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장진주

IW-3빛과 그림자

사이드 스토리작전 후2022-07-29

두 소저와 정 사장 부녀는 갈등이 폭발했고, 신 사공은 리와 함께 산을 찾아다닌다. 태합은 양현을 떠보려고 찾아왔고, 영 소저와 수수께끼의 지게꾼도 이 일에 뛰어들게 된다.

등장 오퍼레이터: , 크루스, 우요우, 크루스 더 킨 글린트


정오, 맑음. 전날의 비바람은 그저 아무렇지도 않은 농담인 것 같다.

상촉 삼산십칠봉, 두 번째로 높은 산은 거기산이다. 거기산에는 봉우리가 두 개뿐인데, 그중 두 번째로 높은 봉우리가 바로 니니봉이다.

니니봉에는 2,222개의 계단이 있다. 원래는 이만큼이 아니었는데 재미를 위해 나중에 계단을 더 만들었다.

계단은 하늘을 향해 구름을 뚫고 높이 뻗어 있다. 높이 올라갈수록 여행객이 적으며, 인적이 드물어 청산만 남아있다.

드문드문 보이는 그림자는 전부 지게꾼이다.

찻집에서 쉬는 사람

천악산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정말 높은 봉우리네.

찻집에서 쉬는 사람

도로를 만들 수도 없는 산 중턱에 어떻게 찻집과 정자를 지었을까?

찻집 관광객

뭐, 어떻게 하긴, 다 사람이 지은 거겠지.

찻집 관광객

올라올 때 하산하는 지게꾼을 봤잖아. 매일 이렇게 오가며 작게는 음식이나 차부터, 크게는 돌이나 기와까지 다 짊어지고 왔겠지.

찻집 관광객

한 번 오가려면 몇 시간이나 올라야 한다던데. 정말 고생이지. 요즘에도 외진 산은 지게꾼이 꼭 필요하대……

찻집에서 쉬는 사람

케이블카나 기중기 같은 건 못 만드나?

찻집 관광객

그것도 우선 시공할 땅이 있어야지.

찻집에서 쉬는 사람

하긴, 어떻게 만들었는지 나도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대단한 건 틀림없어.

찻집에서 쉬는 사람

저 지게꾼들은 돈을 많이 벌겠지?

찻집 관광객

예전에는 얼마 못 벌었는데, 며칠 전에 기사 보니까 상촉 지부에서 품팔이로 살아가는 사람을 아주 중시한대. 심지어 찻집의 차도 정부에서 공짜로 제공한다던데…… 어라?

지게꾼

……미안하지만, 좀 비켜주겠나.

지게꾼

정오차 한 잔.

찻집 점원

알았어, 상 씨.

찻집 점원

요즘 어떤가? 며칠째 안 보이던데……

지게꾼

별거 없네.

찻집 점원

뭐 하러 갔어?

지게꾼

아들 보러 말이야.

찻집 점원

아…… 벌써 그럴 시기인가…… 바빠서 잊고 있었네.

찻집 점원

상 씨가 미리 말했으면 우리도 같이 갔을 텐데.

지게꾼

……아니야.

지게꾼

아들놈은 조용한 걸 더 좋아하잖아.

찻집 점원

하아, 벌써 세월이 이렇게나 지났는가…… 상 씨랑 친하다고 생각해서 하는 말이니까, 마음에는 담아두지 말게.

찻집 점원

사람은 앞을 보고 살아야지.

지게꾼

……지금 정청월 편을 드는 건가?

찻집 점원

당연하지, 이 가게는 정 사장이 투자한 건데.

지게꾼

돈을 받았으니 편은 들어야지. 딱히 원망하는 건 아니야.

찻집 점원

반은 진심이기도 하고.

지게꾼

……그럼 나도 반만 원망하지.

찻집 점원

뭐 벌써 이렇게 오래 지났으니, 있는 말 없는 말 나는 다 했다고 생각해.

