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6반 예술 운동
Ela는 예술 거리의 파괴에 관해 레이넬에게 확인했지만, 레이넬은 자신의 무죄를 주장할 생각이 없었다. 이에 예술 거리 사람들은 매우 분노했고, 대위는 사람을 파견해 그들을 선동한다. 결국 분노한 예술 거리 사람들은 갤러리로 향하게 된다.
Ela 씨?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레이넬 씨는 어디 있지?
레이넬 님이라면 발코니에서 골프를……
잠시만요, Ela 씨!
아, 미안하군…… 혹시 방금 공에 맞았나? 왜 그리 화가 난 건가?
어제 예술 거리에서 사건이 있었어.
사건? 무슨 사건이 일어났지?
못 들었어? 예술 거리의 축제가 완전히 엉망이 됐다고.
내가 꾸민 일이라는 것처럼 말하는군.
저번에 미워시 씨에게 예술 거리의 공연을 미루도록 설득해 달라고 부탁했었지. 레이넬 씨의 갤러리 개관식과 축제가 겹치지 않게 말이야.
그래. 내가 미워시에게 Ela 양과 이야기를 해보라고 했었지. 아…… Ela 양이 내 제안을 거절해서, 다른 사람을 보내 축제를 망치려 했다고 생각하는 것이군.
레이넬 씨의 경호원으로 지내며 미워시 씨가 대위와 대화를 나누는 것을 몇 번인가 봤어. 대위의 의약품 창고도 레이넬 씨 소유였고.
이제 보니 레이넬 씨와 대위 사이의 갈등은 그리 심각한 것 같지 않네. 대위도 개관식에 초대받기도 했고.
의심스러웠지만 조사를 하진 않았지. 하지만 일이 이 지경까지 왔으니, 무슨 일인지 알아야겠어.
Ela 양은 이번 일이 어떻게 된 일인지 결론을 내린 건가?
아니. 설명을 듣고 싶을 뿐이야.
대위와 나눈 대화는 협력을 위한 것이 아니었네. 뭐랄까…… 대위가 멍청한 짓을 하는 걸 보고 싶었을 뿐이지.
예술 거리를 노린 사람들은 대부분 목적을 이루지 못하고 실패했네. 그래서 대위도 예술 거리의 사람들에게 당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
뭐라고?
정말이네. 믿을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대위에게 그런 짓을 지시하지 않았어.
레이넬 씨가 의도하지 않았어도…… 대위를 갖고 노는 것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생각해 봤어?
무장 단체의 수장에게 무기도 없는 일반 시민을 상대하게 했잖아!
일이 이렇게 될 줄은……
처음부터 신경 쓴 적이 없었겠지!
이렇게 화려한 미술관을 지어도 만족할 수 없는 거야? 왜 아무 관련도 없는 사람들을 계속 괴롭히는 거지?
대체 왜? 이렇게까지 해서 자신을 증명해야 하는 건가?
Ela 씨. 그만 나가주시죠.
미워시 씨, 한 가지 물어볼게. 어떻게 이런 쓰레기 옆에서 멀쩡하게 숨을 쉴 수 있는 거지?
나가십시오.
그만하게, Ela 양. 이번에 일어난 일은 분명히 비극이야. 그 비극에 책임질 사람이 필요하다면 나를 지목해도 좋네.
하지만 오늘은 돌아가 주게.
레이넬은 돌아서서 자세를 바로잡았다. Ela를 무시한 채 무게 중심을 옮겨 어깨를 돌리고 우아하게 클럽을 휘둘렀다.
골프공이 곡선을 그리며 하늘을 가로질렀다. 공은 홀에서 1미터 남짓 떨어진 곳에 떨어질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공중에서 기묘하게 방향을 틀어 홀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Ela는 바구니에서 골프공을 들어 내리쬐는 태양에 비춰보았다.
전부터 이상했는데, 공을 어떻게 치든지 상관없이 언제나 홀에 들어가더군.
미워시 씨, 레이넬 씨의 측근인 당신이 이유를 알려줄 수 있어?
……
레이넬 씨, 한 번이라도 자신의 힘으로 골프공을 쳐본 적 있어? 공이 자연스럽게 날아가게 놔둔 적 있어?
당연히 있네.
결과는 어땠지?
피곤하더군. 그린에 떨어진 공은 의미가 없지. 쓸데없는 짓이었네.
유감이네.
Ela는 한숨을 내쉬고 손에 든 공을 던졌다. 공은 그린 위를 몇 번 튕기고 홀 주위를 맴돌다 천천히 홀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래서? 일은 처리했나?
좋아. 철수하는 타이밍까지 완벽했군. 내가 도솔레스로 온 뒤로 자네가 일 처리를 이렇게 깔끔하게 한 건 처음이야.
그 네 명?
신경 쓰지 마. 어쨌든 확실히 밟아 놨겠지?
예술 거리 놈들이 길길이 날뛰고 있을 거야.
그러면 빨리 돌아와. 아직 더 중요한 일이 남아 있으니까. 이 일만 잘 처리하면 앞으로 귀찮을 일은 없을 거야.
