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2명예로운 자
눈앞에 맞닥뜨린 상황 앞에서 레온투초는 일단 참기로 결정하고, 텍사스는 취조를 받게 된다. 아버지의 전화를 받은 라플란드에게는 다른 생각이 있는 것만 같은데.
여기는……
드디어 일어나셨군요.
여기는…… 집인가?
드미트리, 왜 네가 여기 있지?
라비니아 씨가 당신을 여기까지 데려왔습니다.
의사의 진단에 따르면, 극도로 누적된 피로에 부상을 입어 기절한 거라 하더군요.
……
쳇.
사과라도 드시겠습니까?
그래.
그럴 줄 알고 이미 깎아놨습니다.
라비니아는?
당신을 가드에게 맡기고 갔습니다.
아시다시피 라비니아 씨는 이 저택에 발 들여놓기 싫어하니까요.
당신을 위해 들어온 것만으로도 이미 기적이죠.
……
카라치가 죽은 게 꽤 골치 아픈 것도 사실이고요.
그리고 당신이 다쳤다는 소식도 퍼지고 있는 게 틀림없습니다.
이제 다른 패밀리 입장에서 보면 벨로네는 승리가 정해져 있던 상태에서 한순간에 안팎으로 문제투성이인 것처럼 보일 겁니다.
언제 누구에게 물려도 이상하지 않죠.
날 습격한 놈들 중에 살아있는 놈이 있나?
안타깝게도 없습니다.
게다가 시체에는 아무런 단서도 남아 있지 않았죠.
그랬겠지.
당신은 누구의 소행이라고 생각하는 겁니까?
살루초는 줄곧 잠잠했어. 분명 타이밍을 노리고 있었겠지. 이건 그들에게 좋은 기회일 게 분명해.
로사티 쪽은…… 왈라크도 나와 같이 습격받았으니 녀석들도 피해자처럼 보이겠지만……
컬럼비아 패밀리들은 한 번도 똘똘 뭉쳤던 적이 없죠.
맞아, 놈들이 집안싸움을 벌이고 있을 가능성도 있지.
그리고 다른 가능성이 없는 것도 아니고.
젠장, 타이밍 한번 잘 잡았군.
나 물 좀 줘.
당신도 참, 침대에 누워있을 때 평소보다 더 많이 부려 먹는군요.
……그런데 왜 뜨거운 물을 주는 거지?
찬물이라고는 안 했잖습니까. 정확하게 명령을 내리지 않은 당신 잘못 아닌가요?
……그래. 넌 언제나 이런 방식으로 불만을 드러내지. 그래서 이번에는 또 뭔데?
텍사스를 처리한 방식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
라비니아는 공정한 사람이야. 결백한 사람은 절대 모함하지 않아. 다 생각이 있을 거야.
아니, 제 말은 텍사스는 원래라면 당신의 무기가 돼야 했습니다.
보스께서 당신에게 텍사스를 맡긴 건, 그녀가 패밀리에 해를 끼치지 않을 거라는 자신이 있어서입니다.
당신은 그녀를 날카로운 무기로 만들어야 했어요.
하지만 지금 그녀는 라비니아 씨에 의해 가둬졌죠.
라비니아도 우리 패밀리를 생각해서 그런 거라는 걸 네가 모르지는 않을 텐데.
그건 압니다. 그렇지만 지금처럼 위험한 상황에서 텍사스라는 뜨거운 감자를 쥐고 있으면, 당신의 입지는 더 위태로워지기만 할 뿐입니다.
그 성씨가 시라쿠사에 다시 나타났다…… 이건 너무 눈에 띄니까요.
라비니아의 입장에서는 텍사스를 본인의 손에 쥐고 있는 게 더 안전하다고 생각하겠죠.
하지만 우리 패밀리 내부 사람은 어떻게 생각할 것 같습니까?
당신, 벨로네의 도련님인 레온투초가 식탁보에서 소꿉놀이나 하는 것에 푹 빠져서 약해졌다고 생각할 겁니다.
칼 하나도 제대로 다루지 못하는데, 설상가상으로 그걸 잃어버리게 되었으니까요.
벨로네 패밀리는 이미 열세에 처했습니다. 시비를 거는 자가 누구든, 우리는 더 강경하게 반격해야 합니다.
레온, 볼시니의 신시가지는 단지 당신이 속한 건설부의 따분한 '사업'뿐만이 아닙니다. 우리 벨로네 패밀리 것이어야 합니다.
……
그게 네 솔직한 마음인 거네.
나도 내 생각이 있어, 드미트리.
자세히 듣고 싶습니다만.
……
그래, 알려주지. 넌 나의 가장 친한 형제이자 고문이니까.
