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P-2평의식 환영
어비설 헌터스 계획의 전 기술 고문 블란두스의 도움으로, 글래디아 일행은 자신들의 결백과 안전성을 증명했지만, 울피아누스에 대한 의혹은 해소되기 어렵다.
등장 오퍼레이터: 울피아누스, 스펙터, 스카디, 글래디아, 스펙터 디 언체인드
글래디아 집정관님, 그 전투 자체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생각하십니까?
네. 상세 작전 배치가 지금 여러분 앞에 보일 겁니다. 만약 제 과실이 있다면 여러분들께서 지적해 주시면 좋겠군요.
아닙니다. 상세 작전 배치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습니다. 당시의 상황을 고려해 보면 가장 합리적인 작전 배치였습니다.
다만, 지금 이 시점에서 당시 상황을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알고 싶습니다.
당시, 시본에 대한 에기르의 인식에 심각한 결함이 있었다는 것을 인정해야겠군요……
이 사람들은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야?
예전 에기르에 있을 때도, 당신은 깊이 생각하는 걸 좋아하지 않았죠. 아직도 이들의 사고방식에 익숙하지 않은 것 같군요.
저들은 우리에게 악의가 없어요. 그저 필요한 사실을 찾을 뿐이죠.
가능성 있는 모든 결함을 찾아내고 완벽해 보이는 모든 결과를 의심하고, 그 후에는 진실과 아름다움 그리고 올바른 길을 가장 치열한 논쟁을 거쳐 찾을 거예요.
전부 소드피쉬에게 맡겨보죠.
듣기 싫으면 잠깐 눈 좀 붙여요.
……요약하자면, 5년 전 그 전쟁 설계의 가장 큰 실수는 인지오류의 가능성이 있다는 걸 간과한 거예요.
테라의 진실이 밝혀지기 전까지, 시본에 대한 우리의 인식에는 늘 오류가 있을 수 있다는 걸 인정해야 합니다. 우리가 전쟁 설계를 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하죠.
동의합니다. 방금 나온 결론은 앞으로 진행될 모든 작전 계획을 검토하는 데 있어서 고려되어야 할 것입니다.
글래디아 집정관님과 함께 과거가 된 전쟁을 복기하고 유의미한 결론을 도출할 수 있어 영광이었습니다.
하지만 5년 전의 그 전투 외에도……
우리가 걱정해야 할 더 현실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건강검진 보고서에 따르면, 당신과 스카디, 그리고 로렌티나 세 분 모두 간과할 수 없는 신체 변이가 일어났어요.
국가에 대한 여러분의 충성심을 의심하려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시본 유전자에 동화된 여러분이 앞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 반드시 알아야겠습니다.
이렇게 질문드리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밀리아리움이 곧 모든 소굴에 대한 위치를 파악할 거예요. 그 후, 제4급 무기로 시본을 사멸시키고 항로를 정식으로 개방하겠죠.
그 시점이 되면, 어비설 헌터스가 에기르의 적, 여러분 스스로의 적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에기르에게는 통제 불능의 헌터가 시본 보다 더 위험하지.
어비설 헌터스는 에기르의 이면을 보여주는 것과 같아. 헌터들은 에기르의 가장 비열한 상처에서 탄생했어. 에기르는 연민을 느끼면서도 두려워하지.
- 어비설 헌터스의 울피아누스. 맞지?
- 원래대로라면 당신이 저 아래서 질문을 받아야 할 텐데.
넌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침착하군. 내가 누군지도 알고 있고.
보아하니 글래디아가 육지에서 쌓은 신뢰 관계가 그 의사에게만 국한된 건 아닌 것 같군.
지금까지 어느 작전에서도 널 본 적이 없다. 넌 이베리아의 재판관도, 섬 주민도 아니야.
로도스 아일랜드의 그 의사가 널 에기르로 데려왔지만, 일부러 네 신분을 숨기고 있지.
- 난 켈시의 동료일 뿐이야.
