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태양을 뿌리쳐라

AS-5유물도 출근

사이드 스토리작전 전2025-01-16

메제티케티가 가진 보석을 얻기 위해 페페는 어쩔 수 없이 메제티케티의 편을 들고 주바이르를 박물관에 남겨 관람객을 유치하기로 한다. 하지만 관광객의 무례한 행동에 화가 난 주바이르는 페페와 다투고 혼자 박물관을 떠나버린다. 그리고 강가에서 실의에 빠진 나란투야와 주바이르가 만나게 된다.

등장 오퍼레이터: 나란투야, 페페, 파피루스


박물관 방송

티켓 구입은 줄을 서 주시길 바랍니다. '죽음에서 부활한 샤 시대 장군과의 만남' 특별전 티켓 현재 판매 중입니다!

박물관 방송

티켓 구입은 줄을 서 주시길 바랍니다……


주바이르

……

열광적인 관람객

자, 저를 보세요. 네, 이쪽 보세요. 카메라는 보지 마세요.

열광적인 관람객

잠깐만요, 웨딩드레스 좀 정리할게요!

열광적인 관람객

밤새 급하게 만든 거긴 하지만, 제가 소장한 3천 권의 샤 전기 소설을 걸고 맹세합니다. 분명 역사와 딱 들어맞을 거예요!

주바이르

이 전시회에서는 유물이 손상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플래시를 사용한 촬영은 금지되어 있다. 양해를 부탁하지.

열광적인 관람객

자…… 20컷 연속 촬영!

주바이르

……


세그웨이를 탄 관람객

여러분 안녕하세요. 드디어 바르야반다바드 박물관의 가장 신비로운 공간에 들어왔습니다.

세그웨이를 탄 관람객

이제 부드러운 카메라 워크로 이 장군의 위풍당당한 모습을 사각지대 없이 360도로 기록하고, 찬란한 도시 망자들의 부활에 얽힌 비밀을 탐구하겠습니다.

어린 관람객

아빠, 이거 다리 안쪽이 비어 있는 것 같아요.

어린 관람객

아빠 들어봐요, 두드려 보니까 텅 비어 있는 것 같아요!

전화 중인 관람객

응, 맞아. 그 물건들을 빨리 극동으로 보내야 해. 주문량은 적지만 신용이 중요하니까……

박물관 직원

선생님, 따님을 좀 살펴주시겠나요?

전화 중인 관람객

죄송합니다. 잠깐만요, 제가 일이 좀…… 이리 와! 함부로 만지지 마!

박물관 직원

박물관 안에서 큰 소리를 내면 안 됩니다……

전화 중인 관람객

아니, 당신들이 개방형 전시회를 한다고 전시품을 여기저기 돌아다니게 했잖아! 게다가 입장 제한도 안 둬서 전시관을 시끄럽게 만들어 놓고!

주바이르

그건 본 박물관 관장 대행인 아나트가 가진 생각 '역사와 지식은 모든 이에게 평등하다' 때문에 귀빈 티켓을 만들지 않아서 그런 거다.

주바이르

또한, 내가 있는 전시대 주변 약 60cm 높이의 차단봉은 관람객의 접근을 막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그대의 자녀가 이 차단봉을 넘은 건, 규정 위반이다.

주바이르

협조를 부탁하겠다……

동전을 든 관람객

아, 안 들어갔네!

가이드북을 보는 관람객

가이드북에 외국 동전도 되는지는 적혀있지 않아.

가이드북을 보는 관람객

그래, 가이드북엔 동전을 던져 넣는다고 행운이 온다는 말도 없어.

동전을 든 관람객

한번 해보자. 혹시 모르잖아?

가이드북을 보는 관람객

……나도 하나 줘, 몸 가운데로 던지는 거지?

박물관 직원

제발…… 멈춰 주세요…… 이건 중요한 역사 유물입니다……!

박물관 직원

사람이 너무 많아서 들어갈 수가……

주바이르

알았다. 날아오는 물건은 내가 무기로 막겠다.

주바이르

(손을 들어 올린다)

갑옷을 입은 관람객

으악……!

갑옷을 입은 관람객

여러분 여기 보세요!

