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2명예로운 자
라플란드는 텍사스를 찾아왔다. 한 차례 폭발 사고 후, 모든 사람은 어쩔 수 없이 각자의 결정을 내린다.
텍사스.
살바도레 텍사스. 내가 당신을 어떻게 마주해야 할까? 당신을 믿어도 될까?
사람들이 시라쿠사인인 당신을 뼛속까지 폭력과 야망으로 물들어있다고, 당신과 당신의 패밀리가 이곳을…… 컬럼비아를 다 삼켜버릴 거라고 해.
나에게 보여준 당신의 모습이 진정한 당신이 맞아? 내가 아는 당신은 고상하고 예의 바른 사람인데……
난 당신이 주먹을 휘두르는 모습도 봤어. 손가락 사이로 피가 흐르자, 상대도 더는 널 욕하지 못했지.
도대체 어느 쪽이 진짜 당신이야, 살바도레?
당신에게도 언젠가 이 두 모습이 공존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 날이 올까? 너에게도 언젠가 등 뒤에서 핏자국이 쫓아오는 날이 올까?
그때가 되면 당신은 어떻게 할 거야?
그때가 되면…… 당신은 여전히 내 곁에 남아 있을 거야?
브라보, 멋진 연기였어.
날 또 놀라게 하는군, 소라 양.
사실 이건 다 극단의 벤 씨 덕분이에요. 그분의 지도가 없었으면 저도 이렇게 바로 상황에 몰입하지 못했을 거예요.
벤?
밀라노 극장에 그런 인물이 있다는 얘기는 처음 듣는 것 같네만.
네?
뮤지컬에 대해 잘 알고 절 너무 잘 지도해 주시길래 극단에서 중요한 분일 거라고 생각했는데요.
……인상에 없군. 뭐, 뮤지컬을 즐기는 사람은 무수히 많으니, 그중 한 명일 수도 있겠지.
그것보다 소라 양, 자네 이력서를 보고 궁금한 게 생겼는데. 혹시 설명해 줄 수 있겠나?
그럼요.
용문에서는 아이돌 콘셉트였다고 하지.
요즘 우리는 용문과의 협력이 잦은 편일세. 하지만 양측의 엔터테인먼트 사업은 각자의 사정이 다르기 때문에 일종의 경쟁 상태가 될 수밖에 없더군.
이러한 전제에도 불구하고, 몬스터 사이렌 레코드에서 내게 보내준 오디션 영상은 소라 양이 뮤지컬 쪽에도 재능이 있다는 걸 충분히 보여줬어.
그 말은 자네의 야심이 용문에만 국한된 게 아니라는 걸 의미하는 것 같네만.
이렇게 열심히 하는 이유가 뭐지?
……이유야 아주 많죠.
하지만 사실 처음에는 저도 단순하게 생각했어요. 그저 한 사람을 따라잡고 싶은 생각뿐이었거든요.
오호?
헤헤, 마치 이 대본에 적힌 것처럼 말이죠.
하늘을 바라보고, 문밖과 드넓은 거리를 바라볼 때마다 그녀의 눈빛은……
마치 언젠가 우리와 용문을 떠날 거라는 느낌이 들게 했어요.
“그때가 되면 넌 어떤 선택을 할 거야?”
……
서두르지 마, 우리 둘이 시라쿠사에서 다시 만나다니, 기적 같지 않아?
난 할 일이 있어.
신기하네, 나도 할 일이 있는데.
저 사람을 지키는 게 네 임무야?
넌 뭐냐……
윽……!
참 분위기 파악도 못 한다. 안 그래, 텍사스?
너희는 타깃을 보호해, 이 여자는 내가 맡지.
아, 알겠습니다!
그래서, 밀푀유 먹을래?
……하나 줘.
훗, 그래야지!
텍사스, 아니지, 시라쿠사에서는 첼리니아라고 불러야 하나?
됐어.
그래. 솔직히 나도 텍사스가 더 익숙하거든. 습관이라는 게 참 무서워, 안 그래?
용문에서 한가롭게 지내다가 가끔 로도스 아일랜드에서 만나고, 함께 임무 나갈 가능성도 있고.
