 근심이 많아 보이죠?
……제가 당신을 걱정해서요.
저요? 왜죠?
지난 며칠 동안, 저는 당신이 아테누스에 돌아왔을 때 했던 말을 쭉 곱씹어 봤어요.
……
당신은 꿈에서 미노스의 시작을, 그리고 케레세이라와 제1신전을 봤다고 했죠.
당신은 또 미노스의 과거와 미래, 그리고 당신 자신의 목표와 방향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고 말했어요.
그 모든 게 당신을 돌아오게 한 이유였죠.
요 며칠 일어난 사건들은 제 신탁에 대한 해석을 뒷받침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것은 꽃들이 만발한 찬란한 미래가 아니라, 불안이 계속 마음에 엉겨 붙어 있는 것이었어요.
신탁이란 영웅의 정신이 우리에게 제시한 방향일 뿐, 반드시 실현되는 건 아니잖아요. 제사장 학원에서 배웠을 텐데요.
일반적인 신탁이라면 분명 그렇겠지만……
예를 들어, 저도 당연히 리라가 돌아오길 바랐지만, 리라가 그토록 기묘한 방식으로 제1신전에 돌아오니 모든 게 꼭 바꿀 수 없는 운명처럼 보였어요……
시각을 바꿔보는 건 어때요, 지혜로운 제사장님? 종착점은 확실히 리라의 귀환이었을지 몰라도, 돌아오는 과정이 그토록 기묘했던 것처럼, 제 신탁도 그와 같을지 모릅니다.
당신의 해석도 종착점이 아니라, 여정 과정 중의 한 장면에 불과하며, 그 끝은 다른 곳에 있을 수도 있잖아요.
……그랬으면 좋겠어요.
게다가 요 며칠 일어난 사건들로 제 생각도 증명되었어요. 저는 분명 돌아와야만 했습니다. 미노스는 저를 필요로 했고, 저 또한 이 땅으로 돌아와야만 했던 거예요.
그런데도 당신은 거의 완공된 제1신전을 인수하고 싶어하지 않는군요.
감염자라서 제사장이 되는 데 저항이 있을 것 같아서 그래요……? 하지만 크산토스 씨가 이미 신전 광장에서 본 환상을 제게 말해줬고, 저는 당신이 더는 개의치 않는다고 생각했어요.
당신이 말한 대로, 전통은 바꿀 수 있어요. 제가 의사당에서 투표를 건의할게요……
아뇨. 제가 그때 제1신전 재건을 제안한 건, 그곳을 관리하는 제사장이 되고 싶어서가 아니었어요.
제가 원하는 건 우리 모두의 정신을 집결하는 거였죠. 아테누스인뿐만이 아니라 다른 도시국가의 미노스인들까지……
어쨌든, 라케다이몬과 코리니아도 큰 변화가 일어났다고 해서 가볼 생각이에요.
……역시 작별 인사를 하러 온 거였군요.
당장은 아니고, 모두와 함께 제1신전을 완성할 거예요. 칸티아가 벌써 완공을 축하하는 파티를 준비 중인데, 제가 놓칠 순 없죠!
……당신은 여전히 마음 가는 대로군요.
극진한 대접에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예상치 못한 좋은 구경을 하게 되었군요.
아테누스가 곧 예정된 항로로 출발할 테니, 저희도 이만 떠나야겠습니다.
제가 꼼꼼하지 못한 탓에 변수가 좀 생겼네요. 부끄럽습니다.
그래서 드리는 말씀인데, 외람되지만 정말 궁금한 게 있습니다.
아테누스의 그 뱃사공이 신전 광장에서 당신과 사르곤인 사이에 거래가 있었다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지적했죠. 덕분에 어제 의사당에 긴급 소환되셨고요.
그런데 지금 또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사무실에 계시는군요…… 혹시 특별히 보험으로 남겨둔 카드가 있으셨나요? 아니면 이 일에 다른 속사정이 있었던 건가요?