- 난 켈시처럼 로도스 아일랜드 소속이야.
네가 자신을 뭐라고 규정하든 상관없다.
어쨌든, 넌 헌터들을 도울 수 있지.
- 왜 직접 스카디를 찾지 않았지?
- 왜 직접 스펙터를 찾지 않았지?
- 왜 직접 글래디아를 찾지 않았지?
스카디는 이런 일에 그다지 능숙하지 않아.
로렌티나를 말하는 건가?
이런 일에 그다지 능숙하지 않으니까.
지금은 적절한 시기가 아니야.
- 헌터들을 믿지 않는 건가?
아니, 그 반대야. 난 그들을 믿고 너무 잘 알고 있지.
스카디는 생각보다 행동이 빠르고, 로렌티나는 정신을 차린 지 얼마 되지 않았다. 결국 모든 걸 결정하는 건 글래디아뿐이야.
난 이미 많은 정보를 공유했고, 글래디아도 경계를 했을 거야. 글래디아는 자신이 얼마나 많은 제약을 받을지 모르는 건 아니었지만, 에기르로 돌아오기로 선택했지.
글래디아는 너무 급하게 익숙한 환경으로 돌아가고 싶어 했다. 자신이 주목받는 위치에 있다는 걸 몰랐지. 자신이 신뢰할 수 있는 사람도 없는 사람도 모두, 자신을 지켜볼 충분한 권한이 있다는 것도.
지금은 어비설 헌터스가 고향으로 돌아가기에 적절한 시기가 아니야. 이건 큰 도박이지.
- 그렇다면 너는 왜 이 도시에 잠입했지?
- 아직도 헌터들을 걱정하고 있는 것 같네.
글래디아 일행의 입장은 낙관적이지 않아.
나와 달리 그 셋은 개조를 받긴 했지만, 어비설 헌터스 계획의 핵심 연구 작업에 참여하지 않았지. 자신의 신체 변이를 명확하게 설명하기 어려울 거다.
관련 정보를 좀 알려주지. 필요하다면 글래디아를 도울 방법을 찾아봐라. 추후에 내 경고를 글래디아에게 전해줘.
더 많은 일에 대해서는……
내 말도 조금 들어주겠나.
……블란두스. 녀석도 온 건가?
블란두스?
항상 이랬지. 예전 연구소에서 근무할 때도, 자네든 울피아누스든 늘 내가 졸고 있을 때 연구원들과 다투곤 했어.
고문님, 당신의 의견은 확실히 참고할 가치가 있겠군요.
그건 영광이군.
나는 어비설 헌터스 계획의 기술 고문이었네. 개조 실험의 유전자 키메라 연구를 담당했지. 다시 말해……
지금 이 순간, 나는 이 도시에서 어비설 헌터스를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네.
글래디아, 로렌티나, 그리고 스카디. 다들 건조한 환경에서 매우 오래 있었고, 잦은 전투를 겪었지. 그들의 신체 상태는 좋지 않은 게 사실이야.
모두의 걱정도 충분히 일리가 있네. 하지만 내 답변은……
아니라는 것이네……
그들은 시본으로 변하지 않을 거야.
정적.
블란두스가 목청을 가다듬었다.
최대한 간단히 설명하지.
다들 알다시피, 시본 유전자는 일반 생물체 내에서 비정상적인 형질 제어력을 발휘하며 해당 생물이 본래 속성으로 되돌아갈 수 없게 만들지.
우리는 어비설 헌터스의 신체 내에서 이러한 시본화의 변화 과정을 최대한 늦춰 헌터의 자연 수명보다 훨씬 길어질 때까지 지연시켰네.
하지만 그 뒤, 기술원의 연구는 중요한 진전을 이뤘네. 헌터들이 '퍼스트본'을 섬멸시키러 출전하기 전, 모두에게 '자가 적응 접점' 수술을 시행했지.
