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파란 불꽃의 마음

OF-ST6만남의 파도 소리

사이드 스토리브릿지2020-04-29

로도스 아일랜드를 따라 시에스타에 도착해 여유로운 하루를 보내는 오퍼레이터 쏜즈. 시에스타의 해가 질 무렵, 고향을 떠난 에기르는 모래사장에서 정체불명의 적과 조우하게 되는데……

등장 오퍼레이터: 쏜즈, 이프리트, 커터, 엘리시움, 비즈왁스, 비그나, 프로방스, 스카이파이어




엘리시움

여보세요? 여~보~세요~? 좀 받아라 제발… 통신을 계속 안 받으면 어쩌잔 거야?

엘리시움

여보세요? 어어! 잘 들려, 내 말도 잘 들리지?

엘리시움

참나, 드디어 받았구만……

엘리시움

그래, 도착했어? 어때? 시에스타는?

엘리시움

박사가 그러던데, 거긴 무더위 때문에 사람들이 길바닥에 픽픽 쓰러진다며? 그래서 공짜 맥주를 끼얹어서 깨워준다며?! 진짜야?!!

엘리시움

아 참. 이번 뮤직 페스티벌 게스트는 누구래? 엠퍼러도 오나?

엘리시움

아, 얼라이브 언틸 선셋도 봤어? 내 사무실에 틀어놓은 배경음악도 걔네 노래라니까? 이 곡 좀 들어봐……

쏜즈

할 말 있으면 빨리해, 별일 없으면 끊는다.

엘리시움

잠깐잠깐잠깐, 끊지 마!

엘리시움

별일 있거든! 아직 말도 다 안 끝났는데… 끊지 마! 브라더!

쏜즈

하아……

쏜즈

그렇게 오고 싶었으면, 직접 오지 그랬어?

엘리시움

가고 싶어도 못 가거든! 누군 여기 있고 싶어서 있는 줄 알아!

엘리시움

너희가 우르르 다 떠나버렸는데, 누군가는 남아서 본함을 지켜야 할 거 아냐? 아직 내부에서 처리할 업무도 남아 있고, 너도 알지? 이번에 가비알이…

쏜즈

잠깐, 임무 내용을 알려줄 필욘 없어.

엘리시움

에이, 무슨 기밀도 아닌데 뭘. 그래도 한 가지는 좀……

쏜즈

세 줄 요약해서 요점만 말해라.

엘리시움

하… 브라더…

엘리시움

누가 안 그러던? 너랑은 참 어울리기 쉽지 않다고.

쏜즈

아니.

엘리시움

그게 더 안타깝네, 어느 누구도 감히 사실대로 말할 수 없었단 얘기잖아.

쏜즈

끊는다.

엘리시움

잠깐잠깐잠깐! 말하면 되잖아!

엘리시움

쓰읍…… 후우……

엘리시움

일단 확실한 정보는 아니거든? 아무튼 대충 듣기로는 이번에 열리는 옵시디언 페스티벌에 소란이 좀 일어날 것 같다는 정보가 있더라고. 근데 넌 어차피 싸움판 벌어져도 별 신경 안 쓸 거 아냐? 그러니까 혹시 지나다니다가 얼라이브 언틸 선셋이랑 마주치기라도 하면, 꼭 나 대신 싸인 좀 받아주라! 할말 끝!

쏜즈

……말하려던 게 그건가?

엘리시움

응? 어.

쏜즈

네 줄로 끝났군. 25%나 초과했다.

쏜즈

그리고 사무실에서 이렇게 계속 크게 음악을 틀었다간, 10초 후에 옆방 엔지니어링부에서 쳐들어와서 네 스피커를 박살 내 버릴 테니 알고 있어라.

엘리시움

잠깐, 무슨 볼일이라도? ……업무 방해? 뭔 소리…… 아아, 미안 미안, 잠깐만! 해명할 테니 진정 좀……

쏜즈

훗.

쏜즈

녀석, 그 밴드를 얼마나 좋아하길래 저러는 거지?

쏜즈

가사를 거꾸로도 다 외우겠어…… 음?

프로방스

여기 경치는 끝내주는데, 역시 너무 후덥지근하네! 꼬리에서 물이라도 짜낼 수 있을 지경이야!

프로방스

시에스타의 기온이 예상보다도 훨씬 더 높잖아, 이거 뭔가 잘못된 거 아닌가…… 스카이파이어, 넌 안 더워?

스카이파이어

이렇게 입고서 안 더우면, 그게 더 이상하겠죠.

프로방스

아하하, 그건 그러네.

프로방스

다들 너무 두껍게 입었나 봐. 이대로 가다간 진짜 더위 먹겠어. 옷을 갈아입는 게 좋겠는데…… 해변에 갈 기회가 있다길래 난 특별히 수영복도 챙겨왔지롱!

스카이파이어

잠깐, 아직 안 됩니다! 화산 아래쪽에 가봐야 하잖아요? 다녀온 다음에 다시 얘기하도록 하죠.

