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시라쿠사인

IS-10'늑대 군주'

사이드 스토리작전 후2023-05-23

자신의 앞에 서 있는 젊은이들을 바라보며 시칠리아 부인은 미소 지었다.

등장 오퍼레이터: 라플란드, 텍사스, 소라, 엑시아, 크루아상, 루나컵, 텍사스 디 오메르토사, 페넌스, 비질


레온투초

자로, 늑대 군주들은 인간의 일에는 간섭하지 않기로 약속했다 하지 않았나!

자로

생각이 바뀌었다. 베르나르도가 내 계획을 망쳤으니!

자로

68년 동안 내가 놈을 힘들게 키워냈건만.

자로

그런데 놈이 자결로 내 승리를 망치다니!!

레온투초

너…… 지금 뭐라고?

레온투초

아버지가…… 자결했다고?

순간 레온투초의 머릿속엔 아버지가 알려줬던, 늑대 군주와 이 게임에 대해 설명하던 장면이 스쳐 지나갔다.

그는 문득 아버지가 성당에서 했던 말들이 자신을 인정했던 말이라는 것과 동시에……

유언이었음을 깨달았다.

아버지는 처음부터 그곳에서 스스로 끝을 낼 준비를 하셨던 것이다.

자로

늑대 군주를 욕보인 대가는 아주 크다.

자로

베르나르도는 이미 죽었지만, 나는 이 땅에 남은 놈의 핏줄을 모조리 끊어버릴 거다.

자로

베르나르도의 아들이여, 오늘 네가 네 아비를 대신해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자로

그 대가는 베르나르도의 혈통인 네 목숨으로 받겠다!!!

레온투초

……

레온투초

대가?

레온투초

대가라고 했나?

레온투초

아버지는 확실히 틀렸어. 하지만 아버지가 꿈꾼 이상의 근원은 이 시대를 바꾸는 것이었지.

레온투초

아버지는 패밀리가 없는 시라쿠사를 갈망했고, 평생 그것을 위해 계획해왔다.

레온투초

난 원래 아버지가 자신의 패밀리만을 협상 카드로 사용한 줄 알았어.

레온투초

지금 일을 벌인 건, 마침 시기가 맞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지.

레온투초

하지만 이제야 알았어.

레온투초

아버지에게는 시간이 없었고, 이 기회를 놓치면 다시는 꿈을 이룰 수도, 네게 복수를 할 수도 없다고 생각한 거야.

자로

나는 베르나르도의 짧은 생에 아낌없이 베풀었거늘, 돌아온 것은 배신이었다!

레온투초

……넌 모를 거야.

레온투초

높은 곳에서 자신이 모든 것을 지배하고 있다고 여기는 늑대 군주.

레온투초

아버지는 자신의 목숨마저 협상 카드로 쓰신 거야.

레온투초

자신의 목숨이 대가라 해도, 너 같은 오만한 존재를 거슬러야 한다고 해도, 아버지는 자신의 이상을 실현하려고 하셨다!

레온투초

그 대가를 치러야 하는 건 바로 너다!

자로

어리석구나!

엑시아

텍사스, 어서 와!

엑시아

그쪽은 잘 해결됐어?

텍사스

이제 이쪽의 골칫거리를 해결해야 해.

자로

마지막 텍사스.

자로

당시 누가 널 시라쿠사의 지배에서 벗어나게 해주었는지 잊은 건 아니겠지.

자로

이제 와서 감히 내게 거역하겠다고?

텍사스

난 이미 베르나르도와의 약속을 지켰으니 너한테 빚진 건 없어.

자로

어리석은 것!

라비니아

……베르나르도가 자결했다고요?

[CG: 33_i15]
라비니아

어째서죠?

베르나르도

게임은 끝났다, 라비니아.

라비니아

결국, 이게 그때 그 말의 진의였나요……

라비니아

패밀리가 없는 시라쿠사, 이게 당신의 진정한 꿈이었군요.

라비니아

어째서, 왜 제게 말해주지 않으셨나요……

라플란드

판사 아가씨, 전투할 때는 한눈팔면 안 돼.

