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5불변의 법칙
두 패밀리의 보스는 손을 잡기로 결정했고, 텍사스는 시라쿠사에 온 후 처음으로 정직하다고 느끼는 공격을 했다. 그러나 라비니아는 본인이 원하는 답을 찾지 못했다.
등장 오퍼레이터: 텍사스, 텍사스 디 오메르토사, 페넌스, 비질
살루초 저택 근처
레온.
난 지금까지 네가 한 일을 지적한 적이 없지. 네가 스스로 일을 판단하길 바랐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난 몇 년간 넌 아주 잘해왔다.
정말 그렇게 생각한다면 왜……
왜 갑자기 손을 쓰냐고?
왜 갑자기 이런 걸 알려주냐고?
왜 갑자기…… 라비니아를 배신한 거냐고?
레온투초의 마음속에는 수많은 의문이 피어났다. 하지만 그 어떤 질문도 내뱉지 못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방금 보고 들은 모든 것이 레온투초의 인지를 뒤엎어버렸고, 지금까지 봐왔던 아버지가 갑자기 낯설게 느껴졌다.
지금이 가장 좋은 타이밍이자 유일한 기회니까.
그게 무슨 뜻이지?
곧 알게 될 거다.
베르나르도 씨, 레온투초 씨,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뭐지? 자네는 살루초 쪽 사람이 아니군.
식품안전부 장관 루비오, 네가 왜……
오늘 밤 파티는 식품안전부에서 식자재를 제공하고, 제가 직접 요리하기로 했습니다.
호오?
나도 들었네. 볼시니에서 좋은 파티를 열려면 식품안전부의 지원이 빠지면 안 되지.
과찬이십니다.
전 그저 모든 패밀리의 귀하신 분들이 만족하실만한 음식을 대접하고 싶을 뿐입니다.
그렇다면 오늘 파티가 더욱 기대되는군.
……왔군요.
그 사람은 지금 어디 있지?
살루초 패밀리로 향했습니다.
알았어.
이유는 안 물어보시는 건가요?
베르나르도가 네게는 중요한 것 같아서.
……
제가 이 도시의 판사가 된 후로, 베르나르도는 제게 다른 판사들처럼 본인 뒤에 있는 패밀리를 옹호하도록 요구하지 않았어요.
제가 하고 싶은 일을 계속하도록 허락했죠.
그리고 레온도요.
레온은 이 도시의 벨로네 패밀리 보스로서, 제 일과 제가 고집하는 공정함을 존중해 줬어요.
제가 설사 벨로네를 타깃으로 삼아도 레온은 원칙적으로 일을 처리했죠.
레온의 말을 빌리자면, 제 공정함이 단순한 폭력보다 더 효과적이라고 했어요.
전 레온이 그렇게 공정함을 이해하는 게 싫지 않아요. 심지어 레온도 한가할 때는 법률과 관련된 책을 읽죠.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판사로서 저는 이 도시에서 시시각각 일어나는 불공정함을 마주해야 합니다.
패밀리 간의 투쟁, 시민에 대한 패밀리의 착취, 시민들이 속으로 삭인 분노까지……
공정하게 일을 처리하려고 할수록 저는 점점 그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절실히 느끼곤 해요.
텍사스 씨, 예전에 제가 스스로 패밀리의 공범자가 되지는 않았다며 자신을 위로한 적이 있어요.
그럴 리가 없죠, 제 손은 이미 더러워졌는데.
전 그저 더러워지는 게 당연하다는 걸 인정하기 싫었던 거예요.
당신한테는 이것조차 가소롭게 보일지 모르지만요.
베르나르도가 제게 해준 약속이 제가 시라쿠사에서 계속 판사를 할 수 있는 유일한 이유입니다.
약속?
……예전에 저한테 그랬거든요. 벨로네 패밀리가 승리하는 그날이 오면, 시라쿠사에서 땅을 하나 개척해주겠다고요.
