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아테누스 복수록

ME-1일과 날

사이드 스토리작전 후2026-06-22

공사장에서 다투던 쌍방은 티티의 제안으로 분쟁을 해결한다. 모든 것이 순조롭지만, 재건 작업을 총괄하고 조율해야 하는 팔라스는 어디에 간 걸까?

등장 오퍼레이터: 티티, 팔라스, 바르카리스


과수농 대표

옮길 거야, 말 거야!

장인 대표

안 옮겨!

장인 대표

옮길 거야, 말 거야!

과수농 대표

안! 옮! 겨!

티티

어, 엄청난 기세의 변론이다! 역시 영웅의 피가 흐르는 미노스인이야!

티티

음…… 알맹이가 딱히 없긴 하지만.

미오

양쪽 다 고래고래 소리만 질러서, 뭐 때문에 싸우는 건지도 모르겠어.

침착한 장인

아테누스 항로 변경 문제로 과수농과 우리 신전 장인들 사이에 불만이 잔뜩 쌓였던 참이라, 다들 머리끝까지 화가 난 상태야.

침착한 장인

어휴, 정말 부끄럽다니까. 우리끼리 싸우는 걸 해결해 달라고 길가던 관광객을 붙잡아 올 줄이야. 쟤들이 뭐라고 하면서 싸우는지는 나도 못 알아듣겠는데……

티티

알아듣기만 하는 거라면……

미오

티티, 귀찮은 일 만들지 마.

티티

헤헤, 이 '길가던 관광객'에게 방금 좋은 생각이 떠올랐거든.

침착한 장인

어이! 아가씨, 말다툼하는 사람들 사이로 들어가면 안 돼! 다칠 수도 있어!

[CG: 69_i03]

신전의 장인 대표와 과수농을 옹호하는 병사는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오를 정도로 다투느라, 석조 테이블 아래에 검고 뾰족한 귀 한 쌍이 빼꼼히 나온 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키 작은 필라인 소녀가 폴짝 뛰어나오더니, 싱긋 웃으며 두 사람의 손을 끌어다 서로 맞잡게 했다.

소란의 중심에 있던 두 대표는 미처 반응하지 못 했다. 그들은 소녀가 당기는 힘에 중심을 잃고 테이블 위로 엎어진 채, 나란히 이 해맑은 이방인을 쳐다봤다.

장인 대표

이건 누가 데려온 꼬맹이야? 신전에 소꿉장난하러 왔나!

과수농 대표

훗, 네가 억지 부리는 꼴이 이방인 눈에도 보기가 싫었겠지. 정말 아테누스인 체면은 혼자 다 구기고 있다니까.

장인 대표

또 이때다 싶어서 비아냥거리지 마라!

장인 대표

어이, 이건 우리 미노스인의 일이야. 아무것도 모르는 외국인 아가씨한테 화해하는 법을 알려달라고 할 생각 없어.

티티

누가 당신들더러 화해하래?

장인 대표 & 과수농 대표

어?

티티

문제는 똑바로 마주하지 않으면 해결할 수 없어. 지금 화해한다고 해서 그게 또 얼마나 더 갈 것 같아?

티티

그리고 여기서는 여기 방식을 따라야지. 미노스에는 수많은 위대한 영웅 서사시와 감동적인 이야기가 있잖아. 거기에 수많은 선인의 지혜가 담겨있는데, 문제의 해결법을 찾는 데 굳이 내 도움까지 필요할까?

티티

미노스에서 전투에 가장 뛰어났던 영웅 헤라케스는 뛰어난 무예로 적들이 그 이름만 들어도 벌벌 떨게 했다고 들었어.

티티

하지만 미노스의 동포를 상대할 땐, 상대가 아무리 무례해도 바로 손봐주지 않고 팔씨름으로만 승부를 가렸대.

장인 대표

영웅처럼 힘으로 승부를 가리라는 건가? 좋아, 더 다툴 필요도 없겠군!

티티

내 말 아직 안 끝났어.

티티

이런 이야기도 있어. 침묵의 영웅이라는 자가 있었는데, 어렸을 때는 패기가 넘치고 대담해서 늘 사람들의 환호를 받으며 찬란하게 빛나던 소년이었대.