라비니아

라플란드……

라플란드

이렇게 재미있는 전투에 날 안 부르다니, 너무 치사하잖아, 텍사스.

텍사스

어차피 넌 알아서 올 거잖아?

라플란드

그건 그래, 맞는 말이야.

자로

무리에서 떨어진 어린 늑대여, 비켜라. 여기에 네가 설 자리는 없다.

라플란드

늑대 군주, 아니면 늑대의 아들이라고 해야 하나. 하여튼 뭐든, 좋은 소식 하나 알려줄게.

라플란드

지금부터 시라쿠사의 모든 것이 다 내 적이야.

라플란드

너처럼 일반인을 초월한 존재라고 해도 예외는 없어.

자로

건방진 것!

드미트리

보스…… 도 그러실 겁니까? 제 앞에 계시면 보스도 레온처럼, 단호하게 자신의 이상을 선택하겠다고 말씀하실 겁니까?

드미트리

하지만…… 전 답을 모르겠습니다.

루나컵

죽고 싶지 않다면 집중해.

드미트리

당신은……

자로

아녜제의 송곳니, 나약한 루나컵이구나.

자로

내 송곳니의 죽음을 안다고 해서 내 앞에 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나?

루나컵

나는 베르나르도에게, 자식을 도와주겠다고 약속했어.

자로

아녜제가 나약한 송곳니를 키웠군.

자로

오늘 바로 여기서, 아녜제를 게임에서 퇴장시켜주지.

자로

네놈들이 무슨 짓을 하든 나를 무너뜨릴 수는 없을 것이다.

자로

심지어 상처조차 입힐 수 없지.

자로

인간, 네놈들은 도시를 만들고 자신을 그곳에 가두고는, 마치 자신들이 이 땅의 주인인 양 행세했지.

자로

도구 만지는 법을 좀 배웠다고 너무 기어오르지 마라.

자로

네놈들이 황야를 정복한 적은 없으니.

엠퍼러

레이디스 앤 젠틀맨.

엠퍼러

용문의 슈퍼스타, a.k.a 엠퍼러가 등장한다. 렛츠기릿!

텍사스

보스?!

엠퍼러

요 리슨업, 잊지 마 텍사스, 곧 디 엔드라는 걸 베이케이션.

텍사스

……왜 보스까지 온 거야?

엠퍼러

아 유 에스킹 미?

엠퍼러

네가 떠난 후 소라 베이비들까지 널 쫓아갔다고.

엠퍼러

너희가 떠난 한 달, 어떻게 지냈는지 알아 내가?

엠퍼러

이렇게 보링한 적 없었어, 쓰리 따우전드 이어 동안!

엠퍼러

파티해줄 놈도 없고!

텍사스

……

자로

엠퍼러……

엠퍼러

웨잇, 늑대.

엠퍼러

또 내게 없다고 말하려는 거겠지, 널 디스터브할 권한.

엠퍼러

솔직히, 아이 돈 기브 어 쉿.

엠퍼러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봤는데, 너와의 무의미한 파이트보다,

엠퍼러

화가 더 잘 풀릴 것 같아, 네 룰대로 너를 꺾는 게.

엠퍼러

그러니까……


[CG: 33_i05]

엠퍼러의 발밑에서 하나둘 그림자가 스멀스멀 퍼지더니 응축돼 마침내는 하나하나의 실체로 변했다.

자로는 그들을 알고 있었다. 그들은 이 게임에서 패배한 늑대 군주들이었다.

그들이 이곳에 나타난 이유는 단 하나.

자로가 규칙을 어겼기 때문이다.

그들은 자로의 게임 방식을 받아들였지만, 규칙을 어기는 것은 용납하지 않았다.

엠퍼러

씨 댓, 내가 특별히 데려왔지, 따분해 어쩔 줄 모르는 울프 로드들.

엠퍼러

아, 굿 뉴스 알려줄까?

엠퍼러

네가 졌어, 디어 마이 프렌드.

엠퍼러

그것도 퍼펙트한 패배로.

