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시라쿠사인

IS-1소리 없는 비

사이드 스토리작전 전2023-05-23

소라는 앞으로 본인이 일하게 될 극장에 도착하고, 레온투초는 텍사스를 찾아가 앞으로 진행할 임무 내용을 알려준다.

등장 오퍼레이터: 소라, 텍사스, 엑시아, 크루아상, 텍사스 디 오메르토사, 페넌스, 비질


베르나르도

밀라노 극장에 온 걸 환영하네.

소라

정말 아름다운 곳이네요.

베르나르도

시라쿠사인은 이곳에서 음악과 공연을 즐기며 시간 보내길 더없이 사랑하지. 바뀌지 않는 지루한 현실에 찌들어 있다 보면 자신의 환상을 맡길 곳이 필요하기 마련이니까.

베르나르도

어쩌면 자신의 피비린내 나는 행동을 무대 위 영웅들의 위대한 업적에 비유하면서 도덕적 만족감을 얻으려는 걸지도 모르고.

소라

참…… 무자비한 평가네요.

베르나르도

이 업계 사람이라면 자신의 일에 대해 제대로 된 인식을 갖고 있어야 하지 않겠나, 안 그런가?

베르나르도

소라 양의 친구들이 아까부터 매우 긴장하고 있는 것 같은데.

크루아상

디렉터님, 미안한데 지금 리허설 중인 공연의 제목이……

베르나르도

《텍사스의 죽음》이지.

엑시아

내가 평생 들어본 '농담' 중에 이게 최악이야.

베르나르도

그런가? 낯설지 않은 이름인가 보지? 외지인에게 흔한 이름은 아닐 텐데 말이야.

베르나르도

시라쿠사 사람들 입에도 자주 오르는 이름이 아니야. 패밀리 사람일수록 더 피하는 편이고. 하지만 텍사스 패밀리의 이야기는…… 어떤 패밀리의 사람이라도 마음에 새겨둘 필요가 있어.

베르나르도

이건 일종의 경고일세.

소라

……경고라.

베르나르도

대본 얘기로 돌아가지. 텍사스 패밀리의 이야기를 각색해서 만든 대본은 수없이 많지만, '텍사스'라는 이름을 붙인 건 이번이 처음이지.

베르나르도

모두 각색과 리메이크에 치중하고, 암시와 패러디의 힘을 빌리는 편이지. 물론 이해해, 극작가들도 괜한 문제를 일으키기 싫을 테니.

베르나르도

하지만 시대는 변하고 있어. 요즘 관객들에게는 가명의 동화보다 진실한 역사가 더 매력적으로 느껴질 거거든. 안 그런가?

베르나르도

그리고 한 대단한 인물이 이 대본을 우리에게 가져왔지.

베르나르도

이건 3막극이네.

베르나르도

제1막은 컬럼비아가 막 세워진 시절, 시라쿠사의 수많은 패밀리들이 개척을 기다리는 이 땅을 동경하는 걸로 시작하네.

베르나르도

패밀리들은 잇달아 각자의 팀을 보내고, 컬럼비아의 개척 대열에 합류하지.

베르나르도

“혼란과 기회가 공존하는 시대였다. 일부는 시대의 물결에 휩쓸렸고, 일부는 그 시대의 선두를 차지했다.”

베르나르도

그중 가장 뛰어난 인물이 바로 훗날 자신의 시대를 일군 살바도레 텍사스네.

소라

(텍사스가 이름이 아니라 성씨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소라

텍사스는 원래 시라쿠사의 패밀리였군요?

베르나르도

정확히 말하자면 시라쿠사에서 기원해 컬럼비아에 뿌리내린 패밀리지.

베르나르도

컬럼비아에는 그런 패밀리가 꽤 많거든.

베르나르도

살바도레는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을 시라쿠사인이라고 생각했네.

베르나르도

시라쿠사인도 그의 뜻에 보답했고, 언제나 시라쿠사인의 방식으로 그를 존중했지.