티티

하지만 운명이 그에게 누구에게도 알려져서는 안 될 비밀을 알게 했고, 그때부터 그는 입을 굳게 닫고 30년 동안 침묵했다지.

장인 대표

잠깐, 괴력의 신 헤라케스의 전설은 워낙 유명하니까 많이 들어봤어도, '침묵의 영웅'? 우릴 속이는 거냐!

티티

아, 이건 어렸을 때 아버지가 들려주신 미노스 이야긴데, 확실히 그렇게 유명한 이야기는 아니야. 마침 좋은 예시라서 무심코 같이 말해버렸네.

티티

크흠, 아무튼! 내 제안은, 미노스의 선현들을 본받아 팔씨름으로 승부를 가리는 거야.

티티

하지만 조건이 하나 있어. 불만이 많든 적든, 팔씨름에서 이긴 사람만 발언권을 획득해.

장인 대표

허, 그런 규칙은 처음 듣는군.

티티

말에 자신이 없다는 거야, 힘에 자신이 없다는 거야?

장인 대표

헛소리 그만하고, 붙어보자.

티티

후훗, 그럼 제1회 제1신전 팔씨름 대회……

티티

시작!


미오

오, 저 병사는 약해 보였는데 기술이 아주 노련하잖아. 덩치 큰 녀석이 힘 빠진 틈을 타서 기습하다니, 깔끔했어!

장인 대표

너……

과수농 대표

조용, 패자는 말하면 안 되지!

과수농 대표

석재가 나루터를 막고 있어서, 새로 딴 사과를 한 광주리도 내보내지 못했어. 게다가 재배 구역에 산봉우리 그림자가 쫙 지는 바람에, 덜 익은 사과가 전혀 햇빛을 받지 못하는 중이라고. 이대로 가다간 흉작이 될 거야!

과수농 대표

1 대 0, 다시.

미오

와, 근육이 그냥 생긴 게 아니네. 대리석 운반이 인간에게는 훌륭한 운동인가 봐.

장인 대표

사과를 먼저 치워야 우리가 석재를 옮기지! 그리고 제1신전 재건은 미노스 영웅들에게서 감화받아서 하는 일이라고. 일을 그르치면 네가 책임질 수 있어?

장인 대표

1 대 1, 다시!

티티

사과 수확과 석재 운반…… 그런 거였구나.

미오

재밌다, 재밌어. 미노스인은 정말 흥미롭네. 그나저나 몇 판 더 하면 양쪽 다 힘이 빠져서 보는 재미가 뚝 떨어질 텐데……

미오

어, 왜 멈췄지?

티티

저 사람들도 알아차린 거야. 팔씨름은 승부를 내기 위한 게 아닌, 상대의 말을 들어볼 기회를 주는 수단이란 걸.

티티

분노에 휩싸여 판단이 흐려지면 귀도 안 들리게 돼. 단순한 일도 복잡해지는데, 오랜 앙금을 푸는 일이라면 더더욱 그렇겠지.

미오

네가 그렇게 세심한 아이인 줄은 몰랐네……

미오

근데 감정은 정리됐다 치고, 진짜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려고?

장인 대표

허억…… 허억……

과수농 대표

허억…… 허억……

티티

무승부인 것 같네.

장인 대표

외국인 아가씨……

티티

티티라고 불러줘.

장인 대표

그래, 티티, 우리도 과수농의 일을 방해하고 싶지 않아.

장인 대표

재건에 참여하는 사람이 많긴 하지만, 다들 자기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구역에서만 채석하다 보니 진도가 영 시원찮아. 어제는 나 혼자서 대리석 15톤을 지고 내려왔는데도 부족하더라고.

과수농 대표

우리도 이해는 해. 하지만 사과가 사정을 봐주지는 않아서 말이야.

티티

음, 채석 효율도 높여야 하고, 사과도 햇빛을 충분히 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면…… 절충안으로 해결해 보는 건 어때?

과수농 대표

어떤 식으로?

티티

재배 지역의 햇빛을 가리고 있는 그 산을 파버리면 되잖아.

장인 대표

……

과수농 대표

……

장인 대표

하하하! 정말 멋진 '절충안'이군. 내가 들어본 해결법 중에 가장 기상천외해!