늑대 군주는 불멸의 존재였다. 그러나 긴 세월 동안 늑대 군주들은 서로를 견제하고, 억압하며 심지어는 괴롭히는 방법을 찾아낸 상태였다.

수많은 자신과 똑같은 존재를 앞에 두고, 자로는 자신의 행동이 더 이상 의미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자로는 잠시 침묵하다가 마침내 그 오만한 머리를 숙였다.


엠퍼러

솔직히, 자로.

엠퍼러

정말 꼴 사납다, 네가 파워를 이해한다고, 파워를 가지고 노는 꼴이.

엠퍼러

오히려 앵거에 휩싸인 네가, 너를 디스어베이한 모든 걸 찢어버리려는 네가……

엠퍼러

너의 본성을 배신하지 않았어.

엠퍼러

벗, 다른 울프들도 그래. 질리지도 않냐, 이렇게 보링하고 미닝리스한 게임을 몇천 년 동안 하는 게?

엠퍼러

너희는 용문에 와서 내게 포커를 배워야 해.

엠퍼러

그렇지, 마작도 낫 배드.

자로는 엠퍼러의 비아냥거림을 개의치 않았다.

그는 마지막으로 레온투초를 물끄러미 바라보았고, 마침내 모습이 갈수록 옅어지더니 바람 속으로 사라졌다.

마치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텍사스

보스, 고마워.

엠퍼러

필요 없어, 그딴 거.

엠퍼러

어차피 누군가는 나섰을 거다, 내가 나서지 않아도.

엠퍼러

뷰티플 레이디가 양보했지, 내게 이 쇼를. 이즌 잇?

시칠리아 부인

그렇게 불리는 건 또 오랜만이네.

시칠리아 부인

괜찮다면 시라쿠사에서 좀 놀다 가.

엠퍼러

엠퍼러라고 불러.

시칠리아 부인

재미있는 이름이네. 너는 늑대 군주들처럼 오만하고 무식하지 않구나. 시라쿠사에 온 걸 환영해, 엠퍼러.

엠퍼러

물론. 시라쿠사는 나를 좋아할 거다.

레온투초

시칠리아 부인……!

시칠리아 부인

늑대 군주의 게임은 시대에 뒤떨어진 우스꽝스러운 게임이다.

시칠리아 부인

베르나르도의 아들, 레온투초.

시칠리아 부인

안심해. 이제 너를 귀찮게 하는 일은 없을 테니.

레온투초

……!

레온투초는 움직일 수 없었다.

그 노인이 나타난 순간, 그는…… 모든 게 끝났다는 것을 알았다.

늑대 군주로 인한 소동뿐만이 아니라, 그들의 반항도 이것으로 끝이었다.

눈앞의 노인은 온화하고 친절해 보였지만, 섣불리 경거망동했다가는 다음 순간 바로 가장 비참한 방식으로 죽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하지만 그가 지금 물러선다면, 그동안의 노력과 신념이 모두 물거품이 되리라는 것 또한 알고 있었다.

그는 라비니아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에서 같은 생각을 읽었다.

레온투초

실례하지, 시칠리아 부인. 당신과의 대면을 수도 없이 상상해 봤지만, 이런 식으로 만날 거라는 건 생각지도 못했다.

레온투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이미 알았을 테고, 어쩌면 결단도 이미 내렸을 테지.

레온투초

하지만 나와 라비니아에게 기회를 줬으면 한다.

시칠리아 부인

기회라, 어떤 기회를 말하는가?

라비니아

대화할 기회다.

레온투초

비록 우리가 죽을 운명이라 할지라도, 죽기 전에 우리의 생각을 꼭 들려주고 싶다.

시칠리아 부인

……

시칠리아 부인

후훗.

시칠리아 부인

아제니르는 항상 내게, 젊은이들의 생각을 많이 접하라고 했지.

시칠리아 부인

내가 보기엔 자기가 너무 늙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

시칠리아 부인

얘들아, 따라오려무나. 너흰 이미 그 기회를 얻었단다.

라비니아

……잠시만 기다려 주실 수 있을까요?

시칠리아 부인

응?

라비니아

그 전에 먼저 베르나르도를 한번 보러 가고 싶습니다.

