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9광신도
흥분한 주교는 괴물로 변신했고, 헌터들은 오랜만에 사냥의 감각을 되찾게 된다.
스카디, 움직일 수 있겠어요?
잘 모르겠어. 그런 느낌을 억제하기가…… 어려워. 그것들을 생각하지 않는 게 너무 어려워.
손가락을 움직일 수 없어. 움직이면 손톱이 다 떨어져 나갈 것 같아.
신경세포가 신진대사를 급속도로 진행해서 그래요. 기억하세요, 당신은 헌터예요. 저것들은 당신을 건들 수 없습니다.
그렇게 생각한다고 도움이 될까?
당신이 시본으로 변하고 싶지 않다면, 그렇게 되지 않을 거예요.
알겠어.
나…… 무기를 들 수 있을 것 같아.
무기가 없는 잡종, 중상을 입은 잡종, 감염된 잡종, 당신들이 뭘 할 수 있겠습니까?
그 표정은 뭡니까? 자신이 고귀하다고 느끼기라도 한 건가요?
나?
잠깐, 이상해…… 당신이 잘못 알고 있어.
그 시본이 날 좀 괴롭혔다고 너도 그럴 수 있을 거라고 착각하지 마. 넌 베어 죽이면 그만이야.
……
설마 가방 안에 든 것이 정말로 색소폰이라고 생각한 건 아니겠죠?
인어 아가씨, 언제까지 자고 있을 셈이죠? 눈을 뜨세요. 지난 일은 당신을 가둘 수 없습니다.
……그녀는 단지 실험품에 불과합니다!
어이 상어, 진작부터 깨어 있었지?
주교가 고개를 돌렸다.
스펙터는 유리 벽을 어루만지며 의아해하면서도…… 부드러운 눈빛으로 주교를 바라봤다.
뭐지…… 이렇게 농도 짙은 오리지늄 액체에서도……
주교는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섰다가, 어비설 헌터스 두 명이 아직 뒤에 있단 걸 떠올리고는, 자신도 모르게 제자리에 굳어 버렸다.
스펙터가 입을 놀리며 뭐라 말하고 있었다.
뭔가 거친 말을 하는 것 같았다.
여전한 모습을 보니 좋네요, 상어.
윽. 스펙터가 이런 성격이었단 걸 까맣게 잊고 있었어.
스카디가 가방을 걷어차자 그 안에 들어 있던 검이 드러났다. 그랬다. 가방 안에는 그녀의 거대한 검…… 그리고 긴 손잡이의 원형 톱 하나가 들어 있었다.
아, 손이 아직도 저리네.
로도스 아일랜드에서 지낸 시간이 몇 년인데, 이 정도 준비는 진작에 해두었지. 자, 받아.
스카디는 몸을 살짝 옆으로 젖히더니 수조를 향해 힘껏 원형 톱을 던졌다.
주교는 황급히 몸을 피했지만, 회전하는 톱날이 일으킨 강풍은 그의 로브를 찢어버렸다.
이 잔인한 무기가 수조와 사람을 한꺼번에 부숴버리려는 순간, 창백한 손이 갑자기 유리 벽을 뚫고 나왔다. 물줄기가 수조로부터 뿜어 나왔고, 유리 조각이 공중으로 흩날렸지만, 그 손은 아랑곳하지 않고 유리 파편 속에서 커다란 톱을 단번에 집어 들었다.
그녀가 손잡이를 움켜쥔 순간, 손바닥 사이에 있던 유리 조각들은 모두 반짝이는 가루가 되어, 그녀의 손가락 사이로 흘러내렸다.
물론, 스펙터의 손에는 조금의 상처도 나지 않았다.
헌터가 깨어났다. 스펙터가 깨어났다.
더 이상 부끄럽게 하지 말아주실 수 있을까요?
스펙터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너무 오랫동안 얌전한 수녀로 지냈더니, 두 분을 어떻게 대하면 좋을지 모르겠네요.
나오세요. 장난 그만 치고.
시간이 너무 오래 지나서, 지금의 네가 익숙한지, 아니면 괴상하고 자폐적인 네가 익숙한지, 나도 잘 모르겠어.