이 '자가 적응 접점'은 인간 유전자와 시본 유전자의 결합 지점에 배치되어, 어비설 헌터스가 시본 유전자를 더 밀착하여 '감시'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네.
시본 유전자가 비정상적인 형질 제어력을 발휘하려고 하면, '자가 적응 접점'이 헌터의 신체가 저항을 촉진시켜 시본 유전자가 제어권을 빼앗지 못하게 하지.
헌터들의 '자가 적응 접점'은 유지 보수 없이 5년 동안 작동됐으니 노화는 됐겠지만, 그들의 현재 변이는 모두 예상 범위 내에 있네.
고문님, 어비설 헌터스 연구소의 당시 기록에 따르면 '자가 적응 접점' 수술 중 한 건의 사고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 사고는…… 울피아누스에게 일어났지.
하지만 기록에도 나와 있듯이, 여러 차례의 임상 검증을 거친 결과 그 사고가 어떤 부작용도 일으키지 않았다는 걸 증명했네.
나는 이에 대해 책임질 수 있고, 이에 관한 질문도 받을 것이네.
어비설 헌터스가 에기르로 돌아왔으니, 이제 그들의 상태는 통제가 가능할 걸세.
고문님께서 헌터들의 신체 변이를 제어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을 갖고 있다는 것처럼 들립니다만?
도시에는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은 어비설 헌터스 연구소가 있고, 재가동할 수 있지. 이후에 내가 직접 그들의 '자가 적응 접점'의 유지 보수를 진행하겠네.
그렇다면, 울피아누스는요?
……
아직까지도 에기르로 돌아오길 거부하는 헌터. 그가 시본으로 타락하지 않을 거라고 어떻게 확신할 수 있죠?
아니면, 우리가 우려했던 일이 이미 일어난 걸까요?
- 갑자기 네가 화제의 중심이 됐네.
- 듣기에 넌 무척 위험한 것 같은데.
흥.
의심하는 것도 당연하지.
통제를 벗어난 것에 관해 최대한 경계하는 것은 상식이자 쉽게 얻을 수 없는 교훈이다.
- 너를 의심하는 건 저기 있는 사람들뿐만이 아니야.
- 나도 네가 행적을 숨기는 이유가 궁금해.
- 네가 도시에 잠입한 건 정말로 헌터들이 걱정돼서야?
스툴티페라 나비스가 침몰 전에 난 내가 찾은 것을 글래디아에게 공유했다. 시본 중에 이샤믈라와 유사한 초거대 개체인 '퍼스트본'이 하나가 아니라는 사실을 말이야.
그리고 지금 이 순간, 새로운 '퍼스트본'이 이미 '조짐'을 보이고 있지. 그분 혹은 그분들은 곧 깨어날 거다.
정확한 개체 수나 시기는 불확실하지만…… 머지않았지.
- ……
시본이 육지로 이동하는 건 이것과 관련이 있다. 이 기간 동안, 난 많은 소굴들을 깊숙한 곳까지 들어가 봤고, 시본들의 반응은 전부…… 위기감을 전달하고 있었지.
어쩌면 지금의 바다조차 이 각성을 감당하기에 역부족일 수도 있지. 새로운 '신'의 각성은 육지에서 말하는 또 다른 고요함일까, 아니면 다른 형태의 해양 재앙일까?
이 대규모 이주행렬은 에기르의 항로 계획과 거의 동시에 일어나고 있지. 그렇다면 밀리아리움은 그 안에서 대체 어떤 위치에 처한 걸까?
이 정도면 내가 이 도시에 올 만한 충분한 이유가 되지 않나?
시본이 본능에 의해 독립적으로 번식이 가능하다고 해도, 그들은 '퍼스트본'에서 기원했으니 가장 기본적인 생물학적 특성을 거스를 순 없어요.
다시 말해, 그 '퍼스트본'의 죽음이 시본의 진화를 막지는 못했다 하더라도, 전에 없었던 특성이 폭발적으로 나타날 정도는 아닐 겁니다.
