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L-4바다로 나간 선원
쪼꼬미양에게 '도둑맞은' 전시품을 찾느라 바쁜 에이야퍄들라는 돌리에게 끌려가 '즐거운 삶'을 살라는 말을 듣는다. 혼란 속에서 아델은 카페 모킹버드로 쫓아 들어갔고, 카페 주인의 손자인 코스타도 아델과 대화하면서 과거의 켈러를 떠올린다.
아, 벌써 다 치웠나 보네, 좋았어.
돌리 씨! 당신의 분신들을 좀 관리해야겠다는 생각은 안 하시나요?
이렇게 소란을 피우게 내버려두면, 이곳 사람들에게 얼마나 큰 폐를 끼치는지 아세요?
털이 복슬복슬한 생물이 컨테이너 위에 서 있었고, 고개를 숙이고 있는 모습은 마치 앞에 있는 사람한테 사과를 하는 것만 같았다.
내가 말했잖아. 제대로 따지면, 저들은 내가 아니라고.
내가 저들을 이곳에 데려온 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내겐 간접적인 책임밖에 없잖아?
그러니까……미안하다 해야하나?
이건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로 해결될 수 있는 일이 아니잖아요!
저 상품들이 손상되면 가게의 주인들은 어떡해요? 분신들이 주민들의 생활을 방해하는데, 어떻게 막을 방법은 없나요?
방법은 있지…… 음,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난 '부르는' 방법을 택해.
'부른다'고요?
바다나 황무지 같은 데 아무 곳이나 대고 두 손을 모아서 입에다 대고 “어이…… 너희들 어디에 있어? 빨리 와!” 이렇게 부르는 거야.
아델, 너도 나를 도와줘야 해. 난 이미 너무 많이 불러서 녀석들이 가끔 못 들은 척 하거든.
그럼…… 저 분신들을 부르기만 하면 되나요?
유혹할만한 물건도 있어야 해. 예를 들면 “여기에 아이스크림이 있어!”라던가, “여기에 풍선과 서프보드가 있어!” 이렇게.
절대 '쪼꼬미양'이라던가 '어린 양'이라고 부르면 안 돼. 그렇게 불러선 자기를 부르는지 모르니까.
돌리는 기대하는 눈빛으로 옆에 있는 아델을 바라보았다.
크흠……
얘들아……! 여기에 아이스크림 있어!
얘들아……! 여기에 풍선과 서프보드가 있어! 빨리 와 봐!
뭐라고? 아이스크림? 무료야?
언니, 정말이야? 나는 딸기 맛 먹을래!
이벤트라도 하는 거야? 풍선을 받을 수 있을까?
어? 그게 아니라……
아델이 고개를 돌려 이 일의 장본인을 가리키려 했으나, 돌리는 이미 옆에 있는 컨테이너 위에 뛰어 올라가 공기가 새는 풍선처럼 여러 사람을 둘러싸고 빙빙 돌고 있었다.
하지만 행인들은 돌리를 볼 수 없었다.
아이고, 큰일 났네.
그럼, 넌 일단 저 사람들과 아이스크림을 먹으러 가야겠네. 아마 풍선도 사고, 쇼핑도 하고, 시에스타의 태양을 쬐러도 가야 할 거야.
어떡하지? 내가 마침 아주 맛있는 아이스크림 가게를 한 집 아는데.
내가 안내해줄까?
……돌리 씨!
그래서, 행인들에게 아이스크림을 사주는 게 화산박물관의 호객 수단인 건가? 그렇다면, 난 좋아!
자기야, 우리 오후에는 박물관 좀 둘러볼까?
좋아, 박물관 관람을 마친 후에 바비큐 먹으러 가자!
가자, 가!
그럼, 고마워요.
아델은 몇 사람을 배웅한 후 주위를 둘러보며 돌리의 모습을 찾으려 했다.
거리는 사람들로 붐볐고 돌리는 진즉에 자취를 감췄다. 쪼꼬미양 한 마리만이, 오가는 관광객의 손에 쥐어진, 지폐가 '나올 수 있는' 지갑을 꼼짝하지 않고 주시하고 있었다.
(……뭘 하려는 거지?)
관광객이 사장과 가격을 흥정하고 있을 때, 쪼꼬미양이 훌쩍 앞으로 뛰어들어……
관광객 손에 쥔 지갑을 냉큼 물고 도망갔다.
(어?!)
//之后换成夏活战斗音乐
내 지갑이?! 누가 내 지갑을 훔쳐갔어!
