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태양을 뿌리쳐라

AS-1축제 전야

사이드 스토리작전 전2025-01-16

전시품을 빌리는 데 실패한 페페는 밤중에 몰래 박물관에 잠입한다. 페페가 가져온 보석을 전시품 안에 넣자, 기이하게도 보석이 사라지게 된다. 페페는 순찰 중인 경비원을 피해 급히 떠나게 되고, 다음날 이름 없는 장군은 특별 전시회장에서 모든 사람이 보는 가운데 깨어난다.

등장 오퍼레이터: 페페, 나란투야, 파피루스, 샌드레코너


램프라이터

♪밤의 어둠이 강의 양쪽을 감싸네♪

램프라이터

♪쌍둥이 달, 사랑하는 한 쌍이 천천히 하늘로 오르네♪

램프라이터

♪어둠 속에서 그들은 살며시 입 맞추고♪

램프라이터

♪어느새 별들이 하나둘 밝아오네♪

램프라이터

♪별빛 속에서 그들의 얼굴은 붉어지네♪

램프라이터

으악!

램프라이터

아가씨, 한밤중에 여기서 뭐 하는 거야? 깜짝 놀랐잖아!

페페

아저씨, 뭘 그렇게 놀라고 그래? 내가 강도질이라도 할까 봐 겁나?

램프라이터

그럴 리가, 이곳에 사는 사람들 중에 돈이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

램프라이터

젊은 사람이면 강둑길에서 데이트나 할 것이지 늦은 밤에 박물관 앞에서 뭐 하는 거야?

페페

야간 근무하러 왔지.

램프라이터

쯧쯧쯧, 세상이 미쳐 돌아가는구먼. 예전엔 불을 켜면 전부 알콩달콩한 연인이었는데, 이제는 야근하는 사람들뿐이라니.

램프라이터

가봐, 길은 밝혀 놨으니까. 일 끝내고 일찍 들어가.

페페

고마워, 아저씨.


페페

정말 아무도 없네…… 티티 그 녀석, 날 속이진 않았구나.

페페

어디 보자, 이곳에 온 것도 오랜만인데 뭔가 재밌는 건 없는지 한 번 볼까?

페페

암흑시대의 보석 작업장 유적, 설비의 오리지늄 회로 흔적이 좀 대단해 보이는데…… 이렇게 완전한 상태라니, 형을 한 번에 떠서 만든 건가?

페페

아냐…… 오리지늄 원석 하나를 통째로 조각한 거구나, 정말 정교해. 자세히 보지 않으면 전혀 모를 정도야.

페페

와, 정글에서 발굴한 분류시대의 제사 도구네. 위에 반점이 엄청 많구나…… 산 제물을 바치고 남은 피 얼룩인가?

페페

엄청난 양의 무기야…… 흑토전쟁을 위한 제사를 열었던 걸까?

페페

……

페페

아…… 나중에 시간 나면 제대로 인사할게. 난 오늘 밤에 약속이 있거든.


페페

바로 여기야……

페페

처음 뵙겠습니다. 고요한 밤을 방해해서 죄송해요. 하지만 제가 가진 많은 의문들을 해결할 수 있는 건 오직 당신뿐이에요.

페페

부탁드려요, 제 무례한 행동 때문에 화내지 않으셨으면 좋겠네요.

페페

대단해!


페페

종족은 필라인, 추정 신장 약 2m, 신체 대부분이 금속 기계로 대체되었고, 일부 신체 조직이 남아있어.

페페

피부색은 보라색, 방부제에 침식된 것처럼 보이지만, 만져보면 여전히 탄력이 남아있어.

페페

얼굴에 황금 가면을 쓰고 있고, 전신이 황금 갑주로 덮여 있어. 내장 기관은 제거된 상태야.


페페

이상하네, 미라에도 부장품에도 보물창고의 위치를 가리키는 단서가 없어.

페페

하지만 발굴된 모든 게 여기 있잖아?

페페

어쩌면…… 단서는 이 보석 자체일지도……

페페

“첫 번째는 심장을 상징한다. 그것이 뛸 때, 우리는 존재한다.”