제가 임무 보고서에서 언급한 최신 정보를 간과하신 것 같군요.
확실히 '여러 마리의 퍼스트본'이라는 해석은 매우 합리적이에요. 하지만 울피아누스에 대한 제 의문은 바로 여기서 비롯됩니다.
치밀히 계획했던 작전이 실패로 끝나고, 생존한 세 명의 헌터가 파도에 휩쓸려 낯선 육지에 도착하여, 소굴에 가장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헌터와 재회했어요.
“바다에는 '여러 마리의 퍼스트본'이 존재한다”. 울피아누스가 가져온 이 정보는 파괴력을 가질 뿐 아니라 매우 '유효'하기도 하죠.
이는 여러분들께서 작전 목표를 완수했음에도 왜 시본의 더 큰 이상 행동이 촉발됐는지에 대해 적절히 설명해 주기 때문이에요. 그것은 모두의 의문에 답변이 되었습니다.
이 정보에 대해 어떤 의문이 있으시죠?
이렇게 딱 들어맞는 설명은 유일한 진실이거나, 혹은 모든 의문에 대응하도록 짜인 답변일 수 있죠.
울피아누스가 당신에게 전달한 정보를 신뢰할지 여부는 우리가 앞으로 전쟁을 설계할 때 중대한 영향을 미칠 거예요.
울피아누스가 아직 살아있다면, 그 행적과 상태를 확인하고 더 나아가 직접 대면하는 게 가장 직접적이고 효과적인 검증방식일 겁니다.
……
블란두스 고문님, 오랫동안 침묵하고 계십니다만.
울피아누스의 상황에 대해 추가로 말씀하실 것이 있나요?
당신과 울피아누스는 같은 스승에게 배웠고, 심지어 당신이 어비설 헌터스 계획에 참여한 것도 울피아누스에 대한 신뢰 때문이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이 계획에 찬성하지 않으셨죠.
하지만 저는 에기르인으로서의 당신의 전문성과 도덕성을 믿습니다. 일부러 무언가를 피할 필요는 없습니다.
……
집정관, 내가 말할 수 있는 건, 오늘 이 평의회에서 한 모든 말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뿐이네.
울피아누스에 대해서는…… 의도적으로 유리한 가설을 내세울 생각도, 불리한 추측을 할 생각도 없네.
그뿐이네……
- 너랑 고문의 사이가 좋아 보이는데.
- 냉혹한 사람에게도 이런 친구는 있군.
울피아누스는 당신에게 대답하지 않았다. 질문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었지만 블란두스도 더는 발언하지 않았다. 그러다 무언가를 느낀 듯, 갑자기 고개를 들어 당신이 있는 방향을 바라봤다.
투지장을 사이에 두고, 당신은 약간 지친 듯한 그의 두 눈과 마주쳤다.
그는 분명 뭔가를 알아챘고 옆에 앉은 집정관과 주변의 몇몇 에기르인도 그 순간의 이상함을 느낀 것 같았다. 몇몇의 시선이 이쪽을 향했다.
- ……
- 어……
당신은 옆으로 몸을 돌렸다. 어느샌가 옆자리는 비어 있었다.
- 나? 난 그저 방관 중인 육지 사람일 뿐이야.
- 미안, 내가 방해한 건가?
- 나도 의견을 내야 하는 건가?
이 평의회를 통해 우리는 충분한 결론을 얻었습니다.
글래디아, 스카디, 로렌티나 그리고 다른 어비설 헌터스는 에기르를 위해 엄청난 희생을 치렀고 위대한 공헌을 했습니다.
5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는 그들의 경험과 견문에서 새로운 생각을 도출할 수 있습니다. 이건 에기르의 영광입니다.
그들은 자신의 결백과 안전을 증명했고, 항로 계획이 중요한 시점에 도달한 지금 그들의 귀환은 위협이 아닌 도움이 된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수많은 의혹이 또 한 명의 어비설 헌터스 생존자인 울피아누스에게 집중되고 있습니다.
