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V-ST-2갑작스러운 충격
블랙스틸 본함이 곧 도착할 무렵, 기다리고 있던 팀원들은 섹터에서 불이 난 걸 발견하고, 제시카는 팀을 이탈해 구조에 나선다.
보름 뒤
우등생 씨, 우리 여기서 거의 하루를 기다리고 있어.
본사의 전달자가 보내온 메시지는 너도 봤잖아.
메시지에는 그들이 내일 오후에나 도착할 거라고 하던걸.
우리가 연결하는 데 필요한 사항들을 하루 전에 준비를 마쳐야 한다고도 했어.
데이비스 타운의 연결 기능은 원래 별문제가 없었어. 로라가 반나절 만에 모든 준비를 끝냈고, 그런 뒤에 우린 사람들을 다 데리고 여기에 그냥 멍하니 서만 있잖아.
추우면, 언제든지 저쪽에 임시로 설치한 텐트로 가서 불을 쬐도록 해.
하지만, 만약 내가 추운 게 아니라…… 무서운 거라면?
뭐가 무서운데?
몰라, 그저…… 데이비스 타운의 일이 대체 어떻게 수습될지 짐작을 못 하겠어.
……
리스캄은 약간 초조해하며 통신기를 귓가에 가져다 댔다.
수신할 신호가 없다는 건, 블랙스틸 오퍼레이터들이 '본함'이라 부르는 배런 기지가 아직 통신 범위 안에 들어오지 않았다는 걸 의미한다.
제시카, 불 좀 더 쬐지그래?
괜찮아요…… 곧 날이 저물 테니, 뭘 해도 다 추울 거예요.
제시카, 너도 너무 걱정하지 마. 은행 사람들이 정말 화날 짓을 한 건 맞지만, 본함이 곧 도착할 거야.
……
은행 놈들이 우리 머리 위에서 놀도록 보스가 그냥 내버려 두지는 않을 거야.
……보스요? 어떤 보스요?
누구겠어? 클리프 씨지!
그분이……
저도 잘 모르겠어요, 어쨌든…… 클리프 씨는 장사꾼이니까요.
제시카는 침묵 속에서 플랫폼 쪽을 바라보며, 습관적으로 주머니에 손을 넣고 그 안에 있는 총알을 매만졌다.
어……?
……제시카, 저쪽 봐 봐, 저거 불빛 아니야?
어디요?
섹터 저쪽, 채굴 공장과 가까운 곳에, 불이 난 거 같아……
잠깐만, 아니야. 불타고 있는 곳이 한 군데가 아닌 것 같아…… 이, 이게 대체……
제시카?!
……팀, 블랙스틸…… 본함이…… 후에 도착한다……
알았어.
제시카, 가서 사람들에게 알려……
팀장님, 섹터 여러 곳에 불이 났어요. 무슨 일이 생긴 걸 수도 있으니 가볼게요!
하필 이런 때…… 하지만, 이미 본함에서 신호를 보냈어. 배런 기지가 가까이에 왔다고……
제시카…… 제시카! 너 대체 어디 가려는 거야!? 팀장, 어떡해?
가게 놔둬…… 우리는 계속 연결 임무를 진행한다.
……무슨 소리야, 한밤중에……
어디에서 나는 소리지……
누군가 동력로를 부수고 있는 건가?!
……
우드로는 베개 밑의 총을 꺼낸 뒤, 아래층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우디, 빨리 내려와! 누군가가 쳐들어왔어!
웩…… 속이 너무 안 좋아.
이럴 줄 알았으면…… 그렇게 많이 마시지 말걸.
너무 졸려, 그냥 자 버릴까…… 그러면, 내일 아침 틀림없이 길거리에 꽁꽁 얼어붙어 있겠지……
하아……
무슨 소리야…… 무슨 일이지……?
이게 웬일이야?!
어, 어르신, 빨리 가세요. 이곳에…… 어, 사람들이 갑자기 들이닥쳐서…… 물건을 부수고, 빼앗고 있어요……
……누구야?
