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8목격, 정복, 정의
쏜즈는 증기를 가르며, 집요하게 쫓아오던 아나스타시오에게 승리한다. 위기가 해소되자, 선원들은 각자의 미래를 결정하고, 후아나는 석양 아래에서 마지막 춤을 춘다.
찾았다! 다들 이리로 와, 여기 있다!
방패 들고 대열 정비! 도망가지 못하게 해라!
……쳇.
나 하나 상대하려고 이렇게 많이 온 거야? 그리고, 누가 도망간대?
재판소의 선교사들이 파스콸라 목숨을 노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하지만 파스콸라는 더 이상 돌아서서 도망치지 않기로 결심했다.
……덤벼!
할 수 있으면 어디 죽여 봐!!
하지만 그녀는 전사가 아니었다. 전력을 다해도 두 무도 선교사의 공격을 간신히 피하는 게 고작이었다.
곧이어 피할 여지조차 사라졌다.
선교사들은 방패로 그녀의 앞길을 막았다. 그녀의 뒤에는 쓰러진 티치가 있었다.
크윽…… 유감이네……
……그 녀석들이랑 다시 만나서 떠들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이제 됐어……
잠깐, 잠깐만……
쏜즈 못 봤어? 방금까지 아나스타시오랑 싸우고 있었는데!
……저 쪽엔 아나스타시오뿐이야.
잠깐, 엘리시움. 키를 잡은 채로 그런 강도의 오리지늄 아츠는 시전할 수 없어!
……엘리시움!
쏜즈를 찾아야 해.
쏜즈가 실험실에서 몇 번의 폭발을 겪고도 멀쩡하긴 했지만, 걔도 사람이야. 염린처럼 튼튼한 녀석도 분출되는 증기를 피하는데, 쏜즈는……
최대한 빨리 찾아야 해!
당신은 그의 고통을 끝내고, 그가 나락으로 끌어들인 무고한 이들을 구원했습니다.
마치 무언가를 시험하듯이, 아나스타시오는 천천히 자기 목에 칼끝을 갖다 댔다.
……아니, 당신은 죽을 자격이 없습니다. 죽을 때까지도 자신의 욕망을 제대로 알지 못한 가련한 자를 해방시켜 주는 것만으로는, 당신의 죄를 씻기에 부족하죠.
현실을 직시하세요, 아나스타시오. 당신은 이 땅에 만연한 욕망을 뿌리 뽑기엔 한참 모자랍니다. 당연히 죽을 자격도 없지요……
……
집행관님! 괜찮으십니까?
저는 괜찮습니다.
대열을 다시 정비하세요. 살아 있는 강도들을 모두 죽이고 배 두 척의 통제권을 빼앗으세요.
후아나, 그자는 제가 직접 죽일 겁니다.
집행관님, 그 강도들에게 보수를 준다 하지 않으셨습니까……
제게 보수를 요구할 때, 그들은 마치 굶주린 터스크비스트처럼 흘러내린 침을 닦을 생각도 하지 않았죠.
보수를 받으면, 그자들이 아론에서 만족하며 살아갈 수 있을까요?
거짓된 자비는 종종 진정한 잔혹함이 되기도 합니다.
……알겠습니다, 집행관님!
아나스타시오는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고함과 울부짖음을 들었다.
그는 분명히 알고 있었다. 자신이 저 배에 올라 후아나를 죽이고 이 모든 고통스러운 발악을 끝내야 한다는 것을.
하지만 그는 움직이지 않았다.
아나스타시오는 공허함을 느꼈지만, 무엇이 결핍되었는지 알지 못했다. 마치 이시드로가 자신의 일부를 가져간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는 이시드로가 떨어진 공간을 뒤돌아봤지만, 그곳에선 증기만 분출되고 있을 뿐이었다.
하얀 증기가 공중에서 피 안개 같은 붉은빛을 터뜨렸고, 아나스타시오는 돌아서서 떠나려고 했다.
곧이어, 한 줄기 차가운 빛이 짙은 증기를 가르며 나타났다.