갑옷을 입은 관람객

제가 한 분장은 천 년 전 나이츠모라 전사의 모습입니다. 그리고 방금 적에게 당했어요! 이건 위대한 역사 재현의 순간입니다!

주바이르

내 무기는 저 사람의 몸에 닿지 않았다.

갑옷을 입은 관람객

오, 샤 휘하의 장군님! 당신에게 패배한 적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주바이르

……

주바이르

내가 살던 시대에, 포로로 잡힌 적군의 지도자를 처형할 때 가장 자주 했던 말은 “네 내장은 벌레들의 먹이가 될 것이다”였다.

갑옷을 입은 관람객

좋아요. 그걸로 부탁할게요. 한 번만……

갑옷을 입은 관람객

아아, 밀지 마세요! 아직 사람이 누워있잖아요! 밟히면 어떡하려고 그러십니까!

박물관 직원

큰일이네…… 빨리 지원 인력을 요청해야겠어.

박물관 직원

이런 일이 일어날 줄은…… 밖에서 아직 범람 축제가 한창이잖아. 움직이는 미라를 보겠다고 뭐 이렇게 많이도 오는 거지?


높은 신분의 여성

하트셉수트 님, 요즘 특별한 보석을 찾고 계신다고 들었어요.

높은 신분의 여성

마침 저희 가문에 아주 진귀한 보석이 있길래 오늘 가져왔습니다.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페페

정말 고마워…… 한번 볼 수 있을까……?

높은 신분의 여성

혹시 근시일 내에 저희 집에 오셔서 저녁 식사를 하실 수 있을까요?

페페

미안, 요즘 많이 바빠서.

페페

이 보석을 가져와 준 건 정말 고맙지만, 안타깝게도 내가 찾던 건 아니야.

높은 신분의 여성

아, 아쉽네요. 그럼 이만 실례하겠습니다. 하트셉수트 님, 다음에 다시 뵙도록 하죠.

페페

어…… 아직 몇 명이나 남아있어?

아나트

73명이요. 다들 자기가 가진 보석이 당신이 찾고 있던 보석이라고 말하고 있어요.

페페

왜 이렇게 많이 찾아오는 거야!!

아나트

조금만 참아요. 오후에는 쉴 수 있으니까요. 그랜드 바자르의 보석상 몇 명이 단서를 찾았다고 해서, 오후에 가보려고 해요.

페페

그게 쉬는 거야?

아나트

물론이죠. 오후에는 사람과 만날 필요 없이 보석만 보면 되니까요.

페페

아……


보석상

아나트 님, 파디샤의 따님께서 벌써 3시간째 인상을 찌푸리고 앉아 계시는데, 남은 보석들도 보실 건가요?

아나트

몇 개나 더 남았죠?

보석상

한 200개 정도……

아나트

……거기 놔두세요. 우선 이 상자를 다 보고 얘기하죠.

보석상

그럼 먼저 가보겠습니다.

페페

아나트…… 방금 누가 왔다 갔어?

아나트

보석 1상자를 더 보내왔어요.

페페

……

페페

아나트, 이상해. 네 머리가 사각뿔 모양으로 변해버렸어……

페페

주변에 있는 모든 게 사각뿔 모양이 됐어…… 게다가 반짝반짝해……

아나트

페페!!!


아스파시아

……박물관이 드디어 개관한 거야?

여관 프론트 직원

네, 아스파시아 씨. 하지만 지금 특별전 표는 구하기 어려워요! 어젯밤에 이 소식을 듣고 일찍 가서 줄을 서야 한다고 말씀드리려 했었는데, 어디에 계셨나요?

아스파시아

괜찮아. 내가 박물관을 방문하는 주목적은 특별전이 아니니까. 그 수집가를 찾아가는 게 더 중요해.

여관 프론트 직원

기분이 좋아 보이시네요.

아스파시아

내 생각대로야. 언어는 평화의 다리고, 소통은 이해의 초석이야. 이 역사 깊은 도시에도 식견이 넓은 사람들이 매우 많아.

