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언더 타이즈

SV-9광신도

사이드 스토리작전 후2021-10-21

괴물로 변한 주교를 죽이고 남은 바다 괴물들을 상대하며 일제히 교회를 뛰쳐나온 세 명의 헌터. 그리고 교회 문밖에서 마주친 의외의 인물은 바로……

등장 오퍼레이터: 글래디아, 스카디, 스펙터, 켈시


무너지는 암벽 속에서 죽어가는 괴물의 육중한 몸집은 동굴의 절반을 채우고도 남았다. 기괴했던 몸은 죽음에 대한 공포 때문에 갈수록 경직되었다.

글래디아

사방에서 물이 새고 있어요. 녀석을 끝내고 저희도 얼른 나가죠.

주교?

왜 당신들 같은 어리석은 자들은 연명할 수 있는 거죠? 왜 나처럼 위대한 목표를 위해 헌신한 자는…… 실패하는 겁니까?

주교?

맹목적이고, 정체된 에기르에게 끌려다니는 애완동물 따위…… 당신들은 과학과 미래에…… 전혀 도움이 안 돼!

주교?

나는…… 이토록 진리에 가까웠는데, 왜 여기서 죽어야 하는 겁니까?! 왜 당신들은…… 응당 받아야 할 엄벌에서 벗어날 수 있는 거죠?

주교?

내가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데, 내 의지와 육체는 인간의 굴레를 거의 찢어버렸는데! 도대체 왜?

주교?

왜? 왜?! 대체 왜!!

글래디아

닥치세요.

주교?

……

주교?

에기르는…… 반드시 파멸할 겁니다. 당신들에겐 아무것도…… 아무것도 남지 않아……

글래디아

멍청하긴. 제가 살아있는 한, 제가 바로 에기르고, 제가 살아있으면 에기르도 살아있는 거예요.

주교?

……당신은…… 하지만……

주교?

말도 안 돼…… 웃기는군……

주교?

당신은 달라. 후우…… 당신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주교?

당신도 잘 알고 있겠죠. 운명은 이미 정해져 있다는 걸.

글래디아

허튼소리 이제 그만하고, 순순히 죽어 주세요. 이건 당신에게 마지막으로 바라는 거예요. 진심으로.

주교?

저주하겠어…… 난 당신들을 저주할 겁니다…… 육지가 잠길 때까지…… 바다를 떠나봤자 당신들은 소금 알갱이처럼…… 다시 바다에 녹아내릴 것입니다.

주교?

당신들의 뼈가 척박한 황야에 쌓여도, 우리의 멈추지 않는 파도는 창백한 밤하늘 아래 대륙을 삼켜버릴 것입니다!

글래디아는 간신히 참고 있었다. 그러나 마지막 예의도, 그녀의 하얀 얼굴도, 주교를 향한 혐오감을 감출 수는 없었다.

흐느끼는 듯한 소리가 글래디아를 향한 주교의 촉수에서 울려 퍼졌다.

하지만 헌터에 닿기도 전에 촉수는 이미 굳어졌고, 경련이 일어나 웅크려졌다.

주교는 죽었다. 그의 모든 것은 곧 잊혀질 것이다.

글래디아는 스펙터와 스카디를 쳐다봤다.

[CG: ac18_12_1]
스펙터

드디어 죽었군요. 이제 이 일도 끝난 셈이네요…… 제 손으로 직접 죽였는데, 생각했던 것만큼 기쁘지 않네요.

스펙터

저들이 저한테 한 짓에 비하면 너무 가벼워요. 하나를 죽였으니 이제 남은 건 둘이네요.

스펙터

으윽, 또 어지러워요. 제가 어떻게 여기에 온 거죠? 꼭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아요.

스카디

상어?

스펙터

마냥…… 깨어 있을 수만은 없어요.

글래디아

저들의 촉수를 잡았으니, 촉수를 따라 저들을 뿌리째 뽑아 버리면, 당신을 치료할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거예요.

스펙터

뭐, 괜찮아요. 녀석들이 이제 절 통제할 수 없어서 정말 좋네요. 후후, 자유로운 느낌을…… 이런 데서 느끼다니. 날 것 같은 기분이에요.

스펙터

그런데 대장님, 둘이 했던 대화를 다 들었거든요.

스펙터

우리도 시본처럼 된다는 건가요? 대장님, 당신도 엄청나게 강한 그런 거로 변하나요?