증기 속에서 이시드로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의 전신을 뒤덮은 코라소닉스가 흩어지며 그의 금색 눈동자가 드러났다.
아나스타시오는 그의 눈에서 익숙한 무언가를 보았다. 그것은 자신과 마찬가지로, 간절하게 누군가를 죽이고자 하는 열망에 찬 눈빛이었다.
어려서부터 많은 사람들이 내게 바다와 이베리아에 대해 얘기해 줬지.
누군가는 바다가 이베리아의 자원이라고 했고, 또 누군가는 바다가 이베리아의 재난이라 했다. 또, 바다는 이베리아인의 귀결점이며, 이베리아인의 무덤이라고도 했지……
누군가는 나 같은 사람이 이베리아를 파멸시켰다고 했고, 또 누군가는 이베리아의 부흥에 내 헌신이 필요하다고 했지.
누군가는 내게 평생 바다를 멀리하라며, 그래야 그런대로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있다고 충고했다. 또 누군가는 내가 바다로부터 도망칠 수 없으며, 바다가 내 유일한 고향이라고 했어.
너는 내 욕망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지껄였지.
인정하지. 나는 바다로 나가고 싶다.
내 두 눈으로 바다를 보고, 직접 그 바다를 정복하고 싶다.
그리고 '나의 이베리아'가 무엇인지 직접 정의할 것이다.
마지막 말을 내뱉음과 동시에, 이시드로는 아나스타시오의 목을 검으로 찔렀다.
상처에서 붉은 피가 흐르자, 아나스타시오는 홀가분함과 두려움을 동시에 느꼈다.
그는 자신의 가장 무거운 죄악이 피와 함께 몸 밖으로 빠져나가, 자신이 다시 결백한 사람이 된 것만 같은 느낌을 받았다.
동시에 그는 미친 듯이 자신의 상처를 막으려고 했다.
이제 순결한 사람이 되었다면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었다. 이제 피만 멈춘다면……
하지만 그는 피를 흘려야만 속죄할 수 있었다.
아나스타시오는 문득 자신의 모순을 깨달았다.
그는 손을 멈추고, 곧장 배에서 뛰어내려 뼈들 사이로 떨어졌다.
나는 바다로 나가고 싶다. 그러니 나는, 반드시 바다로 갈 거다.
아무도 날 막을 수 없다.
당장 무기를 버리고 타륜에서 손을 떼라!
콜록콜록…… 리프! 저놈들을 붙잡아! 무슨 수를 쓰든지! 최대한 시간을 오래 끌어!
……엘리시움, 아직 버틸 수 있지?
크윽…… 아, 아직 버틸 수 있어……
가자!
……?? 너……
방금 내가 고친 배를……
또 망가뜨렸잖아!!!!
……다 꺼져버려!!
……
대단해, 위디 씨……
……
쏜즈!
괜찮은 거지!!
세상에, 정말 괜찮구나!
너…… 너 다음에 또 이렇게 멋대로 굴기만 해! 팔은 안 부러졌어? 다리는? 정신은 멀쩡해? 아니지, 넌 평소에도 그다지 제정신은 아니니까……
……잠깐만, 이렇게 되면 나랑 위디 씨의 임무 보고를 대체 뭐라고 작성해야 하는 거야……
……
됐어, 일단 이 멀미약부터 먹고 다시 얘기해!
또? 지금까지 오면서 많이 줬잖아…… 그리고 이제 와서 줘봤자 너무 늦었다고 생각 안 해?
에이, 이건 달라. 이건 강력하다고. 분명 효과가 있을 거야.
그 늙은 해적은 바로 배 밖으로 던져라.
이 좀도둑은 아직 숨이 붙어 있으면 묶어 두도록.
어떻게 우리 감시를 뚫고 나침반을 훔친 건지, 내통한 자가 있는지 확실히 물어봐야 하니까.
……
움직이지 마! 지금 바로 지혈해 줄게.
……
한 발짝만 더 다가오면 가만있지 않을 거다!