프로방스

그럼 빨리 갔다가 빨리 돌아오자. 나도 모래사장에서 놀고 싶다고~ 이런 기회는 흔치 않잖아!

쏜즈

……

쏜즈

모래사장? 바다?

쏜즈

……바다 냄새 같진 않은데.


알티

나 원… 이게 몇 번째 곡이더라? 저녁에 공연도 있는데 벌써부터 흥이 올라버리면 어떡해.

아야

몰라, 그래도 신 나잖아. 프로스트도 그렇지?

프로스트

(기타 줄을 튕긴다)

별로 상관 없잖아, 우리가 이런다고 지칠 사람도 아니고.

알티

뭐… 하하, 그렇긴 하지만.

알티

됐다. 그럼, 밤이 오기 전까지……

알티

먼저 한번 달려보자고!!

쏜즈

(저자들이 그 녀석이 좋아하는 밴드인가? 이런 스타일, 역시나 시끄럽군.)

쏜즈

(게다가……)

쏜즈

(이상해, 분명 뭔가 잘못된 것 같은데.)

쏜즈

(이 노래 때문인가? 이 익숙한 느낌은…… 뭐지?)

보디가드A

아가씨는 찾았나?!

보디가드B

어서! 빨리 쫓아가, 멀리 가지 못했을 거다!

보디가드A

이쪽으로 가, 반드시 아가씨를 데려오도록!

팬A

왜 이렇게 밀어대? 거 공공장소에선 매너 좀 지킵시다!

팬B

먼저 내 발 밟은 게 누군데 그래!

팬C

저런 인간들 신경 꺼. 다음 곡 시작한다. 오오! 《Deep Color In the Sea》의 첫 번째 수록곡이잖아!

쏜즈

음?

쏜즈

(좀 전부터 대체 뭘 찾고 있는 거지 저자들은?)

쏜즈

(차림새로 봐선 민간 조직 같진 않은데……)

???

지나갈게요, 실례합니다, 좀 지나갈게요!

비그나

휴, 드디어 빠져나왔네……

쏜즈

급하게 어딜 가는 거지?

비그나

우와앗!!! 누구야!!!

비그나

아, 쏜즈구나. 깜짝 놀랐네…… 여기 있단 건, 너도 얼라이브 언틸 선셋의 팬이란 뜻이려나?

비그나

하긴, 너도 에기르니까. 너희 에기르 중에 저 밴드를 싫어할 사람은 없을걸? AUS가 노래하는 바다는 시에스타의 파도보다도 더 아름답고, 더 역동적이니까!

쏜즈

……

비그나

아아… 이게 아니지, 이런 말이나 하고 있을 때가 아니야!

비그나

박사 일행이 도움을 필요로 하는 거 같아서 급하게 가는 중이었다고! 만난 김에, 너도 할일 없으면 우리랑 같이……

쏜즈

나까지 박사 쪽으로 갈 필욘 없어.

비그나

엥, 어째서?

쏜즈

그 우르수스 노인이랑 같이 있을 테니, 별일 없을 거다.

쏜즈

아니, 이렇게 말해야 하나……

쏜즈

난 아무런 연락도 받지 못했으니, 내가 갈 필요는 없단 뜻이지.

쏜즈

박사 나름대로 이미 다 계획이 있을 거다. 그 사람은 동료와 자신을 위험에 빠트리는 짓은 하지 않아.

쏜즈

별다른 지시가 없다면, 나까지 너희 작전에 참여할 필욘 없겠지.

쏜즈

박사를 얕보지 마라. 섣불리 행동했다간 오히려 그 사람의 계획을 망칠 수도 있을 테니.

쏜즈

이상이다, 다른 문제 있나?

비그나

……

비그나

아니.

비그나

문제는 없고, 새로운 사실을 하나 알았어.

쏜즈

음?

비그나

너랑 난 진짜 안 맞아! 좀 도와주려 했더니만, 무슨 놈의 생각이 그렇게 많아?!

비그나

어휴, 됐다 됐어. 박사가 나는 불렀어도, 너는 안 불렀다, 그거지?

비그나

됐으니까 넌 여기 계속 남아서 노래나 들어, 난 얼른 가봐야 하니까.

쏜즈

……

쏜즈

……왜 저러는 거지?

쏜즈

알 수가 없군.


남성 여행객

들었어? 해변가 먹거리 장터에 있는 바비큐 가게에서 지금 반값 행사 중이래, 줄이 대로변까지 늘어섰다고!

남성 여행객

어때? 우리도 가서 먹어보자!

여성 여행객

이런 날씨에 바비큐야? 너무 더운데… 다른 거 먹으면 안 될까…

남성 여행객

에이, 무슨 소리야. 뜨거운 모래사장 위에서의 바비큐, 활활 타오르는 숯불, 뮤직 페스티벌의 뜨거운 분위기와 딱이잖아!

