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L-5무지개 한 곡 뽑겠습니다
코스타가 병세가 심각한 할아버지와 마음을 터놓고 얘기하자, 노인은 마침내 철거에 동의한다. 코스타를 대신해 에이야퍄들라가 돌려준 책을 보며 켈러는 생각에 잠긴다. 바이슨이 개최한 상품 박람회와 스와이어가 세운 워터파크가 동시에 개장하며 패션가가 시끌벅적해진다.
왜 화산을 연구하냐고?
언젠가 시에스타에서 가장 높은 곳에 올라 기타를 치고 싶거든. 꼭 옵시디언 뮤직 페스티벌이 아니어도 괜찮아. 화산이 가장 좋으니까.
내 첫 번째 앨범은 《화산 소나타》라고 이름 붙일 계획이란다.
화산을 깨우면 안 된다고? 아하하…… 그렇다면 《화산 자장가》라고 불러야겠구나.
사실 화산은 잠에 푹 빠져서 쉽게 깨어나지 않아.
......
화산에 있는 돌에 대해 들어봤니?
바람이 불면 콩알이 그릇에 떨어지는 듯한 소리를 낸단다.
물에 담그면 보글보글 기포가 올라와. 촘촘한 드럼 비트처럼 말이야.
당연히 진짜지. 화산에서 그런 돌을 찾으면 가져와서 보여 주마.
의사 선생님이 다녀가셨던데, 오늘은 좀 어때?
병상에 누워 있는 노인은 고개를 옆으로 돌려 창밖을 바라보고 있다.
네가 일부러 찾아와서 이번 여름엔 침대에 누워서만 지내야 한다고 말하지 않으면 괜찮을 것 같구나. 게다가 침대는 사무실 의자보다 더 편하니까 말이야.
농담할 기운이 있어서 다행이야. 요 며칠 내 엉덩이는 의자에 닿을 시간도 없었다고.
우리 서로 바꾸는 것도 좋겠네.
노인은 고개를 돌려 침대 옆에 서 있는 자신의 손자를 바라보았다.
우리 착한 손주, 오늘은 무슨 일로 날 찾아왔니?
이주 의향서에 서명해 줘.
시청 직원은 잘못을 인정하는 것처럼 낮은 목소리로 말을 내뱉었다.
그 뒤로 피곤하고 씁쓸한 침묵이 이어졌다.
재건 계획이 정말 급한가 보구나. 내 숨이 끊어질 때까지 기다릴 수도 없는 거지?
그 정도는 아니야……
난 그냥 할아버지께 알려야 한다고 생각했어. 물론 동의해 주면 더 좋고.
정말 날 설득하고 싶었으면 타이샤도 같이 왔어야지.
타이샤도 일하고 있어……
다 먹고 살기 위해서지? 정말 이해가 안 가는구나, 그런 여자아이가 어째서 너처럼 따분한 녀석과 결혼했는지.
여자를 기쁘게 할 줄 아는 할아버지의 재능을 물려받았나 보지 뭐.
흥……
고요한 병실에 과일을 깎는 소리만 조용히 울려 퍼졌다.
요 며칠 일하느라 고생 많았지?
요즘 계속 이상한 꿈을 꿔. 생각해 보니 난 누구한테 밉보인 적이 없거든. 그래서 네가 욕을 꽤 많이 먹나 보다 생각했지.
눈치 빠르시네, 내 일에 대해 아주 잘 알고 계시잖아.
넌 무슨 생각인 거야? 정말 이곳 상가를 철거해서 옛 시에스타가 남긴 마지막 흔적까지 사라지게 하려는 거니?
난……
코스타, 뒤에 있는 수납장에 기타가 있어. 꺼내서 한 곡 연주해보렴.
됐어…… 아무 의미도 없다는 거 잘 알잖아……
노인은 더 말하지 않고 고개를 돌려 창밖을 바라보았다.
……시청보다 카페 모킹버드가 시에스타에 있은 지 더 오래됐다는 건 나도 알아. 그리고 거리의 수많은 다른 가게도 화산에서 이쪽으로 옮겨올 때부터 남아있던 거라는 걸.
하지만 삶을 지속할 수 없게 만드는 어려움은 너무 많아. 화산은 끼지도 못할 만큼.
커피와 음악이 사람을 먹여 살릴 수 있는 건 한순간이야. 내가 운 좋게 시청 일을 찾지 못했다면, 할아버지 약값조차도 우리에겐 고비였겠지.