재판소 놈들아! 너희 리더는 우리에게 보수를 약속했는데, 왜 우리를 공격하는 거지?
집행관님께서 너희의 처형을 결정하신 거다.
무슨 개소리야! 관리면 그렇게 당당하게 약속을 어겨도 되는 거냐?
잘 들어! 어쨌든 집행관은 이미 죽었다. 놈이 배에서 떨어지는 걸 모두가 봤어!
우리는 그의 뜻을 계속 이어갈 거다.
너희는 승산이 없어! 투항하고 다 같이 살아서 마을로 돌아가든가, 여기서 전부 죽든가!
……
우리도 역시 평온하게 살고 싶을 뿐이야. 너희는 우리를 믿느니 차라리 목숨을 걸겠다는 거냐?
못 믿겠으면 덤벼! 직접 시험해 보라고!
남자는 분노를 담아 포효했고, 그의 뒤에 아직 살아남은 해적들은 하나둘 검을 들었다.
잠시동안, 앞으로 나서려는 무도 선교사는 아무도 없었다.
비켜 봐. 키는 내가 잡을 테니까.
이 협곡을 데리고 나가주겠다고 말했잖아.
아니, 내가 하지.
상처가 너무 심해, 게다가 내겐 나침반이 있거든.
……나침반이 아직 있어?
내 팔이 곧 나침반이야. 원리는 나중에 설명해 줄게. 협곡에서 증기가 뿜어져 나오는 위치와 시간을 알 수 있는 방법이 있어.
우린 반드시 살아서 탈출할 거야.
좋아. 그럼 출항하자.
후아나 씨, 또 어디로 가려고?
하비에르 녀석들을 이곳에서 죽게 내버려 둘 순 없잖아.
녀석들이 또 돛을 올렸어. 떠나려는 것 같군.
거동이 가능한 놈들은 배를 움직여라!
재판소 놈들아, 계속 보고만 있을 거냐?
어서 도와!
이곳에서 죽고 싶지 않다면 정복 선언호를 쫓아가라고!
우린 살아서 해골 암초 협곡을 떠난다!
마지막으로 분출된 증기가 더 이상 소금배를 따라잡지 못하자, 배에 탄 사람들은 그제야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남은 선원들은 앉아 있거나 누운 채로 갑판 위에 맥없이 쓰러져 있었다.
후아나는 드디어 긴장을 풀고 갑판 위를 쿵쿵거리며 돌아다녔다.
그리고 속이 비어 울리는 부분을 찾아냈다. 그녀는 널브러져 있는 장검을 사용해 나무판자를 비틀었고, 그 아래에는 반쯤 채워진 럼주 상자가 있었다.
하하! 그럴 줄 알았지…… 내가 숨긴 술은 아무도 못 찾았군.
하비! 여기서 바다가 멀지 않은 것 같아!
소금배를 몰고 더 깊이 들어갔다간, 돌아가기 힘들 거야. 너희는 여기서 쉬고 있어. 나랑 이시드로가 협곡의 증기 참고도를 그려줄 테니까, 나중에 돌아가라고.
……
……잠깐만.
또 무슨 일이야?
……나는 그 누구에게도 자기가 원하지 않는 삶을 살라고 강요하고 싶지 않아…… 만약 너희와 함께 바다로 나가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난 반대하지 않겠어.
그래서…… 만약 후아나를 따라 바다로 가고 싶은 녀석이 있다면, 지금이 바로 마지막 선택의 기회다.
가고 싶은 녀석은, 지금 후아나를 따라 정복 선언호로 건너가!
남은 놈들은 나와 함께 마을로 돌아간다!
바다…… 너흰 아직도 바다로 가고 싶어? 그 정도 물자로?
이…… 식량과 마실 물은 어디서 구하려고? 그리고 배를 수리할 재료, 약 그리고 무기까지…… 너무 비현실적이잖아!