알 수 없는 이유로 행적을 숨기고 다른 어비설 헌터스에 영향을 주려고 한 점…… 이러한 행동들은 어비설 헌터스로서의 그의 책임에 크게 위배되는 것입니다.
현재 가진 정보로는 그가 어떤 동기를 가졌는지, 무엇을 이루려 하는지, 심지어 그를 여전히 에기르인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조차 알 수 없습니다.
울피아누스를 가능한 한 빨리 찾아야 합니다. 설령 글래디아의 말대로 그에게 악의가 없다 해도, 그에 대한 수많은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서 반드시 질문에 대답을 해야 합니다.
의문이 해소된 분들께선 퇴장하셔도 좋습니다. 아직 궁금증이 남은 분은 계속해서 질문하실 수 있습니다.
글래디아 집정관님, 추가로 하실 말씀이 있나요?
투지장 중앙의 산호 모양 단말기가 천천히 닫히며 수축되었고, 아래로 가라앉아 지면 아래로 사라졌다. 물결이 일렁였던 공간은 평평하고 넓어졌고, 이는 마치 연극 공연의 무대 같았다.
그 중앙에 있는 건 오직 글래디아뿐이었다.
제가 아는 모든 것을 여러분께 말씀드렸어요.
평의회의 결과에 대해 이의는 없으며, 울피아누스에 대한 의혹에 대해서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습니다.
사람들은 하나 둘 퇴장했고 그들은 출구에서 돌아서 말없이 글래디아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한다.
남은 청중은 여전히 질문을 던지고, 글래디아는 자신이 알고 있는 혹은 모르는 질문들에 대해 나름의 응대를 했다.
돔에서 내리는 물결과 장소를 감싸는 빛줄기가 교차했지만, 글래디아는 아무런 표정도 보이지 않았다.
난 에기르인이지만 가끔은 이런 상황을 이해하기 힘들어.
조금 전까지만 해도 치열한 설전을 주고받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글래디아의 에기르에 대한 헌신에 감사를 표하고 있잖아.
다들 진심이에요. 과학은 사람들에게 감정과 객관적 사실을 분리할 것을 요구했고, 저들은 정말로 그렇게 했죠.
물론 이 사람들이 진심이란 건 알아. 난 그저…… 하, 됐어.
제3대 대장도 현재로서는 의심을 받았을 뿐이죠. 소드피쉬, 박사님 그리고 켈시가 다 방법을 찾을 거예요.
이제 우린 어디로 가?
소드피쉬가 우리를 찾아올 때까지 기다리죠. 이 평의회는 당분간 끝나지 않을 것 같네요. 휴.
넌 갑자기 왜 한숨을 쉬어?
소드피쉬는 그 도시의 투지장에 연극을 자주 보러 가곤 했어요. 전투만 없으면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봤죠. 저도 가끔 따라갔었죠.
제2대 대장은……
소드피쉬는 예술적 소양이 꽤 높아요. 그 소양은 어머니가 길러낸 것 같더군요.
하지만 일반 관객들과 달리, 소드피쉬는 가장 높고 먼 자리에 앉는 걸 좋아했기에 저는 매번 따로 앉아야 했어요.
왜?
소드피쉬는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면 방해 요소를 최대한 배제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무대의 세세한 것들에 신경을 끄면, 오히려 이야기 자체에 더 집중할 수 있다고요.
하지만 지금, 소드피쉬 본인이 무대 중앙에 서있네요.
자신에게 익숙했던 거리감은 완전히 사라졌고, 본인이 관찰, 분석 그리고 토론의 대상이 됐죠. 저런 자리에서 침착할 수 있는 사람은 없어요.
상어, 아까 네가 왜 한숨을 쉬었는지 갑자기 알 것 같아.
어째서죠?
이제야 겨우, 우리가 정말 에기르로 돌아왔다는 걸 확신하게 됐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