시칠리아 부인

상관없어.


소라

엑시아, 텍사스 씨!

크루아상

다들 괜찮나?!

엑시아

물론!

텍사스

……응.

텍사스

너희가 여긴 왜 온 거야?

소라

이쪽이 걱정되기도 하고, 조반나 씨의 상태도 안정돼서 크루아상이랑 달려왔죠.

크루아상

어, 근데 그쪽은 이미 다 정리된 것 같은데?

텍사스

그런 셈이지.

엑시아

후…… 뭔가 빠진 것 같기는 한데, 우리 이제 드디어 파티를 할 수 있는 거야?

텍사스

그렇지.

텍사스

너희는 우선 어떤 파티가 좋을지 이야기하고 있어.

소라

텍사스 씨, 어디 가시려고요?

텍사스

화장실 좀 다녀올게.


라플란드

화장실은 이 방향이 아닌데.

텍사스

알아.

라플란드

이제 좀 일단락된 것 같지 않아?

텍사스

앞에 아직 큰 산이 남았어.

라플란드

하하, 좀 걸을까?

텍사스

그래.


라플란드

맞다, 텍사스.

라플란드

네가 시라쿠사로 돌아오기 전에, 사실 시칠리아 부인으로부터 편지를 한 통 받았어.

텍사스

그래?

라플란드

뭐라고 쓰여 있었게?

텍사스

관심 없어.

라플란드

진짜 김빠지네. 시칠리아 부인이 '보카 알 루포'에 들어오지 않겠냐고 권유하더라.

텍사스

'보카 알 루포'……

라플란드

그냥 나를 자신이 키우는 늑대로 만들려는 거겠지 뭐.

라플란드

그래서 그 편지를 태워버렸어.

라플란드

한동안 시라쿠사에서 오는 녀석들 때문에 귀찮아지려나 했거든.

라플란드

그런데 네가 갑자기 시라쿠사로 돌아간 거야.

라플란드

네가 이미 가버렸다는 걸 알았을 때, 내가 얼마나 놀랐는지 알아?

텍사스

하아……

라플란드

그래서, 결정 한 거야?

텍사스

나는 남아서 라비니아와 레온투초를 도울 거야.

라플란드

나도 정했어.

텍사스

듣기로는 패밀리에서 한바탕했다던데.

라플란드

그냥 아빠한테 작별 인사를 했을 뿐이야.

라플란드

……텍사스. 너 내가 너한테 대체 뭘 원하는지 사실은 모르는 거지?

텍사스

……안다고 생각이 들 때도 있어.

텍사스

그런데 가끔은 모른다는 생각도 들고.

텍사스

내가 아는 건, 네가 전보다는 홀가분해 보인다는 거야.

라플란드

응? 나한테 관심 가져주는 거야?

텍사스

내겐 넌 좀 성가신 사람일 뿐이야.

나란히 걷던 두 사람이 서로 마음이 통하기라도 한 듯 광장 양쪽 끝으로 각자 걸어가기 시작했다.

라플란드

돌고 돌아서 결국 우린 여기네.

텍사스

뭐 그렇지.

라플란드

텍사스, 기억해?

라플란드

7년 전, 불길에 휩싸인 저택 앞에서 네가 날 향해 걸어왔었어. 그 모든 것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라플란드

그날, 나는 완전히 진 거야.

라플란드

그리고 7년 후, 부슬부슬 가랑비가 내리는 공원에서 넌 또 나를 향해 걸어왔었지. 이번에는 시라쿠사라는 나라에 무모한 도전을 하기 위해서였고.

라플란드

오늘 난 널 죽일 거야.

텍사스

그 말 그대로 돌려줄게.


[CG: 33_i10]
[CG: 33_i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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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 맞부딪히는 소리가 공원에서 끊임없이 울려 퍼졌다.

두 사람의 기술은 화려하다고 할 부분이 전혀 없었다. 모든 움직임이 상대의 목숨을 앗아가는 데 집중됐기 때문이었다.

라플란드

텍사스, 시적으로 비유를 하자면, 나는 너의 과거야.