딱히 불평하는 게 아니라, 그냥……
됐고, 펜 이리 줘 봐.
……
코스타, 난 네 녀석이 참 밉다.
네가 탄산수로 드립 커피를 만들었을 때, 널 바닷속으로 던져버려야 했어.
……
그렇게 하지 않아 줘서 고마워…… 난 할아버지가 좋거든.
내 호텔을 빌리고 싶다고?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이곳의 온천을 조금 손보고 싶거든…… 가격은 얼마든지 협상 가능해.
난 돈에 관심 없어. 판에 박힌 듯 똑같아서 전혀 아름답지 않거든!
흠, 거래 조건으로 돈만 있는 건 아니야. 나한테 당신이 분명 관심 가질 만한 물건이 있거든.
예를 들면 이런 거?
이 사진에 있는 건…… 전시품급 흑요석이잖아?!
관리하는 온천 호텔 몇 군데를 며칠만 빌려주면 흑요석을 이곳으로 옮겨줄게, 어때?
농담하지 마. 이건 개인 박물관에 있는 귀중한 소장품인데 어떻게……
잠깐, 너……?
후훗.
약속 지킬 수 있어?
말로는 증거가 남지 않으니 계약서를 쓰는 건 어때?
스노우상트, 고민 좀 해 봐. 내가 말한 방법, 가능할까?
어쩌면…… 가능할 것도 같아요……
좋아, 그럼 되겠네! 너만 믿을게.
아, 아, 아니요……! 확실하지 않아요. 도구랑 재료도 필요하고…… 시간도 조금…… 아니, 많이 필요해요!
힘내! 난 우선 다음 단계를 진행할 거니까.
이 거리의 주민들이 우리의 개조를 반기도록 하는 데 집중하기로 했으니 철저히 해야지.
바이슨이 상품 박람회라는 간판으로 모은 관광객을 놓칠 수는 없잖아……
(어, 없네……)
(《화산 분화 데이터 모델》은 마그나 교수님이 아델에게 남겨준 자료에는 절대 없어.)
(그런데 왜 켈러가 이 노트를 갖고 있지……)
수고했어, 커피 한잔 마실래?
아, 아니에요. 전 커피를 안 마시거든요…… 오늘 아델은 없나요?
오늘은 평일도 아닌데 너야말로 뭐 하는 거야?
혹 시청 쪽 일에 이 오래된 서류들이 필요한 거야?
……
켈러 교수님, 대체 왜 아델을 이곳으로 부른 거죠?
전에 확실히 얘기했던 것 같은데, 이 박물관의 연구는 나우만 부부와 연관 있어. 게다가 시에스타의 화산이 곧 분화할 텐데, 이건 모처럼 생긴 관측 기회야.
아델은 두 사람의 아이이자 훌륭한 화산학자이니, 초청하는 게 당연하잖아.
몇 년 동안 연락도 없다가 이제 와서요?
……
우나 화산에서 사고가 일어난 뒤에 당신은 나우만 부부의 장례식에 나타나지도 않았어요. 학계에서 완전히 종적을 감췄고, 작년부터는 학교의 교직 업무도 중단했죠.
그 몇 년 동안 대체 뭘 하셨어요? 뭘 피하고 있는 거예요?
보다시피 요 몇 년간 난 지금 박물관에 있는 모든 화산 연구 자료를 정리하는 일만 했어.
칸, 누구나 에너지에 한계가 있어. 난 이제 더는 화산에 올라 탐사할 힘이 없다고. 박물관이 완성되고 시에스타 화산 관측이 끝나면 난 은퇴할 거야.
아니…… 은퇴요? 왜 '은퇴' 같은 걸 생각하시는 건가요?
나우만 부부가 모든 미발표 연구 자료를 당신과 아델에게 남겼잖아요. 그 정보들이면 학계에서 명성을 떨칠 수 있을 텐데, 은퇴하시겠다니요?
아니면 이미 그 물건들에 몰래 가격을 매겨서 더 큰 이익을 보신 건가요?
칸, 난 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
켈러 선생님, 계세요?
……
……켈러 교수님.
뭘 계획하고 있던 결정을 내리기 전에 나우만 교수님을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아델은 그분들의 유일한 자식이자 그분들이 남긴 단 하나의 희망이에요. 하지만 아델은 광석병에 감염되어 버렸고 지금 병세는 낙관적이지 않죠……
……전 아델이 즐겁고 자유로웠으면 좋겠어요.