소라

시라쿠사인……

베르나르도

제2막은 그가 컬럼비아에서 분투한 역사 중에 가장 칭송받는 에피소드 몇 가지를 골라봤네.

베르나르도

컬럼비아 역사의 그림자 속에는 도처에 시라쿠사인의 모습이 있지. 살바도레 역시 시대의 물결 속에서 자신의 패밀리를 확장해 나갔어.

베르나르도

제2막의 내용은 실제로도 많이 회자되는 스토리기도 하지.

베르나르도

여러 스토리 중 이 막의 내용은 대개 비슷한 편이네.

베르나르도

서점에 가서 '컬럼비아의 그 시라쿠사인'에 관한 전기를 찾아보면 십여 개의 버전이 있는데, 대부분이 그 이름을 사용한 로맨스 이야기일 뿐이지.

베르나르도

뭐, 얼마 안 되는 진실이 쓰인 게 있을지도 모르겠군.

베르나르도

혹시 읽고 싶다면 괜찮은 거 몇 권 추천해주지.

소라

앗, 부탁드릴게요!

베르나르도

그러지. 다음으로는 제3막. 이 3막이야말로 스토리마다 가장 큰 차이가 있는 부분일세.

소라

텍사스의…… 몰락과 관련이 있어서인가요?

베르나르도

그렇지.

베르나르도

텍사스의 몰락에 관해 외부자들은 분명 이 한 가지 사실만을 알고 있을 테지……

베르나르도

살바도레가 아들 주세페에게 죽임을 당했고, 이후 주세페가 텍사스 패밀리는 시라쿠사의 패밀리 체계에서 빠진다고 선언한 것.

베르나르도

그리고 그자의 행동에 분노한 시칠리아 부인의 보복.

베르나르도

그렇게 텍사스 성씨가 하룻밤 사이에 사라져버렸어.

소라

하룻밤 사이에…… 텍사스 패밀리 전체가 사라졌다고요?!

베르나르도

적어도 시라쿠사인이라면 모두 그렇게 믿고 있지.

베르나르도

텍사스 패밀리를 숙청하는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당사자들만 알고 있겠지만 말이야.

소라

그런데…… 대본에는 왜 2막까지밖에 없는 거죠?

베르나르도

제3막은 아직 미완성이야.

베르나르도

이 숙청에 관해서는 작가마다 각기 다른 상상을 펼치기에, 전혀 다른 전개와 결말이 나온다네.

베르나르도

이 대본의 작가도 그런 이유로 지금 벽에 부딪힌 것 같고.

베르나르도

하지만 앞선 2막의 대본 내용이 매우 훌륭했기에 난 망설임 없이 이 대본을 샀지.

소라

베르나르도 씨, 그 숙청 속에서 살아남은 텍사스 패밀리의 후손이 있을 가능성은 없다고 보시나요?

소라

어쩌면…… 어쩌면 컬럼비아를 탈출해서 다른 도시로 갔을 수도 있잖아요.

소라

……예를 들면 용문이라던가요?

베르나르도

용문? 아아 자네들이 온 곳을 말하는가?

소라

……

베르나르도

살바도레는 아들과 사이가 좋지 않았다고 들었네만.

베르나르도

손녀만큼은 매우 아꼈지. 심지어 한동안 손녀를 시라쿠사로 보내, 살루초 패밀리에 몇 년 맡긴 적도 있다고 하지.

베르나르도

하지만 텍사스 패밀리가 숙청된 후에 그 아이도 종적을 감췄어.

베르나르도

사실 그 아이가 숙청에 휘말렸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네. 당시 컬럼비아에서는 시라쿠사 국경에서 그 아이의 모습을 봤다는 증언도 있었으니 말일세.

베르나르도

그렇기 때문에 텍사스 이야기마다 그 아이에 대한 결말도 항상 다르게 쓰이곤 하지.

소라

……

베르나르도

그 아이는 텍사스 패밀리의 상징인 검은 머리카락과 주황빛 눈동자를 가졌다더군.