라플란드

왜냐하면 난 이 수렁에서 벗어날 수 있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하니까.

라플란드

넌 이미 과거에서 벗어났고, 다시 시라쿠사에 돌아온 후에는 과거와의 관계를 완전히 끊겠다고 결정했어.

라플란드

넌 이 수렁에서 벗어날 능력과 자격이 있다는 걸 모두에게 증명한 거야.

라플란드

심지어 넌 그 어린 늑대가 이 나라를 바꾸는 걸 돕기 위해 자발적으로 이곳에 남기로 했잖아.

텍사스

난 그렇게 네가 말한 것처럼 훌륭하지 않아.

텍사스

처음부터 내 꿈은 오직, 좋은 친구들과 함께 단순하게 사는 거야.

텍사스

누군가 그걸 부수려고 한다면 지킬 거고.

텍사스

복잡할 것 없지.


조반나

첼리니아, 난 그동안 널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나 봐.

조반나

난 네가 시라쿠사에 질린 것도, 네가 컬럼비아에 반감을 갖고 있다는 것도 알지 못했어.

조반나

지금 생각해보면 난 우리 할머니랑 똑같네.

조반나

사실 할머니는 평생 살바도레 할아버지가 마음을 돌리길 바랐는데.

조반나

하지만 가서 물어보거나 쟁취하려고는 하지 않았지.

조반나

나도 그래. 아름다운 시절이 언제까지나 영원히 계속될 거라고 생각했거든.

조반나

지금 보니 나는 엄청 오만했네.

조반나

넌 내가 네 곁에 남는다고 해도 상관없다고 하겠지. 물론 나도 남아서 소라랑 더 이야기를 나누고 싶긴 해.

조반나

하지만 지금의 나는 그럴 자격이 없어.

조반나

그러니까 적어도, 지금은 《텍사스의 죽음》 제3막, 첼리니아 텍사스의 결말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게 해줘.

조반나

첼리니아, 너는 계속 그렇게 자유롭게 지내.

조반나

너를 정의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


[CG: 33_i10]
라플란드

그러니까, 표현을 바꿔서 말하자면.

라플란드

텍사스, 너는 내 악몽이야.

라플란드

넌 언제나 내 예상을 뛰어넘어.

라플란드

넌 영원히 나보다 한발 앞서 있어.

라플란드

너는 내가 할 수 없었던 결단들을 해내곤 해.

라플란드

그리고 난 이제서야 너처럼 그 걸음을 내디뎠고, 드디어 이런 말을 할 수 있게 된 거야.

라플란드

네 말이 맞아.

라플란드

복잡할 건 없어.

라플란드

시라쿠사의 모든 것을 증오한다면 난 그걸 부숴버리면 되는 거였는데.

라플란드

결국, 역시 또 네가 이 걸음을 내딛게 한 거야.

텍사스

그래서 아버지랑 작별 인사를 하고, 내 앞에 선 거냐.

텍사스

너는 네 과거와 끝을 맺길 원하지.

라플란드

맞아, 너처럼.

텍사스

……

텍사스

원래 우린 싸울 필요가 없었어.

라플란드

하지만 이 모든 일은 이미 일어났잖아.

라플란드

지금 우리 모두 알고 있잖아. 상대를 죽이는 것이야말로 자신에 대한 마무리라는 걸.

라플란드

이게 바로 상대에게 주는 선물이자 최고의 작별 인사야.

라플란드

그리고 살아남은 쪽은 더 강해질 거고.

결코 라플란드가 텍사스보다 강해진 것도, 텍사스가 약해진 것도 아니었다.

7년 전 그 대결처럼 텍사스보다 약하기 때문에 라플란드가 참패한 것도 아니었다.

그들의 실력은 처음부터 막상막하였다.

그들의 승패를 결정지었던 것은 운을 제외하고는 의지뿐이었다.

7년 전 라플란드는 의지에서 졌다.

그리고 패밀리와 결별한 지금, 라플란드는 의지에 있어서도 이제 텍사스에게 뒤지지 않았다.

그렇기에 그들 중 누구에게도 이길 가능성이 있고, 질 가능성이 있다.