어? 어떻게 생긴 지갑이야? 검은색이야, 흰색이야?
방금 잃어버린 거야? 하지만 아무도 못 봤는데?
(큰일이야, 돌리 씨도 안 계시고, 내가 빨리 저 쪼꼬미양을 붙잡아야겠어!)
지갑을 물고 있던 쪼꼬미양은 아델을 발견하고는 입을 벌리며 지갑이 떨어뜨렸다……
그리고 발굽을 내밀어 살짝 걷어차자 지갑이 허공에 곡선을 그리며 그의 솜털 위에 떨어졌다.
(즐겁게 팔짝팔짝 뛴다)
지갑이 무언가에 부딪힌 듯 '턱'하는 소리와 함께, 작은 구멍이 가득한 돌멩이가 쪼꼬미양 몸에서 굴러 떨어졌다.
저건, 사운드 스톤이잖아!
쪼꼬미양이 고개를 돌려 쳐다보더니 돌멩이가 땅에 떨어지기 전에 발굽으로 다시 돌을 솜털 안으로 걷어차 넣었다.
그리고는 아델에게 혀를 내밀어 익살스러운 표정을 짓더니, 돌아서서 패션가로 뛰어갔다.
잠깐! 거기 서!
다른 사람들 물건을 돌려줘……
3센트짜리 불량 수표는 여기에서 희귀한 소장품이야. 박람회가 시작되면 높은 가격에 팔 수 있거든! 아가씨, 정말 한번 고려해 보지 않을래? 내가 이 정도까지 줄 수 있다니까.
상인이 손짓으로 금액을 제시했다.
그래요? 그럼, 이건요?
극동의 구권 화폐네. 이것도 받아, 이 가격에!
그럼, 이건요?
이건 가울의 리브르 동전이군. 이것도 받아! 아가씨, 또 어떤 물건들이 있어? 다 꺼내 봐!
아가씨, 대체 물건을 얼마나 많이 가져온 거야? 이제 마지막, 진짜 마지막이야…… 마지막 이것만 받고, 난 이만 돌아가 봐야 할 것 같아.
이, 이것도 좀 봐주세요! 그럼 제가 가진 돈으로 새 기계를 살 수 있을 것 같거든요!
아아, 이건 우리 사르곤의 동전이군…… 어디 보자, 이건……
……가비알?!!
어! 가치가 좀 있나요?
값이 나가냐고? 아니, 너랑 거래 안 할래. 가는 꼬리랑은 할 말 없어! 이 물건들 다 가져가! 난 이만 갈 테니까!
상인은 자잘한 동전 한 움큼을 움켜쥐고 화를 내면서 스노우상트의 품에 안겨주고는 떠나려 했다.
갑자기 무언가가 쏜살같이 지나가며 동전을 움켜쥔 그의 손에 부딪쳤다.
반짝반짝 빛나는 돈 비가 상가 한편에 내렸고, 스노우상트가 놀란 목소리를 내기도 전에 핑크빛 그림자 하나도 그 뒤를 따라 멀리 달려갔다.
아…… 어, 에이야퍄들라 씨?
죄송해요. 스노우상트 씨…… 전……!
와! 뭐야 대체?!
잠깐만요, 내 동전…… 두 개가 부족해요!
내, 내가 가져간 거 아니야!
짤랑, 털이 복슬복슬한 생물이 반짝반짝 빛나는 작은 동전을 자신의 솜털 속에 숨겼다.
이스트먼 씨! 프린트 맡겼던 거 가지러 왔어요.
그래, 프린트는 다 했어. 그런데 전단지를 이렇게나 많이 찍다니, 가게 홍보하느라 네가 고생이 많구나.
298, 299…… 수량이 맞네요. 여기 돈이요!
이 정도는 돈을 안 받아도 되니까, 다음에 내가 순백의 화산에 가면 카다멈 가루를 듬뿍 넣은 '오아시스' 스페셜이나 한 잔 줘.
그리고, 우리 집 간판 좀 갈아줄 수 있을까?
물론이죠. 감사합니다!
……에, 에니스 씨!
아델 씨……?
왜 그렇게 빨리 뛰어가세요?
조…… 조심하세요!
에니스가 채 반응하기도 전에 엄청난 충격이 그를 덮쳤다. 허공에 떠 있는 순간, 기울어진 시에스타가 보이며, 전단지가 여기저기 흩어졌다.
으악…… 아파…… 뭐야……
쪼꼬미양이 그중 종이 한 장을 물고 계속 앞을 향해 달려갔다.
