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V-7과열
강도 사건은 순조롭게 진행되었고, 거대한 폭발음 속에 사람들은 금고 안에 산더미처럼 쌓인 지폐를 보게 된다.
전원 준비 완료, 언제든지 본함으로 돌아갈 수 있어.
제시카는? 아직도 연락이 안 돼?
제시카의 통신기가…… 또 망가졌나 봐.
같은 작전에서 두 번이나 망가지는 우연이 어디 있어? 제시카는 대체 뭐 하는 거야?
……
제시카, 드디어 왔구나!
……죄송해요.
괜찮아, 로라가 네 짐도 다 싸 놨어.
아니요…… 저는……
여러분께…… 작별 인사를 하러 왔어요.
작별 인사?
임시 이탈을 신청하는 거야?
……그렇다고 할 수 있어요.
임시 이탈을 하려는 이유는?
개인적인 일이에요, 꼭 해야 할 일이 있거든요.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데?
저도 잘 모르겠어요. 일주일이 될 수도 있고, 1년이 될 수도 있어서……
제시카, 제정신이야? 누가 임시 이탈을 1년씩이나 허가해 주겠어?
임시 이탈이 안 되면…… 탈퇴를 신청해도 될까요?
탈퇴?!
……
그렇구나. 넌 처음부터 작별 인사를 하러 왔다고 했어. 작별 인사는 신청할 필요도 없으니까.
제시카, 대체 무슨 일 때문에 갑자기 이러는 건진 모르겠지만, 이거 하나는 확실히 알아둬. 팀을 떠나면 네가 블랙스틸에서 한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될 거야.
네가 하려는 일이 지난 네 노력과 맞바꿀 정도로 가치가 있는 거야?
……
이건 채굴 공장에 남은 마지막 폭약이야, 같이 가져가.
네.
점검은 내가 할 테니까 넌 좀 쉬어.
저기, 리온 씨……
왜 그래?
동력로를 터뜨려도…… 정말 괜찮을까요?
제가 이런 말을 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타워를 폭파하는 일을 상의할 때, 리온 씨가 완강히 반대하실 줄 알았어요……
타워를 폭파하지 않으면 어떻게 비밀통로를 봉쇄하고 헬레나의 행방을 엄호하겠어?
……
내 생각은…… 중요하지 않아. 더는 중요하지 않다고.
여기, 이 데이비스 타운의 모든 건,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지경까지 왔어.
하지만 그 돈이 있으면, 훗날 개척지에서 그래도 희망이 있을 거야…… 그렇지?
……분명 그럴 거예요.
훗, 희망이라, 희망…… 쥐꼬리만 한 희망이 비싸기도 하네.
하지만 그 쥐꼬리만 한 희망을 위해, 이 티켓이 오늘로 종착역에 도착하지 않게 하기 위해…… 한 사람의 인생을 걸어야 한다고 해도 감수할 수밖에 없겠지.
제시카, 네가 뭘 하려는 건진 모르겠지만, 절대 후회하지 않을 자신 있어?
……
용접 토치를 사용할 때는 이음매와의 각도에 주의해야 해. 경사가 너무 심하면 사방으로 튀어서 다치기 쉽거든.
사장님은…… 굉장히 다재다능하시네요.
후훗, 20년 동안 드넓은 컬럼비아를 전전하면서 사장만 해 본 게 아니라고.
……연인과 이별한 후에, 집에 돌아갈 생각은 안 해 보셨어요?
이별?
아, 알겠다. 리온 그 녀석이 수다 떨다가 얘기를 잘못 전했나 보네.
내가 헤어지자고 한 거야. 그 녀석은 뼛속까지 바른 생활 사나이였거든…… 험상궂게 생긴 얼굴이랑 전혀 안 어울리게 말이지.
그때 난 컬럼비아를 떠돌아다니자고 고집부렸고, 그 사람은 내가 제정신이 아니라고 했어…… 그래도 그땐 황무지에서 서로 의지하면서 꽤 잘 지냈지.