남성 여행객

게다가 줄도 저렇게나 긴 걸 보면 맛도 분명 끝내줄 거야. 안 먹으면 후회할걸!

남성 여행객

축제잖아, 기왕 온 김에 가보자고, 내가 쏠게!

여성 여행객

말하는 게 꼭 우리 작은 엄마 같네…… 좋아, 그렇게까지 먹고 싶으면 가보지 뭐.

여성 여행객

응? 무슨 소리지?

AUS

뭐라고——??

AUS

더 큰 소리로——!!!!!!

팬A

한 곡 더!!!!

팬B

앵콜! 앵콜!! 앵콜!!!

남성 여행객

저기 임시 공연장 차렸나 본데. 어느 밴드인진 모르겠지만 거리 공연이라도 하나 보다.

여성 여행객

바비큐보다 저쪽에 먼저 가보는 게 어때? 무슨 유명 밴드라도 왔나 본데.

여성 여행객

아얏! 뭐야!

쏜즈

조심해라.

여성 여행객

으…… 아, 가, 감사합니다.

남성 여행객

장난 아닌데!! 이 밴드 엄청난걸!!

여성 여행객

이 밴드 노래는 처음 들어보는데, 라이브가 생각보다 괜찮네……

여성 여행객

여기 오길 잘했다, 역시 여름에는 바비큐보단 음악이지! 이게 훨씬 더 이득이라고! 새 앨범 나오면 꼭 사야겠다!

남성 여행객

너, 바비큐가 별로 내키지 않았구나……

여성 여행객

이제 알았어?

남성 여행객

나 참… 됐네요. 어? 그런데 너 가방은?

여성 여행객

……엥?

여성 여행객

분명히 손에 들고 있었는데……

쏜즈

이걸 찾나?

존재감 없는 여행객

으악!!

존재감 없는 여행객

너 뭐야! 뭔데 사람을 쳐! 아야야야 내 손! 아프다고!

쏜즈

안 부러진다, 소란 피우지 마.

쏜즈

시끄러운 건 딱 질색인데. 아니면 내가 그 입을 다물게 해줄까?

존재감 없는 여행객

(크흐헉… 숨 막혀… 목…)

쏜즈

여기.

여성 여행객

어, 이거 내 가방이잖아!

쏜즈

손목시계 둘, 지갑 넷, 여성용 팔찌 하나. 음악에 빠지면 확실히 다들 경각심이 떨어지는가 보군.

쏜즈

훔치는 게 꽤 쉬웠나 보지?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겁도 없이 여러 개를 훔치진 않았을 테니.

존재감 없는 여행객

무, 무슨 헛소리야! 이건 다 내, 내 거……

쏜즈

앞뒤가 안 맞는데.

쏜즈

참 졸렬하기 그지없는 거짓말이군. 덕분에 쓸데없이 내 시간만 허비했어.

여성 여행객

마, 맞아! 저건 분명 내 가방이라고!

남성 여행객

뭐? 진짜 좀도둑이 있다고? 전에 왔다 갔다 하던 그 검은 양복들이 좀 잡아줘야 하는 거 아냐?

쏜즈

검은 양복? 그자들이 그렇게 좋은 사람들은 아닐 텐데.

쏜즈

본인 물건은 알아서 챙겨라. 다 챙겼으면 난 이 녀석을 데리고 다른 피해자에게 가봐야겠어.

존재감 없는 여행객

하~ 나 진짜~ 피해자 같은 소리 하네! 어디서 생사람을 잡아!

존재감 없는 여행객

이 손 당장 놓지 않으면 신고해버릴……

쏜즈

시끄러워.

존재감 없는 여행객

아야야야!!

남성 여행객

저기… 당연히 그쪽을 믿기는 하는데, 다른 피해자가 또 있단 말인가요?

남성 여행객

어떻게 안 거죠?

쏜즈

…… 이 녀석들은 늘 사람들이 모이길 기다린다. 그리고 외지 여행객들을 목표로 해서, 작업이 끝나면 바로 자리를 떠버리지.

쏜즈

이 녀석은 상습범이야.

쏜즈

나도 이 녀석이 두 번째로 훔치는 걸 보고서야 확신을 했지. 그러고 다섯 블록 정도 뒤를 밟아 녀석의 아지트를 찾아냈고.

존재감 없는 여행객

?!

쏜즈

그렇게 놀랄 필요 없어. 너 빼고 다른 녀석들은 이미 모두 경찰서에 가 있으니까.

쏜즈

칼자국 흉터가 있는 그자가 네놈들 리더인가? 내 일정을 지연시킬 정도로 솜씨가 꽤 훌륭하더군.

존재감 없는 여행객

……

존재감 없는 여행객

톰 그 양반도 잡혀들어갔다고? 이야… 진작 말하지 그랬어? 좋아, 꽤 하는군. 이번엔 내가 졌다.

남성 여행객

쳇… 다 잡혀들어갔는데 넌 아직도 열심히네?