습격당했을 때 난 뭔가 이상하다는 걸 느꼈어. 그런데 카라치가 죽었다는 얘기를 듣고 그 생각이 더 명확해졌지.
아까 누구 짓인 것 같냐고 물었지?
솔직히 말하면 난 살루초나 로사티의 짓은 아니라고 생각해.
이유는요?
놈은 나를 너무 잘 알고 있었어.
놈은 어떻게 하면 빠르고 정확하게 벨로네, 그리고 나에게 동시에 타격 줄 수 있는지 알고 있어.
그렇다는 건……
앞으로 며칠 동안 난 외출하지 않을 거야.
한동안 회복에 집중해야겠다.
우리가 흔들렸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계속 그렇게 생각하게 둬야지.
진짜 적이 스스로 정체를 드러낼 때까지.
그래서 라비니아 씨가 텍사스를 데려가도록 내버려 둔 겁니까?
맞아.
라비니아가 그 카드를 어떻게 쓸지는 본인에게 맡긴다.
당분간 우리 패밀리를 겨냥한 움직임이 많아질 거야.
배후에서 장난질 치는 놈이 누군지 더 주의하면서 조사하도록 해.
……알겠습니다.
그래서, 내 대답이 만족스러운가?
물론입니다.
당신에게 명확한 생각이 있는 이상, 저도 당신 말대로 실행할 겁니다.
어쨌든 당신이 보스니까요.
이제야 좀 통하네.
……날 실망시키지 마, 드미트리.
여보세요, 왈라크, 나야.
레온, 꽤 많이 다쳤다고 들었는데 괜찮나?
뭐 다 그렇지.
낮에 있었던 일에 관해 얘기 좀 하고 싶어.
너도…… 내게 묻고 싶은 게 있을 텐데. 그 이름에 대해서 말이야.
……'텍사스'.
볼시니 감옥
그래서 그때 발이 묶여 있었다는 거군요.
당신을 붙잡은 그 사람이 누구죠?
옛 친구.
옛 친구? 하필 그때 나타난 옛 친구라고요?
……
당신은 이런 상황에 아주 익숙한 것 같군요, 그렇죠?
용문에서도 가끔 이런 검문을 받을 때가 있거든.
용문말입니까……
아무튼 난 그런 짓을 할 필요가 없어.
……범인들은 다 그렇게 말하죠.
사실 전 당신이 범인이 아니라고 믿어요, 첼리니아 씨. 아무리 생각해도 이런 짓을 벌여서 당신에게 좋을 건 없으니까요.
게다가 레온에게서 연락이 왔는데, 어떠한 이유에서든 당신은 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고 하더군요.
……그렇다는 건 아마, 그곳은 벨로네 패밀리가 당신을 위해 준비한 무대였다는 거겠죠. 수많은 유명 인사가 모인 곳에 당신이 등장하는 장면으로요.
하지만 지금 이 상황에서는 당신을 제 곁에 두는 게 가장 좋은 선택이에요.
레온투초를 지키고 있구나.
당신을 지키는 것이기도 해요, 텍사스 씨.
게다가…… 이렇게 하면 다른 패밀리의 주의를 분산시킬 수 있죠. 지금쯤 이런 공격을 당한 벨로네 패밀리가 어떻게 할 것인지 다들 추측하기 시작했을 거예요.
패밀리들이 행동을 하기 꺼리는 분위기라면…… 제가 더 움직이기 편해질지도 모릅니다.
넌 정말 판사 맞아?
왜 그런 질문을 하시죠?
패밀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아주 잘 아는 것 같아서.
……전 판사가 맞습니다.
시라쿠사에서 제 일을 잘 해내려면 패밀리 사람보다도 패밀리의 생존 방법을 더 잘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설사 제가 알고 싶지 않더라도요.
아니, 내 말을 잘못 이해했어. 내 말은 법 집행자로서 집행 대상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하는 건 당연한 거지.
다만 지금까지 시라쿠사에 그런 판사가 존재한다는 소리는 못 들어서.
……
오해하지 마세요, 첼리니아 텍사스 씨.
전 패밀리 간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당신을 데려온 게 아니에요. 남들은 제 입장을 그렇게 판단할 수도 있겠지만, 전 신경 쓰지 않아요.
당신은 도시에 온 지 얼마 안 돼서, 카라치 장관이 얼마나 중요한 인물인지 모를 거예요.
카라치 장관은 아주 존경할만한 사람입니다. 원래라면 지금 건설 중인 신도시를 더 좋게 만들 수 있는 분이었죠.
단순히 공업적인 건설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생활을 바꾸고 싶어 했어요.
