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1다시 붙은 불꽃
로도스 아일랜드는 오랫동안 계획된 습격을 받게 된다. 리유니온은 '리더' 탈룰라를 납치해, 과거 그녀가 했던 행동에 대한 해명을 요구한다.
9:33 A.M. 날씨 / 안개 짙음
이름 없는 황야, 로도스 아일랜드 내부
클로저 씨, 안녕하세요. 아침 식사는 여기에 놔둘게요.
응! 수고했어!
……상하진 않았지?
윽. 상하진 않았을 거예요. 아마도.
하아, 이놈의 날씨 때문에 벌써 며칠째 이곳에 갇혀 있었는지 모르겠다…… 앞으로의 항행도 얼마나 지연될지…… 어, 이 냄새는……
재앙으로 인한 안개가 짙으니까요…… 만에 하나라도 재앙의 여파를 직격으로 맞기라도 한다면 정말 큰 일입니다.
지난밤의 환경 오리지늄 측정 보고서를 지금 제출할까요?
켈시는? 아직 수술실에 있어?
네, 어젯밤부터 계속 수술 중입니다.
……그렇다면, 아직 서두르지 않아도 돼.
네, 알겠습니다.
제가 도울 일이 더 있을까요?
으음…… 나 대신 이 건강식을 다 먹는 건 어때? 솔직히, 맛이 좀 이상하긴 해.
네에?! 이렇게 많은 걸 다, 다 먹으라고요?
하하하, 당황하긴. 농담이야.
……응?
왜 그러세요?
새, 새 메일이 왔네? 이런 황야에서?
근처에 마을이나 전달자 거점이 있었나?
아니요…… 만약 있었다면, 며칠 전에 이미 연락이 닿았겠죠……
참 이상하네, 어디 보자……
발신자는…… 데이크스트라!! 이 녀석이 어떻게!? 컬럼비아에 있는 게 아니었어?
TO Closure
친애하는 클로저, 오랜만이야.
요즘 어때, 잘 지내고 있어? 저번에 함께 행동한 건 여름이었지?
그때 그레이스로부터 너에게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고 연락이 왔을 때는 조금 놀랐어. 카시미어의 비지니스 네트워크에 도전한다는 게 결코 작은 일은 아니니까.
하지만, 그게 확실히 너다워. 아무튼, 정말 즐거웠어. 저번에 우리 컬럼비아에서 했던 것보다 아주 조금 떨어지지만, 그래도 너무 잘했어!
……
급성 병소 제거 성공.
수액을 유지해.
네!
상처 세척 완료……
잠깐, 환자의 상태를 확인해 봐.
네……!
선생님! 환자의 심박수가 이상합니다…… 체온, 체온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당황하지 마.
내외압을 조절하고 바로 주사를 놓는다.
지혈 준비.
네네!
……
너도 알겠지만, 아무리 많은 은행을 해킹하고 아무리 많은 부자를 처리한다 해도, 설령 도시 반 이상의 드론을 장악한다 해도, 겁쟁이들이 놀라서 비명을 지른다 해도……
효과는 고작 일시적이야. 일시적이란, 결국 헛수고나 다름없지.
참, 클로저. 한 가지 알려주고 싶은 게 있어.
내가 전에 너희한테 얘기했던 그 남자 감염자 기억나?
……자, 여러분. 슬슬 교대할 시간이야.
블레이즈 씨!
이상 있어?
전혀 없습니다…… 그렇긴 하지만, 이렇게 시야가 나빠서야 믿을 건 감시 장비뿐입니다.
망보는 스나이퍼 오퍼레이터들도 이런 날씨엔 아무것도 안 보이겠지요……
하아, 그러게 말이야. 며칠간의 짙은 안개라, 어째 일할 의욕마저 안 생기네……
스톰아이가 보름만 늦게 출발했으면, 이런 짙은 안개는 문제도 아니었을 텐데. 아쉬워라.
그나저나 오늘이 멈춘 지 며칠째지? 무슨 일이 일어날 거였으면 진작에 일어나지 않았을까?
너희들, 얼른 가서 푹 쉬어.
아, 알겠습니다.
그 남자는 원래 건강했어.
괜찮은 교육도 받았고, 버젓한 직업도 있었지. 가정은 꾸렸지만 아이는 없었다.
그런데 어떻게 광석병에 걸렸는지 그 남자도 몰라. 아무튼 어느 날 출근해보니 회사 게시판에 그가 광석병에 걸렸다는 내용이 붙어 있었고, 그를 바라보는 동료들의 눈빛도 모두 변했대.
솔직히 이런 건 조사할 것도 없잖아. 분명 시기, 질투, 음해 이런 것들이겠지.
