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태양을 뿌리쳐라

AS-8모래의 끝자락

사이드 스토리작전 후2025-01-16

환영 속에서 페페는 주바이르가 겪었던 모든 일을 경험하고 주바이르와 같은 선택을 한다. 시험을 통과한 페페는 환영에서 풀려나게 되고, 박물관에 있던 나란투야는 도시가 모래 속으로 가라앉는 것을 막기로 결심한다.

등장 오퍼레이터: 페페, 나란투야, 파피루스


페페

여긴 또 어디야?!

페페

폭포?!

폭포 옆에서 페페는 아까 본 남자아이가 고개를 숙이고 뭔가를 씻고 있는 걸 발견했다.

페페는 다가가 아이의 주의를 끌려고 했지만, 아이의 키는 이미 자라 있었고, 그전의 앳된 모습도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이제 그는 소년이 되어 있었다.

페페

됐어, 여기까지. 네가 누구든 상관없으니까! 날 보내줘……

페페

다쳤어? 네 얼굴에……

다친 소년

누나, 걱정 마. 이 피는 거의 다 적의 것이니까.

다친 소년

전장은 내가 상상했던 것보다 복잡했지만, 적들은 모두 내 상대가 되지 못했어. 내가 이겼어.

온화한 소녀

주바이르, 아르살란의 정글에 있는 신전에서 네게 줄 탈리스만을 달라고 빌었어.

온화한 소녀

이 탈리스만이 너를 지켜주길 바랄게.

다친 소년

난 두렵지 않아, 누나. 이 상처들은 모두 내가 성장했다는 증거니까.

고개를 숙이자 페페는 무릎을 반쯤 꿇은 소년 옆에 긴 검이 놓여있는 것을 봤다.

새빨간 피가 검을 타고 연못으로 흘러 들어가 수면을 분홍빛으로 물들이고 있었다.

페페가 고개를 돌렸다. 뒤에 있던 소녀는 부드럽게 미소 짓고 있었지만, 눈빛에는 걱정이 서려 있었다.

페페가 다시 고개를 돌리자 주변 풍경이 또 바뀌었다.


정글 속, 소년은 단검을 이리저리 돌려보며 계속 살펴보고 있었다.

온화한 소녀

축하해, 내일부터 아버지의 수비대를 지휘하게 됐구나.

온화한 소녀

이건 네가 원하던 자리잖아, 근데 별로 기쁜 것 같지 않네?

조용한 소년

나도 모르겠어. 내가 한 노력과 고난에 비하면 이 지휘관 단검은 너무 가벼운 것 같아.

조용한 소년

누나는 어때? 누나는 기쁘지 않아?

온화한 소녀

아냐 주바이르, 네가 기쁘다면 나도 기뻐.

조용한 소년

그 책들, 누나는 그 책에 이미 수많은 시간을 썼잖아. 뭔가 발견한 게 있어?

온화한 소녀

주바이르, 사르곤의 역사는 우리가 상상한 것보다 훨씬 오래됐어. 하지만 현존하는 사본과 기록들은 그것들을 완전히 기록하지 못했어.

온화한 소녀

나는 역사서를 편찬해서 누락되었던 이전 시대의 사적을 기록하려고 해. 가능하다면……

조용한 소년

가능하다면……?

온화한 소녀

가능하다면 사르곤의 역사를 완전히 기록하고 싶어.

조용한 소년

아주 긴 책이 되겠네…… 책에 써야 할 사람들도 엄청 많을 것 같아.

온화한 소녀

아버지가 내 생각을 인정해 주셨어. 도와주시겠다고 약속하셨지.

조용한 소년

좋아, 우리 둘 다 원하는 걸 얻었네.

페페는 단검을 거둔 소년이 누나에게 미소 짓는 걸 보았다.


페페

……

페페

또 다른 곳인가?

페페

이건 또 언제 적이지……?

온화한 여인

왜 근심 가득한 표정을 짓고 있니…… 주바이르……

조용한 청년

동방에서 온 그 쿠란타가 아버지를 변하게 했어.

조용한 청년

오랜 세월, 많은 부족의 반란과 도전 속에서도 아버지의 안색은 변하지 않았어. 아버지는 매번 군대를 재정비하고 깃발을 들어 올렸지.

조용한 청년

아버지가 장검으로 베어버린 적의 목에서 피가 튀었다 한들, 가면 뒤에 있는 아버지의 차가운 눈빛은 조금도 녹이지 못했어.

조용한 청년

근데…… 아버지가 그 나이츠모라와 싸울 때, 무기가 부딪쳐 일으킨 불꽃이 아버지의 눈동자에 불을 지폈어.