장인 대표

그래도 흥미롭긴 하네.

티티

개인적인 취미이긴 한데, 아테누스로 오는 길에 도시 구획이랑 자연 환경을 좀 살펴봤거든.

티티

지금 재배 구역의 햇빛을 가리고 있는 산은 주봉이 아니야. 거기다 산 정상의 흙은 부드러운데, 아래쪽은 커다란 대리석 암반층이라, 좋은 채석장이 돼줄 것 같아.

과수농 대표

그러니까, 산을 깎으면 항로를 바꾸지 않아도 재배 구역에 햇빛이 비친다는 거야? 그게 가능해?

티티

그러니까, 과수농들도 채석 작업을 도와야 해.

티티

채석 효율을 높이는 가장 빠른 방법은 인력 보충이야. 그리고 각 산봉우리에 흩어져 있는 장인들을 다 불러 모아서 같이 채석 작업을 진행해야 해.

티티

한 명당 하루에 15톤의 대리석을 나를 수 있었다면……

장인 대표

산을 깎는 게 불가능하지는 않겠군.

과수농 대표

신전 재건은 애초에 아테누스인들이 함께 통과시킨 일이니까. 거기다 일조량 문제까지 함께 해결할 수 있다면 모두에게 좋은 일이지.

과수농 대표

과수농들과 상의하러 가봐야겠어!

티티

정말 잘 됐다. 문제 해결 완료!

장인 대표

고맙다, 티티.

티티

고맙긴 뭘.

티티

신전이 아직 완공되진 않았지만, 당신들의 솜씨는 정말 훌륭해…… 제1신전의 책임자가 어떤 사람일지 점점 더 궁금해져!

장인 대표

아, 그 얘기라면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하나 더 있긴 한데.

티티

뭔데?

장인 대표

네가 만나고 싶다던 신전 재건의 첫 발의자, 팔라스 씨가 어젯밤 실종됐어.


크산토스

“……과거의 기쁨은 우리 둘의 것이었으나, 영원한 평온은 너에게만 돌아갔구나.”

크산토스

“헬리아 산에 부는 맑은 바람, 아그네스 평원에 흐르는 시냇물. 네 맑은 두 눈은 이제 이 아름다운 풍경을 비출 수 없구나.”

크산토스

“한밤의 안식과 한낮의 여유도, 더 이상 내 마음에 들어오지 못하네……”

크산토스

이별한 지 7년이 되었구나. 나의 벗, 이타코스여.

거대한 전사가 손에 든 시클라멘 꽃다발을 새하얀 묘비 앞에 내려놓았다.

조심스럽게 움직였음에도 하얀 꽃잎들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카산드라

……

크산토스

늦었군.

카산드라

근처 버든비스트 목장의 풍경이 아름답길래요. 그냥 지나가던 길이에요.

크산토스

어떤 핑계를 대도, 아직 내려놓지 못했다는 건 스스로 알겠지.

크산토스

나도 마찬가지고.

카산드라

……

카산드라

아테누스에서 5년을 살면서 한 번도 엔디미온 신전에 오시질 않더군요.

카산드라

피 묻은 이타코스의 옷을 들고 저를 찾아왔을 때가, 당신이 신전에 발을 들인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어요.

크산토스

난 영웅의 인도 같은 거 필요 없어.

카산드라

하지만 아직도 같은 꿈을 꾸잖아요…… 이타코스를 강 건너로 데려다 주었던 자신을 책망하고 있죠. 그것 때문에 이타코스가 그렇게 전장에서 죽은 거라고.

크산토스

그 강의 상류는 사르곤인이 세운 댐 때문에 끊어졌어. 지금은 내 꿈에서만 세차게 흐르고 있지.

크산토스

헬리아 산꼭대기의 눈 녹은 물을 내 고향에 보내주던 그 강이 이타코스도 데려다주더군……

카산드라

이타코스는 제가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친구였어요. 제 신분과 '재능'을 전혀 개의치 않는 친구였죠.