소라

만약에, 제 말은 만약에 말이에요! 텍사스 패밀리의 후손이 살아있고 다시 시라쿠사로 돌아왔다면……

소라

무슨 일이 벌어지나요?

베르나르도

흥미로운 가설이군. 이야기가 아주 다양한 방향으로 전개되겠지. 극작가들은 종종 논리에 근거해 자신의 대본을 쓰기 마련이니까.

베르나르도

하지만 소라 양, 안타까운 일이지만 현실은 논리적이진 않아.

소라

……

소라

지금 그 아이가 벨로네라는 패밀리의 '손님'으로 있다고 들었어요.

소라

벨로네는 이 도시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패밀리라 하더군요.

소라

그리고 그 아이는……

소라

작별 인사를 할 시간도 없이, 모든 걸 버리고 그곳으로 갔대요.

베르나르도

……

소라

우, 우리는 그 아이를 찾으러 온 거예요.

베르나르도

가상한 용기로군.

베르나르도

자네들이 이토록 성실하고, 또 내가 모르는 비밀까지 가져왔으니, 나도 솔직하게 말아줘야겠군.

베르나르도

벨로네 패밀리와 그곳 손님들은 자주 이 극장을 찾아와 우리 극단의 공연을 감상하곤 하지.

소라

정말인가요?!

베르나르도

우연이든 운명이든 이야기라는 것은 이렇게 생겨나는 것 아니겠나?

베르나르도

만약 그 손님이 정말 방문한다면 우리 극단은 반드시 그녀에게 최고의 대접을 할 걸세.

베르나르도

소문에 의하면 말수가 적고 쌍검을 잘 다루는 사람이라던데.

베르나르도

이름은 첼리니아 텍사스.


레온투초

……

라비니아

……

레온투초

아티초크를 자꾸 내 쪽으로 밀지 말라니까, 라비니아.

라비니아

여기 음식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맛없진 않아요. 한번 먹어 보기라도 하지 그래요.

레온투초

됐어.

라비니아

아무래도 먹을 배를 남기려는 모양이군요. 설마 저녁 파티에서 그 거들먹거리고 온몸에 담배 냄새나 풍기는 패밀리 멤버들과 핑거푸드를 먹기 위해서?

라비니아

하긴, 거기서 벌어지는 일이야말로 '가치'가 있을 테니까요.

레온투초

……그냥 아티초크가 싫을 뿐이야.

라비니아

레온, 지난 한 달 동안 이 도시에선 기억도 다 못 할 만큼 수많은 폭력 사건이 일어났어요.

라비니아

오늘 오전에도 이 레스토랑에서도 한 시민이 목숨을 잃을 뻔했죠.

레온투초

넌 판사잖아. 시라쿠사가 애초부터 폭력 위에 뿌리를 내렸다는 걸 모를 리 없을 텐데.

레온투초

골목에 낯선 시체가 널브러져 있는 날이 없다면, 그게 오히려 기삿감이지.

라비니아

습격당한 사람은 건설부 직원, 당신이 있는 그 건설부 사람이에요.

레온투초

……누구 짓이지?

라비니아

아무래도 우리 레온투초 벨로네 도련님은 본인 사업과 무관한 일이면 시민의 생사 따윈 별 관심이 없나 보죠?

레온투초

라비니아 팔코네 판사님, 너랑 입씨름할 여유는 없어.

레온투초

우리 모두 같은 느낌이잖아. 요즘 이 도시가…… 무슨 일이 일어나길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아.

라비니아

벨로네의 최종 승리를 기다리는 거 아니고요?

레온투초

정말 우리가 주도권을 잡게 되면, 난 어둠 속을 배회하는 그 무리들을 가만두지 않을 거야.

레온투초

라비니아, 너도 내 방식을 잘 알잖아.

라비니아

그러길 바라죠.

레온투초

100여 년 전, 시라쿠사가 일개 지역에서 국가로 성장했을 때, 당시 열두 패밀리가 다스렸던 총 22개의 도시가 이 국가의 전 영토였어.