조용한 청년

난 아버지가 그렇게 열광적으로 누군가를 바라보는 걸 본 적이 없어.

온화한 여인

주바이르, 난 느낄 수 있어…… 이 나라에 대한 아버지의 열정은 이미 식어가고 있어.

온화한 여인

불안한 소식을 들었어. 아버지께서 카란두 카간을 초대해 함께 남쪽으로 군대를 이끌고 가서 그곳의 보이지 않는 적과 맞서려 한다고 해.

온화한 여인

너도 갈 거야? 주바이르?

조용한 청년

……그 기괴한 적들은 이미 우리의 땅을 조금씩 잠식하고 있어.

페페

샤…… 너희는 샤의 자녀들이었구나……

청년의 시선을 따라 먼 곳을 바라보자 천 리 밖의 땅이 갑자기 눈앞으로 끌려왔다.



페페는 풀 한 포기 없는 황무지를 보았고, 바람에 실려 온 모래알은 페페의 눈꺼풀을 때렸다.

페페

푄 고온지대……

페페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온화한 여인

주바이르, 좀 어때?

조용한 청년

괜찮은 것 같아, 누나.

온화한 여인

지금 약을 갈아 줄게. 우선 붕대를 풀어야 해. 조금 참아, 금방 끝날 거야.

조용한 청년

아프지 않아, 괜찮아.

온화한 여인

아프지 않을 리 없잖아, 네가 들려왔을 땐 온몸은 이미 새까맣게 타 있었고, 온전한 피부가 아예 없는 상태였어.

온화한 여인

주바이르, 난 어떻게 해야 할까…… 아버지는 행방이 묘연해졌고, 너는 내 마지막 가족이야.

온화한 여인

오라버니가 즉위했어. 하지만 오라버니와 우리는 어머니가 달라, 네가 군대에서 세운 공적 때문에 이미 경계하기 시작했고.

조용한 청년

그 사관…… 그 사람이 누나한테 잘해줘?

온화한 여인

응…… 그 사람의 도움으로 역사서의 편찬이 절반 정도 끝났어. 어쩌면 살아생전에 완성본을 볼 수도 있을지도 몰라.

조용한 청년

누나, 너무 무리하지 마.

온화한 여인

이건 아버지와 한 약속이야…… 내가 완성하지 못하더라도 뱃속의 아이가 이어서 계속하겠지…… 언젠가는 후세 사람들에게 지금 이 순간 일어나는 모든 일을 알려줄 수 있게 될 거야.

온화한 여인

이 책은 아득한 시간을 넘나드는 다리가 될 거야. 독자들과 기록된 인물들은 긴 역사의 흐름 속에서 서로를 알아볼 수 있게 되겠지.

조용한 청년

아버지를 위한 의관묘를 지으려 한다는 얘기를 들었어.

온화한 여인

응……

조용한 청년

아버지는 떠나기 전, 세상의 온갖 진귀한 것들로 가득 찬 보물창고의 위치를 내게 알려주셨어. 그리고 나이츠모라의 후손을 기다리라 하셨고, 창고의 모든 것을 그의 후손에게 주라고 하셨어.

온화한 여인

오라버니가 알면 좋아할 것 같진 않네.

조용한 청년

누나, 누나는 아버지의 한마디 한마디를 글로 기록해 아버지를 추모하길 선택했고, 나는 아버지가 남긴 모든 것을 지키기로 했어.

조용한 청년

아버지가 떠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남서쪽 여러 부족들이 또 전쟁의 불씨를 지폈어…… 누군가는 가서 평정해야 해.

온화한 여인

하지만 넌…… 이 상태로 어떻게 가려고?

조용한 청년

아르살란에서 온 보석 장인이 특수 회로를 새긴 보석으로 내 의식을 보존할 수 있다고 했어.

조용한 청년

자예단을 만드는 장인들도 나를 위해 다른 육체를 만들어주겠다고 했고.

온화한 여인

주바이르, 이미 결정을 내린 뒤에 내게 알려주는 거야?

조용한 청년

누나, 난 영원히 침대에 누워있고 싶지 않아……

온화한 여인

주바이르, 난 네가 행복했으면 좋겠어. 그 외에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아.

온화한 여인

이 말을 영원히 기억하겠다고 약속해 줘.

조용한 청년

좋아, 약속할게.


페페

(여기는…… 어디지?)

페페

(너무 어두워…… 누구 없어?)

페페

읍읍……

페페

(왜, 왜 말이 안 나오지?)

페페

(젠장, 전혀 움직일 수가 없어. 누가 내 손발을 묶었나 봐.)

???