주교가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수조 속의 포식자는 힘껏 뛰어올라, 자신을 가뒀던 나약한 울타리를 빠져나왔다.
그리고는 단숨에 톱날로 이 모든 일의 원흉을 베어버렸다.
그러자 울부짖는 소리가 동굴 안에 울려 퍼졌다.
우와, 엄청 딱딱하네요.
상어, 돌아오세요! 그는 이미 시본으로 변했어요!
악취가 코를 찌르는 순간, 스카디는 기괴한 현상의 근원이 누구인지 깨달았다.
제2대대장, 스펙터…… 먼저 여길 떠나자!
세 사람 모두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아차렸다.
이…… 죄스러운 것들…… 파멸을……
주교의 몸은 급속도로 팽창했다.
그가 움츠렸던 몸을 펴면서 촉수를 허우적거리자, 동굴의 암벽이 부서지기 시작했다.
네놈들…… 으윽……
자신의 운명을…… 너무…… 과대평가……
주교의 머리가 두 눈 사이에서 튀어나왔다.
눈꺼풀은 커다란 두 눈에서 사라졌고, 헌터들이 물러나는 모습이 눈에 비쳤다.
수많은 촉수가 앙상했던 그의 몸을 뚫고 나와, 본래는 거들떠보지도 않던 벌레들을 향해 내던져졌다.
바닷물이 동굴에 밀려들자 주교의 팽창하는 몸집과 함께 수위가 거침없이 올라갔다.
주교는 꿈틀거리며 모든 기기를 부수어버렸다. 그의 몸집은 시본에 가까웠지만, 인간의 분노를 내뿜고 있었다.
(시끄럽고 분주하게 휘젓는 소리)
어쩌다 이렇게 커진 거죠? 어떻게 이렇게 많은 고기를 이 몸 안에 쑤셔 넣은 걸까요?
하, 보셨어요? 머리도 가를 수 있어요. 오른쪽 머리는 제게 남겨주세요.
(신경이 서로 겹치고 눌리면서 나는 소리)
……너흰 왜 이렇게 다급하게 구는 거야?
(말하는 듯한 소리)
동작이 느리면 사냥감이 도망가거나 다른 헌터의 손에 죽을 수 있으니까요.
당신……
(급격히 골격을 흔드는 소리)……이……
(액포가 터지는 소리)……죄스러운 것들……
저 사람 봐요. 몹시 열받아서 말 한마디도 제대로 못 하네요.
이젠 사람이라 볼 수 없죠. 이런 사냥감은, 헌터에게 사냥당했을 때만 가치가 있는 거죠. 자! 위로 올라가죠!
사람이 변한 거대한 괴물은, 왜소한 세 명의 여성을 쫓고 있었다.
몸집은 여전히 커지고 있었다. 그것은 모든 것을 파괴해버리고, 자신의 인지에 반하는 모든 것을 갈기갈기 찢어버려야겠다는 생각을 주체할 수 없었다.
그들은 통로의 가장 높은 곳을 향해 함께 돌진했다.
그러는 동안, 물줄기는 빠른 속도로 팽창하는 몸집과 함께 통로로 솟구쳐 올라, 꼭대기에 있는 교회까지 차올랐다.
파도가 휘몰아쳐, 헌터들의 손과 발에 날카로운 물보라가 스쳤다.
그녀들의 손가락이 바닷물에 닿았다.
그녀들은 고향으로 돌아갔다.
……
으윽……
뭐…… 지?
땅이 흔들리고 있어요…… 바닷가의 산이? 뭔가 떨어진 걸까요? 이 창문으로 보여요. 저건…… 교회?
꺄약…… 집도 계속 흔들리고 있어요. 내 상자, 식량…… 페트라 할머니!
콜록, 콜록콜록……
여러분, 저를 따라 밖으로 나가 주세요! 실내에 있으면 위험합니다……
……
……
하아, 이래봤자 입만 아프네!
자……
어, 재판관님이…… 페트라 할머니를 번쩍 들어 올렸어?!