레온투초

그리고 이 숫자는 지금까지 한 번도 바뀐 적이 없지.

라비니아

역시 시라쿠사의 단단한 '전통'답군요.

라비니아

그 불변의 시라쿠사에 드디어 새로운 이동도시가 탄생하게 되는 것이군요.

레온투초

새로운 이동도시는 곧 새로운 이익이자, 야망 그리고 희망이야. 그리고 네 말대로 우리는 지금 승리를 눈앞에 두고 있고.

레온투초

경제와 교통, 항로 계획까지, 우리와 우리의 친구들은 이미 볼시니 신시가지의 모든 방면에 영향을 미치고 있지.

레온투초

신시가지가 정식으로 신도시가 되면 우리는 시라쿠사의 미래를 이끌 자격을 갖게 될 거다. 패밀리의 낙관적인 이들은 이렇게 믿고 있어.

라비니아

당신도 그 낙관적인 사람 중 한 명인가요?

레온투초

나도 그러길 바라고 있지.

레온투초

하지만 그레이홀의 늙은이들이 아직 완전히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았어.

레온투초

모두가 패를 보이기 전까지는 그 어떤 상상 속의 미래도 존재하지 않아.

라비니아

우리가 상상하는 미래는 여전히 같은 거겠죠, 레온?

레온투초

……물론이지.

레온투초

자, 난 이만 가볼게.

레온투초

파티에…… '친구'를 한 명 데려가야 하거든.


텍사스

……

텍사스

사방이 축축하네.

레온투초

뭐하고 있었어?

텍사스

그냥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있었다.

레온투초

첼…… 텍사스, 고향이 좀 변한 것 같나?

텍사스

새로운 거리들을 말하는 건가? 이건 변화라고 할 수 없지.

텍사스

내가 보기에 여기는 내가 떠났을 때와 아무 차이가 없어.

텍사스

……그리고 이 옷, 좋은 아이디어는 아닌 것 같은데.

레온투초

이건 벨로네 패밀리가 너에게 주는 첫 번째 선물이야. 우리 재단사가 텍사스 패밀리의 옛 영광을 더럽힌 게 아니면 좋겠는데. 안심하고 받아줘.

텍사스

안심이 안 된다면 거절해도 되나?

레온투초

유감스럽지만, 그건 안 돼.

텍사스

그럼 안심할 수밖에 없겠네.

텍사스

그래서 내 임무는 도대체 뭔데?

레온투초

아주 간단해. 나랑 같이 오늘 파티에 가줘. 그리고 난 모두의 앞에서 벨로네 패밀리 도련님인 내가 텍사스의 이름을 이어받은 가드를 얻었다고 자랑스럽게 선언할 거야.

레온투초

그러면 네가 그 자리에 있는 야심으로 가득 찬 멍청이들을 모두 죽여버리는 걸로 임무 끝.

텍사스

뭐, 그렇게 해도 나는 상관없지만.

레온투초

솔직히 나도 일이 잘 풀렸으면 좋겠어.

레온투초

그건 그렇고, 텍사스, 널 요 며칠 도시에 내버려 둔 건, 나도 계속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야.

레온투초

난 텍사스라는 이름의 가치가 그 이름으로 인해 생겨날 문제보다 나에게 더 이로울 거라고 내 자신에게 타이르고 있어.

레온투초

지금 나는 강요된 이 위험한 패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야.

텍사스

텍사스는 이미 죽었다.

레온투초

안타깝게도 모두가 그렇게 생각하는 건 아니라서.

텍사스

어쩌면 너희가 몰락한 패밀리의 영향력을 잘못 평가하고 있는 걸지도 모르지.

레온투초

글쎄. 하지만 내가 말하는 건 텍사스 패밀리뿐만 아니라, 너 본인도 포함해서야.