내 검은 녹슬기 직전이야.
역시 의욕을 북돋아 주는 건, 이 익숙한 비라니까.
검이 비를 맞으니까 녹이 슬겠지.
하지만 시라쿠사의 비는 핏자국을 씻어내는 용도잖아.
너처럼 검으로 멋만 부리고, 휘두를 생각이 없는 사람이나 녹슬 걱정을 하겠지.
……
그런데, 왜 네가 여기 있지?
간단하잖아, 네가 여기 있으니까.
앗, 텍사스, 그러고 보니 너 시라쿠사에 온 게 얼마 만이지?
거의 10년이 됐나.
7년하고 5개월이야.
텍사스 패밀리의 총아가 시라쿠사의 땅을 밟지 않은 지 벌써 7년이 넘었다고.
내가 기억하기로는 너희 할아버지가 너를 시라쿠사에 인질로 보냈고, 넌 그때 살루초 패밀리에서 지냈었지……
아주 짧은 시간이었지만, 우리는 참 즐겁게 지냈어. 안 그래?
네가 그걸 '즐겁게 지냈다'로 본다면.
넌 컬럼비아인이지만 모든 시라쿠사 패밀리에게 인정받았잖아.
그런데 마지막에 그런 일이 일어나다니, 정말 마음이 아프네.
텍사스, 내가 보기엔 말이야, 이번에 넌 여기 남아서 좀 더 둘러보는 게 좋겠어.
난 이 일이 끝나면 바로 돌아갈 거다.
훗, 돌아간다라.
그러고 보니 난 줄곧 너무 궁금했거든, 텍사스.
넌 텍사스를 배신하고 네 의지로 무리를 떠난 늑대가 되었잖아.
심지어 텍사스가 컬럼비아에 남긴 모든 걸 포기해놓고, 왜 용문에서는 텍사스라는 이름으로 생활하는 거야?
……
너와는 상관없어.
라플란드.
난 시라쿠사에 남을 생각이 전혀 없어.
난 용문으로 돌아갈 거야. 기다리는 사람이 있거든.
……
그래, 그럼 내가 도와줄게.
네 도움은 필요 없어.
설마 이대로 혼자 행동할 생각이야?
용문에서도 친구를 사귀었잖아? 설마 로도스 아일랜드의 경험으로도 다른 사람에게 의지하는 건 못 배운 거야?
시라쿠사는 여행하기 좋은 곳이 아니야.
게다가 로도스 아일랜드가 이곳에 사무소를 세울 계획이라면, 난 다시 생각해 보라고 설득할 거야.
그리고 너, 너만은 믿을 수 없어.
하, 믿음이라.
텍사스, 너 내 성이 뭔지 알잖아.
살루초.
맞아, 쉽게 베팅할 일은 절대 없는 살루초야.
넌 날 믿을 필요 없어. 하지만 살루초의 힘은 필요할 거야. 안 그래?
아니면 정말 얌전히 벨로네의 애완동물이라도 되려는 거야?
……
멀지 않은 곳에서 갑자기 '쾅'하는 폭발음이 들려왔다. 불꽃은 순식간에 카라치라는 장관을 감쌌다.
자동차 폭탄?!
오? 꽤 클래식한데?
카, 카라치 장관님!
파티장이 습격받았다. 근처에 있는 패밀리 멤버들은 즉시 지원하도록!
쳇!
양쪽 동시 습격인가? 흥미로운데!
이런 대담한 짓을 벌이는 놈은 대체 누구일까, 텍사스?
나와.
……역시.
용문으로 돌아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이 도시에 발을 들여놓은 순간부터 텍사스는 계속 이 문제를 고민했다.
자로와 약속한 대로 벨로네의 지시를 온전히 따르는 것이 가장 쉬운 방법일 것이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텍사스는……
이 도시에서 지금 일어나는 일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너희들, 누가 보냈나?
네 알 바 아니다.
……
하지만 그녀는 걱정하지 않는다.
텍사스는 시라쿠사를 잘 알고 있으며, 이런 일은 영원히 끝나지 않으리라는 것 역시 잘 알고 있다.