존재감 없는 여행객

시에스타는 우리 도시라고, 니네가 뭘 알아? 잡힌 게 뭐 대수라고, 어차피 빵에 좀 들어가 있다 나오면……

남성 여행객

반성의 여지가 전혀 없구만…… 관두지. 당신이랑은 더 말할 것도 없어. 저기 아저씨…… 고맙습니다.

쏜즈

별거 아니다.

여성 여행객

아아 잠깐, 잠시만요!

쏜즈

감사 인사라면 됐어.

쏜즈

마침 동료들 수고도 덜어줄 겸, 겸사겸사 처리한 것뿐이니.

여성 여행객

에이… 그래도 답례는 확실히 해야죠!

여성 여행객

저기… 혹시 괜찮으시면 같이 바비큐 드시러 안 가실래요?

여성 여행객

줄도 엄청 길게 늘어섰다고 하니까 분명 엄청 맛있을 거예요. 기왕 축제에 온 거, 같이 가서 먹어요. 제가 쏠게요!

남성 여행객

잠깐만?? 아까는 바비큐 싫다며??

여성 여행객

그때랑 지금이랑 같아?

쏜즈

……


커터

이쪽 손님들 고기는 다 됐는데, 다음 건 늦지 않으려나 모르겠네. 참, 불이 약해져서 숯도 더 넣어야겠어.

이프리트

걱정 마! 나만 믿으라고!

쏜즈

사람들이 줄을 서서 먹는다는 바비큐 집이 여기인가? 음, 확실히 나쁘지 않군.

쏜즈

그런데, 여기서 쓰는 숯은……

이프리트

하아? 너 뭐야! 함부로 손대지 마!

이프리트

잠깐! 그 무기, 어쩐지 낯이 익은데…… 기다려봐…… 아니, 말하지 마…… 힌트도 주지 마! 내가 맞힐 수 있어!

이프리트

으으음… 혹시 너 예전에 박사를 쫓아다니던… 아니, 아니다. 그 녀석은 생김새가 너랑 달라. 검은 망토를 걸쳤을 뿐이지 이렇게 긴 칼도 없었으니까.

이프리트

너! 갑판에서 막 소리 지르고 뛰어다니던 녀석 맞지! 이번엔 틀림없어. 그 염국 언니가 뛰쳐나가면서 막 욕하는 것도 봤다고, 그게 너 맞지?

커터

이프리트, 그때 뛰어다니던 사람이라면…… 그건 엘리시움 씨야.

커터

그리고 그때 엘리시움 씨가 소리치던 건 "과일 젤리 스무디를 훔쳐먹은 사람은 나지롱!"이었어.

커터

레이즈 씨가 욱해서 욕했던 건, 아마 그 스무디를 냉장고에 넣어놓았던 게 레이즈 씨라서 그랬던 거고.

이프리트

엥? 그러니까…… 뭔가 이상한데? 자기가 나쁜 짓을 했다고, 스스로 소리 지르고 다녔다?

이프리트

큰 귀, 넌 또 어떻게 안 거야?

쏜즈

엘리시움과 내가 내기를 했으니까. 다음에 입구로 들어오는 오퍼레이터가 여자일지, 남자일지를 걸었고, 결국 그 녀석이 졌지.

커터

그때 들어온 오퍼레이터가 나였거든.

이프리트

뭐야… 너네 왜 그렇게 유치하게 노냐?

쏜즈

잠깐, 너희들 고기 다 타겠는데.

쏜즈

36초 전에 뒤집었다면 정확히 미디엄으로 구워졌을 거다. 지금이라도 불을 끄면 어느 정도 먹을 만하게 만들 수는 있을지도.

쏜즈

그리고 내가 잘못 본 게 아니라면, 방금 화로에 넣은 숯이 젖어 있었다. 그러니 이제 10초 안에 73%의 확률로 폭발하겠지.

쏜즈

음, 지금 연기와 불꽃의 상태를 보아하니, 확률이 10%는 더 올라갔군.

커터

어?

이프리트

아…… 켁, 콜록콜록, 켁켁!

이프리트

아니 이 멍청한 화로는 어떻게 폭발할 거 같다고 하자마자 폭발하냐, 제대로 컨트롤이 안되는 건가? 그냥 온도를 좀 올렸을 뿐이라고!

커터

콜록콜록! 켁켁… 미안해 내 잘못이야. 역시 내가 하는 게 아니었나 봐. 그냥 구워주기만 하면 될 줄 알았는데……

이프리트

응? 아니야, 넌 잘못한 거 없어.

커터

이프리트, 쏜즈 씨, 정말 미안해. 다른 손님들한테는 내가 배상할게.

커터

이프리트…… 이젠 더 이상 민폐 끼치지 않을 테니, 힘내줘.

쏜즈

……

쏜즈

그 말은, 포기하겠다는 뜻?