페페

“두 번째는 폐를 상징한다. 우리가 처음 호흡할 때, 기억은 시작된다.”

페페

“세 번째는 위장을 상징한다. 음식이 배에 들어가면 혀가 까다로워지고, 우리에게 취향과 개성이 생긴다.”

페페

“네 번째는 간을 상징한다. 우리는 깨어난 채로 밤을 맞이한다. 직책과 의무를 다하기 위해.”

페페

이 보석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지?

페페

……

빈 가슴 공간을 바라보며 잠시 페페는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 손을 안으로 뻗어 보석을 심장 위치에 놓았다.

그리고 숨을 멈추고 변화가 일어나기를 기다렸다.

페페

……

페페

……

페페

어째서?

페페

아무 변화도 없는 거지…

기대했던 영상도 나타나지 않았고, 상상했던 문자도 나타나지 않았다. 페페는 눈살을 찌푸리며 보석을 꺼내려 했다.

그녀는 스스로를 위로하며 위치가 잘못된 것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손을 미라의 가슴속에 넣자마자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분명 빈 공간인데 손이 물속으로 들어간 느낌이었다. 보석이 바로 앞에 있는데도 끝없는 연못 속을 더듬는 것 같았다.


페페

아……

???

누구지? 이 밤까지 일하는 사람이 있나?

페페

이런…… 순찰하는 사람이야.

페페

……

페페는 유리 진열장을 조용히 닫은 다음 발소리를 죽이고 어둠 속으로 숨어 숨을 참았다.

박물관 경비원

뭐지?

박물관 경비원

분명 소리가 났는데……

박물관 경비원

이쪽…… 같은데?

페페

(왜 이쪽으로 오는 거야……!)

박물관 경비원

이봐, 거기 누구 있나?

페페

(으윽…… 큰일 났다! 바로 내 뒤에……)

박물관 경비원

누구냐?!

페페

(다른 사람이……?)

신비한 동물

야옹……?

박물관 경비원

동물이었나…… 그래, 귀여운 녀석, 넌 어디서 왔니?

신비한 동물

야옹!

박물관 경비원

어이, 왜 그렇게 빨리 도망가는 거야? 통조림 먹지 않을래?

페페

(이 틈에 빨리 보석을 가지러 가야 해……)

박물관 경비원

이상하네, 모퉁이를 돌자마자 사라졌네?

페페

(왜 또 돌아오는 거야?!)

박물관 경비원

흠…… 누가 퇴근하면서 창문을 제대로 안 닫았나? 더운 바람이 들어오네.

박물관 경비원

그래서 동물이 들어온 건가, 박물관 안에서 돌아다니게 둘 순 없지.


신비한 동물

야옹!!!

신비한 동물

야옹!!

화난 여자

어떤 녀석의 애완동물이지? 또 울면 내일 잡아다가 중성화시켜 버릴 거야!

신비한 동물

(작은 소리로) 야오옹……?

졸린 시민

아아…… 미안해, 미오. 너무 깊이 잠들어서 네가 밖에서 내는 소릴 못 들었어.

미오

(불쾌한 듯 꼬리를 흔든다)

졸린 시민

그 사람 봤니?

미오

(고개를 끄덕인다)

졸린 시민

잘했어, 수고했어, 미오.

졸린 시민

너무 오래 기다렸어, 우린 너무 오래 기다렸어.

졸린 시민

미오, 그 사람을 빨리 데려와서 나와 만나게 해줘.

미오

(고개를 끄덕인다)

졸린 시민

들어와. 네가 좋아할 만한 육포를 좀 준비했어.

미오

(친근하게 비비적거린다)


???

페페……

???

페페, 어젯밤에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건가요?

???

말해주세요…… 말해주……

페페

아! 나 아니야! 난 안 했어! 어젯밤 내내 밖에 나가지도 않았어! 내가 한 게 아니라고!

아나트

페페, 당신……

페페

아나트……?

아나트

페페, 혹시 어젯밤에…… 잠을 잘 못 잤나요?