다만, 텍사스는 공허함을 느꼈다. 본인조차 예상하지 못했던 공허함. 왜냐하면……
전투 중에 그녀를 지원해 줄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전투가 끝나도 그녀에게 다친 곳은 없는지 물어보는 사람, 억지로 파티에 끌고 가려는 사람이 지금 곁에 없기 때문이다.
텍사스에게 이건 이미 당연한 일이 되었다.
용문을 떠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그녀는 벌써 용문의 모든 것이 너무나도 그리웠다.
“비켜,
집에 가는 걸 방해하지 마.”
그래도 말이지, 텍사스.
네가 돌아가려고 애쓰고, 관계를 끊으려고 애쓸수록,
넌 점점 더 깊이, 더 깊게 가라앉을 뿐이야.
너무 궁금해서 그러는데, 온몸이 진흙투성이가 된 걸 알아차렸을 때, 과연 너는 어떻게 할까?
판사 양반, 또 왔구먼.
단브론 씨, 있었네요? 오늘 제 운이 좋은가 보군요.
내 기억에 지난주에 세차하셨던 것 같은데.
어쩔 수 없죠. 전 사람들한테 미움받는 일을 하잖아요.
괜찮아, 내가 깨끗하게 세차해드릴게.
주위 좀 둘러보고 오지 그래, 판사 양반.
아니에요, 여기서 기다릴게요.
……
……
판사 양반, 난 판사라는 직업이 편한 거라 들었는데 말이야.
고급 차를 몰고, TV에도 나오고, 게다가 시장도 예의를 갖춰서 대하고 말이지.
어쨌든 판사는 시칠리아 부인의 뜻을 구현하는 직업이잖아.
라비니아 씨처럼 매일 차에 페인트 세례를 맞는 판사도 별로 없을 거야, 그렇지?
아마도요.
고급 차나 TV에 출연하는 것보다, 전 지금 이 가게의 회원 카드를 만들고 싶은데요.
이 작은 가게에 그런 고급 서비스가 있을 리가.
그래도 전보다 안색이 훨씬 좋아지셨네요. 그 패밀리들이 찾아와서 또 곤란하게 하지는 않았죠?
다 판사 양반 덕분이지.
어제 거리에서 그 사람들을 만났는 데 날 피하더라니까.
시라쿠사에 판사 양반처럼 공정한 사람이 있을 줄은 몰랐어.
공정이라…… 그 사람들은 제 뒤에 있는 사람을 두려워하는 것뿐이에요.
하지만 판사 양반은 벨로네 패밀리라는 배경을 갖고 있으면서도, 벨로네 패밀리를 따르는 다른 패밀리도 처벌하잖아.
시라쿠사에서 시칠리아 부인은 공정함을 뜻하지만, 그분의 뜻을 대변하는 판사 중에 진짜로 공정함을 지키는 분은 몇이나 될지는 모르겠네.
그렇지만 내 마음속에서 판사 양반은 공정함의 상징이야.
별로 좋은 말 같진 않네요.
참, 전에 잠을 잘 못 주무신다고 했었잖아요. 의사한테 가 봤나요?
의사 말로는, 몸에 문제는 없다고 하더라고.
다만 정신적으로 문제가 좀 생겼을 뿐이랄까.
왜요? 무슨 고민이라도 있어요?
……고민까지는 아니야.
사실 나한테 이 일은 단지 시간을 때우기 위한 거지.
내가 부자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돈이 필요한 것도 아니거든.
뭘 해야 좋을지 모르겠어, 판사 양반. 정말 모르겠어.
판사 양반은 평소에 어떻게 시간을 보내나?
……
네, 접니다.
네?! 카라치 장관이……
알겠습니다, 지금 바로 가죠.
단브론, 미안해요. 다음에 다시 얘기해요.
조금 전의 질문은……
극장에 가는 걸 추천해 드려요. 저는 시간이 있을 때 뮤지컬을 보러 자주 가거든요.
단브론은 가게 밖까지 나왔다.