레온투초

네가 컬럼비아에서 시라쿠사로 돌아왔다가, 다시 시라쿠사를 떠날 때……

레온투초

당시 숙청에 참여한 패밀리들이 이 거리에서 널 죽이려고 했지만, 모두 실패했지.

레온투초

그들은 엄청난 대가를 치렀고, 모든 게 다 너 혼자 해낸 일이라고 들었어.

텍사스

지금 난 그저 물건이나 배송하는 펭귄 로지스틱스의 직원일 뿐이야.

레온투초

만약 네가 지금 시라쿠사에 대한 자신의 가치를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다면, 네가 안심할 수 있는 건……

레온투초

적어도 현 상황에 대해서 내가 너보다 더 잘 알고 있다는 거야.

레온투초

우선 텍사스, 볼시니에서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어느 정도는 알고 있겠지?

텍사스

……새로운 이동도시.

레온투초

맞아.

레온투초

네가 원하든 말든, 이 계획은 너의 성씨와 밀접한 관련이 있어.

레온투초

다른 말로 표현하면…… 텍사스 패밀리의 몰락이 우리에게 이 이동도시를 가져다주었다는 게 더 맞으려나.

[CG: 33_i14]

텍사스 패밀리의 실패는 컬럼비아에 있는 각 패밀리 세력에 큰 타격을 주었고, 그들은 다시 시라쿠사의 품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어.

신뢰를 대가로 그들은 컬럼비아의 기술을 가져왔고, 시라쿠사는 마침내 자신들만의 신도시를 건설할 능력을 갖추게 되었지.

그러나 그 신도시의 소유권이 누구 손에 들어가느냐가 가장 큰 문제가 되었고, 5년 전 신도시 건설 계획이 확정된 순간부터 그레이홀에서의 투쟁은 이미 시작된 상태였어.

그리고 지금, 이 투쟁은 거의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지.

가장 오래된 패밀리 중 하나인 벨로네 패밀리가 이미 승기를 움켜쥐고 있으니까.

볼시니의 2급 핵심구역에서는 현재 신도시의 핵심 구역으로 자리 잡기 위한 개조가 대대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새로운 지역 역시 안정적으로 건설 중이야.

앞으로 1년, 어쩌면 그보다 더 빨리 신도시가 완성될 수도 있어.

그리고 텍사스, 네가 해야 할 일은 바로 벨로네 패밀리에 힘을 실어 이 승기를 진정한 승리로 바꾸는 거야.

텍사스

들어보니, 너희는 단지 막강한 행동대장이 필요한 것 같은데.

레온투초

하지만 그 행동대장의 성이 텍사스라면 말이 달라지지.

레온투초

텍사스, 로사티라는 성씨를 기억하나?

텍사스

……로사티, 잘 알지.

레온투초

텍사스가 숙청된 뒤로 컬럼비아에 뿌리내린 패밀리들은 자신들도 시칠리아 부인의 화풀이 대상이 될까 봐 겁에 질려 있었어.

레온투초

그때, 로사티 패밀리가 가장 먼저 앞장서 시라쿠사로 돌아와 시칠리아 부인을 만났어. 이동도시의 기술을 가져온 패밀리가 바로 그들이야.

레온투초

그 뒤로 로사티는 텍사스의 후임이라는 기세를 은근히 내뿜으며, 텍사스조차 앉지 못했던 그레이홀의 열두 좌석 중 한자리를 꿰차고 앉았어.

텍사스

아무래도 따분하기 짝이 없는 이야기 같네.

레온투초

따분하지만, 잔인하지. 그레이홀은 늘 그래왔어. 승자에게만 문이 열리니까.

레온투초

로사티 패밀리가 이 도시의 보스로 자리 잡자, 왈라크는 벨로네가 먹다 남긴 부스러기만 차지하는 게 달갑지 않았던 모양이야.

텍사스

거리 분위기가 이런 게 단지 우기라서 그런 줄 알았더니.

레온투초

솔직히 말해서 최근 몇 달간 볼시니는 평온하지 않았어. 우리의 몇몇 친구들이 크고 작은 '사고'를 당했지.