어쨌든, 그 이후 이 남자의 생활은 완전히 망가졌어. 직장도 잃고 아내도 떠나고…… 뭐 어쩔 수 없잖아. 광석병이 전염된다는 거 다들 잘 아니까.
우연히 그 사람을 만났고, 도와준 것도 단순 변덕이었어. 뭐 자료 따위 바꿔주는 건 우리에겐 일도 아니잖아, 손가락만 까딱하면 한 사람의 운명이 바뀌니까. 아주 신기하지, 안 그래?
그때는 그렇게 생각했어. 그가 당한 일이 공평하지 못하다고 생각했기에 그렇게 한 것뿐이야.
나는 내가 그 사람을 도왔다고 생각했어.
그런데 일은 내 생각과 다르게 흘러가더라고.
그는 결국 과거의 삶을 되찾지 못했어.
그리고 후에 컬럼비아 밖의 황야에서 그를 다시 만났어. 그땐 한 감염자 조직에 가입했더라고. 말로는 우르수스의 동포들이 도움이 필요하길래 그곳에 왔대.
…… 감염자 조직?
음…… 그 사람도 감염자와 관련이 있던 걸까……
클로저, 이 이야기를 통해 내가 너에게 알려주고 싶은 게 뭘까?
바로 눈이야.
그들은 온갖 수를 써서 나를 찾아왔더라고. 심지어 나는 이 감염자들이 어떤 사람인지도 몰라.
온갖 고생을 겪은 듯했고, 낡아빠진 장비에 얼굴색은 누르스름하고 몸은 깡말라 있었어……
하지만 눈에는 빛이 보였어.
클로저, 우린 이 한 줄기 빛을 찾는 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어. 아주 아주 오래.
분노, 불만, 어떤 신념을 위해 희생할 준비, 어떤 일을 위해 헌신할 정신.
내가 너를 잘 알듯이, 나는 뜻을 같이하는 그 동료들도 잘 알고 있어. 우리는 무엇을 바꾸기를 원하고, 무엇이 잘못됐는지 알고 있다.
“그래서 나는 그 사람들을 도와주기로 결심했어. 컬럼비아, 카시미어, 그리고 네가 말했던, 살카즈의 고향……”
“우리는 줄곧 이런 일을 해 왔어, 줄곧. 지금……”
“……이 순간까지도.”
……끝이야?
이게 끝이야? 잠깐, '지금 이 순간'이 무슨……
우와아아! 뭐야 이게!?
선체가 흔들리네…… 아래층에서 온 것 같은데. 이 정도 흔들림이면…… 폭발 아니야?!
꺄악! 무, 무슨 일이에요?!
오늘 수술은 너무 어려운 수술이라 절대 조용히 해달라고 미리 보고해 놨는데!
……
으윽, 여긴 수술실…… 네에?
비상문이……!? 선실 내 오퍼레이터가 전부 갇혔다고요? 이게 어떻게……
침착해.
……연락 가능한 모든 오퍼레이터에게 당장 감금실로 가보라고 전해.
그리고, 블레이즈에게 알려. 선체 시설을 일부 파괴해도 된다고.
네, 알겠습니다.
나머지 사람은, 계속 수술을 한다.
바깥에 일어난 일은 다른 오퍼레이터들이 해결할 거야.
수술실에서 환자의 생명보다 더 중요한 건 없다. 모두 집중하도록.
앗, 죄송합니다! 바로 준비하겠습니다.
……
……
……생각보다 그렇게 어렵지 않았네, 너를 만나는 게.
이건 우리의 '공식적인 첫 만남'이지? 리유니온의 '리더'.
......
너희는…… 리유니온.
너, 별로 놀라지 않는 것 같다.
감염자의 분노가 절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는 걸, 내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뿐이다.
다만……
……오랜만이네, '리더'.
………!
너는………!
기억 안 나? 훗, 그럴 만도 하겠지! 난 그냥 체르노보그에서 운 좋게 살아난 이름 없는 말단이니까!
하지만, 탈룰라, '리더'! 난 너의 그 얼굴을, 절대 잊을 수 없다!
너는 우리 부대가 그 조세관 때문에 파괴된 마을을 지날 때 합류했지. 네 이름은…… 벨리아, 맞지?
……흥, 이름은 기억하나 보네. 그렇다면 레온티예프, 데니스, 그리고 아르세니는 기억해? 녀석들이 어떻게 됐는지 알기나 해?
내가 이번 작전에 참여한 것도, 너에게 직접 물어보기 위한 거다…… 왜 그랬어?! 이유가 뭐야?! 왜 우릴 배신했냐고?!
……
……멱살, 놔줘.
아직은 때가 아니야. 우선 이곳을 떠나야 해.
……쳇.
들었지? 감염자 리더.
모두가 답을 원하고 있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그 때문에 괴로워하고 모두가 기회를 기다리고 있어. 너에게 따질 기회를.
