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3나무는 여전하거늘
수수께끼의 소녀는 도검방에서 맹철의를 만났고, 자신의 정체를 밝힌다. 알고 보니 소녀는 총웨와 다소 원한이 있는 사이였다. 옛 친구와의 우정을 봐서라도 맹철의는 소녀를 도와주기로 한다.
우리는 나가야 한다.
방금 다 말씀드렸잖습니까.
장군께서 명을 내리셨습니다. 옥문의 안위를 위해 계엄 기간에는 아무도 드나들 수 없습니다.
돌아가세요.
지금 나한테 옥문의 안위라고 했느냐?
우리가 옥문을 지켰을 때 네 녀석들은 칼자루도 못 만져봤을 것이다!
……
비상사태이니 이해해 주십시오.
이해해?
예전에 옥문에 도적 무리가 잠입했을 때, 놈들은 약탈도 모자라 무고한 백성까지 해쳤다.
너희 수비군은 갑작스레 벌어진 일이라며, 자세한 상황을 모르니 함부로 움직이지 못한다고 했지. 그때 우리 몇몇 형제들이 장장 3일 동안 사막에서 수백 리나 쫓아갔다.
결국 우리는 놈들을 잡았고, 숨만 붙은 형제들 절반을 겨우 둘러메고 옥문으로 데려왔지.
그런데 지금 우리 보고 그냥 기다리라고?! 우리 형제가 지금 밖에서 죽임을 당해 시체도 수습하지 못했는데.
선배님 이야기는 익히 들었습니다. 저희도 선배님을 존경합니다.
하지만 현재 성안에서 범인을 수사 중이니, 장군님의 허가 없이는 아무도 옥문을 나갈 수 없습니다.
대단한 장군님 납셨구나!
그럼 좌선료한테 우리 좀 보자고 전해라!
무엄하구나!
방주님……
멀리서부터 너희들이 고래고래 소리 지르는 게 들리더군. 이 병사들도 수장의 명령에 따를 뿐인데 왜 굳이 난처하게 하는 거냐.
도저히 그냥 넘어갈 수 없어서……
자네들은 어른이잖나.
수성전에 여러 번 참여했고, 재앙을 무릅쓰고 전달자들도 여러 번 호송했지. 옥문의 안전을 위해 자네들이 고생한 건 사실이야.
하지만 평숭후가 있고 종사가 있는데, 어디 자네들이 나서서 감히 경력을 들먹이나?!
방주님, 하지만……
대장부는 과거를 자랑하지 않는 거다. 굳이 얘기하지 않아도 기억할 사람은 기억하고, 기억 못 하면 말해도 소용없지.
이만 돌아가, 소란 피우지 말고. 내가 있는 한 죽은 형제들을 이대로 버리진 않을 테니.
……
……알겠습니다.
다 내가 잘못 가르친 탓이야, 모두에게 폐를 끼쳤군.
아닙니다.
그 네 분은…… 정말 안타깝게 됐습니다.
유가족은 내가 책임지고 돌볼 것이니, 평숭후가 마음 쓰지 않아도 돼.
하지만 그 형제들은 옥문을 위해 소식을 전하는 길에서 사망했지. 그래서 말인데, 평숭후는 이번 일을 어떻게 생각하던가?
일에도 순서라는 게 있습니다. 자객을 잡으면 평숭후께서 반드시 병사를 보내 도적 떼를 소탕할 것입니다.
그래…… '순서가 있다', 일리 있는 말이지.
내가 원하는 건 평숭후의 한마디 말이야. 그게 어떤 말이든 형제들에게 꼭 전해주지.
일이 끝나면 다들 도검방에 한잔하러 와라.
위시아 씨.
상황은 어때? 희생자 가족은 다 찾았어?
사실 넷 중에 둘은 혼자 살아.
나머지 둘은 가족이 마침 집에 없었고. 그래서 우리가 멋대로 들어가 봤는데……
이상하게도 집안이 평소랑 전혀 다를 게 없더라고요……
아니면 가족들이 마침 외출 중이었을 수도……?