병력의 반이라고? 무슨 소리야? 가용할 수 있는 병력을 전부 동원할 거다. 우리의 미래가 달린 일이야. 정신 차려.
그래. 전 병력을 갤러리로 보내고 명령 대기하라고 해.
많을수록 좋아. 이번 일로 거둘 이익을 생각하면 이런 비용은 아무것도 아니야.
아, 하나 더.
머리 잘 돌아가고 말 잘하는 병사들 몇 명 보내서 주민들을 선동하게 해. 분노에 기름을 부으란 말이야. 확실하게 타오르도록.
후…… 하루밖에 시간이 없지만, 실망시키지 않기를 바라야겠군.
대위는 길게 한숨을 쉬었다.
갤러리 밖에 개관식이 진행될 무대와 좌석이 설치되었지만, 참석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뭐야, 너무 지루하잖아. 분위기를 띄우는 행사라도 할 줄 알고 일찍 왔는데!
왜 아무도 없지? 몇 시간 안 남았는데. 굳이 일찍 올 필요가 없었잖아.
하하.
무슨 재밌는 일이라도 있어?
일찍 온 사람만 볼 수 있는 깜짝 공연이 있을지도 모르지.
너무 심하게 다쳐서 지금은 이 정도가 최선이야. 앞으로는…… 오른손으로 섬세한 작업을 하기 어려울 수도 있을 거야.
섬세한 작업?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는 작업…… 미안.
네 탓은 아니잖아.
다시 드레싱 해야 하니까 내일 또 와.
1분이라도 더 빨리 따라갔더라면……
네 탓이 아니야. 이 세계의 사람들은 우리보다 훨씬 날쌔고 튼튼해. 쫓기 힘들다고.
알아, 하지만 그 지휘관은 바로 내 눈앞에서……
……
Ela, 왔구나. 레이넬이 뭐래?
레이넬이 지시한 게 아니야. 그렇다고 관련이 없는 건 아니지만.
무슨 소리야? 레이넬을 감싸기라도 하는 거야?
레이넬은 대위에게 연락해서 예술 거리의 골칫거리만 처리할 수 있으면 토지 개발권을 넘기겠다고 했대.
그게 지시한 거 아니야?
하지만 레이넬의 목적은 대위를 가지고 노는 거였어. 서로 사이가 나쁘거든. 게다가 예술 거리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아니까 대위도 당할 것이라고 생각했더군.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가 있는 거지?! 여기가 어떻게 됐는지 직접 보면 그런 말을 할 수 없을 텐데!
진정해, 카테브.
내가 진정할 수 있다고 해도, 여기 사람들은?
밖을 보고 와 봐. 이 동네 사람들이 레이넬의 변명을 듣고 진정할 수 있을 것 같아?
레인보우 팀은 예술 거리 사람들 사이에서 피부를 뚫을 듯 전해지는 절망감을 느꼈다.
예술 거리의 사람들은 영혼이 빠져나간 듯 낙담한 표정을 짓고 길거리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었다.
예술 거리는 주민들이 정성을 기울여 영감을 가득 채운 열정 넘치는 공간이었지만 이제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주위를 돌아보니 서로 공허한 표정을 주고받는 사람들이 보였다.
그러나 많은 이들은 그저 어쩔 줄 모르고 주저앉아 있을 뿐이었다.
Ela, Ela!
테크노?
레이넬 짓이야? 그 자식이 연립정부를 보내서 우리 작품을 망치라고 한 거야? 고작 개관식 하나 때문에?
테크노…… 먼저 확인해야 할 게 있지만, 레이넬이 한 것 같진……
레이넬이 한 것 같진 않다고?! 당연히 그렇게 말하겠지! 레이넬의 경호원으로 일했었으니까!
우리도 똑같이 갚아주자!
갤러리를 망쳐놓는 거야……
축제에 선보이려 한 작품 중에 박살 나지 않은 걸 모으자. 그리고 레이넬의 소중한 갤러리로 가서 우리가……
그런 걸로는 너무 약해 보이는 거 아냐?
약해 보인다고? 다른 방법이 있어?
갤러리로 가서 레이넬과 비서를 잡아 목숨으로 갚게 해야지.
(작은 목소리로) 사람들을 부추기는 놈이 있는 것 같은데. 아무래도 일이 커지기를 원하는 사람이 있는 건가.
다들, 잠깐 진정해……
하지만…… 우리가 상대할 수 있을까…… 난 허리 때문에 폭력은 무리야.
나도. 디스크가 있어서……
타인을 해치는 건 상상으로 밖에 못 할 것 같은데. 이런 몸으로는 무리야.
음…… 운동을 몇 년 하긴 했지만, 혈액공포증이 있어서……
(작은 목소리로) 그래도 아직 심각해지지는 않은 것 같네……
그런 일을 당하고 분하지도 않아? 한심하게 주저앉아서 땅만 보고 있을 거냐고?
너무 불공평해…… 그놈들이 우리 예술 축제를 망쳤는데 갤러리 개관식은 멀쩡하게 진행된다고?