제가 믿는 법률이 더는 단순한 권력에 의해 좌우되지 않고, 제가 원하는 공정함을 정말로 실현할 수 있는 곳이죠.
그러니 그때가 오기 전까지 저보고 견디라고 했어요.
그리고 저는 견디기 힘들 때마다, 그 약속을 떠올리곤 했어요.
그런데 만약 이게 거짓이라면, 지난 십여 년의 제 삶은 뭐가 되는 걸까요?
……베르나르도의 입장과 지위로 봤을 때, 그런 거짓말을 할 필요는 없는 것 같은데.
맞아요, 그러니까……
누구냐?
어라? 너는……
라비니아 판사입니다. 카라치 장관 살해 범인에 대해 알베르토 씨에게 물어볼 것이 있어 왔습니다.
판사님…… 보스는 지금 귀빈을 대접하고 계셔서 시간이 없으십니다……
귀빈이라는 게 베르나르도 벨로네인가요?
……
두 보스께 심각한 일이라고 전해 주시죠.
오늘 두 분을 만나기 전까지 전 돌아가지 않을 겁니다.
이 요리는 제가 라이타니엔 요리사한테 배운 겁니다. 맛있게 드십시오.
……
맛이 아주 좋군.
시대가 정말 많이 달라졌어, 베르나르도.
예전에는 우리가 원하는 거라면 반드시 얻어야 했지. 방해하는 자는 죽여버리면 그만이었고.
지금은 어때?
사이가 좋은 관리나 상인을 찾아서 부탁해야 하지. 다른 사람에게 들킬 수도 있으니 일을 너무 시끄럽게 처리해서도 안 되고.
이 얼마나 웃긴 일인지.
안 그래, 루비오?
그게…… 알베르토 씨의 것은 당연히 알베르토 씨 겁니다. 알베르토 씨를 위해 구할 수 있는 자체가 그들에게 있어선 행운이나 다름없죠.
훗.
그렇다면 루비오 장관도 여기 서 있는 걸 보니 운이 아주 좋은가 보군.
전 그런 운이 없기에 이런 방법을 선택한 겁니다. 그래봤자 귀한 분들의 환심을 사려는 일개 광대일 뿐이죠.
훗, 너도 너무 겸손을 떨 필요 없어. 여기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네 가치를 충분히 증명한 거야.
지당하신 말씀이십니다.
자, 베르나르도, 인사치레는 충분히 했으니 솔직하게 얘기해 보지.
너는 그 사람을 건드리려 해. 열두 패밀리가 늘 원했지만, 차마 할 수 없었던 일 말이야.
좋아, 그렇다면 나도 함께하겠다.
하지만 물이 흐려졌다 해도, 그 사람을 끌어내리기에는 아직 한참 부족해.
네가 이 파티에 왔다는 건 지금 사태가 아직 네 통제하에 있다는 걸 테고.
그래서, 대체 어떻게 하겠다는 거냐?
……
알베르토, 자넨 로사티 패밀리를 어떻게 보고 있지?
로사티?
야망이 꽤 큰 패밀리지.
하지만 로사티 패밀리가 오늘날까지 올 수 있었던 건, 단순히 조반나가 살바도레의 후계자라고 자처했기 때문만은 아니네.
텍사스라는 성씨가 남긴 유산…… 살바도레의 통솔력 자체가 진정으로 대단한 재산이라고 여기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만.
내가 보기에 그건 순전히 부담일 뿐이야.
인간적인 매력? 그래봤자 결국은 돈을 들여야 하는 것 아니겠어?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네.
우리 지위 같은 자리에 오르는 자라면 다른 사람을 납득시킬 수단이 있어야 하지.
솔직히 말해서 난 조반나에게 어느 정도 경의를 표하고 싶을 정도일세.
조반나에게 텍사스의 유산은 틀림없는 부담이었을 텐데, 그 부담을 짊어졌을 뿐만 아니라, 확실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지.