페페

그런 건 왜 물어? 난 멀쩡한데?

아나트

당신, 방금 말하다가 졸았는데요……

페페

……

???

아하…… 두 사람 모두 안녕.

아나트

으윽…… 술 냄새, 어젯밤에 어딜 가신 건가요, 티티?

메제티케티

페페가 오랜만에 와서 도시 안을 구경시켜 줬지.

메제티케티

그렇게 많이 마셨는데 아침에 일어날 수 있다니 놀랍네? 몸에서 냄새도 안 나고, 샤워라도 했어?

페페

아…… 그래! 머리가 멍해서 찬물로 샤워하고 정신을 좀 차렸어.

아나트

……오늘은 개막식인데요, 티티.

아나트

전 걱정돼 죽겠는데, 당신은 페페랑 술을 마시러 갔나요?!

메제티케티

에이, 그래도 아침 일찍 왔잖아. 전시회의 세부 사항은 전부 꼼꼼히 봤어. 정말 완벽하게 준비했더라. 다만……

아나트

놓친 거라도 있나요? 아직 수정할 기회가 있으니까 말씀해 주세요!

메제티케티

아니, 너무 긴장한 것처럼 보여서. 자, 릴렉스 하자고.

메제티케티

걱정하지 말고 개막식 연설 준비나 해. 여긴 내가 맡을 테니, 전시회는 순조로울 거야.

아나트

하아, 빨리 환복해 주세요. 술 냄새 때문에 관람객들한테 민원이 들어올지도 모른다고요.

메제티케티

(작은 목소리로) 너 혼이 나간 것 같은데, 무슨 문제라도 일으켰어?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빨리 말해봐.

페페

(작은 목소리로) 어젯밤에 그 보석을 미라의 가슴속에 넣었어. 꺼내려고 했는데 그때 경비원이 와버렸고.

페페

(작은 목소리로) 전시회가 끝난 뒤에 그 미라와 단둘이 있을 시간 좀 줘. 어떻게든 보석을 꺼내볼게.

메제티케티

(작은 목소리로) 다행히 아무도 이상한 점을 발견하지 못한 것 같아. 방법을 생각해 볼게. 1시간이 최대야. 그때까지 못 꺼내면 출입증을 도난당했다고 보고할 거야.

페페

(작은 목소리로) 걱정 마. 못 꺼내면 내가 직접 아나트한테 가서 사과할게.

페페

(작은 목소리로) 그나저나 너한테서 나는 술 냄새는 대체 어떻게 된 거야?

메제티케티

(작은 목소리로) 들어오기 전에 와인 한 병을 몸에 부었어.

페페

쯧…… 몸이 왜 이렇게 끈적거리나 했더니.


나란투야

아야니, 그쪽 준비는 어때?

오른쪽 이어폰

아무 문제 없어, 나란투야. 연기 발생기 설치 끝났어. 신호만 주면 바로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만들 수 있어.

나란투야

아야지, 너는? 위치 보고해.

왼쪽 이어폰

자리 잡았어.

나란투야

좋아. 그 여자는 파디샤의 딸이야. 깔끔하게 납치하지 못하면 나중에 골치 아플 거야.

왼쪽 이어폰

이해가 안 돼. 왜 작전을 여기서 실행하는 거야? 사람이 많아서 일 처리하기도 힘든데.

나란투야

아니, 아야지. 네가 틀렸어. 사람이 많을수록 좋아.

나란투야

소란이 일어나면, 놀라서 기절한 심장병 환자를 친절한 사람들이 부축하는 걸 이상하게 생각할 사람은 없을 거야.

나란투야

그런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는 다들 자기 걱정하기에도 바쁠 테니까.

오른쪽 이어폰

박물관 내 CCTV 사각지대를 지도에 표시해 뒀어. 타이밍 잡아서 기절시켜.

나란투야

응, 미리 나가서 매복할게.

나란투야

이 주사액으로 좋은 꿈을 꿨으면 좋겠네. 난 더 이상 정글에 가서 이런 약물을 채집하고 싶지 않거든.