준비됐나? 이제 뇌를 꺼내겠다.

페페

(뇌라고?)

???

마취제를 더 넣어. 맥박이 아직 빠르게 뛰고 있어. 우선 진정시켜야 해.

페페

(누구의 뇌를 꺼내겠다는 거야?!)

[CG: 53_i15]

눈앞의 가림막이 치워졌고, 밖에서 빛이 들어왔다. 페페는 자신이 돌로 된 탁자 한가운데 누워있다는 걸 발견했다.

주변 사람들은 오가며 계속해서 페페의 몸에 자극적인 냄새가 나는 끈적한 약을 발랐고, 젖은 마포로 단단히 감쌌다. 이것이 움직일 수 없었던 이유였다.

더 관찰할 틈도 없이 페페는 한 노인이 얇고 긴 칼을 들고 자신에게 다가오는 걸 보았다. 본래라면 혼란에 빠졌어야 했겠지만, 약물의 효과로 점점 안정을 찾았다.

페페는 누군가 자신의 머리를 누르는 것, 칼날이 천천히 이마 중앙에 닿는 것을 느꼈다……

페페

(이건 주바이르가 겪었던 일인가?)

페페

(의식을 추출하던 순간에도…… 살아있었구나.)

페페

끝난 거야? 이게 네가 내게 보여주고 싶었던 거야, 주바이르?

이건 단지 시작일 뿐이다.

페페

말해줘, 그 후에 넌 어떤 일을 겪었어?

형님을 위해 반란을 평정한 후, 나는 누님과 작별하고 홀로 이 사막에 왔다. 그리고 아버지가 맡긴 보물창고를 지키며 언젠가 올 나이츠모라의 후손을 기다렸다.

하지만 수백 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나이츠모라의 후손들은 아버지가 카란두 카간에게 했던 약속을 잊었고, 내가 패배해 모래 밑에 봉인될 때까지도 그들은 오지 않았다.

페페

그렇게 천 년 가까이 기다렸단 거야?

그렇다. 나는 생명이 태어나고 또 사라지는 것을, 도시가 세워지고 또 멸망하는 것을 직접 보았다. 번성은 반드시 쇠퇴하고, 삶은 필연적으로 죽게 된다.

그리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다음 순환을 시작하지.

아버지의 말씀대로 사물은 '시간의 순환'에 얽혀 있었다. 미래 역시 그저 크고 작은 순환 속에서 과거를 반복할 뿐이었지.

그리고 나는 그런 선택을 한 자신을 증오하기 시작했다.

잊고 싶었지만 내 정교한 의식 저장 시스템은 그렇게 하도록 허락하지 않았다. 그것은 내가 경험한 모든 것을 생생하게 기억하게 했고, 세세한 것까지 기억하게 만들었다.

페페, 넌 한때 내게 과거와 역사를 기억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그 역사 뒤에 있는 진실을 직접 보고 싶다고 말했지.

하지만 그것엔 대가가 따르는 법이다. 페페.

페페

주바이르, 말해줘. 네가 겪었던 오랜 삶 속에서, 설령 고통스러웠다 해도 네 누나와 아버지를 잊고 싶었던 순간이 단 한 번이라도 있었어?

결코 없었다.

페페

그게 바로 내 대답이야.

페페

잊지 말아야 한다면, 고통이 따르더라도 기억해야 해.

좋다.


페페

돌아…… 왔어.

거대한 맹수도, 습한 정글도, 뜨거운 모래바람도 없어졌다.

거리 한복판에는 작은 동물 한 마리가 쭈그리고 앉아 자신의 털을 핥고 있을 뿐이었다.

페페

왜 날 주바이르의 기억 속으로 데려갔어?

미오

이건 주바이르가 너에게 준 시험이야. 통과해야만 그를 만날 수 있어.

페페

방금 환영 속에서 나와 대화한 사람은 주바이르였던 거야?

미오

아니, 사실 그건 나였어. 하지만 질문들은 정말로 주바이르가 너를 위해 미리 준비해 둔 거야.

페페

합격이야?

미오

아니, 불합격이야. 왔던 길로 다시 꺼져버려, 애송이.

페페

하지만 환영 속의 주바이르는 내 대답에 꽤 만족했던 거 아니었어?

미오

아니, 그건 다 네 착각이야!

페페

난 주바이르를 꼭 만나야 해. 도시의 소란이 그로 인해 시작됐고, 오직 그만이 그걸 멈출 수 있어.

페페

게다가…… 황금의 도시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주바이르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해. 난 이 마지막 기회를 포기하고 싶지 않아.

미오

멍청한 애송이 같으니라고, 황금의 도시에 가서 사관이 되는 게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는 거냐?