찻집 점원

차나 마시면서 곰곰이 생각해 보게.

지게꾼

……

찻집에서 쉬는 사람

……우리 아까 올라오는 길에 저 사람 하산하는 거 보지 않았나?

찻집 관광객

그, 그러게? 시간이 얼마나 됐다고 벌써 올라온 거지?

찻집 관광객

가다가 중도에서 동료를 만나 물건을 넘겨받았겠지…… 아니면 겨우 1시간 만에 산 중턱에서 여기까지 왕복했다고?


크루스

……연락이 안 돼.

크루스

통신 반응이 없는 걸 보면 니엔과 시가 상촉에 없다는 건데…… 작전 수칙대로 움직이지 않았을지도 몰라.

우요우

……은인님.

크루스

응,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아.

우요우

제가 기억력이 좋은 편은 아닙니다만, 제가 잘못 본 게 아니라면……

우요우

리 형님이 양대인께 준 상자에는 그 니엔 씨가 손에 들고 있던 것과 똑같은 문양이 있었습니다.

크루스

역시 두 사람이 갑자기 이탈한 것과 관련이 있나 보네.

우요우

은인님, 이제 어떡하죠?

크루스

음…… 사실 이런 상황을 예상하지 못한 건 아니야.

크루스

라바한테 말했어~ 사무소에 도착하면, 즉시 상촉 근처의 오퍼레이터한테 연락해서 우릴 데리러 오라고~

우요우

와아, 은인님은 다 준비해 놓으셨군요?

크루스

니엔이 계속 이상해 보이길래 좋은 일은 아니겠구나 싶었지~

우요우

그렇다면 우린 일단 여기 계속 머물러야 한다는 말이네요?

크루스

이렇게 우연히 미스터 리를 만났으니 당연히 도와야지. 계약서에도 그렇게 쓰여 있어~

우요우

그렇군요. 은인님의 공정한 일 처리와 신중함은 정말 존경스럽네요.

크루스

……미스터 리는 똑똑한 사람이야. 객잔에서 만난 후, 지금까지 로도스 아일랜드에 협조를 구하지 않은 걸 보면, 우리한테 이 일에 개입할 필요가 없다고 암시하는 걸지도 모르지.

크루스

하지만 진짜 니엔과 연관되어 있다면…… 거기다 태합과 좌락이 한 말까지 더하면……

크루스

아무튼 때가 되면 우선 약속한 장소에 가 보자. 니엔이 아마 약속을 지키지 않겠지만, 시는 그런 사람이 아니거든. 만날 수 있을지도 몰라~

우요우

맞아요, 시 아가씨는 단서를 좀 남겨둘 거예요.

크루스

하아~

크루스

어쨌든, 왠지 정말로……

우요우

……정말로 공교롭죠?

크루스

우요우, 네가 그 객잔을 선택한 게 설마 무슨 꿍꿍이가 있는 건 아니지?

우요우

아유, 은인님, 농담도 잘하셔라. 제게 아무리 꿍꿍이가 있다고 쳐도, 글룸핀서가 제 차를 뒤집게 하고 또 공교롭게 은인님을 만나게 할 능력은 없다고요.

크루스

그럼 대체 누가 이번 일을 이렇게 공교롭게 만든 거지?

크루스

음……

우요우

……은인님, 방금 농담하신 거죠? 그렇죠? 정말 절 의심하신 건 아니죠? 저기, 은인님?!


두 소저

아빠.

정 사장

……뭐냐.

두 소저

이번 일은 다 나한테 맡겨야 하는 거 아니야?

정 사장

누군가는 뒤처리를 해야 하잖느냐.

두 소저

……!

두 소저

아빠가 할 수 있는 건 나도 할 수 있어……

정 사장

아니.

정 사장

네가 할 수 있다고 해도 하면 안 돼. 네가 표두가 아닌 두요야인 이상 절대 안 된다.

두 소저

왜?!