너도 멍하니 있지 마. 너 다 알아들었지? 이 집이 얼마나 낡았는지 몰라서 그래? 이러다 금방 무너져.
교회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든, 저 사람들 모두 그쪽으로 갔어. 잘못하면 또…… 에잇! 이따가 무슨 일이 일어날지 난 장담 못 해!
벽먼지, 벽돌, 돌기둥, 그리고 벽난로 아저씨! 내 손 잡아요! 벽먼지, 너는 다른 사람들 잡아줘……
재판관님을 따라서…… 우리 먼저 나가자!
휴우……
가까스로 모두 여기 모였네요.
산…… 교회가.
먹을 거……
먹을 거.
선교사님……
아직도 저 가면을 쓴 이교도를 걱정하다니?!
누구 때문에 이렇게 됐는지 전혀 모르는군요…… 윽…… 하아, 됐어요! 다, 당신, 앞으로 가면 안 돼요! 돌아와요!
으…… 윽……
페트라 할머니…… 눈을 뜨신 거예요? 저 여기 있어요, 할머니……
잠깐, 위험해!
도, 돌이! 지붕에서 떨어졌는데……
어, 재판관님이 막아주신 거예요?
당신……
죽어 가는 노인의 손이 재판관의 소매를 꼭 붙잡았다.
페트라 할머니께서 보고 계세요, 재판관님. 할머니께서 감사해하고 계세요.
……그대로 붙잡게 놔둬.
재판관님, 피가 나요.
쳇…… 아까 부딪쳐서 그래. 좀 아프네.
너도 내가 시테러를 잡는 걸 도와줬었잖아. 이걸로 갚은 셈 치자.
대체 내가 왜 여기 있는 거야…… 당신들은 분명히 두려움도 모르는데. 생명이 위협받고 있는데 도망칠 줄도 모르고, 이걸 살아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까?
……
그 노래가…… 내 머릿속에 있어.
재판관님, 가수님께선 여기에 안 계시는데, 문제없을까요?
문제가 있지…… 하아, 네가 말하는 문제는 그런 문제가 아니란 거, 나도 잘 알거든?
……그녀가 그렇다면, 그녀에게 문제가 있다고 해도, 그 질문의 대답 역시 그리 나쁘지 않을 거야.
결과를 원한다면, 기다려. 그녀가…… 좋은 답을 해줄지도 몰라.
교회로 돌진한다!
저 녀석이 아직 멈추지 않았어요!
위로 뻗은 촉수는 떨어지는 암석을 하나하나씩 산산이 조각냈고, 사방으로 튄 돌멩이에 암벽은 금이 가기 시작했다.
스펙터의 원형 톱이 쓱싹쓱싹 소리를 냈다. 촉수가 다가오는 순간, '수녀'의 입꼬리가 씰룩이기 시작했다.
이런 사냥감을 상대하는 게 얼마 만인지? 군침이 다 도네요, 후후.
스펙터가 양손을 휘둘러 손잡이로 암벽을 내리치자, 단단한 화강암에 커다란 구멍이 뚫렸다.
반동을 이용해 스펙터는 가볍게 공중제비를 돌았고, 그와 동시에 원형 톱은 그녀의 몸 아래에 짙은 회색의 궤적을 그리며 촉수를 스쳐 지나갔다.
그러자 귀를 찌르는 듯한 절단 음과 함께 촉수가 잘려 나갔다.
머리카락이 곤두선 '수녀'는 본래 계단이었던 것을 힘껏 밀치고 계속 교회를 향해 달려갔다.
그 와중에 스펙터는 촉수의 단면을 바라보았다. 몇 개의 작은 새싹 같은 것이 투명에 가까운 흰색 속에서 머리를 내밀었다.
들어봐요. 녀석의 체내 세포가 아우성을 치고 있어요. 우릴 많이 닮았네요.
녀석도 감정이 있을 거야, 원래는 에기르인이었니까…… 아니다. 이젠 아니야. 전에도 에기르인이었다 할 수는 없지.
괴물의 촉수 끝에 자라난 새싹이 갑자기 피어나더니, 셋을 향해 몇 갈래의 날카로운 물 화살을 쏘았다.