그런데 어느 날 밤에 갑자기 그 사람이 청혼하는 거야. 떠돌이 생활은 이제 지겹다면서, 이동도시에 정착해서 살고 싶다고 하더라고.
한 곳에서 지지고 볶고 사는 나날들? 생각만 해도 너무 무서웠어.
그래서 살림살이랑 돈을 다 그 사람한테 남겨 주고 거절했지. 나는 좋은 아내가 될 수 없을 거라고 말한 다음에 버든비스트를 타고 떠나버렸어.
하지만 결국…… 데이비스 타운에 오셨잖아요.
그 사람이 편지로 드디어 숙원을 이뤘다면서, 내가 데이비스 타운으로 자기를 만나러 오면 좋겠다고 했거든.
그래서 왔어, 어떻게 거절해야 중년 남자의 체면을 지켜줄 수 있을지 생각하면서.
그런데…… 너도 알다시피 내가 늦었어. 그 사람은 세상을 이미 떠나버렸거든.
그런 다음에 그분의 레스토랑을 이어받아서 여기 남게 되신 거군요……
이어받은 게 아니라 되찾은 거야. 당시에 젊은이들이 레스토랑을 엉망으로 만들어 놨었거든. 그때 싸우면서 적어도 15명은 쫓아냈을걸.
네?
삶이란 게 그래. 낭만적인 이야기라고 해서 시작과 과정, 결말까지 모두 낭만적이진 않더라고. 오히려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더 많아.
그러면 그동안…… 후회한 적 없으세요?
후회?
둘이 함께 도망쳤다가 헤어지고, 그분의 마지막 모습을 보지 못하고, 그리고 데이비스 타운에 남은 것…… 모두 다요.
아니.
아쉬운 건 너무 많지만, 후회하지는 않아.
나는 편안한 마음으로 선택한 결과를 즐기고 대가를 받아들였으니까.
……잘 모르겠어요.
생각도 안 해 보고 그런 엄청난 결정을 내린 거야?!
아니요, 여러분이 질문한 건 저도 생각해 봤고, 다른 사람의 대답도 들었어요. 심지어 전 그 사람들 말이 옳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사람들이 한 말을 따라 하면서 그걸로 제 대답을 대신할 수는 없잖아요…… 그건 제 답이 아니니까요.
제 선택이 과거의 생활을 대가로 할 만큼 가치가 있는 건지는 모르겠어요. 후회하게 될지, 이 선택으로 인해 미래가 어떻게 바뀔 지도요……
하지만 저는 꼭 해야만 해요.
알았어.
하지만 그래도 제시카 브린리의 임시 이탈 신청은 받아줄 수 없어.
그렇다면…… 탈퇴를……
제시카……
리스캄…… 팀장님?
아무리 뺀질거리고 경험도 많으면서 일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늙은 용병도, 너처럼 당연하다는 듯이 탈퇴라는 말을 입 밖에 내지 않아.
그런데 또 생각해 보면, 자기에 대한 의심과 소심함을 벗어던지고 진정한 자신을 찾은 제시카는…… 아마 우리 눈앞에 있는 이 모습이겠지.
난 여전히 네 선택에 반대야. 하지만 네가 결심했다면……
미안해요, 정말 미안해요……
그만 얘기해.
……항상 조심하고.
제시카……
미안해요, 로라 씨……
사실 너랑 연락이 안 될 때부터 조금 불안한 예감이 들었어…… 네가 이미 결심했다니까, 헤어지기 전 선물인 셈 치고 마지막으로 나 좀 안아주면 안 될까?
제시카가 대답하기도 전에 로라는 앞으로 다가가서 제시카를 꼭 끌어안았다.
리스캄과 프란카를 등진 로라는 제시카의 주머니에 작은 쪽지를 밀어 넣었다.
(귓속말) 우리가 떠난 뒤에 읽어 봐.
(귓속말) 제시카, 몸 잘 챙겨…… 꼭.