아스파시아

하아,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찬란한 역사를 자랑스러워하는 사르곤 사람들, 만약 이 사람들이 약탈 대신 나와 함께 밤새 대화를 나누고 싶어 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아스파시아

그 수집가는 나의 설명을 듣고 미노스인이 추구하는 것을 이해했지. 게다가 그 사람이 해준 이 도시에 대한 소개도 내게 많은 도움이 됐어……

아스파시아

……그러고 보니 한 가지 확인하고 싶은 게 있어.

아스파시아

현대 메나트 하마이트에서는 은제품이 금제품보다 귀해?

여관 프론트 직원

하하, 갑자기 왜 그런 농담을 하시나요?

여관 프론트 직원

물론 그런 경우도 있죠…… 아미르 나리들한테 협박당할 때라든가?

아스파시아

……고마워, 이해했어.

아스파시아

혹시 나와 동행하던 사람이 돌아왔는지 물어봐도 될까?

여관 프론트 직원

네, 돌아왔어요. 다른 친구 2명도 데리고 왔고요.

아스파시아

다른 친구……?

아스파시아

그것도 나쁘지 않아, 더 많은 사람과 생각을 교류하는 건 좋은 일이니까. 그 사람처럼 열정적이고 호탕한 쿠란타를 더 많이 알게 되는 건 나도 환영이야.

아스파시아는 여관 계단을 올라 방문 앞에 섰다.

아스파시아

나란투야, 거기 있어?

아스파시아

좋은 소식이 있어. 3등을 한 그 수집가가 3시간 동안 내 이야기를 듣고 금잔을 내게 줬어!

아스파시아

같이 박물관에 가서 한 쌍이 된 금잔을 보러 가……

낯선 목소리

……정말이야, 어젯밤에 그 보석이 있는 방을 드나드는 사람은 못 봤어.

낯선 목소리

난 계속 맞은편 지붕에 숨어서 감시하고 있었어. 눈도 깜빡이지 않았지.

나란투야의 목소리

……이번 납치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거야. 이 정도 목표는 돼야 우리가 큰돈을 한 번에 벌어들일 수 있다고.


아야니

미안해, 나란투야. 지금 당장 파디샤의 딸을 찾으러 갈게.

나란투야

늦었어.

나란투야

위장용으로 찾았던 상단이 곧 도시를 떠나. 설령 그 여자를 다시 찾아서 납치에 성공한다고 해도, 도망갈 수 없게 돼.

아야니

그럼……

나란투야

다음 계획을 말할게.

나란투야

너희는 박물관으로 돌아가. 하지만 그 파디샤의 딸은 더 건드리지 마. 만약 새로운 돈벌이 기회를 찾게 된다면 즉시 상황 보고해.

나란투야

난 그 잃어버린 보석을 찾으러 갈 거야. 아스파시아에게 돌려줘야……

아스파시아

돌려줄 필요 없어.

아야지는 갑자기 방 안이 조용해진 것을 느꼈다.

그녀는 들이닥친 낯선 사람을 보고, 다시 나란투야를 봤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도움을 청하듯 아야니를 바라봤다.

아야니는 손가락 하나를 입술에 대고, 다른 손으로는 허리의 마취제를 만졌다.

나란투야

아, 설명할게, 아스파시아.

나란투야

지금은 계획 초기 단계야. 계획이 끝나면 꼭 보석을 돌려줄게. 최소한 그만한 가치의 것이라도. 나를 조금만 더 믿어줘.

나란투야

그리고 이 둘은 내 부하들이야……

아스파시아

무슨 계획인데?

나란투야

아 그게……

아스파시아

다 들었어, 그 보석을 미끼로 파디샤의 딸을 납치할 계획이라고 했지.

나란투야

……다 들었어?

아스파시아

미안, 일부러 엿들으려던 건 아니야. 하지만 어쩌다 보니 문 앞에서 듣게 됐어.

아스파시아

난 믿어, 소통은 이해의 초석이야. 게다가 당신이 빚을 졌다는 것, 지금 급하게 돈이 필요하다는 것도 알아.

아스파시아

자세히 설명해 줄 수 있을까?

나란투야

솔직히 말하자면, 보석의 행방을 전혀 모르겠어. 네가 우릴 도와주고 싶다고 해도, 네게 마땅히 줄 임무도 없어.

나란투야

지나간 일은 지나간 일이지. 지금 계획은…… 없는 거나 마찬가지야.