스카디는 칼자루를 돌려 마치 방패처럼 대검으로 몸을 막았다.
세 갈래의 물 화살이 대검을 들이받자 스카디는 수 미터 밖으로 밀려 나갔고, 사방으로 튄 물보라는 암벽을 뚫고 들어가…… 금세 증발해버렸다.
녀석의 물줄기 속도는 내가 작업대에서 쓰는 워터 제트보다도 빨라.
저 녀석이 우릴 보고 있네요.
어떻게든 해야지. 설마 녀석이 계속 자라는 건가?
커다란 '주교'의 두 눈이 갑자기 이상한 빛을 발했다.
에너지?!
그 순간 글래디아의 긴 창이 '주교'의 시각 기관을 쏜살같이 스쳐 지나갔다.
그러자 단단한 '막'이 괴물의 두 눈을 잽싸게 감쌌고, 창의 뾰족한 끝은 그 막에 긴 상처를 새겼다.
괴물은 불만스러운 듯 울부짖었고, 글래디아는 폭발음과 같은 소리와 함께 튕겨 올라갔다.
건물 바닥과는 얼마 남지 않았다. 이들의 격투로 교회 바닥은 진즉에 산산조각이 났고, 그녀들이 교회 천장에 부딪히기까지 남은 시간은 불과 몇 초뿐이었다.
하지만 글래디아는 오히려 속도를 늦췄다.
소드피쉬?
이제 됐어요. 녀석의 체형과 무게로 봤을 때 여기까지가 한계인 것 같아요.
준비하죠.
괴물의 몸집이 기괴한 소리를 내고, 산이 무너지는 소리까지 뒤섞이면서 교회를 뒤흔들었다.
하지만 괴물의 포식은 갑자기 멈췄다.
이럴 수가……?
그것은 자신이 있었다.
그것의 힘은 본래 바다에서 온 것. 그것들의 공격은 막을 수 없다. 그것들이 의식을 드러내기만 하면 답은 쉽게 얻을 수 있었다.
그것의 촉수는 거의 수녀의 발목을 붙잡아 그녀를 떨어뜨려 갈기갈기 찢어버리기 일보 직전이었다……
하지만 붙잡지 못했다.
그것의 촉수는 더 이상 뻗어나갈 수 없었다. 손가락 한 마디의 차이가 마치 거대한 해구가 자신과 사냥감 사이를 갈라놓은 것만 같았다.
톱날은 날카롭게 회전했고, 수녀는 급류 속의 해초처럼 재빨리 몸을 비틀며 무기를 아래로 기울이며 반격의 준비를 했다. 주교는 초조해하며 생각했다.
그녀에게…… 그들에게 단 한 순간의 기회도 줘서는 안 된다! 하지만 만약, 체온이 허락한다면……
진화를 해야 한다. 또 한 번 진화를 해야 한다! 내부가 더 팽창해지면 몸을 벗어날 수 있을 텐데!
몸에 자란 돌기에 피를 채워 가시처럼 사방으로 발사할 수 있을 텐데…… 촉수 끝에 대량의 전하를 방출해서 단단한 무기로 변형시킬 수 있을 텐데!
바다 밑에 뿌리를 내리는 게 아니었는데, 그래, 움직일 수 있어야 했는데! 그래, 움직일 수 있을 것이다! 무너진 벽의 틈새를 타고 천장으로 높이 올라, 저 여자들을 몸속에 감아 뭉개 버리자!
진화! 진화…… 그리고 또 진화!
하지만 그것이 시본을 '떠올렸을' 때, 갑자기 시본이 자신의 목숨을 전혀 개의치 않아 했다는 걸 깨달았다.
종족은 이어지고 미래는 번성한다. 그 이유는 후손이 진화하기 때문에…… 그것의 후손이, 나의 후손이, 후손이.
하지만 자신은 아니었다.
주교의 생각은 이미 녹아버린 머리뼈 속에 굳어버렸다.
진화는 앞으로의 종족 전체의 일이다. 앞으로의 모든 것은 이 개체와 무관하다.
그것은 죽을 것이다.
그것의 유일한 결말은 이곳에서 절망스럽게 죽는 것뿐이다.