아스파시아

이 표지판의 상형문자를 다 알아볼 수가 없네…… 저기, 혹시 '북동지부' 전시관이 어디 있는지 물어봐도 괜찮을까?

까다로운 관람객

음, '북동지부' 전시관이라…… 저도 잘 모르겠네요. 별로 돌아다니지 않아서요.

까다로운 관람객

괜찮으시다면 같이 찾아볼까요? 어쨌든 제 눈엔 그쪽의 아름다운 근육이 이 유물들보다 훨씬 더 멋져 보이니까요.

아스파시아

그런 말은 삼갔으면 좋겠어. 여기 전시된 유물들은 모두 한 시대의 역사를 대변하고 있으니까.

아스파시아

이 모든 것들은 충분히 감상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

까다로운 관람객

싫으면 싫다고 하지, 왜 그렇게까지 말씀하시는 건가요? 쯧, 풍류도 모르면서.

아스파시아

……

아스파시아

저기, '북동지부' 전시관 위치를 물어봐도 괜찮을까?

허둥대는 직원

아, 제 기억에 의하면 앞쪽일 거예요. 오른쪽으로 돌고, 500m 앞에서 다시 왼쪽으로 돌면 있을 거예요.

아스파시아

정말 고마워. 많은 사람에게 물어봤는데 아무도 '북동지부' 전시관이 어디 있는지 모르더라고.

허둥대는 직원

하아, 이 도시의 사람들은 사르곤의 오랜 역사를 자랑스럽게 여긴 탓에 먼 지역에 대한 존중은 확실히 부족해요.

허둥대는 직원

지난번에 여기서 열린 컬럼비아 역사전이 어땠는진 상상도 못 하실 거예요…… 정말 초라했죠.

아스파시아

……그런 것 같긴 해. 이곳 사람들의 오만함은 나도 느꼈으니까.

아스파시아

알려줘서 고마워.

허둥대는 직원

존중…… 현대인의 가장 큰 문제는 존중할 줄 모른다는 거예요.

허둥대는 직원

그나저나 이리저리 돌아다녔는데 또 이 전시관으로 왔네…… 이번엔 오른쪽으로 가봐야겠어.


메제티케티

오늘 관람객이 예상보다 많네, 페페.

페페

아나트가 좀 걱정이야. 저러다 손에 든 연설문이 다 구겨지겠어.

메제티케티

걱정 마. 어떻게 해도 첫 보고 연설 때보단 나을 거야. 그때는 아예 기절해서 한참 뒤에 깨어났거든.

페페

어? 어디 가?

메제티케티

너무 긴장한 것 같아서 가서 말 좀 걸어주려고.

아나트

후……

메제티케티

아나트, 준비는 잘 끝났어?

아나트

원고는 거꾸로도 외울 수 있을 정도예요. 하지만 관객들은 모두 저를 쳐다보면서 제가 하는 한마디 한마디를 듣겠죠.

아나트

제가 말을 더듬거나…… 틀리면, 사람들이 저를 어떻게 볼까요?

메제티케티

걱정 마, 아무도 기억 못 할 거야. 저녁 식사를 하면서 전시회에서 실수한 여자아이의 얘기를 잠깐 할지도 모르지만.

메제티케티

범람 축제가 다가오고 있어. 모두가 즐거운 축제 분위기에 빠져들 텐데, 네 실수를 신경 쓸 사람은 없을 거야.

아나트

그래도 전 긴장…… 앗, 갑자기 왜 귀를 만지는 건가요?!

메제티케티

지금은 좀 나아?

아나트

괜찮아졌어요……

메제티케티

역시 옛날 방법이 통하네. 기억나? 예전에 네가 면접을 보러 갈 때 너무 긴장한 탓에 나랑 페페가 네 귀를 하루 종일 주물러줬잖아. 너도 그렇게 겨우 긴장을 풀었고.

아나트

……고마워요, 티티.

사회자

신사 숙녀 여러분, 자리에 앉아주시기 바랍니다. 아나트 엘-아이딘 관장님의 이번 전시회 개회사가 있겠습니다.