어제 전달자 소대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뒤로 이미 하루가 지났어.
……
누구죠?!
깜짝이야!
방금 누가 우리를 지켜보는 것 같았는데요.
거리에 오가는 사람이 얼마인데 그걸 느꼈다고?
우선 객잔에 돌아가자.
린 위시아, 잠깐.
저 사람이었나……?
저 사람이랑 얘기 좀 할 테니까 잠깐만 기다려.
……그래.
숙정원의 감찰어사가 아직도 날 기억할 줄은 몰랐네. 마지막으로 만난 게 5년 전이었나?
그때의 만남은 잊을 수가 없지.
썩 유쾌한 만남은 아니었지.
공무였으니까, 너나 나나.
린 특사도 여기서 옥문 사건을 조사 중인가?
내게 조언할 거라도?
아니, 나는 관리 신분으로 개입한 게 아니다.
그저 평숭후의 옛 부하이자 한 염국인으로서 백성을 해하려는 놈을 잡으려는 것이니.
이번엔 빠지라고 할 줄 알았는데, 좀 의외네.
린 특사는 맡은 임무가 있으니 내가 말릴 이유는 없지.
다만 한 가지 묻고 싶군. 린 특사는 옥문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이 도시에 대해 잘 모를 텐데, 어떻게 수사를 진행할 생각인가?
나야 당연히 나만의 방법이 있지. 그 부분은 어사가 걱정할 필요 없어.
나도 린 특사를 믿는다. 당연히 뛰어난 수단이 있겠지.
태합 어사, 더 확실하게 말하지 그래?
아까도 말했다시피 공무일 뿐. 그게 다다.
적은 음지에 있고 우리는 양지에 있으니, 각별히 조심하라고 알려주러 왔다.
그럼 이만.
……
저 덩치 큰 사람은 상촉에서 본 적 있어…… 숙정원 소속이었던 것 같은데.
대체 높으신 분을 몇 명이나 아는 거야?
아는 게 아니라 그냥 몇 번 본 사이야.
뭐가 다른데?
다른 점은 몇 번 본 사람치고 네가 알고 싶은 사람은 아니라는 거지.
일단 돌아가자.
저녁 무렵.
초봄이라 해는 빨리 지고 날씨는 아직 쌀쌀하다.
노인은 화로에 장작을 넣었다.
이 정도 불이라면 주조는커녕 난방용으로도 한참 부족하다. 하지만 공방의 모든 화로가 오리지늄을 사용하고 있는 지금도, 노인은 여전히 고집스럽게 이런 무용지물의 화로를 하나 남겨뒀다.
불길이 왕성해질 무렵, 노인은 빗자루를 들고 간밤에 정원에 쌓인 모래를 쓸었다. 틈새 하나하나도 놓치지 않았다.
물론 노인도 안다. 지금 이렇게 청소해 봤자 금세 모래가 잔뜩 쌓일 거라는 것을.
하지만 노인은 전혀 귀찮게 생각하지 않는 듯 열심히 바닥을 쓸고 또 쓸었다. 마치 한순간만큼이라도 깨끗해진 계단을 보고 싶었던 것처럼.
아이고 다리야, 봄이 왔는데도 다리는 아직도 시리구나.
영업시간이 끝났으니, 급하지 않으면 내일 다시 와.
음……?
아가씨, 잘못 찾아온 것 같은데. 여긴 의원이 아니라 공방이라고.
난…… 이야기 속에 나온 곳을 찾아왔어……
중상을 입은 사람이 그렇게 멋대로 돌아다녀선 안 되지.
이런 말 하기는 싫지만, 계엄령이 떨어진 지금 중상 입은 사람이 갑자기 문 앞에 나타났는데……
그 사람을 잡아 관청에 넘기지 않으면 내가 이상한 사람이 되는 거지.
나도 번거로운 건 싫으니 무슨 연유로 찾아왔는지부터 말해보겠나.