우리가 더 할 일이 남았나, 팀장?
아니.
그럼…… 가자.
우드로 씨, 리온 씨랑 숲에서 정말 안전할까요? 강도 사건 발생 후엔, 수많은 사람이 두 분을 추적해 올 텐데요.
우리 같은 늙은이를 걱정하느니, 앞으로 너 자신이 어떻게 할지나 생각해.
……어차피 전에도 생각해 봤는데 잘 모르겠어요. 감옥에 가면 생각할 시간이 많을지도 모르겠네요.
이제 용병은 그만두려는 건가?
계속 전쟁터에 남아 있고 싶지는 않아요.
제시카…… 계속 싸우든 전쟁터를 떠나든, 난 네가 답을 찾지 못했다고 자책하거나 불안해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럼 우드로 씨는 어떤 선택을 하셨는데요?
독립전쟁이 끝나고 나는 꽤 오랫동안 길을 잃었어. 그러다 결국 매일 따분한 삶을 보내기로 선택했지.
정말 그것도 답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안 될 게 뭐 있어?
자신만 인정하는 답이라고 해서, 꼭 틀린 건 아니야.
넌 아직 젊고, 갈 길은 멀어.
제가…… 찾을 수 있을까요?
텅 빈 안전가옥을 바라보던 제시카는 갑자기 콧등이 시큰해졌다.
코를 훌쩍거리며 그녀는 쪽지를 펼쳐 보았다.
쪽지에 휘갈겨 쓴 숫자의 지시를 따라 제시카는 안전가옥 내부의 눈에 띄지 않는 한 구석으로 들어갔다. 그곳에는 널빤지를 모아 만든 칸막이가 있었다.
다섯, 여섯, 일곱……
여덟 번째 널빤지 뒤에 공간이 있어……
널빤지 뒤의 공간에는 장비가 가득 들어 있었다. 모두 제시카가 블랙스틸 본함에서 출발할 때 가져온 것이었다.
장비 위에는 똑같이 글씨를 휘갈겨 쓴 메모 한 장도 있었다.
“네가 데이비스 타운에서 꼭 해야 할 일이 있다고 했으니, 이 장비들이 필요할 거야.”
“마음껏 해버려. 난 네 선택을 믿어. 그러니까 너도 꼭 너 자신을 믿어야 해.”
메모의 맨 밑에는 이런 말이 적혀 있었다.
“안녕, 제시카. 우리가 제대로 작별 인사를 나눴길 바랄게.”
죄송해요, 제가 늦은 건 아니죠? 장비를 정리하느라 시간이 좀 걸렸어요.
괜찮아, 아직 약속 시간 5분 전이야.
그건 다 어디서 난 거야?
친구의 선물이에요.
다음에 만날 수 있다면 제대로 감사 인사를 전해야겠는걸.
마지막으로 확인할게. 들어가면 헬레나와 리온은 장애물을 제거해서 돈을 챙기고, 나랑 제시카는 사람들을 통제한 뒤에 따라갈 거야.
일이 끝나면 헬레나는 돈을 챙겨서 비밀통로로 떠나고, 우리가 대신 주의를 끌 거야. 질문은 더 없나?
폭약이 넉넉했으면…… 은행을 깜짝 놀라게 해 줬을 텐데.
진정해, 실비아가 준 데이터가 정확하다면, 대부분의 폭약은 마지막 문을 위해 남겨둬야 한다고.
모든 동작은 신속해야 해. 우리는 시간이 많지 않아. 30분 뒤면 당직 용병이 돌아올 거야.
30분 안에 해결한다 해도, 금고문을 폭파하는 소리 때문에 블랙스틸이 알아차릴 거예요. 그래도 오늘 밤은 대부분의 용병이 본함에 있어서 여기까지 오는 데 시간이 좀 걸릴 거예요.
그건 나한테 맡겨. 내가 최대한 시간을 벌어볼게.
갈 시간이야.