레온투초

그리고, 사고가 일어나면서 눈치만 보고 있던 패밀리들도 다른 선택을 할 가능성이 생겼어. 지금은 어디 붙을지 이미 결정한 패밀리의 뒤통수를 치지 않으리라는 확신조차도 할 수 없어.

레온투초

시칠리아 부인은 그레이홀을 세울 때 최소한의 선을 정했는데, 그건 바로 '절대적 몰살 금지'야.

레온투초

그 말은 즉, 몰살 외에 각 패밀리가 손을 쓸 수 있는 공간이 꽤 많다는 걸 의미하지.

텍사스

난 그런 최소한의 선을 느껴본 적이 없어.

레온투초

적어도 네가 내 눈앞에 서 있잖아.

텍사스

그래서 날 다시 불러들인 거구나.

텍사스

너희는 내가 뭘 하길 바라는 게 아니라, 적당한 무대를 만들어서 내가 돌아왔다는 것을 그들에게 알릴 생각이구나.

텍사스

오늘 밤이 바로 그 무대인 거고, 맞지?

레온투초

……그거 알아, 텍사스?

레온투초

텍사스의 몰락은 다양한 뮤지컬로 각색되어 극장에서 상연되고 있어.

레온투초

이야기 속의 너, 첼리니아 텍사스는 늘 패밀리의 몰락 앞에서 속수무책인 어리석은 젊은이로 묘사되고 있어.

레온투초

하지만 이제 확실히 알겠어. 넌 그런 사람이 아니야.

레온투초

그 숙청에서 네가 무슨 일을 겪었는지 너무 궁금해지는걸.


서기관

라비니아 판사님, 오셨습니까?

라비니아

네, 어디 가시는 건가요?

서기관

알레시아가 최근에 좋은 사람을 만났다고 했잖아요. 그래서 저희가 조언 좀 해 주려고요.

라비니아

그 원단 가게 한다는 사람이죠?

서기관

판사님도 알고 계셨군요!

라비니아

네, 전에 사건 조사할 때 인사한 적 있어요. 그 사람 패밀리가……

서기관

맞아요, 젤리 패밀리예요! 대단한 패밀리는 아니지만 여러 지구에서 원단 장사를 독점하고 있죠!

서기관

그레이홀에 드나드는 큰 패밀리들도 모두 그 패밀리와 거래한다고 들었어요!

라비니아

아, 다들 알고 있었군요.

서기관

알레시아가 저희에게 맨날 자랑하러 왔었거든요. 오늘은 그 남자분이 친구 몇 명을 데려온다고 해서 다 같이 놀기로 했어요!

서기관

요즘 너무 바빠서 스트레스 풀 기회도 없었잖아요!

서기관

저기, 라비니아 판사님은……

서기관

판사님은…… 못 가시죠?

라비니아

……네, 전 아직 볼일이 남아서요. 저 대신 안부 전해주세요.

서기관

아앗! 네, 알겠습니다!

라비니아

참, 그 서류들은 보셨나요?

서기관

서류요?

라비니아

코모가의 일가족 다섯 명 동반 실종 사건요. 기억나세요?

라비니아

목격자일 수도 있는 사람을 발견해서 법정에 나와 증언해 달라고 설득하는 중인데……

서기관

그런데, 오늘 오후에 안젤로 판사님께서 이미 사건 종결을 선고하셨어요.

서기관

그분…… 그분이 말하길, 일가족이 다른 도시로 이사했을 뿐이라고 하더군요. 우리한테는 다른 바쁜 일도 많으니 이런 사건은 신경 쓸 필요가 없다고 하셨고요.

라비니아

제가 기억하기로 이 사건의 담당 판사는 접니다만.

서기관

어제 법원 회의에서 결정된 거예요. 마침 판사님이 부재중이시긴 했지만요.

라비니아

……그렇습니까.

라비니아

알겠어요.

라비니아

확실히 신경 쓸 사건이 아니긴 하죠. 고작 다섯 명뿐이니까요.