그쪽이…… 맹철의 맞지?
옥문에서 대놓고 내 이름을 부르는 젊은이라면 내가 기억할 법도 한데……
아가씨는 생판 초면이군.
사부님이 그랬어. 이동도시에 공방이 있는데, 주인은 실력이 뛰어난 도공이라고.
다양한 무기와 갑옷을 만들고, 재미있는 장난감을 만들어서 아이들에게 준다고 했어……
……
이 늙은이를 그리 좋게 평가한 사람이 누군지 갑자기 떠오르질 않는데……
공방 마당에, 회화나무 한 그루가 있다고 했어. 먼 곳에서 가져와 옮겨 심은 거라고.
노인은 저도 모르게 고개를 돌렸다.
마당 한구석에는 회화나무의 가지가 밤바람에 살랑거리고 있었다. 북쪽은 봄이 늦게 찾아오는 탓에 나뭇가지에 아직 새싹이 자라나지 않았다.
여기까지 왔으니 이번 싸움도 정말 끝났다고 할 수 있겠군.
우리 쪽에도 사상자가 많지만…… 적어도 앞으로 이십 년은 도적놈들이 함부로 움직이지 못할 것이오.
옛사람들은 원정에서 승리를 거두면 근처의 바위에 전공을 새긴다지. 오늘 이 싸움도 우리가 옛사람의 풍습을 따라 할 만한 것 같은데.
하하하, 그것도 좋겠소. 하지만 이 주변에는 사막뿐이라 글씨를 새길 곳은 없는데……
저기 덩그러니 있는 나무밖에 없군. 그렇다면……
좋군!
좋기는 뭐가 좋아! 나무는 말라 죽기 직전인데, 불쌍하지도 않아?
그럼 더 좋은 방법이 있나?
이동도시는 여기저기 돌아다니는데, 이런 곳에 새겨봤자 의미가 없잖아.
우리가 오늘 여기서 이 나무와 만났으니까, 차라리 옥문으로 옮겨서 심는 게 어때?
옥문에 뿌리내리고 계속 자라고 있는 한, 오늘 우리의 이야기도 계속 기억되겠지.
(짝짝짝)
좋아, 좋은 생각이다.
다들 더위를 먹었나…… 여기서 옥문까지 백 리는 족히 되는데 나무를 메고 돌아가겠다고?
뭐 어떤가? 올 때 가져온 그 많은 음식과 물도 다 먹었으니, 돌아갈 때 나무 한 그루 가져가는 건 괜찮잖나?
좌 장군, 맹철의, 와서 좀 도와주게. 나무뿌리가 부러지지 않게 조심하고.
......
……
그 여인이 네 사부인 건가……?
사부님이 황무지에서, 나랑 부족 사람들을 구해줬어. 정착하는 법도 알려줬어.
네 이름은?
지에윈.
구름을 가로막는다라…… 내가 잘못 본 게 아니라면 넌 아나사인데, 참 아름다운 이름을 갖고 있구나?
사부님이 지어줬어.
역시.
“천 리에 비를 뿌리던 구름도, 이 산에 막혀 날이 갰구나.” 네 사부는 너희가 더 이상 떠돌이 생활을 하지 않길 바랐던 거였어.
사부님은 더 아름답게 시를 읊었어. 하지만, 뜻은 맞아.
……허허허, 그야 당연하지.
그러고 보니 종사의 이름도 그 사람이 지었지.
그 무정한 놈!
그건 또 무슨 말인지……
잠깐, 너한테 있는 그 검.
설마 네가 종사의 검을 훔친 거냐?
이 검을 사부님 무덤에 가져가, 제사를 올릴 거야.
바람이 불어오자 회화나무에서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났다.
화로의 불이 꺼져 밤은 더 어두워졌지만, 노인은 꼼짝하지 않았다.
소녀는 노인의 표정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그 여인이…… 죽었다고?
응, 사부님은 많이 아팠어.