하…… 당신이었군, 영감.
네놈은 그때 눈밭에서……
난 목숨이 질기거든…… 쉿, 영감, 절대 소리 내지 마. 다른 사람을 불러올 수 있으니까.
영감, 그때는 운이 좋아서 내 손에서 살아남았지만, 지금도 그렇게 운이 좋을지는 모르겠군.
어르신, 빨리 가세요! 당신 혼자선 상대할 수 없다고요!
늙은이, 당신도 여기에 있었군. 좋아, 찾는 수고를 덜었어.
헬레나, 무슨 일이야? 내가 아래층에 내려왔을 땐 이곳에 당신이 쓰러뜨린 사람들로 가득할 줄 알았는데.
……저놈들이 이번엔 간덩이가 많이 부었어, 아마도 미쳤나 봐.
그렇게 몰래 귓속말하지 말고, 무슨 좋은 소식이라도 있으면 같이 공유하지그래?
정말 세상 물정 모르는 놈이군……
늙은이, 그 총알 매우 귀중하지? 너무 귀중해서…… 여섯 발짜리 탄창마저도 다 못 채울 정도로 말이야.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지?
생각해 보니, 이 섹터에는 당신이 쓸 만한 재료가 거의 없더라고.
아니면, 몇 해 동안이나 매일 그 총을 들고 다니는데 왜 누군가에게 쐈다는 얘기를 못 들은 걸까?
……
얘들아, 먼저 저 두 늙은이를 쓰러뜨려라. 그리고, 이곳이 너네 집이라 생각하고 마음에 드는 게 있으면 가져가.
너희들, 무…… 무슨 짓이야!
주정뱅이는 비켜.
누, 누가 시켜서…… 여기서 소란을 피우는 거야? 윽……
아저씨, 내가 한 병 드릴 테니, 잠이나 푹 자.
형님, 대단한데? 주정뱅이한테는 얼굴에 술을 한 병 부어줘야지.
흥.
물건을 충분히 챙겼으면 다음 집으로 갈까?
리온, 괜찮아? 일단 부축해서 일으켜 줄까?
쳇, 잔인한 놈들, 당신 얼굴이 온통 피투성이야……
난 괜찮아…… 그냥 좀 어지러울 뿐이야……
왜 가게까지 이 지경이 된 거야…… 그놈들, 진열장만 부순 게 아니었어?
어디 진열장뿐이겠어…… 그놈들이 내 모든 물건을 거의 다 빼앗아 갔다고.
오늘 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야?
영감, 우린 시간이 별로 없으니 숨바꼭질은 그만 하자고.
여기 있나!
짜증 나네, 여긴 좁고 장애물도 많아서 도저히 제대로 날뛸 수가 없잖아……
그러니까 함부로 돌아다니지 말라고, 영감탱이!
으윽……
그런 늙어빠진 몸뚱이로 내 공격을 피하다니, 당신을 얕본 것 같군. 운이 언제까지 당신 편인지 어디 두고 보자고.
으악!
하, 드디어 잡았다.
이런 허름한 곳에서 죽는 것도 나름 괜찮을 것 같아, 당신과 아주 잘 어울리거든.
후…… 후……
(한 번만 더…… 버텨라, 이 늙은 몸뚱어리야, 넌 할 수 있어…… 반드시 할 수 있다고.)
드디어 당신이랑 작별 인사를 하게 됐어, 영감.
꿈 깨……
젠장, 빌어먹을 놈. 넌 이제 끝장이야.
이게 뭐야…… 수증기?!
뜨거……!
네 말이 맞아, 허름한 이곳은 내 집이야. 당연히 나랑 잘 어울리지.
후우…… 아무도 내 집에서 소란을 피울 순 없어……
으악……
자업자득이야.
그래, 내 탄창은 가득 차지 않은 게 맞아. 총알들이 내 총에서 격발할 수 있도록 나도 정말 많은 공을 들였지.