카산드라

이타코스의 가문은 전쟁의 여파에 오래 시달렸고, 그 아버지는 평생을 무기력하게 보냈지만, 이타코스는 그런 삶을 원치 않았어요. 9년 전 신탁을 받던 날, 이타코스의 눈은 환희로 빛나고 있었죠……

카산드라

결말이 어찌 됐든, 이타코스는 당신을 알게 됐고, 의지할 수 있는 형제 같은 친구가 또 하나 생겼어요. 크산토스 씨, 이타코스가 꿈에서 당신에게 더는 자기 걱정하지 말라고 하지는 않던가요?

크산토스

……

크산토스

해몽은 당신의 일이고, 망자를 기억하는 건 내 일이야. 나는 나의 방식으로 분노를 잠재울 거다.

카산드라

하지만 크산토스 씨, 전쟁은 이미 끝났어요. 사르곤은 우리와 상호 불가침 조약을 맺었고, 이번 사르곤 사절단의 방문도 그런 입장을 표명하는 거예요.

크산토스

흥, 물론 나도 알아. 리디아는 일부러 나를 '자극'하기까지 하더군.

크산토스

아테누스 역사상 처음으로 시민 투표를 통해 뽑힌 시정감독관이다 보니, 의사당과 제사장들의 견제도 더는 받지 않는 데다, 외교와 일부 공공사무에 대한 전권을 쥐고 있지……

크산토스

당신을 귀찮게 한 것도 한두 번이 아니겠지?

카산드라

엔디미온 신전은 아직 직접적으로 영향 받은 게 없지만, 일부 변방 성직자와 소속 신전의 기능이 점차 축소되고 있긴 해요. 그리고……

카산드라

케레세이라 제1신전이 곧 완공돼요. 원래라면, 제사장 주도로 연극 의식을 열고, 영웅 케레세이라를 신전으로 모셔 미노스를 비호해 주시길 빌어야 해요.

카산드라

그렇지만 지금은 시민들을 모집해 연극을 상연하는 작업을 시정감독관 사무실에서 대신해요.

카산드라

그런데 며칠 전 그 사안에 대해 함께 논의할 때, 리디아 시정감독관이 승낙은 했지만, 정작 어떤 연극을 상연할 건지에 대해서는 말을 흐리더군요……

크산토스

하, 그 여자 눈에는 제사장도 전통 의식들도 다 미노스 관광업을 조금 더 보기 좋게 해주는 장식품에 불과해.

크산토스

연극 의식에 반드시 고전 정극을 올려야 한다는 당신의 그 고집도, 그 여자한테는 의사당의 제사장들이 자기한테 시위하는 걸로밖에 안 보이겠지.

카산드라

저도 지금의 미노스에 행정 개혁은 불가피한 일이라는 걸 알아요. 하지만……

크산토스

그래도 변하지 않고, 변해서도 안 되는 것들이 있지.

크산토스

리디아가 행정권과 관련해 품은 속셈은 내 알 바 아니다. 하지만 이번에 온 사르곤인이 못된 생각을 품고 있다면, 내가 가만히 있지 않을 거야.

카산드라

……

크산토스

카산드라 씨, 나는 애초에 '영웅'과 인연이 없는 감염자고, 이제 신탁의 인도도 필요하지 않아. 하지만 나는 여전히 꿈을 꾸지.

크산토스

만약 내가 9년 전의 이타코스처럼, 꿈에서 피로 물든 강을 봤다고 말한다면……

크산토스

이번엔, 내게 어떤 해몽을 들려줄 거지?

카산드라

크산토스 씨!

크산토스

나루터에 할 일이 남아 있어. 내 제자가 나를 기다리고 있으니, 이만 실례하지.

카산드라

……


장인

티티, 넌 정말 친절하구나. 과수농과의 분쟁도 해결해 주고, 이제는 팔라스 씨를 찾으러 같이 가주다니.

티티

대단한 일도 아닌데 뭘. 그리고 나도 신전 재건을 제안한 사람을 하루빨리 만나보고 싶거든.

티티

마지막으로 팔라스 씨를 본 게 나루터야?

장인

맞아.

장인

어젯밤, 팔라스 씨는 부두에 앉아 술을 마시면서, 저 멀리 힘노이 산을 보고 혼잣말을 중얼거리고 있었어.