정 사장

내가 왜 그때 객잔에서 손을 대지 않고, 오히려 널 저지했는지 정녕 모르겠냐?

두 소저

그 실력이 대단한 카우투스랑 우요우라는 사람이……

정 사장

아무래도 넌 아직인 것 같구나.

두 소저

……뭐가?

정 사장

사람을 알아보는 안목 말이야.

두 소저

아빠!

두 소저

아빠는 대체 나한테 자리를 물려주려는 거야, 아니면 내가 평생 세상 물정 모르는 아가씨로 살길 바라는 거야?

정 사장

……표사는 적을 만들기 쉽다. 너는 아직 몰라.

두 소저

그러니까 나는 철딱서니 없는 부잣집 아가씨처럼 살라는 소리네?

두 소저

정 표두는 이제 성실하게 장사하는 늙은이고, 나는 그저 세상 물정 모르는 후계자라는 걸 모두가 믿게 만들어야 한다는 거지?

두 소저

하지만 그건 결국 내가 아니잖아.

정 사장

……아가야.

두 소저

요즘 표국 젊은이들이 아빠한테 얼마나 불만이 많은지 알아?

정 사장

걔들은 아무것도 몰라.

두 소저

……그럼 아빠는 뭘 아는데?

정 사장

……

두 소저

명색뿐인 사장이 되고 싶을 뿐이지, 표국의 현 상황에 대해 얼마나 많은 젊은이들이 불만을 갖고 있는지 알기나 해?

정 사장

……그럼 양심에 손을 얹고 말해봐. 그 못난 놈들과 따로 독립하는 게 네가 진정으로 원하는 거냐?

정 사장

지금의 너는 또 네 자신이 맞는 거고?

두 소저

난 그저 아빠가 나한테 시켰다는 것만 알고 있을 뿐이야. 일이 잘 끝나면 모두가 나를 따를 거고, 큰일도 이룰 수 있게 되겠지.

정 사장

네가 이 일을 잘하지 못할까 봐 걱정이다.

정 사장

일부러 하지 않으려고 할까 봐 더 걱정이지.

두 소저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모르겠어.

두 소저

혹시 생각이 바뀌었으면 빨리 나한테 말해줘. 안 바뀌었다면……

두 소저

그럼 아빠도 내 일에 신경 쓰지 마.


길거리 청년

……아가씨, 어땠어요? 사장님이 뭐라고 하세요?

두 소저

쳇, 뭐라고 했겠냐?

두 소저

정 영감은 속았어. 그들이 진작에 바꿔치기했다고.

길거리 청년

우리가 일부러 일을 망치지 않아도, 사장님이 제풀에 지치는걸요……

두 소저

……꼭 그렇지는 않아.

두 소저

우리 생각을 눈치챈 것 같아.

길거리 청년

네, 네?

길거리 청년

눈치챘다고요? 그럼 어떡해요? 사부님이 우리를 외출 금지 시키시면, 아무것도 할 수가 없잖아요?

두 소저

……빨리 해결하는 건 아주 힘들겠지만, 빨리 문제를 만드는 건 어렵지 않지.


전에 상촉을 구경하고 감탄했지만, 상촉 사람들은 정말 대단한 것 같습니다.

신란구에서 유운구까지 대체 얼마나 많은 기이한 봉우리나 험한 산길을 위회해야 할까? 도시는 산마다 흩어져 있고, 밥 짓는 연기는 산 곳곳에서 피어오르니, 정말 기막힌 절경이 아닐 수 없습니다.

뱃사공

……물건을 빼앗긴 거에 대해서는 뭔가 알아낸 게 있습니까?

저도 바보는 아닙니다.

다만 전 양현을 믿을 뿐이죠. 그래서 신 사공님도 믿는 거고요.

뱃사공

오호, 세상 물정을 훤히 꿰뚫고 있군요.

양현이 그렇게 얘기하던가요?

뱃사공

그냥 제 생각입니다. 왜 양대인을 떠올리셨는지?