안타깝게도 지금은 이미 죽었지만.
그래서 전 범인을 찾아내 법에 따라 처리할 거예요.
그자들은 명령에 따르지 않는 꼭두각시는 제거해 버리면 그만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제가 알려줄 거예요. 그자들이 제거한 건 꼭두각시가 아니라 살아있는 사람이었다는 걸요.
그러니까 카라치의 죽음은 너와 상관없다는 건가.
그래.
범인이 누구인지도 모르고?
맞아.
내가 너한테 맡긴 임무, 벨로네가 텍사스를 불러서 뭘 하려는 건지 알아보라는 것도 단서가 없다는 건가.
역시 빈틈없네, 사랑하는 아빠.
게다가 아무것도 얻지 못한 상황에서 내가 소집한 회의에도 오지 않았고.
차가 좀 막히는 시기잖아.
라플란드, 7년 전 내가 널 집에서 쫓아낸 순간부터 넌 더 이상 살루초가 아닌 게 된 거다. 그게 무슨 뜻인지 알고 있느냐?
당연히 알지. 내가 말을 안 들으면 아빠는 더 이상 봐주지 않을 거라는 뜻이잖아.
네 분수는 정확하게 알고 있는 것 같다만, 그에 부합하는 행동은 하지 않는 것 같군.
불쌍한 판사한테 경고하는 것뿐인데, 정말 내가 갈 필요가 있을까?
……왜 내가 그 판사에게 경고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그 도련님이 두문불출하고 있는 상황에서, 뼈 있는 말을 내뱉은 판사가 벨로네의 대표라고 여겨지는 게 자연스러운 거 아닌가?
게다가 아빠 성격이라면, 벨로네가 정말 그런 약점을 드러냈으리라고 믿지도 않을 거잖아.
그렇다면 판사의 신변 안전을 이용해서 벨로네의 한계를 떠보는 게 당연한 거고.
잘 알고 있는 것 같으니, 결과를 가져와라.
나야 아빠의 명령을 어기지 않지. 아빠가 원하는 게 나랑 같다면 말이야.
내가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아빠.
살바도레! 우리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
나를 가족의 지배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 준 당신에게, 그리고 감염자 노동자들을 배불리 먹이기 위해 기꺼이 피를 뒤집어쓴 당신에게, 난…… 고마워해야 하는 걸까?
그렇지만 당신이 죽인 사람이 내 아버지인데!
아니, 아버지의 죄를 내게 알려줄 필요는 없어. 내가 누구보다도 더 잘 아니까. 당신 몸의 이 흉터도 모두 아버지의 폭력에 의한 것. 노동자들의 죽음 역시 아버지의 착취 때문이지.
그런데, 그래도!
살바도레, 당신에겐 진심으로 고마워. 당신은 나를 구했고, 어쩌면 더 많은 사람을 구한 걸지도 몰라.
하지만 당신 몸의 피비린내는 점점 짙어지고 있어……
우리, 우리 여기서 떠나자. 살바도레, 날…… 평온을 얻을 수 있는 곳으로 데려가 줘, 안 돼?
어쩌면 이미 너무 늦어 버린 걸까.
살바도레, 당신이 컬럼비아에 온 그날부터, 아니 당신이 처음으로 당신의 칼을 갈던 그때부터……
이 모든 것은 이미 정해져 있고, 애초에 돌이킬 수 없는 거였을지도 몰라.
음, 내가 만약 이 비비안이라면, 과연 살바도레를 용서했을까?
설령 용서한다고 해도 이런 앙금은 평생 두 사람을 따라다니겠지.
그 말이 맞아, 아가씨.
엣?
두 사람이 최종적으로 맺어지는 건 물론 일종의 예술적인 각색이지.
사실 실제로는 살바도레와 비비안은 맺어지지 않았어.
게다가 비비안의 아버지는 확실히 돈에 집착하며 온갖 나쁜 짓을 저질렀지만, 가족은 아주 잘 챙겼어. 특히 비비안을 애지중지했지.
아……
순수한 악인은 그리 많지 않아, 안 그래?
그래서 아무리 자신이 깊이 사랑하는 사람일지라도, 자신의 아버지가 실제로 온갖 악행을 저질렀어도, 쉽게 용서할 수 있는 일은 아닌 거지.
비비안은 결국 살바도레를 떠나 다른 도시로 갔어. 그리고 그곳에서 진심으로 그녀를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새로운 삶을 시작했고.
하지만 비비안은 죽을 때까지 평생 살바도레라는 남자를 잊지 않았어.
따라서 어떤 의미로 보면 이 이야기는 그녀의 꿈을 이뤄줬다고 할 수도 있달까.