아스파시아

너도 알잖아, 내가 물어본 건 그게 아니야.

나란투야

그렇다면 내가 왜 빚을 졌는지, 얼마나 큰돈이 필요한지 말해준다면 나를 지지해 준다는 거야?

아스파시아

양심에 좀 더 떳떳한 방법을 논의할 수 있다고 생각해.

나란투야

음, 그래도 역시 내가 널 잘 알지.

나란투야

아스파시아. 손 좀 내밀어 줄래?

아스파시아

무슨 일이야?

나란투야

별거 아니야, 그냥 우리의 정을 생각해서……

아야니와 아야지가 눈빛을 교환했다.

둘은 알고 있었다. 나란투야가 행동을 개시하는 신호는 맑은 구두 굽 소리란 것을.

나란투야

……내가 진 빚을 조금 깎아줄 수 있을까?

아야지&아야니

……엥?

나란투야

난 여기서 보름 동안 묵은 데다, 보석도 하나 가져갔어. 다 네게 진 빚이지.

나란투야

이 주머니에 있는 건 1200디나르야. 다 갚기엔 부족한 거 알아. 하지만…… 우린 좋은 사이잖아, 그치?

아스파시아

나란투야……

나란투야

참, 여기에 외국 주화도 조금 섞여 있어. 어떤 상인들은 알아보지도 못할 거야. 하지만 넌 어디선가 쓸 수 있겠지.

나란투야

그리고 보석도 조금 있어. 근데 조금 작은 데다가 순도도 높진 않아. 하지만 그래도 많이 있으니까 괜찮을 거야.

나란투야

이거로 어떻게 안 될까?

아스파시아

……나란투야!

아스파시아

왜 나랑 대화하려 하지 않는 거야?

나란투야

'소통은 이해의 초석'이라지만, 난 이미 널 잘 알잖아.

나란투야

넌 아마도 신전에서 하루하루 조각상을 따라 하며 검술을 연마했거나, 부모님을 따라 가문 대대로 이어져 내려온 서약을 했겠지.

나란투야

더 중요한 건, 네가 미노스 영웅의 수많은 추종자 중 한 명이라는 거야. 그래서 넌 순수한 영혼을 갖고 싶어 하지.

나란투야

넌 분명 높은 건물에서 떨어지는 사람을 구하기 위해 손을 뻗을 거고, 조금…… 특별한 수단을 쓰려는 사람을 사납게 비판할 거야.

아스파시아

……

아스파시아

맞아, 네 말이 맞아.

아스파시아

난 사람의 마음속엔 선악을 재는 척도가 있고, 율령에도 척도가 있다고 믿어. 그리고 그 척도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고 생각해.

아스파시아

당신을 이해할 수 있어, 어쩌면 당신은 내게 이렇게 말할지도 몰라. 아미르 파디샤의 율령은 비정상적인 척도이고. 차라리 마음 가는 대로 하는 것을 선택하라고.

아스파시아

근데…… 난 내 마음을 믿을 수 없어, 나란투야.

나란투야

그렇다면 언젠가 내가 아미르 나리들에게 잡혀서 어이없게 사형 선고를 받게 된다면, 날 위해 슬퍼해 줄 거야?

아스파시아

당연하지.

나란투야

하하, 그거면 충분해. 너도 내가 죽으면 사르곤에 큰 손실이 될 거라고 생각하는구나.

나란투야

네가 내 사업에 동참해 준다면, 우리가 일을 망쳐서 도중에 죽어버리게 될 확률이 많이 적어지겠지. 하지만 싫다면 동참하지 않아도 돼.

나란투야

원래 사람은 오기도 하고 가기도 하는 법이잖아. 물론 난 모두가 내 곁에 머물길 바라고 있어. 근데 떠날 사람에게 너무 매달리게 된다면, 나를 질투하는 녀석들과 똑같은 바보가 되는 거잖아?

나란투야

그러니까 내 얘기는, 서로 곤란하게 만들지 말자는 거야.

아스파시아

……좋아.

아스파시아

우리 사이의 빚은 이제 없다고 봐도 돼.


페페

하아……

주바이르

다쳤군.

페페

조금 긁힌 것뿐이야, 걱정 마……

주바이르

치료해야 한다. 많은 전사들이 작은 상처를 방치하다가 목숨을 잃는 것을 봐왔다.