미오

사관은 왕을 곁에서 모셔야 해. 그렇기에 비밀이 새 나가지 않도록 모두 혀가 잘리지.

미오

네가 기록하는 건 오직 왕중왕이 기록하길 바라는 것뿐, 넌 더 이상 네가 아니게 돼. 왕의 대변인이 될 뿐이지.

미오

정말 그러고 싶나? 멍청한 애송이?

페페

그걸 네가 어떻게 알아? 황금의 도시는 너 같은 동물이 아무렇게나 드나들 수 있는 곳이 아니잖아.

미오

내가 키운 첫 번째 인간이 바로 루갈샤르거스의 막내딸이었다!

미오

난 그 소녀의 오빠가 소녀의 혀를 자르는 것을 직접 눈으로 봤단 말이다!

페페

뭐라고?!

???

그만해, 미오.

???

저 소녀는 주바이르의 시험을 통과했다. 보내, 더 이상 말하지 말고.

우프

세 번째 골목의 끝에서 두 번째 집에서 널 기다리고 있어. 기억해, 먼저 왼쪽 문을 세 번 두드린 뒤 오른쪽 문을 바로 밀고 들어가.

우프

그렇게 하면 주바이르를 만날 수 있을 거야.

미오

이 바보야, 저 녀석은 불합격이야. 네가 뭔데 그걸 알려줘?!

우프

저 소녀는 시험을 통과했어, 미오. 더 이상 고집부리지 마.

미오

아니! 내가 불합격이라면 불합격인 거야!

미오

이 등신아, 너는 저 애송이가 그 꼴이 되는 걸……

미오

이거 놔!

우프

우리 임무는 이미 끝났어! 빨리 가!

미오

야옹!!!

우프는 미오의 목덜미를 물고 골목 안으로 끌고 갔다. 페페의 앞에 남은 건 흙먼지 속의 끌린 자국뿐이었다.


페페

휴…… 세 번째 골목의 끝에서 두 번째 집……

페페

먼저 왼쪽 문을 세 번 두드리고……

페페

그다음에 오른쪽 문을 밀고 들어가면……


주바이르

다시 만났군, 페페.

페페

질문이 있어. 만약 내가 그 동물의 말을 따르지 않고 들어왔다면, 너를 만날 수 있었을까?

주바이르

사실 어떻게 들어오든 나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중요한 건 그대가 나를 만나고 싶으냐겠지.

페페

……

페페

주바이르, 난 망치를 들고 널 찾아온 거야.

주바이르

무력으로 나를 협박할 생각인가?

페페

그럴지도 몰라.

페페

시간이 없어, 물어보는 말에 대답해. 거짓말은 하지 말고.

주바이르

좋다 페페, 솔직하게 대답하겠다. 하지만 그대의 위협에 굴복했기 때문이 아닌, 내가 대답하길 원하기에 대답하는 것이다.

페페

네 번째 보석을 찾았어?

주바이르

찾았다. 누군가 계속 이 보석을 보관하고 있었다. 가문 대대로 전해 내려왔다고 하더군. 언젠가 깨어난 나에게 돌려주기를 기다리면서.

페페

그걸 받자마자 도시 전체를 파괴하기로 결심한 거야? 밖은 보석 구조체 때문에 이미 난장판이 됐어.

주바이르

페페, 도시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서는 사과하겠다. 하지만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 그게 나의 직책이니까.

페페

“네 번째는 간을 상징한다. 우리는 깨어난 채로 밤을 맞이한다. 직책과 의무를 다하기 위해.” 네 직책에 대한 기억이 마침내 완전해졌다는 거야?

주바이르

그렇다.

페페

샤의 보물창고는 어디에 있어?

주바이르

우리의 발 아래, 메나트 하마이트 이 도시 밑이다.

주바이르

이 도시의 건설, 풍요와 번성은 모두 아버지가 남기신 무한한 보물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주바이르

아버지가 떠난 후, 난 아버지의 의관묘를 보물창고 가장 깊은 곳에 지었다. 이 보물창고는 아버지의 능묘이기도 하다.

주바이르

수백 년 동안 그들은 계속해서 지하를 파헤쳤고, 능묘에서 얻은 유물과 보물은 이 도시를 먹여 살리는 양분이 되었다.

주바이르

모든 건 나의 불찰이었지만, 아직 늦지 않았다. 아직 만회할 기회는 있다. 가장 깊은 곳에 있는…… 절대 남의 손에 닿아서는 안 되는 보물은 아직 발굴되지 않았다.

페페

그게 대체 뭔데?

주바이르

서두르지 마라, 페페. 그게 바로 그대에게 가장 보여주고 싶은 것이다.

