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5불변의 법칙
왈라크는 텍사스의 선택에 분노하고, 라비니아는 베르나르도의 선택에 의문이 생겨 그와 만나려고 한다.
레온투초가 날 속였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지만, 너를 보니 딱 알겠군.
넌 진짜 텍사스야.
……
내 소개를 하지. 로사티 패밀리의 왈라크다.
컬럼비아 사람인가?
당연하지, 로사티 패밀리의 구성원 대부분은 컬럼비아 사람이니까.
감옥에서 지내는 건 어떻지?
별로 특별한 건 없다.
이상하지. 원래대로라면 네가 감옥에 이렇게 오래 있어서는 안 되는데. 벨로네는 대체 무슨 생각인 건지.
법을 지키는 게 그렇게 이상한가?
법을 지킨다고? 시라쿠사의 법원이 소위 말하는 법률과 정말 관계가 있다고 생각하나?
예를 들어주지. 대부분의 시라쿠사 도시에서 한 패밀리 멤버의 진정한 성인식이란 법정에 서고, 감옥에 들어가는 거야.
그러면 다른 패밀리 놈들은 마치 전사를 맞이하는 것처럼 그놈을 자신들의 패밀리로 데려가지.
우리처럼 지하 질서에 몸담은 사람에게 이 나라의 표면적인 모든 것은 이름뿐인 존재야.
그래서?
넌 컬럼비아에서 자랐잖아. 아직도 내 설명이 필요한 건가?
'가소롭다', 그거 말고는 할 말이 없는데, 난.
물론 그 덕분에 우리가 이렇게 순조롭게 이곳에 뿌리를 내릴 수 있었지만.
정치 얘기하는 걸 좋아하나 보지?
넌 안 좋아하는 것 같네.
사실 나도 안 좋아해.
솔직히 물어보지, 넌 어떻게 살아있지?
너랑은 상관없는 얘기다.
좋아. 질문을 바꾸지. 왜 돌아왔지?
레온투초한테 못 들었나? 난 벨로네에게 빚이 있어.
그럼 넌 벨로네가 우리 로사티를 상대하기 위해 불러들였다는 걸 알면서도 돌아왔다고 이해해도 될까?
나도 돌아오고 나서야 알았다만은…… 그렇게 이해해도 상관없다.
나한테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의심이 들 정도로 솔직하군, 마지막 텍사스.
텍사스라는 성씨가 과거 컬럼비아의 모든 패밀리를 통솔했다는 사실을 잊은 건 아니겠지?
너희 할아버지, 살바도레는 모든 컬럼비아 패밀리의 신앙이었다는 것을!
……
텍사스가 남긴 모든 건 나와 무관하다.
무관하다고?!
왈라크는 옆에 있는 테이블을 내리쳤고, 그의 손가락에선 피가 흘러내렸다.
하지만 그는 마치 그것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다.
넌 첼리니아 텍사스야! 살바도레의 손녀라고!
네가 살아있는 한, 그것은 전부 너와 관련이 있어!
네 이름이 로사티의 회의 테이블에 오르는 것만으로 우리의 행동 방침이 바뀐다고, 알아?
우리는 텍사스를 영광으로 여겼으니까!
살바도레의 노력을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 조반나가 얼마나 힘들게 남은 컬럼비아 패밀리를 다시 통합했는지 알아?
우리가 왜 시칠리아 부인에게 굽실거리면서까지 컬럼비아에서 머나먼 시라쿠사까지 돌아왔다고 생각하는 거지?
살아남기 위해 우리는 이동도시 건설 기술까지 다 내주고, 시라쿠사를 위해 거의 무료나 다름없이 새로운 이동도시를 지어주고 있다고……
이건 전부 텍사스의 몰락 때문이야. 우린 그걸 받아들였고.
그리고 지금 마지막 텍사스라는 네가 버젓이 이 땅에 나타난 거야.
그런데 이 모든 게 너와는 무관한 일이라고? 그저 빚을 갚기 위해서 온 거라고?
심지어 우리와 대립하는 편에 서서?
벨로네에게 빚이 있다고?
네가 살아있다는 자체가 컬럼비아 패밀리에 빚진 게 더 많아!
조반나라면 몰라도, 컬럼비아 패밀리와 할 얘기는 없어.
그러니 난 벨로네와의 약속을 이행한 후 시라쿠사를 떠날 거야.
그걸 내가 믿을 것 같아?