커터

아, 아니… 내가 포기하고 싶은 게 아니라, 그저… 늘 모두에게 민폐를 끼치니까…

커터

한두 번도 아니고… 함선에 있을 때도 매번 이런 식이었어. 내가 주방에 들어가기만 하면 꼭 일이 터지더라고, 매번 말이야……

쏜즈

그럼 한 번 더 도전해봐라.

커터

……엥?

쏜즈

못하면 배우면 되지. 한 번 실패하면 두 번 도전하고, 두 번 실패하면 세 번 도전해라. 이번엔 뭐가 문제였는지 알았으니, 다음에는 같은 실수만 범하지 않으면 되는 거니까.

쏜즈

배상은 필요 없다. 이 정도 폭발 사고는 자주 겪는 일이니.

커터

……

커터

이프리트, 나는……

이프리트

언제까지 빈둥거릴 셈이야?

커터

어? 응?

이프리트

언제까지 빈둥거릴 거냐고! 빨리 와서 거들어! 아, 이것 좀 들고 있어 봐. 화로를 다시 세팅할 테니까!

이프리트

뭘 멍청하게 보고만 있어! 먼저 돕겠다고 쫄래쫄래 쫓아온 건 너야, 은근슬쩍 중간에 빠질 생각하지 마!

이프리트

빨리 빨리, 다 하면 다음 고기는 네가 구워. 나는 가서 숯 갈고 올 테니까!

커터

나… 나 진짜 괜찮을까?

이프리트

안될 건 또 뭐야? 누가 너한테 하지 말래? 그냥 너 혼자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것뿐이라고.

이프리트

쳇, 귀찮게 됐네. 상자가 다 모래 속에 파묻혀 버렸잖아. 으으, 무거워. 못 꺼내겠어……

이프리트

어라, 후추는? 후추 어디 갔어? 아아~! 짜증 나!

???

실례합니다. 이 근처에 바비큐 맛집이 있다던데, 혹시 어딘지 아시나요?

???

어라, 이프리트랑 커터?

비즈왁스

여기서 뭐하는 거야?

이프리트

오! 마침 잘 왔다!

이프리트

이리 와서 나 좀 도와주라. 이것 좀 같이 파줘.

비즈왁스

응, 알았어.

이프리트

나왔다!

이프리트

맨날 모래로 소꿉장난이나 치는 줄 알았는데, 너 꽤 하는구나!

커터

이프리트, 그렇게 말하지 말라니까……

커터

항상 그런 식으로 말하니까 남들한테 오해를 사는 거야.

이프리트

뭐? 남들이 뭐라든 그게 뭔 상관이야.

비즈왁스

어? 지금 칭찬하고 있는 거 아니었어?

커터

엥?

비즈왁스

아닌가? 이프리트가 '멍청이'라 부를 때도 있긴 하지만, 난 아는걸. 표현이 서툴러서 그렇지, 이것도 일종의 칭찬이란 걸.

이프리트

저… 머, 멍청이가! 뭐라는 거야! 멋대로 말하지 마!

비즈왁스

봐봐, 지금도 저렇게 펄쩍펄쩍 뛰고 있지만, 다 표현이 서툴러서 그런 거야.

비즈왁스

아참, 닥터 가비알이 고향에 한번 다녀오려 한다던데, 모래 장난이 하고 싶으면 같이 가보는 게 어때? 모래는 닥터 가비알의 고향에도 많았던 걸로 기억해서.

이프리트

됐거든? 내가 무슨 애도 아니고!

비즈왁스

그래? 난 가고 싶은데. 고향이 좀 그리워졌거든… 하지만 내 여정이 끝나기 전엔 돌아갈 수 없다 보니……

이프리트

고향이 그리워? 이해가 안 가네. 나는 사일런스랑 사리아랑 함께 있으면 그걸로 족한데. 로도스 아일랜드에 있으면 안 되는 거야?

비즈왁스

좀 다르다고 생각해…… 그래도 이프리트가 좋다고 생각한다면, 그것도 괜찮지 않을까?

이프리트

쳇…… 어디가 다르단 거야? 똑바로 말해!

비즈왁스

음…… 뭐라고 해야 할까……

비즈왁스

난 항상…… 고향 꿈을 꿔. 금빛으로 넘실거리는 요람, 내 얼굴을 어루만져 주는 마르고 거친 어머니의 손……

비즈왁스

전부 모래란 건 알고 있어, 사실 전혀 부드럽지도 않고. 다만 꿈속에서는… 그게 참 그리운 마음이 들게 만들더라고.

비즈왁스

그곳은 내 발걸음이 어디로 향하든, 결국엔 내 종착점이 될지도.

이프리트

음……

비즈왁스

이해됐어?

커터

이야기 주제가 왜 이렇게 변한 거지……

커터

됐어, 이제 그만 떠들고 일하자고. 화로는 내가 다시 세팅해놓을 테니까, 이프리트는 가서 숯 좀 갈아줘.