한 줄기 햇살이 창밖에서 들어와 주바이르의 발밑을 비췄다.

주바이르는 지팡이를 높이 들었다. 지팡이 끝에 달린 시스트럼은 어디선가 불어온 광풍에 흔들려 맑고 아름다운 소리를 냈다.

그 소리와 함께 주바이르는 왠지 모르게 익숙한 노래를 흥얼거렸지만, 페페는 그 가사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곧이어 소녀는 발밑의 단단한 땅이 부드러워지는 걸 느꼈고, 어느 순간 유사가 되어 발목이 움푹 빠져들어 간 걸 느꼈다.

노래의 막바지에서, 주바이르는 지팡이를 힘차게 땅에 꽂았다.

순식간에 모래 먼지가 사방으로 흩어져 올라와 두 사람의 모습을 감췄다.


메제티케티

물! 물 가져와!

메제티케티

빨리! 너희 아나트 관장이 지나치게 말을 많이 해서 지금 일사병에 걸렸어!

???

나쁜 소식이야…… 박물관은 오랫동안 단수 상태였어, 메제티케티.

나란투야

정확히 말하자면, 모든 수도꼭지에서 지금 모래가 나오고 있어. 잠기지도 않아.

메제티케티

……당신, 박물관 직원 맞아? 좀 낯선데……

메제티케티

아니, 잠깐, 수도꼭지에서…… 모래만 나온다고?

나란투야

맞아. 참고로 이건 우리가 도착했을 때 당신들 직원이 전해달라고 한 휴가 신청서랑 책 뭉치야.

아스파시아

어디로 가려는 거지?

아스파시아

강물은 지금 매우 탁해서 사용할 수 없고, 주변 수로도 모래로 가득 찼어.

나란투야

이 모든 게 방금 우리가 달려오는 길에 일어난 일이야. 마치 홍수 때문에 제방이 가득 차서 흘러넘치는 것처럼……

나란투야

하하, 범람 축제네. 범람하는 게 모래인 게 문제지만.

나란투야

……저기, 저기요? 왜 말을 안 하지? 그렇게 재미없나?

메제티케티

……

메제티케티

아나트, 아나트, 빨리 정신 차려!

메제티케티

지, 지금…… 우리 모두 죽게 생겼어!

나란투야

오늘 이렇게 많은 일이 일어났는데, 이제 와서 죽을 거라는 걸 깨달은 거야?

아스파시아

메제티케티, 상황을 자세히 설명해 주겠어?

메제티케티

간단하게 말하면, 만약 도시의 보석이 전부 없어진 거라면 강물 정수에 사용되는 보석도 예외는 아니겠지.

메제티케티

그리고 만약 대량의 보석이 없어진다면, 정수 시스템은 멈추고 압력에 변화가 생겨 모래가 역류하게 돼……

아나트

……그렇게 되면 보석 구조체들은 끊임없이 재료를 얻게 되고, 돌기둥과 높은 벽을 지어 도시를 파괴할 거예요.

아나트

게다가 티티, 저는 상황이 더 최악으로 흘러갈까 봐 걱정돼요……

아나트

이렇게 갑작스러운 압력 변화가 생기면, 고대의 지하 수로가 손상될 거예요.

메제티케티

……원래는 말하고 싶지 않았어, 아나트. 말하면 정말 그렇게 될까 봐 무섭단 말이야! 난 지금 이 도시가 정말 무서워!

나란투야

그래서, 지하 수로가 손상되면 어떻게 되는데?

메제티케티

대량의 물이 스며들어 이 지역의 흙이 부드러워질 거고, 결국 유사가 생기는 거지.

메제티케티

그렇게 되면 도시 전체가 가라앉고, 구조체가 소화하지 못하는 현대 재료들은 모래 깊숙이 파묻히게 돼.

메제티케티

거기에 나만의 추측을 좀 더하자면…… 구조체들이 아무런 이유도 없이 길거리에 기둥과 성벽을 세우는 건 아닐 거야.

메제티케티

그들은 기억 속에 있던 이곳의 모습을 복원하고 있는 걸지도 몰라.

메제티케티

그리고 우리 모두, 내지는 수백 년간 이뤘던 이 문명의 흔적도 모두 파묻히게 돼.

나란투야

으음……

메제티케티

……더 자세히 설명할까?

나란투야

아니, 완전히 이해했어.

나란투야

이 도시가 모래에 묻히면 우리 모두 죽겠네. 너희도, 내 부하들도.

나란투야

그렇다면 내 부하들을 보호하기 위해 내가 갈 수 있는 길은 하나뿐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