잊지 마. 최종적으로 너를 심판하고 너의 말로를 결정하고, 너의 궤변과 하소연을 들을 권리는…… 너로 인해 일어서고 너로 인해 죽은 감염자들에게 있다.
탈룰라, 너는 반드시 우리와 함께 가야 한다.
……
클로저 씨, 괜찮으세요? 방금은………
……웃기지 마……
클로저 씨?
웃기지 말라고!! 녀석이 분명 근처에 있을 거야. 녀석이 로도스 아일랜드를 마비시켰다고!!
감시…… 그리고 정찰 시스템도…… 하아, 대단한 녀석이 납셨네……
후방 지원부 통신입니다! 일부 오퍼레이터가…… 리, 리유니온의 습격을 받았답니다!
……뭐? 리유니온!?
안돼 안돼 안돼…… 빨리! 빨리 아미야에게 연락해. 놈들이 탈룰라를 노리고 왔을 거야. 내가 어떻게든 방어 시스템을 복구한다! 빨리 움직여야 돼!
네, 네!
이 와중에 웬 메시지가?!
와아………! 이젠 조작 패널까지 잠가버렸네?!
여어, 클로저. 안녕?
시스템 복구하느라 바쁜가? 지금 화가 많이 난 거 아니야?
아, 미리 말해 두겠는데, 이건 녹음이니까 힘들게 추적할 필요 없어!
그리고, 그리고, 어제 새벽에 준비할 때 특별히 의료부 시스템 모듈은 따로 갈라놨어. 이것으로 죄 없는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은 없을 거야. 역시 나답지?
데이크스트라………!
클로저, 일단 네게 사과부터 해야겠다. 이번엔 네가 내게 남겨둔 수단으로 너를 습격해서 좀 당당하지 못한 점이 없잖아 있지만……
나는 조금도 후회하지 않아. 알잖아, 나는 후회하는 일을 하지 않는다는 거.
그때 네가 이 기술의 프로토타입을 내게 넘기면서 너는 이게 컬럼비아의 기존 네트워크 규격에 대처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며, 너의 최종 수단이라고 했잖아.
그런데, 요 며칠 작업하면서 알게 된 건데, 너는 확실히 거짓말한 게 아니었어. 로도스 아일랜드의 보안 시스템이 네가 내게 넘긴 로직이랑 매우 흡사하더라고……
그래서 난 너의 믿음을 이용했지. 이건 의심할 여지가 없어. 하지만, 너는 네 입장이 있고 나도 나름대로 판단이 있잖아. 안 그래?
당시 '살카즈'였던 너를 알게 되었을 때 우리가 어떻게 친구가 되었는지 난 아직도 기억하고 있어.
나는 지금도 우리가 여전히 친구이길…… 혹은 예전처럼, 전우이기를 바라.
……그렇지만, 클로저.
그전에 나는 한 명의 반항자야. 우리는 줄곧 반항자였어. 처음부터, 줄곧.
……이 녀석…… 잘도 뻔뻔하게……!
아니지…… 지금 이럴 때가 아니야. 통신 시스템은 아직 쓸 수 있나?
즉시 함선 전체에 알려!
쳇, 만약 아스카론과 로고스가 아직 이곳에 있었다면, 이렇게 멋대로 굴진 못했을 텐데……
……거기! 나와!
복도에 숨은 거 다 알아. 여긴 로도스 아일랜드거든. 날 속일 수 있다고 생각한 거야?
맞아요, 블레이즈 씨. 여긴 로도스 아일랜드죠.
예전에 이 복도에서 저는 처음 당신과 정예 오퍼레이터들이 승리하고 돌아오는 모습을 보았죠.
……
가드……?
솔직히 망설였어요. 로도스 아일랜드 습격 계획을 알게 된 후, 저는 당연히 망설였어요.
이건 제 자신을 위한 변명이 아닙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저는 오히려 와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와서 이 책임을 지고, 와서 이 계획을 지켜봐야 했어요.
'책임'…… 이라고?
네. 여기에 나타난 이상 도덕적인 변명을 찾을 생각도 없어요.
그렇게 생각하는 오퍼레이터가 단 한 명이라도 있다면, 저는 확실히 '배신자'가 맞으니까요.
……그렇다면 리유니온인 네가 여기 돌아온 이유는 뭐지?
몇 안 되는 생존자들이 우르수스를 떠났고, 우리는 국경 없는 황야를 헤매고 다녔어요.
컬럼비아를 시작으로, 라이타니엔, 시라쿠사, 그리고 빅토리아까지…… 이 나라, 이 지역들에는 어딜 가나 감염자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고, 그들은 모두 우리와 관계를 맺으려 했습니다.