텍사스

윽……

라플란드

끝났어.

소라

텍사스!

텍사스

……오지 마.

텍사스는 소라를 힐끗 보고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

라플란드는 자신이 이미 텍사스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모르는 게 뭐가 더 있을까?

라플란드는 시라쿠사에 대한 텍사스의 혐오를 지켜봐 왔고, 이 나라와 싸우기로 결정한 텍사스의 결단력을 목격했다.

매번 텍사스의 선택은 라플란드의 예상을 뛰어넘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른 결말은 없으리라 생각했다.

사느냐 죽느냐 이외의 결말 따위.

하지만 이 순간, 텍사스의 눈에 비치는 아쉬움을 보았을 때, 라플란드는 또 자신이 틀렸음을 깨달았다.

마지막의 마지막, 라플란드라는 존재가 스스로를 위해 만들어낸 결말에서도 텍사스는 다시 한번 라플란드의 예상을 뛰어넘었다.

라플란드

……하, 그런 거였나.

라플란드는 이 죽음을 일종의 이별이자 해방으로 여겼다.

만약 진다면, 라플란드는 자신의 죽음을 받아들였을 것이다.

하지만 만약 이긴다면 더 이상의 집착도, 그 어떤 속박도 사라질 것이라 믿었다.

그녀는 '텍사스'라는 이름의 쐐기가 자신의 정신 속에서 뽑히는 순간에야말로, '라플란드'라는 미치광이가 진정으로 탄생하리라고 믿었다.

하지만 그 모든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왜냐하면……

라플란드

텍사스, 넌 그냥 텍사스였구나.

텍사스

당연히 난 그냥 텍사스지.

텍사스

너는?

라플란드

나도 그냥 라플란드인 것 같아.

라플란드가 텍사스에게 손을 내밀었다.

텍사스는 그 손을 잡았다.

라플란드

텍사스, 나는 네 친구야? 아니면 적이야?

텍사스

너는 내 친구이기도 하고, 적이기도 해.

라플란드

그렇다면 가자.

라플란드

내게 친구로서 해야 할 일을 하게 해줘.

텍사스는 다른 세 사람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고, 그렇게 라플란드와 함께 그레이홀 방향으로 향했다.

모든 것은 마치 원래 이래야 했다고 말하는 것처럼 자연스러웠다.


성당의 긴 의자에 조용히 앉아있는 시체를 보았을 때, 라비니아는 그제야 믿었다……

베르나르도가 죽었다.

라비니아

……

라비니아는 자신에게 아버지이자 오빠 같기도 했던,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큰 영향을 준 사람의 옆에 주저앉아 오랫동안 침묵했다.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베르나르도의 의자 아래로 늘어뜨린 손을 움켜쥐었다. 그 모습은 마치 뭔가를 전달하는 것 같기도 하고, 그에게서 뭔가를 받는 것 같기도 했다.

그리고는 돌아서 떠나갔다.

이 사람은 이미 죽었다. 라비니아는 계속해서 나아가는 수밖에 없었다.


시칠리아 부인

친구로부터 너에 대해 들었어.

시칠리아 부인

아이야, 뭐 하나 물어보자꾸나.

시칠리아 부인

지금 이 대지의 수많은 나라가 시대에 순응하며 변혁을 추구하고 있어.

시칠리아 부인

하지만 변혁을 추구하려는 근본적인 취지는 자신의 부족함을 깨달았거나 새로운 돌파구는 찾는 데 있지.

시칠리아 부인

시라쿠사에 정말 그런 수요가 있을까? 시라쿠사에 정말 변화가 필요할까?

레온투초

당신은…… 패밀리가 당연히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건가?

시칠리아 부인

당연한 존재는 없지. 다만, 그것은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이미 이 땅에 수천수백 년 동안 존재해왔어.

시칠리아 부인

우리는 역사를 부정할 수도 없고, 이미 존재하는 사물을 가벼이 부술 수도 없잖니. 그렇지 않아?

레온투초

그래서 그레이홀을 세울 때 패밀리 체계를 이어가기로 선택한 건가. 다만, 모든 패밀리가 당신 지배하에 움직여야 하지만.

