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H-7해변의 저지
진짜 배후였던 판초가 크루즈를 점령하고 도시를 빼앗겠다고 선포한다. 해변에서 시장을 암살하려는 무리를 발견한 호시구마 일행은, 재빨리 달려가 시장을 구출해냈다.
뭐지? 프로그램 내부 회선이 왜 연결이 안 되는데?
누가…… 사용 중인가?
10년 전, 연립정부와 싱가스 왕조를 몰아내면 볼리바르에 평화가 찾아올 줄 알았다.
난 '진정한 볼리바르인'을 위해 죽기 살기로 싸웠지.
결국 난 3천 명의 형제들을 죽게 만들었다. 내 형님이 목숨을 내놓지 않았다면 나는 그날 총살당했겠지.
그날 이후 깨달았다.
연립정부, 싱가스 왕조의 귀족들, '진정한 볼리바르인' 중 그 누구도 진심으로 볼리바르를 구하려는 생각이 없었다는 것을. 그들은 그저 싸우고 있었을 뿐이야.
몇 년을 더 싸워도 볼리바르는 구원받지 못할 것이다.
난 전쟁을 피하고자 이 도시로 도망쳐 왔다.
그리고 난 이미 구제불능인 이 나라에 또다시 이런 구제불능의 도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칸델라 산체스는 그들보다도 더 구제불능이다.
그 여자는 구원 없는 이 땅에 모든 볼리바르 도시를 합친 것보다 더 부패한 도시를 세웠다.
그 여자는 혼자서 누릴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까지 끌어들여 함께 누리고 있다.
모두가 그 여자에게 말려들어 그럴듯한 삶을 산다고 착각하고 있다.
애초에 그들은 이 도시의 하수도에 얼마나 심한 악취의 피가 흐르는지, 얼마나 많은 피에 굶주린 짐승이 사육됐는지 전혀 모르고 있다.
칸델라는 이 땅에 사는 사람들의 피와 살을 먹고 있지만 그들의 생사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이 빌어먹을 도시, 이딴 곳에서 도취된 삶을 사는 너희들도 모조리 쓰레기다!!!
그랑프리는 끝이다.
이제 이 도시를 빼앗을 것이다.
아무도 이 나라를 구하지 않는다면, 내가 구한다.
……
그러니까 네 아버지가 이 모든 것의 배후라는 거네.
우리가 뭔가를 눈치챈 걸 깨닫고, 우리의 시선을 너한테로 돌린 거구나.
그래야 우리가 뭔가를 발견하더라도 네 배후의 사람을 위해 시간을 벌 수 있을 테니까.
그래. 내가 이겼다고 하고 싶진 않아. 이건 원래부터 공평한 승부가 아니었으니까.
당신들은 너무 늦게 온 데다가, 칸델라 시장의 임무까지 받기엔 할 일이 너무 많았지.
이건 내 마지막 제안이야. 첸 씨, 린 씨와 함께 항복해.
두 사람이 여기서 멈춘다면 해치지 않겠다고 약속할게.
애초에 여기 일은 당신들이랑 상관없잖아. 굳이 옳고 그름을 따질 수도 없는 이런 일에 관여할 필요도 없고.
그럴 순 없어.
이 배는 이미 우리가 점령했어. 저항하면 두 사람 모두 죽게 될 거야.
오랜 친구가 내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지. “죽도록 두들겨 맞아야 자신의 그 무모하고 유치한 집념이 단순한 충동에 불과한 것을 깨닫는다”라고.
그런데 난 지금도 구별이 안 돼. 어떤 게 지켜야 할 집념이고, 어떤 게 쓸데없는 충동인지 말이야.
하지만 그 친구도 알고 있을 거야. 내가 그런 이유 때문에 행동하지 않는다면 나는 첸 훼이지에가 아니라는 것을.
덤벼, 시간 없으니까.
어, 저 사람 판초 씨 아니야?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거야?
몰라, 무슨 특별 이벤트인가?
어디서 폭발 소리가 들렸는데?!
1라운드가 열렸던 주택가 쪽이야! 저기 봐, 연기가 나고 있어!
야, 야, 아니겠지. 설마 판초 저 늙다리가 정말로?!
칸델라 시장님, 도시와 교외에 알 수 없는 세력들이 나타나 일대가 혼란에 빠졌습니다.
……쯧쯧, 이런 수를 쓰다니, 판초.
칸델라 시장님, 안전한 곳으로 피하십시오.
피해? 무슨 소리야? 여기가 특등석인데. 난 아무 데도 가지 않아.
도시에 나타난 녀석들은 대충 상대해 주면 돼. 어차피 그놈들의 최종 목표는 나일 테니까.
아, 그래도 사람들은 대피시켜야지. 일단 성문을 봉쇄하고 사람들을 거주지로 돌려보내.
그다음 스태프들을 보호하도록.
하지만,
스태프들에게 파티를 준비시키고 그랑프리 중계도 계속하라고 전해.
내 그랑프리를 망치지 않도록 잘 지켜라. 알겠나?
알겠습니다.
잠깐잠깐, 그리고 새로운 드론도 준비해. 선상의 드론은 놈들이 파괴했을 거야. 이렇게 재미있는 장면을 놓쳐서야 되겠나?
엥, 설마? 우린 그냥 휴가 온 건데 이런 일을 겪는다고?
물론 이래야 볼리바르답지만.
투덜거리지 말고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해.
아가씨, 우린 지금 관광객 신분이야. 관여하고 싶어도 못 한다고.
첸 훼이지에가 여기 있어도 그렇게 말할 거야?
당연하지. 그런데 너도 첸의 대답은 알고 있잖아.
그럼 내 대답도 마찬가지야.
알았어, 그럼 반대하진 않을게.
로도스 아일랜드는…… 칫, 마침 시데로카는 음료를 사러 갔는데, 내가 가볼게.
쟤네 둘 다 아직 배 위에 있는데 어떻게 안심하고 갈 수 있겠어!
난 저 둘이 별로 걱정되지 않는데.
게다가 우리는 외부인이라서 크게 와닿지 않는 게 정상이야. 하지만 이런 일이 일어난 이상, 첸과 린 아가씨가 몰랐을 거라곤 생각하지 않아.
지금도 배 위의 상황을 모르는데 배에 올라 걔네를 돕는 것도 비현실적이라고. 그냥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게 나아.
……
……
쳇, 양손에 음료를 들고 있을 때 습격하다니.
(설마 이런 일이 일어날 줄이야.)
(상대는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것 같은데. 해변은 이미 혼란에 빠졌고.)
(지금은 무기도 없어서 싸우기가 어려워. 일단 호시구마 일행과 합류하는 게……)
동시에 공격한다.
좋아.
쳇!
시데로카!
고마워요, 호시구마 씨.
별것도 아닌데 뭐. 그것보다, 이번엔 네가 팀장이잖아. 너도 들었지? 이런 상황에서 로도스 아일랜드는 어떻게 할 셈이지?
전 지금 휴가 중이고 그저 관광객에 불과하니, 좀 도와줘도 별일 없을 거예요.
하하, 그렇게 말할 줄 알았어. 그럼 같이 가자고.
아, 맞다.
레드 씨, 지금 어디예요?
모르겠다. 시데로카, 사람 많다, 피 냄새난다.
알았어요. 그럼 일단 해변가로 와요.
와서 에이야퍄들라 씨와 수수로 씨를 보호해 줘요.
알겠다.
응?
무슨 일이죠?
저 사람들, 도망치는 게 아니라……
저쪽은…… 시장님이 있는 쪽인데요?!
가자, 시데로카. 저들을 막아야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