로사티가 여기까지 온 건 물론 스스로 쌓아 올린 재력과 인맥 덕분인 건 확실해.
하지만 정도가 조금 지나쳤어.
그게 무슨 말이지?
자네는 그 사람이 정말 신도시를 우리 중 한 패밀리에 맡길 거라고 생각하나?
……
지금까지 이 도시에서 우리 패밀리끼리 서로 싸우는 동안, 로사티는 한 번도 움직인 적이 없어. 마치 세상일엔 무관심한 것처럼 말이야.
하지만 녀석들은 살바도레의 유산을 물려받은 로사티야. 도시 건설 기술을 시라쿠사에게 넘겨주었는데, 과연 아무런 생각도 관심도 없을까?
살바도레를 기념하기 위해 건설되는 신도시인데도?
게다가 시라쿠사의 미래 구도를 바꾸기에도 충분한 신도시잖나?
좀 더 자세하게 말해 보는 게 어때.
이보다 어떻게 더 자세하게 말하나, 알베르토?
지금까지 이 도시에서 열두 패밀리가 서로 물고 뜯고 한 일은, 그 사람 입장에서는 투기장의 볼거리에 불과하지.
어르신…… (소곤소곤)
뭐? 라비니아 판사가? 게다가 그 첼리니아도?
나와 베르나르도를 만나고 싶어 한다고?
베르나르도, 이게 뭐 하자는 거지?
내가 데려온 게 아닐세.
그런가?
살루초는 언제나 손님을 환대하지.
하지만 손님이 아니라면……
살루초의 규칙대로 처리하게.
……
하하, 그렇다면, 들었지?
네.
베르나르도, 네가 정세나 계획, 미래에 관해 얘기하길 좋아하는 건 알고 있다.
하지만 난 좀 더 현실적인 얘기를 듣는 게 좋아.
자네는 이런 것들을 이미 훤히 알고 있지 않나.
사람들은 살루초가 절대 쉽게 베팅하지 않는 것만 기억하지, 한 번 문 걸 쉽게 놓지 않는다는 사실은 기억하지 못하는 것 같더군.
훗.
루비오, 이제 네가 할 일은 없다.
알겠습니다……
루비오 장관, 뮤지컬에 관심이 있나?
그건…… 시간이 나면 가끔 보러 갑니다.
그렇다면 잘됐군.
자.
이건…… 《텍사스의 죽음》 제2막의 공연 티켓이잖습니까?
맞네, 관심 있으면 보러 가도록 해.
베르나르도, 말했다시피 인사치레는 이제 끝났다.
난 살루초의 모두를 극장으로 초대하고 싶네만.
뭐라고?
두 분, 돌아가시죠.
두 분은 오늘 초대 목록에 없습니다.
……
만약 내가 오늘 꼭 만나야겠다면요?
살루초는 환영하지 않는 손님을 대하는 규칙이 따로 있습니다.
……첼리니아 씨, 미안해요.
내가 그래서 여기 있는 거잖아, 그렇지 않나?
……감히 살루초에 칼을 겨누다니, 미쳤나? 마지막 텍사스.
정반대야.
살육이 목적이 아닌, 정직하고 절실한 바람을 위한 것. 이건 시라쿠사에 돌아온 이래 가장 허무하지 않다고 느낀 전투일 것이다.
텍사스는 그렇게 생각했다.
극장 지배인 말로는, 로사티 패밀리가 내일 저녁 공연의 VIP룸을 예약했다더군.
그래?
훗, 극장에서 손을 쓰는 게 델 알바 극단의 저명한 아트 디렉터의 수법인가?
공연에 진실이라는 이름의 양념을 추가하는 것뿐.
하지만 아직 염려되는 부분이 하나 있어.
조반나의 부하들은 죄다 컬럼비아 출신 베테랑인데.
특히 이 도시에서 두목을 대행하고 있는 왈라크, 그 녀석의 포악함은 나도 익히 들어서 알고 있을 정도니 말이야.