속사정이라고 할 것도 없습니다. 제가 그 일의 사후 처리를 위해 몇 가지 준비해 둔 게 있었는데, 의사당에서 그걸 알고 제 집권 능력을 충분히 신뢰하게 된 것뿐이에요.
구체적으로 뭘 준비했는지는,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이라 더 말씀드릴 수 없군요.
저희로서는 당신이 여전히 아테누스의 시정감독관이라는 사실만 알면 됩니다.
네. 저에게는 지금도 아테누스의 중대 사무를 총괄하고 조정할 권한이 있습니다.
그 말을 들으니 안심이 되는군요…… 그렇다면, 여기서 정식으로 한 가지 제안을 드리고자 합니다.
두 분도 잘 아시다시피, 지금의 미노스는 격렬한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아테누스는 물론, 라케다이몬에도 새로운 경기장이 세워졌고, 각국 선수들을 맞이할 준비를 마쳤습니다.
리디아 시정감독관은 '전통'이라는 단어를 별로 좋아하지 않으실지도 모르겠지만, 지금이야말로 전통으로 되돌아갈 때라고 생각하지 않으세요?
이 대지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세 도시 간의 경쟁과 갈등은 잠시 내려놓고, 예전의 도시국가 연맹으로 돌아가 전통 축제를 다시 여는 건 어떨까요?
각지에 있는 마을과 소규모 도시국가는 반드시 응할 거고, 우리의 힘도 커질 것입니다.
미노스의 영광을 재현하기에도, 성화를 이 대지 전체에 밝히기에도…… 최고의 기회가 될 겁니다.
두 분 생각은 어떠세요?
……당신이 요 며칠 아테누스 여기저기를 기웃거렸던 게, 바로 그 이유였나요? 저희를 관찰하고 계셨군요.
좀처럼 고쳐지지 않는 상인으로서의 습관일 뿐입니다. 먼저 시장 조사부터 해야 하잖아요. 불쾌하셨다면 정중히 사과드립니다.
정말 예상치 못한 일을 벌이시는 재주가 있군요. 그 제안, 바로 답변 드릴 순 없습니다.
괜찮습니다. 확실히 신중을 기해야죠.
라케다이몬의 제사장 시니스카 씨는 어떠신가요?
라케다이몬의 행정 사무는 저 혼자 결정할 수 없습니다. 다만 한 가지는 확실해요……
라케다이몬은 어떠한 도전도 거절하지 않습니다.
내가 강 건너까지 배웅하지. 바로 사르곤으로 돌아가.
우와, 꼭 강제 추방당하는 죄수 같네요……
농담이에요.
……
미노스를 향한 마음은 이해하지만, 당신은 어찌 됐든 사르곤인이야, 메제티케티 양.
솔직히 나는 아직도 사르곤인이 미노스 땅을 밟는 걸 용납할 수 없어.
……네, 이해해요.
요 며칠 저도 계속 생각해봤어요. 미노스를 위해, 우리 부모 세대가 저지른 과오를 위해 제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3대 도시 건설 시대의 엔지니어 노트는 남겨두고, 도면만 가지고 돌아갈까도 생각했어요……
어차피 애초에 파디샤도 교환 조건으로 제게 '도면'만 요구했으니까요.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 도면으로는 부족한 것 같더라고요…… 그건 책임을 회피하고, 제 마음이 편하자고 저 자신을 속이는 타협안에 불과하니까요.
그것들을 전부 가져가서 제 박물관에 전시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모든 사르곤인이 사르곤의 역사책에 적힌 게 다 거짓이라는 걸 직접 볼 수 있게 말이죠.
그쪽 파디샤가 싫어할 텐데.
그게 무슨 상관이에요? 애초에 우리 가문은 파디샤의 비위를 맞추는 데 영 소질이 없는데요 뭘.