커터

적어도 쏜즈 씨 덕분에, 뭘 조심해야 하는지는 알게 됐으니까.

이프리트

그래, 일하자, 일!

이프리트

근데 그 녀석, 쏜즈라고 했나? 생긴 거랑은 다르게 꽤 괜찮은 녀석이네.

비즈왁스

응, 쏜즈 씨는 마음씨가 따듯한 사람이야.

이프리트

마음씨가 따듯하다고? 좀 의외인걸.

비즈왁스

진짜야! 아까도 봤어. 쏜즈 씨가 박사님을 성가시게 하려는 사람들을 전부 처리하는걸.

비즈왁스

비그나가 그랬어. 성가시긴 하지만 제대로 싸울 줄 아는 사람은 없으니,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비즈왁스

원래는 내가 가서 도우려고 했는데, 그럴 필요가 없을 것 같네.

비즈왁스

아참, 그리고 쏜즈 씨가 좀도둑도 잡아줬어!

이프리트

그렇게 칙칙한 얼굴로 사람 깔보는 것 같은 표정을 하고 있는 녀석이 그런 일을 한다고? 남을 돕는 걸 즐겨? 별일이네.

커터

가까이하기 어려운 타입이라고 생각했는데, 오해였나 보다.

이프리트

그러게……

쏜즈

그렇게 큰 소리로 뒷담화를 할 때는 대상자가 주변에 없다는 걸 확인한 다음에 하는 게 좋을 거다.

세 명

우와앗!!!

이프리트

너 왜 아직도 여깄는 거야?

쏜즈

나도 방금 돌아온 참이다. 자, 후추.

이프리트

아……

쏜즈

난 그럼 가보도록 하지. 감사 인사는 필요 없다.

이프리트

누, 누가 고맙대?!

이프리트

참나, 진짜 이상한 녀석이네.

비즈왁스

조금 이상하긴 해도…… 진짜 좋은 사람이지 않아?


쏜즈

바다라… 아닌 것 같은데. 물맛이 좀 짜다는 걸 제외하고는 전혀 바다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걸?

쏜즈

어이.

쏜즈

거기 있지?

쏜즈

사람이 말을 했으면 대답을 해라…… 내 뒤에 꽤 오래 서 있지 않았나.

아야

말도 안 돼! 내 위치를 파악했다고? 대단하네.

아야

어때? 여기 풍경 참 아름답지 않아?

쏜즈

오늘 봤던 밴드의 멤버였나…… 여기서 뭐 하는 거지?

아야

어머, 날 알아? 혹시 팬? 사인해 줄까?

쏜즈

팬까지는 아니다. 말 돌리지 마라.

아야

그래? 아쉽네… 그럼 CD라도 가질래?

쏜즈

아니.

아야

농담이야. 나도 CD는 안 갖고 다니니까. 혹시 주위에서 참 어울리기 쉽지 않은 사람이란 소리 들은 적 있지 않아?

쏜즈

있다.

아야

분명 진짜로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걸? 네가 남들 신경을 별로 안 써서 그럴 뿐이지.

쏜즈

……

아야

난 바다를 보러 온 것뿐이야.

수면을 바라보는 그녀의 머리칼이, 불어오는 바닷바람에 파도처럼 흩날렸다.

아야

그렇지만 여긴 바다가 아니지.

아야

시에스타의 모래사장은 참 아름다워. 하지만 아름다우면 아름다울수록, 여기가 더더욱 해변가처럼 느껴지진 않네. 내 고향과 여기는 전혀 비슷하지 않아.

아야

바다를 보고 싶어서 여기 온 사람들은 분명 속은 기분이 들 거야.

아야

넌 어때? 고향이 그립지 않아?

쏜즈

……

쏜즈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거지?

아야

못 알아들었나? 그럼 신경 쓰지 마. 그냥 생각나는 대로 말하는 거니까. 습관이란 게 참… 고치기 어렵네.

쏜즈

말 돌리지 말라 했을 텐데. 너, 에기르인가.

아야

맞아.

아야

하지만 아니기도 하지.

쏜즈

돌려 말하는 건 질색인데.

아야

그럼 묻고 싶은 걸 바로 물어보는 게 어때?

쏜즈

……

아야

왜 그래? 묻고 싶은 게 없는 거야? 이런 기회는 흔치 않은데.

쏜즈

이상한 사람이군. 시간 낭비다.

아야

그래도, 여기서 시간 좀 낭비하는 게 잘못된 건 아니잖아? 자기 시간을 낭비할 만한 기회를 줄 수 있는 삶. 그런 게 바로 제대로 된 삶 아닐까.

아야

먹고사는 문제에 짓눌려 숨도 못 돌리는 사람에겐 시간을 낭비할 기회가 없을 테니까.

쏜즈

어쩌면 네 말이 맞을지도 모르겠군.

아야

그렇지? 그럼, 사인해 줄까?