네 존재만으로도 로사티의 기반이 흔들려.
……
조반나는?
어?
왜 조반나가 아니라, 네가 나를 찾아왔는지 묻는 거다.
내가 조반나의 대변인이니까.
조반나라면 시칠리아 부인에게 굽실거렸다고 말하지 않았을 거야.
내게 심부름꾼을 보내지도 않을 거고.
조반나를 잘 안다고 생각하나?
네 반응을 보니 그런 것 같기도 하네.
……
하아…… 정말 아쉽네.
아무래도 나는 소문 속 텍사스를 잘 파악하지 못한 것 같군.
내 연기가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나쁘지는 않았어.
다만, 시라쿠사를 얘기할 때 이 나라의 일 따위 다 꿰뚫고 있는 것처럼 말하는 그 모습…… 나도 아주 잘 알거든.
그런 태도는 추천하지 않아.
왜지?
그건…… 네가 이 나라를 아직 잘 모른다는 뜻이니까.
……
그런데 한 가지만은 네 말이 맞아. 돌아왔으니 조반나와 얘기해 봐야겠지.
넌 조반나와 만날 수 없어.
미안하군, 마지막 텍사스.
넌 너무 시라쿠사인 같아. 아니, 넌 시라쿠사인 그 자체야.
그렇기에 너를 우리 보스와 만나게 할 순 없어.
너 때문에 보스가 흔들릴 테고, 많은 사람이 흔들릴 것이며, 많은 게 파괴될 것이다.
그러니까 돌아가.
벨로네와의 약속을 이행한 뒤에, 지금까지 구차하게 살아가던 곳으로 꺼져.
네가 뭘 하든 그건 네 맘이니까.
하지만 이거 하나는 명심해.
로사티 패밀리는 널 환영하지 않아.
텍사스는 몸을 일으켜 문을 향해 걸어갔다.
킬러들은 무심코 그녀를 위해 길을 터줬다.
주위를 휙 둘러본 그녀는 컬럼비아인들의 눈빛에서 분노, 의문, 혐오, 당혹과도 같은 기분을 읽었다.
텍사스.
그것은 이 성씨로 인한 것이다.
그녀는 한숨을 내쉬곤 방을 나섰다.
귀한 손님이 오셨군요.
베르나르도를 만나러 왔습니다.
제가 여러 번 주의를 드렸을 텐데요. 보스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지 말라고요, 라비니아 씨.
당신은 어디 있는지 알죠?
제가 당신에게 알려줘야 할 이유라도 있습니까?
제가 이 자리에서 승자인 당신의 조롱을 다 들어야 알려줄 수 있는 거라면, 부디 마음껏 하시죠.
승자라……
됐습니다.
당신한테 알려줘도 상관없겠죠. 보스는 살루초 저택으로 가셨습니다.
당신은 보스를 만날 수 없습니다.
여기서 무슨 난리를 피우든 그건 당신 마음이에요.
하지만 보스가 살루초 패밀리와 협상하기를 결정하신 이상, 쓸데없는 짓은 하지 않는 게 좋을 겁니다.
……
충고는 필요 없습니다.
그리고 라비니아 씨.
당신이 저를 어떻게 생각하든 관심 없습니다.
하지만 이건 잊지 말아 주시죠.
레온은 이 패밀리의 일원이긴 하지만, 패밀리가 궤도에서 탈선하게 된 것 또한 레온 때문입니다.
그래도 우리는 한 패밀리이니, 마땅히 한 마음으로 힘을 모아야겠죠.
궤도?
당신의 야망을 아름답게 미화하지 마세요.
훗.
빗방울이 눈가에 떨어져 마치 눈물처럼 흘러내렸다.
라비니아는 지금까지 시라쿠사의 비가 이토록 차갑게 느껴진 적이 없었다.
그리고 그녀는 빗방울을 닦아냈다.
아직은 때가 아니었다.
누구지?
……펭귄 로지스틱스를 찾아왔는데요.
여기가 맞아.
지금 시간 괜찮으신가요?
마침 시간이 비네.
그쪽 회사는 어떤 업무를 하죠?
배송이지. 편지, 메시지, 물건을 배달기도 하고…… 사람도 배달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잘됐네요, 마침 의뢰하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앗, 소라, 역시 카테리나 씨 집에 있었구나.
여기는 자료도 엄청 많고, 카테리나 씨의 메모가 적혀있는 대본도 있어서.