자신이 매우 존경하는 판사가 빗속에서 사라질 때까지 그는 눈으로 배웅해드렸다.
“언제나 저렇게 바쁘시다니까.” 단브론은 이렇게 생각하며 빗물이 묻은 장갑을 바지에 쓱쓱 닦았다.
하지만 그녀가 하는 모든 일은 사실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렇지 않은가?
정확히 말하자면, 그녀는 아직 희망이란 걸 품고 있기에 몇 번이고 계속 실망하는 것이다.
예전에는 이렇게 복잡하지 않았는데. 단브론은 가게 밖에 쏟아지는 빗줄기를 바라보며 문뜩 몇 년 전의 어느 오후가 떠올랐다.
비가 더 오래 왔으면 좋겠네. 그럼 아침에 쓰레기를 안 쓸어도 될 텐데.
엎드려!
윽……!
쳇…… 그냥 샌님인 줄 알았더니, 생각보다 상대하기 어렵잖아……
……쳇, 만만치 않은 녀석들이야. 루비오, 물러나.
저놈들은 날 노리고 온 거야!
아, 알겠습니다!
크윽……
칫, 저쪽에도 있었나?
비켜!
쳇, 만만치 않은 녀석이군.
뭐야, 저건 펭귄 로지스틱스의……
음?
엎드려.
힉, 알겠습니다!
감비노, 죽었어?
내가 그렇게 쉽게 죽을 것 같아? 쳇, 이런 데서 진품을 만나게 될 줄이야……
쓸데없는 소리 그만해.
임무 실패야, 빨리 가자.
저 두 사람……
쿨럭, 쿨럭……
놈들이…… 철수했나?
괜찮아?
괜찮…… 크윽……
많이 다쳤네. 움직이지 마. 움직이면 출혈이 더 심해져.
지원을 요청했으니 곧 도착할 거다.
난 괜찮아, 하지만 어째서……
오늘 파티에 대해서 아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되지?
네 말은……
그렇지. 이렇게 조직적이고 규모 있는 습격이라면 확실히 사전에 계획이 되어 있었겠군.
게다가 지금 내 신분도 공개된 거라, 행방을 알아내는 건 어렵지 않았을 거고……
아무튼 제때 와줘서 다행이야.
카라치는…… 죽었어.
뭐?!
*컬럼비아 비속어*, 뭐라고?!
카라치가…… 죽었다고?
카라치가 지나가는 시점에 맞춰 자동차 폭탄이 정확히 기폭됐어.
카라치와 그의 곁에 있던 가드 세 명이 현장에서 즉사했고.
……현장에 남은 잔해로 봤을 때, 병원으로 호송할 필요도 없을 정도였지.
미안.
……
우리를 습격한 사람과 카라치 장관을 죽인 자는 분명 한 패일 거야. 대체 목적이 뭐지……
네가 여기에 어떻게? 게다가 이렇게 많은 법원 차까지……
……벨로네가 그 사람을 초대했다는 걸, 조금 더 빨리 저에게 말했어야죠.
첼리니아 텍사스, 당신은 카라치 장관 사망 현장의 첫 번째 목격자이자 용의자입니다.
지금 당신을 체포하겠습니다.
저항할 경우 시라쿠사 법률을 무시하는 것으로 간주, 그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게 될 겁니다.
텍사스는 저항하지 않았다. 그녀는 판사의 눈빛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각 정부 관계자 및 패밀리 멤버 여러분, 카라치 장관이 볼시니에 얼마나 중요한 존재였는지는 더 말할 필요 없겠죠.
여러분이 받은 습격은 카라치 장관의 사건과 함께 조사하겠습니다.
저 라비니아는 제 명예를 걸고 반드시 전력을 다해 범인을 찾아내 엄격하게 처벌하겠습니다!
너 진심이야?
물론이죠.
……알았어.
연달아 터진 사건 때문에 레온투초는 지친 상태였다.
그리고 그가 그 피로를 느낀 순간, 갑자기 시야가 흐려지기 시작했다.
레온!
비는 여전히 주룩주룩 내리고 있었으며, 그칠 기미 하나 보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