그런데 무슨 근거로 우리가 손잡으면 조반나를 굴복시킬 수 있다고 단정하는 거지?
보스…… (소곤소곤)
하하, 참으로 재미있군.
베르나르도, 그 판사와 텍사스가 자네를 무척 만나고 싶은가 보군.
이미 내 부하 여럿을 때려눕혔다는데.
둘 다 벨로네와 관련이 있는 인물이지. 이건 그냥 넘어가 줄 수 없을 것 같다만?
……
살루초 패밀리는 원래부터 피 튀기는 살인과 싸움을 좋아하기로 유명하잖나.
알베르토, 만약 로사티 쪽에서 자네 저택을 공격한다면.
그쪽에 승산이 얼마나 있을 것 같나?
눈곱만큼도 없지.
첼리니아는 로사티를 찌르는 날카로운 칼날이 될 걸세.
호오?
로사티 사람도 들어올 수 없는 곳에 첼리니아가 들어왔는데.
자네는 로사티가 첼리니아를 막을 수 있을지를 걱정할 필요가 있나?
너 기억나.
여기서 살았다는 걸 인정하지 않을 줄 알았는데.
살루초에서 살 때 그렇게 나쁘지 않았거든.
그럼 자기가 지금 무슨 짓을 하는 건지 잘 알겠군.
알고 있지.
텍사스 씨, 당신……
주위에 정신을 잃은 패밀리 멤버들을 보고, 라비니아는 순간 말을 잃었다.
이런 상황에서도 텍사스는 상대를 봐주고 있었던 것이다. 패밀리와 오래 왕래해온 라비니아에게도 이는 상식을 벗어난 행동이었다.
당신과 적이 아니라서 다행이네요.
하지만 아무래도 우리도 여기까지인 것 같군.
네?
레온?!
……라비니아, 넌 여기 오지 말았어야 했어.
베르나르도에게 직접 물어볼 것이 있어요.
로사티 패밀리 보스의 암살은 이미 결정됐어.
살루초와 벨로네는 이미 손을 잡았어.
그게 그 사람의 결정인가요?
이건 벨로네의 결정이야.
……
지금 어디 있죠?
파티가 막 끝났고, 아버지는 아직 위에 계시지.
만나려면 올라가 봐. 그런다고 달라질 건 없겠지만.
여기까지 오는 길에 라비니아는 어떻게 이야기를 꺼낼지 수백 번을 생각했다.
라비니아는 베르나르도에게 묻고 싶은 것이 너무나도 많았다.
그녀는 베르나르도와 다툴 방식을, 그리고 그에 따른 결과를 수도 없이 상상해봤다.
그녀는 본인이 매우 화가 난 줄 알았다.
하지만 방에 발을 들여놓은 순간, 그녀는 눈앞의 광경에 충격을 받았다.
베르나르도는 화려한 의자에 단정하게 앉아 있었다.
그리고 손에는 가시넝쿨이 둘러싸인 법전이 들려 있었다.
그것은 라비니아의 법전과 똑같은 것이었다.
베르나르도는 고개를 숙이고 손바닥으로 천천히 법전을 어루만졌다. 마치…… 날카로운 가시에 손이 찔려 새빨간 피가 흘러나오는 걸 전혀 못 느끼는 것처럼.
뒤엉켰던 생각이 순간 굳어버렸다.
결국, 머릿속을 괴롭히던 수많은 말이 한마디로 응축되었다……
어째서죠?
게임은 끝났다, 라비니아.
이 한마디 말이 라비니아에겐 충분했다.
불과 몇 초간의 침묵이었지만, 그녀는 온몸의 힘이 빠져버린 것 같았다.
눈물이 쏟아질까 봐 라비니아는 뒤도 돌아보지도 않은 채 방을 나섰다.
베르나르도는 그대로 앉아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핏방울이 바닥에 떨어질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