비비안을…… 잘 아시나 봐요?
음…… 그렇다고 할 수 있지.
난 카테리나라고 해, 아리따운 배우 아가씨.
새로 온 배우인가? 여기 자주 오는데 당신은 처음 보는 것 같아서.
네, 전 소라라고 해요, 용문에서 왔어요.
용문? 재밌네.
용문에 가서 활동한다는 배우는 많이 들었는데, 당신처럼 용문에서 온 배우는 아주 드물거든.
트렌드를 거스르는 것도 나름의 장점이 있으니까요.
그건 동의해.
카테리나 씨, 현실의 비비안은 나중에 어떻게 되었는지 아시나요?
비비안…… 비비안은 줄곧 살바도레를 잊지 못했지.
어쩌면 그 때문일까, 비비안의 아들도 살바도레와 비슷한 길을 걸었어…… 패밀리의 일원이 되어 한 계단 한 계단 올라가 어느 패밀리의 보스가 되었지.
그리고 훗날 그 패밀리는 살바도레와 충돌하게 돼.
다행히 비비안이 나서서 중재한 덕에 두 사람은 죽기 살기로 싸우는 관계가 아니라 오히려 동맹이 되었지.
혹시 그게 대본에 나오는 로사티 패밀리인가요?
정확해, 벌써 대본을 다 읽은 거야?
네…… 개인적인 이유 때문이긴 한데, 저도 텍사스 패밀리의 과거에 대해 알고 싶거든요.
이 이야기, 어때?
전…… 인정할 수 없는 부분이 좀 있어요.
그래? 예를 들면?
예를 들면, 살바도레의 손녀가……
소라, 스타일리스트가 와서 의상 디자인 좀 보래!
앗, 알았어!
죄송하지만 먼저 실례할게요.
괜찮아, 분명 또 만날 기회가 있을 거야.
소~ 라~ 야~
괜찮아, 나중에 또 만나면 되니까.
네, 그럼!
……살바도레의 손녀라.
훗.
또 극장에서 시간 낭비를 하고 계시군요, 보스.
왈라크, 내가 여러 번 말했지. 이건 시간 낭비가 아니야.
별 볼 일 없는 대본을 쓴다고 일은 거의 다 저한테 떠넘기셨잖습니까. 패밀리의 보스가 이래도 되는 겁니까? 카테리나라는 가명까지 지어가면서요?
불만 있나?
제가 가장 경애하는 보스인 조반나 로사티 님께 감히 불만이라니요.
네 불만은 내가 잘 알지.
하지만……
이 도시에 내가 걱정할만한 일이 있나?
……
전에는 없었지만, 지금은 생겼죠.
카라치가 죽었습니다.
어?
그런데 카라치는 원래 다른 패밀리들이 서로 견제하려고 앉혀놓은 일반인이잖아.
그 죽음은 벨로네의 능력이 부족하다는 뜻일 뿐.
첼리니아랑 똑 닮은 사람이 갑자기 레온투초 곁에 나타났습니다.
……
누구라고?
텍사스 말입니다, 첼리니아 텍사스.
왈라크, 너는 별로 농담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닌 걸로 아는데.
게다가 너도 알겠지만, 난 텍사스를 갖고 농담하는 사람이 제일 싫어.
그러니까 제가 농담하는 게 아니라는 거죠.
벨로네가 무슨 방법으로 그 사람을 찾아왔는지 모르겠지만, 그 눈에 띄는 머리색은……
보스와 함께 찍은 사진 속 사람과 똑같았습니다.
살아 있었구나……
레온투초를 따라다니고 있습니다.
숙청 때, 어떤 패밀리의 도움이 없었다면 그 애는 절대 살아남지 못했을 거야.
……그 애를 보호한 게 벨로네라면 말이 통하지.
아무래도 벨로네와 얘기를 좀 나눠야겠네.
조반나 님, 이건 명백한 놈들의 함……
왈라크.
……죄송합니다, 보스.
함정이라기 보다는 공공연한 모의가 더 정확하겠지.
관용을 베풀 줄도 알아야 돼, 왈라크.
그 당시 정말 벨로네가 첼리니아를 보호한 거라면, 내가 직접 찾아가서 감사 인사를 해도 상관없잖아?
준비해, '비즈니스'는 끝났어. 난 볼시니에 갈 거야.
……알겠습니다. 바로 준비하겠습니다.
하아, 아무래도 새 대본은 한동안 미뤄야겠네.
……
당신도 카라치의 죽음이 우리에게도 기회라는 걸 잘 아시잖습니까.
그런데도 아직 텍사스라는 성씨에만 관심을 두시다니.
이렇게 가다가는 로사티에 미래는 없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