당신들 무슨……!
경보기에서 손 떼.
으앗……
이건 강도예요.
너희들이 우리 작전에 협조하기만 하면 아무도 다치거나 죽지 않을 거야.
아니, 말도 안 돼……
쉿…… 너도 저 아가씨처럼 경고야. 다음에는 안 봐준다.
전원, 당황하지 말고 우리의 명령에 따르도록.
그래야 살 수 있을 거다.
……
다른 의견 없으면 다들 로비에 모여서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고 쪼그려 앉아.
다들 아는 사이니까 허튼짓은 하지 말고……
어서!
금고로 가려면 총 4개의 문을 지나야 해요. 첫 번째는 응접실 문인데 열쇠가 필요해요. 하지만 그건 직원이면 다 갖고 있죠.
두 번째는 응접실에 있는 비밀번호가 달린 문이에요. 비밀번호는 매일 바뀌지만 규칙이 있어요.
제가 추산한 바로 당일 비밀번호는 아마……
아주 좋아, 응접실 열쇠가 먹혔어.
다음은 비밀 문…… 들어가서 오른쪽에 있는 태피스트리 뒤니까…… 여기야. 실비아 말이 맞았어.
794461…… 열렸네? 참…… 대단한 녀석이야.
그다음은……
금고 안에 두 개의 문이 더 있어요. 하나는 격자문이고 다른 하나는 수십 톤에 달하는 보안 문이에요.
격자문은 힘으로 부숴도 될 것 같지만, 경보 시스템과 연결되어 있어서 비밀번호로 열어야 해요.
비밀번호는 세 구간으로 나뉘어요. 은행장과 매니저가 한 구간씩 맡고 있고, 나머지 구간의 암호장치는 완전히 랜덤으로 생성한 숫자죠.
암호장치는 응접실의 금고 안에 있는데, 금고를 열려면 힘을 써야 해요.
어때, 안에 있는 물건이 폭발로 망가지진 않았겠지?
완전히 멀쩡해.
몇 년이나 안 썼는데, 당신 솜씨가 전혀 녹슬지 않았네.
……
왜 그래? 내 말에 허풍 좀 떨 줄 알았는데. 당신 솜씨는 데이비스 타운에서 독보적이잖아.
아니야, 우드로 쪽이 걱정돼서……
……22명째야, 이제 다 묶었다.
다음은……
이런 상황에서 제시카 씨와 다시 만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네요……
책임은 자신한테 물어봐야 할 것 같은데요.
그리고 이 은행에 암호가 있다고 들었어요. 세 부분으로 나뉘는데, 그중 두 부분을 매니저님과 이분이 각각 보관하고 있다죠. 매니저님과 은행장님께서 알려 주셨으면 좋겠어요.
같이 내려가지. 협조하지 않으면, 총알을 맞보게 될 거야.
빨리 움직여!
안녕, 좋은 밤이야.
헤, 헬레나 씨? 뭐, 뭐하려는 거야?
겁먹지 말고, 은행장님, 간단한 질문 좀 하려는 거니까.
둘 중 하나를 선택하면 돼. 비밀번호를 알려 줄 거야, 아니면 이 문에 묶여서 같이 세상과 작별 인사를 할 거야?
참고로 살기 위해 기밀을 누설하는 건 죄가 아니야.
이 망할 것들……
5……
쓸데없는 생각하지 마! 너희는 파산해도 싸. 황무지에 가서 죽는 게 당연하다고!
4……
아는 거라고는 채굴 공장이랑 밑천 까먹는 것밖에 없으면서, 빈털터리 놈들이 어디 감히 은행에 와서 큰소리야!
3……
너희 채굴 공장은 예전부터 원하는 사람이 없었어. 지금은 첨단기술과 자동화 시대라고! 너희가 컬럼비아를 위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개척지로 꺼지는 거야!
2……
멍청한 것들, 계산도 똑바로 못하니까 속는 게 당연……
1……
654784!