그러니까 리유니온이 불을 지른 거죠. 그 불은 얼어붙은 땅으로부터, 대지 전체로 번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탈룰라에 의해 들고 일어선 감염자들에게, 우르수스의 리유니온에 의해 운명에 저항하길 선택한 감염자들에게 뭐라 말해야 할까요……
우리가 체르노보그에서 어떤 실패를 겪었는지 저들에게 어떻게 알려줘야 할까요? 리유니온도 그저 대국에게 이용당한 소모품에 불과했다는 걸 어떻게 알려줘야 할까요?
……
너무나 많은 감염자들이 체르노보그 전투에서 이유도 모른 채 전우와 동포를 잃었습니다……
그래서 리유니온에게는 그 진실이 필요한 거죠. '리더'가 답을 내놔야 하는 거죠.
그런 다음에……
그런 다음에, 우린 다시 시작하는 거지.
……살카즈?
아니야. 너희는 일반 용병들이 아니야……
당연하지.
W 그 미친놈이 그때부터 너희들과 관계를 맺었다면서? 뭐, 아무래도 좋아.
대위님이 죽은 뒤, 모든 유격대 전사들이 리유니온과 다른 길을 택한 건 아니다……
그러니까 탈룰라를 넘겨라. 리유니온이 사라지지 않은 이상 그녀는 우리 손에 있어야 한다.
……훗.
설마 말로만 나를 설득하려는 건 아니지?
물론 아니다.
다만, 탈룰라가 죽은 너희 로도스 아일랜드와 용문 사람들의 목숨을 짊어지고 있듯이, 너희도 우리 대위님과 옐레나의 목숨을 빚지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마.
우리가 조금이라도 봐줄 거라는 생각은 하지도 말고.
나인, 근처의 격리벽이 모두 가동해 이 구역은 봉쇄됐다. 짧은 시간이나마 우린 여기 사람들만 대응하면 된다.
알았어. 다른 대원들에게 준비시켜. 언제든지 철수할 수 있게.
문제없어.
상대가 반격을 시작했어. 우린 인원수가 부족해……
오래 싸우지 말고. 도망치는 게 우선이다!
꿈 깨라, 네놈들이 이렇게 도망가게 둘 순 없다!
어딜 도망가!
쳇, 정말 성가시네.
나인, 당신들은 먼저 가!
……그래. 꼭 따라와, 나중에 보자.
노선을 확인해라!
확인했어, 문제없어! 계획대로 원래 왔던 길로 가면 순조롭게 빠져나갈 수 있어!
좋아. 밖에 있는 대원에게 연락해. 계획대로 움직인다!
알았어!
기다리세요!
……
……거기 멈추세요. 당신들은 여기서 도망칠 수 없어요.
당신들은 이곳을 통과할 수 없어요.
……탈룰라 씨, 당신은 그 방에서 나오지 말았어야 합니다.
저들은…… 리유니온? 당신을 구하러 왔나요?
……
로도스 아일랜드의 리더구나. '구한다'는 표현은 별로 적절하지 않지만, 아무렴 어때.
그리고, 이 점은 알아줬으면 해. 우리와 함께 가야 하는 것에 대해 탈룰라는 사실 선택의 여지가 없어.
……아뇨, 탈룰라 씨는 여기 남아야 돼요.
우르수스와 용문이 탈룰라를 붙잡을 이유가 있다면, 로도스 아일랜드도 붙잡아둘 이유가 있겠지.
하지만, 탈룰라는 반드시 리유니온에게…… 감염자들에게 해명을 해야 한다.
……그렇다면, 왜 당신은 탈룰라 씨가 해명하기까지 로도스 아일랜드를 믿으려 하지 않는 거죠?
가드도 그런 말을 했어. 로도스 아일랜드를 믿어보자고.
하지만 첸은…… 용문의 첸 총경은 공평한 조건을 만들어 탈룰라 같은 감염자를 재판하려고 하더군.
그런데 말이야, 공평이란 게 대체 뭐냐?
……
체르노보그와 용문의 그 많은 희생과 그 많은 헛된 죽음에 대해, 수백 수천 가지의 변명이 있다고 해도 탈룰라의 죄는 사라지는 게 아니다.
그런데 로도스 아일랜드만이 그 미래를 창조하게 하고, 그 미래를 기다리게 하고…… 정작 가장 큰 배신을 당한 리유니온이 하면 안 된다는 거냐?
대답해 봐, 로도스 아일랜드의 리더.
그럼, 우리 같이 기다리면 되잖아요.
방패병들은 믿을 거예요. 로도스 아일랜드의 오퍼레이터들도 믿을 거예요…… 우리가 언젠가는 답을 내놓을 수 있을 거라고 믿을 거예요……
그런데 지금처럼…… 이런 폭력적인 수단으로 로도스 아일랜드에서 탈룰라 씨를 빼앗아 가면, 사람들이 또 어떻게 리유니온을 믿겠어요?