사부님의 마지막 소원, 이 검을 다시 보는 거야. 그래서 꼭 가져가야 해……
그래도 빼앗을 거야?
……물론 아니지.
지금 옥문은 너무 위험하다.
알아. 검을 가져갔더니, 사람들이 다 나를 잡으려 했어.
아니, 내 말은 이 도시가 위험해질 거라는 뜻이다.
옥문은 곧 시련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 전에, 적어도 너를 밖으로 내보내야겠지.
네 사부가 기다리는 것처럼…… 우리도 모두 그 결말을 기다리고 있어.
그런데, 어떻게 나가야 해?
올 때는 생각지도 못했는데, 지금은 성문이 봉쇄됐어. 무턱대고 나가기엔…… 다친 상황이고.
바람이 일었다.
바람에 모래가 날아와 노인 얼굴에 난 세월의 골짜기에 내려앉았다.
초봄 저녁 무렵의 습기를 머금어서인지 곱고 부드러웠다.
노인은 손으로 모래를 털어냈다.
……
나한테 방법이 있다.
아, 오셨군요.
어떤가요?
의원에는 의사도 직원도 없었어요. 관복 차림의 귀공자 한 명이 있던데, 대뜸 뭐 하러 왔냐고 묻더군요.
그래서 뭐라고 답했는데요……?
시키신 대로 말했죠. “어젯밤에 상점의 진열대가 넘어지면서 가족이 머리를 다쳤는데, 급하게 의원에 오는 바람에 돈을 안 가져와서 오늘 치료비를 내러 왔습니다.”라고.
그 귀공자는 그 말을 듣고 그냥 가 버리더군요.
자, 돈은 전하지 못했으니 돌려드리죠.
수고비라 생각하고 그냥 가지세요.
참 이상하네, 옥문 관광 시즌에 돈 벌기가 이렇게 쉬웠나……
리 씨가 수완이 뛰어난 건 알지만, 이제 후배까지 속이는 겐가?
그 귀공자는 후배가 아니죠. 사세대의 지촉인인데 제가 어찌 감히 속이겠습니까……
오답을 하나 제거해 준 것뿐입니다.
린 선생님은 어쩐 일로……?
산책일세.
여기가 용문의 시민 공원이라면 그 말을 믿겠는데요……
리 씨의 일은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가?
참 아이러니한 게, 선생님께서 부탁하신 일은 아직 두서도 없는데, 제가 찾던 사람에 대한 단서는 조금 찾았어요.
그것도 잘된 일이군.
제게 일을 맡기고도 왠지 불안해하시는 것 같은데, 왜 직접 나서지 않으십니까?
내가 직접 나서면 웨이 옌우의 체면이 말이 안 될 터이니.
그 아이가 일을 어떻게 처리하는지 옆에서 지켜보고 싶기도 하고.
역시 린 선생님은 차원이 다르군요. 이런 상황에서도 여유가 있으시다니.
사전에 준비한다고 나쁠 거 없지. 게다가 리 씨도 이렇게 믿음직하니.
웨이 옌우도 가끔은 한탄한다네. 자네가 근위국에 남지 않아서.
그 얘기는 그만하시죠……
웨이 옌우는…… 도움이 되는 사람은 절대 놓치지 않죠.
그건 그렇고, 선생님은 위시아 아가씨에게 일을 물려주기로 결정하신 겁니까?
내가 결정한다고 될 일이 아니지.
그 아이가 남고 싶으면 용문에 머물 곳이 있을 것이고, 떠난다고 해도 용문이 그 아이의 걱정거리가 되어서는 안 되네.
어떤 길을 택하든 리 씨가 잘 보살펴 주길 바랄 뿐이야.
이렇게까지 저를 믿어주시다니, 영광이군요.
위시아 아가씨한테 도움이 될 만한 일은 제가 신경 쓰겠습니다.
고맙군.
그럼 방해는 이만하고, 하던 산책이나 마저 해야겠네.
와이틴푸이, 이 인간아, 같은 아버지인데도 어쩜……
하아……
오는 길에 순방영에서 발표한 공지 못 봤나?