게다가 어제 당신네 시정감독관을 만났거든요, 그 유능한 불포 아가씨 말이에요. 그때 처음으로 그 시정감독관이 이미 준비를 다 해뒀다는 걸 알게 되었죠.
학자들에게 기록 전체를 정리, 복사하고, 논문까지 쓰게 했더라고요. 제가 자료를 가지고 돌아가 교환 작업을 끝마치고 나면, 컬럼비아의 학술지에 특집호로 발표할 거래요.
……
그녀가 절 찾아온 건, 제게 사르곤인으로서 그 특집호에 개요를 쓰게 하여 논문의 신빙성을 뒷받침해달라고 부탁하기 위해서였고……
나아가 제가 유학 시절 쌓은 인맥을 활용해, 더 많은 전문가를 초빙해 그 귀중한 사료에 대한 연구를 맡기기로 한 거예요.
게다가 특별히 제게 '명예 미노스인' 훈장을 주겠다고 했어요!
……용기가 가상하군.
별거 아니에요. 아버지가 못한 일을 대신 하는 셈이니까요.
게다가 저는 아테누스에서 꽤 즐겁게 보냈는걸요. 어제 엔디미온 신전의 그 제사장도 만났는데, 우리가 무대에서 본 환상도 일종의 신탁이었대요!
저는 미노스인의 신탁이 꿈속에만 존재하는 건 줄 알았어요…… 책에 그렇게 쓰여 있었거든요. 제사장의 말을 듣고 정말 놀랐어요.
환영, 환청, 꿈 모두 신탁이 될 수 있지만, 꿈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더 많아. 그건 꿈이 우리가 고인이나 영웅과 정신적으로 교감하는 중요한 경로이기 때문이다.
제사장도 그렇게 말했어요. 제가 무대에서 본 것이나 버든비스트 목장에서 꾼 꿈을 다 말했더니, 정성껏 분석해 줬거든요.
마지막에는 제사장 특유의 신비로운 말투로 “메제티케티 씨, 지금은 믿지 않으시겠지만, 저는 당신에게 나타난 계시가 당신이 파디샤가 될 것임을 보여준 거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어요.
어떻게 그런 해석이 나온 걸까요! 저를 속이는 게 아닐까요?
하지만 저도 이제 명예 미노스인이니까, 엔미디온의 제사장이 해석해 준 신탁을 진심으로 믿을 거예요.
……믿어도 좋아. 신탁은 삶의 지침일 뿐이지만, 믿는다면 힘이 될 것이다.
사르곤의 국경에 당신 같은 파디샤가 있었다면, 우리 사이의 수많은 유혈 비극은 일어나지 않았을지도 모르지.
음, 대충 알 것 같아요.
그렇다면 제사장의 말을 제가 미래에 짊어질 수도 있는 책임이라 믿고…… 최선을 다할 거예요.
이 도시 전체에 울려 퍼지는 소리…… 설마 시민 투표인가요?
그래.
널 강 건너편까지 데려다준 뒤, 나는 아테누스 전체가 참여하는 시민 투표를 받으러 돌아가야 한다.
아테누스의 모든 시민이 지난 며칠간의 내 행동을 평가할 거야. 그 결과에 따라 내가 이 도시를 떠날지 말지가 결정되겠지.
하지만 당신은 미노스를 위해……
이유가 무엇이든 내 행위는 심판을 받아야 마땅하다. 이건 자신의 행동에 대해 내가 짊어져야 할 책임이니까.
……
시간이 늦었군. 출발하지, 메제티케티 양.
그 환상에서 나는 이타코스를, 그리고 고향의 강을 보았다.
그 강은 여전히 당신 꿈속에서처럼 피로 물들어 있었나요?
아니, 내 기억 속 모습처럼 고요하고 부드러웠어. 그렇게 맑지는 않지만, 대지를 키우는 흙과 생기를 담고 있었지.
정말 아름다운 신탁이네요. 그렇다면, 당신은 앞으로 어디에 있든 다시 시집을 손에 들 수 있을 거예요.