레온투초

그 점에 대해 부정할 생각은 없어.

레온투초

오히려 당시에는 당신의 선택이 아주 옳았다고 생각하니까.

시칠리아 부인

그렇다면 지금은 옳지 않다?

레온투초

그래.

레온투초

컬럼비아 패밀리가 돌아오면서 선진적인 기술을 가져왔지만, 선진적인 사상도 함께 가져왔지.

레온투초

기존 패밀리 형식의 통치는 컬럼비아인에 의해 서서히 흔들리기 시작했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이를 자각하지 못하고 있어.

레온투초

아버지의 방식에 과격한 부분이 있다는 건 인정하지.

레온투초

아버지의 생각은 출발점이 나와 달라. 그러니 나와 아버지의 방법 역시 천지 차이일 테지.

레온투초

하지만 같은 점이 하나 있었다.

레온투초

우리는……

레온투초

시라쿠사에 더 이상 패밀리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시칠리아 부인

그렇다면 넌 어떻게 할 생각이지?

레온투초

……가장 간단한 방법은 여기서 당신과 목숨을 걸고 싸우는 것이겠지.

레온투초

하지만 그건 아버지가 고를 법한 선택지야.

레온투초

나는……

레온투초

당신에게 도시 하나를 빌리고 싶어.

시칠리아 부인

매력적인 제안이구나.

시칠리아 부인

신도시에는 확실히 새로운 피가 주입되어야겠지.

시칠리아 부인

하지만 얘야, 너는 혼자잖니.

시칠리아 부인

네가 목표를 달성할지 내가 어떻게 믿지?

시칠리아 부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레이홀의 문이 열렸다.

시칠리아 부인

어머?

시칠리아 부인

첼리니아, 마지막 텍사스구나.

시칠리아 부인

이리 오렴. 어디 제대로 좀 보자꾸나.

시칠리아 부인

……네 할아버지와 정말 많이 닮았네.

텍사스

……고마워.

시칠리아 부인

조반나가 내가 준 목걸이를 네게 줬나 보네.

시칠리아 부인

원하는 게 있니?

시칠리아 부인

용문으로 돌아가고 싶다면 들어주마. 시라쿠사는 더 이상 네 삶을 방해하지 않을 거다.

텍사스

……

텍사스

로사티 패밀리를 봐줬으면 좋겠어.

시칠리아 부인

어머? 그건 또 예상 밖의 대답이구나.

시칠리아 부인

왈라크는 조반나를 살해하려고 시도했고, 게다가 몇 번이나 너를 사지로 몰았어.

시칠리아 부인

정말 놓아주길 원하는 거니?

텍사스

그저 자신의 방식으로 살아남으려 했을 뿐이니까.

시칠리아 부인

난 애초에 손댈 생각이 없었단다. 그러니 그 목걸이는 가지고 있거라.

시칠리아 부인

아니면 영원히 시라쿠사를 떠날 수 있는 권리와 바꿔도 되고.

텍사스

……

텍사스는 레온투초의 곁으로 다가가 천천히 그의 옆에 앉았다.

텍사스

당분간은 필요 없어. 휴가를 좀 더 연장할 생각이라서.

시칠리아 부인

라플란드, 너는?

시칠리아 부인

무리를 떠난 고독한 늑대, 살루초의 배신자.

라플란드는 웃으며 텍사스의 곁으로 걸어갔다.

라플란드

하하, 내 생각은 그렇게 복잡하지 않아.

라플란드

나와 쟤들은 모두 지금의 시라쿠사를 부수고 싶어 하지.

라플란드

유일한 차이점은, 내 방식이 그렇게 교양적이지 않을 거라는 거?

시칠리아 부인

라비니아 판사, 내 의지의 대리인. 너는 어떻게 생각하지?

시칠리아 부인의 질문에 라비니아가 레온투초의 뒤로 걸어가 섰다.

라비니아

당신의 의지는 한때 시라쿠사의 모든 것이었습니다.

라비니아

하지만 이제는 제가 그걸 바꿔나갈 겁니다.