장인

신전 재건을 시작하고부터, 팔라스 씨는 정말 많은 문제를 해결해줬지. 본인은 아테누스 신전 소속도 아니고, 대외 업무는 대부분 엔디미온 신전의 카산드라 씨가 담당하고 있는데도……

장인

업무 분담, 구매, 심지어 외부 조율까지, 우리가 알아차리기도 전에 혼자 조용히 처리해 왔어.

티티

그랬구나. 그렇게 듬직한 책임자가 갑자기 실종됐으니, 정말 걱정되겠어……

장인

하하…… 뭐, 이번이 처음은 아니야.

티티

참, 제일 중요한 걸 깜빡할 뻔했네. 팔라스 씨는 어떻게 생겼어?

장인

작은 키의 포르테 여자야. 늘 잠이 덜 깬 얼굴에, 머리 위에는 작은 꽃 한 송이가 피어 있어.

티티

작은 꽃…… 음, 혹시 잎이 두 장뿐이고, 너무 붉어서 꽃주름도 안 보일 정도의 꽃잎이야?

장인

맞아, 맞아. 어떻게 알았어?

티티

그 꽃이, 저렇게 생기지 않았어?

장인은 티티가 가리킨 방향을 쳐다봤다. 붉은 꽃이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사과 더미에 꽂힌 채 하늘하늘 흔들리고 있었다.

장인

그렇긴 한데…… 이건 과수농들이 사과를 나르던 상자잖아. 왜 여기에 꽃이 피었지?

장인

아니, 안에 뭔가 있어! 어서 피해, 티티!

[CG: 69_i13]

나무 상자는 살아있기라도 한 듯 갑자기 '깨어'났다. 잘 익은 사과들이 우르르 쏟아지며 부두를 가득 메우는가 싶더니, 이내 맑은 델피 운하로 굴러떨어졌다.

비몽사몽의 포르테가 과일로 쌓아 올린 침대에서 미끄러져 내려오더니, 눈부신 햇빛에 얼굴을 잔뜩 찌푸리며 반사적으로 눈을 비볐다.

장인

파, 팔라스 씨?

장인

어이! 빨리 와 봐. 배는 안 빌려도 되겠어. 팔라스 씨를 찾았어!

티티

이분이 바로 그 듬직한 책임자이자 신전 재건을 제안한 두터운 민심의 소유자…… 팔라스 씨야?

티티

상상했던 거랑 완전 다르네……

티티는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바닥에 엎어진 소녀에게 다가갔다.

티티는 상대의 두 뿔을 번갈아 보며 전투로 인한 파손이나 마모의 흔적이 없는지, 또 무기는 어떤 구조인지, 특별한 오리지늄 아츠를 지원하는지도 살펴봤다……

심지어 머리 위에 핀 신비한 꽃에 손을 뻗어, 그게 영웅이 내린 축복인지 확인해 보려 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티티는 소녀에게서 영웅의 그 어떤 특별한 면도 감지해 내지 못했다. 그저 사과 향만이 계속해서 코끝에 맴돌 뿐이었다.

바닥에 쓰러진 그녀는 티티 때문에 깬 모양인지, 무언가 작게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티티는 귀를 기울였다.

팔라스

산…… 힘노이 산……

팔라스

서쪽 봉우리를…… 깎아서…… 햇빛을 가리지 않게 해야 해……

팔라스

……과수농이랑 장인들한테 알려야 해…… 또 뭐가 있더라……

팔라스

그래…… 사과주…… 같이 마셔야 되는데……

티티

산을 깎아서 햇빛을 가리지 않게 한다고? 나랑 같은 해결책을 생각했네…… 꿈속에서까지 신전 재건에 관해 고민하는 건가?

티티

풉…… 꼭 힘센 장군만이 영웅이 되리라는 법은 없지? 내가 잊고 있었네, 여긴 사르곤이 아니라 미노스라는걸.


팔라스

으, 누구시죠……?

티티

드디어 만났네. 케레세이라 제1신전 재건의 제창자, 팔라스 씨.

티티

나는 사르곤 사절단의 대사, 메제티케티 나수투 마샤예르야.

팔라스

메……

티티

친구들은 나를 티티라고 불러. 팔라스 씨도 그렇게 부르면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