저는 감염자들이 피 흘리는 모습을 다시 보고 싶지 않아요. 리유니온과 또다시 적이 되고 싶지도 않아요. 그런데 당신들은 왜 또……
설령 내가 기다린다 해도, 다른 사람들이 기다리고 싶어도…… '리유니온'만은 절대 기다릴 수 없다.
……네?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나인! 시간이 다 됐다! 수다 떨 시간이 없어!
가자, 탈룰라.
……
잠깐, 당신들, 가면 안 돼요……
이건 네가 가라 말라 할 일이 아니야!
얘들아, 이 카우투스를 붙잡아! 아츠를 조심하고!
로도스 아일랜드의 감염자! 넌 아주 강하군! 만약 나 혼자였다면 너의 상대조차 되지 않았을 거다!
쳇, 칭찬은 고맙네. 그럼 좀 비켜줄래?
안돼. 옐레나가 목숨 걸고 싸운 상대가 적어도 진정한 전사라는 생각이 들었을 뿐이야!
그럼 미안하게 됐네. 갈 길이 급하니까, 너희는 험한 꼴 좀 봐야 할 거야!
……석궁병, 저 여자를 막아라!
또 있어……!?
……
잠깐…… 너희……? 너희 손에 그건?
대장의 석궁이다. 너희가 잘 보관해 줬더군.
감사를 표하지.
우리가 아직 이 자리에 서 있기를 선택한 이상, 이 석궁은…… 아직 유품으로 보관해 둘 때는 아니다.
전원, 준비!
이 토끼…… 어린애가 어디서 이런 힘이?
하아…… 하아……
비켜…… 주세요!
젠장…… 나도 목숨 바칠 각오로 이번 작전에 참가했다고.
덤벼봐, 카우투스. 코어에서 너희들과 맞붙은 적이 있지. 솔직히 난 너희가 존경스러워.
하지만, 이번만큼은 양보할 수 없다. 설령 오늘 감염자로서 죽음을 맞이하는 한이 있더라도.
저는……
………!
……꽃이 피었네.
이, 이건…… 꽃? 도대체 언제……
이런 상황에도 너는 급소를 피해서 공격했구나.
로도스 아일랜드의 리더, 확실히 명실상부하군. 하지만, 이제 그만 잠들어 줘.
……안…… 돼요.
(당신들…… 안……)
당신 아츠는 더 빨리 효과를 낼 순 없는 거냐고…… 뭐 됐어. 시간을 얼마나 벌 수 있겠어?
충분해. 모든 소대에 현재 좌표로 모이라고 전해. 비행체가 곧……
잠깐! 나인! 데이크스트라가 그러는데 무언가가 엄청난 속도로 다가오고 있대!
……설마 또 다른 오퍼레이터가……
아니, 아니야! 저건 사람이 아니야!
(기쁜 듯이) 크르르르르!!
마, 막아! 저것의 목표는 나인과 탈룰라다……
(가볍게 몸을 풀며) 크흐흐흐흐……
크오오오오!
으악!
……이게, 뭐야……?
크오오오오!
(이런, 아츠를 쓸 틈도 없어……)
……
(도발하듯이) 크르르르르……
……너……
침묵은 대답이 아니다, 리유니온.
지금, 이게 바로 내 답이다. 단, 네가 말했지, 내겐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
나인! 이제 시간이 없어! 저 필라인과 괴물을 오래 막지는 못한다!
크오오오오!
으윽…… 빌어먹을!
……앞으로 30초다.
으윽…… 으음……
(격앙되듯) 크오오오오!
나인, 너희 쪽으로 간다……
……로도스 아일랜드.
난 누구도 설득하고 싶지 않아. 누구에게도 내 생각을 강요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아직 끝나지 않았을 뿐이다.
난 그날을 기다리겠다. 그녀가 말한 대로든, 너희가 말한 대로든 소위 심판이란 날이 오길 기다리겠다.
하지만 그 전에……
불꽃이 그녀의 손끝에서 치솟았다.
마치 커다란 분노의 담벼락처럼.
(멈칫하다가) 크르르르릉!
나는 살아남을 거야.
- 아미야!
- 탈룰라!
- 아미야를 건들 생각은 마!
- 날 죽이기 전에는!
당신은 아미야의 앞을 막아 나섰다.
고온으로 인한 질식감이 당신을 잠시 어지럽게 했지만, 덮쳐오는 불길은 두 사람을 비껴갔다.
……걱정 마, 불은 그녀를 피해 갔어.
너희는 더욱 먼 길을 가야 한다. 단지…… 너희들의 마음이 흐려지지 않기를 바란다.