허…… 이렇게 긴 숫자를 저렇게 빨리 말하는 사람은 태어나서 처음 보는군.
네 상사도 불었으니 이젠 네 차례야.
비밀번호를 불든지 아니면 죽든지.
어서 알려줘! 여기서 죽고 싶어?
……리온 씨, 돈을 가져간다고 뭐가 달라지나요? 개척지에 가면 우리한테서 벗어나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나요?
아니요, 저희는 어디에나 있답니다. 저희는 여러분의 발걸음을 따라서 목적지까지 함께 갈 거예요.
여러분이 빼앗아 간 돈은 미묘한 냄새를 풍겨서, 그곳에 있는 우리의 동료가 벌 떼처럼 몰려들어 여러분을 깨끗이 나눠 먹을 거예요.
그리고 여러분은 약속된 이익 앞에서 직접 저희한테 목을 갖다 바치겠죠……
비밀번호가 뭐야?!
쿨럭, 쿨럭……
3…… 6…… 8…… 6…… 5…… 4.
가져가세요. 어차피 여러분은 아무것도 할 수 없을 테니까요.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거예요. 그저 이런 비극이 계속해서 반복될 뿐……
닥쳐.
닥치라고요? 인간은 탐욕스러워요. 바로 리온 씨가 가장 전형적인 예죠. 리온 씨가 본인의 것이 아닌 물건을 지키려고 욕심내지 않았다면……
입 다물어!
브린리 씨…… 저런 사람들과 한패가 되다니, 완전히 타락했네요.
리온 테레민 씨는 진작 여길 떠날 수 있었어요. 아이들을 데리고 아이언포지 시티든 뉴라이트버그든 벙커힐 시티든 갈 수 있었죠……
폭파 엔지니어인데 어디든 가서 밥벌이를 못 했겠나요? 욕심내지만 않았다면 지금, 이 지경이 됐겠어요?
너……
……리온, 저 사람 말이 맞았어, 문이 열렸어!
……
리온은 번쩍 고개를 돌려 헬레나를 바라보았다. 한마디도 하지 않았지만, 기겁한 그의 눈빛을 보고 헬레나는 흠칫 놀랐다.
헬레나는 몇 초 뒤에야 비로소 깨달았다.
미안, 내 말은…… 비밀번호, 우리한테 알려준 비밀번호가 맞았다는 거야.
알아, 괜찮아. 나도 알아.
세 번째 문까지 열었다면, 축하드려요, 마지막 문은 쉬운 보너스 문제예요. 가장 복잡해 보이지만 가장 풀기 쉽죠……
폭파하세요.
리온, 폭약 준비는 어떻게 됐어?
언제든지 터뜨릴 수 있어.
그럼 시작해.
마치 정밀한 수술처럼 콘크리트 속에 깊숙이 숨겨져 있던 철근이 정확하게 발견되어, 폭발 충격으로 비틀리며 부러졌다.
고온으로 연료가 터지며, 겹겹이 화염이 피어나 강철을 부드럽게 감쌌다.
그리고 순식간에 강철의 모든 방비를 벗겨냈다.
폭발로 인한 강풍이 위쪽에 있는 지폐 뭉치를 찢었고, 찢어진 종이가 지하의 빈 동굴에서 사르륵거리며 순식간에 데이비스 타운의 눈보다 더 많이 쏟아져 내렸다.
수많은 사람이 꿈에도 그리던 '눈' 아래에서 네 사람은 잠시 말을 잃었다.
정말 기가 막히는군……
……솔직히 말할게. 태어나서 이렇게 많은 돈은 처음 봐.
하지만 은행이 우리한테서 탈탈 털어간 돈보다는 훨씬 적네.
감탄할 시간 없어. 어서 돈부터 담아. 너무 많으니 서둘러야겠어.
……
제시카…… 멍하니 무슨 생각해?
아니에요, 그냥……
태어나서 이렇게 돈을 원한 적은 처음이라, 좀…… 신기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