하하, 이제 와서 뭐 하러 바다에 가겠어…… 저 여자는 정말 미쳤어. 제 발로 죽으러 가다니……
정말 바다로 간다고? 지금 바로?
……
어, 하비에르……? 나는……
내가 말했잖아. 이건 너희의 결정이야. 나는 아무 말하지 않겠어.
나는 내가 원치 않는 삶을 살고 싶지 않아. 너희들에게 원치 않는 삶을 살라고 강요하고 싶지도 않고.
선택해. 해가 지고 있다고.
사람들은 더 이상 술렁이지 않고 금세 두 파로 나뉘었다. 몇몇 선원은 후아나를 따라 갑판 근처로 갔다가 다시 재빠르게 돌아오기도 했다.
이봐, 이봐, 형씨!
그니까, 내가 옷장에 가방을 숨겨 뒀어. 그 안에 회중시계랑 돈, 그리고 편지가 있거든. 그 편지를 마을의 아비에게 전해줄 수 있겠나?
형씨, 그렇게 해주면 그 돈은 자네가 가져! 꼭 전해달라고, 알겠나? 기다리라고 해. 내가 꼭 큰돈을 갖고 돌아가겠다고 얘기해 줘!
아미? 기억해 둘게……
아비, 아비라고! 빨간 머리!
빨간 아미…… 기억했어!
왜 우리랑 같이 가지 않는 거야? 바다에 가 보고 싶지 않아?
나는…… 나는 너무 지쳤어…… 허리도 안 좋고, 배에 있는 해먹에서는 못 자겠다고……
그때 마을에서 제대로 된 침대에서 자니까 참 편하더라……
난 갈 거야.
……
또 보자고!
후아나는 정복 선언호에 올랐고, 그녀를 뒤따르는 선원들 역시 탑승했다.
하비에르가 술을 두 모금 더 들이켰다.
……잘 가.
배 두 척이 바람을 따라 소금 사막에서 천천히 움직였다.
저기, 티치는 너희들에게 맡길게.
나이가 많은데 기절까지 해서 말이야. 며칠 누워있어야겠지만, 이젠 문제없겠지.
응? 너는 후아나 씨랑 함께 바다로 안 가?
응, 나는 별로 바다에 가고 싶지 않아.
나는 부유한 삶을 살고 싶어. 바다는…… 너무 힘들어. 너무 흔들거리기도 하고.
하지만 넌 여태껏 저 사람들을 도와줬잖아? 그래서 나는……
후아나가 돈을 많이 준다고 해서 그런 거야. 정말 큰돈이었거든.
이 돈만 있으면, 인맥을 많이 넓혀서 더 큰돈을 벌 방법을 찾게 될지도 몰라!
……잠깐!
더 말할 필요 없어. 나는 그냥 비열하고, 심보도 나쁜 좀도둑일 뿐이라고.
네 말 한마디에 생각을 바꾸진 않을 거야.
……
알겠어. 원하는 모든 걸 얻고, 행복한 삶을 살게 되길 바랄게.
고마워, 빨간 털.
몸에 묻은 소금을 털어낸 뒤, 파스콸라는 두 배를 잇는 로프 위로 뛰어올랐다.
언젠가 또 만나자!
나는 대부호가 되어 있을지도 모른다고!
엘리시움!
……
엘리시움?
음……?
으앗! 왜 그래?
방금 후아나 씨, 쏜즈랑 얘기해 봤는데, 그 둘은 바다로 갈 계획이지만, 지금 배의 손상이 심한 상태야.
그래서 난 잠시 여기 머물면서 수리를 돕기로 했어. 황금시대 전함의 프레임에, 후아나 씨가 대형 염린을 모티브로 설계한 생체 구동 구조가 더해져서 무척 가치가 있거든.
게다가 내 연구 성과가 이 배에 적용될지 시험해보고 싶기도 하고.
난 여기 일이 끝나면 복귀할 테니, 먼저 로도스 아일랜드로 돌아가서 복귀하는 게 어때?
여기서 혼자 괜찮겠어?