아야

사양 말고 받아두라니까. 잠깐만, 종이랑 펜 좀 꺼낼게…… 여기 포스터에……

분홍 머리의 에기르는 포스터 위에 자신의 사인을 휘갈겼다.

아야

자! 사인!

쏜즈

나 원……

아야

내 대화 상대가 되어준 보답이라고 생각해줘. 바깥세상에서 고향 사람 만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잖아?

쏜즈

아니. 아니야……

쏜즈

넌 나와 같은 종족이 아냐.

쏜즈는 눈을 크게 뜨고 아야의 동공을 응시하였다.

아야는 눈을 깜빡이며, 쏜즈를 응시함과 동시에 천천히 칼자루로 손을 가져갔다.

…… 심지어 위장할 생각조차 하지 않는 건가.

아야

우리 노래를 그렇게 좋아하진 않나 보구나…… 알았어.

아야

그래도 난…… 네게 내 사인을 선물하고 싶어.

쏜즈

어째서지……?

아야

너, 춤추는 거 좋아하잖아? 춤추는 걸 좋아하는 사람 중에 나쁜 사람은 없으니까.

쏜즈

무슨 바보 같은 소리지.

아야

그렇게 말할 필요 없잖아? 많은 사람들한테 배운 거니까. 게다가 우리는 이 땅 위에서 적지 않은 세월을 보낸 만큼, 배운 것도 많거든.

아야

바다에서 자란 게 아니구나? 그래도, 육지에서 펄쩍펄쩍 뛰어다니는 생물보단, 바다 쪽이 더 친숙할 텐데.

아야

근데 이렇게 보니까, 넌 바다의 따뜻한 모습을 본 적이 없나 보다. 어쩐지 고향을 그리워하는 티를 안 내더라.

쏜즈

내 유일한 고향은 이베리아다.

아야

바다가 네 고향이 아니니, 바다에 대해 별다른 감정이 없다 이거구나.

쏜즈

아니.

쏜즈

바닷물을 마셔본 적은 있다. 그리고 난 호수에선 헤엄치지 않아. 우리 조상은 이베리아로 건너왔지만, 여전히 바다와 떨어질 순 없었지.

쏜즈

내가 갖고 있는 바다에 대한 감정은, 아마 두려움이라 할 수 있을 거다.

아야

그렇구나……

아야

"그대 눈물이 떨어져 물결 소리가 들려♪ 그건 그대의 악몽♪ 그대 심장은 찢어져 핏방울의 꽃잎 되어…… ♪"

쏜즈

무슨 노래를 부르는 거지?

아야

별거 아냐, 그냥 생각나는 대로 불러보는 것뿐이야.

아야

네 말대로, 넌 바다를 두려워하는 것 같네.

아야

그래도, 물론……

먼 곳에서 시에스타 시의 한 스피커를 통해 뮤직 페스티벌이 재방송되기 시작했고, 귀에 익은 노랫말이 쏜즈의 귀에 들어왔다.

그 노래는 최근 2주 동안 엘리시움이 매일 흥얼거렸던 노래였다.

쏜즈는 그 노래가 눈앞에 있는 이 가수 아가씨가 속한 밴드의 대표곡 중 하나일 것이라 지레짐작했다.

가수 아가씨는……

"추억하면 거짓이 벗겨져, 그대가 내게 남긴 상처는 그대가 잊은 아픔♪"

"그대의 과거를 잡을 수 없어♪ 일어나 그대 이름을 불러, 그대 향기를 맡고 그대의 참회를 들어야 해♪"

아야

물론, 네가 두려워하든 말든, 그것이 널 찾아갈 거야.

아야

벌써 왔네. 어서 가. 뒤돌아보지 말고.

......?

무슨 말이지? 저건 뭐지?

뭐야…… 어떻게 물 위에 서 있을 수 있는 거지?

얼마 남지 않은 석양의 희미하고 얼룩덜룩한 그림자가, 회색으로 넘실거리는 파도에 비쳐 바닷물을 앗아갔다.

원래의 목소리는 헐떡이는 숨소리로 바뀌었고, 마치 온 바다가 숨이 막히는 소리로 가득 찬 것만 같이, 적막함은 가쁜 숨소리에 집어삼켜졌다. 당신의 귀에 그 소리가 들려오지만, 그것은 말을 하지도 않고 노래를 부르지도 않고 숨을 쉬지도 않는다.

일 초, 이 초, 수십 년, 수백 년의 시간이 지나도 그것은 계속 침묵하고 있다.

그것은 당신을 바라본다.

그것의 눈이 당신의 눈 앞으로 바싹 다가왔다. 갈망하는 감정이, 그것의 상처를 통해 천천히 기어들어갔다.

그것에게 끌어안겨 깨어난 당신은, 그것의 피와 그림자, 그리고 그것의 태양에 깊게 빠져든다. 당신의 귀에 그것의 그림자가 내는 소리가 들려온다. 그것의 그림자에는 눈이 없고, 목소리가 없고, 생명이 없다. 그것은……

미동조차 하지 않는다. 마치 별과 같이.