디아즈 씨…… 어떻게 생각해?
짐 챙겨서 따라와. 그 유리 건물로 간다.
설마 진짜 싸울 생각은 아니지?
디아즈 씨, 잠시만……
아니, 음향 장치와 악기를 가져오라는 거야…… 우리가 마련한 장소가 없어졌으니, 레이넬의 갤러리에서 연주를 할 거다.
우리가 춤추는 모습을 보기 싫다면 볼 수밖에 없게 만들어 주면 돼.
예술 거리 사람들이 함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마른 장작에 불이 붙은 것처럼 갑작스럽게 살아났다.
(작은 목소리로) 이제 어쩌지……?
일단…… 계속 지켜보자……
(작은 목소리로) 어…… 이게 맞나?
(작은 목소리로) 잘 모르겠지만, 어찌 됐든 갤러리로 간다고 하니까.
(작은 목소리로) 보고 드립니다. 무스비스트가 구멍에서 나왔습니다.
저기, 이 꽃병은 어디에 둘까요?
아, 그건 3번 전시홀에 두면 돼.
감사합니다.
그쪽이 아니야. 3번 전시홀은 저쪽이라고.
죄송합니다. 신입이라서요.
(갤러리를 대충 다 살펴본 것 같은데. 여기보다 안쪽으로는 경비가 삼엄하네. 아무리 생각해도 들어갈 방법을 모르겠어.)
(젠장. 단서를 보면 분명히 갤러리랑 관계가 있는데……)
(누가 오고 있어……)
개관식이 곧 시작될 거야. 직원들은 전원 광장으로 나가 개관식에 참여하라고 미워시 씨가 지시했어.
뭐? 우리도?
한 명도 빠짐없이 갤러리에서 나오라네.
그래…… 가자고.
모든 직원이 참여하라고? 이상한데…… 레이넬이 무슨 일을 꾸미고 있는 걸까?
이곳은 다른 구역에 비해서 딱히 특별한 것 같지도 않은데.
혹시……
에르네스토는 주머니에서 유리구슬을 몇 개 꺼내 땅에 내려놓았다. 평평한 지면에서는 움직이지 않을 구슬들이 모두 같은 방향으로 굴러가기 시작했다.
바닥이 살짝 기울어 있네……
(벽을 두드린다)
역시 숨겨진 통로가 있군.
어디 보자…… 이 평범해 보이는 그림이 열쇠일까?
기자 회견이 두 시간 후에 시작될 예정입니다. 일찍 온 사람들은 이미 자리를 잡았고요. 개관식에서 하실 이야기는 결정하셨나요?
어차피 시간을 버는 것뿐이니 무슨 이야기를 하든 상관없네. 준비된 대본 중에서 하나 고르지. 그 가상 작품 어쩌고 하는 것도 괜찮아 보였어.
발표의 배경 사진은 어떻게 할까요? 갤러리의 그림이 좋을까요?
마테오의 사진을 쓰지.
대위를 그런 식으로 모욕하면 폭발할 텐데요.
괜찮아, 걱정하지 말게. 어차피 모욕감을 주기 위해 초대한 거 아닌가? 게다가 이제 와서 내가 마테오의 투정을 신경 쓸 것 같나?
확실히, 대위의 분노는 갤러리가 폭발하고 아래층에 있는 자들이 느낄 절망과 비교할 수 없겠죠.
이 갤러리에 투자된 자산과 예술품 시장을 잠식한 탐욕까지…… 커다란 폭탄 하나로 다 쓸어버리는 거지.
어마어마한 가격에 팔리는 쓰레기만도 못한 그림들…… 표현이나 메시지까지 뒤틀린 역겨운 작품까지……
진정한 예술품은 창고에서 썩고 있어. 언젠가 되팔리는 날에만 모습을 드러내지……
탐욕에 빠진 사람들이 한 짓을 보게. 이제, 그 작품들은 화염 속에서 재로 돌아갈 거야.
예술 시장은 앞으로 몇 년 동안 혼란스럽겠군요……
그게 내가 바라는 것이네…… 앞으로 투자자들은 이날을 생각할 때마다 몸서리치겠지……
그리고 예술의 진정한 가치를 생각하겠지. 다시는 예술품이 단순한 거래 물품이 되지 않게 될 거야.
돈 앞에 고통받던 예술가들에게 마침내 자유가 찾아오는 것이야.
……
어머니나 그 늙다리가 지금 이 자리에 없다는 게 아쉽군……
레이넬 님……
잠시 함께 앉아주겠나, 미워시.
내일이 오기를 함께 기다려주게.
너무 어두워…… 아무것도 안 보이네……
손전등을 가져와서 다행이네.
(꿀꺽)
이, 이게 뭐야……?
에르네스토의 손전등이 바닥을 비추자, 포장이 뜯긴 화물이 보였다. 화물의 내용물은 벽에 가지런히 쌓여 있었다.
그것은 천장에 닿을 만큼 높이 쌓인 폭발물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