켈러 선생님?
……그래, 아델. 들어와!
켈러 선생님, 전시품을 찾아서 진열장에 갖다 놨어요.
그래…… 고생했다.
선생님, 왜 그러세요?
……아무것도 아니야.
전시품은 어디에서 찾은 거니?
박물관에 몰래 들어온 백비스트가 물어갔더라고요……
이상하네……
그래, 별다른 일 없으면 이만……
켈러 선생님, 한 가지 더 있어요……! 상가에서 한 사장님을 만났는데 이 책을 선생님께 돌려 드리라고 했어요.
상가의 사장님?
펑!
공기에서 피로의 맛이 느껴져. 씁쓸하고 시큼한데, 누구 몸에서 나는 거지?
돌리 씨! 깜짝 놀랐잖아요. 왜 여기 계세요?
아델, 아까 도시 저쪽에서 아름다운 파란색을 봤어. 온천욕 하러 가지 않을래?
돌리 씨, 전 해야 할 연구가 남았어요……
아니, 아니지, '연구'라는 단어는 쪼글쪼글해질 정도로 쓴맛이잖아. 화산은 저기 있고 자료도 사라지지 않을 테니, 연구는 돌아와서 언제든지 할 수 있어. 하지만……
돌리는 사뿐히 까치발을 세우고 공중에서 회전했다. 마치 우스꽝스러운 춤을 추는 것처럼 보였다.
순식간에 지나가는 일도 있어. 한번 놓치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아.
예를 들면……
에이야…… 드디어 찾았네!
같이 온천욕 하러 가지 않을래?
온천욕이요?
나한테 사람 마음을 조종하는 능력은 없어.
하지만……
하지만 뭐? 수영복이 없는 거야? 괜찮아, 나한테 있으니까!
너랑 나 말고 스노우상트도 있어. 우리 이따 실론 씨도 부르자. 내가 신상 크림을 샀는데…… 화산재 성분이 들어있대.
그리고 너한테 부탁할 아주 중요한 일도 있어. 너만 해낼 수 있는 거라고!
이건…… 컬럼비아의 최신형 턴테이블이잖아? 이걸 시에스타에서 보다니……! 내가 특별히 주목하고 있던 거라, 며칠 전에 발매되었다는 걸 겨우 알았다고!
이건 벌써 팔고 남은 거야. 넌 첫 번째 물건을 놓쳤어……
아침에 여기 줄이 엄청 길었거든. 엠퍼러가 사인한 한정판 턴테이블에 최신 앨범까지 증정품으로 주는 건 진작 다 팔렸다고!
엠퍼러의 최신 앨범?! 정식 발매는 일주일 뒤 아니었어? 선판매판이라도 되는 건가? 주최자는 도대체 누구야?
엠퍼러의 앨범이 다가 아니야! 소라 씨의 사인 앨범과 카시미어 빛의 기사의 투구 모형, 《체르니 피아노 악보집》도 있다고!…… 잠깐, 이건 뭐지?
어, 여기에서 우리 사르곤의 크랩 펌프를 보게 될 줄이야…… 그런데 이게 시에스타에서 무슨 소용이 있지?
그게 뭐가 중요해? 귀여우면 장땡이지! 구매하려고 수많은 사람이 줄 서 있는 거 안 보여?
아, 여기 대추야자도 있어!
대추야자?
실례합니다, 거기 사르곤에서 오신 분.
버드는 손 가는 대로 사르곤 스타일의 곡조를 연주했다.
건조하고 무더운 봄바람 속에서 대추야자 따는 이야기를 제게 해 주실 수 있을까요?
이건 라이타니엔에서 가져온 악기예요. 라이타니엔 사람은 음악과 관련된 것에 일가견이 있죠. 마음에 들면 한번 연주해 보세요. 모르는 게 있으면 제가 알려 드릴게요!
제가 방금 연주한 곡이요? 그건 제가 아내한테 고백할 때 연주했던 거예요. 헤헷. 마음에 드시면 여기 악보가 있으니 가져가서 연습해 보세요!
어느 집 간식이 맛있냐고요? 저기 왼쪽에 수염 난 할아버지 보이시죠? 저 집 아이스크림이 최고예요!
천천히 주문해. 딸기 맛, 오렌지 맛, 커피, 또 뭐가 있었지? 코코넛 맛과 초콜릿 반반? 아이고…… 다 있으니까 서두르지 말고……
사장님, 홍차 맛 하나 주세요.