걱정하지 마. 여기에선 먹고 마실 것도 부족하고, 잠잘 곳도 마땅치 않고, 샤워라고는 소금으로 닦아내는 게 다겠지만…… 나는 프로페셔널한 연구원이니까!
매력적인 연구 대상이 있다면, 이런 환경 정도는 극복할 수 있지! 게다가 리프가 날 돕고 있으니까.
그것도 좋지. 원하는 결과를 얻길 바랄게.
그럼 난 기초 도면을 그리러 가볼게. 로도스 아일랜드에서 보자!
로도스 아일랜드에서 봐!
후우…… 세상에, 배가 왜 이 지경이 된 거야……
그런 말 마! 위디 씨가 얼마나 열심히 고치고 또 고쳤는데! 그렇게 말하면 섭섭하다고……
……너는 정말 입이 멈추질 않는구나……
이게 미남의 말솜씨지!
후아나 씨, 출항을 위한 준비는 끝났어?
어머, 신경 써 주는 거야?
그동안 함께 목숨을 걸고 도망쳤고, 같이 린수 육포를 뜯고, 같이 담요를 덮고 자기도 했잖아. 이제 떠난다니 당연히 작별 인사를 해야지.
후아나 씨, 당신의 여정이 순조롭길 기원할게.
언젠가 다시 만나게 되는 날, 바다에서 있었던 일을 얘기해 줘. 기대하고 있을게.
그럴게.
엘리시움은 갑판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다, 한쪽에 있던 티치가 드디어 천천히 눈을 뜨고 정신을 차리는 모습을 보았다.
티치 씨, 정신이 들어?
난 곧 하비에르 씨 일행과 함께 마을로 돌아갈 거야. 작별 인사를 하러 왔어.
……하하…… 정말 고마워……
그동안 함께하면서, 당신이 정말 멋진 여성이란 걸 알게 됐어…… 가끔 우리 대장님이 떠오를 정도로 말이야.
앞으로의 여정이 순조롭기를, 진짜 바다를 항해하며 파도와 싸울 수 있기를 빌게.
……착한 녀석……
맞다, 꼬맹이가 당신한테 약초를 전해달랬어. 끓는 물에 달여 마시는 게 최고지만, 물이 부족하면 씹어서 즙을 삼켜도 된대.
고마워……
그 이후에도 엘리시움은 계속 배 안을 돌아다니며 작별 인사를 전부 마쳤다.
그리고 두 배 사이의 로프에 오른 그는 정복 선언호 뱃머리에 우뚝 서 있는 한 사람을……
자신의 브라더를 보았다.
……
그는 이시드로를 향해 멀리서 손을 흔들었다.
다음에 만나자, 브라더.
소금배가 천천히 전진했다. 배 위의 사람들은 서서히 침묵했고, 익숙했던 사람들과 일들이 서서히 자신에게서 멀어져 가는 모습을 지켜봤다.
몇몇은 갑자기 마음이 바뀐 듯, 다른 배로 건너가려고 했지만, 이미 거리가 멀어져 포기하는 수밖에 없었다.
사람들은 그렇게 점차 멀어지는 배를 아득히 바라봤다.
하비에르, 저기 좀 봐. 정복 선언호의 돛대야!
……
하하하하하하…… 하하하……
높은 돛대 위에서, 후아나는 석양을 발아래 두고 치맛자락을 휘날렸다.
햇빛은 그녀의 치맛자락을 금빛으로 물들였다.
바람이 새하얀 소금 알갱이를 일으키자, 소금 사막은 마치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듯했다.
배들이 향하는 방향은 달랐지만, 모두의 시선은 그 춤추는 듯한 모습에 모였다.
그렇게 그들은 계속 말없이 바라보았고, 두 배는 이내 빠르게 엇갈리며 멀어졌다. 남겨진 몇몇 시선은 눈앞에 펼쳐진 창백한 소금 바다, 그리고 가까워지듯 또 멀어져가는 석양으로 향했다.
맞은편 배의 사람들이 소금 알갱이만큼 작아질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