아, 에니스 씨! 죄…… 죄송해요!
뭐야……?
몇 사람이 지켜보는 가운데 아델은 '바람에 날려가는' 종이를 따라 달려갔다.
휴, 시대가 정말 달라졌군. 요즘 젊은이들은 다들 이렇게 시간에 쫓겨 사는구나.
이상한데, 방금 뭐가 나랑 부딪친 거지……? 살면서 이보다 더 이상한 일은 없었던 것 같아……!
쿠웅……!
이스트먼 프린트샵 간판이 떨어졌다. 그곳은 바로 에니스가 충격에 밀려나기 전에 서 있던 위치였다.
……우와!
어디 간 거지……
꼭 숨바꼭질하는 것 같네!
돌리 씨, 지금은 놀 때가 아니에요! 쪼꼬미양을 제때 잡아오지 않으면, 또 다른 사람이 물건을 잃어버릴 거라고요!
아니, 아니. 물건을 잃어버리진 않을 거야. 잠깐 빌려 가서 가지고 놀다가 돌려줄 거니까.
그런데 넌 왜 항상 다른 또래 아이들과 같이 안 노는 거야? 이런 여름에도 자신을 실험실에 가둬 두고 말이야?
돌리 씨, 저는 더 이상 어린아이가 아니에요. 시에스타 화산 연구는 매우 중요한 일이거든요. 한눈팔 시간은 없어요.
하지만, 지금은 저 쪼꼬미양들을 찾아 계속 장난치지 못하도록 막는 것도 중요해요!
외로움을 타는 애들은 다들 일이 바쁘다는 걸 핑계로 삼고 싶어하지.
……
이 가게엔 사람이 없어 보이는데, 왜 방금 쪼꼬미양이……
어…… 당신은?
죄송해요…… 제, 제가 키우던 애완동물을 잃어버렸어요! 방금 이 카페에 들어가는 걸 본 것 같아서……
아델이 대답하며 고개를 들어보니 가게 문에는 예쁜 글씨로 '카페 모킹버드'라고 쓰여 있었다.
이 카페는 1년 전부터 영업을 하지 않아서, 문이 계속 잠겨 있었어요.
하지만 제가 방금 그 녀석이 이 문으로 들어가는 걸 확실히 봤어요……
……잃어버린 게 무슨 애완동물이죠?
배…… 백비스트예요.
아니지! 내 분신을 그런 동물과 비교하지 말라고……
……네, 백비스트였군요.
코스타가 주머니에서 열쇠를 하나 꺼내 자물쇠에 끼워 넣자 마찰음이 몇 번 들리더니 낡은 문이 천천히 열렸다.
방안은 매우 어두웠다. 커튼을 모두 쳐 놓아서 햇빛이 많이 들어오지 않았다.
공기 중엔 먼지가 자욱했고 묵은 원두 냄새가 섞여 있었다.
당신이 찾는 백비스트가 이 안에 있나요?
어, 없는 것 같아요……
폐를 끼쳐서 죄송해요……
괜찮습니다, 마침 저도 물건을 가지러 왔거든요.
재산소유권 증명서를 여기 뒀었는데…… 왜 없지……
당신이 이 가게의 사장인가요?
곧 아니게 될 겁니다. 이 가게, 이 거리의 다른 가게들도 곧 철거될 테니까요.
정말 안타깝네요……
아닙니다. 여긴 철거된다고 진즉에 공지했었거든요…… 음, 왜 수납장 안에도 없지……
사장님, 어떤 물건을 찾으세요? 제가 찾는 걸 도와드릴까요?
빨간색 책자입니다만……
어, 여기 정말 어둡네요……
얘, 너 여기서 정말 뭐가 보여?
으악!
이곳은 오랫동안 영업을 하지 않아서, 불을 켜려면 좀 번거로울 거예요.
못 찾으면 됐어요, 그리 급한 건 아니니까요. 먼저 당신의 애완동물을 찾으러 가보세요. 저도…… 신경 쓰도록 하죠.
자, 가자! 분신과 네가 찾는 무슨 돌인지 하는 것은 모두 이곳에 없어, 다른 데로 가자!
여긴 너무 어두워서…… 아무것도 안 보여. 내가 전에 시에스타에서 서핑할 때 봤던 거랑 완전 다르네!
그래서, 그 애완동물은 어떻게 생겼나요?
어, 핑크색…… 백비스트예요. 그리고 화산에만 있는, 바람이 불면 소리가 나는 돌을 지니고 있어요.