페페

이제 그런 시대가 아니라니까…… 언젠가 현대 의료 기술에 대해 알려줄게.

주바이르

이제 쉬려는 건가?

페페

아니…… 물에 젖은 노트를 손봐야 해……

주바이르

물에 젖었다고?

페페

얘기하자면 길어. 근데 지금 그걸 말해줄 기운이 있을진 모르겠네.

주바이르

아침에 헤어지면서 그대가 얻은 정보를 내게 공유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약속을 했으면 지켜야 한다. 페페.

페페

……알겠어, 근데 오늘은 아무것도 못 얻었어.

페페

정보를 흘렸더니 수도 없이 많은 사람이 비슷한 보석을 들고 날 찾아왔는데, 관련이 있던 사람은 한 명도 없었어.

페페

하루 종일 엄청나게 많은 보석이 내 눈앞에서 반짝거려서 정신이 하나도 없었어. 그러다 뭐라도 한 잔 마시려는데 옆에서 갑자기 애들이 싸우기 시작했지.

페페

테이블은 넘어지고, 음료는 쏟아지고, 나는 긁혔고, 노트는 젖었고……

페페

너한테 공유할 수 있는 건 이게 다야, 주바이르.

페페

이 중에서 네가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겠어?

주바이르

……

주바이르

그럼…… 오늘 내가 겪은 일을 들어보겠나?

페페

주바이르……

주바이르

정말 이상한 사람들이 많이 왔다…… 하지만 재미있었다.

페페

내일 얘기하자. 넌 안 자도 괜찮겠지만, 난 너무 피곤해.

주바이르

전시관에 있고 싶지 않다…… 페페.

페페

……며칠만 더 참아. 티티가 이번 특별전을 마무리하는 것을 도와줘야 해. 교환 조건으로 보석도 줬잖아.

페페

전시회가 끝나면 널 데리고 다른 보석을 찾으러 갈게.

주바이르

보석을 찾고 싶지 않다……

페페

그건 안 되지, 주바이르? 샤의 보물창고 수호자로서 모든 걸 빨리 기억해 내고 네 직책을 다시 행해야 하지 않겠어?

주바이르

보물창고의 위치가 더 급한 건 그대 아닌가?

페페

아…… 그렇지, 그게 아니었다면 내가 널 뭐 하러 깨웠겠어?

주바이르

페페, 난 이미 깨어났다. 더 이상 나를 유물처럼 취급하진 말아줬으면 한다. 내 행동과 생각은 나 스스로 통제한다.

주바이르

적어도 지금은 내 과거를 그렇게 빨리 기억해 내고 싶지 않다.

주바이르

내일은 날씨가 좋을 거다. 아무 생각 없이 밖을 걸어 다니고 싶다.

페페

박물관의 전시품이 혼자 거리에서 일광욕하는 걸 보면 도시 사람들이 미쳐버릴 거야!

주바이르

분명 말했다! 난 전시품이 아니다!

페페

……

페페

미안해, 주바이르……

주바이르

괜찮다.

페페

오늘은 너무 늦은 데다, 지금 난 너무 피곤해. 이 얘기는…… 내일 다시 하자, 어때?

주바이르

……

페페

잘 자.

주바이르

……

텅 빈 방에서 주바이르는 벽에 있는 스위치를 눌러 불을 껐다.

잠시 후, 그는 스위치를 눌러 불을 다시 켰다.


미오

……

미오

야옹?

미오는 한밤중의 거리 한가운데 서서 멀리서 불빛이 깜빡이는 창문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불빛은 더 이상 깜빡이지 않게 되었고, 유리가 산산조각 났다.

나란투야

남풍이 지나가면 저쪽은 건기가 될 거야.

나란투야

그전에 충분한 돈을 구할 수 있을까?

나란투야

좋아, 준비하시고……

램프라이터

으아악!!

램프라이터

요즘 젊은 아가씨들은 왜 이렇게 사람을 놀라게 하는 건지…… 지금 뭘 하려는 거야? 설마 자살하려는 건 아니겠지?

나란투야

뭘 그렇게 놀라? 이 지역 범람 축제 풍습 아니었어?