양현이 전에 그랬거든요. 저는 거드름만 잔뜩 피우면서 뭐 하나 제대로 맞추는 게 없지만, 유독 누구나 헤아릴 수 없다는 사람 마음만은 매번 정확히 맞춘다고요.

뱃사공

그러니까 세상 물정을 훤히 꿰뚫고 있다고 한 겁니다.

……그게 다 경험일 뿐입니다.

뱃사공

계속 가시지요. 이 혼담봉은 그리 크지 않지만, 여태 오면서 정자는 보이질 않는군요.

뱃사공

취강봉은 여기서 멀지 않습니다. 그런데 왜 그 산을 선택한 겁니까? 사람을 찾으려면 사람이 많은 곳으로 가야 하지 않나요?

취강봉을 예전에 뭐라고 불렀죠?

뱃사공

촬강봉이요. 이름이 어려워서 관광지로 개발된 뒤에 바뀌었죠.

그럼 맞네요.

제가 이상한 꿈을 꿨는데, 꿈에서 제가 그 산봉우리에서 사람을 찾고 있었어요.

뱃사공

……그렇게 신기한 일이 있습니까? 전에 상촉에 왔을 때 이름을 들어본 건 아니고요?

그럴지도 모릅니다…… 아니면……

……신선이 길을 안내하는 걸지도 모르죠.

뱃사공

……당신은 술법을 다룰 줄 알죠?

뱃사공

요즘은 오리지늄 아츠라고 하던가? 뭔가 고상한 이름이군요. 아주 옛날로 따지면 신선이나 도깨비와 다름없죠.

그건 아닙니다, 신 사공님. 사람이 술법을 다룬다는 건, 곧 인간이 하늘을 이기는 길입니다.


리?

인간이 하늘을 이기는 길?

리?

마음에 드는 말이군.


……!

뱃사공

그래요, 오리지늄 아츠라. 요즘 이런 오리지늄 연구는 도저히 뭐가 뭔지 모르겠다니까…… 응? 왜 멍하니 서서 그러십니까?

방금…… 제가 무슨 말을 했나요……

뱃사공

인간이 하늘을 이긴다?

……아니요……

……아, 아무것도 아닙니다. 백일몽을 꿨다고 생각하세요.


양현

……취강봉, 촬강봉.

양현

몇 번이나 찾아봤지만, 아무런 단서가 없었습니다.

태합

……당연하다.

양현

그래서 사세대에서 결심한 거군요.

태합

맞다.

양현

하지만…… 상촉에 있는 그 여인이 정말 역사적으로 심각한 문제를 일으켰습니까?

태합

……

양현

그럼 예전에 왜 염국을 위해 힘을 썼고, 군에 들어가 국경을 수십 년이나 지킨 겁니까?

태합

오랜 세월은 상식으로 생각할 수 없는 일이지.

태합

하지만 눈앞의 일이 뜻대로 되지 않는 것 같군, 양 선생.

양현

……그 여인이 그림자라면, 용문에서 가져온 술잔은 불빛이겠군요.

양현

하…… 빛이 먼저냐 그림자가 먼저냐, 정말 무의미한 난제입니다.

태합

어려움은 늘 푸는 자에게 있지.

양현

사세대가 직접 저를 찾아와 정중하게 설명했으니 저도 중요성은 알고 있습니다.

태합

술잔이 상촉에 도착하면 도난당한 척 좌공자에게 넘기겠다고 좌장군께 약속했다면서.

양현

……일부의 눈을 속이기 위해서.

태합

그렇지.

양현

하지만 외부인인 리에게 제가 자초지종을 말할 수는 없잖습니까.

태합

그렇다면 귀하는 용문인을 선택하지 말았어야지.

양현

신분 때문에 경솔하게 움직일 수 없었습니다. 이른 봄에의 상촉 백성에게 영향이 미치면 그건 본전도 못 찾는 셈이 되니까요.