카테리나 씨는 자기 일을 정말 좋아하나 봐.
하아……
한숨 좀 고만 쉬어라.
니가 배우 일을 단순히 텍사스 언니야를 찾는 수단으로만 삼고 싶지 않은 거 다 안다.
응, 하지만 지금은 텍사스 씨를 만나는 게 최우선이야……
그 라플란드도 시라쿠사로 돌아와서 엉뚱한 짓까지 벌이고 있으니까.
사실 생각해 보면 당연한 일이기도 해.
라플란드는 텍사스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나타나더라고.
텍사스 씨를 도와주려고 그런 일을 벌인 걸까?
결과적으로 보면 텍사스가 혐의를 벗은 건 사실이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이상하다.
응, 나도 그렇게 생각해. 분명 목적이 있을 거야.
하아, 난 라플란드 상대 못 한다.
텍사스 언니야의 친구는 절대 아닌데, 그렇다고 원수라고 하기에는 태도가 너무 애매하다.
대체 텍사스 언니야한테서 뭘 얻으려는 건지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다.
그래도 전에 라플란드가 준 밀푀유는 너무 맛있었어~
먹보는 입 다물어라.
나도 예전에는 모스티마가 무슨 생각하는지 잘 몰랐는데, 그런 생각을 그만두니까 오히려 좀 이해가 가기 시작하더라.
라플란드도 마찬가지일 거야.
그런 애들이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추측하는 것보다 차라리 걔네들 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편해.
걔네가 한 말을 모두 진짜라고 믿어야지만, 그 말이 그리고 그 행동이 진실을 바탕으로 만들어낸 거짓말인지, 아닌지를 알아볼 수 있거든.
그런가……
내 먹을 것 좀 사올라니까, 엑시아 언니야가 호위 좀 해도.
걱정하지 마~
소라, 또 대사 연습하고 있었어?
앗, 카테리나 씨, 안녕하세요.
《텍사스의 죽음》 제2막 정식 공연이 얼마 남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좀 더 열심히 준비해보려고요.
아, 벌써 날짜가 그렇게 됐구나? 잊고 있었네.
엑시아, 피자 먹을래?
좋아, 먹을래!
참, 카테리나 씨는 각본가니까 공연을 직접 보러 오시는 거죠?
음……
사실 그 얘기 하려고 온 거야. 한동안 여기에 없을 거라서.
네?
어디 멀리 떠나세요?
음…… 순조롭다면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을 거야.
큰일은 아니니까 걱정하지 말고. 집에 일이 좀 생겼는데, 아무래도 맏언니인 내가 돌아가서 정리해야 할 것 같거든.
언니로 사는 건 참 힘든 일이야……
하하, 그 정도는 아니야.
다만, 제3막의 클라이맥스 부분을 아직 완성하지 못해서 아쉽네.
휴, 이렇게 된 이상 이번에 고향에서 영감을 얻었으면 좋겠는데.
알겠습니다……
그런 표정 짓지 마. 잠깐 못 보는 것뿐인걸. 제2막 공연은 꼭 시간 내서 보러 갈게.
어쩌면 분장실에 기습할지도 몰라.
정말요?
모처럼 사귄 친구인데. 게다가 내가 쓴 대본이고, 나도 가까이서 감상하고 싶어.
네, 그럼 약속한 거예요. 돌아오면 꼭 연락주세요!
그럼!
이만 가볼게, 안녕.
다녀오세요~
다음에 봐~
보스, 짐은 안 가져가십니까?
일 처리가 끝나면 여기 돌아와서 대본 써야 하는데 뭐, 필요 없어.
……알겠습니다.
살루초와 벨로네는 지금 어떤 반응이지?
살루초가 레온투초를 파티에 초대했는데, 베르나르도 그 늙은 늑대가 이를 받아들였습니다.
아주 재미있는 파티가 될 거 같습니다. 지금 모두가 두 사람을 지켜보고 있거든요.
우리는 어떻게 움직일까요?
……
왈라크, 스케줄 하나 잡아.
《텍사스의 죽음》 제2막 공연을 보러 갈 거야.
그렇게 본인이 쓴 대본이 궁금하세요?
당연하지, 내가 얼마나 심혈을 기울였는데.
게다가, 너는 우리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물었잖아?
이게 바로 내 대답이야. 베르나르도 벨로네도 극단에서 기어 나왔는데.
나도, 조반나 로사티도 돌아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