그래, 금방 줄게!
감사해요.
이것도 슈바르츠한테 보내서…… 먹고 싶게 해야지.
실론 선생님! 선생님도 박람회에 오셨군요.
오늘 마침 시간이 비어서 구경하러 온 거예요.
에니스, 고마워! 오늘 아침에 네가 계산대를 고쳐줬기에 망정이지, 아니면 정말 정신없이 바빴을 거야.
뭘요, 그냥 겸사겸사 도와드린 것뿐인걸요! 장사는 어떠셨어요?
아주 좋았어. 하마터면 옛 시에스타에 있다고 착각할 뻔했다니까.
그런데 왜 코스타 그 녀석이 안 보이지? 종일 박람회를 위해 바쁘게 뛰어다니더니, 정작 시작되니까 안 보이네.
오늘 시청에 다른 일이 있나 보죠 뭐……
녀석, 땡땡이 칠 줄도 모르나……
사장님, 아이스크림 하나 주세요!
그래!
우리 순백의 화산에 와서 칵테일도 맛보세요!
……이 녀석!
하하!
에니스는 음료수 판매대에 기대 오가는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제 동생들 못 보셨나요?
이렇게 시끌벅적한 곳은 처음 보는 애들이거든요. 오면서 계속 화산 커피를 마시겠다고 졸라대서 용돈을 줬더니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어요.
풉.
좀 전에 여기서 아이는 못 봤었는데요……
애들은 여기 없을 거야. 찾으려면 동쪽 가로수길로 가 봐!
그쪽에 새로 생긴 놀이공원이 있다더군. 우리 집 녀석도 아침 먹을 때까지만 해도 가게 일을 도와준다더니, 흥, 놀이공원 얘기를 듣고 난 뒤로는 코빼기도 안 보여!
……놀이공원요?
스와이어 씨, 이제 눈 떠도 되나요? 아주 중요한 일이라는 게 대체 뭐죠……
온천 호텔에도 최근에 몰래 채굴된 흑요석이 나타났나요? 아니면 일하는 데 화산 연구가라는 타이틀이 필요한 거예요? 그것도 아니면……
다 아니야!
여기에는 화산도 데이터도 없어. 사람을 아주 편안하게 하는 온천만 있지. 지금 네가 해야 할 일은 예쁜 옷을 입고……
이제 눈만 뜨면 돼!
와…… 관광객이 엄청 많아요!
여기 완전히 달라졌네요? 전에는 그냥 온천이었잖아요?
정말 활기가 넘쳐나네요. 마치 몇 년 전의 시에스타 같아요……
관광객들의 환호성이 전해지자 놀라서 멍해 있던 아델이 정신을 차렸다.
카누랑 수상 놀이기구가 엄청 많네요. 이것들은 모두 스와이어 씨가……?
여기가 바로, 내가 상가를 위해 준비한 워터파크야!
와…… 이걸 다 스와이어 씨가 만든 거예요?
나 혼자만의 공은 아니야. 내가 제안한 방안을 만들어 내고 실현한 건 우리 용문의 수석 천재 엔지니어 스노우상트 덕분이지!
앗! 스, 스와이어 씨…… 그 호칭은 너무 거창해요……!
흠, 그런가?
염국 제일, 테라 제일의 천재 엔지니어 스노우상트는 어때?
으아아……
잠깐만요, 스노우상트 씨. 뛰면 안 돼요, 조심하세요!
우와아!!
나, 날아올랐어……!!
……저건 어떻게 한 거예요? 서핑 카약이 온천 수로에서 다른 온천 수로로 날아갔어요!
음, 보기보다 복잡하지 않아요. 수로에 공기 발사 장치만 설치하면 되거든요. 카약이 이곳으로 오면 장치가 발동되고 그다음에……
오예! 나 날고 있어!
엄마야!!
그런데 수로 옆에 펜스가 없어서 좀 걱정되네요……
스와이어 씨의 말에 따라 카약을 새로 디자인하면서 전방위적인 긴급 완충 시스템을 장착했어요.
서핑 카약을 즐기는 두 번째 방법인 범퍼 카약이기도 하지! 관광객은 수로에서 자유롭게 충돌할 수 있어. 완충 시스템이 모든 충격력을 흡수해서 카약 물총을 통해 맞은편에 물보라를 분사하거든.
알려주지 않았는데도 요령을 터득한 관광객이 꽤 많은 것 같아.