시간이 다 됐다! 나인! 더는 지체할 수 없어!
알고 있어.
그럼…… 또 보자, 로도스 아일랜드.
- 기다려!
- 저건…… 저공비행체?
쏘아서 떨어트려.
크오오오오!
……
- 빚맞은…… 건가?
- 사라졌네.
컬럼비아 로고가 박힌 저공비행체야. 녀석들은 짙은 안개 속에서 계속 기회를 노리고 있었네.
일단 아미야를 바닥에 눕혀, 빨리.
- 알았어!
……
……
저게 켈시구나.
가드가 그랬어. 켈시를 포함해 정예 오퍼레이터가 세 명 이상만 있어도 우리의 습격이 성공할 수 없다고.
그러니까 오늘, 지금이 유일한 기회였어.
……얼마나 준비한 거야?
아주 오랫동안.
그다음엔, 어디로 갈 거지?
시작의 장소로.
으읏……
- 아미야는 어때?
- ……
- 아미야는 괜찮은 거지?
괜찮아…… 잠이 든 것뿐이야.
하지만 단순한 오리지늄 아츠가 아니다. 아마도 식물의 독소 같아…… 블레이즈.
……
아미야를 의무실로 옮겨 줘.
……응.
너도 너무 자책하는 표정 짓지 마. 그 살카즈들도 만만한 녀석들이 아니야.
하지만 놈들을 놓쳐버렸어.
적어도…… 적어도 가드 녀석으로부터 더 많이 캐냈어야 했는데……!
가드라……
놈들은 단단히 준비했고, 로도스 아일랜드는 제대로 허를 찔렸어.
여, 여러분! 상황이 어……
아, 아미야……
우선 피해를 확인하고 부상자부터 옮기자. 나머지는 나중에 얘기하고.
……
그 녀석한테 속아 넘어가지 않았다면, 이번 습격은…… 충분히 막을 수 있었는데.
젠장……! 난 녀석을 믿었으니까 그걸……!
켈시!
듣고 있다.
이 함선이…… 우리의 로도스 아일랜드가 아마 더 직접적인 위협을 더 많이 받게 될지도 몰라. 옛날처럼 말이야!
그래서 당장 긴급회의를 소집해야겠어.
……우리가 빅토리아에 들어갈 예정 시간이 가까워지고 있어.
네가 쓸 수 있는 인력이 아주 제한적이다.
알고 있어.
……그럼, 박사.
일단 클로저의 이 부탁을 들어줘. 클로저가…… 이런 눈빛을 보이는 건 아주 드물어.
- 응, 알았어.
- ……
- 미안해, 나도……
적어도 너는 마지막에 몸을 던져 아미야를 보호해 줬잖아.
……고마워.
……
……
……이게 뭐지?
새로운 수갑이야.
실시간으로 너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어. 그리고, 아까처럼 아츠를 멋대로 시전했다간 좋지 않은 결과가 생길 거다.
……
탈룰라, 너는 우리 죄수야.
넌 언제 리유니온에 합류했지? 용문인.
……
이 땅의 사람들은 언젠가는 죽는다. 하물며 감염자는, 하물며 나는 오죽하겠나.
단지, 감염자들이 받은 굴욕, 노역 당한 사람들의 분노가 아직 표출되지 않았을 뿐이다.
그래서, 나는 아직 죽을 수 없다.
걱정 마. 일이 마무리될 즘이면, 넌 반드시 죽을 거다.
그렇다면 동포들이 구시대의 깃발을 찢어버리고, 모든 불평등과 강권을 불태운다면 그 재를 내 무덤에 뿌려 줘.
알고 있어. 그 전에 너희들은 진실을 알고 싶은 거겠지.
……어쩌면 너는 첸을 정말 닮았는지도 몰라.
그 여자를 알아?
물론이지. 첸 총경뿐만 아니라, 나는 첸 훼이제도 잘 아니까. 그래서 닮았다는 거다.
하지만 그건 모두 나중의 얘기지.
여러분…… 걱정을 끼쳐서 죄송해요.
아미야! 괜찮아?
……예.
저는…… 탈룰라 씨를 막지 못했어요.
리유니온은 짙은 안개와 재앙에 숨어 십수일 동안 함선을 추격했을 거다. 게다가 시스템은 이미 침투해 있었고…… 다만 서두르지 않고 우리가 느슨해질 때를 노린 거야.
우리는 탈룰라를 되찾을 거다. 그러나 지금은 용문과 우르수스가 우릴 추격할 명분이 없어진 것도 나쁜 일은 아니야.
빅토리아는 점점 가까워지고 있어, 아미야.
……네.
그 녀석이 내 시스템에 손을 댄 이상…… 나도 녀석의 위치를 알아낼 수 있어.