과연, 시본은 절망했을까? 아니면, 자신이 그저 에기르인으로부터 진화된 것 때문에 실의에 빠졌던 것일까?
그것은 발버둥 치며 외부의 촉수로는 필사적인 몸부림을 쳤고, 내부의 촉수로는 자기 생각을 향해 뻗어갔다.
하지만 그것은 이해할 기회가 없었다. 무엇 때문에 자신은 동족을 뛰어넘고, 성장하고, 또 파멸에 이르렀는지. 그것은 알 길이 없었다.
지금은 이 정도밖에 성장할 수 없었다. 시테러들이 그것의 부름에 다가오고 있지만, 이미 너무 늦었다…… 그것은 그 풍부한 영양에 닿을 수 없었다.
시본, 그들은 신이 아니다……
그들은 또 다른 생물이다. 자신도 마찬가지였다. 여기까지가 끝이다. 자신의 시체는 바다의 풍부한 영양이 될 것이다.
이를 깨달은 주교는 공포에 질려 소리를 질렀지만, 폐는 이미 자신에 의해 여과 기관으로 바뀌어 있었다. 부풀어진 포낭이 힘없이 고동칠 뿐이었다.
탁하고 짙은 공기가 입에서 뿜어 나왔다. 그것은 과도하게 부풀려진 몸집을 필사적으로 말아 올렸고, 분출된 공기는 여러 겹의 단단한 이빨을 스치면서 날카로운 소리가 울려 교회 전체를 흔들었다.
하지만 그것은 도망칠 수 없었다.
왜냐하면, 그것은 사냥감이니까.
……헌터는 이미 사냥감을 노리고 있었다.
지금이에요!
당신이 내게 한 짓을 생각하면, 이 정도로는…… 전혀 성에 안 찬다고요!
도망치지 못하게 하세요.
하아…… 진짜, 이렇게 큰 소동을 벌이다니.
다른 헌터들의 원수는 어쩔 수 없지만……
이 검은, 이 검은 네가 죽인 내 가족, 내 친구들을 위한 것이다. 그게 바다였던, 육지였던.
죽어라, 어리석은 녀석.
셋은 바닷속에 핀 꽃처럼 손에 쥔 무기와 함께 급속도로 하강했다.
주교는 아래로 물러났다. 녀석은 자신의 동굴로 돌아가려고 했다. 사냥감은 줄곧 동굴을 가장 안전한 곳으로 여겨왔다. 이런 반응은 이미 만 년 전부터 그들의 몸에 새겨져 있었다.
거대한 괴물이 물러나면서, 통로는 촉수의 발버둥으로 붕괴하기 시작했다. 암벽은 산산이 조각나 돌멩이들이 과자 부스러기처럼 떨어졌다.
주교는 도망쳤다. 그 속도는 현존하는 생물 구조로 도달할 수 없는 한계를 뛰어넘었다. 녀석의 몸은 모든 포식자와 생존자가 꿈꾸는 특성을 갖추었다.
동굴로 되돌아가 길을 막기만 하면, 적들은 찾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모두 잠든 사이, 적들을 삼켜버리면 된다.
동굴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말이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
헌터가 하강하는 모습은 마치……
……유성 같았다.
심해에 있는 사람은 이런 기이한 광경을 보기 힘들다.
욕망과 음모에 빠져 한 번도 고개를 든 적 없는 주교라면 더더욱 이런 광경을 알 턱이 없다.
그러나 그들은 달랐다.
어비설 헌터스가 필사적으로 위로 헤엄쳐 음울한 희생에서 벗어나려 했을 때, 그들이 해면으로 떠올라 별하늘을 조용히 감상하고 있을 때…… 헌터들은 모두 마음속에 이 단명한 별들의 운명을 새겨 두었다.
그렇다 해도, 어둠을 가를 수 있다.
이제, 죽어라.
세 갈래의 유성이 어두운 통로를 밝게 비추었다.
주교는 두려움에 떨었다. 그는 폐도 없고 성대도 없다. 이 울림은 그의 새로운 몸이 비명을 대체하는 방식일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