나란투야

강의 신령님께 물어볼 게 있어서 그래.

램프라이터

그래도 강에 뛰어드는 건 아닐 텐데……

램프라이터

그리고 당신, 그런 풍습은 어느 역사책에서 본 거야?

램프라이터

오래전, 사람들이 무언가 결정을 내리지 못하면 강에 물어보기도 했었지. 하지만 이후 대부분의 문제를 돈으로 해결할 수 있게 됐고……

나란투야

고마워, 별로 도움 안 되는 팁이네.

램프라이터

그래도 난 당신의 질문에 답해줄 수 있어.

램프라이터가 등불을 들고 나란투야에게 다가갔다.

램프라이터

남풍이 불기 전에 당신이 얻게 될 돈은 욕심을 채우기엔 부족하겠지만, 쓰기엔 충분할 거야.

나란투야

……조금 더 구체적으로 질문할게. 어디로 가서 그 돈을 구해야 해?

램프라이터

깊은 모래 속.

나란투야

사르곤은 사방이 모래투성이잖아.

램프라이터

이제 한 가지 질문에만 더 답해줄 수 있어.

나란투야

메나트 하마이트 사람들은 다 형편이 좋은 줄 알았어. 무료 제품은 무제한으로 쓸 수 있는 거 아니었어?

나란투야

……아니, 잠깐만, 방금 건 질문으로 치지 말아 줘.

나란투야

내가 묻고 싶은 건…… 그 융통성 없는 미노스인이 날 찾아올까?

램프라이터

찾아올 거야.

상대방의 말이 끝나자마자 나란투야의 시야에는 한 그림자가 들어왔다.

그림자는 텅 빈 거리에 서서 그녀를 잠시 바라보고는 이내 돌아서서 떠났다.

나란투야

……아스파시아?

나란투야

아스파시아!

그림자는 모퉁이를 돌았고, 붉은 쿠란타는 그 뒤를 쫓았다.

나란투야의 귀에는 바람 소리와 강물 소리, 그리고 점점 멀어지는 램프라이터의 노래만이 들렸다.

♪그분이 강가를 거니는 모습 보게 하소서, 그분의 발자취 따라 영원으로 가게 하소서♪


나란투야

……놓친 건가?

나란투야

이 나란투야가 목표를 놓쳤다고? 말도 안 돼.

나란투야

……하아.

나란투야

그만하자, 바보도 아니고.

나란투야

여기서는 모든 사람이 무언가의 그림자를 보길 기도하니까, 게다가 방금은 발자국 소리도 듣지 못했고.

나란투야

그러니까, 난 정말로 귀신을 본 거네?

나란투야는 거리 한편에 앉았다.

화단의 반대편, 누군가 어둠 속에서 흐르는 강물 소리를 듣고 있었다.

나란투야

강가 쪽 벤치엔 물기가 있는 경우가 많으니까 닦고 앉아.

실의에 빠진 행인?

……

실의에 빠진 행인?

그대는 정말로 귀신을 두려워하는 건 아닌 것 같군.

나란투야

뭐야, 너도 그 그림자를 봤어? 겁먹은 거야? 내가 지켜줄까?

실의에 빠진 행인?

……그리움을 느꼈다.

실의에 빠진 행인?

제대로 볼 순 없었다. 하지만 죽은 친구나 가족의 영혼같이 보였다.

나란투야

귀신을 보더라도 두 사람이 본 게 혼자 본 것보단 낫겠지.

나란투야

그 모습을 본 사람은 메나트 하마이트의 축복을 받는다고 들었는데, 어째 여기 앉아 있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것 같네.

실의에 빠진 행인?

……난 단지 누군가와 다퉜을 뿐이다.

나란투야

세상에, 그런 우연이. 내 생각이지만, 네가 졌지?

실의에 빠진 행인?

이겼다면 여기 앉아 있지 않겠지.

나란투야

하하하.

나란투야

그거 알아? 10분 전에 누가 나한테 말하더라고. 이 동네 사람들은 고민이 없대. 돈으로 다 해결할 수 있으니까.

나란투야

일리 있는 말 같아. 근데, 나처럼 빚이라도 진 게 아니라면 넌 뭐 때문에 그러는 거야?