양현

제가 상촉의 관리를 맡고 있으니,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저에겐 다 큰일입니다.

태합

하지만 용문인은 귀하의 친구 아닌가?

양현

제 친구이긴 하지만 외부인인 것도 확실하죠.

태합

……보는 눈이 많으니 딱히 귀하를 책망할 뜻은 없다.

태합

술잔은 지금?

양현

……

양현

친구에게 일을 부탁했으니, 당연히 술잔도 친구에게 있습니다.

태합

양 선생은 그 용문인의 손을 빌려 링이 있는 곳을 찾으려고?

양현

그렇습니다.

태합

음……

태합

소문에 술잔이 주위 물건에 영혼을 불어넣는다던데, 정말 괜찮을까?

양현

……태합 선생, 저도 궁금한 게 있습니다.

태합

말해.

양현

우리 관리의 신분은 내려놓고 평등한 입장에서 얘기합시다.

양현

이번에 사세대가 예부를 거치지 않고 과격하게 움직인 걸 보니 월권행위의 혐의가 큽니다. 나중에 예부에서 알아차리면, 격한 논쟁을 피할 수 없을 겁니다.

양현

태합 선생은 숙정원 부감찰어사이신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태합

장군에게는 은혜가 있다. 나는 단지 그에 보답할 뿐.

양현

……그렇다면 개인적인 감정이군요.

태합

맞아, 사심이다.

양현

숙정원 감찰어사라면, 모든 관리를 살피고 조정의 예의를 단속하는 분으로서, 개인적인 감정이라는 단어랑은 거리가 멀어 보이는데요.

태합

……

양현

숙정원에서 이 일에 대해 자세히 알고 난 뒤, 예부는 도리에 맞고 사세대는 크게 어긋났다고 하면, 개인적인 감정은 또 어찌할 겁니까?

태합

충을 위해 의를 버려야지.

양현

음…… 거침없는 대답이군요.

태합

물론이다.

태합

내게 이 말을 가르친 건 바로 장군이니까.

양현

……대장부는 그래야죠.

태합

그런데 양 선생은 걱정할 필요는 없어.

태합

좌장군은 염국 군인이니, 율법을 어길 일이란 절대 없다.

양현

……누가 이렇게 하라고 사세대에 시켰습니까? 예부를 건너뛸 지라도?

양현

하긴…… 평수후 좌현요께서 국경에 신경 쓰지 않고, 그깟 술잔을 위해 이곳에 오실 분은 아니잖습니까?

태합

일의 중요성은 작지도 크지도 않다.

태합

누구인지는 이미 잘 알고 있으니 더 말할 것도 없고.

양현

……스읍……

태합

양 선생, 몸조심하시고.

양현

……올해 상촉의 봄은 예상보다 차갑구나.


뱃사공

……도착했습니다.

뱃사공

취강봉 주변에는 떨어져 사는 몇 가구를 제외하면 이 마을밖에 없습니다.

……여긴 어떤 곳입니까?

뱃사공

상촉 도시가 세워지기 전에, 여긴 국경에 가깝고 산맥과 광물자원이 풍부해 대장장이와 석공이 많았죠.

지금은요?

뱃사공

……세상이 태평해지고 이동도시도 산으로 들어오게 되면서, 관광지로 남아있는 큰 화로 말고 나머지는 다 민박이 되었죠.

신 사공님, 그럼 취강봉 위에는……?

뱃사공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음…… 그저 바둑을 두고 술이나 마시는 곳이 아닐까요?

명승지 같은 곳이라면 굳이 제가 찾으러 올 필요도 없었겠죠. 분명 외지고 아무도 모르는 곳일 텐데……

뱃사공

……상촉에 관해서 저도 잘 알고 있는 편이긴 한데, 취강봉에 아무도 모르는 정자가 있다는 소리는 들어본 적이 없네요.