메제티케티

용기 내! 틀려도 괜찮아, 멈추지 말고 계속 말하면 돼!

메제티케티

또 긴장하면 내가 몰래 가서 귀를 주물러줄게, 둘이서 창피한 게 혼자보단 나을 거 아니야.

아나트

티티…… 또 헛소리를 하시는군요.

[CG: 53_i02_1]
아나트

존경하는 내빈 여러분, 범람 축제를 앞두고 열린 본 박물관의 특별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아나트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도시 외곽 4번 대형 무덤군에서 발굴된 이 이름 없는 남성 미라입니다.

아나트

처음 공개되는 전시품으로, 미라 자체가 놀라울 정도로 잘 보존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착용한 갑옷과 부장품도 아주 온전합니다.

아나트

의복과 장식 디테일을 보면 그 정교함에 감탄하게 되며, 그의 출신이 일반적이지는 않음을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아나트

현존하는 아슬란 연대 측정법에 따르면, 이 미라는 신력기 초기, 즉 “과거와 미래의 왕” 루갈샤르거스가 살았던 시대의 것으로 추정됩니다.

아나트

그의 신분은 현재 사르곤의 역사 기록에서 확인되지 않아, 저희는 무덤에서 출토된 유물을 바탕으로 대략적인 신분을 추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마도……

아스파시아

저…… 혹시, 여기가 '북동지부' 전시관?

아나트

아……

아스파시아

잘못 온 건가?

아나트

네…… '북동지부' 전시관은 박물관 반대편, 정문 근처에 있습니다.

아스파시아

방해해서 미안해.

아나트

……괜찮습니다.

아나트

흠흠…… 여러분, 작은 해프닝이었습니다. 개회사를 계속하겠습니다.

아나트

저희는 이 미라의 대략적인 신분을 추정했습니다……

고통스러워하는 남자

아악……!

나란투야

죄송합니다. 선생님! 비켜주세요! 비켜주세요!

고통스러워하는 남자

눈을 얻다 달고 다니는 거야?!

아나트

두 분……

나란투야

제 실수예요! 죄송합니다 선생님!

아나트

저기…… 어, 어디 가시는 거죠?

나란투야

갑자기 급한 일이 생겼어요! 계속 말씀하세요!

아나트

하지만 제가 지금 말하려는 건……

나란투야

아, 네, 알겠어요! 알겠습니다. 지금 나가겠습니다.

아나트

……개회사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인데요.

아나트

저…… 제가 어디까지 얘기했죠?

아나트

죄송합니다…… 여러분, 제가 말씀드리려던 내용을 떠올려보겠습니다…… 뭐였더라……

아나트

아…… 맞아요, 제 뒤에 있는 전시품……

아나트

그…… 그건……

군중 속 목소리

하…… 암……

군중 속 목소리

도대체 무슨 얘길 하려는 거지? 너무 졸려……

아나트

그건……

[CG: 53_i02_2]

아나트는 이번 개회사를 오랫동안 준비했다……

개회사가 흥미롭지 않으면 청중들이 자리를 떠날 수도 있고, 실수가 많으면 욕을 먹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연설이 끊겨 당황해서 한마디도 못 할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아나트는 낙담했지만 평정심을 찾기 위해 최대한 노력했다. 몇 번이나 심호흡을 하고 억지 미소를 지으며 청중들을 바라보고 계속 말을 이어가려 했다.

갑자기 누군가의 손이 그녀의 귀를 살짝 집었다.

아나트는 눈을 깜빡이며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꼈다.

아나트

고마워요, 티티. 전 괜찮아요, 안심하……

아나트는 말을 끝맺지 못했다.

아나트는 군중 속에서 놀란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티티를 보았다. 옆의 페페는 사과 하나를 통째로 넣을 수 있을 만큼 입을 떡 벌리고 있었다.

아나트는 의문이 들었다. 뒤에 있는 게 티티가 아니라면 귀를 만진 건 누구지?

아나트는 침을 꼴깍 삼켰다. 차마 뒤를 돌아볼 용기가 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