스카디

그럴 리 없어.

스카디

당신은 그놈들과는 너무 많이 달라.

글래디아

저의 독단적인 결정 때문에 여러분에게 해를 끼치지 않았기를 바랍니다.

스카디

몇 가지 질문에 대답해줘.

글래디아

그래요, 대답해 주죠.

스카디

우리 몸에 시본의 피가 흐르고 있다는 거야?

글래디아

맞아요.

스카디

당신은 스펙터의 몸에서 일어나는 문제의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여기에 왔어. 시본이 왜 날 찾으려 하는지 알기 위해 일부러 공격을 피하지 않았던 거였고.

글래디아

그래요.

스카디

당신은 이곳에 시본이 주교 하나만 있는 게 아니란 걸 이미 알고 있었나?

글래디아

맞아요.

스카디

우리의 그 자살 행위 같은 결전의 최후에 내가 무엇을 했는지 알아?

글래디아

모르겠어요.

스카디

우리가 이긴 거야?

글래디아

글쎄요. 전 에기르와 연락이 끊겼어요.

스카디

……우린 에기르의 버려진 자식일까?

그게 맞는다면? 어비설 헌터스는 그저 미끼였을 뿐이다.

그게 맞는다면? 어비설 헌터스는 바닷속의 빛과도 같다.

그게 맞는다면? 어비설 헌터스의 힘은 이토록 강하지만, 에기르의 만분의 일에 불과하다.

그게 맞는다면? 어비설 헌터스의 특이점은 그들이 바다 괴물과 확실히 연관되어 있다는 것이다.

분노가 스카디의 붉은 눈동자에 맴돌았다. 그러나 아직 작은 희망이……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거짓일까……?

[CG: ac18_12_2]
글래디아

아니에요.

스카디

됐어. 이제 가자고.

스펙터

정말 시원시원하네요, 후후.

스카디

꾸물거릴 필요 없지. 어찌 되었든 난 어비설 헌터스니까.

스카디

……2대대는 안 그래?

글래디아

어비설 헌터스는 다 그래요.

스카디

여긴 곧 무너질 거야, 게다가……

주교의 시체에 이끌리기라도 한 듯, 동굴의 갈라진 틈을 파고 불청객이 찾아왔다.

그 갈라진 팀을 빽빽이 메우며 몰려온 시테러들이었다.

세 헌터가 해변에 올라왔네 ♪


스펙터

와, 너무 많아요.

스펙터

스카디! 힘 좀 내봐요! 여기서 팔다리가 멀쩡한 사람은 당신뿐이잖아요!

스카디

더 이상 어떻게 해…… 손이 너무 저려. 당신이 그것들의 입에 손을 넣어 반으로 찢었던 게 언제였지?

글래디아

3초 전에요.

글래디아가 몸을 휙 돌리더니 한 괴물의 입안에 손을 쑤셔 넣어 머리부터 발끝까지 관통했다. 그리고는 빠르게 팔을 휘젓자, 작은 괴물은 헌터의 힘을 이기지 못하고 몸통이 산 채로 갈가리 찢어져 날아갔다.

글래디아

방금이요.

스카디

안 돼. 저 시체가 여기에 있는 한……시테러는 멈추지 않아. 저게 시테러를 부르고 있어. 저건 좌표나 다름없다고!

스펙터

저 시체를 부숴 버려야 해요…… 묻는 거로는 부족해요……

글래디아

제가 하죠.

스펙터

그렇게 큰 구멍이 뚫린 몸으로요?

글래디아

여러분은……

그때 헌터들 눈앞에 그림자 하나가 나타났다. 그녀의 얼굴은 본 스카디는 자기도 모르게 소릴 질렀다.

켈시

헌터들, 어서 가!

스카디

어떻게 당신이?!

켈시

나중에 다시 얘기해! Mon3tr, 가라!

Mon3tr가 교회 꼭대기를 향해 돌진하자, 시테러들은 그 날카로운 칼날에 갈기갈기 잘려져 사방으로 튕겨 나갔다. Mon3tr는 이윽고, 입에서 검은색의 구체를 응축하더니 교회 아래쪽을 향해 내뱉었다.

도시 전체가 흔들렸고, 교회는 무너져 내렸다.

이렇게 주교와 그의 비밀은 영원히 사라져버렸다. 그리고 이에 대해 궁금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