흠천감 관측대의 최신 결과에 따라, 재앙을 피하기 위해 옥문은 항로를 바꿀 것이야.
내일 신시부터 도시는 감속하다가, 대략 유시 삼각이 되면 이동 속도가 최저로 떨어질 거야. 그리고 항로를 수정하면 다시 속도를 낼 거고.
그때가 바로 네 기회다.
하지만, 감속하면 성문 경비가 더 삼엄해지는 거 아니야?
옥문에 들어오기 전에 이 도시를 유심히 살펴보지 않았느냐?
천 리가 사막이고 인적이 드문 데다 재난까지 빈번하게 발생하지만, 여긴 여전히 염국의 영토다. 옥문은 애초에 북방을 지키는 군사 요새로 설계된 거야.
그렇기 때문에 다른 이동도시와는 달리 옥문은 외벽에 특별히 '모래 방아'을 증설했지.
듣기로는 토목천사가 강남 물의 고장의 '물레방아'에서 착안해 이 변방 이동도시에 적용했다고 한다.
이동도시의 기반은 모래 속에 잠겨 있지만, 오리지늄 아츠로 구동하는 거대한 터빈이 끊임없이 돌아가며 모래를 파내 저항력을 제거한다.
이러한 '모래 방아' 덕분에 옥문성은 드넓은 사막을 거침없이 누비며, 상황에 따라 원활하게 움직일 수 있었던 것이다.
마치 파도를 걷어내고 물결을 다스리는 것처럼. 실로 장관이 아닐 수 없지.
……
일반적인 상황에서 모래 방아는 절대 사람이 지나다니는 통로가 될 수 없다.
사람이 모래 방아에 뛰어들면 터빈에 갈리거나, 모래에 파묻혀 질식해 죽겠지.
하지만 내일 유시에 옥문의 이동 속도가 최저로 떨어지면, 모래방아의 회전 속도도 최저로 떨어질 거야…… 그러면 가능성이 조금은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시도할 거야! 난 반드시 나가야 해.
하지만 네 상처는?
괜찮아.
……
의원에서 치료받았어.
좋다.
다만, 모래방아 쪽에는 보통 수비군이 많지 않으나, 지금은 도시 전체가 계엄 중인 특수한 상황이라 어떻게 될지 모르겠구나.
오는 길에 들었는데, 이 도시의 장군이 직접 성루에서 방어 태세를 지휘한대.
아무래도……
좋든 싫든 만날 수밖에 없겠구나.
나가려고?
지체되면 안 되니 나가서 좀 살펴봐야겠다. 그리고 모래 방아를 통해 나가려면 준비해야 할 것도 있고.
나갈 때 문 앞에 영업 정지 팻말을 걸어둘 테니, 그동안 너는 쉬고 있어라.
때가 되면 널 데리러 오마.
아가씨.
위시아 씨?
너희 먼저 내 방에 들어가 있어. 나도 곧 갈게.
뭐 알아낸 게 있어?
아가씨가 떠나고 얼마 안 돼 안에서 대장장이 차림을 한 사람이 나왔습니다. 화물을 끌고 다른 곳으로 가더군요.
따라가 보려고 했는데, 상대도 만만치 않았어요. 뒤를 밟힌 걸 알아차리고 바로 절 따돌렸습니다.
돌아가서 다시 창고를 확인해 보니 안에 있던 물건은 깨끗이 치워졌어요. 뭘 숨기는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수상한 건 확실합니다……
아가씨의 직감이 맞았어요. 도검방이 문제가 있는 게 분명합니다.
상대는 이미 눈치챈 것 같고, 우리는 아무런 증거도 찾지 못했어.
도시 위 먹구름은 점점 짙어지고 바람에 섞인 모래도 점점 많아지는 것 같은데……
사태가 긴박해. 의심이 가는 이상 떠볼 수밖에 없어.
네?
너, 군영에 가서 물건 하나 가져다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