모든 기록을 미처 지우지 못했을 거야. 그 속에 분명 부주의로 남긴 단서가 있을걸. 단말기의 제조사라든지, 위치 정보라든지, 위조한 수단 같은 거 말이야……
두고 봐, 내가 반드시 그것들을 찾아내고 말 테니까!
- 미안해, 아미야.
- ……
- 널 위해 해줄 수 있는 게 없어서.
……괜찮아요.
켈시 선생님, 박사님, 그리고 클로저 씨, 신기하게도…… 이번 사건에 대해 뭔가 느껴지는 게 있어요.
- 뭔데?
- ……
- 공교롭게도, 나도 그래.
어쩌면…… 어떤 일들은 반드시 일어나는 것 같아요. 일찍이든 나중에든, 우린 언젠가는 마주할 수밖에 없어요.
왠지……
이게 끝이 아닌 것 같아요.
……탈룰라 씨, 우린 또 만날 거예요.
……
……우릴 도와줄 전달자를 찾았아. 바로 전에……
야, 니 무슨 생각 하고 있나?
……아무것도 아니야.
그저, 갑자기 어떤 느낌이 드는데…… 뭐, 됐다.
엥? 너희 염국 사람은 다들 이렇게 예민하나? 이게 거, 소위 말하는 '직감'이라는 거나?
맞아. 우리는 사건을 수사할 때 보통은 직감으로 범인을 바로 알아맞힐 수 있거든.
헉!? 증말이나?
……훗.
멍청한 소리 그만하고, 출발하자.
너무 춥다.
전에는 그토록 친근했던 바람과 눈이었지만, 오랜만에 다시 마주하니 굉장히 낯설다.
눈보라에 섞인 자잘한 모래알이, 드라코의 얼굴에 미미한 통증을 일으킨다.
우르수스의 툰드라는, 빛바랜 기억 속의 것보다 훨씬 더 거칠고 생기가 넘쳤다.
너무 춥다.
이런 온도를 느껴보지 못한 지가 얼마나 됐지?
몇 개월? 아니면 반 년, 일 년?
......
그때 이후로……
벌써 이렇게 오래 지났나?
그러니까 내 말은, 왜 감정을 억누르면서까지 저 녀석을 살려둬야 하는 거야!?
탈룰라를 가장 목 매달고 싶은 사람은 우리야.
……
설원에서 시작해서 체르노보그에서 끝날 때까지, 지난 몇 년 동안…… 여기까지 함께 해온 동포들은 누구보다도 탈룰라의 배신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탈룰라는…… 전에…… 쳇.
우린 체르노보그 사건의 전말을 다 알고 있는 게 아니야…… 분명 수상한 구석도 있으니, 우리는 더 납득할 수 있는 대답이 필요해.
우리가 왜 저 여자를 믿어야 해!?
……나인한테 맡기자.
대장도 감염자들의 사기가 바닥까지 떨어지길 원치 않을 거야…… 이 일에 대해 냉철한 건 나인 뿐이야.
나인은 냉철할 수밖에 없지! 중도에 합류한 용문인이니까! 리유니온을 전혀 이해……
……말조심해!
그 당시 부대를 떠나 다른 나라로 간 동포들이 어디에서 출발했는지 알기나 해?!
저 극악무도한 반역자의 주목을 받으며, 바로 지금 네 발밑의 얼어붙은 땅에서 대지 전체로 나아간 거야!
저 여자를 목매달아 죽이면, 그 배신이 당장이라도 끝날 것처럼 쉽고 간단해 보여?
나는…… 미안해.
잠깐…… 머리 좀 식히고 올게.
런디니움의 감염자 인부들이 외부 지원을 얻기 위해 다른 감염자들과 자주 연락을 시도하고 있어.
빅토리아…… 그들도 너 때문에 일어섰지, 탈룰라. 게다가 더 말할 필요도 없이 너는…… 드라코다.
……
네 말처럼, 너는 확실히 네 맘대로 죽을 권리가 없다. 만약 온 대지의 리유니온이 모두 너로 인해 일어나게 됐다면……
……모든 반항이 헛되게 만들거나…… 불을 지필 장작이 될 수밖에 없다.
결국, 너희의 다음 목적지는 빅토리아인가.
그뿐만이 아니다, 탈룰라.
……
설마 너 아직도 우르수스에 남고 싶은 건 아니겠지?
나는 찾을 사람이 있다.
내가 진즉에 태워 죽였어야 할 사람을 찾고 있어.
……누군데?
자신은 절대 안 죽는다고 허풍을 떠는 한 악의 신이야.
왜 찾는 건데?
그놈한테 반항하려고.
……
이렇게 큰 나라에서? 고작 몇 개월로는 불가능한 일이야.
충분해.
그자를 찾아낼 거다.