뱃사공

취강봉의 정상에는 커다란 공터 하나밖에 없습니다. 소문에 한 선인이 그곳에서 물을 잊는 도리를 깨달았다 하여 '망수평'이라고 불립니다.

……그래요?

그렇다면 여기서 사람 찾기는 힘들겠네요…… 차라리 주막부터 시작할까요? 그런데 양현이 어떻게 생긴 사람인지 모른다고 했으니 물어도 소용없을 것 같습니다……

신 사공님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뱃사공

사람을 찾을 때는 예로부터 가장 간단한 방법이 하나 있지요.

뱃사공

바로 그 사람이 스스로 찾아오게 만드는 겁니다.

수동적인 방법이긴 하지만 일리는 있네요.

저한테 방법이 하나 있기는 한데……

……흠.

지게꾼

……뭐야?

지게꾼

무슨 일인가?


양현

……영 소저.

영 소저

양대인은 고상한 취미를 가지셨네요. 이 시간에 독서라니.

양현

책은 많이 읽을수록 좋으니까요.

영 소저

……

양현

영 소저, 할 말 있으면 하십시오.

영 소저

양대인, 최근에 무슨 곤란한 일이 생기지 않으셨나요?

양현

음…… 어떤 일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영 소저

양대인의 용문 친구 말입니다.

양현

……다소 곤란하긴 합니다. 역시 영 소저의 눈을 속일 수 없군요. 하지만 사적인 일일 뿐입니다.

영 소저

무슨 일이죠?

양현

사람을 찾는 일입니다.

영 소저

음…… 어떤 사람을 찾는데요?

양현

저와 리의 옛 친구이자 무도인입니다.

영 소저

……그저 무도인일 뿐인가요?

양현

와이라는 성씨입니다.

영 소저

겨우 그런 사소한 일이에요?

양현

제가 말씀드렸잖습니까, 이건…… 사소한 일이라고요. 그러니 영 소저는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영 소저

양대인, 제게 거짓말하시면 안 됩니다.

양현

제가 영 소저께 거짓말할 게 뭐 있겠습니까?

영 소저

……그래요.

양현

……

눈앞의 여자는 방을 천천히 거닐며 책장을 둘러본다. 뭔가 실망스러운 기분이 들었다.

다행히도 여자는 바로 다시 흥을 돋웠다.

그녀의 기분은 늘 이렇게 변하기 쉽다.

영 소저

……양대인이 읽고 있는 책이 역사책인가요?

양현

……과거 상촉 삼산 지역에서 일어난 재앙에 관한 기록입니다.

영 소저

양대인은 그때의 역사를 매우 좋아하시나 봐요.

양현

직접 경험한 거니까 평생 잊을 수 없죠.

영 소저

제가 기억하기로…… 《삼산담》이었죠?

양현

정확히 기억하시네요. 아무래도 제가 이 책들을 너무 많이 봤나 봅니다.

영 소저

……우연히 눈여겨보았을 뿐입니다.

영 소저

괜찮으시다면 저게 빌려주시겠어요? 이따 백 숙부를 방문할 때 시간이나 때우게요.

양현

얼마든지요.

영 소저

네…… 그런데……

양현

……아, 죄송합니다.

양현

제가 꺼내드리죠. 요즘 잘 보지 않아 높은 곳에 두었습니다.

영 소저

네, 감사합니다.

양현

영 소저, 이따 백도공을 만나러 가십니까?

영 소저

네.

양현

그럼 저 대신 안부를 전해주시죠.

영 소저

……그럴게요.

영 소저

그럼 전 이만 실례하겠습니다.


영 소저

……《삼산담》이라.

영 소저

사실 그때 대인께서 밤새워 일하다 서재에서 잠드셨을 때, 내가 몰래 책들을 보며 시간을 보낸 걸 양대인은 모르시겠지……

영 소저

(이 책은…… 원래 거기에 있던 게 아닌데.)

영 소저

(그럼 원래 없었던 그 상자는…… 뭐가 들어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