그래서…… 총알은 네놈들에게 쓰지 않으려고, 너무 아깝거든.
노인은 권총을 허리춤에 찬 총 케이스에 집어넣고, 소매 단추를 풀어 소매를 걷어 올린 후 팔을 드러냈다.
설마 아니지, 우디…… 당신 나이를 생각해.
당신, 내가 올가미를 사용하는 걸 못 본 지 얼마나 되었지?
당신이 섹터 밖에 있는 가축들을 모조리 카라반에 팔아 물자로 교환한 뒤론 못 봤으니…… 한 3, 4년 됐지?
맞아, 3, 4년밖에 안 됐어.
내가 가서 우두머리 몇 놈을 해결할 테니, 나머지는 당신이 처리할 수 있겠지?
응, 내게 맡겨.
빨리 끝낼수록 좋아…… 아직 날이 밝으려면 멀었으니, 좀 더 잘 수 있거든.
근처에 너희들을 매달 수 있는 나무가 몇 그루 없는 것이 아쉽지만, 처마 밑에 매달아도…… 안 될 건 없지.
우리를 빈틈없이 에워싸고도 선공할 용기는 없는 건가?
잘난 척하지 마, 늙다리, 이제부터 똑똑히 보여줄 테니까.
최근 뭐 들은 거 없어? 오늘 밤은 대체 어떻게 된 거야?
붕대가 이것밖에 안 남아서 감으려면 모자랄 것 같으니까, 일단 머리를 막고 있어…… 아니면 계속 피가 흐를 테니까.
괜찮으니까, 얘기나 해 봐.
처음에는 섹터 동쪽에서 정보가 흘러나왔어. 당신도 알다시피, 일은 하지 않고 빈둥거리는 건달들이 모두 그곳에 모여 있잖아.
거기서 하는 말이, 마을 사람들이 어차피 은행 돈을 못 갚을 바엔 차라리……
차라리 뭐?
차라리 단단히 한몫 챙겨서…… 개척지로 도망가 그곳에서 다시 시작하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나 봐……
당신도 봤다시피, 방금 그 사람들은 미친 사람같이 여기저기서 사람들을 때리고, 가게를 부수고, 물건을 약탈했잖아……
잠깐만, 리온, 빨리 와 봐. 저건…… 너희 집 방향이야……
……젠장!
매니저님, 제, 제가…… 소리를 들어보니 바깥 상황이 그다지 안 좋은 것 같은데요……
실비아 씨, 안심해도 돼요. 이 은행 안에선 우리 모두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거든요.
저 인간들은 정말 구제 불능이에요. 하지만, 우리 앞에선 선을 지키는 사람으로 변할 수밖에 없죠.
너무 무서우면, 차라리 한숨 주무시죠. 자고 일어나면, 저들은 더 이상 당신의 시야에 나타나지 않을 테니까요.
매니저님, 그게…… 무슨 뜻이죠?
다른 사람들이 말 안 해줬나요? 우리 파트너가 곧 도착할 테니, 저 인간들은 이제 곧 쓸모없어질 거라고요.
그래서, 저들은 떠나기 전에 특산물을 좀 가지고 가겠다고 먼저 제안했고, 우리는 묵인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죠.
우리는 그저 기다리기만 하면 돼요. 우리가 몇 번이고 해왔던 것처럼,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면 올 것은 모두 올 테니까요……
매니저님, 블랙스틸로부터 연락이 왔어요. 본함이 예정보다 빨리 도착했대요!
이런, 왔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더 일찍 오다니……
하지만, 우리에겐 아무래도 상관없는 일이죠.
아무래도 지난번 교훈만으로는 아직 부족했던 것 같군.
젠장…… 퉷, 매번 교훈이니, 경고니 하고선, 당신이 언제 실제로 손을 쓴 적이나 있어?
내 손이!
기어코 총알을 맛보고 싶다면, 소원을 들어줄 수도 있어.
네가 직접 선택할 수 있게 해주지. 왼발, 아니면 왼손?