라비니아

남편은 시내에서 택시를 운전하고 아내는 농장에서 토마토 따는 일을 했고. 자식이 셋 있는데, 가장 큰 아이는 겨우 13살에, 막내는 아직 젖먹이였고요.

라비니아

이웃들도 모두 입을 다물고 있어요. 아무리 물어봐도 그저 본인들도 살아야 한다고 하더군요.

라비니아

한밤중의 비명도, 호숫가의 울음소리도 없었어요. 바닥은 너무 깨끗해 핏자국 하나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라비니아

뭐, 산 사람은 살아야죠. 패밀리와 엮인 그 사람들이 문제예요. 자업자득이랄까요. 그게 아니라면 너무 재수가 없었던 탓일 겁니다. 자신들이 타깃이 됐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한 거겠죠.

라비니아

어찌 됐든 패밀리는 언제나 본인들은 일반인을 건드리지 않는다고 우기니까요.

라비니아

그리고 우리 판사에게는 늘 더 중요한 일이 있고요, 그렇죠?

서기관

……

서기관

라비니아 판사님, 전 예전부터 판사님을 존경해왔어요.

서기관

솔직히 전 이상적인 판사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서기관

비록 그분이 라테라노를 모방해 법원을 세웠고, 컬럼비아를 참고해 법전을 편찬하시기는 했지만……

서기관

하지만 우리 중 누구 하나 진정한 산크타 방랑 판사들을 만난 적도 없고, 컬럼비아 법전도 책 속의 한 단락에 불과하죠.

서기관

전 이상적인 판사란 판사님처럼 결의가 넘치고 공정을 수호하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서기관

하지만 누구나 판사님처럼 능력이 있는 건 아니에요. 판사님은 뒤를 봐주는 벨로네 패밀리가 있으니, 목숨이 위험해질 걱정은 안 하셔도 되잖아요.

라비니아

아니요, 전 그저……

서기관

그저 편하게 벨로네 패밀리의 도련님과 식사를 할 수 있을 뿐이겠죠.

서기관

하지만 안젤로 판사님은 며칠 전에 검은 봉투에 든 편지를 받았더군요.

라비니아

……이번 사건 배후는 대체 어느 패밀리일까요?

서기관

그게 저희한테 뭐 다를 게 있나요?

서기관

지난달에 스타로치 판사님이 '친구'들한테 끌려가서 오후 내내 '담소'를 나눴다고 하셨었죠. 그 뒤로 판사님은 오른손은 들지 못하세요.

서기관

보리엘로 판사님…… 그 통통하신 늘 웃고 계신 어르신 말이에요. 그분이 출근 안 하신 지 얼마나 됐죠?

서기관

맞아요, 이론적으로 저희는 그 부인의 뜻을 구현하고 있죠. 하지만 그 부인의 뜻이 도대체 무엇인지는 아무튼 전 모르겠어요.

서기관

물론 용기와 끈기는 값진 것임이 분명해요, 라비니아 판사님. 하지만 처마 밑에 서 있는 사람들이 우리 옷이 젖었다고 비웃지 않았으면 합니다.

서기관

판사님은 진정으로 뭔가를 잃을 필요가 없으시잖아요.

라비니아

……그렇습니까.

라비니아

어쩌면 제가 잃은 것은…… 진정으로 공평해질 자격일지도 모르겠네요.

서기관

……

서기관

이곳의 전화는 잘 안 울리죠. 패밀리들은 대부분 몰래 알아서 해결하니까요.

서기관

혹은 일을 해결하기 위해 몰래 찾아오거나.

라비니아

여보세요.

라비니아

네, 지금 바로 가겠습니다.

서기관

라비니아 판사님, 판사님은 더 편하게 지내실 수 있어요.

라비니아

알고 있습니다.

서기관

야식으로 마카로니라도 사다 드릴까요? 오늘 저희가 가는 그 식당 평이 좋더라고요.

라비니아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