실의에 빠진 행인?

……오늘 누군가가 나에게 물건을 던졌다. 또 다른 사람은 지난주에 받은 새 망토를 더럽혔다. 거기에 영문도 모른 채로 하루에 20번이나 결혼을 했다.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실의에 빠진 행인?

게다가 내 얘기를 들어주려는 사람도 없다.

나란투야

오, 오…… 그건 정말 불운하네.

나란투야

근데, 나이는 다 찬 거지? 사람들이 네 개인 정보로 멋대로 혼인 신고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실의에 빠진 행인?

……음?

나란투야

아, 만약 기분 나빴다면 미안해. 네 목소리는 좀 이상하긴 하지만 젊은 사람처럼 들려서.

나란투야

아, 내가 네 나이였을 때는 운이 꽤 좋았던 것 같아.

나란투야

한 번은 우리가 약탈한 버든비스트 무리를 몰고 돌아가는 길이었는데, 갑자기 하늘이 어두워졌어. 두건으로도 날아오는 모래를 막을 수가 없었지.

나란투야

다행히 우리는 여러 명이었고, 무언가 약간 달라 보이는 빈 땅을 빠르게 찾아 파기 시작했어.

나란투야

우리가 뭘 발견했을 것 같아? 모래에 묻힌 집 2채가 있었어. 마침 우리 전원이 들어갈 수 있었고, 안에는 침대와 탁자도 있었지.

실의에 빠진 행인?

……그건 흔한 고대 능묘의 설계다.

나란투야

하하하, 꽤 아는 게 많구나! 난 몇 년이나 지나서야 알았는데.

나란투야

……정말 좋은 시절이었지.

실의에 빠진 행인?

그렇다…… 시간은 강줄기를 바꿨고, 도시를 세우고 없앴다. 해골을 뜨거운 태양과 모래 밖으로 꺼내기도 했고, 역사를 더 깊이 묻기도 했지.

실의에 빠진 행인?

지나간 시간은 그리움을 불러일으키고, 그리움은…… 두려움을 낳는다.

나란투야

맞아, 지나간 시간은 아무리 그리워해도 돌아오지 않지.

실의에 빠진 행인?

……

실의에 빠진 행인?

그대가 그리워하는 그 사람들은, 지금은 어떻게 지내지?

나란투야

살아있어, 아주 형편없이.

나란투야

최악인 건, 그 녀석들 모두 좌절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앞을 보지 못하고 있다는 거야. 얼마나 많은 사람이 칼을 팔아버렸는지 몰라.

나란투야

그러니까 대장인 내가 빚을 진 셈이 되는 거지.

나란투야

어쨌든, 재보로 된 산을 다시 쌓아 올릴 수 있다면, 그 바보들도 분명 힘을 내서 예전처럼 살 수 있을 거야.

실의에 빠진 행인?

……그러길 바라지.

나란투야

넌 어때?

실의에 빠진 행인?

나는…… 모르겠다.

실의에 빠진 행인?

마치 필사적으로 신의 그림자를 쫓아갔지만, 결국 별로 만나기 싫었던 얼굴과 만나게 되는 것 같은 일이 일어날 것 같다. 두렵지 않을 수 없는 일이지.

나란투야

그렇다 해도 네가 쫓아간 거라면, 적어도 그렇게까진 두렵지 않았다는 거잖아.

나란투야

그래, 내가 고향을 떠나기 전에 엄마는 항상 내 귓가에 대고 이렇게 말했었어.

나란투야

모든 사람들은 “나이츠모라는 두려움의 주인이고, 절대 두려움에 지배당하지 않는다”라고 생각한다고.

실의에 빠진 행인?

……그대, 나이츠모라인가?

나란투야

맞아, 그건 왜……

나란투야는 상대방이 자신의 어깨를 톡톡 치는 걸 느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고개를 돌렸다.

고요한 거리, 가로등이 먼 곳부터 하나씩 켜지고 있었다.

노래를 흥얼거리며 다가오던 램프라이터가 두 사람 앞에 와서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유리 전등갓을 열었다.

나란투야

으아아아아아악!!!!!!!

나란투야

사, 살려줘! 살려줘! 또 죽은 녀석이랑 엮여버렸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