아야

수면 아래 바다로 향하는 수로가 있는 건가…… 그렇다면 바다의 기운을 어느 정도 뿜어낸다 해도 이상한 일은 아니겠네.

아야

어머? 어이~ 저기요~ 정신 차려봐.

아야

참나… 내가 노래 불러도 이렇게까지 빠져들게는 못 하는데. 좀 질투가 나는걸?

쏜즈

……

쏜즈

너야말로…… 가봐야 하지 않나……

아야

응? 설마…… 설마 너, 저게 뭔지 알고 있는……

쏜즈

저건 이곳에 나타나선 안 될 물건이다. 죽기 싫으면 지금 당장 떠나라.

아야

저게 뭔지는 알지만…… 지금 떠나야 하는 건 내가 아니라 너 아니야?

쏜즈

죽고 싶은 거냐?

아야

내 말 듣는 게 좋을 텐데……

???

......

???

에, 기르.

아야

놀랄 거 없어. 바다가 우리 이름을 안다 해도 이상할 건 없지.

쏜즈

……아니.

쏜즈

놀란 게 아냐.

쏜즈

커헉……

아야

그럼 왜 그러는데……? 잠깐, 혹시 숨이 안 쉬어지는 거야?

아야

정신 차려보라고.

아야

(에기르 어) 이 땅 위에서 너의 호흡을 앗아갈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어.

아야

(벗어나, 빨리……!)

쏜즈

……

집과 고향으로부터 도망쳤던 나는, 이미 옛일 따윈 다 잊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감각이 무엇인지는 잘 알고 있다.

나는 사람들이 쉬쉬하며 말하던 전설 속에 나오는 그것의 존재를 믿는다. 얕은 꿈속이긴 하지만, 난 검으로 그것들의 몸을 베었던 그 감각을 떠올렸다.

내가 바다 자체를 해칠 수도 있을까?

......

고향이 그립다. 아니, 고향을 상상한 적은 있지만, 난 내 고향을 실제로 본 적은 없다.

우리 이베리아인은 일찍이 깊은 바다에서 도망쳐 나왔다.

하지만 나는 그것으로부터 도망칠 수 없었다. 우리는 그것으로부터 도망칠 수 없었다.

그것을 죽이고 싶다.

쏜즈

이건…… 일종의 환상인가?

아야

아니야, 하지만 넌 그것에 대항할 수 있지.

쏜즈

이런 것에 익숙한 건가?

아야

지금 꼭 그 얘기를 해야겠어? 빨리 여길 뜨는 게 좋지 않을까?

아야

잠깐, 떨고 있는 거야?

쏜즈

어쩌면 흥분하고 있는 걸지도 모르지.

쏜즈

여기 남아있고 싶으면 마음대로 해라. 아까 내가 춤추는 걸 좋아한다고 했었지? 너는 어떤가.

쏜즈

너, 춤추는 거 좋아하나?

???

R......thin......

???

(크드드득…… 카가가각……)

???

(스으으으……)

아야

좋아하지!

아야

진짜 여기 남으려나 보네? 자…… 에기르 씨, 살아남을 자신은 있는 거지?

쏜즈

있다.

아야

그럼 여기서 보고 있어도 될까? 바다를 붉은빛으로 물들일 너의 춤을!

아야

훌쩍 뛰어올라 검을 뽑고! 빙글빙글 돌기 시작한 다음, 수면을 뛰어다니고! 갈기갈기 찢기던지, 갈기갈기 찢던지, 너의 이야기의 시작, 혹은 끝을……

쏜즈

혹시 알고 있나? 본인이 굉장히 짜증 나는 말투를 하고 있다는 걸.

아야

모르겠는데! 그 정도 까지는 아니지 않아 솔직히?!

아야

그러니까, 보고 있어도 되는 거지? 에기르 씨! 아까 사인해준 보답이라 치고, 부탁 좀 할게!

쏜즈

……

쏜즈

…… 네가 두려워하지만 않는다면, 얼마든지.

쏜즈

관중이 있다는 건 좋은 일이지, 그게 누구든 간에.

쏜즈

아니, 지금 여기선 이렇게 말해야 하나……

쏜즈

…… 분에 넘치는 영광이라고.

아야

아하하, 그렇게 말하니까 왠지 바보 같다…… 아무튼, 꼭 살아남아 줘. 에기르 씨.

아야

신경 쓰여 못 배길 지경이지? 티 엄청 난다고. 그러니까 죽지 마.

쏜즈

물론이지. 난 죽지 않을 거다. 살아서 네 사인을 가지고 돌아가 친구에게 줘야 하거든.

아야

돌아간다고? 이베리아로?

쏜즈

내가 이베리아와 조상들이 벗어날 수 없었던 바다 이야기를 하긴 했지만, 그곳은 아니다.

쏜즈

어쩌면 내 고향은, 이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