넌 전혀 몰라…… 설령 우리한테서 도망쳐도…… 오늘은 도망칠 수 있어도…… 다른 놈이 또 있다는 걸……
너희들, 한 명도 도망칠 생각 하지 마라……
우리를 걱정하기 전에, 너 자신부터 걱정하는 게 나을 텐데.
……
무슨 소리지……?
불이야! 빨리 불 꺼……!
아주머니, 리온 씨 안에 계세요?!
나, 나도 몰라. 내가 밖으로 나왔을 땐, 집이 이미 불타고 있었어!
잠깐 비켜 주세요!
아가씨, 지금 뭐 하러 가는 거야?! 들어가선 안 돼, 불길이 너무 세서 못 나올 수도 있어!
아주머니, 빨리 가서 사람들을 더 불러와서 불을 끄세요. 저는 들어가서 리온 씨를 찾아볼게요.
아가씨, 둘이 대체 무슨 사이길래, 이렇게 목숨 걸고 구하려고 하는 거야?
아는 사이에요. 아주머니, 놔주세요!
친척도 친구도 아닌, 그냥 아는 사이일 뿐인데, 너 죽으려고 작정했어? 하아……
제시카, 너 왜 여기에 있어? 너, 너 이게 무슨 짓이야?
리온 씨?!
안에 계신 게 아니었군요……
내가 봤어, 제시카, 다 봤다고.
리온 씨, 이 아이가 계속 당신을 찾으러 불길 속으로 뛰어들어가려고 했어요……
저, 전 리온 씨가……
……제시카, 울지 마, 나 멀쩡하잖아.
하지만, 리온 씨 집이……
괜찮아…… 괜찮아…… 나는 헬레나한테 가서 지내면 돼.
마침, 집에 나 혼자뿐이라 매일 텅 빈 벽만 바라보면서 괴로웠는데…… 타버리는 것도 나쁘지 않지.
앞으로…… 더 이상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무슨 소리지?
……
어떡해…… 어떡해요……
어떡하긴? 내가 말했잖아, 타도 괜찮다고……
어떡해요, 어떡해요, 어떡해요……
아니, 제시카, 대체 뭐가 어떡해야? 대체 무슨 일이 생긴 거야?
틸라, 클리프 씨의 사무실에 들락날락하던데, 리스캄 팀이 무슨 실수라도 한 거야?
아니, 섹터에 약간의 돌발 상황이 발생한 건 사실이지만, 리스캄 팀은 임무를 완수했고, 본함은 곧 데이비스 타운에 연결될 거야.
알겠다. 그 빚쟁이들이 우리가 와서 좋을 게 없을 거란 걸 알고, 그래서……
언행에 주의해.
미안, 내가 잘못했어.
근데, 클리프 씨는 뭐라고 하셔? 소란을 피우는 사람들 때문에, 마음이 바뀐 건 아니겠지?
모두 원래 계획대로 진행할 거야.
알았어……
……드디어 곧 도착하겠군.
처음에는 이상한 공기가 사람들의 머리카락을 스쳤다.
이어서, 모든 사람의 발밑에서 진동이 느껴졌다.
마지막엔 수백 미터 상공에서 굉음이 들려왔다.
겨울밤의 짙은 안개를 뚫고, 보름간의 주행 끝에 배런 기지가 도착했다.
모든 사람이 거리에 모여, 창가에 서서, 그것이 다가오는 방향을 바라보았다.
사람들이 환영하든, 거부하든, 그것은 왔다.
오늘 밤이 악몽이든, 좋은 꿈이든 모두 놀라서 깨어났다.
손에 든 총을 놀리던 우드로는, 하던 걸 방해 당해 기분이 매우 언짢았다.
우드로가 멀리 보이는 함선에서 눈을 떼자, 바닥에 있던 남자는 진즉에 모습을 감추고 핏자국만 남아 있었다.
하…… 놈의 발에 먼저 한 방 쐈어야 했는데.
젠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