시칠리아 부인

내가 틀렸다고 생각하는 거니?

라비니아

전 그저 사람은 영원히 옳을 수 없다고 생각할 뿐입니다.


[CG: 33_i11]

시칠리아 부인은 눈앞의 네 청년을 바라보았다.

한 사람은 시라쿠사의 가장 강력한 패밀리 출신이지만, 주변 환경의 영향을 받아 문명을 동경하게 되었고, 신분에 얽매여 방법을 터득하지 못하자 스스로를 속이는 것을 택했다.

한 사람은 평범한 출신에, 우연한 기회에 패밀리의 지원을 받아 생존할 수 있게 되었고, 그로 인해 자신을 한없이 의심하며, 스스로를 속이는 것을 택했다.

한 사람은 시라쿠사에서 가장 오래된 패밀리 출신으로, 자신을 옥죄이던 이 땅과 관련된 모든 것을 증오하였고, 그렇기에 미치광이처럼 반항하기를 택했다.

그리고 마지막 한 사람은 컬럼비아에서 한때 가장 번영했던 패밀리 출신으로, 패밀리라는 형식에 근본적인 혐오를 갖고 말없이 도망치는 것을 택했다.

이들이 시라쿠사를 바꾸고 싶어 하는 이유는 제각각이었다. 하지만 바꾸고 싶다는 마음이 이들을 하나로 모이게 했다.

시칠리아 부인

내 수명이 영원하지는 않겠지만, 아직 몇십 년이라는 시간이 남아 있지.

시칠리아 부인

내가 눈을 감는 그 순간까지, 시라쿠사는 내가 가져온 안녕을 누릴 것이야.

시칠리아 부인

하지만 너는.

시칠리아 부인

네 아버지의 어깨 위에 서서 더 효율적이고, 더 공평한 체제를 추구하고 있어.

시칠리아 부인

네가 정말 옳은 길을 선택했다고 생각하니?

시칠리아 부인

만약 내가 시라쿠사를 네게 맡긴다면, 시라쿠사가 더 좋은 길로 가고 더 좋은 나라가 될 거라고 장담할 수는 있고?

레온투초

……장담은 할 수 없어.

레온투초

하지만 오늘 당신이 이곳에 앉아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처럼.

레온투초

나중에 만약 내 방식을 뒤집으려는 사람이 날 찾아온다면.

레온투초

나도 앉아서 그 생각을 들어 주겠지.

시칠리아 부인은 미소 지었다.


엑시아

봐봐, 내 말이 맞지. 안에서 싸우는 소리가 안 들리는 걸 보면 괜찮은 거라고.

소라

그렇게 태평하게 있을 수 있는 건 정말 너뿐이라니까. 저분은 이 나라의 통치자라고……

텍사스

미안, 걱정시켰네.

소라

괜찮아요.

소라

어라, 라플란드…… 는?

텍사스

라플란드는……

텍사스는 시선을 어느 한 방향으로 돌렸다.

텍사스

친구로서의 사명을 다했어. 라플란드가 다음에는 또 어떤 모습으로 우리 앞에 나타날지 누가 알겠어……

텍사스

유일하게 확신할 수 있는 건……

텍사스

또 우리 앞에 나타날 거라는 거야.

크루아상

하이고, 생각만 해도 귀찮다 마.

소라

뭐, 됐어요. 그것보다 우선 조반나 씨를 보러 가죠.


소라

조반나 씨, 다녀왔어요!

방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기뻐하던 소라는 금세 곤혹스러워했다.

그러나 그녀는 이내 테이블 위에 가지런히 놓여 있는 종이 뭉치를 발견했다.

대본이었다.

소라가 첫 페이지를 넘기자, 그곳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이 대본을 나의 친애하는 친구 첼리니아,

그리고 새로 사귄 펭귄 로지스틱스의 친구들에게 선물한다.

소라

이건 《텍사스의 죽음》의 제3막, 조반나 씨가 계속 영감이 떠오르지 않는다고 말했던 부분인데……

소라

조반나 씨, 이것이 당신이 우리에게 남기는 건가요……

소라

당신이 떠날 필요는 없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