바람이 불면 소리가 나는 돌이라면…… 혹시 '사운드 스톤'이요?
어? 네, '사운드 스톤'이 맞아요. 그걸 어떻게 아시나요?
계속 뒤적거리던 코스타가 먼지가 잔뜩 쌓인 수납장을 잡아당기자 낡은 기타가 마침 그의 발밑으로 떨어졌다.
쿵……!
아! 사장님, 괜찮으세요?
연주라도 하듯이 기타는 부딪힌 뒤 진동의 여음으로 윙윙 소리를 냈다.
……그 돌은 바람이 불면 이런 소리를 내죠, 마치 악기 연주 소리처럼요.
음, 말이 딴 데로 샜네요.
우와, 로맨틱하다. 사운드 스톤에서 기타 소리가 난다고? 난 왜 그 생각을 못했지?
당신의 애완동물이 이런 돌을 지니고 있다고요? 엄청 사치스럽네요. 그 돌은 꽤 희귀하다고 알고 있었는데……
그 아이가 몰래 가져갔어요……
……아이고, 창피해라. 인간에게 내 분신이 함부로 남의 물건을 가져간다는 것까진 말하지 말라고……
알겠습니다. 혹시 보면 된다면 연락 드리죠. 연락처가……?
감사합니다! 괜찮으시면 화산박물관으로 연락주세요. 저는 그곳의 직원이고, 이름은 아델이라고 해요.
또 무엇을 건드렸는지 캐비닛 속의 고물 더미도 와르르 바닥에 떨어지며, 바닥에 있는 기타를 덮쳤다.
빌어먹을……
사장님, 정말 안 도와드려도 괜찮을까요? 제가 보기에 사장님은……
기분이 별로 안 좋아 보여요……
책 한 권이 아델의 시야에 들어왔고, 바깥의 하늘빛을 통해 책 이름을 읽을 수 있었다.
《테라 화산 지명록》? 사장님도 화산에 관심이 있으세요?
아니요…… 아니, 안 좋아하는 것도 아니지만요.
어, 그러니까 제 말은, 이건 제 책이 아닙니다.
……일단 여기에서 나가죠.
화산박물관에서 일한다면…… 혹시 켈러라고 아시나요?
켈러 선생님이요? 두 분은 친구신가요?
예전에…… 여기 단골이었죠.
어느 해 여름, 켈러가 두 명의 라이타니엔인과 함께 갑자기 시에스타를 떠나더니, 그 뒤로는 연락이 없더라고요……
켈러는 요즘은 어떻게 지내나요? 박물관에서는…… 잘하고 있는 거죠?
네, 켈러 선생님은 요즘 시에스타 화산의 관측을 준비 중인데다, 박물관도 아직 보완 중이라 바쁘세요.
켈러도 당신처럼 박물관에서 일하나요?
네? 켈러 선생님은 관장님이세요.
관장이라…… 정말 대단하네요.
그럼…… 괜찮다면, 이 책을 켈러…… 관장한테 돌려줄 수 있을까요?
어디 숨었어, 어디 숨었을까, 빨리 찾아보자♪
꽃 모양을 잘 기억해, 내가 꽃 뒤에 숨어 있을지도 모르니까♪
쪼꼬미양이 깡충깡충 뛰다가, 마침내 한 가로등 위에 멈춰 섰다.
펑!
쪼꼬미양은 펄쩍 뛰더니 바람에 흩어지는 구름처럼 아델의 눈앞에서 사라졌다.
짤랑하고 돌멩이 하나, 동전 몇 닢, 백지 한 장, 지갑 하나가 땅에 떨어졌다.
숨바꼭질♪
돌리 씨!
내가 그런 거 아니야!
그런데 너, 오늘은 하루 종일 박물관에 틀어박혀 있지 않았어. 밖에 나와서 걷기도 하고, 아이스크림도 먹고, 풍선도 샀지. 햇빛도 좋고, 사람도 착하고, 새로운 친구도 사귀었어, 맞지?
그런 게 바로 삶이야!
당신이 찾는 씨앗이 대체 뭐죠? 이 돌멩이인가요?
천천히 찾아봐, 조급해하지 말고, 내일도 햇빛이 좋을 거야!
어디 숨었어, 어디 숨었을까, 빨리 찾아보자♪
그럼 이 동전들인가요? 아니면 이 종이에 써있는 건가요……? '이주 의향서'?
씨앗은 원두를 말하는 건가요, 돌리 씨?
꽃 모양을 잘 기억해, 내가 꽃 뒤에 숨어 있을지도 모르니까♪
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