……그래.
시민 투표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아테누스를 떠나게 되든 머물게 되든, 크산토스는 모두 평온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그는 천천히 신전 광장을 향해 걸어갔다.
3개월 뒤
봐, 이 라테라노에서 온 학자의 서신을…… “정말 충격적입니다. 역사학이란 건 바로 끊임없이 오류를 제거하며 진실을 찾는 일이지요. 귀국의 용기에 감탄했습니다.”
컬럼비아 신문의 기사도…… “사르곤은 역사를 직시하고, 대국으로서의 책임감을 보였다.”
네가 미노스에서 돌아온 직후 개최한 특별 전시회 때문에 발생한 악영향을 줄이기 위해서, 나는 지금 매일 같이 내 인맥을 총동원해 네 뒤처리를 하는 중이라고!
메제티케티, 너의 이런 독단적인 행동이 통하는 건 이번 한 번뿐이라는 걸 명심해.
또 이런 일이 생긴다면, 바르야반다바드 박물관 관장 자리에서 물러난 뒤 어떻게 먹고 살아야 할지 고민해야 할 거야.
그건 당신의 뜻이야? 아니면 파디샤의 뜻이야?
그 둘에 차이가 있나? 내 뜻이 곧 파디샤의 뜻이야.
미노스를 떠날 때 이미 합의 끝난 줄 알았는데……
이번 문화재 교환과 미노스와의 친선 교류가 원만히 이루어진 건 모두 당신 덕분인 것으로 할 테니, 그 대가로 관련 사정을 파디샤에게 설명할 책임은 당신이 지기로 했잖아.
어떻게 설명할지, 어디까지 이야기할지는 전부 당신 마음대로, 대신 파디샤를 만족시키기만 하면 된다면서?
이번 문화재 교환 임무는 애초에 내 리더십으로 완수된 거야! 그리고 네가 이 정도로 간이 배 밖에 나왔을 줄 내가 어떻게 알았겠냐고!
이번에는 내가 잘 얼버무려 줬지만, 다음에도 똑같을 거라 생각하지 마라.
그리고 미리 경고하는데…… 이 일의 파장은 매우 커. 내 인맥의 정보에 따르면, 황금성에서 이미 사자를 파견했고, 곧 메나트 하마이트에 도착할 예정이라더군.
앞으로 언행을 신중히 하는 게 좋을 거야.
……
제가 도착하기도 전에 출발 소식이 전해졌을 줄은 몰랐네요.
……!
당신…… 그 화려한 옷차림, 우아한 자태, 틀림없이 왕중왕의 사자시군요!
왕림해 주시다니, 저희 작디작은 박물관에는 무한한 영광입니다. 관람하러 오신 겁니까?
……미노스 특별전을 보러 오신 거라면 제가……
필요 없어! 존귀하신 사자님께는 내가 해설해 드리면 돼.
관람은 급하지 않습니다. 제가 온 건 왕중왕께서 직접 내리신 뜻을 전달하기 위해서입니다.
폐하께서는 황금성에서 이번에 메나트 하마이트가 미노스로 사절단을 파견한 일을 들으시고 상당히 흥미로워 하셨습니다.
……!!
저…… 저를 데리러 오신 겁니까? 무…… 무한한 영광입니다!
저희 가문은 이 지역에서 상당히 명성이 높습니다. 저도 황금성에 가서 왕중왕을 모실 기회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역시, 저라면 언젠가 그 기회를……
죄송합니다만, 거기 시끄러운 선생님, 제가 찾아온 사람은 당신이 아닙니다.
메제티케티 나수투 마샤예르 씨, 폐하께서는 당신이 직접 황금성을 방문해 미노스에서 있었던 경험을 들려주기를 바라고 계십니다.
부디 출발 준비를 해주세요. 폐하께서는 당신이 미노스에서 이룬 일과 그 견문에 대해 꼭 듣고 싶어 하십니다.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