……
또 갑자기 말이 없어졌네?
그냥…… 지난 일들이 생각나서.
여기야, 도착했어.
…… 여기는……
리유니온이 전에 사용하던 거점이야.
물론 생존자가 알려줬어. 당시에는 어떤 모습이었는지 모르지만……
너는 알고 있어? 기억나?
……
과묵한 전사는 걸음을 멈췄다.
우르수스에 다시 찾아온 겨울, 옅은 회색빛 속에 방치된 거점은 폭설에 파묻혀 과거의 흔적이라곤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하지만 탈룰라는 아직도 그때의 광경이 떠올랐고, 어디에서 모닥불을 피웠는지 한눈에 알 수 있었다. 그녀조차 신기하게 느꼈다.
그녀의 부대는 고난을 거듭하며 조금씩 커져갔다. 전사들은 둥글게 둘러앉아 함께 노래하며 소금기를 머금은 국물로 채울 수 없는 배를 간신히 달랬다.
하지만 지금은, 그들이 모닥불을 피웠던 그곳에 얼기설기 돌 비석 몇 개만 조용히 세워져 있었다.
저건……
……유품을 묻은 무덤이야, 기념비인 셈이지.
그때 살아남은 전사들이 세워 놓은 거다.
생존자들이 너를 어떻게 평가하든, 너의 미래가 어떻든, 우선 너는 이곳으로 돌아와야 했어.
너는 먼저 너 자신에게 물어야 한다.
……
나인, 전방 노선을 확인했어.
서쪽 마을로 돌아서 가면 돼. 거긴 우리의 조력자가 있고 전사들이 맞이할 거다.
시간이 별로 없다. 다들 좀 더 힘을 내, 예정된 시간보다 일찍 거점으로 돌아가도록 하자.
알았어……
……무슨 일이지?
……당신이 체르노보그에서 우리에게 한 말은 영원히 잊지 못한다, 탈룰라.
당신이 코어에서 했던 일들은 더더욱 잊을 수 없어. 당신이 한 모든 짓, 모든 결정, 당신은 일일이 해명해야 할 거다.
도망갈 생각은 하지 마.
……
……너도 들었지? 지금 이곳은 안전하지 않아.
앞에서 너를 기다릴게. 하지만 오래는 못 기다린다.
가라.
네가 짓밟은 저 희생자들을 보고 와라. 그들을 네 가슴에 새기고 그들을 네 머릿속에 새겨라.
……잊지 마라.
……
드라코는 말없이 발을 내디뎠다. 새하얀 눈에는 그녀의 발자국만이 남았고, 두툼히 쌓인 눈은 짓밟혀 한 사람의 무게를 실은 흙 자국이 드러났다.
탈룰라는 허리를 곧게 폈다.
등 뒤에서 서서히 사라져가는 온도에 숨이 가빠졌던 그해 겨울 말고는, 그녀는 허리를 굽힌 적이 없었다.
허술한 무덤, 비석에 새겨진 이름은 누가 자주 닦았는지 이미 희미해져 있었다.
……
……
시간은 잠깐 흘렀지만 탈룰라는 오랜 시간이 흐른 것처럼 느껴졌다. 너무 오래 흘러 시간이 멈춘 듯했고, 너무 오래 흘러 눈송이와 함께 땅속에 스며든 감정은 오직 대지만이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았다.
멀리서 보면 전사는 말 없는 조각상 같았고, 어쩌면 또 눈보라 속에 우뚝 선 나무 같기도 했다.
그녀의 뿌리는 땅속 깊숙이 박혔고, 그녀의 모습은 눈 위에만 잠깐 드러난 듯했다. 보이지 않는 땅 밑에서, 드라코의 몸에서 흘러나온 거대한 뿌리가 끊임없이 자라면서 천천히 굳어져 갔다.
눈보라는 모든 소리를 삼킬 듯 기승을 부렸고, 침묵마저도 이 순간에는 설원에 묻히고 말았다.
전사가 고개를 들자 눈꽃이 그녀의 얼굴에 떨어졌고, 녹기도 전에 이미 말라버렸다.
사실 눈은 그친 지 오래됐다. 북풍은 유례없는 부드러움을 보였고, 구름이 걷히면서 따스한 햇볕이 내리쬈다.
오늘은 툰드라의 겨울에 보기 드문 좋은 날씨였다.
……
춥네.
혼자서 다시 이 온도에 익숙해져야 할 것 같다.
미안하다, 오래 있어 주지 못해서. 난 가야 된다. 많은 사람에게 답을 줘야 한다.
언젠가, 우리는 이 눈보라를 넘어 자신의 종점에 도착하겠지……
하지만 지금, 이곳엔 그것을 깨워줄 불이 필요할 것 같다.
……그 불은 내가 밝혀야 한다.