저쪽을 봐봐……
우와…… 아앗……!
날카로운 비명과 함께 카약 한 대가 수로에서 회전하더니 떨어지려고 했다.
카약 가장자리에서 빠르게 공기주머니가 부풀어 오르며 탑승자를 가운데로 감쌌다. 그러자 마치 공기 중에 투명한 장벽이 있는 것처럼 곡선을 따라 떨어지던 낙하가 갑자기 멈춰버렸다.
물보라가 바닥으로 떨어지자 완전히 둘러싸인 카약이 그제서야 흔들거리며 밑으로 내려왔다.
저기…… 다들 괜찮아? 어디 다친 데 없어?
잠깐만 기다리고 있어, 에이야. 난 가서 좀 살펴보고 올게!
거리의 관광객들이 모두 몰려들었고, 카약에서 깔깔거리는 웃음소리가 흘러나왔다.
빵빵하게 부풀어 오른 에어매트가 한번 출렁이더니 그 안에서 두 아이가 기어 나왔다.
흥, 이게 다 네가 멋대로 움직여서 그런 거야!
아기 양도 못 잡았고, 우리 '시에스타 탐험' 계획이 물거품이 됐다고!
나 때문에 그런 거 아니거든! 아기 양이 너무 빨라서 그런 거거든!
……
아기 양?
이쪽에도 안 보이네요…… 평소에 동생들을 돌보느라 고생이 많죠? 그 또래 아이들은 모두 장난치고 노는 걸 좋아하잖아요.
하아, 걱정해 주셔서 감사해요. 그래도 좋아요. 적어도 아이들은 정말 즐겁게 지내니까요.
형님, 오빠가 되면 걱정할 일이 많죠.
예전에 있었던 일을 떠올리면…… 풉, 어떤 친구도 가끔 그런 생각을 했을 것 같거든요.
실론 선생님한테 오빠나 언니가 있었나요? 한 번도 못 들어봤는데……
다 너 때문이야! 너 때문이라고!
어이! 거기 두 녀석! 어디 갔었어?
에니스!
에니스다!
엄청 큰 보트를 타고 아기 양을 쫓아갔었어!
그게 무슨 소리야? 양이라니……?
우리가 탄 보트를 머리로 들이받아 뒤집은 후에 공처럼 차버린 아기 양 말이야!
아기 양을 잡으면 반드시 우리 배에 태울 거야!
에니스, 빨리 봐봐. 아기 양이 또 돌아왔어!
어디?
고개를 들어 봐!
잠깐만, 저건……
우리 서프보드가…… 왜 하늘 위를 날고 있지?!
서프보드와 튜브.
온천의 증기를 타고 솟아올라 패션가의 하늘과 관광객들의 시야를 벗어났다.
물건들이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회전하는 걸 모든 사람이 눈도 깜빡이지 않고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나 아델의 눈에 들어온 건 다른 사람과 조금 달랐다.
하늘 위로 날아간 서프보드 위에 어린 양 몇 마리가 서 있었다.
양들은 수로에서만 스피드를 즐기는 게 만족스럽지 않은 듯했다.
뜨거운 물과 안개, 화려한 서프보드와 튜브가 어린 양들에게 휘말려 함께 패션가의 열기 속으로 몰려왔다.
(이건…… 안 돼! 돌리 씨가 매번 애들을 혼낼 거라고 했지만, 사실 거짓말 아닐까?)
(맙소사, 양들이 온천물을 사방에 뿌리고 있어!)
……스노우상트. 온천 하늘에 관람차를 만들자는 네 아이디어를 거절해서, 나 몰래 비행 서프보드를 설계한 거야?
아, 아닌데요……?
이건 스와이어 씨가 비밀리에 준비한 거 아니었나요?
……나도 아닌데?
눈을 마주친 두 사람은 계속 옆에 서 있던 아델을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았다.
아델 씨……
너……
왜요?
아니에요! 저도 아니라고요!
이상하다, 그럼 바이슨인가?
와~ 아기 양, 아기 양이다!
아기 양이 하늘을 날고 있다!
내가 가 볼게!
으앗…… 에이야, 스노우상트……!
서프보드가 진짜 하늘을 날아다녀! 일단 됐고, 어서 서프보드에 올라타서 같이 놀자……!
사장님이 누구야? 어서 저 서프보드를 대량 생산해 줘!
끼얏호!
앗, 돌리 씨……
이게 당신이 말한 온천욕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